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공작원 류서희 1편
["푸흡...! 크크크큭...! 그거 정말 웃겼어. 내가 근 한달 동안 지금까지 들어본 것 중에서 가장 웃긴 이야기라고!"]
세계 곳곳에서 '병신(Asshole)' 같은 이상한 인간들이 날뛰며 여러가지로 피곤했던 '병신년(丙申年)', 그러니까 2016년의 끝이 보이기 30일 전인 12월 2일.
강화도의 어느 한적한 도로 변두리에 위치한 식당 앞 주차장에서, 한 청년이 아이폰을 붙잡고 자신의 애마인 비취색 SUV에 몸을 기댄 채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중이었다.
적당하게 갈색으로 염색된 투 블럭(Two Block) 머리 스타일을 하고, 더블 롱 코트와 카고(Cargo) 바지를 입은 이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청년의 표정이, 자신의 아이폰에서 흘러나오는 여성의 목소리를 듣고 사과 속에 숨은 벌레를 잘못 씹은 듯한 표정으로 바뀌어 갔다.
통화가 이루어지는 장소 주변은 닭백숙 전문 식당과 주차장만 달랑 놓인 채 주변에는 온통 풀과 나무, 그리고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들 밖에 없는 곳이었기에, 그 여성의 목소리가 사실은 '소녀' 의 앳된 목소리이고 두 사람 간의 통화가 러시아어로 이루어 지고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청년이 들고 있는 아이폰이 추적과 도청을 방지하기 위해 고도로 암호화 되어 있다는 사실을 신경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니까 업계에서 젊은 초신성으로 인정 받던 특급 요원께서, 좆을 좆대로 놀리고 다니다가 하필 미국에서 뉴욕 주 상원의원 따님을 잘못 건드리는 바람에 출국 제한 처분을 받았다 이거지?"]
"그래. 그래. 웃고 싶으면 실컷 비웃으라고. 대신 나 말고 뉴욕에서 IS 추종자들의 테러 계획을 저지하고 사업가들을 구한 영웅께서 원나잇 스탠드 한 번 했다는 이유로, 경사스러운 1월 1일에 해외에도 못 나가게 하는 헬조선의 등신같은 행정을 비웃어 주세요."
["인정 할 건 인정 하자고, 한정훈(韓正訓) 씨? 그 상원의원 딸한테 접근한 거야 정보를 위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고 치자. 그런데 그 상원의원 나으리가 있는 집 안에서 딸내미의 몸 안에 '천궁(KM-SAM)' 미사일을 때려 박을 급박한 이유가 있었어? 진짜로? Blyat(блять, 씨발). 대체 얼마나 섹스에 굶주려 있는 거야?"]
"어이.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인터넷 아마추어 AV 배우가 된 너는 성에 대해서 남한테 뭐라고 할 처지가 못 될 텐데? 이 체첸 산적(반디토프 - бандитов, Banditov : 소규모 마피아 혹은 혹은 캅카스 에미레이트 등 북캅카스 이슬람 반군의 멸칭) 꼬맹아."
["그 '체첸 산적' 생활을 하느라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나라도, '프리랜서' 라는 단어의 의미가 ''프리' 하게 좆질을 하고 다니는 사람' 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아. 자중 좀 하시라고. 제임스 본드."]
"아, 그래? 일 주일 전에 네가 피떡으로 만든 국회의원 나으리의 아드님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지 지금 당장 전화 걸어서 물어 볼까?"
소녀에게 난잡한 사생활을 지적당한 청년은, 논리적으로 반박할 말이 없어지자 입에 쓰레기와도 같은 웃음을 띄고 일 주일 전, 어느 의원님 댁 자제분께서 같은 학교 학생을 상대로 갈취와 폭력을 저질렀다가 전치 8주라는 중상을 입고 입원한 사건을 들먹이며 소녀를 압박했다.
["...우와, 더럽고 치사하다 진짜. 그래. 우리가 이 나라에 정착하면서 사고 몇번 친 건 인정 하고, 그거 커버쳐 준 것도 고마운데,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평생 아가리를 닥치고 살아야 한다는 건 아니잖아? 아가리를 무조건 닥치고 살아야 했던 아픈 역사를 가진 나라의 준 공무원으로써 그러면 안 되지!"]
"미안하지만 역사는 역사고 나는 나지. 음하하! 너희 가족이 대한민국 땅에서 살아가는 동안은, 나의 사생활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할 권리 따위는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 알겠지?"
["앗 예."]
청년, 한정훈이 논리와 팩트 공격을 무시하고 말도 안 되는 폭거를 부림으로써 반론은 일절 받지 않는다는 태도로 나오자, 소녀는 결국 '그래 네가 이겼다. 네 꼴리는 대로 해라' 라고 항복했다.
"움직이지 마라! 그 손을 함부로 놀렸다가는 대갈통에 구멍을 뚫어주갔어!"
"으아아아아....!!!!"
"에구머니나 세상에! 총...총을 들고 있잖아?!"
그러나 아무래도 식당 안에 있는 사람들은 그 의견에 결코 동의하지 못 하는 모양이었는지, 한정훈이 자신의 테이블로 돌아가기 위해 식당의 입구에 발을 들이자 마자 높은 고함소리와 비명소리가 들려 왔다.
["...방금 무슨 소리 안 들렸어? 뭔가 억양이 이상한..."]
"아니, 전~혀 걱정할 필요 없어. 한국의 흔한 일상 풍경에 그저 총을 든 성난 여자가 한 명 추가되었을 뿐이지. 그럼 나중에 다시 연락하자고, 바카예바 양."
한정훈은 목소리를 줄이고 조용히 전술화를 벗으면서 소녀와의 통화를 끝마친 후, 무언가를 확인하듯이 오른쪽 코트 소매를 잠깐 만지작거렸고, 코트 주머니에서 장갑을 꺼내 끼고는 방금 전 통화에 멋대로 난입한 범인을 찾기 위해서 기척을 죽인 채로 은밀하게 식당 내부로 들어섰다.
저녁을 먹기에는 아직 한 시간 정도 이른 시간대라 그런지, 식당 안에는 다행히 주인 아주머니와 종업원 남성, 그리고 방금 전 통화에 멋대로 난입했던 여성만이 있었다.
한국의 평균적인 여성 키에 조금 못 미치는 신장을 지니고 있는 그 여성은, 목 뒤에서 묶은 단정한 포니테일 머리를 하고 있었으며, 국방색 -그 중에서도 올리브 드랩 7(Olive Drab#7. 약칭 OD#7, 컬러 코드 3C341F)- 의 항공점퍼(Flight Jacket)와, 벨트도 없는 물 빠진 청바지 -유식해 보이고 싶어하는 졸부집 자식들은 아마 "올드 진(Old Jeans)" 이라고 부를 것 같은- 를 입고 있었다. 소총을 든 그녀는 예상 외의 사태에 주저 앉은 남자 종업원과, 선 채로 굳어서 어쩔 줄을 몰라 하는 중년의 식당 여주인을 향해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의 의사를 전달했다.
"이, 이보라우. 모두 진정하라. 이번 일은 그...조국통일을 위해서 자그마한 기부를 했다고 생각하고 잊어 주라우!"
자유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는 식당에서 혼자 조용히 밥을 사 먹을 권리도 있고, 가격 이하의 형편없는 음식에 항의할 권리도 있으며, 남들의 시선에 강요받지 않고 자신만의 패션을 추구할 권리도 있다. 물론, 국가의 주적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그러니까 북한의 말투를 사용하더라도 그것이 탄압의 근거가 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소리다.
하지만 이렇게 상품에 대한 정당한 지불도 하지 않고, 복제 M16A1 소총을 들이대면서 무전취식을 하려는 행위가 용납될 리는 없지 않은가.
"그...저...가족을 생각하라우! 가족을! 정의의 불맛을 보고 싶지 않다면, 안기부에 신고할 생각도 하지 말고 조용히 있기요!"
