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r내와 편.견 357~359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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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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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연아, 니가 오해하는 거야…..
그냥 외국에서는 친구들끼리 다 그렇게 스킨쉽 하고 그러는거야…"
"내가 바보야?
나도 오스트리아에서 한 달 이나 있었잖아.
내가 그 사람들 사는거 한 달 동안 내 눈으로 똑똑히 보고 왔잖아."
아연이가 언성까지 높여가면서 엄마한테 소리를 질렀다.
"아연아, 제발…..이러지 말어….엄마가 잘못했어….
너 왜 이러니…."
"다른거 필요없어. 아빠한테 사과해. 아빠한테 다 털어놓고 사과하라고….
우리 아빠 불쌍해서 어떻게 해….
아빠가 이번에 놀러가서 뭐 아빠꺼 하나라도 산거 있어?
아빠는 그냥 나랑 엄마 짐꾼만 해주다 온거잖아.
밥도 비행기에서 공짜로 주는거나 그렇게 챙겨 먹지 아빠 위해서는
사탕 하나 안 사먹는게 아빠잖아.
아빠는 평생을 그렇게 살았잖아."
"엄마 이번에 아빠 옷 봤어? 엄마랑 내 옷은 여행간다고 그렇게 멋있는
옷들인데 아빠 옷들은 맨날 입고 다니는 검정 옷들이 전부다야….
그래도 아빠는 불평불만 한 번 안하잖아.
엄마가 돈 많이 벌어서 우리 이렇게 잘 사는거 나 알아.
그거 모르는거 아니잖아.
하지만 아빠는 엄마가 힘들게 돈 번다고 우리 먹는거 말고는 절대로
아빠 위해서는 돈 잘 안쓰고 모으잖아.
아빠 불쌍하지도 않어?
아빠가 저렇게 안 꾸미고 배나온게 다 누구 때문인데….
집에서 살림만 하니까 그런거잖아.
아빠 젊을때 사진 나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봤어.
엄마가 키스하던 그 젊은 남자 보다 아빠가 백배는 더 멋있어.
어떻게 아빠한테 그럴수가 있어.
엄마는 은서엄마보다 더 나빠….
당장 아빠한테 사과해. 사과 안하면 나 학교도 안다니고 아무것도 안할꺼야
바이올린도 다 때려칠꺼야
다 필요없어.
아빠 몰래 엄마는 그렇게 젊은 남자 만나고 다니고 아빠는 뭐야?
아빠한테 미안한 생각같은거 안들어?
아빠는 평생 아빠 인생 같은거 없었잖아.
나 키우고 엄마 뒷바라지하면서 살았잖아.
아빠한테 그러면 안되는거지…."
하아…..
소리가 나오지 않는 한숨을 쉬었다.
이젠 어떻게 해야하나…..
저 망할년이 호텔에서 언놈하고 주둥아리 접선을 하다가
아연이가 그걸 본 모양이구나….
혀를 말고 떡을 치더라도 그걸 나한테만 걸려야지, 그걸 지 배아파
낳은 아연이한테 걸리다니….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아연이가 저렇게나 아빠를 생각하고 있다는게
참 가슴 뭉클했다.
솔직히 아빠 배 나온건 그 누구때문도 아니고 게을러 터져서 그런건데….
마치 육아와 살림 때문에 나온것 같이 말을 해서 조금 뻘쭘하기는 했다.
배가 나온다는건 많이 처먹고 안 움직여서 그러는 것이다.
집에서 놀때는 매 끼니마다 산더미처럼 먹고 집에서 낮잠을 걸지게
자서 그런것인데…..
요새는 운동을 꾸준히 하지만 운동하는것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먹기에
배는 줄어들지 않는것 뿐이었다.
뭐 누구를 위해 희생해서 배나온건 절대로 아니었다.
조금 뻘쭘하고 미안한 생각까지 들었다.
"아연아, 제발 엄마 말 좀 들어봐. 엄마도 아빠 정말 사랑해…..
그리고 아빠한테 다 말할꺼야. 아빠는 엄마가 무슨 말을 해도 다
믿어줄꺼야. 아빠랑 엄마는 너가 알지 못하는 그런게 있다고….
아빠한테 다 설명할꺼야 진짜로….
하지만 아연아 엄마가 너 오해는 풀고 싶어……"
"무슨 오해를 풀고 싶다는건데? 엄마 내가 뭐 잘못봤다 그런 이야기
하려고 그러는거야?
내가 너무 당황해서 내 손에 핸드폰이 있으면서도 사진찍을 생각도 못했어.
사진이라도 찍어놓았으면 엄마가 이렇게 뻔뻔하게 오해라는 말을
하지는 못할텐데 말이야…."
"그 남자는 진짜 친구야….그리고 엄마를 너무 오래간만에 봐서
반가워서 그렇게 끌어안고 가볍게 뽀뽀를 한거야…..
아연아 제발 오해 풀어, 아빠한테는 내가 다 설명할께…."
"엄마 진짜 끝까지 뻔뻔하게 그럴꺼야?
