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세탁소 할저씨의 스팀다리미보다 뜨겁던...
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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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전
사실기반으로 썼지만 제가 모든 장면과 순간을 다 적지 못해서 아내의 썰풀이를 기반으로 살을 붙여 각색한 점 감안하시고 읽어주세요.
해 질 녘 노을이 골목 어귀까지 길게 드리워진 오후, 아내는 한 손에 묵직한 겨울 코트 두 벌을 들고 단골 세탁소인 '제일 세탁소'의 미닫이문을 열었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훅 끼쳐 오는 것은 기분 좋은 스팀 다리미의 열기와 보송보송한 비누 향기였습니다.
아내의 목소리에 산더미처럼 쌓인 옷가지 너머에서 허리가 구부정한 주인 할아버지가 고개를 쑥 내미셨습니다. 돋보기안경을 코끝에 걸친 채, 투박하지만 정교한 손놀림으로 셔츠의 칼라를 다리던 할아버지는 아내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셨습니다.
"어이쿠, 새댁 왔구먼! 날이 갑자기 추워졌지? 이제 진짜 겨울 옷 꺼낼 때가 됐어."
"네, 사장님. 벌써 바람이 차요. 작년에 맡겼던 코트들인데, 올해도 잘 부탁드리려고요."
할아버지는 아내가 건넨 코트를 작업대에 넓게 펼치고는 능숙한 손길로 옷감을 매만지기 시작하셨습니다.
"이 코트는 산 지 꽤 된 것 같은데, 여전히 새 옷 같네. 새댁이 옷을 참 정갈하게 입어. 주인을 잘 만났어, 이 옷이."
"아유, 사장님이 매년 새 옷처럼 만들어 주시니까 그렇죠. 동네 사람들 다 사장님 손길 아니면 안 된다고 난리잖아요."
아내의 칭찬에 할아버지는 쑥스러운 듯 "에이, 내가 뭐 힘이 있나. 그냥 기계가 하는 거지"라며 손사래를 치셨지만, 입가에는 뿌듯한 미소가 번졌습니다.
할아버지는 코트의 소매 끝을 살피더니 혀를 쯧쯧 차며 바늘을 꺼내 드셨습니다.
"여기 단추가 대롱대롱하네. 이거 그냥 두면 길바닥에서 잃어버리기 딱 좋아. 내가 단단히 달아줄게."
"어머, 저는 보지도 못했는데... 감사합니다, 사장님!"
"이게 다 정이지 뭐. 그리고 저번에 가져갔던 남편 양복은 어때? 바지 칼주름이 좀 살아야 출근할 때 기운이 나거든."
"그럼요! 남편이 사장님이 다려주신 바지 입는 날에는 자신감이 넘쳐 보여요. 다 사장님 덕분이에요."
두 사람의 대화는 짧았지만, 그 공간을 채운 온기는 스팀 다리미의 열기보다 더 뜨겁고 포근했습니다. 아내는 세탁소 문을 나서며 할아버지가 건네준 사탕 한 알을 입에 물었습니다.
"조심해서 가고! 다 되면 문자 넣을게!"
멀어지는 아내의 등 뒤로 다시 '치익-' 하며 힘찬 스팀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옷의 얼룩뿐만 아니라 마음의 먼지까지 깨끗하게 털어낸 것 같은, 기분 좋은 오후였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내는 제가 넌지시 건넸던 ‘어르신께 청춘을 선물해드리자’는 제안을 곱씹는 듯 내내 말이 없었습니다. 평소 정이 많으면서도 타인의 삶에 개입하는 것에는 신중했던 아내였기에, 그 침묵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친 뒤, 거실 조명 아래에서 아내는 아까 할아버지가 꼼꼼하게 매달아준 코트의 단추를 가만히 만져보았습니다.
"여보, 당신 말대로 그분 평생 남의 옷만 번듯하게 만져주시느라 정작 당신 몸 귀한 줄은 모르고 사신 것 같아."
아내가 조용히 입을 열었습니다. 그녀의 시선은 코트 단추에 머물러 있었지만, 마음은 이미 낮에 본 세탁소의 풍경 속에 가 있는 듯했습니다.
