ㅇr내와 편.견 218~220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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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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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나에게 아직도 무슨 불순한 의도가 있다면 저런 식으로
문자를 보내지는 못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진경은 진짜 친구가 필요한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진경은 나도 같이 그 짓을 해봐서 알지만….
무척이나 밝히는 여자이다.
남자의 육체를 좋아하는 여자이다.
하지만….그것도 자기가 좋을때…하고 싶을때 즐겨야지…
지금 윤진경은 그게 아닌 것 같았다.
윤진경은 하기 싫을때도 억지로 변태짓을 해야하는 자신의 신세가
비참하다는 생각이 든 것 같았다.
[진경아
답장 그동안 못 보낸건 이야기 하지 않을께…
앞으로도 자주 답장은 못 보낼꺼야 하지만 문자는 계속 보고 있었어
하지만 난 아내한테 집중하고 싶어
진경이 많이 힘든것 같은데…
너무 많이 힘들면 그만 그 생활 포기해
너도 많이 똑똑한 여자 같은데
그렇게 쉽게만 돈을 벌려고 하다가 인생 전체가 망가지면 어쩌려고 그래
이제부터라도 새로운 삶을 사는것도 괜찮을 것 같아
너무 주제넘게 참견하는것 같아서 미안하다
몸 간수 잘하고 힘내라]
내가 써놓고도 한참을 다시 되풀이 해서 읽었다.
진심이다.
2년만 더 그렇게 돈을 벌것이라고 했지만…..
그렇게 힘들어 한다면….그 2년내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어쩔것인가…..
내 진심을 담아서 써놓은 답장을 보냈다.
발송을 누르자마자 후회를 했다.
괜히 보냈다.
이번 한 번으로 인해서 또….다시 윤진경과의 관계가 복잡해지는것은
진짜로 원치 않는데 말이다.
진짜 보내고 한 오분이나 지났을까?
핸드폰에 진동이 울렸다.
핸드폰을 보았다.
[진짜 많이 우울했었는데…
오빠는 내가 거짓말하고 오버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진짜로 죽고싶은 생각도 한 1초정도 하기도 했었는데…
나 오빠 문자받고…지금 미칠것만 같아요
누군가 그래도 나를 기억해주고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오빤 모를꺼에요…
남편에게 다시 돌아가는 그 날까지 오빤 나의 수호천사가 되어줄꺼에요
분명히 그래줄것이라고 믿어요
오빠 나 지금 기분 너무 좋아요 너무 행복해요
오빠가 손으로 나 그거 해주는 생각만 자꾸 나요
보고싶어요]
이런 젠장…
괜히 보냈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아내한테나 잘할껄….괜히 마음이 약해져서…..
암캐고 어쩌고 이상한 단어에 괜히 마음이 약해져서….
나도 모르게…실수를 한 건 아닌지 후회가 되었다.
사람은 사람이지 사람이 왜 개새끼 짓을 하는가….
암캐는 암놈강아지지 왜 사람이 그짓을 하는가….
진짜 왕변태같은 새끼들 다들 정신감정을 시켜야 하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돈을 준다고 그 짓을 하는 년들도 미친년들이고 말이다.
나는 전화기를 놓고 요리를 했다.
그래도 기분이 나쁜 마이 러브 문자가 두 통 이후로는 아직 안온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자가 올 때마다 아내한테 바로 전달한게 잘 한건가?
아내는 누가 보낸지 짐작을 한건가 하는 의문도 들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나 혼자 궁금해봤자….아무 의미가 없을것 같았다.
그렇게 잠잠한 주말을 지냈다.
아연이를 데리고 놀이동산도 가고 싶고 어디 근교라도 같이 나가고
싶었는데…..
초등학교때는 바쁜 엄마 대신에 내가 놀이동산이다 수영장이다 참 많이
데리고 돌아다녔는데….
머리가 커지니까….이젠 주말에 아빠보다 친구하고 노는걸 더 좋아해서
얼굴보기도 힘들었다.
아연이는 은서와 같이 가수 콘서트를 보러 간다고 했다.
분명히 남자 아이돌 그룹 이름을 말을 했는데….
내가 기억이 나지가 않았다.
되게 복잡한 영어 이름 같았는데 말이다.
아연이는 매월 아연이의 통장으로 아내가 꼬박꼬박 넉넉하게 용돈을
넣어주기 때문에 금전적으로 따로 문제를 이야기 한 적이 없었다.
그 나이에는 조금 과할 정도로 아내가 아연이에게 용돈을 주는 것 같았다.
아내도 직접 챙기지 못하니까 미안해서 그러는것 같기도 했다.
콘서트 표같은건 되게 비쌀텐데 아연이는 그런걸 너무도 쉽게 다니는것
같기도 했다.
어찌되었든 아연이는 가수 콘서트를 보러 가고 나는 집에서
영화를 보았다.
마회장처럼 독서에 취미가 있다면 책이라도 보겠지만…..
난 영화를 보는것 말고는 딱히 취미가 없었다.
복싱중계라도 하면 좋겠는데….요새 복싱중계는 잘 안하는것 같았다.