그럼 내가 내 입으로 그날 본거 똑똑하게 말을 해줄까?
엄마가 그 모델같이 생긴 나쁜놈하고 서로 헤어지면서 껴안았다가
갑자기 키스를 했어…
뽀뽀? 지나가던 개가 웃어, 두 사람 혀가 움직이는게 그 멀리서 보던
내 눈에도 보였어.
호텔 현관이 아니라 주차장쪽이라서 사람들이 못볼줄 알았나보지?
근데 어떻게 해? 난 그때 셀카찍으려고 마침 그쪽을 보고 있었는데…..
뽀뽀를 그렇게 오래하나? 뽀뽀는 쪽 아닌가?
엄마가 그 나쁜놈하고 했던게 쪽이야?
그리고 그 놈이 키스하면서 엄마 가슴만지는거 내가 못봤을줄 알아?"
이제 시원해?
내가 이렇게 내가 본 거 자세히 내 입으로 설명해주니까 시원해?
이제 어쩔건데…..
이제 무슨 핑계를 댈껀데…."
아내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연이도 말을 하면서 격분을 했는지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아…아연아…..엄마가 미안해….."
아내가 아연이의 손을 잡으려고 했다.
아연이가 손을 확 뿌리쳤다.
"어딜 만져, 더러워….."
아연이가 아내에게 쏘아 붙였다.
아내가 화들짝 놀라면서 두 손으로 입을 가렸다.
놀란건 아내뿐만이 아니었다.
아연이 입에서 더럽다는 말이 나올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지난번 은서엄마와 선생님의 일로 충격을 많이 받은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자기를 낳아준 엄마한테 더럽다는 말을 할 줄은 몰랐다.
"엄마가 한 짓들은 안 놀랍고 더럽다는 말에는 그렇게 놀라?
진짜 더러워 그 짓들을 하는 그 걸 본 내 눈을 씻고 싶었어.
아무것도 모르고 나에게 비행기에서 죽을 떠먹여 주는 아빠를 보면서
참고 또 참았지만 이제는 진짜 못참겠어.
더러워 아주 세상에서 제일 더러워…."
그 순간 믿을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툭 소리가 났다.
아내가 손을 들어서 아연이의 뺨을 친 것이었다.
찰싹 소리가 나지 않고 툭 소리가 났다.
아내는 다른 사람의 뺨을 때려본적이 없을 것이다.
그러니 뺨을 제대로 때리지도 못하고 마치 아연이의 뺨을 손바닥으로
미는것 같은 모양새가 나왔다.
손바닥으로 누굴 쳐본게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있을까?
아마 없을 것 같은데...
하나도 아플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너무도 크게 놀랐다.
아연이는 전혀 아픈 기색이 없었지만 내가 알기로는 아연이가 태어나서
누구에게 맞아본 첫 기억이 될 것 같다는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진짜 꽃으로도 때리지 않고 귀하게 키웠다.
장난치다가 볼을 꼬집어 주거나 엉덩이를 두들기면서 논적은 있지만
단 한번도 감정을 실어서
아연이를 때리거나 벌준적이 없었다.
엄마사랑 듬쁙 못 받고 자라는게 너무 안쓰러워서 말이다.
학교 다닐때야 항상 공부도 잘하고 예의도 바른 편이라서 누구한테
혼나는 일이 없었다.
담임을 맡는 선생님마다 칭찬을 했으니 말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아연이는 십육년 평생에 처음 맞아보는 것이다.
내가 열여섯살에는 따귀 열대정도는 기본으로 맞고 마대자루로 타작을
당했지만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그리고 나는 그때도 선생님들을 이미 압도하던 덩치였다.
체육선생 아니고서는 때리다가 지쳐서 포기들을 했었다.
아연이가 맞았다.
그것도 자기엄마한테….
더럽다고 하다가…..
하지만 내가 지금 더 걱정이 되는건 오히려 아내일지도 몰랐다.
아연이는 고작 16년이지만….
아내는 40년동안 누굴 때려본 적이 전혀 없을 것이다.
맞는거야 나한테 타작을 당해보았지만…..
그러니 따귀도 제대로 못때리고 저렇게 밀듯이 때리지….
내 판단이 맞다면 지금 더 크게 상처를 받는건 아내일 것이다…..
백프로다….
그 짧은 따귀가 끝나자마자 아내는 자신의 손을 보면서 울먹였다.
"아…아연아……미안해….."
아내가 아연이를 와락 껴안았다.
"미안해….내가 어떻게 너를 감히…..미안해….아연아…..정말 미안해….."
아내는 아연이를 안고 있다가 아래로 조금씩 무너져 내렸다.
아내는 아연이의 다리를 붙잡고 아연이 앞에 무릎을 꿇은채로 울었다.
아연이도 멍하니 울고만 있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가족 두 명이 모두 울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풀숲에 숨어있다가 벌떡 몸을 일으켰다.
여지껏 조심스레 있다가 갑자기 내가 몸을 일으키자 소리가 컸었나 보다.