"사실 망설여졌어. 우리가 너무 참견하는 건 아닐까, 혹시 어르신이 자존심 상해하시지는 않을까... 그분에게 ‘청춘’이라는 게 이제 와서 어떤 의미일지 가늠이 안 돼서."
아내는 찻잔을 만지작거리며 말을 이었습니다. 할아버지의 굽은 등, 돋보기너머로 보이던 충혈된 눈, 그리고 낡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옛 노래들. 아내는 그 모든 풍경을 하나하나 복기하며 당신이 제안한 '선물'의 무게를 재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망설이던 아내의 눈빛이 변한 건, 낮에 할아버지가 했던 말을 떠올린 순간이었습니다.
"아까 사장님이 그러시더라. '이 옷은 주인을 잘 만나서 좋겠다'라고. 그 목소리에 묘한 부러움 같은 게 섞여 있었어. 옷을 사랑하는 분인데, 당신을 위한 좋은 옷 한 벌, 당신을 빛내줄 근사한 하루가 그분 인생엔 너무 오래전 일이었던 거야."
아내는 결심한 듯 고개를 들어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망설임이 걷힌 눈동자는 따뜻하면서도 단단해져 있었습니다.
"여보, 우리 해봐요. 거창한 건 아니더라도 그분이 거울 앞에서 '나도 아직 쓸만하구나'라고 느끼실 수 있게. 세탁소 할아버지가 아니라, 한 사람의 멋쟁이 신사로 돌아가는 시간을 선물해 드려요."
아내는 드디어 환하게 웃으며 제 손을 맞잡았습니다.
"내가 내일부터 은근슬쩍 사이즈도 알아보고, 사장님이 평소에 입고 싶어 하셨던 스타일이 뭔지 유심히 살펴볼게. 이번 프로젝트, 내가 대장 할 테니까 당신은 든든한 조력자가 돼줘야 해. 알았지?"
그날 밤, 우리 부부는 식탁에 마주 앉아 '어르신 청춘 되찾아주기'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색감의 셔츠가 그분의 주름진 피부에 잘 어울릴지, 어떤 구두를 신겨 드려야 그 굽은 허리가 조금이라도 펴질지...
아내의 목소리에는 낮의 고민 대신, 누군가에게 생애 가장 특별한 순간을 선물한다는 설렘이 가득 차올랐습니다. 세탁소의 스팀 열기보다 더 뜨거운 진심이 우리 집 거실을 보송보송하게 채우고 있었습니다만 거실의 공기가 순식간에 차갑게 얼어붙었습니다. ‘청춘을 선물하자’는 낭만적인 수사 뒤에 숨겨진 나의 진짜 의도..아내라는 여성을 그 어르신에게 온전히 제안하자는 파격적인 의미—를 깨닫는 순간, 아내의 눈동자는 겉잡을 수 없이 흔들렸습니다.
"지금... 제정신으로 하는 소리야?"
아내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습니다. 낮에 보았던 그 인자한 할아버지의 미소와 방금 내가 내뱉은 불온한 단어들이 머릿속에서 충돌하며 지독한 불협화음을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나를... 그리고 그분을 그런 식으로 모욕할 수 있어? 그분은 우리에게 따뜻한 이웃이고, 평생 성실하게 살아오신 어른이야. 당신, 정말 실망이야. 이건 선물이 아니라 모독이야!"
아내는 뺨이 상기된 채 나를 매섭게 질타했습니다. 도덕적 윤리감과 평소 가졌던 어르신에 대한 존경심이 아내의 내면에서 거칠게 소용돌이쳤습니다. 그녀에게 그것은 단순한 제안이 아니라, 자신이 쌓아온 가치관 전체를 흔드는 공격과도 같았습니다.
나는 침묵하며 아내의 분노를 받아냈습니다. 그리고 폭풍 같은 시간이 지나간 뒤, 예전에 우리가 깊은 밤 나누었던 **‘서로의 은밀한 판타지를 가감 없이 채워주자’**는 약속을 조용히 상기시켰습니다.
