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gerous - 11
한아잉
3
332
0
05.02 17:28
시간은 흘러 은영의 학교도 여름 방학을 맞이했다. 영길과의 ‘그 일’이 있은 후로, 은영으
로썬 영길과 그 어떤 관계적인 개선이 있을리 만무했지만, 은영의 입장에서 그나마 다
행인건, 그날밤 이후로는 좋든싫든 ‘무거운 짐’ 하나를 마음속에서 덜어낼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후우. 어쨌든 이젠 방학이다. 돌이켜보면 은영으로써도 꽤나 분주했던 한 학
기였다. 그것이 집이든, 학교에서든.
토요일 아침. 전날 회식으로 모처럼 늦잠을 자고 뉘엿뉘엿 일어난 재준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어찌나 정신이 없었는지 아내 은영이 학교에 가는것
도 지켜보지 못한 참이었다.
눈을 잔뜩 찡그리며 탁상위에 놓인 시계의 눈금을 확인하자니 벌써 정오를 향해 달려
0%
가고 있었다. 지난날의 과음으로 인해 심한 갈증을 느끼던 재준은 슬리퍼에 발을 구겨
넣고 천천히 거실로 향했다.
"어.. 어 매형."
재준이 한손으로 관자놀이를 꾸욱꾸욱 누르며 방문을 돌려 열자 마침 거실에서 늘어지
게 하품을 하고 있는 영길의 모습이 보였다.
"어.그러니까 그. 그래 재준이. 어제는 그러니까 꽤 마셨나봐? 흐흐. 이야. 그러니까 그게
좋겠구먼 젊어서. 그러니까 젊었을 때 마셔둬야해 남자란. 그러니까 흐흐흐흐"
-아 예. 하하.
누나인 연수 식구가 재준의 집에 들어온지도 벌써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아내인 은영과 누나 식구들이 관련해서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던 탓에 -그렇다
고 해 봐야 짧막한 사건들은 모두 은영과 영길의 일이었지만 - 어딘가 거리감이 느껴지
는 대화가 오간다. 사실 재준으로썬 아내인 은영이 매형인 영길을 약간의 거리깜을 두
고 대하는 바람에 이것저것 눈치를 살피며 누나 가족을 대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한편으론 눈앞에 보이는 매형의 어쩐지 이런 '어리숙함'이 꽤나 친근하게 느껴지던 터
였다.
"어제 모처럼 회사 회식이 있어서요. 매형도 지금 일어나셨나봐요."
-어 그래? 그러니까 그게. 그렇지. 정답. 흐흐흐흐.
재준의 물음에, 영길이 떡진 머리를 긁적이며 베시시 웃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영
길도 매형을 따라 환하게 웃어 보였다.
"저기 그러니까 그게 재준이."
-예 매형 말씀하세요.
"저기. 그러니까 그게. 음.. 보니까 재준이도 아직 안씻은 모양인데, 우리 그러니까 목욕
탕이라도 가는거 어떤가?"
-목. 목욕탕이요?
여전히 머리를 긁적이며 재준을 바라보며 서있던 영길이 나지막하게 말하자, 재준이 깜
짝 놀라며 말을 받았다.
"어 그게 그러니까. 음. 그래. 아니 싫음 괜찮아. 난 그러니까 그게, 오랜만에 처남이랑 그
러니까 남자들끼리 그러니까 목욕도 하고 그 뭐시냐 그게. 싸우나에 앉아서 또 이런저
런 얘기라도 하면 좋지 않을까 해서리. 흐흐. 바쁘면 괜찮아 괜찮아"
-아.. 아니에요 매형. 모처럼 목욕탕에 가는것도 좋을것 같네요.
"그래? 그렇지? 그렇지? 큭큭. 역시 재준이 그러니까 참 뭐냐 참 사람 좋아서 좋아. 흐흐
흐흐. 내 들어가서 언능 준비하고 그러니까 나옴세~!!"
-천천히 준비하세요 매형. 저도 준비할게요.
무언가 두서가 없어뵈는 대화가 한참을 오가자, 영길은 마치 솜사탕을 사먹기 위해 어
머니에게 쌈짓돈을 얻어낸 몇 살짜리 어린아이마냥 방방 날뛰다가 이내 방으로 사라졌
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재준이 무엇이 그리 좋은지 그냥 웃고 서 있었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윤지
태평양ssss
리얼라이프
키다리아저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