무릎을 꿇은채 울고 있는 아내와 멍한 표정으로 울고 있던 아연이가
동시에 나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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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고자 행동했던건 아니었으나 나는 내 스스로도 너무 충격이 커서
내 행동을 제대로 통제하지를 못했다.
아내가 뽀뽀, 아니 키스한건 솔직히 일도 아니었다.
지금 저 자리에서 좆도 빨던 년인데….
그리고 남자들 앞에서 똥도 싼 년인데….
원래 사회적으로 암묵적인 약속에 의해서 동성연애자는 안 건드리는건데….
아내는 동성연애자도 잘 생기면 일단 건들고 보는 년인데….
뭘 더 바라겠는가.
차라리 나한테 걸리지…
그걸 병신같이 아연이한테 걸리나…
누굴까?
설마….진짜로 설마 쟈니쟈니 크로서투미는 아니겠지.
만약에 쟈니라면 아내의 직장마저 위태위태해 지는 일이었다.
사장이 그렇게 거의 증오단계까지 접어든 배신자와 키스를 한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무슨 부귀 영화를 보겠다고 그러는지…
쟈니가 만약 아니라면 누구일까?
어떤 모델같은 놈이 아내와 키스를 했을까?
주윤발? 유덕화? 이연걸? 아….이연걸은 모델 포스는 아니지…..
그럼 도대체 어떤 놈일까…..
그것도 그렇지만 이제 아연이와 아내의 이 관계를 어떻게 바로 정상화를
시켜야 좋을지 도무지 머리속에 좋은 아이디어가 없었다.
아연이는 거의 무슨 도깨비를 본 듯이 나를 보고 놀랬다.
아연이가 말을 더듬거리면서 이야기 했다.
"아….아빠 언제부터 거기….."
"아빠 지금 왔어, 엄마랑 너가 있는게 보여서 온거야…..감기걸려…얼른 집에
들어가자……"
나는 아연이의 손을 잡았다.
아연이는 급히 옷소매로 눈물을 닦는듯 했다.
나는 오른손에는 아연이의 손을 잡고 왼손으로 아내의 손을 잡아서
일으켰다.
"일어나, 옷에 지지묻는다…."
나는 아내의 손을 잡아서 번쩍 들어올렸다.
"얼른 집에 가자 왜 밖에서들 그래…."
나는 오른손에는 아연이의 손을 잡고 왼손에는 아내의 손을 꼭 잡은채
우리 아파트 동 까지 걸었다.
아연이도, 그리고 아내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나도 물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아연이는 눈물을 그치고 고개를 숙인채 걷고 있었지만…..
아내는 계속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개끌려 가듯이 나한테 끌려가고
있었다.
내 예상이 맞았다.
아연이는 잘 이겨낼 것이다.
맞은놈은 다리뻗고 자도 때린 놈은 웅크리고 잔다고 오늘 아내는 편히
잠을 자지 못할것 같았다.
어떻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까지 올라왔는지도 몰랐다.
집으로 들어갔다.
아내를 안방으로 보내고 아연이 방으로 같이 들어갔다.
"아빠…..혹시 다 들은거야?"
아연이가 조심스럽게 나에게 물었다.
"그게 뭐가 중요해?"
내가 웃으면서 아연이에게 말을 했다.
아연이의 손을 잡았다.
"아연아 아빠는 말이야, 우리 아연이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
그리고 말이야, 아빠도 꿈이 있어, 비밀이기는 하지만 아빠도
꿈이 있다고….."
있긴 개코가 있나…..아내 은퇴하고나서 아내 궁뎅이나 주물럭 거리면서
해외여행이나 하는게 꿈이었는데 개코나……
지금부터 억지로 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연이한테 핑계를 대려면 말이다….
"아빠가 누구를 위해서 희생했다고 하지말어. 아빠가 좋아서 한거야….
아빠는 아연이를 키우면서 인생을 배웠어….
그리고 말이야. 아연이가 싫어서 바이올린을 그만두고 예고를 안가는건
아빠가 아무말 안 하지만, 아연이가 싫어서가 아닌 다른 이유로 꿈을 포기하는건
아빠는 도저히 볼 수가 없어…..
니가 꿈을 포기하면 아빠는 그날부터 밥을 먹지 않을꺼야…..
거짓말 아니야….
아빠가 못할것 같아?"
"………………"
아연이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엄마가 무슨짓을 했더라도, 아빠는 일단 엄마 해명을 들어볼꺼야….
그리고 일단 용서는 해 줄꺼야.
아직도 아빠는 엄마 많이 사랑하거든….
엄마랑 아빠랑 연애할때, 엄마가 너무 예뻐서 엄마를 쫒아다니는 남자들이
줄을 섰었어.
아빠는 그 남자들 다 두들겨 패서 떨구어내고 엄마를 차지한거야….
그리고 아빠는 평생 그렇게 엄마를 지킬꺼야.
사랑하니까…
가족이니까…"
"당장 엄마가 미울수도 있어 아연아…..
일부러 아닌척 하라고 억지로 하지 않을께….
하지만….니 꿈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야.
아빠는 아까 제일 많이 놀란게….니가 꿈을 포기하겠다는 이야기 였어….
