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r내와 편.견 360~362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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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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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가 몇 번 가지 않아서 존슨이 전화를 받았다.
"견씨 웬일이세요?"
존슨이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존슨은 아직 아내가 출근하지 않은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일까?
"사장님 지금 전화 받기 괜찮으십니까?"
"아 견씨 전화인데 당연하죠….잠시 뒤에 회의를 들어가기는 할꺼지만
지금은 괜찮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이른 시간부터 무슨 일이신지?"
"사실은 아내가 몸이 좀 많이 아파서요, 오늘 출근이 힘들것 같아서
제가 실례를 무릅쓰고 사장님께 직접 전화를 드렸습니다.
원래 다른 동료분들에게 전화를 드려야 하는데 제가 연락처를 아는 분이
아무도 없어서요….."
"견씨 그게 무슨말입니까? 오이사 어제도 생생 했었는데 갑자기 어디가
아파요? 많이 아픕니까?"
존슨이 무척이나 놀란 목소리로 말을 했다.
나는 차분하게 대답을 했다.
"아니요 새벽부터 열이 좀 심하게 나서요, 지금 좀 깊이 잠에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출근이 힘들것 같아서 사장님 혹시 걱정하실까봐
제가 이렇게 전화를 드렸습니다."
"잘하셨습니다. 견씨…..그나저나 걱정이네요, 오이사 같이 건강한 분이
어쩌다가…….."
존슨의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나는 짧게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말을 시작했다.
"사장님, 그리고 사장님한테 좀 말씀을 드려야 할 게 있습니다."
"네, 견씨 말씀하세요…."
"아내 말입니다.
회사 다니는걸 좀 그만두게 하려고 하거든요…."
나는 결국 뱉어버리고야 말았다.
"겨….견씨….그…그게 무슨 말입니까? 오이사가 회사다니는걸…."
존슨은 말까지 더듬으면서 놀라는 것 같았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이런 이야기는 제가 드리는게 아니라 아내가
직접 얼굴을 뵙고 차근차근 말씀을 드려야 하는거 알지만,
아내가 워낙 일에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서 또 흐지부지 될까봐
제가 사장님한테 미리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솔직히 제가 돈 때문에 마음이 약해질까봐 미리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아내가 돈보다 소중하거든요.
당장 아내가 버는 돈보다는 아내와 저희 가족의 미래가 더 중요합니다.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조만간 아내가 회사를 그만두게 할것이니까요
사장님께서 양해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겨….견씨…..대….대체 무슨 일입니까. 이유라도…….
아니 안됩니다. 절대 안됩니다.
그런 일은 있을수 없습니다. 이건 말도 안됩니다.
견씨 다시 한 번만 생각해 주세요.
오이사는 그냥 저희 회사의 직원이 아닙니다.
그냥 그만두고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메꿀수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우리 회사의 정책을 결정하고 우리 회사에 제일 큰 수익을 올려주는
브레인 입니다.
견씨 혹시 연봉이 적다면 내가 오이사가 원하는 만큼 다 맞추어 줄께요….
아니 견씨가 원하는 대로 다 줄테니까 생각을 바꾸어 주십시요…."
"아니요, 사장님….
지금 아내가 받는 연봉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아내 월급통장에 들어오는 돈으로 살림하고 적금 빠지는거
다 확인하는데 그걸 모르겠습니까?
돈에 대해서는 불만이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항상 감사하는 마음 뿐입니다."
"사장님…..아내가 망가져 가고 있어요……
이제 겨우 마흔살입니다….
아내가 망가지면 안되잖아요….
저는 아내를 지키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죄송합니다.
당장 오늘 내일 그만두겠다는거 아닙니다.
제 아내 그렇게 무책임한 사람 아니라는건 사장님이 더 잘 아실것 아니에요…."
"회사에 피해없게 최대한 마무리 짓고 퇴사하는 방향으로 그렇게
아내하고 이야기 하겠습니다."
"견씨 안됩니다….절대로 안돼요…제가 절대로 사표 수리 안할겁니다.
견씨 우리 만나서 이야기 합시다.
견씨….."
"사장님 죄송합니다.그동안 저희 부부한테 정말 잘 해 주셨는데…
이렇게 배은망덕한 짓을 하네요…..
오이사 다 나으면 출근 시키겠습니다.