옛날에 장정구 유명우가 세계챔피언일때가 진짜 화끈하고 좋았는데….
이제 복싱의 인기는 한물 간것만 같았다.
나도 무슨 동호회 같은데나 들어볼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내가 할 줄 아는게 있어야 그런데 가입을 할텐데…
할 줄 아는게 너무 없었다.
그렇다고 뭐 하고 싶은것도 사실 딱히 없기는 했다.
토요일이 그렇게 지나가 버렸다.
이제는 진짜 안 본 영화가 거의 없었다.
최근에 나온 한국영화와 외국영화는 진짜로 거의 다 본것 같았다.
일요일날은 아연이랑 늦은 아침을 같이 먹었다.
아연이는 바이얼린 가방을 매고 또 나갈 준비를 했다.
"아빠….오늘은 선생님이 콘서트홀 구경시켜주신다고 해서 애들하고
같이 가기로 했거든….."
"응…알았어….우리 아연이 주말에 이제 아빠랑 같이 있을시간이 없구나….
슬프다…."
"에이 아빠 슬프긴 뭐가 슬퍼….나 없으니까 더 홀가분 하고 좋은거 아냐?"
아연이가 웃으면서 말을 했다.
아연이를 현관에서 마중을 하고 심심한데 집안 청소나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도 청소를 해서 집에 진짜 작은 티끌하나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점심때가 지났다….
누구 만날사람도 없고 날 불러주는데도 없었다.
하긴….옛날에 백수일때는 평일에도 매일 이랬으니까……
내가 컴퓨터 게임을 하는것도 아니고…..딱히 시간을 때울만한게
없었다.
나는 게임을 하는것도 귀찮아 했다.
무료하게 소파에 누워서 티브이를 보고 있었다.
진짜로 심심한 일요일 오후였다.
아내라도 같이 있으면…….좋으련만….
아내가 일요일날 집에 있으면…..아내는 일주일동안 못잔 잠을 하루종일
자고는 했었지만…그래도 아내 엉덩이라도 만지고 있으면 심심하지는
않았었다….
아내가 보고 싶었다…..너무도 말이다….
너무 심심하니까 윤진경 생각까지 났다.
만약에 오늘 윤진경이 우리나라에 있다면…..
윤진경이라도 만나러 나갈것만 같았다.
영식이한테 전화를 해볼까 하다가….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식이는 지금 내 연락을 기다리고 있을텐데…..영식이한테
섣불리 연락을 하는게…..두려웠다.
아직 영식이에게 어떻게 말을 할지 마음의 결정을 못 내린 상태였다.
그렇게 누워서 비몽사몽간에 티브이를 보고 있는데 진동이 울렸다.
눈이 번쩍 떠지고 전화를 보았다.
문자가 아니다 전화다….
그런데….모르는 번호였다.
누구지? 일요일날도 스팸전화가 오나?
원래 모르는 번호는 잘 받지 않지만….
너무 심심해서 보이스 피싱을 하는 사람이라도 대화를 좀 하고 싶을
지경이었다.
"여보세요?"
"네…여보세요 편견씨 핸드폰 번호가 맞습니까?"
굵직한 남자의 음성이었다.
"네…맞습니다…어디신지요?"
나는 모르는 목소리같아서 일단 공손히 대답을 했다.
누구지? 일요일 오후에 누가 나에게 전화를 했을까….
"견씨…..나 존슨입니다…..존슨 피요….."
이런……
아내 회사 사장이다.
아내회사 사장이자 왕변태새끼……
완전 추잡한 새끼……
하지만….추잡한 새끼라고 내가 그걸 티를 낼수는 없었다.
"안녕하셨어요 사장님…..잘 지내셨어요?"
"그럼요…..우와….견씨 목소리 들으니까 너무 반갑네요……"
"네…사장님…그나저나 어쩐일로….."
"오이사 홍콩 가있으니까 심심하지 않으세요 견씨?"
"네….아내가 없으니까 좀 허전하기는 합니다."
허전하기만 하냐 졸라게 보고 싶지…..
"견씨 다름이 아니라 오늘 저녁에 시간 좀 되시나요?"
"오늘이요?"
"네…견씨…갑자기 연락드려서 미안한데…..저도 오늘 너무 심심한데…
술 한잔 같이 할 진짜 친구가 없어서요…..
오늘 제 술친구 좀 해주시면 안되나요?"
아…..시팔…..진짜 돗자리를 깔았나…..
심심해서 미칠지경인데 술을 한잔 하자고 한다…..
어떻게 하지?
"근데…저…사장님…말씀드리기 죄송하지만….혹시 그때처럼
그런 술자리는….제가 좀 곤란해서요…."
"오우…아니에요……오늘은 우리끼리 술을 마시자구요……
그냥…..나는 지금 술을 잘 마시는 화통한 마초남이 필요할 뿐입니다…..
오이사가 한국에 있으면 오이사 눈치 때문에 내가 이런 부탁을 못드리겠지만…
오이사도 없으니 오늘 우리 편하게 한 잔 하시자구요….."
