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소나타 21~22
wuji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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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2 18:13
한차례 더 현식이와 혜진이가 사랑을 나누고 서로 알몸을 껴안은 채 잠이 든다.
그 동안 현식이는 혼자서 사는 게 자유롭고 누구에게도 간섭을 받지 않아서 편하고 좋았지만, 잠자리에 혼자 드는 것만큼은 싫었다. 침대 속이 아무리 따뜻해도 웬지 썰렁하고 그 순간만큼은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 그런데,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혜진이의 알몸을 껴안고, 그 체온을 느끼면서 잠자리에 드니 그렇게 포근하고 좋을 수가 없다.
꿈 한번 꾸지 않고 달콤하게 잠을 잔 모양이다.
어느 순간 품속이 허전한 것 같은 마음이 들어 눈을 뜨니, 창 밖엔 어스름한 빛이 어려져 있고 혜진이는 침대 속에 없다.
상체를 일으켜 실내를 둘러 보니, 혜진이가 싱크대 앞에서 무언가 음식 같은 걸 만드는 모습이 보인다.
“혜진이.. 벌써 일어났어?”
혜진이가 하던 것을 멈추고 현식이를 돌아다 본다.
“응.. 아빠. 일어났어?”
“지금 시간이 몇 신데 벌써 일어난 거야?”
“여섯시 반이 조금 넘었을 거야..”
“근데.. 너 지금 뭐하니?”
“음.. 어제 먹었던 쇠고기 국을 한번 더 만들려고..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 두 번 먹을 양을 샀거든..”
현식이가 침대에서 일어나 속옷을 입고 침대를 정리한 뒤, 베란다 문을 열고 나가 두 팔을 벌리고 간단한 체조로 몸을 푼다. 어제, 오늘 사이에 혜진이가 갑자기 어른이 되어버린 것 같은 마음을 느낀다. 담배를 한대 피우고 싶은 마음을 참고 다시 실내로 들어온다. 작년까지는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담배부터 피워 물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식전과 잠들기 바로 전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으려고 한다.
혜진이가 싱크대 앞에서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으니, 오늘 아침은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 진 것 같고 한동안 잃어버렸던 가정의 아늑함이 느껴지는 것 같다.
그 동안 미선이와 헤어지지 못해 안달을 하다가, 드디어 이십년 만에 이혼을 하고 앞으로는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혼자서 살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내 마음대로 하고
맘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멋있는 연애도 하면서 살리라 다짐을 했는데.. 그 미선이가 낳은 내 딸이 아빠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모녀간이 이렇게 극과 극일 수가 있는가?
엄마는 자신이 젊었을 때 한번의 실수로 인해 사랑보다는 책임감으로 결혼을 하게 됐고, 내가 도망치려고 했던 그 여자가 낳은 딸은 일편단심으로 아빠인 자신을 따르고,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됐다. 세상살이란게 아무리 각본 없는 드라마라지만, 이렇게 흘러갈 수가 있는가?
“아빠.. 안 씻고 서서 뭐해?”
거실의 한 가운데에 서서 자신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있는 현식을 보고 혜진이가 한마디한다.
“네가 천사 같아서 잠시 너에게 취했나 보다..”
“피이~ 아빠도 입에 발린 소리를 할 줄 알아?”
“아니야.. 정말이야.”
“정말이든 아니든 천사라는 이야길 들으니 기분은 좋네..”
혜진이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다시 자신이 하던 일을 계속한다.
'암! 천사지 천사고 말고.. 나에게 혜진이 너는 천사야..'
혜진이 등뒤로 가서 혜진이를 가만히 껴안는다.
혜진이가 하던 일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현식의 입을 찾는다. 현식이가 혜진이의 입에 가볍게 뽀뽀를 하고는 포옹을 풀고 욕실로 들어간다. 오늘 아침은 완전히 신혼 기분이다. 내일 모레면 나이가 오십 줄인데 이런 기분을 느껴도 되나?
욕실에서 세면을 하고 나오니 식탁에 아침식사가 차려져 있다.
