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r내와 편.견 113~115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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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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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이었다….
아내는 주말이 지나면 홍콩으로 출장을 갈 것이다…
일주일이 될지 아니면 일정을 초과할지는 모른다고 하지만….
그래도….출장을 떠난다고 했다…
아연이가 학교를 가고 나서 아내에게 말을 했다…
아연이는 엄마한테 말하지 말라고 했지만….안 할 수가 없었다.
은서가 오스트리아에 엄마가 있는걸 알고…이번에…엄마를 보기 위해서
조른 것이라는걸 말이다….
아내가 나에게 물었다….
그 선생하고 같이 있는것도 아는것 같냐고…
그래서 아연이가 그런 이야기는 안했다고…아마 모르고 있는것
같다고 말을 했다…
만약에 알면….그걸 이야기 안했을리가 없었다…
은서엄마가 은서에게 그런것까지 이야기 하기는 창피했을 것이다…
그저 딸이 보고 싶어서 자신의 근황만을 이야기 했을것 같았다….
낮에 일을 마치고 저녁에 아연이 저녁까지 차려주고 열시경에 일찍 재우고
아내를 기다리는데…아내한테 전화가 왔다…..
"뭐해요?"
아내는 밝은 목소리였다….
"당신 기다리지….."
"오래간만에 라이브 카페에서 맥주한잔 할래요?"
나는 아내에게 대답했다…
"내가 거기 가는걸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나는 전화를 끊고 바로 옷을 다 입고 창문과 가스불 확인을 하고 집안 조명도
다 끄고 혹시나 아연이가 목말라서 일어났다가 엄마 아빠가 없으면 놀랠까봐
식탁에다가 엄마 아빠 맥주 한 잔 하고 온다고 메모까지 남겨놓고
문단속을 잘 하고 집을 나섰다….
택시를 잡아타고 라이브 카페 앞에 바로 내리니…..아내가 서 있었다…
"오래 기다렸어?"
"아니요…나도 지금 왔어요…."
"차는?"
"오늘은 회식있어서 차는 회사에 놓고 왔어요….."
"그래…얼른 들어가자…."
불타는 금요일 밤이라서 그런지…라이브 카페는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중년들이 많았다….
우리는 꽤 무대가 잘 보이는 자리에 간신히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맥주와 찹스테이크 그리고 육포를 시키고 노래를 들었다…..
생음악을 들으면서 술을 먹으니…아주….진짜….최고였다….
맥주를 마시는게 아니라 입안으로 쏟아 붓는것 같이 마셔대었다…
"아…정말 시원하다…."
"그렇게 좋아요?"
아내가 웃으면서 말했다….아내는 오늘은 별로 술이 안 취한것 같이 보였다….
"당신 회식했다면서 술은 많이 안 마셨나봐……."
아내는 손으로 턱을 받치면서 대답을 했다…..
"응…저녁먹고 술은 조금밖에 안마셨어요….."
아내가 글라스를 들어서 맥주를 마셨다……
아내가 풀어헤친 긴 머리를 뒤로 쓸어 올렸다…..
그 모습이 너무 섹시해 보였다….
우리는 그렇게 맥주를 마시면서 음악을 들었다….
우리는 마주 앉지 않고 서로 나란히 앉아서 무대를 같이 바라보았다….
"이렇게 같이 나이 들어가니까 좋다….."
내가 아내에게 말을 했다……
"나두요….."
아내도 웃었다…
"당신 오늘 기분이 상당히 좋은가봐……"
"응….많이 좋아요….."
"왜? 뭐가 그렇게 좋은데….."
"그냥….사랑하는 내 남편이랑 이렇게 맥주를 마시는게 너무 좋네요…."
아내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아내의 머리결에서 나는 향기가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는것 같았다….
그때였다….어느 무명가수의 노래 뒤로….한 40대 정도로 보이는 여자가
나와서 노래를 불렀다….
목소리는 떨렸지만…꽤 잘 불렀다….
가수가 아닌것 같은데….손님인것 같은데 노래를 하고 있었다…..
"뭐지? 손님이 노래를 하는건가?"
"응…여기 가끔 이래요….손님이 자기가 부르고 싶은 곡을 신청하면….