그때 오이사와 이야기 하시죠….
제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사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전화 먼저 끊겠습니다."
나는 존슨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찰나에 먼저 말을 해버리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존슨에게 바로 전화가 왔다.
하지만 나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마음이 아팠다.
아내가 임원을 단지 이제 겨우 몇 달이나 되었다고…..
하지만 돈이 우선이 아니었다.
아내를 쉬게 해주고 싶기도 하고……
어쩌면 집착같은 병일지도 모를 저 남자를 밝히는 버릇을 고쳐야 할 것
같았다.
아내의 반발이 심하겠지만 지금 아내가 회사를 계속 다닌다면
결과가 뻔했다.
회사를 다니지 않으면 해외출장을 갈 일도 없을 것이고, 그러면 쟈니같은
놈들을 만날 일도 없을 것이다.
내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솔직히 나도 잘 몰랐다.
하지만 지금 어쩌면 금이 막 가려고 폼을 잡고 있는 우리 가정에
이런 극약처방을 내리지 않으면 뭔가 사단이 나도 단단히 날 것 같았다.
아내가 지금 피는 바람은 바람이 아니다.
뭔가 뒤틀린 남자관계였다.
아내가 그냥 가벼운 남성 편력정도로 끝난다면 나도 이러지 않을 것이다.
이미 그럴 단계는 지나버린것 같았다.
아내가 회사를 그만둔다고 해도 우리에게는 당장 아무런 문제가 없다.
솔직히 나중에 아연이 유학갈때나 문제가 되지 예고에 가고 일유대 입학을
할때까지는 금전적인 문제는 전혀 없을 것이다.
예고다니면서 대학교수 레슨을 아무리 비싼걸 받는다고 해도 그정도 여력은
충분했다.
통장마다 아내가 그동안 저축해 놓은 돈이 장난 아니게 많이 있었다.
아내는 더 먼 미래를 위해서 더 열심히 할 뿐이었다.
그리고 솔직히 아내의 거의 만점에 가까운 토익점수나 실제 영어 회화실력이면
어디가서 토익강사나 회화강사를 해도 웬만한 직장인보다는
괜찮게 벌수 있을것 같았다.
저 외모에 저 정도 실력을 가진 사람은 흔치 않을것 같았다.
아내가 일을 다시 하고 싶다면 일년을 쉰 후에 다시 일을 하는 방향을
찾아보면 될 것 같았다.
아내는 거의 열한시가 넘어서 일어났다.
아내는 식은땀을 쭈욱 흘린것 같았다.
아내의 열을 재 보았다.
37도까지 열이 떨어졌다.
다행이었다.
아까 차라리 해열제를 안먹인게 잘 한것 같았다.
오한이 들때는 해열제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해서 일부러 안 먹였었다.
"열이 좀 떨어지니까 괜찮지?"
아내가 가볍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내가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고맙긴 뭐가 고마워….얼른 죽이나 먹자….."
아내가 침대에서 일어나려는데 잠옷에 혈흔이 있었다.
"이런….."
나는 얼른 달력부터 보았다.
생리가 터지려면 아직 4~5일은 더 있어야 하는데…..아내가 몸이 많이 안좋은
모양이었다.
아내는 항상 몸이 안 좋을때 생리가 평소보다 며칠 빨리 터지고는 했었다.
나는 얼른 서랍을 열어서 생리대를 꺼내어 아내에게 주었다.
그리고 생리때 입는 스포츠 팬티와 홈드레스도 아내에게 주었다.
그러고 보니 오버나이트 사이즈가 몇 개 안 남은것 같았다.
저번에 마트에 갔을때 아내가 쓰는 메이커가 원플러스원 행사를 안해서
안사다 놓은게 생각이 났다.
항상 아내의 생리대는 종류별로 내가 떨어지지 않게 준비를 해놓았기
때문이었다.
조만간 마트에 가서 오버나이트 사이즈를 더 사다놓아야 겠다고 생각을 했다.
이번에 갈때는 원플러스원 행사를 해야 할텐데…..
아내는 그것들을 받아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후에 나왔다.
나는 그 사이에 생리혈이 아주 조금 묻은 침대 커버를 새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항상 뽀송뽀송한 침대커버를 준비해 놓기에 문제는 없었다.