솔직히 말해서…"
"아…아빠 다 들었구나…."
아연이가 놀란 얼굴로 나에게 말을 했다.
"가족끼리 어때…..
아빠랑 엄마랑 밤새 많은 대화를 나눌꺼니까 아연이 아까 했던말 아빠한테
취소하고 약속해줘…..다시는 그런말 안하겠다고…."
"아빠, 미안해……다시는 안 그럴께…..진심이 아니었어…
엄마가 너무 미워서 그냥 헛말이 나온거야…."
아연이가 눈물을 흘리면서 말을 했다.
"울지말어….왜 울어…아연이가 잘못한게 하나도 없는데….
우리 아연이 얼른 자…..내일 학교 가야지…..
아연아, 무슨 일이 있어도, 세상이 두쪽나더라도 아빠는 너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고 있다는걸 잊지 말아죠….."
나는 아연이를 한 번 안아준후에 손을 잡고 욕실에 넣어주었다.
얼른 샤워를 하라고…..
그리고 안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잠그었다.
아내는 침대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펑펑 울고 있었다.
나는 아무말도 없이 아내를 일으켜서 욕실에 집어넣으면서 말을 했다.
"일단 씻어, 퇴근하고 씻지도 않았잖아…."
나는 욕실문을 닫아주었다.
잠시동안 침대에 멀뚱히 앉아 있었다.
아연이 한테 걸린게 가장 큰 문제였다.
아내가 어떤 놈하고 키스를 한 건 솔직히 하도 그동안 남자 관련 대형 사건들을
펑펑 터트려온 아내이기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보같이 그걸 딸한테 걸리다니….
그렇게 똑똑한 여자가 왜 남자랑 같이 있을때는 그렇게 허술하고 멍청이가
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내는 남자와 관련되지 않은 일에는 여지껏 실수라는걸 해 본적이
없는 사람이다.
적어도 내가 아는 한에서는 그랬다.
한참을 그렇게 멍하니 침대에 걸터 앉아서 생각을 했다.
모든 사단은 다 옆에 남자가 있을때 났었다.
거실로 나가보았다.
다행히 아연이는 샤워를 하고 나와서 불을 끄고 자는 모양이었다.
시간이 걸릴 것이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연이 마음속에 한 번 싹튼 엄마에 대한 불신의 벽이 얼마나 더 커질지
두려웠다.
그냥 두 사람이 아주 빠른 시간내에 이 갈등을 봉합하고 예전과 같은
자연스러운 모녀사이가 되기를 바랄 뿐이었다.
거실 욕실에서 나도 샤워를 했다.
나도 그냥 얼른 씻고 자고 싶었다.
아연이가 왜 홍콩에서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고 애가 사색이 되었는지…
그리고 왜 빨리 집에 가자고 했는지…
그리고 왜 내 손을 그렇게나 꼭 잡았는지….
그리고 왜 내가 떠서 먹여주는 죽을 받아먹었는지….
모든 퍼즐이 다 풀려버렸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내 인생에서 또 하나의 위기가 찾아온것 같았다.
나는 세상 모든 문제중에서 내 가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제일 싫은
사람이었다.
아연이와 아내에게 동시에 문제가 생기다니…
물론 아내의 잘못때문이지만 말이다.
남자에 미친년 같으니라고…..
자꾸만 한숨이 나왔다.
안방으로 다시가서 물기를 닦고 편한 트렁크팬티로 갈아입었다.
얼른 자고 싶었다.
머리가 너무 복잡했다.
안방화장실에서는 물소리는 멈추었는데 아내는 나오지 않고 있었다.
문을 열어 보았다.
잠겨 있었다.
우리집 모든 방문위의 방문틀에 내가 올려놓은 작은 쇠붙이를 꺼냈다.
문이 갑자기 잠겼을때 바로 바로 열기 위해서 내가 잠금장치가 있는
우리집 모든 방문위의 문틀에 올려 놓은 것이었다.
구멍에 넣고 눌렀다.
바로 문이 열렸다.
문을 열고 들어가 보았다.
아내는 머리칼과 온 몸이 다 젖은채로 욕조에 다리를 모으고 앉아서
울고 있었다.
"뭐야? 다 씻었으면 나와야지….감기 걸릴려고….."
나는 아내를 잡아서 번쩍 들어올렸다.
아내는 깃털처럼 가벼웠다.
십칠년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말이다.
내가 팔 힘이 센건지 아내가 가벼운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아내를
마치 장난감처럼 들었다 놓았다 해서 내 앞에 세웠다.
아내를 세워놓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 주었다.
배때기에 P가 보였다.
아연이가 저것까지 봤으면 거품물고 쓰러질뻔 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에 남편 이름 이니셜을 새기고 다른 남자를 만날 생각을 감히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의 머리에 묻은 물기를 다 닦아주고 온몸의 물기를 닦아 주었다.
그리고 로션을 짜서 온몸에 발라주고 잠옷까지 입혔다.
아내를 침대에 앉혀놓고 드리이기를 켜서 머리를 말려주었다.