“아빠! 식사 해..”
“그래.. 우리 혜진이가 차린 밥을 먹어 볼까?”
혜진이와 같이 마주 앉아서 식사를 한다. 어제 저녁에도 먹어 봤지만 쇠고기 국의 국물 맛이 담백한 게 식욕이 절로 일어난다.
“우리 혜진인 재주도 많아..”
“뭐가?”
혜진이가 식사를 하다 말고 궁금하다는 듯이 현식이를 쳐다본다.
“혜진이는 공부도 잘하지.. 음식솜씨 좋지.. 마음도 착하지.. 무엇 하나 나무랄 게 없는데.. 아빠가 너무 분에 넘친 복을 받는 것 같다.”
“그럼.. 앞으로 나한테 잘해줘.. 사랑도 많이 해주고..”
“암! 그래야지.. 그래야 하고말고..”
식사가 끝나고, 혜진이가 설거지를 하는 동안 현식이는 진공청소기로 바닥을 청소한다. 이젠 내 딸이 아니라 완전히 마누라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그것도 오십이 다 된 중년의 남편한테 갓 스물하나가 된.. 이제 막 꽃망울을 터트리려는 나이의 신부다.
바닥청소를 끝내고 나니, 혜진이가 커피 두 잔을 타서 소파로 가서 앉는다.
“아빠! 여기 와서 커피 마셔..”
“그래.. 우리 혜진이가 타 주는 커피 한번 마셔볼까?”
현식이가 소파로 와서 앉는다.
“우리 혜진이라고 하지말고 내 색씨라고 하면 안돼?”
현식이가 커피잔을 들면서 혜진이에게 말한다.
“정말 내 색씨가 되도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당연하지! 아빠는 앞으로 영원히 내 서방님이야..”
“앞으로 세월이 흘러 내가 꼬부랑 할아버지가 되면 혜진이는 한참 나이일 텐데.. 그때가 되면 혜진이를 사랑해주고 싶어도 안아줄 수도 없고.. 어떡하나?”
“관계없어.. 내가 지금 아빠를 사랑하는 게 꼭 육체적인 접촉때문만은 아니야.. 그리고, 외국배우를 보면 칠십이 넘은 나이에도 이십대 여자랑 살던데 뭘.. 거기에 비하면 나는 아빠랑 삼십년 차이도 나지 않잖아?”
“글쎄다…”
같이 아파트를 나선다.
“혜진이 넌 학교로 바로 갈 거야?”
“그럴려고 해..”
“내가 학교까지 태워다 줄까?”
“괜찮아.. 아직 시간이 많으니까 천천히 버스타고 가면 돼..”
“그리고, 너 용돈..”
현식이가 지갑을 꺼내 십만원짜리 수표 두 장을 꺼내서 혜진이에게 준다.
“이렇게 많이 줘?”
“어제 너 음식 장만하느라고 있는 돈 다 썼다며?”
“그래도 이 돈은 많은데..”
“그냥 넣어두고 필요할 때 써.. 돈 떨어지면 언제든지 이야기 하고..”
현식이가 차를 몰고 혜진이를 버스 정류장까지 태워주고 회사로 출근한다.
현식이는 회사에서 퇴근하기 전 미주에게 전화를 한다.
“여보세요?”
-네! 강 미주입니다.
“저.. 김 현식입니다.”
-아.. 김 사장님. 웬일로 저에게 전화를 다 주시고..
“모레가 일요일인데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점심식사를 했으면 하고요..”
-저야 좋지요..
“그럼 모레 열 두시 경에 미주씨 가게 앞으로 갈게요.”
-그렇게 해요. 그 시간에 맞춰 나갈게요.
“그럼 모레 뵙기로 하죠.”
그리고는 전화를 끊는다.
미주를 만나려고 하는 이유가 이젠 선을 그어야 할 것 같아서 이다. 더 이상 미주를 만나서 관계를 가지는 것은 혜진이에게 죄를 짓는 셈이니.. 또, 미주씨에게도 죄를 짓는 것이 될 것이다.
