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머니3-2
그러면 나는 오줌을 쌀 정도로 말초신경이 짜릿해지면서 행복해 하는 것이지…
바로 이러한 별당의 한 가운데 있는 대청마루에서 나는 낮잠을 자고 있었던 거지…
바깥은 그토록 이나 무덥게 찌는데도 별당의 대청마루는 시원한 편이야.
얼마동안을 잤는지 모르지만 내가 잠에서 깨어 보니까 별당으로 들어오는 앞 뒤 대문이 활짝 열려있는데 그 큰 집안에 인기척이라고는 전혀 없는 거 였어.
어떻게 된 셈인지 그토록 요란하던 매미 소리조차 안 들리는 것 같았어.
온 집안이 몽땅 나간 것처럼 교교하기만 한 거지.
집 주위의 우거진 나무들 잎 새가 바람에 후드득거리는 소리조차 고요함을 더욱 부채질하는 것 같았어.
별당 채의 대청마루에서 마주 건너다보이는 안마당의 연못에서 커다란 말잠자리 한 쌍이 막 짝을 짓고 있는 광경이 보이는 걸로 보아 꿈은 아닌 모양이었어.
모두들 나만 빼놓고 어디로들 가버렸다는 생각이 문득 든 거야.
그렇다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드는 거야.
무섭다는 생각이 드니까 점점 더 불길한 망상과 함께 주위의 사물들이 귀기가 스며 나오는 괴물로 변하는 거야.
갑자기 학교에서 읽었던 공포의 괴기 동화책내용이 생각나기도 했어.
- 어 … 언년이 누나 아… ! 언‥년‥이 누나… ! 어‥엄‥마… ! -
무서운 생각이 들자 우선 생각나는 사람은「언년」이 뿐이었어.
그리고 다시「엄마」만 부르고 있는 거지.
그래도 대답은커녕 심지어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던 삽살 강아지조차도 짖질 않고 어디론가 가버린 모양이야… !? 나는 점점 더 무섭고 불안해서 울지도 못하고 손으로 눈을 가린 채 고개도 못 들고 있는 거야.
아무리 참으려 해도 참을 수가 없어서 그저 속으로「언년이」만 부르며 징징거리고 있는 거지.
얼마나 울었는지 몰랐어… !!??
큰 소리로 울면 주위에 숨어 있던 괴물들이 깨어나서 나한테 달려들까 봐서 더욱 소리 내어 울지도 못하고 가위눌린 사람처럼 꺽 꺽 대기만 하고 있는 거지.
나는 얼굴이 눈물 투 성이 가 된 채로 공포에 질려 옴짝달싹 못하고 있었어.
그때 문뜩 별당 채의 뒷담에서 누군가가 허물어진 담을 넘어서 들어오는 것 같은 인기척이 나는 거였어… !? 난리 통에 집안의 담장이 허물어졌어도 할아버지는 고칠 생각을 못하시고 그대로 살고 있는 거야.
나는 더욱 놀래서 고개도 돌리지 못하고 경직 된 채로 거의 사색이 다 되어 간 거야.
- … !? -
- ‥ 도‥련 ‥니-ㅁ ‥도련님 ‥ ! -
쭈뼛 쭈뼛 아주 작은 소리로 나를 부르는 소리 였어.
순간적으로 나는「언년이」가 돌아 왔다는 걸 알 수 있었어.
그때부터 나는 징징거리며 참고 있던 눈물과 함께 모두들 나만 빼 놓고 어디에 갔었다고 하는 서러움이 왈칵 하고 솟구쳐 올라온 거야.
드디어 나는 본격적으로 울음이 터진 거야.
“ 으 앙 ‥ 아‥앙 … 아… ㅇ ”
사실 나는 어려서부터 말 할 수 없는 떼쟁이였어.
한번 심술이 나면 이것저것 가릴 수 없는 고집쟁이고 또 잔인하다고 할 정도로 나밖에 모르는 말하자면 부잣집의 못된 도령 같은 나쁜 면이 있었어.
그것은 물론 내 주위의 모든 사정이 나로 하여금 그런 버릇이 생기도록 되어 있었던 때문이기도 했던 거야.
그러기 때문에 너무 나만을 탓할 수도 없는 것이지… !?
혼자 변명을 해보는 거야.
이것이 나의 아주 못된 버릇이란 걸 나도 잘 알고는 있지만… !
어쨌든 한번 떼를 쓰기 시작하면 나 자신도 어쩔 수가 없는 걸… !!
엄마가 되었든 고모나 할머니가 되었든 가릴 것 없이 행패를 부려도 누구 한사람 나를 탓하기는커녕 오히려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그녀들만 나무람을 당하는… !
그러니까 나는 아주 귀한 도령 님 인거지. 아니 아주 개고기였던 거야…
다만 내 할아버님이나 아버지께서 나서셔야만 나는 겨우 떼를 그치는 거였어.