아내가 침대 머리맡에 등을 기대고 앉아서 다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미 걸린거 어떻게 할꺼야, 운다고 뭐 바뀌는게 있을것 같아?"
내가 아내에게 한마디를 했다.
아내는 아무말 없이 울기만 했다.
나는 아내의 옆에 등을 기대고 앉아서 말을 했다.
"혹시 두번째날밤에 밤에 관계할때 다리 벌리고 그냥 쥐죽은듯이 누워있던거
말이야…..
낮에 지사에 안가고 남자랑 지칠정도로 관계를 맺어서, 힘들어서
그랬던거야?"
아내가 울다말고 놀라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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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지 처럼 똑똑한 여자가 어쩌다가 딸한테 그런걸 걸렸냐….
걸릴꺼면 차라리 나한테나 걸리지, 어떻게 딸한테 그런걸 걸릴수가 있어,
이제 어떻게 할껀데….
진짜 우리 가족여행 갔던거 맞어?
가족여행도 하고 남자도 만나고 도랑치고 가재 잡으려고 했던거야? 그런거야?"
"여…여보……그…그건 오해에요…."
아내가 울먹이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오해는 개코나 무슨 오해야….
아연이 눈이 삐었다고 그렇게 말할꺼야?
아연이가 얼마나 눈썰미가 좋은줄은 당신이 더 잘 알꺼 아니야."
"…………………"
아내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아까 물어본거나 대답해봐, 낮에 하도 신나게 남자를 만나고 다녀서
진이 빠져서 밤에 그렇게 시체처럼 축 늘어진체 나랑 관계를 한거냐고….
차라리 싫으면 옛날처럼 피곤하다고 말을 하던가…."
"아니에요….정말 아니에요……"
아니라는데 더 뭔 말을 하겠는가….
파리채로 다시 팰 수도 없는 노릇이고, 주리를 틀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울고 있는 아내를 앞에두고 잠시동안 한숨을 쉬면서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천천히 아내를 보면서 말을 했다.
"휴우….
이젠 정말 어쩔건데….
난 솔직히 너무 당황스러워서 앞으로의 일들이 전혀 예상이 되지
않는다.
자기는 이제 어떻게 할라고 그러냐?"
내가 아내에게 물어보았다.
"……………"
아내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다시 고개를 쳐박고 울기만 했다.
"하긴…..당신도 뭐 용빼는 재주가 있겠냐……
얼마나 창피하겠냐….어떤 놈인줄은 모르겠지만 젊은 놈하고
쪼가리 씹는걸 딸이 보았으니까 말이다.
이건 뭐 음탕하다는 표현으로 끝날게 아니라 진짜 아연이 말마따나
더럽고 추잡하다….
남자에 미친년도 아니고 이게 뭐냐……
남편하고 딸래미가 그 호텔에 있는데, 어떻게 그 앞에서 쪼가리를
씹을 생각을 하냐…..
진짜 남자에 미친년이 아니면 불가능 한 일이지….."
아내는 이제 다리를 모으고 거기에 얼굴을 쳐박은채 울고 있었다.
답답할 것이다.
자기도 답이 없겠지……
"내가 하나만 물어보자, 혹시 쟈니하고 그랬던거야?"
아내는 고개를 파묻은 채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솔직히 내가 제일 궁금한 건 그것이었다.
그놈이 쟈니인지 아닌지….
그놈이 쟈니라면 쟈니하고 아내하고 세트로 묶어서 두들겨 패야 할 일이다.
아내는 진짜 회사에서 잘릴 것이다.
"진짜 쟈니 아니지? 내가 믿어도 되는거지?"
나는 아내에게 재차 물어보았다.
아내가 잠시후 고개를 들고 울면서 말을 했다.
"쟈니는 영국에 있잖아요…"
내가 바로 쏘아붙였다.
"아, 어떻게 알어 오연지 보러 홍콩으로 몰래 날라왔을지….
내가 마음 같아서는 핸드폰에 있는 쟈니 사진 아연이한테 주면서
이 남자 맞냐고 물어보고 싶은데, 아연이가 그 남자 사진 한 번 더보면
아주 경기를 일으킬까봐 그러지는 못하겠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쟈니가 맞거든….
내가 머리가 안좋기는 해도 당신하고 쟈니하고 이미 떡 친 사이라는거
통빡으로 다 알고 있거든……내가 끝까지 모르는 척 해주어야 하는건가?
당신 존슨이 알아서 그 회사 짤리면 어쩔려고 그래…..
존슨이 그렇게 쟈니를 미워하는데 당신이 쟈니를 몰래 만나면
어쩌겠다는거야? 회사 옮길꺼야?
그 회사 이제 그만 다니려고?"
내가 말을 마치자 마자 아내가 고개를 저으면서 말을 했다.
"아니에요, 쟈니하고 저는 그런 사이가 아니에요….
정말 쟈니하고 저는 그런 사이가 아니라구요…."
이야…..오연지는 원래 거짓말 같은거 잘 못하는 여자였는데,
남자 관련해서는 이젠 거짓말을 못하는게 아니라 진실을 말 못하는
여자가 되어 버렸다.