아무래도 요즘 북한 대남공작 기관이라는 놈들은 그런 것도 안 가르쳐 주나 보다. 3대 대장 김정은 '영도자' 동지께서 고지혈증 외 여러 성인질환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조선노동당의 당원들과 간부들의 목숨을 가지고 게임을 하는 데에 정신이 팔려서 당에 피바람이 불었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그러니 대남공작기관의 높은 자리에 "튀는 행동은 자제하라" 라는 기초 중의 기초 상식도 가르쳐 주지 못하는 한심한 놈들만 앉아 있는 것도 당연했다.
"언젠가 미제가 물러나고 조국이 통일되거든, 내 반드시 돈을 값겠소!"
한정훈이 여성 무장공비의 뒤를 붙잡고 제압할 수 있는 거리까지 접근했을 때, 돌연 그녀가 '크레이지 이반(Crazy Ivan, 소련의 대잠수함 전술 기동)' 을 시전하는 러시아 잠수함처럼 기습적으로 홱 하고 뒤를 돌아 보는 바람에, 그는 도둑질 하려다 집주인에게 걸린 좀도둑처럼 엉거주춤한 자세로 굳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뒤에서 한정훈이 무장공비의 뒤로 접근하는 것을 조용히 지켜보던 남성 종업원은, 그가 발각되자 속으로 '아...' 하고 안타까운 표정으로 탄식했다.
"내 말 알아 들었소? 거기 쥐새끼처럼 슬금슬금 기어 들어오는 동무!"
"오, 그렇고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었지. '너희는 우리보다 더 잘 사니까 밥 한끼 정도는 그냥 줘도 아무렇지 않지?' 이런 거잖아."
그 뺨에 찹쌀을 묻히고 있는 여성 무장공비를 이렇게 정면에서 관찰 해 보니, 제때 못 씻고 화장을 안 해서 그렇지 제법 귀엽게 생긴 얼굴이었고, 지퍼가 열린 OD#7 국방색 항공점퍼 안쪽에는 컬러 코드 'CFB53B', 일명 '올드 골드(Old gold)' 색 민무늬 티셔츠가 보였으며, M16A1 소총의 멜빵끈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나도 한 마디 해도 되나? 내가 희귀한 물건을 기념품으로 모으는 취미가 있어서 그러는 데 말이야. 우리가 그 백숙 값을 안 받고 넘어가 주는 대신, 그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께서 하사하신 총' 을 내게 맡겨 두지 않을래? 언젠가 미제가 물러나고 조국이 통일되거든, 반드시 돌려 줄 테니까 말이야. 거기 있는 아저씨도 그렇게 생각 하시죠?"
한정훈은 고개를 살짝 왼쪽으로 돌려서 마치 그곳에 추가적인 인질이 있는 것처럼 연기를 했고, 그 연기에 보기 좋게 속아넘어 간 무장공비는 그와 함께 고개를 돌렸다.
"걸렸구나, 멍청한 것!(かかったな、アホが!)"
그 순간을 놓치지 않은 한정훈은 어느 파문전사와 같은 대사를 시작한 지 0.5초만에 왼손으로 M16A1 소총의 총구를 붙잡아 천장으로 올렸고, 거의 그와 동시에 한정훈의 오른쪽 소매에서 무언가가 발사되어 무장공비의 복부에 명중했다.
지지지지지직-
"!!!! 아가가가가가가각!!!!"
톰 클랜시(Tom Clancy)의 게임 시리즈를 아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스틱키 쇼커(Sticky Shocker)" 라고 부를지도 모를 그 작은 발사체의 위력은, 맞은 사람을 기절시키는 데에는 충분했고, 그 "스틱키 쇼커" 의 고압전류 앞에서 무장공비가 받아 왔을 '백전백승 강철의 빨치산 항일영웅 김일성 수령께서 일찍이 교시하신 게릴라 훈련' 은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고압전류로 인해서, 소총을 붙잡고 있던 손을 포함한 전신에 힘이 풀린 채로 실신한 그녀가 테이블에 머리를 부딪히기 직전 한정훈은 왼팔로 잽싸게 그녀의 등을 받혀 주었다.
"새해 맞이 이벤트 치고는 나쁘지 않았군. 2017년 첫날부터 피바다를 보고 싶지는 않았는데, 양심이 남아있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단순히 어리버리 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여자가 함부로 총질을 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이 일련의 해프닝을 옆에서 구경하고 있던 식당 주인과 종업원은, 한정훈이 여성 무장공비를 제압한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또한 기절한 무장공비가 머리를 부딪혀 심각한 부상을 입지 않게 배려하는 한정훈의 모습을 보고는 그가 '진정한 남자' 라는 사실에 '저런 선한 사람들이 있으니 이 세상도 아직은 살 만 하구나!' 라고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한정훈은 직업 특성상 언제나 가지고 다니는 위장용 신분증들 중에서 국가정보원 요원의 신분증을 꺼냈고, 식당 주인과 종업원에게 그 신분증을 보여 주며 모범적인 국가 공무원의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가 스파이 영화에서나 볼 법한 요상한 도구로 무장공비를 제압한 사실은 '국가정보원이니까 우리 같은 사람들은 모르는 특수한 장비를 쓰는 거겠지' 정도로 대충 납득한 듯 보였다.
"모두들 괜찮으십니까? 다친 데는 없으시죠?"
"예...예... 구해줘서 고마워요, 젊은 총각."
"겨, 경찰이나 국정원에 신고해야 할까요?"
"아니오. 상황을 보아 하니 무장공비는 여기 있는 한 명 뿐인 것 같은데, 그럴 필요는 없겠지요. 제가 바로 여기서 무장공비를 제압하고 신병을 확보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그러니까...흐으음...북한 여자 아니랄까봐 패션은 상당히 촌스럽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꼴리는데. 얼굴도 꽤 귀엽고."
"...예? 방금 뭐라고..."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냥 국가 안보와 관련된 별 것 아닌 사항이니 잊어 주세요."
...물론 방금 전에 그가 바카예바라는 소녀와 했던 통화의 내용을 기억한다면, 그의 그러한 행동이 결코 '기사도' 정신에서 나온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 챈 독자들도 분명 있으리라.
아니나 다를까, 한정훈은 그 여성 무장공비의 작지만 탄탄한 몸매를 이리 저리 훑어 보고는, '이토(伊頭)' 성을 가진 어느 노란 수건의 학교 수위와도 같은 비열한 웃음을 지으면서 굉장히 위험한 말 몇 마디를 중얼거렸다. 장담하건대 만약 저 몇 마디를 식당 주인과 종업원이 들었다면 한정훈에 대한 평판을 '엘리트 요원' 에서 '귀축(鬼畜) 색마' 로 정정했을 것이다.
"이 사건은 제가 윗선에 보고를 올린 다음, 이 여자를 데려가서 심문하고 알아서 처리를 할 테니까 여러분들은 아무 걱정 마시고 계속 생업에 종사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죄송하지만 방금 주문은 취소할께요."
"...요즘 국정원 놈들은 자기 집 침실을 예심실(심문실)로 써야 할 정도로 가난한 가 봐."
"그리고 요즘 대남공작기관 연락군관(남파공작원) 분들은 식당에서 밥 훔쳐 먹다가 걸릴 정도로 수준이 낮아졌나 봅니다? 류서희(柳瑞希) 양. 댁의 정확한 소속이 정찰총국인지, 225국(조선노동당 대외연락부)인지 그딴 건 뭐 좆도 내 알바 아니지만."
그렇게 해서, 기절한 채로 강화도에서 서울에 있는 한정훈의 자택까지 1시간 가량을 짐짝 취급 당하며 실려 온 그 '무장공비' 는, 불과 한 시간 전까지 자신이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총을 겨누며 식당에서 난동을 부렸던 일 따위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어설픈 억양의 남한 표준어를 쓰면서 한정훈을 도발했다. 물론 한정훈은 지금 수갑으로 양 손이 결박당한 채 자신의 침대 위에 누워 있는 북한 여성 공작원, 류서희의 조선노동당 당원증을 들고 코웃음을 치면서 그 도발을 무시할 뿐이었다. 당원증에 새겨진 출생일은 2000년 4월 8일인데 입당일은 지금으로부터 3년 뒤인 2020년 1월 2일로 표기되어 있는 것으로 볼 때, 북한 남파 공작원들의 출신성분이 전부 다 그렇듯이 강한 권력을 가진 부모가 손을 쓴 모양이었다. 그나저나 올해로 16세인가. 성숙한 얼굴과 몸매 때문에 20세 정도의 연령으로밖에 안 보였는데 이건 좀 의외였다.