그래서 내 주위의 여자들은 모두 내 앞에서 모두들 설설 기고 있었지.
- 도련님 … ! 주무시기에… ! 잠깐 여성 동맹에 좀 갔다 오느라고… ! -
그녀는 나를 달래느라고 내 앞으로 옆으로 맴돌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었어.
나는 점점 더 약이 올랐어.
「언년이」가 요즘 와서는 평소에 안 하던 이상한 문자도 쓰고 또 무슨 동맹이니 무슨 위원회니 하는 데에 가입해서 어른들 모르게 외출을 자주 하는 것 같은 낌새를 나는 느끼면서 속으로 아주 섭섭하게 생각을 해오고 있던 중이었는데… !? 특히 언년이는 난리가 나기 전까지는 뒷집 당집할아버지네 머슴인「삼식이」와 혼인 말이 오간다고 하였었는데 갑자기 그「삼식이」가 얼마 전에 무슨 위원회의 당원이라고 하며 아주 높아졌다고 하는 바람에「언년이」는 더더욱 요즘 와서 어른들 모르게 외출이 잦아졌다는 것을 나만은 알고 있었는데도…
나는 일부러 모른 체 해 주며 어른들이 알까봐서 조심해 하고 있었던 것인데… !?
그런 것도 모르고 나만 남겨두고… !?
그래서 나는 더욱 기승을 부리며 떼를 쓰고 있는 거야.
- 어-ㅇ…앙… 아‥ ㅇ …엉엉…! -
나는 마치 대여섯 살짜리 어린애처럼 마룻바닥에다 발뒤꿈치를 문지르고 발버둥까지 치며 울고 있는 거지.
웬만큼 무던한「언년이」도 기가 질리는지 더 이상 어쩌지를 못하고 손을 놓고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하고 있는 거야.
그러면서… 서서히 그녀의 얼굴에는 당황해 하는 기색이 떠오르는 걸 나는 얼핏 보았어. 나는 떼를 쓰면서도 그녀의 기색을 살펴보고 있었으니까…
조금 있으면 별당 아씨 마님(내 어머님)이나 대방 마님(내 할머니)이 돌아오실 텐데… !?
이 말썽쟁이 다 큰 도련님은 더욱 떼만 쓰고 있으니 속수무책인 셈이야.
열다섯 살짜리라고는 생각도 못 할 정도인 거지…
그때 문득「언년이」는 지난번에 만났을 때「삼식이」가 하던 말이 뇌리에 떠올랐던 모양이야.
- 지금 시대는 사람은 다 같은 사람이고 양반이나 쌍놈이라고 하는 계급사회는 이제 없어진 거야… 양반이나 지주 놈들로부터 우리들 노동자 농민을 해방시키기 위해 지금 「인민 해방군」들이 싸우고 있는 거야. 그러니까 당신도 용기와 희망을 갖고 기다리란 말이요. 그때가 되면 우리 함께 기를 펴고 살아 봅시다… ! -
그러면서 그는 공주에 있다는 내무서 라는 곳으로 총총 가버리지 않았는가… !?
그래서 그녀는 한참「삼식이」를 만나서 밀회할 때 느꼈던 달콤한 뒷맛에 빠져 있으면서 마을의 여성동맹 사무실에서 모처럼만에 수다를 떨다 집에 왔었는데…
이 터무니없는 도련님의 심술에 자기 자신 어쩔 줄을 모르겠던 거지…
난리가 나기 전… 원래 우리집안에서는 이웃집 당집 할아버지네 하고 상의를 해서「삼식이」와 우리 집「언년이」를 혼인 시켜주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던 거야.
그래서 사실「언년이」는「삼식이」와 여러 차례 눈이 맞아서 서로가 앞날을 기약하며 밀회도하고 사랑하는 사이로 지내고 있었던 거야.
나나 우리집안에서도 모두들 알고 있었던 사실들이었어.
「언년이」는「삼식이」가 했던 말들이 머리에 떠오르자 그만… 느닷없이 자기도 모르게 엉뚱한 행동을 하게 된 거야.
… 철-썩 … !
갑자기 내 눈에서 불이 번쩍 했어.
… 철-썩… 철 썩… !
- 이 자식… ! -
[출처] 내 어머니3-2 (인터넷 바카라 사이트 | 야설 | 은꼴사 - 핫썰닷컴)
https://hotssul.com/bbs/board.php?bo_table=pssul&wr_id=35653
[이벤트]이용후기 게시판 오픈! 1줄만 남겨도 1,000포인트 증정!!
[재오픈 공지]출석체크 게시판 1년만에 재오픈!! 지금 출석세요!
[EVENT]09월 한정 자유게시판 글쓰기 포인트 3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