지난번 아내가 오줌을 쌌을때도 바로 대처가 가능했던건 내가 항상
하나씩 미리 준비해 놓기 때문이었다.
아내를 식탁에 앉히고 죽을 먹였다.
간장을 살살 뿌려서 따뜻한 흰 미음을 아내가 떠먹고 있었다.
"배는 안아프지?"
내가 물었다.
아내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내는 생리통이 거의 없지만 아주 간혹가다 있을때가 있어서 생리통약도
구비를 해 놓고 있기에 한 번 물어보았다.
"사장님한테 전화했어. 당신 아파서 오늘 출근이 힘들것 같다고….."
"미안해요, 괜히 나 때문에 번거롭게 해서요…."
나는 이어서 바로 말을 했다.
"그리고 말이야…..당신 조만간 회사 그만둘꺼라고 내가 사장님한테
이야기 했어…."
아내가 죽을 먹던 숟가락을 놓치고 깜짝 놀란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식탁위에 숟가락이 떨어지면서 달가닥 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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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그건 안돼요…."
아내가 먹던 것을 멈추고 나를 보면서 말을 했다.
"왜? 무엇 때문에?"
나는 바로 아내에게 물었다.
"아연이 교육 때문이라고는 하지말어, 아연이 입에서 바이올린을
포기하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어.
당신 기억하지, 아연이 바이올린이 하고 싶다고 졸라서 처음 학원에 등록하고
바이올린을 사주었던 날 밤에 바이올린을 머리맡에 두고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바이올린부터 만졌던 애야….
누가 시켜서 시작한 음악이 아니라고….자기가 텔레비전 보고 너무 하고 싶다고
그 어린 꼬맹이가 원해서 시작한 거라고…."
"돈 하나도 안 부족해….아연이가 일유대 음대 들어갈 실력만 확보되면
다 길이 있을꺼야…..제발 아연이 교육비 핑계는 대지 말아줘……
당신 그동안 고생 할 만큼 했어."
"여보…..제발요…..나 일이 하고 싶어요….."
아내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아내는 이제 더 이상 아연이 교육비 핑계는 대지 못할 것이다.
내가 저렇게까지 이야기 해 놓았으니 말이다.
그리고 아내는 분명히 내가 알지 못하는 자신만의 비자금 재산이 더 있다.
왜냐하면 회사에서 월급통장에 들어오는 돈을 아내는 거의 쓰지 않기
때문이었다.
카드로 쓰는 화장품값이나 나가지 가끔씩 아내가 거액으로 지르는 비싼
명품 옷값들이 전부 아내의 카드결제시 나가는게 아닌걸 알고 있다.
아내의 어떤 카드는 법인카드도 아니고 아내의 개인 카드지만 결제 통장이
따로 있는것 같았다.
결코 우리 집이 아연이 교육비가 모자를 집은 아니었다.
물론 내가 기여한바는 없다. 다 아내의 공이지만…..
그리고 아내가 비자금을 가지고 있다고 내가 뭐라고 하는게 아니다.
아내는 돈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는 여자이다.
모르는 재산이 더 많은 건 칭찬을 해 줄 일이지 뭐라고 할 일이 아니었다.
"아연엄마….당신한테 일을 하지 말라고 하는게 아니잖아.
잠시만 쉬라고…..일년이 되었든, 이년이 되었든….
잠시만 쉬고 다시 일을 하라고…
당신은 지금 폭주 기관차 같아…
당신같이 철저하고 꼼꼼한 여자가 남자만 만나면 이성을 상실해서
너무도 허술한 바보가 되어 버리잖아.
남편과 딸이 같은 호텔에 있는데 그 호텔 주차장에서 그런짓을 하면…..
당신이 얼마나 이성이 없던 상태였겠어….
그때 온건이때도 그래….
평소의 남자문제가 아닌 다른 일이라면 당신은 전혀 그런 실수를 하지 않아
하지만 온건이를 만나니까 헛점 투성이가 되잖아….
제발 부탁이야….
이젠 멈추어야 해….
몸도 마음도 가족도 모두 망가진단 말이야.
아연엄마…
아니 오연지….연지야….제발 부탁이야……
조금만 쉬고 마음의 안정을 찾자….
아연이도 많이 안정되었어.