다 시켜주는건 아니고…노래가 특이하거나….아니면 분위기 좋은 곡 있으면…
저렇게…무대로 올라오라고 해서 노래를 시키더라구요…."
아내가 설명을 마치고 나를 보더니 말을 했다…
"나도 하나 해 볼까요?"
아내가 노래를…..
아내는 노래를 곧잘 하는 편이다….
예전에 우리 연애할때는 노래방에도 가고 그랬던 기억이 났지만…
아연이 낳고 살면서 노래방에 가본 기억은 전혀 없었다…
아니….이제는 아내가 어떻게 노래를 불렀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어영부영 살다보니 벌써 딸이 열다섯살이고 결혼은 십육년차다…..
아내는 테이블 위에 있는 메모지에 무언가를 한참 쓰더니…
종원원을 불러서 주었다…..
무대에서는 손님 두명이 노래를 부르고 내려가고 다시 무명가수가 나와서
은은한 블루스 분위기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라이브 카페의 무대 앞에서는 블루스를 추는 몇쌍의 남녀도 있었다…..
우리 나이 이상의 사람들에게는 나이트처럼 시끌벅적한 곳보다는 어쩌면
이런 음악을 들으면서 술을 마실 공간이 더 정감있고 좋은것 같기도 했다…
나는 맥주를 꽤 빠른 속도로 마시고 있었다….
아내와 둘이서 삽시간에 열병을 비우고 맥주를 추가로 더 시켰다…..
"당신 천천히 좀 마셔요….누가 쫒아와요?"
아내가 웃으면서 말했다…..
나는 동문서답을 하듯 다른 이야기를 했다…
"연지야….연지 홍콩가면….나 심심해서 어쩌냐……보고싶을텐데….."
"아…홍콩은 전화가 안되나? 아니면 어디 아프리카 오지인가….
보고싶으면 전화하면 되잖아요….."
아내가 톡 쏘듯이 이야기 했다….
"에이…솔직히 목소리가 그리운건 아니잖아….몸이 그리운거지…"
내가 아내의 허리를 살짝 껴안으면서 말했다…..
"아이참….일주일에 한번으로 늘려줘두 그래요…..오빠만 그 나이에 신혼이에요…
힘이 남아 도나봐……"
"그러게 말이야……"
아내를 가볍게 껴안으면서 대답했다….
잔잔한 블루스곡 몇곡이 끝나고 무대위의 무명가수가 마이크에 대고
말을 했다….
"강변연가를 신청해주신 오연지님 무대로 모셔보겠습니다…."
아내가 그 말을 듣자마자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나에게 말했다…
"어머..어머…진짜로 뽑혔네….오빠…나 떨리는데….어떻게 해요….."
아내는 그렇게 말을 하기는 하지만….내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무대위로 종종 걸음으로 올라갔다….
타이트한 원피스에 자켓을 입은 아내의 몸매가 일품이었다…..
테이블마다 남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무대로 고정이 되는 것 같았다….
아내가 마이크를 잡고 섰다….무대위에 올려놓고 보니까 더 이쁜것
같았다…..
정말 내 주제에는 과분한 여자지……
나는 찹스테이크를 계속 씹어가면서 맥주를 마셨다…..
전주가 흘러나왔다…..
신디사이저의 소리와 통기타의 연주가 생으로 어울러져서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아내가 노래를 시작했다….
아내는 차분하게 노래를 불렀다….
고운 음색이었다….
우와….우리 연지가 노래를 저렇게 잘 했던가……
노래를 몇소절 듣다가 나는 씹던 찹스테이크를 얼른 넘기고…맥주잔을 손에서
놓았다…..
처음 듣는 노래다….
강변연가…….그런 노래가 있었던가?
내 또래의 노래는 아니다…..그러면 당연히 아내 또래의 노래도 아니고…..
아내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40대 후반 이상의 여자들 몇 명이
아내의 노래를 간간히 따라부르는게 보였다…..
나보다 윗세대의 옛날 노래인것 같았다….
노래가 차분하니 참 좋았다…
그리고 아내가 부르니까 더 좋았다……
그대 나를….사랑했다….생각한다면……
아무 말 없이…
나에 눈에 젖어있는 이 눈물을….