일요일 아침에 조금 늦잠을 자고 있는데, 잠결에 전화벨이 울린다. 잠이 조금 덜 깬 상태에서 침대에서 일어나 응접탁자에 있는 전화기로 가서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아빠! 나 혜진이..
“아침 일찍 웬일이야?”
-시간이 몇 신데? 지금 일어난 거야?
“그래.. 네 전화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보자.. 벌써 열시가 넘었네?”
-나.. 지금 아빠한테 가려고..
“안 되겠는데? 아빠 오늘 누구 만날 약속이 있어.”
-누구랑 만나는데? 혹시.. 전에 그 아줌마 아냐?
녀석.. 예감 하난 기가 막히네..
“그래.. 그 아줌마와 만나기로 했다.”
-아빠…
혜진이의 목소리에 울음이 섞인다.
“혜진아! 네가 걱정 안 해도 돼.. 설마 아빠가 너를 두고 그 여자랑 데이트하려고 만나겠니? 아무래도 선을 그어야 할 것 같아서..”
-정말이지?
갑자기 혜진이의 목소리가 밝아진다.
“그럼.. 인석아. 너 속고만 살았니?”
-알았어.. 그럼 잘하고 와.”
세면을 하고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나니, 시간이 조금 남는다.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다가 열 한시 반경에 아파트를 나선다. 차를 몰고 미주씨의 가게 앞에 도착하니 시간이 열 한시 오십분이 된다. 아직 미주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한 십분 정도 기다리고 있으니, 가게에서 미주가 내려오는 모습이 보여 클락션을 울리니 차 있는 곳으로 다가온다.
미주가 조수석 문을 열고 차에 탄다.
자기와 만난다고 그랬는지 꽤 신경을 쓴 것 같다. 미장원에 다녀왔는지 올림머리를 하고, 하얀 원피스에 검은 털코트를 입은 모습이 원숙한 중년부인의 티가 물씬 난다.
향수를 뿌렸는지 은은한 향기가 차 안에 가득찬다.
잠시 미주와 혜진이를 비교해 본다.
미주는 자신과 같은 세대라 생각하는 관점이 비슷할 것이고 육체관계를 갖더라도 마음이 편할 수가 있다. 같이 다니더라도 남들이 보기에 무난할 것이고..
하지만, 미주 역시 임자가 있는 몸이라 같이 만나기에는 위험부담이 있고 내 반려자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혜진이는 원천적으로 근친이란 굴레에 갇혀 세상 사람들이 정한 윤리에 어긋나지만 너무 사랑스럽고 티끌 하나 없이 순수한 아이다. 그리고, 오로지 자신 하나만 바라보는 아이 이고..
누구를 사랑하느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혜진이 이다. 육체관계를 가지더라도 자신에게는 너무 분에 넘친다는 생각을 한다.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있는 현식이를 보고 미주가 겸연쩍은 듯 말한다.
“제 얼굴에 뭐가 묻었어요?”
그제서야 제 정신으로 돌아온 현식이가 차를 출발시키면서 말한다.
“오늘 미주씨가 너무 멋있어서 잠시 정신이 나갔나 봅니다.”
“좋게 봐 주시니까 그렇죠.”
“오늘도 미리 가게에 나왔던 모양이죠?”
“예.. 조금 일찍 나와서 어제 정리 못했던 것들을 좀 치우고 하느라고..”
“어디로 갈까요?”
“현식씨가 알아서 가세요.”
“그럼.. 다대포 해수욕장으로 가요.. 여기서 가깝고 해수욕장 주변에 횟집이 괜찮던데요..”
“그렇게 해요.. 한동안 바빴던 모양이죠? 요즘 저희 가게에 들리시는 게 뜸하시고..”
“그럴 일이 좀 있었어요.”
어느덧 차가 다대포 해수욕장 입구로 들어선다.
