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고양이 2
김끝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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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
웨이터일은 생각보다 돈이 잘 벌렸다. 당시 하루 12시간 가까이 일하던 친구들이 100만 원 초반 정도를 받을 때, 나는 적게는 180만 원, 많을 때는 200만 원 정도까지 벌 수 있었다. 일 자체가 힘들지는 않았지만, 팁이 제법 들어오는 편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번 돈을 거의 다 써버린다는 점이었다. 사람을 만나고, 술을 마시고, 밤을 보내다 보니 통장에 돈이 남는 날이 거의 없었다. 그때는 그게 당연한 일처럼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마음 한켠에 찜찜해진다.
작년의 나와 지금의 나,
아무것도 변한것도, 뭔가 이룬것 없이
나이만 먹었다는게
기분이 그랬다.
그냥 서글펴진다.
더 신경 쓰였던 건 직업을 말할 때였다. “웨이터 한다”고 하면, 상대방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하는 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게 점점 거슬리기 시작하면서,
이대로 계속 지내는 게 맞는지에 대한 생각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결국 나는 웨이터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
그러나 유흥가를 완전히 떠나지는 못했다.
웨이터를 그만둔 뒤에도 호다방, 호빠, 삐끼 같은 일들을 전전하며 시간을 보냈다. 각각 나름대로 재미있는 점은 있었지만, 결국 돈을 모으지 못한다는 문제는 그대로였다. 일을 해도, 놀아도, 번 돈은 비슷하게 빠져나갔다.
그렇게 한동안 유흥가 주변을 맴돌았지만, 점점 더 이 생활에 지쳐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친구에게서 구미에 있는 공장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별다른 계획 없이 지원했고, 면접을 본 뒤 합격했다. 그렇게 나는 대전을 떠나 구미로 향했다.
인동이라는 곳에 원룸을 잡고 친구와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 도착했을 때가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버스에서 내려 건너편을 보니, 검은 작업복을 입은 여자들이 횡단보도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건 검은작업복은 삼성휴대폰 2공장에 일하는 여공들이었고,
삼성이라는 자부심인지 어딜가나 그 작업복을 입고 다녔던걸로 기억한다.
(심지어 1시간거리인 대구에서도 작업복을 입은 삼성여공을 본적이 있다)
주변에는 식당도 많았고, 공장 근처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동네였다.
그곳에서 나는 공장 생활을 시작했다.
첫출근에 라인을 보자마자 같은 또래는 거의 없었다.
있어도 이미 누군가와 사귀거나
전혀 관심도 안가는 여자들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4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아줌마와 눈이 마주쳤다. 같은 라인에서 바로 정면에서 일하고 있었고, 말수는 적었지만 가끔씩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있었다. 가끔 쉬는시간에 가벼운 스몰토크로 친해지던중
어느 날 밤이었나.. 그 아줌마가 월급날이니 고기를 쏜다며 전혀 기대나 의심이든 아무런 생각 없이 둘이서
고기를 먹었고 술이 한잔씩 들어가다보니
결국 일을 저질렀다
그 만남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한것도 아니었고
아줌마의 얼굴도, 몸매도 내가 원하던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냥 외로움에 지쳐서 묵은 정액을 빼보자는 정도였고 그 아줌마도 크게 신경쓰는것 같지 않았다.
그 후로도 두어번 더 만났지만 얼굴도 몸매도 내 취향이 아닌데, 그냥 외로움 때문에 몸을 섞는것도
호기심이 끝나자, 결국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그녀도 크게 아쉬워하지 않았다. 그렇게 그 관계는 자연스럽게 흐지부지 끝났다.
1년이 그렇게 흘렀다.
사소하게 이벤트처럼 공장 라인의 아줌마랑 눈이 마주쳐서 술 한두 잔 하고 모텔 가는 일이 가끔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아줌마들이 좋아할 만한 스타일이었던 것 같다. 나는 그냥 외로웠고, 그녀들도 마찬가지였을 뿐이다. 깊이 누군가를 진지하게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냥 몸을 부딪히고, 다음 날 되면 평소처럼 대화하고 어쩌다 둘이 땡기면 몸을 섞는 그런 관계..
2교대를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진짜 빡세다.
첫째로 몸이 항상 피곤하고, 둘째로 야간 근무 끝나고 주간에 자도 머리가 멍하다. 제대로 잠을 잔 것 같지도 않고, 일어나도 잔것 같지가 않다. 퇴근하고 나면 제대로 된 휴식도 없었고, 취미라고 할 만한 것도 없었으며, 만날 사람도 없었다. 매일 같은 라인 앞에 서서 똑같은 동작을 반복하다가, 숙소로 돌아와서 그냥 쓰러지듯이 잠드는 게 일상이었다.
그래서 그렇게 어느 날, 나는 다시 채팅을 시작했다.
이번엔 그냥 심심해서가 아니었다.
더 이상 이렇게, 아무하고도 제대로 된 대화 한 번 없이 살고 싶지 않았다. 누군가와 얘기를 나누고 싶었고, 적어도 내 감정을 들어줄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으면 했다. 예전처럼 누군가를 만나서 어떻게든 꼬셔보겠다는 그런 욕구서린 마음이 아니라, 그냥… 누군가와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게 전부였다.
| 이 썰의 시리즈 (총 2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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