닦아 주세요….
노래의 마지막 소절이었다…..
아….왜이렇게 슬프지…..
아내가 마지막 소절을 다시 한 번 반복을 했다…..
노래가 끝나니까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졌다….
그런데 거의 다 남자들의 박수였다….
여자들은 박수를 치는둥 마는둥 했고…
남자들이 큰 박수를 보냈다….
아내가 자리로 돌아왔다…
"아이…부끄러워라…."
아내가 장난스럽게 말을 하고 맥주를 들이켰다….
"오연지 노래 잘한다…..언제 이런 노래를 알고 있었어….."
"그냥요….옛날부터 좋아하는 노래에요…."
아내가 환하게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정말…그때 여기 이 라이브카페에서 약속을 했듯이….
연지랑 나랑 늙으면…둘이 손 꼭 잡고…..
택봉이네 집 같이 경치 좋은 곳에서….
이런 노래나 부르면서 맥주나 마시면서 살았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뜩이나 매력이 많은 여자인데…..
이렇게 여운이 오래남는 노래를 부르고 나니…..
더욱 매력적으로 보였다….
편견…그래도…결혼 하나는 진짜 잘한것 같았다….
세상에 실수 안하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것도 젊어 한때지…..
지가 늙어서도 그럴수는 없으리라고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노래를 부르고 온 뒤부터…맥주를 급하게 많이 마셨다….
아내도 조금씩 혀가 꼬부러지고 있었다…..
내가 워낙 맥주를 빨리…그리고 많이 마시니….
아내도 어느 정도는 박자를 맞추어서 같이 먹는것 같았다.
우리는 그렇게 술을 진탕 마시고 같이 취해서는 어깨동무를 하고
라이브 카페에서 나왔다…그리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와서….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옷을 벗으면서 동시에 키스를 하고….
뜨거운 관계를 나누었다…..
관계를 시작한 기억은 있는데….
끝낸 기억은 없었다….
우리는 그렇게 술에 취해서 사랑을 나누고 같이 잠이 들어버렸다…
씻지도 않은채 말이다….
그리고 아내는 주말이 지나고 바로 홍콩으로 출장을 떠났다….
내가 아내의 차로 아내를 회사 앞까지 데려다 주었다…..
회사에서 볼 일을 조금 본 후에 회사차로 공항까지 갈 예정이라고 했다….
나는 그렇게 아내의 회사 앞 인도에 아내를 내려주고…..손을 흔들었다…
아내는 그렇게 홍콩으로의 출장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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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홍콩으로 출장을 간지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다….
아내가 외국계 회사로 옮긴지가 이제 내년 1월 이면 딱 만 3년이 된다…..
아내가 서른 일곱살이 되는 그 해의 초부터 바로 외국계 회사로 출근을
했으니…서른 일곱,여덟,그리고 아홉…..만 3년을 채우고…
아내가 마흔살이 되는 내년1월이면 4년차가 시작을 하게 된다….
지난 만 3년동안 아내가 해외출장을 수도 없이 많이 다녔지만….
내 기억으로는 일주일이 넘는 출장은 거의 없었던것 같았다…
제일 긴게 일주일 정도였을까?
거의 대부분의 출장은 3~4일 정도짜리가 많았었다…
일주일이 거의 다 되어서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벌어진 일들이 많아서 일주일 정도 더 연기가 될 것 같다고…..
나는…..아내가 보고 싶은 마음에 기분이 착잡했지만….
내색을 할 수는 없었다.
그저…아내한테 몸 조심해서 일 열심히 하고 오라는 말 밖에는 해줄수 없었다.
그러면 아내는 총 2주일이나…그러니까 보름에 가까운 시간을 홍콩에서
보내는 것이다…..
아내가 이 회사 재직한 이후로 최장기간의 출장이었다.
아연이는 올해의 마지막날…그러니까 12월 31일 비행기를 타고
오스트리아로 넘어갈 것이다.
아연이가 12월 중순이 넘어서야 겨울방학을 한다고 하지만….