이제 당신만 안정하면 돼……."
"정 일이 하고 싶으면 일년만 있다가 다시 하자….
불가능 할지도 몰라…하지만 꼭 지금처럼 많이 벌어야 하는건 아니잖아.
일년뒤에 당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을수도 있어….
그러는 한이 있더라도 제발 지금은 쉬자…..
부탁이야…."
아내는 내 말을 듣고 말없이 눈물만 주르륵 흘렸다.
"오빠….나 너무 힘들어요….."
나는 아내의 어깨를 두들겨 주었다.
아내는 그렇게 한참을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다가 나에게 말을 했다.
"시간을 주세요…..
나도 좀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생각을 하고 싶어요…."
"당연하지, 내가 당장 오늘 그만두라는거 아니잖아.
당신 임원인데….존슨말에 의하면 당신이 벌어들이는 돈이 엄청나게
많다고 하던데…..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수는 없잖아.
당신 천천히 생각해서 제일 빠른 시일내에 정리가 되도록 노력하자…."
"당신이 그만두는거 최대한 피해없도록 그렇게 말이야….."
내가 아내의 어깨를 만져주면서 말을 했다.
"얼른 먹어…..그거 한 그릇 다 먹어야해…."
아내는 간장을 솔솔 뿌려서 미음 한 그릇을 다 먹었다.
"당신은 오늘 출근 안해요?"
"응 난 오늘 안해도 괜찮아. 자기가 우선이지…."
내가 아내를 보고 말을 했다.
아내는 소파에 누워서 편한 자세로 클래식 공연을 보고 있었다.
나는 아내가 자는동안 피가 묻은 침대시트를 세탁기에 돌려서 베란다
쨍쨍한 햇볕에 말렸다.
거실조망이 앞에 걸리는게 없이 뻥뚫린 정남향의 아파트라서 그런지
햇볕이 드는건 진짜 최고였다.
이불이나 빨래는 이런 볕에 말려야 뽀송뽀송했다.
그렇게 하루 종일 아내와 같이 있었다.
마회장에게는 간단한 내용만 문자로 보내주었다.
아내가 몸이 아프다고….
저녁에 아연이가 들어오자 홈드레스를 입고 있는 지 엄마와 마주쳤다.
"아연아 엄마가 때린것 너무 미안해…..그리고 아빠랑 아연이한테 상처준것도…"
아내는 아연이를 보자마자 울면서 끌어안았다.
나는 아연이가 아내를 따뜻하게 같이 안아주기를 바랬지만 아연이는
아직 마음의 문이 열리지는 않은것 같았다.
아연이의 손을 보면서 텔레파시를 마구 날렸다.
움직여…움직여 안어….안어….안어….
하지만 아연이는 그냥 응 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예상은 했었다.
아마도 아무리 적어도 한달은 가겠지….
셋이서 같이 저녁을 먹었다.
아내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저녁을 먹었다.
아연이도 고개를 들지 못했다.
대신에 내가 말을 많이 해야만 했다.
나는 밥먹을때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워낙에 밥을 빨리 그리고 많이 먹기 때문에 말을 할 시간이
없었다.
"아연아 어제 밤에 엄마가 열이 39도까지 올라갔었어….
엄마 큰일날뻔 했었어…."
아연이도 속으로는 조금 놀랐는지 고개를 들어서 아내를 쳐다보다가
아내와 눈이 마주쳤다.
아연이는 눈이 마주치자 바로 피해버렸다.
천성이 착한 아이이고….천성이 착한 아내였다.
이런 식의 감정이 섞인 대치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엄마 오늘 회사도 못갔어.
아빠도 회사 못가고 말이야…."
"응……"
"많이 먹어 아연아…."
괜히 억지로 대화를 너무 유도할 필요도 없었다.
그냥 자연스러운게 좋았다.
"응…."
아연이는 응응쟁이가 되었다.
응만 했다.
밥을 다 먹고 아연이는 방음이 된 연습방으로 들어가서 연습을 했다.
아내는 거실에서 하릴없이 이것거저 돌려보고 있었다.
"자기야, 우리 옛날 영화나 하나 볼까?"
내가 아내에게 말을 했다.
우리는 거실에 불을 끄고 한석규와 심은하가 주연으로 나왔던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영화를 보았다.