아내의 눈빛이 다시 한번 흔들렸습니다. 그 약속은 단순한 유희가 아니라, 부부라는 관계의 틀을 넘어 인간 본연의 욕망과 금기를 탐험해 보자는 일종의 성역 없는 계약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신 말대로 그분은 존경받아야 할 분이지. 하지만 그분 인생에서 ‘남자’로서의 시간은 이미 멈춰버렸어. 우리가 합의했던 그 판타지... 그 금기를 깨는 짜릿함이, 어쩌면 그분에게는 생애 마지막으로 타오르는 불꽃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내 말은 아내의 논리적 방어막 틈새를 파고들었습니다. 아내는 여전히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지만, 동시에 기묘한 호기심이 고개를 드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평소의 효심과 존경심이, 역설적이게도 ‘그 외롭고 고결한 노인에게 선사하는 궁극의 헌신’이라는 뒤틀린 숭고함으로 변질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아내는 밤새 좁혀지지 않는 평행선 위를 걸었습니다.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며, 자신이 가진 여성성이 누군가의 메마른 생애에 어떤 파문을 일으킬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가빠 왔습니다. 그것은 두려움인 동시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기묘한 고양감이었습니다.
새벽녘, 아내는 지친 기색으로 내 곁으로 다가와 앉았습니다.
"당신... 정말 잔인한 사람이야. 내 안의 어떤 부분을 건드려야 내가 무너지는지 너무 잘 알아."
아내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들었을 때, 그녀의 눈동자에는 질타 대신 기묘한 결의와 수긍이 서려 있었습니다.
"그래요. 그 약속... 지킬게. 그게 당신의 비뚤어진 판타지든, 아니면 내 비뚤어진 동정심이든... 끝까지 가봐요. 그분에게 내가 어떤 ‘청춘’이 될 수 있을지, 나도 궁금해졌으니까."
#. 돌이킬 수 없는 공모
아내의 승낙은 차갑고도 뜨거웠습니다. 도덕의 끈을 놓아버린 자의 해방감과, 금기를 향해 발을 내딛는 자의 긴장감이 그녀의 표정에 기묘하게 섞여 들었습니다.
"대신 조건이 있어. 이건 철저히 우리만의 비밀이어야 해. 그리고... 그분이 정말로 행복해하셔야 해. 그게 내가 이 말도 안 되는 제안에 동의하는 유일한 명분이니까."
아내는 그렇게 말하며 내 손등 위에 자신의 손을 겹쳤습니다. 이제 두 사람 사이의 대화는 더 이상 옷이나 수선에 대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결단이 내려진 뒤, 아내의 행동은 평소보다 오히려 차분하고 치밀해졌습니다. 죄책감을 밀어낸 자리에는 묘한 의무감과 함께, 자신이 누군가의 세계를 뒤흔들 수 있다는 여성으로서의 근원적인 유희가 자리 잡은 듯했습니다.
며칠 뒤, 아내는 다시 그 낡은 미닫이문을 열었습니다. 이번에는 두꺼운 겨울 코트가 아니라, 가볍고 매끄러운 소재의 실크 블라우스를 손에 들고 있었습니다.
"사장님, 저 또 왔어요."
아내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한 톤 낮았고, 끝음이 미묘하게 늘어졌습니다. 평소 질끈 묶었던 머리는 자연스럽게 어깨 위로 흘러내렸고, 세탁소의 매캐한 스팀 향 사이로 아내의 살결에서 배어 나온 은은한 향수 냄새가 이질적으로 섞여 들었습니다.
다리미질에 열중하던 할아버지는 고개를 들었다가 잠시 멈칫하셨습니다. 평소 '단골집 새댁'으로만 보이던 여자가, 오늘따라 유난히 눈이 부신 '여인'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어, 어어... 새댁 왔어? 그 코트는 다 됐는데, 뭘 또 가져왔나?"
아내는 대답 대신 작업대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그리고는 손에 든 실크 블라우스를 할아버지의 거친 손마디 근처에 살포시 내려놓았습니다.
"이게 아끼는 옷인데, 소매 끝에 얼룩이 안 지워져서요. 사장님이 좀 봐주세요. 사장님 손길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아내는 블라우스를 펼치는 척하며 할아버지의 손등 위로 자신의 손을 아주 잠시, 하지만 분명하게 겹쳤습니다. 할아버지의 마른 손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이 제 눈에도 보일 정도였습니다. 차가운 금속 성분의 다리미를 평생 잡아온 노인에게, 아내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살결은 가히 충격적인 온기였을 것입니다.