아연이는 벌써부터 어학 학원을 다니고 1월 한달간 오스트리아에서
지낼 준비를 하느라 정신없이 바뻤다….
매일같이 저녁 여덟시가 다 되어야 들어왔고….
방학을 해도 그건 마찬가지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아연이 스스로 좋아서 하는 것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항상 아연이의 얼굴은 밝았다…
별로 힘이 들어 보이지도 않았다.
스스로 좋아서 하는것과….억지로 하는 것은 천지차이인것 같았다.
아연이는 엄마의 빈자리를 별로 크게 느끼지 않는것 같았다.
하긴…엄마를 보는 시간이 거의 아침식사 시간 외에는 없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엄마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나 일찍 들어오면 같이 대화를 조금 나누었을뿐…
거의 아침에만 보았기 때문에…..아연이는 엄마의 빈자리를 그리 크게
느끼지는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아내가 홍콩을 가기전에 라이브카페에서 불렀던 강변연가라는 곡을
다운받아서 벨소리로 저장을 했다….
오늘은 모처럼 일이 없어서 감시장비들을 손질하면서 귀에 이어폰을 꽂고
핸드폰으로 강변연가를 들었다…..
그리고 가사를 천천히 따라불렀다…
그대 나를 멀리 떠나….가신대도…..그대 못 잊어…….
이렇게 흥얼 거리고 있는데…..
마회장이 나를 불렀다…
이어폰을 빼고 마회장을 보았다…
"편부장…..나랑 어디 좀 가자….너 혹시 선글라스 있냐?"
"아니요…선글라스 차에 있는데…오늘 차 안가지고 왔는데요….."
"그럼 이거 써라….."
마회장은 서랍에서 선글라스를 하나 꺼내어 나에게 던져 주었다….
오호라….레이밴이다…..일명 라이방이라 불리웠던 선글라스….
디자인이 옛날에 실베스터 스탤론이 코브라라는 영화에 나올때 쓰고
나왔던 딱 그 디자인의 선글라스였다…
쓰고 거울을 보니 제법 폼이 살아나는 것 같았다…
승합차로 어디론가 가는 내내 마회장은 별로 말이 없었다…
마회장도 나처럼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
마회장이 시내의 상점들이 많은 번화가 한켠에 차를 세우고 내렸다….
마회장은 지팡이를 하나 짚은채 걷고 있었다.
"회장님…왜 지팡이를 짚고 걸으세요? 다리 삐셨어요?"
"아니야…이거 몽둥이야….오늘 어떤 새끼 하나 두들겨 팰라고 가는거야…."
마회장은 장난이 아닌것 같았다….
"저…저기…..회장님….전 뭐해요…."
마회장이 나를 보았다….
"내 보디가드….넌 덩치는 좋은데…인상이 너무 선량하잖아…..
그래서 선글라스를 준거야…최대한 표정을 더럽게 하고 있어….
조폭 똘마니 같은 포스를 팍팍 풍기면서…."
난 마회장이 시키는대로 오만가지 인상을 쓰면서 마회장을 따라갔다….
마회장은 번화가의 1층에 있는 패스트푸드점의 안을 살폈다….
그리고는 안으로 들어갓다…
나는 시키는대로 최대한 더러운 인상을 지으면서 마회장의 뒤에 바짝
붙어있었다….
어떤 청년이 밀크쉐이크를 먹으면서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다…
"저기 혹시 공두병씨 맞나요?"
마회장이 안경을 쓴 청년에게 말했다…
청년이 마회장을 쳐다보았다….
안경을 쓴 어떻게 보면 좀 답답하게 생긴 청년이었다…..고시생인가?
"지금 순영작가 기다리고 있는거 맞죠?"
마회장이 말을 했다…
청년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어…아저씨가 그걸 어떻게 아세요? 아저씨도 순영작가 팬이세요?
오늘 여럿이 보는 자리인가보죠?"
마회장이 남자에게 조용히 말을 했다…..
"잠깐만 이리 나와보세요….."
마회장은 남자를 데리고 건물 옆의 으슥한 골목으로 들어갔다….