나는 결국 승락을 했다.
갑작스러운 존슨의 전화가 조금은 찜찜하기도 했지만….
내가 너무 심심해서 미칠지경이라서 누가 날 불러준것만 해도
감사할 지경이었다.
게다가 그냥 술만 먹자는것 아니던가….
그때처럼 가면을 쓴 창녀들 부르고 그러는 것이면 당연히 안가겠지만…
술먹자는데 빠질 내가 아니었다.
아내도 마침 한국에 없으니까……타이밍도 죽인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아연이 저녁상을 차려놓고 나갈 준비를 했다.
아연이한테 저녁약속이 있어서 조금 늦겠다고 쪽지를 써 놓았다.
나는 택시를 타고 존슨이 알려준 곳으로 향했다.
시내 번화가에서 제일 땅값이 비싸다고 소문이 난 곳이었다.
고급 명품매장과 수입자동차 대리점들이 위치한 골목이었다.
그곳에 위치한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이는 건물이었다.
5층정도 되는 작은 건물인데……
커다란 간판도 없고 작은 영어간판이 붙어 있는 곳이었다.
나는 존슨이 말한대로 그 검정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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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끼리는 그런게 있다.
직접 겨루어보지 않아도 상대가 풍기는 포스에 압도된다고 할까?
그런 남자들이 가끔 길거리에서 보일때가 있었다.
이건 그때 마트녀의 빌라를 덥칠때 도와주었던 마회장의 교도소 동료들처럼
액면이 더럽게 생긴것과는 또 다른 문제였다.
액면이 아니라 몸에서 풍기는 포스였다.
게다가 그런 놈들을….동시에 두 명을 보는건 정말 드문 일이었다.
검정문을 열고 들어가자 조금 넓은 공간이 나왔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의 마치 무슨 안내테스크 같은 곳이 있는 곳이었다.
의자에 앉아서 스마트 폰을 보면서 막 무언가를 열심히 하던 남자 두명이
의자에서 일어났다.
폼이 딱 게임들을 하고 있던것 같았다.
둘다 검정 양복을 단정하게 입고 있었고 머리도 짧은 스포츠 머리였다.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있는, 대충 누가 봐도 보디가드나 전문 경호일을
하는 사람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 다 진짜 엄청난 포스가 풍겼다.
액면이 무섭게 생긴게 아니라 몸이 진짜 단단하게 생긴 남자들이었다.
30대 초중반 쯤 되었을까?
정말 압도적인 포스였다.
한 명은 보통키이지만 만두귀에 목이 없는 당당한 체구였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눈높이가 나와 달랐다.
대충봐도 백구십은 훌쩍 넘을것 같은 키인데 덩치가 무슨 씨름선수같이
엄청났다.
어깨가 세상 넓은줄 모르고 사정없이 옆으로 벌어진 것 같았다.
둘 다 예사 사람들은 아니었다.
운동을 그냥 한게 아니라….진짜 전문적으로 한 덩치들이었다.
저런 사람들은 그냥 일반 평범한 경호업체 직원들이 아닌것 같았다.
눈빛들이 살아있었다.
나는 괜히 뻘쭘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키가 큰 덩치가 나를 보고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했다.
미소를 지어도 살벌해 보였다.
"혹시 편견씨 되십니까?"
"네…그렇습니다."
"안녕하십니까….사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죄송하지만 잠깐만 실례하겠습니다."
만두귀의 남자가 내 몸을 영화에서 보던 금속탐지기 같은 넓은 판대기
같은걸로 훑기 시작했다.
니미 무슨 비행기에 폭탄가지고 타나…..내가 칼이라도 가졌을까봐
그러나….기분이 살짝 나빴지만…..이놈들이 워낙 포스가 강렬해서
기분 나쁜 표정을 하기도 좀 그랬다.
"협조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리 따라오시죠….."
키가 큰 덩치가 나를 데리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앞에서 보기에는 그냥 5층짜리 건물이었는데….안으로 깊이가 얼마나
깊은 건물인가? 무슨 미로처럼 화려한 복도가 보였다.
남자를 따라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올라갔다.
덩치의 하체를 보았다.
허벅지와 장딴지가 어마어마하게 굵은 놈이었다.
덩치는 나에게 인사를 하고 문을 열어주었다.
덩치는 그 문 안으로 나를 따라 오지는 않았다.
나 혼자 그 안으로 들어가자 웨이츄레스 유니폼을 입은 머리를 단정하게
뒤로 몪은 여자종업원이 나타났다.
영화에 보면 호텔이나 카지노 같은데서 일하는 딱 그 유니폼이었다.
아주 많이 단정해 보이고 깔끔해 보였다.
외모가 귀여워 보이지만 살짝 나이는 있어보이는 아가씨였다.
"안녕하십니까….사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리 따라오십시요….."
아….참….무슨 미국 대통령 만나는것도 아니고 뭐가 이렇게 복잡한가….
다만 길이 하나고 심플해서 나갈때 길을 잃어먹을 일은 없겠지만…
문이 너무 많은 것 같았다.