전에 한번씩 와본 횟집 앞에 차를 세운다. 같이 차에서 내리니 미주가 현식이 옆에서 팔짱을 낀다. 두 번 육체관계를 가지고 나서인지 팔짱을 끼는 걸 어색해 하지 않고 상당히 자연스럽게 행동을 한다. 무어라고 말하기도 그렇고.. 그냥 팔짱을 낀 채로 횟집 안으로 들어간다.
횟집 주인여자가 아는 채를 한다.
“김 사장님! 어서 오세요.”
“이층에 자리 있지요?”
“예! 이층으로 올라가세요.”
이층으로 올라가서 바다를 접한 쪽의 방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는다.
주인여자가 따라와서 주문을 받는다.
“여기 광어하고 우럭을 섞어서 주고 술은 매취순으로 줘요.”
창 밖으로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오늘따라 갈매기들이 바다 위를 많이 나르고 있다. 고기떼들이 지나가고 있는지.. 멀리 수평선이 보이고 배들이 한가하게 수평선을 거닌다. 잠시 창 밖을 내다보던 현식이가 미주를 바라보며 말한다.
“여기 전망 좋지요?”
“아주 좋네요.. 가슴이 다 트이는 것 같아요.”
“요즘 하시는 장사는 어때요?”
“전보다는 점점 나아지는 것 같아요..”
“다행이네요.”
“전보다 마음을 좀 편히 가져서 그런가 봐요. 안달한다고 되는 게 아닌데..”
“세상 일이 다 그렇지요. 조급히 생각한다고 되는 건 아니지요.. 어려워도 마음을 편하게 가지려고 하다 보면 오히려 일이 잘될 수도 있고요.. 힘들고 지치게 보이는 사람보다는 편하게 보이는 사람에게 사람들이 더 따르는 이치하고 같은 거지요..”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렇겠네요.”
주문했던 회와 술이 나오고, 현식이가 미주의 잔에 술을 따른다.
“술 몇잔 마셔도 되겠지요?”
“두 세잔 정도는.. 현식씨는 차 때문에 술 마셔도 괜찮겠어요?”
“나중에 봐서 안되면 대리운전 부르면 돼요.”
미주가 현식이에게 술병을 받아 들고 현식이의 잔에 술을 따른다.
“자.. 미주씨. 건배합시다.”
“그래요..”
“미주씨의 가게번창을 위해..”
“현식씨의 건강을 위해..”
같이 잔을 들고 한잔씩 비운다.
미주는 ‘우리의 사랑을 위해’라고 건배하고 싶었지만, 너무 노골적인 것 같고 속이 보이는 것 같아 차마 그렇게 건배를 하지 못한다.
현식이가 술 석 잔을 연속해서 마신다. 미주가 그런 현식이를 바라보다가 걱정스러운 음성으로 물어본다.
“김 사장님.. 무슨 일이 있어요? 그렇게 급히 술을 드시고..”
“사실은 오늘 미주씨에게 따로 드릴 말이 있어서 만나자고 했어요. 그런데.. 입이 잘 안 떨어지네요?”
입이 안 떨어질 정도의 말이라면.. 도대체 무슨 일인가?
미주가 좀 떨리는 음성으로 현식이에게 묻는다.
“무슨 일이시길래?”
“저.. 사실은..”
현식이가 술을 한잔 더 마시고 말을 잇는다.
“사실은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어요.. 아무래도 미주씨에게 말을 해야겠기에..”
“그러..셨어요?”
미주는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
그 동안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현식이가 자신의 마음속 깊이 들어 와 있었다. 물론 자신에게는 남편이 있고, 홀몸이 된 현식이의 반려자가 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그러나, 현식이의 그 말이 천둥소리처럼 자신의 마음을 뒤흔든다. 미주가 술잔을 들고 단숨에 마신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잔에 술을 채우고 술잔을 비운다.
“미주씨에게 그 동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미주씨를 사랑하기에는 여러가지로 제약이 따르네요..”
“저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어요.. 현식씨와 저와의 관계가 오래 가지 못하리란 걸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그걸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나 봐요..”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을게요.. 그 동안 미주씨와의 관계가 제 진심이었으니..”