나는 코브라 디자인의 선글라스를 쓰고 마회장의 뒤에 바짝 붙어서
더러운 인상을 억지로 쓰면서 쫒아갔다…
젊은 청년이 자꾸만 나를 흘끔거려서 나는 선글라스를 쓰고 있지만….
청년에게 더욱 겁을 줄 요량으로 턱을 내밀어서 청년을 째려보는듯한
표정을 만들었다.
마회장이 청년을 벽에 세운뒤에 갑자기 말투가 변했다…
"니가 공두병이 맞지?"
"네….근데…..순영작가는 어디 있나요?"
"니가 순영작가한테 하루에 문자 열다섯통씩 보내고 이메일 보내고
작품에 하루에 댓글 이십개씩 다는 그 공두병이가 맞지?"
남자는 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했다…
"아니…아저씨가 뭔데…..제….사생활을.,….."
그때 였다….
빡 하는 소리가 났다….
나는 심장이 떨어지는줄 알았다….
마회장이 들고 있던 지팡이로 벽을 후려 갈긴 것이었다…….
소리가 얼마나 큰지…청년이 바닥에 주저 앉았다……
내가 이렇게 심장이 벌렁벌렁하게 놀랄정도인데….저 여리게 생긴
고시생 같은 놈은 더 놀랐을것 같았다…
하긴 주저 앉을 정도이니 말은 다 한 것 같았다….
"너…이 상놈의 새끼야….너 뭐하는 새끼야….내가 뒷조사를 하려다가
그럴 가치도 없을것 같아서 직접 나왔다..
스토킹이 얼마나 중대 범죄인지 알아?"
마회장은 정말로 화가 난 목소리로…..바닥에 주저 앉은 청년에게 말을 했다….
마회장의 이렇게 무서운 모습은 처음이었다….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라서 그럴까….
이제 모든걸 알것 같았다….
그때 순영이가 총각김치를 가지고 회사에 잠깐 왔을때 이야기 했던…
그 스토커 같은 놈이…저 놈인것 같았다.
저 놈은 이제 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회장이 저렇게 화난 모습은 처음이었다.
지금이야…이빨 빠진 호랑이여도….왕년에는 그 무시무시한 강력계 형사들을
전부 거느리고 호령하던 형사과장출신 아니던가…..
"신분증 꺼내봐 이 오타쿠 같은 새끼야……"
마회장이 화가 난 목소리로 남자의 멱살을 잡으려고 했다.
남자는 지갑을 꺼내는데 마회장이 그걸 확 나꾸어 챘다.
마회장은 지갑을 이것저것 뒤지더니…
놀란 얼굴로 신분증의 사진과 바닥에 주저 앉아 있는 청년의 얼굴을
비교하는것 같았다.
그러더니 다시 지갑을 청년의 안주머니에 넣어주었다.
그러더니 청년의 팔을 잡고 일으켜 주었다.
청년은 완전히 겁에 질린 듯한 얼굴이었다.
"자네 혹시 식사했나?"
어….이게 뭔가….상놈의 새끼라는 호칭이 갑자기 자네로 바뀌어 있었고…
마회장 특유의 고객을 대하는 살살 거림이 나오기 시작했다.
마회장은 어리둥절해 하는 청년을 데리고 근처의 갈비집으로 들어갔다.
꽤나 비싸보이는 인테리어가 멋진 집이었다.
마회장은 나에게 지팡이를 던져주었다.
나는 지팡이를 들고 마회장을 졸졸 따라갔다.
"자네 연한 한우 소갈비 좋아하나?"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을 했다….
"좋아는 하는데…..많이 먹어보지는 못했는데요…."
남자는 기어들어가는듯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마회장은 소갈비 6인분을 주문했다.
사람은 달랑 세명뿐인데…..
"내가 아까 소리지르고 욕한건 미안하네….내가 뭔가 좀 착각을 했어….."
나는 마회장이 갑자기 왜 저러나 하는 의아함이 들었다.
지갑에서 무엇을 보았길래…..
여종업원이 와서 숯불 불판위에 부지런히 소갈비를 올리고 굽기 시작했다.
기가막힌 냄새가 진동을 했다.
