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딩때 마약탐지견 리트리버 분양받았던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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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5 14:34
아부지가 세관직 일하셔서 골든 리트리버 하나 퇴역준비중인거 분양받게됨
이놈이 원래 8살쯤 되야 퇴역하는걸로 아는데 컨디션이 안좋아졌나 그래서 5살인데 퇴역함
사실 정확히는 내가 분양받은건 아니고
교류 자주하는 마당있는 삼촌 댁이 분양받았어 소형견 원래 키우셔서 산책도 같이 하시고
나도 한달에 서너번은 가면서 같이 놀아주고..
근데 마약견 출신이라 진짜 미친듯이 훈련이 잘 되어있음
나같은 호구새끼가 해도 앉아 서 손 물어와 이런거 잘 들어주고....
산책 시키면 진짜 눈과 코를 번뜩이며 다니는 느낌 ㅋㅋㅋ
실제 활동할땐 마약 냄새 맡으면 가서 앞에 앉는다는데 ㅋㅋㅋ 그건 내가 마약을 안해서 아쉽게도(?) 못봤당
글케 한 2년 지냈는데 삼촌 형편이 안좋아지셔서 마당없이 이사가게 되고 ..
얘도 못키우게 되서 얘 데리고 왔던 울아버지가 키울 사람을 다시 찾게됨
그래서 시골 사시는 할아버지댁 마당견으로 취직하게 됨
근데 옛날분이시라 그런지 애정 이런거 없이 그냥 말 그대로 마당 한켠 개집앞에 묶어두고 산책 이런거 없이 키우셨어 ㅠㅜ
할아버지가 리트리버 힘 감당 잘 못하기도 하지만...
먹이도 그냥 대충 말그대로 진짜로 개밥 같은거주고..
시골은 멀어서 잘 못찾아갔는데 한두달마다 가면 대형견 특유의 애교표시로 몸턱 들이밀고 막 그랬음
거대한 인천 공항을 누비던 이 녀석이 얼마나 답답했을꼬
그렇게 1년 지내다 할아버지도 몸이 안좋아지셔서 입원하시게 되서 얘가 또 시련을 겪게 됨 ;;
그래서 다시 다른 시골에 할아버지 동생 계셔서 최후의 선택으로 그 집에 맡기게 되었어
이게 왜 최후냐면..
시골에서 헛간 같은 큰 우리에 개 대여섯마리 걍 넣어놓고 키우는거 알어? 입구는 철창 쳐두고
그렇게 막 부비대는데서 키우는데 너무 슬픔 ㅠㅜ
게다가 시골 막키우개들 특유의 공격성도 심하고.. 엄청 짖어대고 그르렁 거리는 애들 왜 있잖아.
너무 환경이 열악함 ;;
나중에 그 집 찾아가보니까
낯선 사람 들어오면 그 우리의 개들이 일제히 다 경계하면서 엄청짖거든 ;;
무슨 투견장 온거같은 느낌으로 무서울 정도로 ;; 덩치도 다 대형견임
근데 이 녀석이 아직도 마약견 출신의 똑똑이 관록이 있는지 그사이에 이 똥개무림을 제패했나봐
리트리버가 용맹하게 막 으르렁 거리고 짖고 다른개들 막 가만히 있으라고 위협함
막 몸으로 눌러서 쓰러뜨리기도 하고
진심 태어나서 골든 리트리버가 일케 사나운거 첨봤음 ;;
다른 개들이랑 이미 서열 잡혔는지 딴애들 다 바로 깨갱하더라.
애들 그렇게 다 지가 군기잡고 조용히 시킨담에 나한테 꼬리치는데 눈물날뻔 ㅠ
역마살 낀 녀석이었는지 나중에 어느날 마당에 풀어놓고 놀던 사이에 어떤 개 좋아하던 양반이 몰래 훔쳐갔다드라.
이거 리트리버인지 막 묻고 그랬었다함
못보게되서 슬펐지만 그래도 개는 좋아해서 데려간거 같으니까
책임감 있게 키웠기를 바랄뿐....
마약탐지견 출신의 파란만장한 스토리는 내가 아는한 여기까지임...
내가 직접 키우진 않앗지만 가장 오래 관리했으니까 기억이 남음
난 시골갔을때부터 너무 불쌍해서 그냥 다른데 분양하는게 어떤가 싶었는데
아부지는 일하면서도 같이 오래 돌봤던 애라 그런지 도저히 다른 사람은 주기 힘들었던거같아
이해는 가면서도 얘만 결과적으론 불행해졌지 뭐...
내가 주인이었던적은 물론 한 번도 없지만... 죄책감이 너무 크네
생각할때마다 너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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