남자문제에 대해서는 입만 열면 거짓말이 술술 나오는 것 같았다.
쟈니하고 떡을 친 물증을 내가 가지고 있는데 끝까지 아니라고 할 것인가?
설마 그 영상에 쟈니의 얼굴이 나오지 않았으니까 끝까지 쟈니가
아니라고 우길것인가, 물증까지 아니라고 거짓말을 할 것인가….
그러면 쟈니말고 새로운 인물이 추가되는 것인데 그래도 거짓말을
할 것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쟈니가 맞지만……
아내는 끝까지 아니라고만 한다.
"그래….쟈니가 아니라고 하자….
그럼 누군데?
주윤발이하고 키스했냐? 당신이 장만옥이야?"
"……………."
아내는 또 대답을 못하고 울기만 했다.
나는 한참을 생각했다.
내 진심인지 아닌지는 몰랐지만 이젠 길이 없었다.
나는 한참전부터 생각했지만 내 주제에 감히 할 수 없었던 그런 이야기를
천천히 입에서 꺼냈다.
"휴우…..그래……
이 참에 회사 그만두자…..
우리 돈 많잖아….나중에 아연이 유학보낼때 이 집 팔고 조금 작은데로
가면 되잖아.
연지야 우리 옛날에 방 하나짜리에서도 행복하게 잘 살았어…
우리 진짜 맨주먹 붉은피로 시작했잖아….조금 줄여가면 어때…."
"우리 아파트 말이야, 분양받을때보다 엄청나게 많이 올랐더구만….
이 동네 집값 다 떨어져도 우리아파트는 반대로 오르기만 한거 나도 알아…..
아연엄마야…..이 참에 회사 그만두어….
나도 더 열심히 벌께…..진짜야…….
우리가 쓰는거 줄이면 되잖아.
당신 몸치장 하는 비용만 줄여도 엄청나잖아.
우리 세식구 충분히 먹고 아연이 음대 보낼수 있어.
이 참에 아예 회사 그만둬라……
그리고 다시는 남자들 만나지도 마라……
그냥 그러자….그게 맞는것 같다.
아연이가 이제 한 번 알아버렸으니 이제 무슨 일만 있으면 엄마 의심할텐데
정말 어쩌려고 그래….."
아내는 내 긴 이야기가 계속 되는 동안 계속 울기만 했다.
"내 말 그냥 즉석에서 한 말 아니야….
솔직히 당신 그동안 십칠년동안 단 한번도 쉰적이 없잖아.
아연이 낳고도 출산휴가도 충분히 못쓰고 출근한거 내가 절대 안 잊어먹어…"
"당신, 그만하면 할 만 했어. 진짜 그 누구보다 더 열심히 했어….
조금만 쉬자….
일이년만 쉬고, 다시 꼭 일하고 싶으면 그때 일할데 많을꺼야,
지금처럼 고임금 아니더라도 당신능력이면 조금 적게 받아도 갈수 있는곳
많을꺼야….
아연엄마 내 말 잘 생각해봐……
내가 그동안 당신 남자문제 걸려도, 변태짓을 하다 걸려도 다 넘어간건
당신한테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가엽기도 하고 그런 마음들이 다 복합되서
그런거야….
얼마나 힘들면 저런걸로라도 욕구를 풀고 싶었을까 하는 마음에 그랬어….
진심이야….."
아내는 아무말도 없이 고개를 숙이고 울고 있었다.
나는 침대위에 쪼그리고 앉아서 고개를 숙이고 울고 있는 아내의 몸을
천천히 잡아서 옆으로 눕혔다.
일단 자게 해야 할 것 같았다.
대화도 길었고, 오늘 당장은 더 이상 할 말도 없었다.
아내를 눕혀놓고 불을 끈후에 안방문을 닫고 거실로 나왔다.
그리고 식탁에 앉아서 핸드폰을 열고 전화부를 뒤져보았다.
쟈니의 전화번호를 찾았다.
발신을 눌렀다.
이 샹놈의 새끼 욕이라도 한바탕 해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신호만 계속 가고 있지 전화를 받지는 않았다.
이런 염병…..
쟈니 이 병신이 혹시 전화번호를 바꾼건 아닌지....
냉수를 한사발 들이켰다.
아연이 방에 슬쩍 가보았다.
아연이는 잠이 들었는지 조용했다.
다시 안방으로 왔다.
아내는 누워서 등을 돌리고 작은 소리를 내면서 울고 있었다.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침대에 누워서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
........
새벽 여섯시가 되자 저절로 눈이 떠졌다.
아내를 보았다.
아내는 등을 돌린채 누워서 자고 있었다.
주방으로 나가서 아연이 아침을 준비했다.
그리고 아침을 거의 다 준비한후에 아연이 방으로 가서 아연이를 깨웠다.
아연이의 아침을 주면서 아연이의 맞은편에 앉았다.