나야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되지만….솔직히 지금 험악한
모드에서 갑자기 변해서 이렇게 접대분위기로 바뀌게 된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그게 뭐가 중요한가…
나에게 중요한건 지금 불판위에서 지글지글 구워지고 있는 한우 소갈비가
더 중요했다.
"자네 올해 나이가?"
"스물 아홉살인데요…..근데…아저씨는 도대체 누구신데……"
청년이 마회장의 눈치를 보면서 물었다…
"나…순영이 아버지 되는 사람이네…."
청년의 눈이 동그랗게 커지면서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마회장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레지던트 몇년차인가?"
"2년차 입니다…."
"과는 무슨과?"
"외과 레지던트 인데요…."
"아…그렇구만….."
대화를 하는 마회장의 얼굴이 환하게 펴졌다….
마회장은 잘 익은 소갈비를 청년의 앞으로 밀어놓아 주었다.
내가 노리고 있던 큰 덩어리도 청년의 앞으로 갔다…
이런 시팔…..
그나저나…이제서야 지금 벌어진 일들이 뭔 일인지 그림이 쫘악 그려졌다…
딸래미를 따라다니고 문자를 맨날 보내는 놈을 반 죽여놓으려고
나왔는데…..
그놈의 지갑을 뒤지다가 그놈이 병원의 레지던트라는걸 알게되고…..
갑자기 상놈의 새끼에서…자네로 호칭이 급 변경하면서….
이런 초 고가의 한우 소 갈비를 먹는 자리로 변한 것이다….
마회장이 속물같아보이기도 했지만….
딸을 가진 아빠의 마음으로써…..마회장의 행동들이 이해가 갔다.
마회장이 남자에게 물었다.
"자네 우리 순영이 단순히 작품만 좋아하는 팬인가? 아니면 다른
마음이 있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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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영작가님 작품은 제가 의대생 시절부터 좋아했구요…..요새는
시간이 많지 않아서 시간 날때 몰아서 보는 편이지만….어찌되었든간에….
순영작가님 작품은 다 좋아합니다…."
청년은 말끝을 흐리는 듯 하다가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여자로도 좋아하는데요…..근데….제가…연애 경험이 거의 없어서….
아직….뭐…사귀고…그러지는 못하는….단계라서…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지…"
"오케이…거기까지…."
마회장이 웃으면서 이야기 했다…
"두병이라고 했지…공두병…….그래…오늘은 우리 딴 이야기 하지 말고….
고기나 실컷 먹어보자구,……자 배고플텐데 많이 먹게….."
청년은 고기가 맛이 있는지 잘 집어 먹는것 같았다….
나도 질세라 부지런히 고기를 집어 먹었다….
마회장도 먹기는 했지만…청년이 많이 먹도록 내 앞에는 안 익은 것을
놓고…익은걸 부지런히 청년의 앞으로 자리를 바꾸어 주고 있었다.
이런 상놈의 것을….치사하게..먹을 것을 가지고……..
마회장은 소갈비 4인분을 더 시켜서 아예 10인분을 채웠다…..
청년과는 가벼운 일상 대화만을 나누고 식사를 마친후 헤어졌다…
청년은 오늘은 쉬는날이라고 근처의 서점으로 들어갔다….
마회장은 병원으로 전화를 걸었다…
"아…네…수고많으세요….외과 공두병 선생님 지금 통화가능할까요….."
마회장은 잠시 기다리는 듯 했다….
"아…네…오늘 오프시라구요….아…네…감사합니다…..네…다시 걸께요…"
마회장은 바로 다른 곳에 전화를 걸었다….
마회장은 상대방이 말을 하는것 같자…바로 냅다 소리를 질렀다..
"야!!!"
승합차의 옆에 타고 있던 내가 다 깜짝 놀랐다…..
"마순영….너 공두병이가 레지던트인거 알아? 몰라?"
"뭐…모른다고….어이구….이 둔한것아……."
마회장은 딸에게 한참을 잔소리를 했다….
그리고 공두병이가 문자 15개를 보내면….답장 한개정도는 꼭 해주라고 했다…
"사람 좋더구만….이야기 나누어보니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하고 소설 읽는걸
좋아하는 착한 청년인데……"
마회장은 순영이에게 계속 이야기를 했다……
두 부녀는 그렇게 한참을 통화를 하다가 전화를 끊었다….