참고로 현재 한정훈은 바닥에 다리를 깔고 앉아서, 올리브 드랩 3(Olive Drab#3, OD#3) 색상의 로프백(rope bag)에 배낭끈과 주머니를 붙인 것만 같은 북한 전투배낭 안을 꼼꼼하게 수색하고 있는 중이었다. 강릉 무장공비 사건이 한창이던 1996년 9월 25일에 나온 어느 신문 기사에서 본 대로, 공작원들이 늘상 배낭 안에 챙겨 둔다는 여벌의 옷이 발견되었다.
그 외에 추가적으로 수신용 라디오, 탄약, 비상식량 및 항생제, 양말 등의 물품들을 찾아낸 한정훈은 그것들을 침실 구석에 아무렇게나 집어던졌고, 가장 마지막에 발견한 4벌 정도의 하얀색 브래지어와 붉은빛의 팬티 역시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바닥에 그냥 내팽개 쳐 버렸다.
남파공작원 류서희는 촌스러운 올드 골드 색상의 면 티셔츠와 물 빠진 청바지를 제외하고 모든 무장을 해제당했고, 그녀가 소지하고 있던 주무장 M16A1 소총과 부무장 백두산 권총, M26 수류탄, 단도 등의 살상 무기들은 그녀도 모르는 이 고급스러운 자택 어딘가에 숨겨졌다.
"처음부터 기대도 안 했지만, 역시나 중요한 문서 같은 건 없군. 아까워라. 혹시나 보너스 수당이라도 나올 까 기대했는데."
"뭘 기대했지? 령도자...아니, 영도자 동지의 말씀을 받드는 혁명의 전사가 그렇게 허술할 리 없잖아. 당신 국정원 사람이잖아? 머리통이 있으면 그걸로 생각을 하라고."
류서희는 눈 앞의 이 남자가 국정원 요원일 것이라 단정 짓고는, 대남연락소(훈련소)에서 배운 대로 자신은 임무에 대해 철저한 묵비권을 행사할 것이며, 그 어떤 고문을 가하더라도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본인의 입장을 명백히 밝혔다. 그리고 머릿속으로는 정보를 미끼로 삼아서 이 남자를 어떻게 세 치 혓바닥으로 농락할 수 있을 지 그 시나리오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의 계산은 전제부터 틀렸다. 첫 번째로, 이 한정훈이라는 남자는 나라를 위한다는 의무감보다는 시상하부(Hypothalamus)에서 용솟음치는 성욕을 우선시 하는 남자이고, 두 번째로, 그는 어느 첩보기관에도 속해 있지 않은 프리랜서 공작원이며, 마지막으로, 그는 애국심이 투철했던 친구가 육군 탄약창 경계부대에서 가혹행위로 인해 육체적인 장애를 얻어 보상금 한푼 없이 제대당한 사건을 겪고는, 가문의 인맥을 동원해서까지 가해자들을 찾아 내어 그들을 똑같은 장애인으로 만들어 버린 전적 때문에 애국심이라고는 모기 눈물만큼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제 다음은 뭘 어떻게 할 거야? 고문이라도 해 볼래? 조국통일 혁명 과업을 위하여 단련된 나를 아무리 악랄하게 고문한다고 해도 너희들이 얻을 만한 건 아무것도 없을 테지만!"
"저기 있잖아. 류서희 양. 왜 아까부터 내가 국정원 요원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진행하는 겁니까? 난 내가 국정원 요원이라고 한 적은 한 번도 없는데요?"
"...뭐?"
"아무래도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내가 당신을 제압해서 여기까지 끌고 온 이유는 좆도 소용도 없을 애국심 때문이 아니야. 내가 류서희 양 당신을 끌고 온 이유는...당신이 꼴리는 여자라서 끌고 온 거지, 다른 이유는 없어."
"............지금 뭐이 어드래? 아,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뭐가 어째?"
"나는 소위 '비사회주의적인' 국가에서 태어나고 살아 오면서, 온갖 여자들을 안아 봤거든? 메이드, 스튜어디스, 여교사, 여군, OL...직업군도 정말 다양했지만 국적과 인종도 다양했지. 그렇지만...지금까지 단 한번도 '북한 여간첩' 은 만나 본 적이 없었어!"
여자 손이라도 한 번 잡아보는 게 소원인 독자 여러분들께서는 분명 한정훈의 이 '판타지' 스러운 이력을 듣는 순간, 이 소설을 지금 여러분 눈 앞에 보여주고 있는 핸드폰, 컴퓨터 등의 모니터를 부숴버리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였을 것이다. 그건 확실히 장담할 수 있다.
"폐쇄적인 '자칭 사회주의' 적성국가에서 이제 막 파견되어, 화장조차 하지 않은 얼굴에 옷까지 촌스러운 여자에게 무슨 성적인 매력이 있느냐고 비웃는 놈들도 있겠지. 하지만 오히려 그게 매력이라고! 남들이 전부 유행을 따라서 '모던' 하게 치장하고 다닐 때 혼자서만 촌스러운 모습으로 다니면 오히려 눈에 잘 띈다고!"
한정훈은 잠시 연설을 중단하고 숨을 고르면서, 바닥에 놓여 있던 리모콘을 눌러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종류의 첨단 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생긴 세련된 소형 드론(Drone) 두 대에 시동을 걸었다. 4대의 프로펠러와 비싸 보이는 카메라가 달린 그 두 대의 드론은 작은 비행음을 내면서 허공을 날아다니기 시작했고, 한정훈이 리모콘의 다른 버튼을 조작하자 그것들은 투명하게 변했다.
"그래서 류서희, 당신을 보고 성욕을 주체할 수 없게 된 나는 지금부터 당신을 범할 것이며, 이 불후의 역작 '촬영현장 감독 드론' 으로 그 모습을 빠짐없이 기록할 거라는 이야기지!"
".................."
류서희는 그 대한민국 체제의 우월성을 자랑하는 것만 같이 생긴 기묘한 첨단 무인기보다도, 지금 이 남자가 자신의 앞에서 한 말과 본인이 처한 상황에 더 경악하였다. 자신의 상식을 뿌리부터 뒤흔드는 한정훈의 그 황당한 발상에, 너무나도 어이가 없어진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말 없이 몇 초간 입만 떡 벌리고 있는 것 뿐이었다.
가까스로 정신줄을 다시 잡은 그녀가 맨 처음 내뱉은 말은 단 하나였다.
"너 어디 아프니?"
"아니, 정상이다.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자유 국가의 혈기 넘치는 남성으로써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다시 한 번 말하지. 내가 당신을 잡아온 이유는 거창한 애국심 같은 거창한 이유 따위가 아니야. 그저 당신의 육체를 맛보고 싶으니까 잡아온 거다. 인간이 무엇 때문에 짐승을 도축하고 물고기를 잡는다고 생각해? '식량 공급을 통해 국가와 사회를 유지시키기 위해서' 일까? 천만에. 그런 거창한 생각은 없어. 그저 '고기를 먹고 싶으니까' 잡는 거지. 설명은 끝났으니 반론은 받지 않는다."
"아니 뭐 이런 미친 개간나......"
결국 류서희는 평양의 엄격하고 가부장적인 '백두산 줄기' 항일 빨치산 가문의 자식으로 태어나 자란 자신이 이해하기에는, 너무나도 난이도가 높은 한정훈의 정신세계에 결국 뇌의 퓨즈가 끊어져 저항할 의지를 상실하고 말았다.