"아연아, 아빠가 아연이한테 무슨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어…"
"아빠 그러지말어, 솔직히 지금 제일 속상한 사람은 내가 아니라
아빠일텐데……"
어 그런가? 듣고보니 그래야 하는데 나는 솔직히 하도 그동안 대형
허리케인들을 많이 쳐 맞아서 그런지 이정도는 앞바다에서
깐죽대는 파도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지금 솔직히 오로지 아연이만 걱정하고 있는데 아연이는 아빠
걱정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예상외로 쉽게 수습이 될 지도 모르겠다는 희망도 보였다.
"아빠는 이렇게 꿋꿋해…..아빠는 세상에서 아연이랑 엄마를 제일
사랑하니까 사랑의 힘으로 이겨낼수 있어. 아니 벌써 다 이겨냈어.
엄마가 어제 밤에 다 이야기 했어. 엄마 어제 밤새도록 울면서
잘못했다고 했어. 그리고 엄마도 너한테 걸려서 그것 때문에 너무 속상해해….
아빠한테만 걸렸으면, 아빠한테만 몰래 사과하고 다시는 안그러겠다는
약속만 하고 끝내면 되는데….
너한테 걸리니까 엄마는 얼마나 창피하겠니….."
아연이는 생각보다 아침을 맛있게 잘 먹었다.
정말 다행이었다.
"아연아 맛있어?"
"응, 난 아빠가 해주는 건 다 맛있어…."
"아빠는 니가 아침도 먹는둥 마는둥 하면 어떻게 하나 고민했는데
다행이다…"
내가 활짝 웃으면서 말을 했다.
"엄마 당장 용서해주라는 말은 안할께…..다만 엄마가 크게 반성하고
있으니까 나중에 아연이 마음이 조금 풀어지면 그때 용서해주는거
아빠랑 다시 이야기 좀 해보자….알았지?"
"응, 아빠…..근데 아빠는 진짜 괜찮아? 엄마한테 그런 이야기 다 듣고도?"
괜찮고 자시고가 어디있겠나...
키스정도는 진짜 껌이었다. 이제는 하도 많이 놀래서 아내가 외계에서 온
다리가 열두개 달린 외계인하고 떡을 치는것 정도는 봐야 놀랄것
같았다.
그 정도 수준 아니고서야 별로 놀랄만한 것도 없었다.
하지만 아연이한테는 그렇게 이야기 안했다.
"아연아, 그런게 분하고 화가 너무 나는 단계는 아빠는 이미 지났어.
아빠는 엄마를 큰딸이라고 생각해…..아연이는 작은 딸이고…."
"세상에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은 없어, 아빠는 엄마가 많이
반성하고 있는 것 같아서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 주기로 했어.
하지만 같은 실수를 또 반복할때는 아빠가 엄마를 진짜로 많이 혼낼꺼야
그건 엄마한테도 어제 밤에 이야기 했어. 진짜야…."
아연이가 고개를 끄덕끄덕 거렸다.
"엄마문제는 아빠가 잘 해결할테니 아연이는 예고입시준비에 최선을
다 해줄꺼지?"
아연이가 다시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을 했다.
"응 아빠…."
"고마워 아연아…
그리고 한 가지만 알아둬 아연아, 우리 집은, 아니 아연이 엄마 아빠는
절대로 은서엄마 아빠처럼 되지 않아.
아빠가 꼭 그렇게 할꺼니까 걱정하지 말어…."
아연이가 그나마 얼른 안정을 찾아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지 엄마하고는 당분간 어색해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건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둘이서 해결을 해야 하고, 시간이 해결해주어야 하는 문제였다.
아연이를 현관에서 배웅을 하고 시계를 보니 일곱시였다.
항상 그랬다, 아연이 출발후에 정확하게 아내를 깨우면 시간이 딱 맞는다.
아연이가 아침에 셔틀승합차를 타기때문에 나가는 시간이 항상 일정했다.
나는 안방으로 가서 아내를 깨웠다.
그런데 아내가 조금 이상했다.
몸을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아내의 이마를 짚어보았다.
이마가 불덩이였다.
얼른 거실로 나와서 약상자를 들고 왔다.
그리고 귀에 대는 체온계를 아내의 귀에 넣고 버튼을 눌렀다.
잠시후 삐소리와 함께 아내의 체온이 측정되었다.
이런 39도였다…..
"자기야, 괜찮아?"
아내는 오들오들 떨면서 천천히 눈을 뜨고 나를 보았다.
"여보….나….추…출근해야…."
"무슨소리야…열이 39도인데….
새벽에라도 열이 나면 나를 깨우지…."
나는 얼른 약상자에서 열패치를 하나 꺼내서 아내의 이마에 붙였다.
아연이 어릴때의 습관때문에 항상 집에 해열제와 열패치는 비치해 두고
있었다.
어릴때 아연이가 밤에 열이나면 항상 제일 먼저 하던게 열패치를 붙이고
해열제부터 먹이는 것이었다.
아연이가 아기때는 열이나면 일단 들고 응급실로 뛰었는데 그것도
몇 년 하다보니까 요령이 생겨서 초기 대응방법에 대해서는 반 의사가
되어 있었다.
열이 나면서 오한까지 드는것은 조금 심한건데….하는 걱정이 들었다.
