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간만에 또 와이프보며 움찔 거린님의 글을 토대로 만들어봤어요. ^^

작은 바, 위스키 빛 아래
서울 변두리, 주택가 골목 끝자락에 붙어 있는 ‘더 위스키 룸’은 간판도 작고 네온도 희미해서 처음엔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었다. 하지만 문을 열자마자 낮은 재즈와 오크통 냄새, 그리고 은은한 조명이 섞인 공기가 얼굴을 스쳤다. 부부는 자연스레 카운터 끝자리, 구석에 가까운 자리에 앉았다.
남편 재현은 30대 후반, 아내 수진은 겉보기엔 20대 중반처럼 보이는 편이었다. 실제 나이는 32세. 결혼 7년 차. 수진은 오늘 검정 슬립 원피스에 얇은 카디건을 걸쳤는데, 앉을 때마다 허벅지 중간쯤에서 원피스가 살짝 올라가면서 실크 느낌의 광택이 조명에 반사됐다.
두 잔째 칵테일을 마실 무렵, 문이 다시 열렸다. 5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남자 둘이 들어왔다. 한 명은 회색 폴로셔츠에 골프 모자 자국이 살짝 남아 있는 이마, 다른 한 명은 짙은 남색 셔츠에 은테 안경을 쓴 전형적인 ‘잘 나가던’ 아저씨 느낌. 둘 다 목덜미가 굵고 손목에 시계가 무겁게 걸려 있었다.
그들은 재현·수진 바로 맞은편 바 자리에 앉았다. 거리가 1.5m도 채 안 됐다.
처음엔 서로 눈인사만 주고받았다. 그러다 골프 모자 자국 아저씨(나중에 이름이 ‘민철’이라고 했다)가 먼저 입을 뗐다.
“여기 처음 오세요?”
수진이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네, 오늘 처음이에요. 분위기 좋아서요.”
그 한마디가 불씨였다.
대화는 5분 만에 자연스럽게 수진 중심으로 흘렀다. “아내분 진짜 젊으시네”, “무슨 일 하세요?”, “피부가 진짜 좋아서 화장 거의 안 하시는 거 같은데 맞아요?” 민철의 친구(성호라고 했다)는 말수는 적었지만, 잔을 들 때마다 수진의 목선과 쇄골 라인을 한 박자 늦게 따라가는 눈길이 있었다.
재현은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었다. 가끔 “ㅎㅎ 네, 저도 놀랐어요” 정도만 던지면서. 속으로는 이미 뜨거운 게 차오르고 있었다. 특히 수진이 웃을 때마다 가슴골이 살짝 드러나는 동작, 그리고 그걸 두 아저씨가 동시에 힐끔 보는 순간이 반복될 때마다.
수진이 처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그녀가 등을 돌리고 걸어가는 순간, 민철과 성호의 시선이 거의 동시에 내려앉았다. 검정 원피스가 엉덩이 라인을 따라 팽팽하게 당겨지면서 둥근 윤곽이 선명해졌다. 걸음에 따라 좌우로 미세하게 흔들리는 모습까지. 두 남자는 잔을 든 손을 잠깐 멈췄다. 민철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성호를 쳐다봤고, 성호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말 없는 대화였다.
재현은 그 장면을 똑똑히 봤다. 심장이 쿵 내려앉는 동시에 아래쪽이 욱신거렸다. ‘봤구나. 제대로 봤구나.’
수진이 돌아왔을 때, 민철이 다시 말을 걸었다. 이번엔 좀 더 대담해졌다.
“수진 씨는 진짜 모델 해도 되겠는데요. 진심으로.”
수진이 손사래 치며 웃었다. “아유, 무슨 말씀이세요~”
“아니, 진짜예요. 저희도 골프장 가면 모델들 많이 보는데… 수진 씨가 훨씬 낫던데.”
성호가 낮게 덧붙였다. “특히 뒷모습은… 진짜 예술이더라고요.”
수진이 순간 얼굴이 붉어졌다. 하지만 입꼬리는 올라가 있었다. 재현은 그 미소를 놓치지 않았다. 아내가 부끄러움과 묘한 기쁨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는 걸 알았다.
재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담배 좀 피우고 올게요.”
그는 밖으로 나가 문을 닫았다. 유리문 너머로 안이 훤히 보였다. 수진은 여전히 웃고 있었고, 두 아저씨는 이제 거의 수진 쪽으로 몸을 기울이고 있었다. 민철이 핸드폰을 보여주며 뭔가를 설명하는 척하면서 팔뚝이 수진의 맨 어깨에 스쳤다. 수진은 피하지 않았다.
재현은 담배를 피우면서 계속 그 장면을 바라봤다. 머릿속으로는 이미 그 이후가 스쳐갔다. 화장실 복도에서, 주차장 구석에서, 아니면 저 아저씨들 차 안에서조차. 수진이 저 얇은 원피스를 걷어 올리는 장면. 두꺼운 손이 그녀의 허벅지를 타고 올라가는 장면. 아내가 숨을 죽이며 참다가 결국 작게 신음하는 장면.
담배를 다 피우고 다시 들어왔을 때, 수진이 재현을 보며 살짝 입을 삐죽였다. “오빠 너무 오래 있었어~”
민철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 때문에 부부 사이 방해한 거 아니죠?”
재현은 담담하게 웃었다. “아니요. 오히려… 덕분에 오늘 되게 재밌네요.”
그 말에 민철과 성호가 동시에 눈을 빛냈다. 수진은 고개를 숙이고 잔을 만지작거렸다. 하지만 귀 끝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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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은 그날 밤, 집에 돌아와서도 그 장면을 계속 곱씹었다. 수진은 샤워를 하러 들어갔고, 재현은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켰다. 그리고 익숙한 사이트에 접속했다. 오랜만에 손가락이 떨렸다.
제목 입력창에 이렇게 썼다.
「동네 위스키바에서 만난 골프 아저씨들 – 아내 뒷모습을 보는 눈빛」
작성 버튼을 누르기 직전, 욕실 문이 열리고 수진이 나왔다. 젖은 머리를 타월로 감은 채, 얇은 슬립 하나만 걸친 채로.
“오빠… 오늘 좀 이상했지?”
재현은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근데… 나쁘진 않았어.”
수진이 다가와 재현 무릎 위에 걸터앉았다. 뜨거운 숨결이 귓가에 닿았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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