바보가 아닌 이상은 자신이 이 남조선에 무언가 영 좋지 않은 일을 하려고 온 것임을 잘 알고 있을 텐데도 이 따위 태도라니. 도대체 이런 수정주의적인 발상까지 나올 정도로 타락한 괴뢰정권이 어떻게 빨치산 혁명정신으로 무장한 북조선보다 더 잘 살 수 있는 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이보라우, 그......하아. 그냥 동무 좋을 대로 하라우."
"뭐라구영?"
"아,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씨발, 니 귀머거리 아니가? 대갈통으로도 모자라서 이제는 귀까지 어떻게 됀 거 아니가?!"
범인(凡人)은 이해할 수 없을 한정훈의 정신세계를 경험하고, 사고회로가 과부화 된 류서희는 한정훈의 반문을 '자신에 대한 도발' 로 여기고는 분노하였고, 지금 본인의 말투가 남한 표준어와 문화어가 뒤죽박죽 섞인 말투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채 소리를 질렀다.
"듣자 듣자 하니까 아까부터 뭐가 어쩌고 어째? 얕보지 마! 나 류서희야! 위대한 영도자 동지께서 직접 선정하신 혁명의 전사란 말이야! 그런 나를 감히 몸 파는 것 밖에 못 하는 창녀로 취급해? 그래, 해 볼테면 해보라우! 이 대가리에 비도덕적인 파쇼 똥덩어리만 가득 찬 반동 놈아!"
그러나 폐쇄적인 북한 사회에서 자라 '광명망' 이라는 인트라넷 밖에 사용해 본 적 없는 류서희는 몰랐다. 자신이 방금 전 한 말이, 자본주의 황색바람으로 가득한 인터넷에서 "플래그" 라고 부르는, 육체와 정신의 패배를 암시하는 말이었다는 사실을.
"방금 그거 빼도 박도 못하는 '플래그' 입니다만... 뭐 어때. 그럼 당사자도 본인의 상황을 받아들였고 하니, 쓸데없는 도입부는 여기서 그만 끝내자고."
류서희의 말을 시작 신호로 받아들인 한정훈은 미소를 지으면서, 리모콘으로 두 대의 드론을 작동시켰고, 드론 한 대가 침대에 누워 있는 류서희의 몸을 천천히 훑어 보았다.
기술 연구와 포르노, 동인지 및 성년 코믹(成年コミック) 등의 일본 성인 문화를 사랑하는 한정훈의 막내동생이 개발한 이 '촬영현장 감독 드론' 이라는 발명품은, 일본과 미국에서 발매한 여러 포르노 영상의 촬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삼아서, '가장 이상적으로 꼴리는' 포르노를 촬영하기 위해 자체적인 인공지능 및 조명 등을 달아서 만들었다는 잉여력의 결정체였다.
이딴 걸 만들 두뇌가 있으면 차라리 무인 전투 드론이나 로봇을 만들지 그러냐고 빈정댔더니, 연구복 차림의 동생 녀석이 부스스한 까치집 머리와 사각형 뿔테 안경을 만지작 거리며 "인류를 늘리는 데에 도움이 되는 기술은 괜찮지만, 인류를 죽이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에 인공지능을 붙이는 건 너무 위험하다" 라는 말을 했을 때를 떠올리며 한정훈은 천천히 침대 위로 올라가 자신을 매섭게 쏘아보는 류서희의 가슴을 쓰다듬으면서 티셔츠 위로 봉긋 솟은 유방을 움켜쥐고 한참을 주물럭거렸다. 남파 공작원으로써 선발될 정도로 출신 성분이 좋은 집에서 태어났기 때문인지 유방의 크기와 부드러움은 나쁘지 않았다.
"........."
마치 수산시장 경매 현장에 내놓은 참치처럼 몸에 미동도 없고, 말도 없이 그를 노려보는 류서희의 얼굴은 조금 사나우면서도 귀여운 맛이 있었다. 물론 촬영 시작 전에 그녀에게 정신적인 충격을 주지 않았더라면, '보팔래빗' 처럼 그 귀여운 얼굴로 한정훈의 목을 꺾어 버렸을 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렇게 애피타이저를 충분히 즐긴 한정훈은 젖가슴에서 손을 떼고는, 왼손으로 류서희의 올드 골드 색 티셔츠를 걷어 올리고, 오른손으로 물 빠진 청바지의 단추와 지퍼를 풀어서 청바지를 그녀의 발목까지 끌어 내렸다. 자신의 속살과 브래지어와 팬티가 드러나게 되었지만, 류서희의 얼굴색은 붉어지지 않은 채 그대로였다. 허나 그녀의 그 날카로운 눈빛은 순간적으로 아주 약간 동요했다.
"호오...? 이건 내가 초등학생 시절에 견학 가서 봤던 고급 당원용 속옷이잖아?"
방금 전에는 류서희가 가지고 있던 여벌 속옷들을 성의없이 보고 대충 바닥에 내팽개 쳐 버렸지만, 자세히 보니 그녀가 입고 있는 속옷은 검은 바깥 테두리와 하얀 안쪽 테두리로 감싸여 있는 선명한 석류색 배경 안에 하얀 김정일화(김정일리아, Kimjongilia) 가 그려진 팬티와, 그리고 젖가슴 부분의 통풍이 잘 되도록 제작된 흰 색의 브래지어 였다.
그 디자인은 8년 전 한정훈이 학교에서 주도하는 안보 견학을 갔을 때, 견학 장소인 '오두산 통일 전망대' 에서 목격한 북한의 고위 당 간부용 속옷과 정확히 일치했다. 아마 그녀가 대남연락소에서 훈련을 받을 당시에 집에서 따로 보내 준 속옷들 중 하나일 테지.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중년 여성이나 입을 정말 촌스럽기 짝이 없는 디자인이었지만, 그런 속옷이라도 이렇게 눈 앞에서 여성이 직접 착용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게 되니 전시실에 박제된 것을 봤을 때와는 확실히 그 느낌이 달랐다.
그 시각적인 자극에 더욱 더 흥분한 한정훈은 곧 하얀 면 티셔츠와 파란 트레이닝복 바지, 그리고 검은 트렁크 속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는 꼿꼿하게 우뚝 솟은 자신의 자주포를 뽐냈다.
그리고 그는 류서희의 하얀 당원용 브래지어를 고정하고 있는 가운데 끈을 풀었고, 두 어깨끈 역시 양 어깨 밑으로 내려 버렸다. 그렇게 브래지어를 수갑이 채워진 손목까지 끌어 내린 한정훈은 류서희의 상반신에 코를 가까이 대고 그녀의 체취를 들이마시더니, 곧 입으로 애무를 시작했다.
"향수라도 뿌렸을 거라고 기대했다면 꿈 깨라. 못 씻어서 지금 냄새나는...으읏..."
미끌미끌한 혓바닥이 자신의 복부, 유방, 유륜, 젖꼭지 등을 훑어 나가자 류서희는 신음 소리를 내면서 잠시 몸을 움찔거렸다. 그렇잖아도 잠수함 안에서 며칠간 씻지 못한 채로 강화도에 상륙했다가 생포된 몸이기에, 피부에 말라붙은 땀으로 인한 체취가 신경쓰인 그녀는 애무를 받으면서 얼굴이 조금 붉게 상기되었다.
허나 지금 류서희의 가슴을 젖꼭지, 유륜, 유방의 순서대로 애무하다가, 매끈하고 날씬한 복부 쪽으로 혓바닥을 옮겨 배와 배꼽을 애무하면서 그녀를 움찔거리게 하고 있는 한정훈 본인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눈치였다. 오히려 2분 뒤에, 그는 류서희의 몸 중에서도 더욱 더 진한 체취를 풍기는 부위로 시선을 돌렸고, 그것을 눈치챈 류서희는 말없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표정을 지었다.
한정훈이 발목까지 내려왔던 그녀의 청바지를 완전히 벗겨서 침대 아래로 던져 놓고는, 두 손으로 고급 당원용 김정일화 팬티의 양 옆을 붙잡고 그것을 천천히 끌어내린 것이다.
"크흠."