나도 아내도 옛날에 보았던것 같은 영화였는데 그래도 고르다가 보니
갑자기 눈에 띄어서 그 영화를 틀게 되었다.
아내와 소파에 딱 붙어앉아서 영화를 보다가 아내가 나에게 머리를 기대었다.
한석규는 시한부 인생으로 죽어가면서도 심은하에게 결국은 한 마디도 하지
못한다….
심은하와 한석규는 결국 베드신도 한 번 안나왔다.
나중에 심은하가 한석규의 죽음을 알았을까…..
아내가 끝부분에서 눈물을 흘렸다.
이게 아내의 진짜 모습인데…..
8월의 크리스마스같이 깨끗하고 맑은 사랑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이런게 아내의 진짜 모습인데…
아내는 지금 육욕의 화신이 되어서 국제적으로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
그것은 아내의 진짜 모습이 아니었다.
영화가 거의 끝날 즈음에 아내가 티슈로 눈물을 닦으면서 나에게
기대어 있는데 아연이가 연습방에서 나와서 자기 방으로 가면서
같이 기대고 영화를 보고 있는 우리를 보았다.
나는 아연이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아연이는 우리 부부가 이해가 안될것이다.
다른 남자와 키스를 한 엄마를 꼭 안고 영화를 보는 아빠의 마음을…..
아빠가 병신이라서가 아니다….
어떤 한 대상을 너무 사랑하게 되면 사랑의 크기가 너무 커서
모든걸 용서하게 되고 포용하게 된다는 것을…..
아연이는 이해 못 할 것이다.
지 엄마의 원래 모습을 아연이도 알아야 한다.
아내가 영화가 끝이 난후에 말을 했다.
"슬퍼요….이거 옛날에도 보고 참 많이 울었던것 같은데….."
"난 이거 옛날에 떡신이 안나와서 실망한 기억밖에 없었는데…
다시 보니까 너무 재미있다….
나도 늙었나보네…."
내가 웃으면서 말을 했다.
아내는 자기전에 생리통이 있다면서 생리통 약을 한 알 먹고 누웠다.
나는 아내의 P자가 새겨진 아랫배를 살살 문질러 주었다.
아내가 생리통이 있을때는 내가 항상 해주던 것이었다.
내 손이 문질러주면 아내는 배가 많이 따뜻해진다고 했다.
이 망할놈의 성욕은…..
집안에 이 사단이 났는데 나는 아내의 아랫배를 문질러 주면서
발기가 되고 있었다.
"자기야 제모는 생리 끝나고 해야겠다.
오늘은 첫날이라서 아무래도 생리양이 많은것 같다…"
아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혹시나 하고 아내의 팬티를 내려보았다가 아내에게 말을 했다.
괜히 제모핑계를 대었다.
양이 많지 않으면…..그냥 가볍게 한딱가리 할 생각까지 했었다.
그게 얼마나 여자한테 안 좋고 비위생적인줄 잘 알면서도 말이다.
딸딸이를 칠수도 없는 노릇이고 난감했다.
이런것까지 신경써주는 남자가 어디있겠냐 싶겠지만, 세상 모든사람들이
꼭 같은 스타일로 살 이유는 없는 것이다.
아내의 손을 꼭 잡고 잠을 잤다.
아내에게도 나에게도 그리고 아연이게도 참 힘든 며칠이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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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다시 출근을 했다.
생리때문에 스포츠 팬티를 입어야 하는건 당연한 일이고 아내는
스커트 위에 버버리의 봄자켓을 무조건 걸쳤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예전에 잠깐 그러다가 흐지부지 하는것 같더니 이제 다시 정신차리고
옷차림에 신경을 쓰는것 같았다.
아내는 이젠 아연이가 볼까봐 옷까지 신경을 쓰는 것 같았다.
"존슨하고 이야기 잘 해봐, 최대한 빨리 끝낼수 있도록…."
아내는 고개를 끄덕이고 출근을 했다.
그리고 이틀인가 지나서 아내가 퇴근을 하고 나에게 말을 했다.
"여보, 올해가 임원이 된 첫해인데, 그럼 연말까지…..12월 31일까지만이라도
일을 하고 그만둘께요….."
"안돼….그건 절대로 안된다고, 그럼 모든게 다시 반복되는거야….
