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앞집남자와 우연찮게 섹스함
강산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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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
잠을 자다가 새벽부터 들려오는 요란한 소리에 잠이 깼어여. 무슨 일인가 싶어 잠옷 바람으로 복도로 나갔져. 15층이라 그런지 바람이 어찌나 차갑던지여.
맞은편 1508호 문이 살짝 열려 있었어여. 문 앞에는 신문지와 휴지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고, 안을 슬쩍 들여다보니 한 남자가 식탁 의자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더라구여. 거실은 옷가지와 양말로 어질러져 있었져.
그때 남자와 눈이 마주쳤어여.
민망해하는 저에게 남자가 먼저 말을 꺼냈어여. 임신한 아내가 시어머니와 병원에 다녀온 뒤 크게 다퉜고, 밤새 싸우다가 결국 짐을 싸서 집을 나갔다는 거예여. 집안의 4대 독자라 아들을 바라는 마음이 컸다는데,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의 성별 때문에 그렇게까지 갈등을 겪는다니 참 안타까웠어여.
저도 딸 하나를 키우는 입장이었기에 아들이면 어떻고 딸이면 어떠냐고 말했져. 건강하게 태어나 잘 자라는 게 가장 중요한 거 아니냐구여.
새벽 다섯 시쯤, 저는 남자를 달래며 아내의 마음을 이해해보라고 조언했어여. 시어머니에게도 아들 입장에서 차분하게 이야기해보라고 했져. 부부 사이에 쌓인 문제를 풀어야 할 때이지, 서로 상처를 줄 때는 아니라고 말이져.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남자는 임신 이후 넉 달 가까이 부부관계가 없었다며 자신의 외로움과 답답함까지 털어놓더라구여. 물론 아내에게도 말 못 할 사정이 있었겠지만, 그날 새벽의 남자는 몹시 지쳐 보였어여.
저는 주방에서 커피를 타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눴어여. 처음에는 그저 이웃집 남자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마음이었져.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졌어여. 서로의 시선이 오래 머물렀고, 어느 순간부터는 저도 그 묘한 분위기를 의식하게 됐어여.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순간적인 감정에 휩쓸리고 말았어여. 서로에게 지켜야 할 선을 넘고 말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져.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여.
정신을 차리고 시계를 보니 여섯 시 이십 분이었어여. 창밖은 조금씩 밝아오고 있었고, 현실이 한꺼번에 밀려왔져. 저는 황급히 옷매무새를 고치고 아무 말 없이 1508호를 나왔어여.
집으로 돌아가는 몇 걸음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여. 남편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밀려왔지만, 이미 벌어진 일을 되돌릴 수는 없었어여.
그런데 현관문을 열자 헉!
남편이 거실에서 담배를 피우며 신문을 보고 있는 거예여.
어디 갔다 왔느냐는 남편의 질문에 잠이 깨서 바람을 쐬러 차에 다녀왔다고 둘러댔져. 남편은 별다른 의심 없이 오늘 일찍 출근해야 하니 커피와 빵을 준비해달라고 하더라구여.
저는 주방에서 커피 두 스푼, 설탕 두 스푼, 프림 세 스푼을 넣어 예전 다방 스타일로 커피를 탔어여. 계란 프라이도 하나 부쳐 빵 위에 올려 남편에게 가져다줬져.
침실로 돌아오니 방 안에는 남편과 저의 사진, 그리고 하나뿐인 딸의 사진이 걸려 있었어여. 그 사진들을 바라보는데 마음이 참 복잡하더라구여.
나는 그동안 무엇을 바라며 살아왔을까. 나 역시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사랑받고 싶었던 걸까여.
그때 남편이 침실로 들어왔어여.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다가와 아침부터 함께 시간을 보내자는 듯 말을 건네더라구여. 저는 오늘 일찍 출근한다면서 아침부터 왜 그러느냐고 핀잔을 주다가, 오늘은 일찍 들어와서 함께하자고 했져.
남편은 저를 꼭 끌어안으며 조용히 말했어여.
“사랑해.”
그 한마디에 이상하게 가슴이 먹먹해졌어여. 남편은 아무것도 모른 채 저를 믿고 있었고, 저는 그 품에 안겨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져.
창밖으로는 아침 햇살이 환하게 들어오고 있었어여. 모든 것이 평소와 다름없는 아침이었지만, 제 마음만은 전혀 그렇지 않았어여.
대체 왜 그랬을까여. 순간의 감정 때문이었을까, 외로움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오랫동안 마음속에 쌓여 있던 무언가 때문이었을까여.
남편의 품에 안긴 채, 저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후회를 느끼고 있었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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