제모 따위는 생각도 하지 못한 사회에서 자란 류서희의 연분홍빛 음부(陰部)는 자연 그대로의 야성적인 수풀로 보호받고 있었고, 얼굴을 가까이 대지도 않았는데도 강렬한 여인의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한정훈은 방금 전부터 정사의 진행 상황에 맞춰서 자율적으로 이리 저리 움직이며 영상을 촬영하던 두 기의 드론 중 하나를 붙잡아서는, 캠코더처럼 왼 손에 들고 오른손에 들린 류서희의 팬티를 여러 각도에서 촬영하기 시작했다. 수동 캠코더 모드로 바뀐 드론은, 금방 김정일화 무늬의 붉은 팬티 안쪽에 묻은 진한 소변 자국을 담아 냈다. 침대에 누워서 한정훈의 행위를 무기력하게 바라만 보던 류서희의 눈은 자신의 팬티가 카메라에 담기는 순간 동그랗고 크게 띄였으며, 기어이 한정훈이 팬티 안의 얼룩에 코를 들이박고 냄새를 맡기까지 하자 그녀의 얼굴은 태양초 고추처럼 새빨갛게 물들었다.
"여, 열스럽게(창피하게) 에미나이 빤쯔(팬티) 냄새는 대체 왜 맡고 자빠진 기야?!"
"뭐가? 남자가 여자 냄새에 흥분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생리적 반응이잖아. 뭐 땀 냄새까지 섞이는 바람에 냄새가 좀 많이 강렬하기는 해도, 감당 못 할 정도로 지독하지는 않다고? 자."
"아앗...! 그, 그만! 진짜로 창피하니까 그만 하라고!!!"
한정훈이 자신의 왼손에 붙잡힌 드론을 다시 풀어주기 전에, 마지막으로 당원용 김정일화 팬티의 얼룩에 코를 들이대면서 그 향기를 만끽하자, 류서희는 정말 눈에 띄게 수치스러워 하면서 수갑과 브래지어에 의해 움직임을 제약당한 양 손으로 얼굴을 가렸고, 그런 그녀의 여성스러운 모습은 오히려 한정훈의 가학심을 더 세게 자극하는 역효과를 불러 왔다.
그는 류서희의 양쪽 다리를 자신의 손으로 활짝 벌리더니, 방금 전 자신이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던 팬티를 그녀의 오른쪽 다리에만 집어 넣고는, 그 팬티를 반지 모양으로 둥글게 말아서 오른쪽 허벅지에 고정시켜 놓았다. 류서희에게 있어서, 자신이 입었던 냄새나는 당원용 팬티를 자신의 허벅지에 반지 형태로 고정시켜 놓은 한정훈의 행위가 마치 조리돌림 명예형(名譽刑)처럼 느껴졌다.
"이런 사소한 것까지 그렇게 창피해 하면, 다음에 내가 할 일은 어떻게 견디시려고?"
M자 모양으로 벌려진 다리 사이에 얼굴을 들이밀고 류서희의 음부와 항문을 감상 중인 한정훈은 그런 그녀를 보면서 키득거렸다.
여성 혁명 전사로써 자신의 성별을 무기로 사용하는 훈련을 받은 류서희에게도 한정훈의 취향은 충분히 감당하기 힘들었는데, 이런 치욕스러운 행위가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니, 류서희는 한정훈의 말을 듣고 진심으로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김일성 수령님을 찾고 싶어졌다.
"아윽!"
한정훈은 마치 폭력배가 쓰러진 상대의 머리를 구둣발로 짓밟듯이 오른쪽 엄지손가락으로 거칠게 류서희의 클리토리스를 찍어 눌러서 몇 차례 문질렀고, 여성의 음부 중에서도 가장 민감한 부위를 기습적으로 자극당한 그녀는, 머리 뒤에 위치한 침대 난간을 두 손으로 붙잡고 몸을 배배 꼬면서 야릇한 교성을 내기 시작했다.
이어서 그의 오른쪽 검지와 중지도 그녀의 붉게 물든 질구 안에 들어갔다. 류서희는 한정훈이 클리토리스와 질 안을 손가락으로 농락하는 그 몇 분 동안 쉬지 않고 몸을 움찔거렸고, 곧 음부에서는 추잡한 찌걱 찌걱 소리가 나기 시작하더니 조금씩 투명한 애액을 흘리기 시작했다.
"정말로 뉴스에서 한 말이 맞았군. 요즘은 북한 청소년들의 성 관념이 문란해져서 할 건 다 하고 다닌다더니. 처녀가 아니었네? 말 해봐, 첫 경험 상대는 누구였어? 대남연락소 입대도 사실 구멍 대주고 입대한 거 아냐?"
"다, 닥치라우...으흑...!"
이제 류서희의 그 표독스러운 표정에는 단 1%의 위협도 남아 있지 않았고, 그저 참을 수 없는 쾌락으로 얼굴을 일그러 뜨린 "여자" 만이 있을 뿐이었다.
한정훈이 질구와 클리토리스를 노리고 벙 커 버스터와도 같은 공격을 계속하자 끝내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는 류서희의 음문은, 멋대로 무단 방류된 황강댐처럼 애액을 멋대로 질질 흘리면서 그녀를 더욱 당혹스럽게 하였고, 그것을 비웃듯이 한정훈은 공격의 강도와 속도를 더욱 더 높여갔다.
"아흐으으으으...!!!❤"
결국 한정훈의 거친 손가락 애무에 의한, 고문과도 같은 쾌락을 견디지 못하고 류서희는 결국 실금(失禁) 을 하고 말았다.
한 시간 동안 농축되면서 진한 노란색과 암모니아 악취를 풍기는 그녀의 소변이, 구멍 뚫린 물풍선에서 새어 나오는 물처럼 졸졸졸 새어 나오며 두껍고 하얀 침대 시트를 적시다가, 결국 쾌락의 폭발을 견디지 못하고 한정훈의 얼굴에 뜨겁고 축축하면서 '무자비한 불벼락'...아니 '무자비한 물벼락' 을 내린 것이다.
서너살 먹은 어린아이도 아니고, 타인 앞에서 오줌을 지린다는 행위는 어지간한 변태가 아닌 이상은 수치스러워 하는 것이 당연한 반응이다. 특히나 소변이 뚝뚝 떨어지면서 새하얀 시트가 누렇게 물드는 바람에, 누가 봐도 소변을 지렸다는 걸 한 눈에 알 수 있는 상황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하으으?!?!?! 지, 지금 더럽게 뭘 하는 거이야?! 당장 멈추...아으!!!❤ "
그런데 김일성 수령님 맙소사. For Kim's sake(For God's Sake + 김일성 혹은 김씨 일가). 지금까지 계속해서 류서희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16년 간 살아 오며 쌓은 상식을 언제나 와장창 깨부수는 우리의 대한 건아 한정훈은, 지금 소변 범벅이 된 류서희의 음부를 자신의 혓바닥으로 청소하고 있는 게 아닌가!
류서희는 미끌미끌한 돌기가 자신의 그 더럽고 냄새나는 곳을 애무하는 낮선 쾌감과 츄릅- 하고 노골적으로 무언가를 빨아 먹는 그 소리에 격하게 반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의 몸 뿐만 아니라 몸에서 나오는 더러운 것까지도 모두 소유하고자 하는, 이 괴상망측한 욕망에 대해 이해하려 머리를 열심히 굴려 보았으나 금방 포기하고 그저 말초적인 쾌락에 몸을 맡기고 생각하는 것을 그만 두었다.
대남연락소에서 남한의 언어 교육을 받던 때를 회상하던 그녀는, 이 남자를 아주 완벽하게 요약할 수 있는 남한말을 하나 찾아 냈다. 그래. 확실히 그 단어는 "변태(變態)" 였다.
그렇게 하드코어한 커닐링구스를 4분간 지속하면서 류서희를 자지러지게 하던 한정훈은, 혀놀림을 멈추고 류서희를 빤히 바라보면서 속칭 '도야가오' 를 지어 보이며 밝게 웃었다.
"뭐야. 성 경험도 있는 비처녀 주제에, 커닐링구스는 한 번도 겪어 본 적 없는 건가? 이런 걸 아무도 안 가르쳐 줬던 거냐?"