내부가 상당히 넓은 것으로 봐서 건물이 앞의 넓이보다는 길게 뒤로
뻗어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존슨 이 변태새끼가 오늘 또 여자를 부르면 바로 튀어서 도망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들어온 길과 문들을 샅샅이 살피면서 여자를 따라가고 있었다.
유사시에는 그냥 쨀 각오를 하고 있었다.
이제 얼마후면 아내가 귀국할텐데….
아내가 오면 오늘 술먹은 것들을 낱낱이 다 보고를 해야 하는데
비밀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술이 너무 땡기는 것은 사실이었다.
사실…그때 워크샵에서 쟈니가 블렌딩 해 주었던 그 술의 맛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폭음을 했는데도 다음날 머리고 속이고 완전히 멀쩡했던 그런
약술 말이다.
속으로 빌었다.
그냥 맛있는 안주와 고급 양주만 잔뜩 먹여주기를 바랄뿐이었다.
극장출입구 같이 생긴 빨간색 가죽으로 뒤덮인 문이 있었다.
문에 사자대가리가 장식되어 있었다.
그때 리조트에 시계에도 사자가 장식이 되어 있었던것 같은데…..
존슨 이새끼는 사자 매니아인 모양이었다.
하긴 대가리가 사자처럼 크기는 한 것 같았다.
가분수 변태새끼…..
여자 종업원이 그 빨간문을 열어주었다.
나만 들어가고 종업원은 그 안으로 안들어갔다.
어릴때 하던 오락이 있었다.
한 단계를 깨고 문을 열고 들어가서 또 더 센놈을 깨고….또 문을 들어가고….
꼭 그런 오락을 하는 느낌이었다.
문만 몇 개를 지나온건가……
우와…..진짜 무슨 호텔의 라운지보다 더 멋진 그런 인테리어 장식이었다.
벽에 세상의 모든 술병은 다 모아놓은듯한 엄청난 양주병들이 보였다.
테이블에 앉아있던 존슨이 나를 보고 웃으면서 다가왔다.
"견씨….생각보다 일찍 와주었네요…..고맙습니다…."
존슨이 진짜로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악수를 할 줄 알았는데…이 변태노인네는 나를 끌어안았다.
나는 얼떨결에 존슨과 포옹을 했다.
"견씨….그때 워크샵 이후로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견씨처럼 술을 화끈하게 마시는 사람은 진짜로 못 본것 같습니다….
정말 너무 반갑네요…."
"안녕하세요 사장님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리로 앉으세요…."
존슨은 그리 크지 않은 원탁테이블로 나를 안내했다
원탁의 기사와 무슨 웬수가 졌는지 그때 워크샵에서도 고급스러운
원탁이 있었는데….원탁하고 사자 매니아 인 모양이었다.
존슨이 핸드폰 모양을 들고 버튼을 누른다음에 말을 했다.
"손님 오셨으니까 세팅 부탁합니다."
존슨은 정중한 목소리로 이상한 무전기 같은데다가 대고 말을 했다.
잠시후에 또 벽쪽에 다른 문이 열리더니 아까 그 호텔직원같은 유니폼의
여성 두명이서 수레를 밀고 왔다.
원탁위에 종류별의 술잔들과 접시들이 깔렸다.
아…이게 무슨냄새냐…..안주들이 여섯접시정도 깔렸다.
고기튀김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양주 안주 고기튀김….
탕수육 같은 그런게 아니라 소고기를 아주 바삭하고 맛있게 튀김집을 입혀서
튀겨낸 고기튀김이다. 소스가 따로 없이 고기에 양념을 해서 말이다….
양주 안주로 은근히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아…존슨도 나랑 입맛이 비슷한건가….
정말 너무 식욕이 당겼다…
"아직 초저녁인데 견씨 저녁 안드셨죠?"
"네…사장님……"
"식사 겸 해서 안주를 많이 준비했으니 입에 맞는걸로 골라 드시기
바랍니다…"
"아…네….."
여섯접시가 전부가 아니다….
뒤이어온 다른 여성이 세접시를 더 올려 놓았다.
원탁이 가득 찼다.
신난다….
술자리는 역시 안주가 푸짐해야 한다.
테이블의 세팅이 끝나고 여성들이 모두 방에서 나갔다.
느낌이 진짜 근사한 모던 바에서 술을 먹는 느낌이었다.
어휴….이 푸짐한 안주들……
존슨이 일어나더니 나는 이름도 모르는 희귀하게 생긴 양주병
두개를 들고 들어와서 깠다.
그리고 내 양주잔에 스트레이트로 따라주었다.
나도 병을 받아서 존슨의 잔에 따라주었다.
"자….일단 목이나 축입시다…."
나는 존슨과 건배를 했다.
그리고 쭈욱 들이켰다.
존슨이 치사하게 술에 뭐 타고 그러는 놈은 아닌걸 그때 알았으니
그런게 걱정이 되고 그러지는 않았다.
목에 불이 났지만….향이 아주 고급스러운 양주였다.
크아…능력만 되면 소주 집어던지고 맨날 이런 술만 먹고 싶을 정도로
향과 끝의 느낌이 좋았다.