"잘하시면 의사 사위보시겠어요……"
내가 웃으면서 말했다…
"잘 하면이 아니라…무조건이다…..순영이 한테 맡겨놓으면….보나마나
백프로 망치지….내가 이제….뒤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되어 움직여야 겠다….."
우리는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다…
소갈비를 신나게 먹고 냉면까지 먹은터라서 배가 아주 빵빵했다….
차를 세우고 건물안으로 들어가는데…꽃집 문이 잠겨 있었다…
영업을 안하는 모양이었다…
나는 대낮인데…왜 영업을 안하지 하는 의문이 생겼지만….
뭐…일이 있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고 보니 어제는 영업을 했었나? 하는 의문도 들었다.
신경을 통 못쓰고 있었다….
오후에 동영상들을 케이스별로 정리해서 보관하는 작업을 하면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잠이 완전히 쏟아졌다…
오늘은 네시에 퇴근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이제 퇴근시간까지는 겨우 삼십분밖에 안남았다…..
그렇게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문자가 왔다.
문자를 열어보았다…
순간….너무 놀라서….전화기를 바닥에 떨어트릴뻔 했다…
나는 일단 스마트폰 화면을 닫고 주변을 보았다….
마회장은 칸막이 뒤에서 드론을 손보고 있었다…
새로 산 부품을 조립해서 시험해 보고 있는 모양이었다…
딸을 쫒아다니는 남자를 보고 오더니 기분이 좋아서 절로 콧노래가
나오는 마회장이었다…..
나는 다시 심호흡을 크게 하고 스마트폰의 화면을 켰다….
바로 그 문자가 보였다….
사진이었다……
끝부분에 웨이브가 들어간 파마머리……
얼굴에…눈에는 검정색 안대를 쓰고 있었다….
물인지 땀인지….얼굴이 젖어 있었다….
머리카락도 많이 젖어 있었다….
실오라기 하나 안걸친 알몸…..
그리고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두손은 열중쉬어를 한건지….뒤로 하고 있었다…..
음모가 있는 삼각주가 보였다….
그리고 가슴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정말 아내가 맞는 것일까?
사진 아래에 문자 내용이 있었다…..
YOUR WIFE 였다.
당신의 아내라는 뜻 아닌가….
발신자의 번호를 보았다…..
이상한 번호의 나열이었다….
복도로 나왔다….마회장은 칸막이 안에 있어서 나의 이 허둥지둥 대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바로 문자를 보면서 발신을 눌렀다….
문자를 보낸 사람에게 발신이 되도록…..
하지만……신호는 가지 않았다….
전혀 전화가 걸리지 않는…엉뚱한 번호였다…..
비상계단으로 갔다…..
계단에 덜퍼덕 주저 앉았다.
분명했다….
문자는 YOUR WIFE였다….
눈에 검정 안대를 한채로 무릎을 꿇은채 손을 뒤로 하고 있는 여자…..
내 아내였다…
물론…백프로의 확신은 아니지만……
유어 와이프라는 글자를 보고 보면….정말…아내가 확실히 맞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분명히 아내와 몸이 비슷한 사람들이 많으니까…..
확신은 할 수가 없었다…
누굴까? 누가 나에게 이런 장난을….
아니다….이건 장난이 아니다….
나같은 하찮은 인간에게 누가 이런 문자를 보낸 것일까….
그동안 나에게 원한을 품었던 사람들까지 생각이 날 정도였다….
아내는 지금 홍콩이다……
너무 급한 마음에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홍콩이 몇시인지는 모른다….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다…
아내는 신호가 가지만 전화를 받지는 않았다….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오분정도 있다가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았다…아내였다…..
"전화했었어요? 로밍으로 전화가 들어와 있어서요….나 지금 바쁜데….
무슨 중요한 일 있어요?"
"아…아니…그게 아니라….다..당신 혹시 나에게 문자 보냈어?"
"문자요? 무슨 문자…..문자를 보낼꺼면 전화를 하죠…..아니면 그냥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하죠….문자는 외국에서 잘 안보내게 되요….
