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유학생엄마29-2

내가 왜 뉴질랜드까지 와서 이런 일을 겪고 있을까....
그분은 왜 내 전화를 받지 않으실까....
오늘 전화한다던 그분은 나한테 이제 질린 걸까...
한국으로 돌아갈까....
의자를 뒤로 재낀 채로 생각에 지쳐 나도 모르게 차에서 잠이 들었나보다고 느껴질 때 즈음 효은이에게 전화가 왔다.
"엄마 지금 도대체 어디야"
나는 잠시 바람 쐬러 왔다고 둘러댔지만 효은이는 앞집아줌마가 엄마 괜찮냐고 집에 왔었다고 이야기한다.
지혜 씨에게 문자를 보냈다.
"나 잠깐 들를게요"
차를 길가에 주차한 채로 지혜 씨 집에 들어가니 지혜 씨는 조심스레 내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흰색의 와이프가 성질이 보통 아니라면서 미친 거 같다는 말로 나를 위로했다.
"창피해요"
지혜 씨는 그런 나를 위로한다며 맥주를 가져왔고 난 두세 잔을 쉬지 않고 들이켰다.
흰색에 대한 욕지거리가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처럼 화가 났지만, 표시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밤늦게까지 지혜 씨 집에 있다가 아이들이 모두 자는 틈에 방으로 들어가
효은이 옆에 누워 오지 않는 잠을 억지로 청해가며 뒤척이다가 아침을 맞았다.
성의 없는 아침을 챙겨주고 도시락까지 싸서 아이들이 내몰고는 텅 빈 집에 홀로 앉아서 하지 못한 집안일을 정신없이 하던 이른 오전.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흰색의 와이프가 문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보였고 난 갑자기 어찌해야 할지 망설이다가 문을 사이에 두고 무슨 일로 왔냐고 물었다.
"어제는 제가 너무 흥분했었나 봐요"
나는 그 여자의 말에 문을 열어주었고 어색한 분위기에도 소파에 앉기를 권했지만, 여자는 문 앞에 선 채로 내게 훈계를 시작했다.
"우리 신랑이 원래 바람기가 많아요. 얼마 전에도 어린 중국 애랑 차에서 그 짓 하다가 저한테 들켰어요.
아줌마 걱정이 돼서 드리는 말씀인데요. 오클랜드가 좁아서 소문이 금방 퍼집니다.
엊그제 저녁에 여기 왔던거 다 알고 있어요.
아줌마도 애들 공부시키느라고 여기 와있으면 남편이 돈 보내주어서 생활하시는 건데 그런 소문이 여기를 넘어서 한국까지 나면 괜찮겠어요?
보아하니 나이도 많으신 것 같고 딸도 있으신 거 같은데 어린 유부남 꼬셔서 데리고 놀 생각하지 마시고 애들 교육이나 신경 쓰세요"
여자는 내 말을 들을 생각도 없는지 말을 마치자마자 현관문이 부서지라 닫고는 나가버렸다.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났다.
내가 원하지도 않은 일로 이런 수모를 겪어야 하는 생각이 들어 흰색에게 문자를 보냈다.
"당신 와이프가 어린 유부남 꼬시지 말라고 하더라, 내가 너 꼬셨어? 마누라 단속 잘해!!"
내무 분하고 억울해서 문자로 욕지거리를 보내고 싶어 화를 가라앉히지 못할 때 그분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 오클랜드에 도착했어. 잠시 들를게"
무슨 일인지 여쭤볼 틈도 없이 전화를 끊으셨고 날짜를 보니 그분이 오시려면 아직 일주일도 더 남았지만, 그분이 오신다는 소식에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이 썰의 시리즈 (총 3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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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2025.09.02 | [펌]유학생엄마29-3 (2) |
2 | 2025.09.02 | 현재글 [펌]유학생엄마29-2 (2) |
3 | 2025.08.29 | [펌]유학생엄마29-1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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