“그런 말을 해줘서 고마워요.. 그런데, 현식씨가 사랑한다는 분은 어떤 분이에요?”
참..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다.
어떻게 내 딸이라고 말하겠는가?
현식이가 비어 있는 자신의 잔에 술을 따르고 단숨에 마신다.
“그냥.. 너무 사랑스런 여자예요.. 그 여자 역시 내가 없으면 안 되는 여자이고요..”
“어쨌든 축하 드려요. 좋은 분이 생겼다는 거..”
“그렇다고 해서 저와 미주씨의 사이가 완전히 끝나는 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그냥 좋은 친구로써.. 단골 술 손님으로써.. 그렇게 지내면 안될까요?”
“그건.. 제가 부탁드릴 말인데요?”
“그럼.. 앞으로 제가 한번씩 미주씨의 가게에 찾아가더라도 예전처럼 그렇게 대해주면 고맙겠어요.”
미주는 몇 잔을 계속해서 마신 술로 인해 많이 취하는 것 같다. 아니.. 현식이의 고백으로 인해 더 취하는 것인지.. 자신과 현식이와의 사이에 언젠가는 이런 일이 있으리란 걸 잘 알고 있었지만..
막상 현식이의 입에서 애인이 될 수 없다는 말을 듣자 가슴 한 가운데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는 것 같다.
서로 말없이 술을 따라주고 술을 마신다.
벌써 술병이 다섯 병째다. 회를 담은 접시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현식이도 술을 많이 마시고 있지만, 미주도 거의 현식이가 마시는 속도로 술잔을 비워낸다. 현식이는 자신이야 평소에도 술을 즐겨 마시는 편이다 보니 무리할 정도는 아니겠지만, 은근히 미주가 걱정이 된다.
버틸 수 있을려나..
하지만, 현식이는 그런 미주에게 한마디의 말도 할 수 없다. 무어라고 하겠는가?
서로 사랑한다고 고백한 것도.. 장래를 약속한 것도 아니지만, 마음속으로는 상대방에게 마음을 준거나 마찬가지인데.. 둘 중의 하나인 현식이가 이젠 그만두자고 이야기를 하니, 미주는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내세울 수는 없지만, 섭섭하고 배신 당한 것 같은 마음은 어쩔 수가 없을 것이다.
조금 남아 있던 술을 마지막으로 두 사람의 잔에 따르고 서로 잔을 비운다.
현식이가 조심스럽게 미주에게 말을 한다.
“술도 많이 마셨는데 이젠 그만 마시지요?”
“그럴…까요?”
미주가 조금 초점이 풀린 눈으로 현식을 바라보며 맥없이 이야기한다. 서로 앉은 자리에서 일어난다.
미주가 자리에서 일어나다 말고 다리가 풀리는지 그대로 주저앉는다.
현식이가 얼른 미주의 옆으로 간다.
“미주씨.. 괜찮아요?”
“괜찮아요.. 너무 오래 앉아 있어서 그런가?”
미주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현식이가 미주를 부축한다. 미주가 잠시 몸을 비틀며 거부의 몸짓을 하더니 쉽게 일어나지 못하겠는지 그냥 현식이에게 몸을 맡긴다.
현식이가 미주의 몸을 부축한 채 카운터로 가서 계산을 한다.
밖으로 나오니, 겨울 해변가의 밤 바람이 차다. 미주도 정신이 조금 드는 지 현식이에게
“이젠 됐어요.. 혼자 걸을 수 있겠어요..”
현식이가 미주의 겨드랑이에 넣었던 팔을 뺀다. 미주가 잠시 비틀거리더니 이내 중심을 잡고 바로 선다.
“미주씨. 여기서 택시를 기다릴까요?”
“저기.. 현식씨..”
“왜요?”
“부탁이 있는데..”
“말해봐요..”
“오늘이 지나면 우리 사이는 아무 것도 아니겠지요?”
“좋은 친구로 지내면 안되겠어요?”