"견씨 오래간만에 보니까 너무 반갑습니다…."
존슨이 웃으면서 말을 했다.
나는 더 술이 들어가기 전에 존슨에게 말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기 사장님….죄송한 말씀 먼저 드리겠는데요…..
제가 술에 취하기 전에 미리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저는 사장님하고 이렇게 술마시는건 너무 좋은데요….
아까 전화로도 말씀드렸다시피…여자들 부르고 그때 워크샵 같이
그러는건…..좀….그렇거든요….
제가 여자를 싫어하는게 아니라…..아내한테 너무 미안해서요…
그러니까 오늘은….."
존슨이 내 말을 끊고 말을 했다…
"견씨….알겠습니다….
사실….견씨 오기전에…암캐들하고 놀고 있기는 했었지만…..
내가 그렇게 하도록 할께요…..내 이상한 취향 때문에 견씨를 고통받게
할 수는 없지요…."
"사장님…죄송합니다…사장님 취향을 뭐라고 하는게 아니라요….
아내가….제가 다른 여자들 하고 같이 있는걸 많이 싫어해서요….
전 아내와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 그러니까 양해 좀 부탁드립니다…."
존슨이 화통하게 웃으면서 말을 했다.
"견씨….참 멋진 남편이시네요….
오이사는 참 행복하겠어요….견씨처럼….멋진 남편하고 같이 사니까
말이에요…."
나는 그냥 존슨에게 웃어보였다.
내 속마음은 이 술하고 안주를 오늘 여기서 다 해치울때까지 아무 사건도
안나기를 바랄뿐이었다.
안주들이 하나같이 다 내가 좋아하는 기름진 음식들이다.
이런 고급지고 맛있어보이는 안주들과 저 수많은 마음껏 먹을수
있는 양주들을 포기한다면 난 남자도 아니다….애주가도 아니다…..
웬만해서는 주량에서 누구한테 밀리는 사람도 아니다….
적어도 그때 워크샵에서처럼 폭음까지는 아니어도…..
그것보다 조금 적게는 마셔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안주를 열심히 집어먹으면서 존슨과 대화를 나누었다.
존슨은 연초라서 무척 바쁘게 술도 못 마시고 지냈다고 했다.
그때 워크샵 이후로는 한국에서 오로지 올 한해의 투자방향에 대한
작전을 짜는 일만 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다가 2월이 되고 그나마 조금 여유가 생겨서 술을 한 잔 하고 싶은데…
쟈니랑은 너무 자주 마셔서 재미도 없고 쟈니가 마침 오늘 근교로
취미생활을 하러 갔다고 해서……내가 생각이 났다고 했다.
그래서 염치불구하고 쟈니에게 내 핸드폰 번호를 물어서 전화를 했다고
존슨이 열심히 이야기를 했다.
"오이사가 홍콩에 혼자 출장가서 열심히 해 주어서…..내가 따로 연초에
해외를 직접 나가지는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아…네…."
"미안해요….연초부터 사랑하는 와이프를 해외출장을 보내서요…"
존슨이 웃으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아닙니다. 사장님….."
"아마 이따가 늦게 쟈니도 올지 몰라요…내가 도착하는대로 연락
하라고 했거든요…."
"네…좋습니다…사장님……"
쟈니야 뭐….예의가 바르니까 있건 없건 나에게 큰 문제는 없을것 같았다.
다만….그때 그 워크샵에서 내가 잠든사이에 쟈니와 존슨 그리고 가면을
쓴 여인……그리고 그들의 행동들…..
그건 아직도 내 머리에 정리가 다 되어 있지 않았다.
존슨은 호탕하게 웃으면서 자신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해 주었다.
존슨은 스스로 자신을 돈의 노예라고 불렀다.
하지만….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길이 없었다고…..
정말…..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나에게 해 주었다.
존슨은 말을 조리있게 참 잘 하는것 같았다.
나는 안주를 부지런히 집어먹고 술도 부지런히 마시면서
존슨의 이야기를 들었다.
꼭 옛날 이야기를 들으면서 맛있는 술자리를 가지는것 처럼
아주 편안한 술자리가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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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과 술을 먹을때면 느끼는 것이지만, 존슨은 술매너는 참 좋은 사람이었다.
여자 관련해서 변태새끼라서 그렇지…..남자대 남자로 술 먹을때 존슨은
진짜로 매너가 좋았다.
일단 잔이 비면 알아서 착착 채워주는 아주 좋은 매너를 가지고 있었다.
앞자리 술잔이 비웠는데도 개거품을 물면서 지 이야기만 하는 놈들이
태반인 세상인데…..대작하는 사람 빈잔을 챙겨준다는 것은 이 얼마나
아름다운 매너인가….
존슨도 저녁을 안 먹었는지 안주도 잘 먹고 술도 나랑 패턴을 유지해가면서
잘 먹었다.
저렇게 잘 쳐먹으니까 배가 저렇게 나왔지….
내가 남의 배를 보고 뭐라고 할 것은 아니지만….