"변태 종간나 새끼..."
"변태라니. 그 무슨 실례되는 소리를. 이것도 나름대로 각오가 필요한 행위라고."
남한과 북한의 단어를 섞어서 한정훈의 파렴치함을 성토한 류서희는, 그의 뻔뻔하기 짝이 없는 궤변을 듣고 더욱 어이를 상실했다.
"각오는 지랄! 동무는 단 1초도 고민하지 않고 그...오...오줌 범벅이 된 내 몸틈새(음부)에 혓바닥을 들이대지 않았나! 무슨 각오를 했다는 거이야!"
"그쪽도 축축해진 보지를 혀로 애무당하면서 목소리가 이상 야릇하게 변했거든요? 다 들었다고. 커닐링구스 받으면서 목소리 달달하게 변하는 거."
"누누누누누, 누가 그런 역겨운 짓을 당하면서 기뻐했다는 거이야?!?! 진짜로 죽고 싶..."
"그래, 그래. 그렇다고 칠게."
수갑만 없었으면 당장이라도 주먹을 날렸을 기세로, 류서희가 귀와 목덜미를 포함해 얼굴을 100% 새빨갛게 물들이면서 자신의 치명적인 비밀을 필사적으로 부정하자. 한정훈도 그 이상 그녀를 추궁하는 것을 그만 두었다.
지금 자신의 최우선 과제는, 왜 이렇게 자신의 차례가 늦는 거냐며 분기탱천(憤氣撐天)해서는, 터지기 직전의 불발탄 같은 상태가 된 남근을 진정시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지금 그 '최우선 과제' 를 수행하기 위해 모범적인 정상위 자세로 류서희의 몸에 그것을 들이 박았다. 마치 손을 데인 사람이 다급하게 찬 물이 담긴 그릇에 데인 손을 담그는 것처럼.
"으힉?!❤"
류서희는 분명 성 경험이 있는, 소위 말하는 "비처녀" 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뜨겁고 두꺼운 남근이 질 안을 침범하는 것에 익숙한 것은 아니었다. 헌혈 유공장을 받을 정도로 헌혈을 두 자리수 이상 해온 사람이라고 해서 주사 바늘이 살갗을 찔러 들어오는 아픔을 하나도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그녀는 자연스럽게 다리를 위로 올리면서 몸을 부들부들 거렸고, 수갑과 브래지어가 걸려 있는 양 손으로 침대 난간을 더욱 더 세게 쥐었다.
"이봐. 음란한 '핵심계층' 아가씨. 지금 느껴 지시나? 댁의 그 고귀한 '코어 클래스(Core Class=핵심계층)' 급 보지가 더러운 남조선 역적패당의 '로우 클래스' 자지를 받아 들이면서 기뻐하고 있다고?"
"하으으앙!❤ 다, 닥치고...하앙!❤...빨리 끝내 버리라고!...흐으응!!!❤"
이미 한정훈의 물건으로 인해 음문까지 함락당한 시점에서, 류서희는 이제 위협적인 얼굴을 보여 주는 것 자체가 아예 불가능하게 되었다.
비록 가랑이 사이로 살 부딫히는 찰진 소리와 추잡한 점액질 소리를 내는 주제에 입만은 여전히 까칠한 "혁명 전사" 지만, 이미 충분히 쾌락으로 가득 한 목소리와 얼굴로 판단해 보건대 함락되는 것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열심히 허리를 놀리고 있는 한정훈은, 서로의 육체가 거칠게 충돌하면서 팡- 팡- 하는 소리를 낼 때마다 류서희가 실시간으로 자지러지는 모습을 보면서 새끼고양이를 바라보는 애묘가와도 같은 미소를 지으며 류서희를 더욱 더 도발했다.
"입으로는 빨리 끝내라고 해도 말이지...지금 당신의 질벽은 그 말에 전혀 동의하지 못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내 자주포가 피스톤 운동을 위해서 밖으로 빠져 나갈 때마다 가지 말라고 꽉 붙잡는 게 느껴 지는데?"
"거, 거짓말! 흐아아앗!❤ 왜 내가 너같은 놈의 좆 따위에...아힉?!❤"
류서희 본인은 어떻게 생각할 지는 모르겠지만, 유감스럽게도 그것은 사실이었다. 인공지능 드론이 두 사람의 정사 장면을 이곳 저곳 비행하면서 촬영한 영상을 느리게 재생해서 확인해 보면 그녀는 그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는 팩트에 할 말을 잃을 지도 모르겠다.
"그거 유감이네요. 왜냐하면 이제부터 이 유감스러운 자지로 그 붉은 '혁명의 요람' 을 새하얗게 뒤덮어 버릴 거거든!"
"...!!! 아아아아!! 이, 이 미친 간나 새끼야! 당장 그만두라! 당장 밖으로 빼서... 하아아앙?!?!❤ "
지금 한정훈이 대퇴근과 대둔근을 퍽 퍽 소리가 나도록 세게 움직이며 '야근병동' 의 '히라사카 류지' 와도 같은 미소를 짓고 있는 이유는 역시 정신적인 흥분 때문일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그는 그녀가 '북한의 남파 간첩' 이라는 것에 흥분하지 않았던가.
아프리카 출신이나, 아시아 출신이나, 유럽 출신이나, 결국은 모두 똑같은 인간이다. 비록 피부 색이나 문화권이 다르다 한들, 본질적으로는 모두 같은 인간이기에 육체의 구조는 차이가 없으며, 그것은 성관계에도 동일하게 적용 가능하다. 남자의 흥분을 결정하는 요소는 우생학 따위를 신봉하는 제3제국 시절 독일에서나 믿을 '인종' 따위가 아니다. 성관계를 가지는 대상의 지위나 출신, 직업 등의 정신적인 비 육체적인 요소 아니겠는가? 오타쿠들이 흔히 "모에 요소" 라고 부르는 것 말이다.
그런데 왜 하필 다른 것도 아니고 실질적으로 국가에 위협이 되는 "적성 국가의 여성 공작원" 에 성적으로 흥분하는 거냐고 딴죽을 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이유를 분석하려면 심리학 용어까지 동원해야 할 지도 모르니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그저 한정훈이라는 남자가 참으로 기묘한 페티시(Fetish)를 가지고 있다고 해 두자.
"......우웃!"
"흐아아아아아아앙!!!!!!"
한정훈이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떨었고, 자신의 몸 안에서 세차게 불끈거리는 남근과, 정액이 뿌려 지면서 느껴지는 뜨듯한 쾌감을 느끼며 절정을 맞은 류서희는 아예 머리 뒤의 침대 난간을 부숴버릴 듯이 붙잡으며 더욱 더 세차게 몸을 떨었다.
여전히 주위를 비행 중인 드론의 캠코더에는 그의 고환과 음경이 미약하게 쭈그러 들면서 정액을 쏟아 붇는 것이 생생하게 찍혔고, 한창 절정에 취해서 몸을 가누지 못하던 한정훈은 쑥- 하고 음경을 뽑아 침대에서 내려 왔다.
"아...아...아아아..."
그리고 그는 다시 한 번 드론을 붙잡아, 거칠게 숨을 내쉬면서 묶인 양 손을 복부에 갖다 댄 채 누워 있는 류서희를 수동으로 촬영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선분홍빛 음부에서부터 약간 누런 빛을 띌 정도로 응축된 정액이 줄줄 새면서 항문과 시트를 적시는 것을 몇 분 동안 빠지지 않고 카메라에 담았다.
"히극?!"
자신의 정액이 겨우 이것밖에 나올 리가 없다는 듯이, 한정훈은 오른쪽 검지와 중지를 다시 한 번 질 안에 푹- 하고 쑤셔 박아 그 질척한 안쪽을 휘저으면서 남은 정액을 끄집어 냈다.
그렇게 손가락에 묻어 나온 자신의 정액을 류서희의 배꼽 주변에 선크림처럼 바르면서, 그녀를 약올리듯이 한정훈은 쿡쿡쿡 하고 작게 웃었다.