"어디 보자... 음, 이건 기름때 같은데... 내가 신경 써서 지워보지."
할아버지는 황급히 손을 거두며 돋보기를 고쳐 쓰셨지만, 이미 귀끝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습니다. 아내는 그 모습을 놓치지 않고 생긋 웃으며 허리를 숙여 할아버지의 시선 아래로 다가갔습니다.
"사장님, 사장님도 젊었을 땐 이 블라우스 색깔처럼 화사한 옷 입고 데이트도 하고 그러셨죠? 왠지 인기가 정말 많으셨을 것 같아요."
"나? 에이... 나야 뭐 평생 이 좁은 데서 남의 옷이나 다리며 살았지. 청춘 같은 게 어딨어..."
할아버지는 쑥스러운 듯 허허 웃으셨지만, 눈동자에는 아주 오래전 묻어두었던 어떤 기억이 먼지를 털고 일어나는 듯한 아련함이 스쳤습니다. 아내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낮게 속삭였습니다.
"아니요, 사장님 손은 참 섬세하시잖아요. 여자의 마음을 잘 아실 것 같은 그런 손이에요. 저는 사장님이 다려주신 옷 입으면 꼭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기분이 들거든요."
할아버지는 다리미를 내려놓고 멍하니 아내를 바라보았습니다. 수십 년간 반복해온 노동의 현장에, 단 한 번도 존재한 적 없던 유혹적이고도 따스한 찬사. 아내는 가만히 할아버지의 굽은 어깨에 손을 올리고 조심스럽게 주물렀습니다.
"힘드시죠? 매일 이렇게 고생하시는데... 가끔은 사장님도 대접받고, 다시 청춘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으세요? 제가 그렇게 해드리고 싶은데."
할아버지의 호흡이 거칠어졌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욕망이라기보다, 이미 죽었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존재가 누군가에게 여전히 '남자'로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에서 오는 경이로움에 가까웠습니다. 아내는 할아버지의 귓가에 대고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목포로 쐐기를 박았습니다.
"내일 저녁에요, 세탁소 문 닫으실 때쯤 다시 올게요. 그 블라우스... 다 됐는지 확인하러요. 그때는 사장님을 위한 특별한 선물을 가져올게요."
아내가 떠난 뒤에도 할아버지는 한참 동안 그 자리에 망부석처럼 서 계셨습니다. 멈춰버린 줄 알았던 노인의 심장이 시끄러운 다리미 소리를 뚫고 세차게 뛰기 시작했습니다. 세탁소 안에는 아내가 남기고 간 향수 냄새와, 돌이킬 수 없는 기대감이 뜨거운 스팀처럼 자욱하게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약속한 '내일 저녁'이 밝았습니다. 해가 완전히 저물고 골목의 가로등이 하나둘 켜질 무렵, 아내는 평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화장대 앞에 앉았습니다.
수수한 면 티셔츠 대신, 몸의 곡선을 은밀하게 드러내는 검은색 실크 원피스를 입고 그 위에 긴 트렌치코트를 덧입었습니다. 거울 속의 자신을 응시하는 아내의 눈빛에는 긴장감과 함께, 금기를 깨뜨리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묘한 고양감이 서려 있었습니다.
밤 9시, 세탁소의 '영업 종료' 안내판이 뒤집히는 소리가 정막한 골목에 작게 울려 퍼졌습니다. 아내는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고는 낡은 미닫이문을 조심스럽게 밀었습니다.
"사장님... 저 왔어요."
평소라면 스팀 소리로 가득했을 세탁소 안은 이상하리만큼 고요했습니다. 할아버지는 평소 입던 얼룩진 작업복 대신, 낡았지만 칼처럼 다려진 하얀 셔츠를 입고 아내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아내를 본 할아버지의 손은 약하게 떨리고 있었고, 그 눈에는 평생을 성실함으로 덮어두었던 욕망과 두려움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아내는 말없이 할아버지에게 다가가 세탁소 한가운데 놓인 낡은 소파에 그를 앉혔습니다. 그리고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치고 있던 트렌치코트의 단추를 하나씩 풀어나갔습니다.