자기야 이제 겨우 봄인데…..여름 가을 다 거쳐서 겨울까지 일을 하겠다고…
당신 그러면 지금 결심한 것들 다 잊어먹게 된다고….
그건 절대로 안돼…..
아연엄마….지금 우리가 흥정하자는게 아니잖아….내 말 무슨말인지
몰라?
우리 가정하고 아연이를 위해서 올 한해 쉬자는 거야….
당신이 쉬면서 아연이 예고입시 도와줄수도 있잖아.
그리고 아연이 내년에 예고 입학하면 그때 다시 일을 알아보아도 되잖아.
그동안의 당신이 살아왔던 기억중에서 지워버릴건 다 지워버리고
가자는 거야……부탁이야 아연엄마….."
내가 정말 애절한 표정으로 아내에게 말을 했다.
"그…그럼 어떻게 해요……지금 당장 그만둔다면 회사에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구요….제가 임원이라서 그런게 아니라
제가 실무진일때부터 하던 수많은 일들이 있다구요……"
아내가 나를 보면서 말을 했다.
나는 아내와 보았던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영화가 생각이 났다.
"당신 그럼 8월말일까지만 다니고 정리할수 있겠어?"
8월말이면 아연이 여름방학이 끝나는 시기이다.
2학기가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고…..
아직 3개월이 넘는 시간이 남아있다.
수습도 3개월을 하는데 그만둘때도 3개월 이상의 여유면 충분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장님하고 그럼 상의해 볼께요….8월말일까지만 일을 하는것으로요…."
아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내는 그 다음날 퇴근을 해서 밤에 나에게 말을 했다.
그렇게 하겠노라고….8월 말까지만 일을 하고 당분간 쉬겠노라고….
존슨은 끝까지 아내의 사표를 수리할수 없다고 버틴다고 했다.
쉬고 싶은 만큼 쉬고 돌아오라고 말했다고 했다.
어찌되었든 첫 단추를 끊는게 중요했다.
그렇게 4월이 다지나가 버리고 5월이 시작되었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 말이다.
5월이 되면서 우리 집에는 크게 바뀐게 없었다.
아내는 이제 아연이의 눈치 때문인지 옛날보다 많이 점잖은 그런 차림으로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한다.
아연이는 여전히 지 엄마와 어색하지만 그래도 많이 누그러진게 눈에
보였다.
역시나 세월이 약이라고 시간이 해결해 주지 못하는 것은 없는 것 같았다.
마회장은 퇴원을 했다.
마회장은 슬슬 내 눈치를 보고 있었다.
자기도 미안한 생각이 드는지 점심을 먹으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이젠 좀 살만한지 웃으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난 이번에 편부장 안 불렀었다, 니가 알아서 온거였다."
나는 그 순간만 생각해도 이마에 식은땀이 났다.
그런 칼은 어디에서 사는걸까? 내가 그런칼을 하나 손에 들고 다니면
무림을 재패할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5월이 되면세 제일 많이 바뀐것은 나였다.
아…아니다….
제일 많이 바뀐것은 정관장이었다.
진짜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안정숙이가 임신을 한 것이었다.
정관장은 하루종일 입이 찢어져 있었다.
정관장은 안정숙여사를 위해서 진짜 저 하늘의 별도 따다가 바칠 기세였다.
온 체육관에 떡을 해서 돌리고 온 빌딩에 시루떡을 돌렸다.
아기를 낳은것도 아니고 임신했다고 떡돌리는 사람은 처음 보았다고
다들 웃으면서 떡을 먹었다.
그러나 단 한사람….웃지 않고 떡도 안먹은 사람이 있었다.
바로 마회장이다.
마회장은 정관장과 대면한 자리에서 말을 했다.
"정관장 이거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들어….
안정숙이가 과거의 행실도 있고…..그래서 말인데 아기 낳으면
내가 무료로 친자 검사 해줄테니까 나한테 말해…."
마회장은 아직 애기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정관장에게 빅 엿을 먹이고
있었다.
하지만 바로 정관장의 역공이 시작되었다.
"마회장 걱정하지말어…..병원에서 알려준 임신예상일을 달력에서 보니까
그 전으로 한달전부터 임신한거 안 날까지 진짜 하루도 안빠지고
했더라구……
하루에 두번 한 날도 있고 말이야…
역시 물량공세에는 당할 장사가 없는거야….