여보 나 바쁜데 다시 전화할께요….."
아내가 전화를 끊었다…
아내는 지금 이 문자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도대체 어떤 개새끼일까…
그리고 지금 이 사진은 도대체 언제 찍은 것일까…..
다시 사진을 보았다….
안대를 벗겼을때를 상상해 보았다…
아내랑 너무 흡사했다……
아…정말 누구일까….마음 한켠이 갑갑했다…
이 사진이 설마 홍콩에서 찍은건 아니겠지….
임택봉이가 옛날에 찍은 것일까?
임택봉이가 장난을 치는것일까?
아니다….설마 그럴리가 없다….
지가 죽고 싶지 않는한….내 핸드폰번호로 직접 보낼리가 없었다…..
누가….왜….무엇때문에 내 핸드폰으로 저런 사진을 보낸 것일까……
그것도 엉뚱한 번호로 말이다….
사진속의 아내의 모습도 놀라웠지만….
그걸 누가 내 핸드폰으로 직접 보냈느냐가 더 궁금했다…
그리고 저 사진이 과거 시점의 것인지….아니면 언제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
너무도 답답했다.
참….올해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올해…아내와 나에게 참 많은 일이 있는것 같다….
아내와 관계가 있던 과거의 누군가가…아내의 과거를 나에게 폭로 하기
위해서 나에게 그런 사진을 문자로 보낸것일까?
하지만….과거의 일이라면….난 이미 아내가 어느정도 그런것은
알고 있는 사실인데…..
나에게 그런 알몸으로 무릎꿇은 정도의 사진은…..아주 강한편도 아닌데…
정말로…누가 보냈는지 궁금해서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안대를 씌운 사진이란건 뭘까?
마회장과 일을 하다보니까 세상 모든 것에 일단 의심을 한 번 하고
추리를 하는 습관이 길러졌다.
아내는 저 사진을 찍은걸 모를수도 있다….
아니…극단적으로만 너무 생각할 필요는 없다…
어쩌면 저 사진은 아내와 너무 닮은 누군가 일수도 있다…..
눈을 가리고 있어서 정말 아내가 100프로 맞다고 확신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아내가 존재를 모르는 사진을 나에게 보낸다….
이건…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누가 나에게 이런 장난을 치는 것일까……
밤에 잠이 오지 않았다……
진짜로 잠이 오지 않았다…
그렇게 뜬눈으로 밤을 세우다가 새벽녘에야…간신히 잠에 들었다…
하지만 몇 시간 못 자고 다시 잠에서 깨었다…
아연이 아침을 줘서 학교를 보내고 나는 아침을 대강 떄웠다….
밤새 생각한 바로는…..
적어도…..나와 아내 말고…..사진을 보낸 그 인물도…..
아내가 그러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것 아닌가…..
내가 전혀 모르는 제 3의 인물일까?
잠을 충분히 못잤지만….잠이 오지 않았다….
체육관에 들러서 미친듯이 운동을 했다.
코를 다쳤던 김코치도 이제 다시 복귀해서 일을 하고 있다….
김코치도 보이고 모사범도 보이는데…..정관장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어제도 정관장을 보지 못한것 같은데……
하지만…지금 정관장이 문제는 아니었다…..
내 머리속에는 도대체 어떤 개새끼가 감히 내 핸드폰으로 그런 문자를
보냈느냐이다.
정말 내 손앞에 잡히면 손목아지를 분질러 버리고 싶은….심정이었다.
운동을 짧게 하고 사무실로 올라갔다…….
그리고 오전일을 나갔다…
머리속이 복잡했지만 마회장에게 티를 낼수는 없었다.
오늘의 불륜커플은 30대의 여성과 50대의 남자였다…..
30대의 여성은 가정주부같은 모습은 아니었다…
꽤 세련된 여성이었고…..
남자는 그냥 평범한 배나온 아저씨였다……
드론을 날려서 두 사람의 정사를 촬영을 했다.
내가 남들의 은밀한 장면들을 촬영할때….
누군가….내 아내의….혹은 내 아내와 가장 흡사한…..여인을 촬영을 했다…
정말 피가 꺼꾸로 솟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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