어찌되었든간에 오한이 든다는건 몸에 반드시 무슨 이상이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일단 보일러를 최대한 올렸다.
역시나 이마는 뜨겁고 팔다리는 차가웠다.
몸의 체온조절에 뭔가 이상이 생긴것이었다.
아내의 몸을 따뜻하게 해 주어서 오한증상을 없애야 했다.
아내의 잠옷을 벗기고 나도 옷을 홀랑 벗었다.
그리고 이불을 하나 더 꺼냈다.
사람이 몸이 차가울때 제일 빨리 따뜻하게 만드는 방법은
사람을 발가벗겨서 다른 사람이 역시 발가벗은채로 아주 찰싹 붙어서
꼬옥 안아주는 것이었다.
나는 벌벌 떨고 있는 아내를 꼭 안은채 이불을 두개를 겹쳐서 덮었다.
아내의 손과 발이 내 몸과 아주 밀착이 되게 했다.
나야 워낙에 용광로 같이 열이 많고 뜨거운 남자니까 나하고
딱 붙어있으면 따뜻하다 못해 아주 더워 미칠 것이다.
그렇게 십분이 넘게 아내를 꼬옥 안고 있자 아내가 몸을 떠는 것이
조금 덜 한 것 같았다.
사람이 오한이 멈추었는지 아닌지는 그 사람의 이마에 땀이 나는지를
보면 된다.
땀이 나면 어느정도 오한이 멈춘것이다.
나는 계속해서 아내를 그렇게 꽉 안고 이불안에서 아내를 감싸고 있었다.
"숨막혀요…"
아내가 말을 했다.
"가만히 있어….당신 지금 오한이 들어서 그래…..오한이 없어져야
열이 내린단 말야….."
나는 실오라기 하나 안걸친 아내를 꼬옥 안고 그렇게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보일러는 최대로 틀어놓고 이불을 두개나 덮고 있으니 내가 이마에 땀이 났다.
안방이 완전히 한증막이었다.
그렇게 거의 삼십분을 아내를 끼고 있자 아내의 손발이 떨리는게 다 없어져
버렸다.
아내도 이마에서 어느정도 땀이 나고 있었다.
"으실으실한게 없어졌지?"
내가 웃으면서 아내를 보고 말을 했다.
아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 물건은 홍두깨방망이 처럼 앞으로 솟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아픈 아내를 데리고 그 짓을 할 타이밍은 아니었다.
나는 다시 옷을 입었다.
그리고 아내에게 말을 했다.
"잠깐만 기다려 오늘은 죽먹자, 바로 죽 해줄께….."
"아니요 그냥 대충 먹고 출근할께요."
"이 몸에 어딜가? 열이 삼십구도인데 운전을 한다고? 안돼. 오늘 하루쉬어…"
"괘…괜찮아요…."
나는 다시 열을 재 보았다.
오한은 없어졌지만 체온이 38.8도였다.
"누워 빨리…."
내가 조금 언성을 높여서 소리질렀다.
아내가 이불을 덮고 누웠다.
아내의 얼굴이 진짜 하룻밤만에 환자얼굴처럼 변한것 같았다.
밤에 얼마나 울고 고민을 했으면 저렇게 되었을까….
나는 방문을 닫아주고
주방에서 얼른 흰쌀죽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가끔 환자들 먹는 죽에 당근같은걸 넣는 사람들을 보는데 환자가 먹는죽은
흰쌀죽이 제일 좋았다.
야채를 다져넣고 특히 당근같은걸 넣으면 소화시키기만 더 힘들다.
아플때는 그저 소화 잘 되는 아무것도 안넣은 흰쌀죽이 최고였다.
맛 없으면 간장만 아주 조금씩 뿌려 먹으면 된다….
죽을 다 준비해서 안방문을 열어보았다.
아내는 다시 잠이 들어 있었다.
새벽에 혼자 끙끙 앓은건 아닌지 마음이 좀 그랬다.
아까 새벽 여섯시에 내가 일어날때는 등을 돌리고 자길래
열이 저렇게 나는것은 상상도 못했었다.
나는 일단 죽은 이따가 일어나면 먹이기로 하고 아내를 깨우지 않았다.
아내는 아홉시가 넘어도 계속 자고 있었다.
나는 안방으로 들어가서 아내의 휴대전화를 들고 나왔다.
괜히 전화가 와서 아내가 깰까봐 걱정이 되어서 였다.
안방의 커튼도 다 쳐서 어둡게 만들었다.
아내는 아까보다는 훨씬 편한 표정으로 잠들어 있었다.
마음 고생이 클 것이다.
평생 자식한테 창피한 모습 안보이다가 그런 모습을 들켰으니 말이다.
아내의 전화는 다행히 진동으로 되어 있는것 같았다.
문자가 몇 개가 들어와있었지만 패턴을 내가 몰라서 볼수는 없었다.
아내의 전화를 거실에 잘 놓고 내 전화를 들었다.
그리고 존슨의 전화번호를 찾았다.
나는 존슨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윤지
비와you
Lovekim
쏭두목
타르타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