우리가 육이오때 왜 일사후퇴를 했어….
중공군이 인해전술로 밀고 내려와서 그런거 아냐…..
눈보라가…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에….."
정관장은 노래까지 불러가면서 이야기를 했다.
마회장은 진짜 벙찐 표정이었다.
이런 초딩만도 못한 인간들….
하지만 정관장은 진짜 정력 하나는 죽여주었다.
나보다 더 한 인간인것 같았다.
정관장이 마회장보다 한 살 많으니까 정관장이 올해 57세이다.
57세에 임신을 시키다니….
아니 그것보다도 40대의 나이에 임신을 한 안정숙이가 더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와꾸나 몸매는 40대 초반이라고 해도 믿을만큼 곱고 이쁘다
하지만 이미 고등학생의 딸이 있는 여자이다.
그런 여자가 임신을 하다니….
"어….어떻게….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마회장이 놀란 얼굴로 정관장에게 물었다.
"난 40년넘게 운동을 했다고….아직도 마음은 옛날에 동양챔피언 타이틀을
노리던 그때와 다르지 않다고…
그리고 담배는 전혀 안피지….그리고 술은 혈액순환을 위해서 가끔 먹기는
하는데 과음은 피하지…."
"그리고 결정적으로……말이야…."
"결정적으로 뭐…."
마회장이 다급한듯 물었다.
"내가 요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먹는게 있는데 건강원에서 맞춘것이거든….
주요 성분이 물개 거시기하고 자라래……근데 물개 거기시가 좋은건지
자라가 좋은건지는 모르겠어….근데 아침에 눈뜨면 그거 한사발 들이키고
하루를 시작하는데 좋기는 좋더라구….."
"거…거기가 어디야?"
마회장이 정관장에게 물었다.
정관장은 마회장에게 핸드폰을 보면서 어딘지 가르쳐 주었다.
결국 마회장은 정관장에게 엿이나 한번 먹여보려다가 건강원 주소나
받아들게 되었다.
정관장은 진짜 대단했다.
누가 친자확인같은 태클을 걸수가 없었다.
맨날 떡을 치는데 여자가 지쳐서라도 다른 놈하고 못할것 같았다.
정관장도 안정숙도 진짜 대단한 남여인것 같았다.
진짜 찰떡궁합인가…..
마회장은 진짜로 그리고 그 다음날 그 건강원에가서 정관장이 먹는것이랑
똑같은 약을 맞추고 왔다고 했다.
정관장이 다 늙어서 할아버지 될 나이에 아기를 가진것도 축하할 일이지만….
5월이 되면서 제일 많이 바뀐건 나였다.
마대정보진흥 이사 편견이었다.
나는 돈이 되는건 진짜 미친놈처럼 닥치는 대로 했다.
마회장은 전에는 일을 가려서 하는 편이었는데, 마회장이 입원후에 나에게
전화가 많이 오던것이 아직까지 유지가 되었다.
그런데 나는 웬만한건 거의 다 하겠다고 했다.
마회장은 나에게 왜 그러냐고 했고, 내가 아내의 일을 그만두게 할 것이라고
말을 했다.
마회장은 그러면 내가 따로 따서 하는 일은 인센티브제를 적용하겠다고
말을 했고, 그게 나에게 기름에 불을 붓는 격이 되고 말았다.
나는 진짜 별의 별 일들을 다 했다.
전 남편이 찾아와 폭력을 행사하는 현장에 투입되어 아내를 경호하는 일까지
했다.
불륜과 관련되어 파생되는 일까지 다 찾아서 하고 일에 감정을 두지 않았다.
마회장은 내가 변했다고 했다.
내가 변했을까?
변한것 보다는….그냥 조금더 뛰어야 할 것 같아서 열심히 뛰는 것 뿐이었다.
오전에 한시간 일찍 출근을 해서 운동도 빨리하고 일에 더 시간을 많이
투자했고, 저녁에는 이제 여섯시가 다 되어 퇴근을 했다
그래도 아연이 저녁준비하는데는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요리나 집안일은 밤에 할수 있는건 밤에 다 했다.
아내도 이제 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그런지 술도 안먹고
거의 매일 열한시나 되어야 들어오고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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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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