배가 나온 사람들은 식성이 다들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견씨….결혼하신지 몇 년이나 되셨죠? 보통 부부들은 결혼하지 십년정도
넘으면 다들 딴 생각하고 한 눈 팔고 그러지 않나요?"
존슨이 얼굴이 약간 벌개져서 나에게 말을 했다.
"전 올해로 결혼 17년차입니다. 하지만….제가 별종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아내랑 아직도 신혼인 것 같은 느낌입니다.
제가 너무 좋아서 한 결혼이라서요……이상하게 아내한테 싫증이 나고
그러지를 않습니다….."
존슨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내 말을 들어주었다.
나는 양주 한 잔을 쭈욱 더 마시고 나서 말을 이어나갔다.
"결혼초부터 아내는 많이 바뻤습니다…..
아내는 여기 대기업 본사에 근무하면서 지방 공장으로 출장도 많이 다녔고…..
저희 딸아이를 낳고 몇 달 쉬지도 못하고 계속 일을 했었습니다.
제가…..능력이 없어서 다니는 직장들이 전부 변변치 않고 또 심심하면
맨날 그만두고 그래서 수입도 일정치 않고 그랬었거든요…"
"지금와서 너무 부끄러운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래서…..아내가 더 힘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아니….그랬을 겁니다…..
하지만….단 한 번도 아내는 저에게 싫은 소리를 한 적이 없었습니다…..
아내는 저한테는 천사같은 여자에요…….
저는 아직도 세상에서 제 아내가 제일 사랑스럽습니다…..
아내생각만 하면 너무 좋아요….."
존슨의 눈에 가볍게 눈물이 고였다.
하지만 저게 눈물이 고인건지 아니면 노인네 눈에 이상이 있어서
그런지는 모른다고 생각을 했다.
"제가 처음 오이사를 봤을때 말입니다…..
솔직히 오이사같이 지적으로 세련된 여자는 그 이전에 본 적이 없어요….
여자들….외모가 이쁜 여자들은 한 시간만 대화를 해보면…..
다 실망을 하게 되거든요…..
이쁘면서 스마트 한 여성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가 처음 오연지라는 여성의 프리젠테이션을 들었던 그 날을
전 아직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명빛 속에서 눈부시게 웃던 그녀의 그 당당한 모습을 전 아직 기억합니다…"
나는 존슨의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뭐지 이 새끼….
마지막 그 한 문장은 노래가사인데….
내가 좋아하는 인형의 기사라는 노래의 가사인데….
노래가사를 슬쩍 바꾸어서 대화체로 만든것 같은데……오우….
노인네가 별 걸 다 아네…가분수 변태노인네 주제에….…..
나는 술에 취해서 슬슬 마음이 여유롭게 늘어지고 있었다.
존슨은 약간 술이 취한것 같았으나 기분이 매우 좋아보였다.
존슨은 소년처럼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으면서 나에게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오이사가 저희 회사로 온게 이제 겨우 만 삼년이 지났죠…..
그러면 제가 오이사를 처음 본 건 한 오년정도 되었겠네요…..
오이사를 저희 회사로 스카웃 하기 이전에 이년 정도 보았으니까 말이에요….
투자회사들을 상대로 한 오이사 회사의 프리젠테이션이었습니다.
하지만….전….그저 연습에 의한 꾸며진 모습일뿐…..그 대기업에서
얼굴이 반반한 여성을 수도 없이 반복 연습을 시켜서 얼굴로 내세운….그런
짜여진 프리젠테이션일뿐이라고 깍아내렸습니다….제 속마음으로
말이죠……"
"하지만….며칠이 지나도 그 인상적이던 프리젠테이션이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얼마뒤 오이사와 그쪽 회사의 임원진들이 저희 회사와
미팅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일부러 영어로 회의를 했습니다….
그쪽 회사의 임원들은 대기업 임원이기는 했지만……영어가 매끄럽지
못하더군요….의사소통이 되는 것하고 매끄러운건 다른겁니다….
하지만….그때 오이사는 달랐습니다.
저는 아직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한국말을 잘 하는 사람이 타 외국어도 잘합니다.
언어는 규칙이고 방법이지요…….매 한가지라는 말입니다.
하나의 언어를 매끄럽게 잘 구사하는 사람은….타 언어도 학습을 해서
어느 수준 이상 올라간다면……
잘 할 수밖에 없는것이라는 생각을 했었고…..그걸 나에게 확인을 시켜준게…
바로 오이사 입니다."
"오이사는 정말 아름다운 영어를 구사하더라구요.
나중에 제가 그녀에게 어느 나라에서 유학을 했느냐고 물었을때…
유학경험이 전혀 없다는 그 말을 듣고 다시 한 번 놀랬습니다.
그녀와 투자건에 대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저는 그녀의
지식에 다시 한 번 놀랄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녀와 처음 깊게 투자건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었던 그날….
저는 오이사를 꼭 우리 회사로 스카웃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얼마뒤 그녀의 회사와 투자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저는 돈에 관한 절대로 자비나 예외가 없는 사람인데….
그때는 솔직히 오이사를 믿고 모험을 했었습니다.