“마지막으로 오늘.. 저 안아주시면 안되겠어요?”
“미주씨…”
미주는 아무리 술기운을 빌려 그런 이야기를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하는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진다.
“안 되겠지요?”
순간 현식이는 자신이 지금 큰 죄를 짓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내가 뭐라고… 이 여자에게 이런 말을 들을 자격이 있나?
갑자기 미주가 현식이의 품안으로 쓰러지듯이 안긴다.
현식이는 그런 미주를 품속에 받아들이고 순간적인 충동으로 미주의 입술을 찾는다. 뜨거운 단내가 나는 미주의 입술을 정신없이 빤다. 미주의 부드러운 혀가 현식의 입안으로 들어온다.
생 미역처럼 미끌거리는 미주의 혀를 힘을 주어 빨아 들이다가 잇발로 자근거리며 자극을 준다.
한참을 그렇게 해변가 도로에서 키스를 하다가 현식이가 입을 떼고 미주를 바라보며
“내가 지금 미주씨를 안을 자격이나 있을까요? 내가 밉지도 않아요?”
“밉다고는 생각지 않아요.. 조금 서운한 마음은 들지만.. 현식씨가 내게 사실대로 이야길 해주니 고마워요.. 또, 그 사람에게 배신하지 않으려는 현식씨의 마음도 좋게 보이고요.. 오늘 현식씨에게 안기고 싶은 것은 이제 두 번 다시 현식씨의 체취를 느낄 수 없을 텐데.. 마지막으로 내 몸에 현식씨를 새겨놓고 싶어서 그래요..”
현식이가 말없이 미주의 어깨를 감싸 안은 채 해변 가 도로를 따라 걷는다.
조금 앞에 골목쪽으로 모텔의 간판이 보여 그리로 들어간다. 혜진이에게 죄를 짓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내가 거절하고 돌아서버리면 미주는 더욱 비참해지지 않을까..
모텔의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고 모텔방으로 들어선다.
최근에 지은 모텔인지 아주 깨끗하고 바닷가를 향한 전망이 운치가 있다. 같이 마주보고 서서 옷을 벗는다.
“같이 씻을까요?”
미주가 고개를 끄덕거린다.
욕실로 들어가 샤워기를 틀고 같이 나란히 서서 샤워기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받는다.
현식이가 미주에게 말한다.
“제가 씻겨 드릴까요?”
“아니.. 됐어요. 아까 오전에 목욕을 했어요.. 그만 나갈래요.”
미주가 먼저 욕실을 나간다.
현식이도 대충 씻은 채 욕실 밖으로 나간다. 실내에 환한 조명은 꺼져 있고 역광을 내는 희미한 조명이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미주가 침대에 돌아 누워 있다.
침대 시트를 들추고 미주의 옆으로 누우니, 미주가 몸을 돌려 현식의 품속으로 파고 든다. 그리고, 입을 내밀어 현식의 입을 찾는다.
미주의 입에 키스를 하면서 팔을 아래로 내려 미주의 엉덩이를 둥글게 쓰다듬는다.
“흐~읍~”
미주가 엉덩이에 힘을 바짝 힘을 준 채, 현식이에게 갇힌 입 속으로 뜨거운 숨결을 뱉어낸다.
미주가 현식이에게서 입을 떼어내고 몸을 일으키더니, 현식이의 몸 위로 올라온다.
열띤 표정으로 현식이에게 말한다.
“오늘은 제가 하고 싶어요..”
미주가 고개를 숙이더니 입으로 건포도 같은 현식이의 젖꼭지를 문다. 그리고, 힘을 주어 빨아 들인다.
“아~하~~”
남자의 젖꼭지에도 성감대가 있는지.. 현식은 가슴에서 느껴지는 감촉이 너무 좋아 자신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뱉어낸다. 미주는 한참을 집요하게 현식이의 젖꼭지를 유린한다.