류서희는 이 남자의 얼굴을 힘 없는 검은 눈동자로 노려보면서 다짐했다. 선배 연락군관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자신도 일지를 기록으로 남기게 된다면, 빌어먹을 남조선 반동 놈들의 이런 파렴치한 성행위를 하나도 빼먹지 않고 낱낱이 기록하여 후배들에게 경고를 하겠다고.
그리고 다음날 아침 7시. 한정훈은 지금 부엌 바닥에 쓰러진 상태로 오늘 아침에 자신이 도대체 어떤 실수를 했는가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하고 있었다.
"하여간... 영도자 동지로부터 교시를 받은 혁명의 전사가 여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단순한 창녀 취급을 하다니. 대체 북조선은 남조선 역적패당 놈들에게 어디까지 얕보인 건지."
아침에 일어나서 그녀의 수갑을 잠시 풀어주었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전기 충격 발사체를 장비한 감시용 드론을 붙인 채로 옷을 다시 입게 해줬을 때 책상에서 옷핀이나 클립 같은 것을 챙긴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걸로 수갑을 풀었겠지. 망할 놈의 인공지능. AV 레이블만 분석하지 말고 위협 요소도 좀 같이 분석하란 말이다. 한정훈은 자신도 모르게 왼손으로 얼굴을 감싸쥐며 한 숨을 쉬었다.
"이래서 근본 없는 남조선 괴뢰 놈들은 안 된다는 거야. 저런 멍청한 기계 따위에만 의존하는, 주체적이지 못한 놈들이 무슨 통일을 주도하겠다고."
하긴, 드론을 원망해 봤자 뭐 하나. 애초에 전투용 인공지능도 아니었는데. 동생 놈이 자신의 깊고 어두운 판타지(DEEP DARK FANTASY)를 충족시키기 위해 쓸데없는 기능에만 전력을 쏟아 부은 인공지능이었는데. 아침에 기상 하자마자 드론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작전용' 으로 바꿔 놓지 않은 자신의 잘못이다.
그렇게 얼마 간의 자아비판 시간을 가지면서, 한정훈은 지금 자신의 파란 트레이닝복 바지를 벗기고는, 트렁크 팬티 속에서 똘똘이를 꺼내 붙잡고 그것을 위아래로 열심히 흔들고 있는 류서희를 어처구니 없는 눈빛으로 바라 보았다.
"지금 도대체 뭐 하세요?"
"그 주체적이지 못한 남조선 괴뢰 놈 따위에게 애들 장난감처럼 마음대로 농락당하고 그냥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 자존심이 서지를 않는 다고, 자존심이!"
자신을 뒤에서부터 덮쳐서 밀어 쓰러뜨렸을 때, 오늘의 운세에 따라서 스티븐 시걸 영화처럼 깔끔하게 목이 꺾이거나, 최악의 경우 부엌에 있는 스테인리스 식칼로 거시기가 통째로 적출당하는 최후를 상상했는데, 오히려 그녀는 지금 자신의 음경을 가지고 핸드잡(Handjob)을 하고 있었다.
"자! 알았으면 빨리 세우라고! 뭐야? 나같이 촌스러운 년은 한 번 따먹고 버리는 일회용품이라 이거야?"
"아니 그렇게 억지로 하셔도 말입니다. 저도 대가리에 100% 섹스만 가득 한 인간은 아니지 말입니다? 꼴릴 때는 정말 귀축처럼 발정하는 대영수컷이지만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그랬다가는 저라도 몸이 버티지를 못 하는데 말입니다?"
"쳇. 싱거운 간나 새끼."
그 말을 듣고도 류서희는 몇 초간 핸드잡을 계속하다가, 결국은 욕을 퍼부으며 포기했고, 대단히 실망스런 표정으로 한창 조물락거리던 음경을 패대기치고는 뒤돌아서 정좌 자세로 앉았다.
한정훈은 그것을 보고 씁쓸하게 웃으면서 바지를 다시 올리며 일어났고, 류서희의 '습격'을 받아 쓰러지기 전에 식탁에 올려 놓았던 비닐봉지에서, 몇 분 전에 사온 삼각김밥 3개를 집어다가 비닐 포장을 풀었다.
"일단은 아침부터 먹으라고. 밥 하기 귀찮아서 그냥 삼각김밥 몇 개 사왔다. 탁자 위에 올려 놓을 테니 손부터 씻고 먹어라."
"흥. 나한테 명령하지 마라. 밥을 줄 거면 그냥 줄 것이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대남연락소에서 안 가르쳐 주냐? 위생 관리 제대로 안 하면 질병으로 싸우기도 전에 전투력이 손실된다고? 풋. 그러면 그렇지. 현대식 전면전이라는 걸 해 본 지가 벌써 60년이 넘어 가는 놈들이 그런 걸 알고 있을 리가 없지."
"이, 이런 개간나......!"
어제 당한 굴욕이 잊어지지 않아 한정훈의 호의에 까칠게 반응했다가, 오히려 한정훈에게 팩트 공격으로 압도 당하면서 본전도 못 찾은 류서희는 분한 듯이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곧 "흥!" 하고 콧방귀를 뀌면서 조용히 일어나 싱크대로 다가가 국방색 항공점퍼 소매를 반쯤 걷었다.
한정훈은 그녀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싱크대에서 대충 씻지 말고 화장실로 들어가 비누로 확실하게 손을 씻으라고 충고 하려 했다. 그가 청바지로 보호받는 류서희의 탱탱한 엉덩이에 무심코 눈길을 주면서 스위치가 켜지는 일만 없었다면.
".........계획 수정이다."
"뭐, 뭐 하는 거이야? 손 씻으라고 하지 않았나! 당장 떨어지지 못하겠니?"
류서희는 갑자기 예상치도 못하게 한정훈이 자신의 등 뒤에서 몸을 밀착하며 자신의 귓가에 숨을 내쉬는 것으로도 모자라, 바지 단추에까지 손을 대는 것을 느끼고는 당황하면서 한정훈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미 스위치가 켜진 한정훈은 멈추지 않고, 류서희의 바지 단추를 풀고 지퍼를 내리면서 말했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니까, 방금 전에 날 덮쳐서 내 똘똘이를 꺼내든 이유는 자신이 성욕을 느꼈기 때문이겠지. 그렇지? 그럼 성욕을 느낀 사람의 욕구를 풀어 줘야 겠지? 나는 비록 욕구를 느끼지 못했다고 해도 말이야. 그런 게 인지상정이잖아?"
"그, 그건......!"
그렇게 류서희의 바지를 발목까지 내린 한정훈은, 문득 그녀가 어제와는 달리 손이 결박되지 않았음에도 자신의 행동에 전혀 저항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뭐야. 내가 지금 바지를 벗기는 데도 가만히 있네? 너 혹시 이런 변태적인 걸 은근히 즐기고 있는 마조히스트 아냐?"
"개, 개잡소리 당장 집어 치우시지?"
"그래...그러고 보니 수갑까지 풀렸는데 왜 그 자리에서 도망치지 않은 거지? 왜 날 때려 눕힌 다음에 '내 무기는 어디 갖다 숨겼냐, 이 새끼야!' 라고 위협하는 대신 왜 뜬금없이 내 바지를 벗겼냐고. 결정적으로, 지금 나는 네 팬티를 벗기고 있는데 왜 너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을까? 으응? 너 사실...나와 한 섹스를 좋아하는 거 아니냐?"
"도대체 기 무슨 가을뻐꾸기 소리(헛소리)가? 착각 하지 말라우! 내가 남아 있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읏!"
얼굴을 붉히고 언성을 높이면서 필사적으로 한정훈의 말을 부정하던 류서희는, 한정훈이 김정일화 팬티마저 청바지가 있는 발목까지 내려 버린 이후 왼쪽 엉덩이를 손으로 주물럭거리자 갑자기 짧은 신음소리와 함께 조용해졌다.
"이렇게 이른 시간부터 정액을 뽑아 낼 수는 없지만 적어도 손가락과 혓바닥은 쓸 수 있는데."
