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속옷구매로 인연까지
중고킹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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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
1화: 서울에서 쫓겨난 남자
강준이의 아침은 늘 똑같았다. 오전 6시,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떠졌다. 고시 준비 2년 차, 사업 실패 1년 차, 그리고 아버지에게 쫓겨난 지 정확히 3일 차. 그는 서울 강남의 고급 빌딩 15층에 있는 아버지의 사무실을 떠올리며 씁쓸하게 미소 지었다.
"정신 차려라, 이 무식한 놈아! 네가 뭘 안다고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냐?"
아버지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맴돌았다. 강준이는 고개를 저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여기는 더 이상 그의 아파트가 아니었다. 낡은 나무 침대, 삐걱거리는 마루바닥, 그리고 창밖으로 보이는 시골의 조용한 풍경. 할아버지 할머니 댁의 2층 방이었다.
"준아! 밥 먹어야지!"
할머니의 목청 좋은 외침이 1층에서 울려 퍼졌다. 강준이는 억지로 몸을 일으켜 계단을 내려갔다. 할머니는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차려놓은 밥상을 가리키며 반갑게 맞이했다.
"어서 와! 할머니가 네 좋아하는 된장찌개 끓였어."
"할머니, 너무 많이 차리셨어요. 저 혼자 다 못 먹어요."
"무슨 소리야! 남자는 많이 먹어야 힘이 나는 거야. 너처럼 마르면 여자들한테도 인기 없어."
강준이는 할머니의 잔소리를 들으며 밥을 먹었다. 그러다 문득 궁금한 것이 떠올랐다.
"할머니, 우리 집 3층에는 누가 살아요?"
"어? 3층 말이야? 네 이모네 집 한 채랑, 나머지 두 집은 여자애들한테 임대 줬어. 둘 다 친구래. 서울에서 내려왔는데, 참 예쁘고 똑똑한 애들이야."
"서울에서요? 무슨 일로요?"
"하나는 디자이너, 하나는 마케팅 한대. 젊은 애들이 시골 와서 뭐 하겠어? 아마 사업하려는 모양이야."
강준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순간, 그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알림이 하나 떴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문한 상품이 배송 완료되었다는 메시지였다.
'어? 내가 뭘 시켰지?'
강준이는 주문 내역을 확인했다. 그러고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
'스타킹? 내가 왜 스타킹을 시켰지?'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보니 며칠 전 밤, 술에 취해 인터넷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본 '중고 스타킹' 판매 글이 떠올랐다. 그때는 장난으로 클릭했을 뿐인데, 실제로 결제가 되어 버린 것이었다.
"아이고 맙소사!"
강준이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절망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배송 주소였다. 그는 서울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 주소로 배송을 요청했고, 그 아파트는 지금 비어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이미 그곳에서 쫓겨난 상태였다.
"할머니! 저 잠깐 서울에 다녀올게요!"
"뭐? 갑자기 왜?"
"택배를 받아야 해서요! 금방 올게요!"
강준이는 할머니의 만류도 듣지 않고 급히 외출했다. 시골에서 서울까지 2시간. 그는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며 전화기를 붙잡고 택배 기사님께 연락했다.
"기사님! 제가 지금 가고 있어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택배 기사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손님, 저도 일이 많아요. 30분 안에 안 오시면 반송 처리할게요."
강준이는 뛰었다. 정말로 뛰었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자신의 아파트까지 전력 질주했다. 그리고 겨우 택배 기사님을 만날 수 있었다.
"하아…… 하아……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택배 박스를 받아든 강준이는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 하지만 그곳은 이미 텅 빈 집이었다. 그는 바닥에 앉아 박스를 열었다. 안에는 예쁘게 포장된 스타킹이 들어 있었다. 레이스가 달린 고급스러운 디자인이었다.
'이걸 어떻게 하지……'
그때, 그의 눈에 발송인 주소가 들어왔다. 그는 놀라서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발송인: 수진. 주소: 경기도 ○○군 ○○면 ○○리 123-4, 3층.'
그 주소는 다름 아닌 할머니 댁이었다. 강준이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할머니가 말한 그 3층 임차인들이 보낸 물건이었던 것이다.
"설마…… 설마 이 여자분들이……?"
강준이는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동시에 호기심이 생겼다. 과연 3층에 사는 여자는 어떤 사람일까? 그는 다시 한 번 인터넷에 접속해 그 '중고 스타킹' 판매 글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글이 아직 살아 있었다.
'혹시…… 한 번 더 시켜볼까?'
강준이는 자신의 머리를 때렸다. 무슨 미친 생각이냐고. 하지만 손가락은 이미 주문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두 번째 주문이었다.
이번에는 배송지를 할머니 댁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일주일 후, 그는 두 번째 스타킹을 받게 되었다. 발송인은 또 다시 '수진'이었고, 주소는 똑같은 3층이었다.
강준이는 그제야 확신했다. 이건 우연이 아니다. 그리고 그는 3층에 사는 그 여자들을 직접 만나기로 결심했다.
(1화 끝) - 중고스타킹 - a . z i d d z y . c o 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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