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여자의 썰 1편.ssul
익명
1
3487
9
2017.07.17 13:32
5년전에 알고 지내다가 연락끊긴 여자애랑 연락이 닿았음
연락할방법이 전혀 없다는걸 깨닫고 속상해했던지도 꽤 오래전 얘기인데
오랜만에 연락하니 정말 좋았음
졸업한 초등학교가 있던 동네를 떠나서 중학교를 입학하는바람에
아는애가 1도없었음
아예 구가 바뀌어버려서 ㄹㅇ 낯가림심한 나한테는 지옥이 따로 없었음 ㅇㅇ
지금생각해보면 그때 그 중학교는 학생수 하나는 그근방이 아니라 전국구급으로 많았던 기억이 난다
아마 한 학년당 500명 넘게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쨌든
애들이 이리 많다보니 공부잘하는 범생이들이랑 날라리같은 애들이랑 섞여있었지
난 굳이 따지자면 범생이쪽에 가까웠던것같음
초등학교때까지만 해도 공부를 꽤나 열심히했었음
공부만이 살길이다 하는 초딩때의 마인드가 그때까진 꽤나 착실히 유지되고있었고
그때의 나에겐 나름 나쁘진 않았던 마인드였다 생각함
우선 내 생긴 꼬라지를 언급하자면
그렇게 못생긴 얼굴은 아님
걍 가끔씩 여자애들한테 잘생겼다 소리 듣는 정도?
걍 잘생긴거에 가깝다 자기최면걸고 넘어감
근데 정말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다면 그건 너무너무 세게 생긴 첫인상이였음
세게생겼다는게 주먹한방이면 우주정복할것같다는 느낌이 아니라
걍 정말 무뚝뚝해보인다고 주위의 모든사람들이 그럼
이게 어느정도냐면
걍나는 정말 기분좋은상태로 있는데도 옆에있던 애들이 내얼굴을 보고는 차마 말걸지 못하다가
다음날이 되서야 용기를 가지고 나한테
"무슨일 있어?"
하고 물어볼 정도임
이런 얼굴이랑 나처럼 내성적이고 낯가림심한 성격까지 합쳐지면 사람사귀는데는 리얼 재앙임 ㅇㅇ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내가 이 애를 알게 된건 중학교 1학년때임
그날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혼자있었음
학기초라할지라도 어느정도 짝을이뤄서 놀만한 시기는 지났는데
덩치나 작으면서 내성격이였으면 존나븅신같았겠지만
등빨이 꽤나 있는 내가 그러고있으니 뭔가 사연있는병신같았다고
나중에 친구가 얘기해줬음
그래도 다행히 애들이 착해서 말도 걸어주고
걍 무뚝뚝한거지 애들이 말거는걸 나로서도 싫어했던건 절대 아니였기에
어느정도 얘기하는애들은 생김 ㅇㅇ
그리고 이때 내 여사친이 전학생역할로 등장함
어머니도 같이 오셔서 선생님께 잘부탁드린다고 인사하고
그애는 교탁옆에서서 인사를하는데 이상하게 선생님이 직접 소개를 해주시는거임
우리는 첫날부터 한명씩 돌아가면서 나와서 자기소개다시키셨는데 말이야
아니나다를까 애가 청각쪽에 장애가 있으니 다들 잘 도와주라 그러시더라고 ㅇㅇ
그런데 여기서 이애한테 대참사가 일어났으니 그건바로
내옆에 앉게됨 ㅅㅂ
청각장애인을 도와주긴 개뿔 지반애들한테 목소리한번 제대로 들려준적없는애한테
이걸 시키시다니 다른애들도 내가 어떤애인지 아니까 표정으로 안타까움을 말하는데
그누구도 선생님한테 안돼요를 외치는애는 없었음 ㅅㅂ
나로서도 어쩔수가없었지
반애들수도 홀수였고 선생님이 애초에 자리배정을 우선은 친한애들끼리 앉으라해서
앉은건데 누가 나랑 앉겠다고 하겠어
그렇게 폭풍의 아침조회시간이 끝나고 그 순간만큼은 다른애들과 한마음으로 미래를 걱정하던
나를 그 여자애가 쿡쿡 찌르더니 굉장히 어눌한 발음으로
"안녕 잘부탁해" 이랬음
청각장애인들을 말을 못하는걸로 알고있던 나한테는 당시엔 꽤나 큰 충격이였음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반갑게 인사한 여자애한테 그얼굴로 한 한마디가 결국
"응"
하...씨발 지저스 꾸라이스트
옆에있던 애들도 안타까움에 젖어서 탄식을 내뱉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그때 옆에 앉아있던 남자애가 피식 쪼개더니
"발음 존나 븅신같네ㅋㅋ" 이러는거임
순간 기분이 확 더려워졌음
무뚝뚝하긴했어도 가정교육같은건 정말 확실하게 받은 나였고
장애인도 같은 사람이다라는 마인드는 뇌에 박혀있었으니 뭐
이얼굴이 기쁨, 행복 등의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하기엔 디버프였지만
분노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기엔 엄청난 버프가 아닐 수 없었음
진짜 눈 부릅뜨고 그새끼 얼굴을 그대로 꼬라보면서 중학교 입학하고 낸 목소리중 가장크게
"뭐 씨발?" 이래버림
지금 고등학생으로서 현재를 살아가는 나는 내가 쓰면서도 오글거려뒤질꺼같지만
그때당시에는 가까운 초등학교에서 싸움좀하는애였나봄
하지만 내가 나왔던건 그 초등학교도 아니였고
그 근방 고등학교까지 먹을만한 얼굴의 나로서는 그런거 1도 신경안쓰였음
걔도 기가차다는 듯한 표정으로 나한테
"니말고 븅신아 니 옆에~" 이러면서 깐족톤으로 응수하는데
나도 틈도 안주고 바로
"그니까 나한테말고 얘한테 뭐라그랬냐고 씨발아"
이러면서 슬슬 의자를 뺌
다행히 이때는 그새끼가
"하이고 지리겄네~" 이러고 걍 나가버려서 큰사단까지는 안났음
그리고 먼훗날 난 이사건으로 인해 친구들에게
정의감넘치고 사연있는 병신이란 타이틀을 얻음 씨발놈들
사건은 그렇게 흐지부지 끝나고 무슨 얘기인지 알아들을리 없지만 대충분위기는
파악했을 그 여자애 책상이랑 내 책상 사이에 교과서를 꺼내놓고 화장실갈려고 교실을 나와버림
2편쓰러감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 글이 없습니다.


NEVADA
design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