그리고 한정훈이 오른손 검지만으로 자신의 털복숭이 음부를 희롱하자, 류서희는 인내라는 걸 모르는 자신의 육체를 저주했다.
"아으!"
"이것 봐. 너도 하고 싶잖아? 보지가 지금 손가락 하나만으로도 젖고 있잖아? 그러니까 부탁해 보라고."
"부, 부탁이라니...내가 왜 너같은 파쇼 놈에게...아?!?!"
그리고 한정훈이 질 바깥에서 음부에 하는 손장난을, 눈을 감은 채로 말없이 인내하며 애액을 조금씩 흘려 보내던 류서희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 손가락이 들어 오자, 한정훈에게 당혹스러운 감정이 실린 표정과 신음소리를 선사했다.
"거, 거기는...더러운 구멍인데...왜...?"
"안됐네. What a Shame. 조금만 더 솔직했더라면 앞쪽을 만족시켜주기로 했는데, 결국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어. 그러므로 이건 벌이다."
그녀 뿐만 아니라 다른 북한 사람을 데려 놓았어도 똑같은 반응을 보였을 그 뒷구멍에서 손가락을 뺀 한정훈은, '자본주의 황색 바람' 이라는 것이 어디까지 사람을 타락시킬 수 있는 지 류서희에게 그 끝을 보여주겠다는 심산이었는지 항문에 혓바닥을 들이대었다.
"?!?!?!?!? 아히이이익?!?!?!❤"
미꾸라지와도 같이 날뛰는 미끌미끌한 혓바닥이 정말 불결하기 짝이 없는 자신의 그 구멍에 침입한 것을 느끼자, 류서희는 싱크대를 붙잡고 커닐링구스에 이은 삽입 섹스보다도 더 세차게 전신을 떨면서 다리를 최대한 오므렸다.
"왜?!?! 대대대대대, 대체 왜 그런 지독한 냄새로 가득한 곳에 혀를...꺄흥!"
인간의 항문은 신경이 밀집되어 있는 장소이다. 따라서 의학적으로 보면 그렇게 신경이 잔뜩 엉킨 곳을 애무당하면 쾌감을 느끼지 않는 것이 이상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혁명 과업' 과 저언혀 상관 없는 그런 쓰잘데기 없는 지식을 가르칠 리가 없었고, 따라서 그런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라 온 북한 사람인 류서희는 한정훈에게 항문을 애무당하면서 도무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는 그 기묘함과 쾌락에 그저 얼굴을 일그러뜨리는 것 밖에 할 일이 없었다.
"아...! 이상해...! 정말 이상해! 제발 그만! 이, 이런거... 아으으윽!"
류서희 본인이 어떻게 생각하건 말건, 그녀의 육체는 아무래도 애널 섹스에 천성적으로 적합한 항문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양쪽 허벅지가 거의 90% 정도 딱 달라 붙을 정도로 다리를 오무리며, 항문에 대한 혓바닥 애무의 쾌감에 저항하던 류서희는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한계에 달했는지 몸을 갑자기 딱딱하게 굳히고는, 항문 자극으로 인해 저절로 벌려진 음부에서 찍- 하고 액체 뿌리는 소리를 내며 애액 몇 방울을 팬티 안에 흘리고 말았다.
한정훈이 마침내 그녀의 항문에서 입을 떼자, 다리에 힘이 풀린 류서희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주저 앉았고, 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한정훈을 째려 보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가버렸네? 그럼 애닐링구스(Anilingus)는 여기까지만 하지. 걱정할 까봐 미리 말해 두는데, 내가 애널을 자극하는 플레이는 좋아 해도, 자지를 통째로 그곳에 들이박는 건 안 좋아 하거든. 그 이후가 너무 위험하잖아. 그러니 똥구멍이 휑하게 뚫릴 거란 걱정은 안 해도 돼."
"미친 변태 새끼."
"그럼 손 씻고 삼각김밥 뜯어둔 거 먹으라고, 나는 방에서 잠시 찾을 게 있어서 이만."
하지만 바지와 팬티를 벗은 채로 주저 앉아 탱탱한 엉덩이와 그 사이에 위치한 두 구멍, 다시말해 침으로 축축해진 항문과 애액으로 축축해진 보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면서, 무서운 표정을 지어 봤자 오히려 성적만 흥분을 불러 일으킬 뿐이었다.
자신을 이런 꼴로 만들어 놓고 혼자 침실 겸 본인의 방으로 들어가 버린 한정훈을 한참 동안 째려 보던 류서희는, 한숨을 한 번 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개간나 새끼. 최소한 내가 가져온 여벌 팬티 정도는 던져 주지.
그렇잖아도 방금 전에 애액을 흘린 이 고급 당원용 속옷을, 추가적인 애액과 침으로 더럽히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바지와 속옷이 벗겨진 채로 좀비처럼 엉거주춤하게 화장실까지 걸어서 음부와 항문을 물로 씻어 냈다.
"............밥, 맛있네."
그리고 그녀는 식탁에서 의자를 꺼내 앉아서 바삭- 거리는 작은 소리를 내며 삼각김밥을 먹어 치웠다. 큼직하게 자른 햄과 김치가 들어간 것 두개와, 작고 찌그러진 교자 만두 하나를 넣은 양념 볶음밥 하나였다.
식사를 마친 류서희는, 아직 약간의 어두움이 남아 있는 겨울의 아침하늘을, 부엌과 정원 사이에 난 커다란 창문으로 바라 보면서 자신의 현재 상황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았다.
경애하는 김정은 영도자 동지께 선택을 받아서 미제와 괴뢰 정권에 신음하는 남녘 동포들에게 힘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잠수함을 타고 넘어 왔건만, 지금 자신이 처한 현실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상식을 송두리째 뒤엎는 충격적인 상황이었다.
정찰조와 함께 산을 타다가 하필 재수없게 벼랑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전우들과 흩어진 이후, 남조선 음식에 정신이 팔려서 멋대로 민가에 내려왔다가 이런 꼴을 당했으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으나, 항일 빨치산 가문의 여식이라는 명예를 더럽힌 자신이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어떻게 보일 지를 생각하면 눈 앞이 캄캄해 졌다.
만약 자신이 이와 동급의 멍청한 짓을 저질렀고, 대남연락소에 차출되지도 않았다면, 아버지는 분명 바지 벨트를 풀어서 그걸로 자신의 등짝을 후려 갈겼을 것이고, 어머니는 머리통에 물병을 집어 던졌을 것이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열 번의 성공보다 한 번의 실수에 더 관심을 보이시던 분들이었으니까.
그렇게 부엌 의자에 멍하니 앉아서, 여러 개의 구름으로 뒤덮인 어두운 아침 하늘을 보며 감탄하면서도,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빠져 그 결과를 알 수 없게 된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던 류서희는 갑자기 문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생각을 그만두고 긴장 모드로 들어갔다.
한정훈이 방금 전 현관문을 열고 집으로 다시 들어오기 전에, 삑삑삑 하고 무언가를 누르는 소리가 났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 집의 현관 자물쇠는 비밀번호로 풀리는 방식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 갑작스러운 불청객은 노크 한 번, 말 한마디 없이 다짜고짜 비밀번호를 누르고 있었다.
이 남자의 가족인가? 가족이라면 대체 뭐라고 변명하면 좋을까? 그래, 탈북자다. 탈북한 지 얼마 안 되어서 거리를 헤메고 있던 차에, 우연히 만난 그가 자신을 잠시 보살펴 주고 있다고 하자.
철컥-
그렇게 0.2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재빠르게 머리를 굴려서 제법 그럴듯한 변명용 시나리오를 생각해 내고, 조심스럽게 현관문으로 들어온 사람을 향해 다가간 류서희였으나, 그 불청객을
[출처] 북한공작원 류서희 1편 ( 야설 | 은꼴사 | 성인사이트 | 성인썰 - 핫썰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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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날짜 | 제목 |
1 | 2024.02.19 | 북한공작원 류서희 3편 (19) |
2 | 2024.02.19 | 북한공작원 류서희 2편 (16) |
3 | 2024.02.19 | 현재글 북한공작원 류서희 1편 (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