내가 손실을 보더라도…일단 한 번 믿어 보자는 마음이었죠……"
"하지만….그로부터 몇개월뒤…..오이사의 회사는 진짜로 저희한테
큰 이득을 안겨주었습니다.
전 그녀에게 너무 고마운 마음에 술이라도 한 잔 사려고 했지만…..
업무상 같이 하는 점심 이외에….그녀는 모든걸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을
하더라구요.
그녀의 사생활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고기튀김을 씹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고기튀김은 내가 제일 잘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여기 요리를 한 새끼는 분명히 호텔에서 데려온 새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모르는 레시피가 섞인것 같았다.
완전한 나의 패배였다.
이렇게 맛이 있을수가…..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는 표현은 이럴때 써야만 하는 것 같았다.
존슨이 나이에 맞지 않게 씨부렁 대고 있지만….
간단한거다….
오연지한테 반했다는거 아닌가….
이젠 지겹다….
오연지한테 반한놈들 줄세우면 이 건물 일층부터 오층까지
줄을 세울수 있을 것이다….
하긴….가르치던 스승놈까지 반해서 껄떡대고 홀랑 벗겨서 사진을
찍어댈 정도이니….뭐 더 할말이 있겠는가….
"오이사가 우리 회사로 온 뒤에 회식을 하면서 술을 한 잔 하는 자리에서
넌지시 남편에 대해서 물어보았던 적이 있습니다.
저는 오이사 남편에 대해서 아는게 전혀 없었지만…..
무슨 전문직이나 학자나 이런 사람이 아닐까 막연히 추측을 했었습니다.
부부란 지적인 격이 맞아야 하고 대화가 통해야 하는 것이니까요….."
"제가 견씨가 편해서 이런 농담도 하는 것이지만…..
제가….이삼십대이고 오이사가 미혼이라면……아마 전 꽃을 사들고
오이사를 졸졸 쫒아다니면서 구애를 했을지도 모를겁니다.
그녀의 외모보다 지적인 매력에 반해서 말이죠……
하하…견씨 기분 나쁘신거 아니죠……농담으로 하는 말입니다…."
존슨이 웃으면서 내가 혹시 기분이 나쁘지 않을까 걱정을 해서
말을 하는 것 같았다.
내가 웃으면서 대답을 해 주었다.
"사장님…저희 결혼 17년차 입니다.
그런거 기분 나쁘고 그럴 단계는 아닙니다.
그냥…..제가 제 아내고….아내가 바로 저 입니다."
크아…..대충 나오는대로 씨부렸지만….
웬지 철학적 심오함이 있는 대사 같아서 나름 마음에 들었다.
"하하…제가 이래서 견씨를 좋아한다니까요….."
존슨이 화통하게 웃으면서 말을 했다.
존슨과 건배를 했다.
이런…벌써 양주 두병을 비웠다.
배가 나온 두 놈이서 술을 아주 물처럼 마시고 있었다.
존슨이 일어나더니……약간 진해보이는 색의 양주병을 가지고 왔다.
"이게 진짜….오리지널 스코트랜드 장인의 몰트 위스키 입니다.
견씨같은 최고의 손님에게 딱 어울리는 술입니다."
우리는 위스키를 한 잔씩 마셨다.
우와….좋다…..느낌이 밝은 술이었다.
목넘김이 어렵지가 않았다.
아까 먹은 양주처럼 목이 활활 타오르는 느낌도 적었다.
이런 시팔….이것부터 내놓지…..
이게 더 맛있는데…..
근데 병을 보아하니까 비싸기는 옴팡지게 비쌀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는 했다.
술집에가서 이런 안주에 이런 양주들을 먹으려면…..진짜 계산이
장난이 아닐것 같았다.
공술은 끽소리 말고 무조건 감사히 마시라는 선배 애주가들의
격언을 마음속 깊이 새겨야 할 때인것 같았다.
나는 존슨의 빈잔에 술을 따라 주었다.
존슨은 반쯤 마신후에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때 술을 마시면서 오이사가 했던 말이 기억이 납니다.
남편을 산이라고 하더라구요…..
항상 거기에 있고, 자신에 대해서 변함이 없다고…..
기대고 싶으면 기대고….소리를 지르고 싶으면 소리를 질러도…..
산은 언제나 거기 있어준다고…..
자신의 남편은 자신에게 산같은 존재라는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저는 다른 오이사와 친한 여직원들에게 대충 들어서 남편분이
집에서 살림을 하고 계시다는 이야기를 몰래 들었던 터라…..
오이사의 그런 형이상학적인 대답이…..잘 이해가 되지 않았었습니다."
"솔직히 그때도 말씀드렸다시피….견씨를 처음 직접 보고나서…..
제가 얼마나 속으로 놀랐었는지 모르실겁니다.
오이사가 이런 남성적 매력이 철철 넘치는…..어떻게 보면 진짜로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기도 한데…..
두분이 너무 사이가 좋으신 것 같은거에요.
저는….견씨와 그때 술을 마시면서…..오이사가 말했던
산이라고 했던 그 말이 생각이 났었습니다…..