코트가 바닥으로 떨어지자, 희미한 형광등 불빛 아래 아내의 흰 어깨와 실크의 매끄러운 광택이 드러났습니다. 할아버지는 숨을 멈춘 듯했습니다. 그에게 비친 아내의 모습은 단순한 여자가 아니라, 이미 오래전 작별했다고 믿었던 '청춘' 그 자체의 화신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사장님... 아니, 오늘만큼은 저에게 가장 멋진 신사분이세요. 당신의 손이 만져온 그 수많은 옷감보다, 제 살결이 더 따뜻하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요."
아내는 할아버지의 투박하고 거친 손을 잡아 자신의 뺨에 가져다 대었습니다. 평생 남의 옷을 수선하며 지문이 닳아버린 그 손끝에, 아내의 매끄럽고 탄력 있는 피부 촉감이 생생하게 전달되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떨리는 손으로 아내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만져보았습니다. 마치 깨지기 쉬운 보물을 다루듯, 혹은 잊어버린 꿈을 확인하듯 그의 손길은 지극히 조심스럽고도 경건했습니다.
"내가... 내가 이런 과분한 대접을 받아도 되는 건지..."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젖어들었습니다. 아내는 대답 대신 할아버지의 무릎 위에 천천히 내려앉으며 그의 목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습니다. 세탁소 안을 가득 채운 것은 이제 비누 향기가 아니라, 두 사람의 뜨거운 숨결과 심장 박동 소리였습니다.
그 순간, 세탁소는 더 이상 낡은 일터가 아니었습니다. 낡은 라디오에서는 지직거리는 잡음 섞인 올드팝이 흘러나왔고, 아내는 할아버지의 귀에 낮게 속삭이며 그가 잊고 살았던 '남자'로서의 감각을 하나하나 깨워나갔습니다.
"오늘 밤은 사장님의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에요. 제가 그 시간을 당신께 바칠게요."
세탁소의 어스름한 불빛 아래, 아내가 마주한 진실은 그녀가 상상했던 '쇠약한 노인'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세월의 풍파를 견뎌온 노인의 몸속에는, 평생을 억눌러온 원초적인 남성성이 기괴할 정도로 거대하고 뒤틀린 형태로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아내의 손길이 할아버지의 하의를 밀어냈을 때, 그녀는 숨을 들이켜며 멈칫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곳에는 노년의 무기력함 대신, 오랜 세월 속에서 변질되고 강화된 거대한 물리적 실체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피부 밑에 박힌 이물질들이 만들어낸 불규칙하고 험악한 돌기들은, 아내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남성의 부드러움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전장에서 단련된 투박한 둔기이자, 세월의 보상심리가 빚어낸 흉물스러운 훈장처럼 보였습니다.
아내가 그 압도적인 무게감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을 때, 그녀의 입술에서는 비명이자 탄성인 것 같은 파열음이 새어 나왔습니다.
이물질이 박힌 그 거친 질감은 아내의 여린 내벽을 사정없이 긁어내며 생소한 통증을 유발했습니다. 아내는 몸을 뒤틀며 신음했지만, 그것은 단순한 고통이 아니었습니다.
통증의 뒤를 바짝 쫓아오는 것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강력한 물리적 자극이었습니다. 그 '구슬'들이 내벽의 신경 하나하나를 짓누르고 지나갈 때마다, 아내의 뇌리에는 하얀 불꽃이 튀었습니다.
"아... 아악!" 하는 비명은 어느새 "하아, 으응..." 하는 애달픈 신음으로 변해갔습니다. 고통이 신경을 마비시킬 정도로 예리해질수록, 역설적으로 그 끝에서 피어나는 쾌락은 더욱 치명적으로 아내를 잠식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짐승 같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자신의 거대한 '무기'로 아내의 내부를 유린하듯 파고들었습니다. 아내는 그 기괴한 형태가 주는 위압감에 짓눌려 눈물을 흘리면서도, 자신을 완전히 채우다 못해 찢어놓을 듯한 그 폭력적인 풍요로움에 몸을 떨었습니다.