“아~하! 그만~~~”
미주가 현식의 젖꼭지에서 입을 떼고 혓바닥을 현식의 가슴에서부터 시작하여 아래로 햝으며 내려간다. 그리고, 하늘을 향해 고개를 쳐든 현식이의 심벌을 단숨에 삼킨다. 뜨거운 입 속의 열기가 현식의 자지에서 느껴진다.
부드럽고 미끌거리는 느낌이 환상적이다. 목젖에 귀두 끝이 닿을 정도로 깊숙이 넣었다가 쭈쭈바를 먹듯이 빨아댄다.
한참을 그렇게 빨아대다가 입을 떼더니 손으로 현식의 자지를 들어올리고 불알과 자지 밑부분을 혓바닥으로 쓸어 올린다.
어허! 이런…
미주가 혓바닥을 더 밑으로 내려 현식의 항문을 혀로 햝아 댄다. 항문이 절로 움찔거려진다.
순간 현식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정을 하고 만다. 현식의 자지에서 분출된 정액이 미주의 얼굴과 머리위로 튄다.
“아~흐! 미~주씨…”
사정을 해서 수그러진 현식의 자지를 미주가 입으로 정성스럽게 빨아 먹는다. 그리고는 몸을 일으키더니 휴지로 얼굴과 머리에 붙은 현식의 정액을 닦아낸다.
“현식씨.. 좋았어요?”
그런 미주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게 보여 현식이가 상체를 벌떡 일으켜 미주의 알몸을 껴안고 쓰러진다. 미주를 껴안은 채 말한다.
“당신은.. 너무.. 사랑스런 여자야…”
“하지만.. 당신과는 오늘이 마지막인데.. 당신이 좋아하는 그 여자에게 잘해줘요..”
미주가 현식이에게 파고 들더니 손을 아래로 내려 한번의 사정으로 수그러진 현식의 자지를 잡고 주물럭거린다.
“당신… 오늘… 너무 적극적이네요..”
“당신의 체취를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어요..”
현식이가 미주를 꼭 껴안고 미주에게 키스를 한다.
미주의 손 안에서 현식의 자지가 서서히 기지개를 켠다. 아직은 부족하다는 듯 미주가 더욱 현식의 자지를 주물럭거린다. 어느 새 빳빳하게 일어선다.
미주가 현식이에게서 입을 떼더니 현식의 몸 위로 올라간다. 그리고 요강에 앉듯이 한 손으로 현식의 자지를 잡고 자신의 보지를 맞춘 채 서서히 주저 앉는다.
미주의 보지 속에 있던 현식의 정액이 매끄러운 윤활유 역할을 하며 자신의 자궁속으로 현식의 자지를 삼킨다.
미주가 위에서 삽입을 하니 더 조이는 것 같고 감촉이 너무 좋다. 미주가 현식의 자지를 다 삼킨 채 서서히 요분질을 한다.
“아~흥!”
미주도 좋은지 코맹맹이 소리를 낸다.
“아~하~~ 조금…더…”
현식이가 미주의 아래에서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미주의 요분질에 박자를 맞춘다. 미주가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달뜬 소리를 한다.
“오래… 오랫동안… 간직.. 할.. 거예요…”
현식의 위에 엉거주춤 앉은 자세로 땀을 흘리며 한참을 박아댄다.
“아~악!”
미주가 오르가즘을 느끼는지 비명을 내지른다. 그리고는 현식의 자지위로 철퍼덕 주저앉아 숨을 헐떡거린다. 현식은 한번 사정한 후라 아직 사정을 하지 못한다. 자신의 자지를 삼킨 채 주저앉아 있는 미주의 엉덩이 밑에서 현식이가 엉덩이를 돌린다.
“아~응~~”
미주가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며 몸을 비튼다.
한동안 미주의 엉덩이 밑에서 엉덩이를 돌리던 현식이가 분출을 시작한다.
“흐~읍!”
그제서야 미주가 현식의 가슴 위로 쓰러진다.
그런 미주를 두 팔로 꼭 껴안은 채
“미주씨… 오늘 너무… 좋았어요.. 아마… 오랫동안 당신이 생각날 거예요..”
“저도 그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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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