오이사가 말했던 것이……무슨 뜻인지….이해가 가더라구요.
여자에게….아니 한명의 인간에게 뒤를 받치고 있는 산이 있다는 것은
정말…..얼마나 든든하고 가슴 뿌듯한 일인지 모를겁니다.
오이사는…..자신의 남편을 고르던 능력도 보통이 아니었던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놈의 산타령은 지겹다.
아내도 예전에 나에게 뒷산이네 어쩌구 저쩌구 말을 하더니만….
난 등산이 싫다.
어차피 기어 내려올꺼 왜 헥헥대면서 기어 올라가는가…..
아내가 나를 자꾸 산이라고 하는건….
산처럼 나온 내 배를 보고 생각을 한게 아닐까 하는 웃긴 생각마저
들었다.
"정말 멋진 부부십니다….오이사도 그렇고….견씨도 그렇구요……"
존슨이 환하게 웃으면서 말을 했다.
그리고 나와 건배를 했다.
"제가…이런 말 하는거 상당히 죄송스럽지만……
그래도 견씨니까 이렇게 편하게 합니다.
누구나 패션의 자유가 있죠.
특히 저희 같은 약간 프리한 분위기의 회사에서는 복장의 자유가
철저하게 보장이 되니까요.
하지만…견씨 매일같이 보시겠지만….
오이사의 패션은….뭐랄까, 좀….어그레시브한 편이잖아요.
하지만…..견씨는 그런거 가지고 뭐라고 전혀 안하시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견씨는 상당히….뭐랄까…..아내의 자유를
보장해주시는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뭐 참견할 일은 아니지만요……"
에이…시팔….
나만 느끼는게 아니었구나….
하지만….뭐 눈깔이 있으면 누구나 다 보니까 말이다.
어그레시브가 무슨뜻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간에 오연지가 노출이 심하다는 것을 돌려 말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솔직한 내 심정을 이야기 했다.
"제가 제 아내의 옷차림을 보고 뭐라고 할 자격은 없어요….
사장님 혹시나 제 아내가 좀 야하게 입고 다니는게 눈에 거슬리시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양해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는 존슨에게 고개를 푹 숙였다.
존슨이 고개를 숙이는 나를 보고 당황을 해서 말을 했다.
"아…아니…견씨….내가 뭐라고 하는게 아니에요….
절대로 그런거 아닙니다.
나는 외국생활도 오래했고….절대로 개인의 패션취향을 뭐라고
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아니요….사장님….혹시나 제 아내가 사장님 마음에 안드는게 있더라도….
넓으신 마음으로 이해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건……사장님이 저를 아껴주시니까 제가 남자 대 남자로 진짜
부탁드리는 겁니다.
혹시 아내한테 섭섭하거나 잘못한게 있다면 저를 꾸짖어 주십시요….
제가 대가리를 박으라면 박고 제 쪼인트를 까도 되니까…..
제 아내 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존슨이 눈물을 글썽이면서 말을 했다.
"하아…..같은 남자지만…..진짜…..견씨…..너무 감동입니다.
견씨 오해하지 마세요…..진짜로….."
"사장님…..제 아내 화려해 보이지만……알고보면 불쌍한 여자입니다.
제가 대학 다닐때부터 생활하는걸 봐서 잘 알아요…..
학생때 그 이쁜 얼굴에 몸매를 가지고도….메이커 한 번 못입고
제일 싼것만 입고도 빛이 나던게….제 아내에요.
결혼하고 나서도 월급의 거의 전부를 저축을 하고 돈을 모았던게….
제 아내입니다.
대기업에서 승진도 빨리하고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서 우리가
기반을 잡을때까지….그 흔한 명품하나 없던게….제 아내입니다.
아내가 열심히 일해서 우리 생활이 어느정도 여유가 생긴후에….
아내의 옷차림이 그렇게 조금씩 멋을 내고 야한것도 입더라구요.
전…..지금의 아내 옷차림이….그런 지난날들의 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남편이 보기에 너무 과하다고 생각될때도 분명히 있지만…..
제 아내는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지금은 아내가 온몸을 명품으로 휘감고….나이에 조금 안 어울리게
입을수도 있겠지만…..제일 아름다워야 할 나이에 그렇게 꾸미지 못했던
한풀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사장님…..제 아내 오연지 이사….진짜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존슨은 개 변태지만….
아내에게 월급을 주는 오너이다.
내가 고개를 백번 숙여서 오너의 마음을 흡족하게 한다면
난 충분히 그렇게 할 수가 있었다.
술이 살짝 오르니까 사람이 더 감정적이 되는 것 같았다.
그때였다.
아까 내가 들어온 빨간 문이 열리면서 누가 들어왔다.
"늦었습니다….."
남자가 인사를 했다.
그리고 바로 나를 보더니 빠른 걸음으로 달려왔다.
"편선생님……진짜 계셨네요….와우…."
남자는 진짜 기쁜 목소리로 나에게 달려와서 포옹을 했다.
아 참….이 새끼들은 악수 좀 하지…왜 자꾸 껴안고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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