그것은 그녀가 상상했던 '우아한 선물'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남편과 약속했던 '판타지'의 가장 어둡고 노골적인 심연이었습니다. 아내는 자신의 몸 안에서 요동치는 그 험악한 돌기들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느끼며, 자신이 존경했던 노인의 품 안에서 가장 비천하고도 황홀한 쾌락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세탁소의 낡은 바닥이 삐걱거리는 소리와 아내의 젖은 신음소리가 뒤섞였습니다. 할아버지의 거구 아래에서 아내는 마치 폭풍우에 휩쓸린 돛단배처럼 위태롭게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그 고통스러운 쾌락의 끝에서 아내는 보았습니다. 자신을 탐닉하는 할아버지의 눈 속에 깃든, 수십 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다시 불타오르는 광기 어린 청춘의 안광을. 아내는 그 빛에 타 죽어도 좋다는 듯, 자신을 고통으로 몰아넣는 그 흉측한 실체를 더욱 깊숙이 끌어안으며 무아지경의 나락으로 떨어져 내렸습니다.
세탁소의 좁고 뜨거운 열기 속에서, 아내가 마주한 것은 단순한 노인의 욕망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평생을 한자리에서 옷을 만지고, 다듬고, 칼날 같은 주름을 잡아온 '장인의 손길'이 육체적인 유희로 전이된 기묘하고도 압도적인 퍼포먼스였습니다.
할아버지의 움직임은 투박한 외양과 달리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고 리드미컬했습니다. 마치 가장 까다로운 실크 옷감을 다루듯, 그는 아내의 몸이 어디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어느 지점에서 호흡이 가빠지는지를 본능적으로 꿰뚫고 있었습니다.
세월을 비웃듯 유지되는 그 거대한 강직도는 아내의 내부를 빈틈없이 확장시켰고, 회복력 또한 청년의 그것을 능가하여 쉴 틈 없는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몰아치는 그의 테크니컬한 움직임은 아내의 이성을 하나씩 무너뜨렸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삽입을 넘어선, 육체로 쓰는 정교한 수선화와 같았습니다.
아내는 이제 자신이 누구인지, 여기가 어디인지조차 잊어버렸습니다. 아까의 두려움과 거부감은 온데간데없고, 오직 자신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그 험악하고도 황홀한 '무기'의 감촉에만 온 신경이 집중되었습니다.
쾌락이 임계점을 넘어서자, 아내의 몸은 통제 불능의 상태에 빠졌습니다. 고귀했던 아내의 모습은 사라지고, 오직 본능만이 남은 한 마리의 짐승처럼 그녀는 할아버지의 목을 끌어안고 매달렸습니다.
"아... 아아! 사장님, 사장님...!"
아내의 입에선 더 이상 정제된 단어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극도의 쾌락 속에서 아내의 구강 구조는 느슨해졌고, 억제되지 못한 타액이 폭포처럼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는 정신 나간 사람처럼 할아버지의 얼굴 곳곳을 탐닉했습니다. 그의 주름진 뺨, 이마, 콧날 위로 아내의 뜨겁고 끈적한 침이 폭탄처럼 쏟아져 내렸습니다. 그것은 추잡함이라기보다, 이성을 완전히 상실한 자가 바치는 가장 원초적이고도 광기 어린 경배였습니다.
할아버지의 얼굴은 아내의 타액으로 번들거렸고, 아내는 그 젖은 얼굴을 비비며 짐승 같은 소리를 내질렀습니다. 자신의 타액과 할아버지의 땀방울이 뒤섞여 범벅이 된 채로, 아내는 그 노련한 '장인'이 선사하는 무아지경의 소용돌이 속으로 자진해서 가라앉았습니다.
희미한 형광등 아래, 땀과 침으로 얼룩진 두 사람의 육체는 기괴하면서도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냈습니다. 할아버지는 아내의 거친 세례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더욱 힘차게 허리를 움직였고, 아내는 쏟아지는 침과 눈물 속에서 인생 최고의 '청춘'을, 아니 그 이상의 파멸적인 쾌락을 맛보고 있었습니다.
세탁소의 낡은 스팀 다리미가 식어가는 소리만이 이 광기 어린 열기 속에서 유일한 현실의 파편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조금씩 시나브로... 가랑비에 옷 젖듯 판타지를 이행해나가는 중입니다. 조만간 아내도 제게 뭔가 요구하겠다 공표했는데 그게 무엇일지 긴장 반 설렘 반입니다. 연말이자 올 해 마지막 주말 마무리 잘 하세요. 저도 에피소드가 생기면 다시금 찾아뵙겠습니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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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모자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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