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박찬호 만난 썰
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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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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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1 09:13
대전에 부모님이랑 식당을 갔는데 거기가 전 야구선수 송진우가 하는 식당이었음. 식당 앞에 송진우 사진 엄청 크게 걸려있고..
근데 찬호형이 구단 관계자인지 뭔지 모를 사람이랑 밥먹고 있더라...
그때는 투머치토커 이런거 전혀 몰랐고 첫인상은 뭔가 인상이 뚜렷하고 외국인 같이 생긴 느낌?
덩치도 크고 암튼 포스있더라. 수염도 있고 생각보다 좀 날카로운 느낌도 있고...
내가 박찬호 완전 팬이었는데 존나 심장 쿵쾅거리면서 기대됨.
내가 숫기가 없어서 쭈뼛쭈뼛하니까 아빠가 가서 사진이나 한장 찍으라고 등떠밀고.
근데 처음에 좀 후달렸던게 옆에 쭈뼛쭈뼛 서있는데 뭔가 눈길을 하나 안주더라ㅋㅋ
아...무시당하고 있나 싶기도 하고(근데 사실 옆에 서있는지 몰랐거나 종업원인줄 알았을 수도)
내가 존나 어색해서 싸인이나 받자하는 심정으로"안녕하세요" 하니까 쳐다봐서 "싸인 한장만..."하니까
갑자기 자기 식탁 옆에 의자 빼주면서 앉으라함
내가 시발 뭐라고 입을 떼기도 전에 그때부터 질문 폭격 시작함ㅋㅋㅋ
대충 기억 나는게 몇살이냐.
대전 사냐 (내가 고향은 청주라고 하니까 자기 친척들 중에 청주 살고 어쩌고 2분간 연설)
장래희망 뭐냐고 해서 내가 공무원 시험 준비한다고 하니까...
그때부터 인생 조언 시작.
난 처음엔 박찬호처럼 진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고 우리 사회에서 자기능력으로 성공한 걸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사람이..
일개 9급 공무원이 꿈인 나같은 놈한테 시간을 내서 이런 조언을 해주는게 진짜 황송하고 꿈만 같더라.
처음 5분 정도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요즘 공무원은 경쟁률이 얼마나 되니.
요즘은 명문 대학생들도 공무원 준비하는 사람 많니 부터 시작해서
98년도 아이엠에프때 자기 친척들 중에서도 한국에서 공무원 준비하는 사람 많았다..
자기 생각엔 공부도 절실함이 있어야 하는거고 남들 하니까 따라서 하는 걸로는 안된다.
공부든 운동이든 승부를 보려면 꾸준하고 일희일비를 하지 말아야한다.
등등
또 생각나는거 말해보면자기 생각엔 자기 인생의 기점이 20살부터 시작됐던거 같다.
사람마다 인생의 기점이 다르겠지만 뭔가 꿈을 가진이상 지금이 기점이라고 생각해야한다.
솰라솰라운동할때 학창시절에 야구잘하고 재능있는 애들도 급격하게 자만해서 20대 초반에 어그러지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재능이 조금 부족해서 노력해서 프로구단 입단하고 능력 인정 받은 선수들도 많다 솰라솰라....
자세히 기억도 안나지만 에릭케로스가 선수시절에 어땠고 자기는 거기서 뭘 배웠고..
다저스에 있을때 구단 문화가 자기한텐 신선한 충격이었다.
경기후에 라커룸에서 다들 토론하고 등등등.....
15분 정도 넘어가니까 나도 사람인지라
내가 좋아하는 박찬호가 앞에 있는데도 와ㅋㅋㅋ솔직히 지루해서 미치겠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말할때 마다 고개 끄덕이고 네네 기계적으로 대답하게 되고...
토크 시작 25분쯤 지났을때 이제 한화이글스 오게 된 이야기 시작하는데.
기억나는건 내가 만약 단순히 야구를 이어가고 직업으로서 억지로 한다고 생각하면 이 선택을 하진 않았을거다.
너도 꼭 남들 따라서. 뭔가 의무감에 일을 하게 되면 그건 한계가 있다...솰라솰라....
근데 진지하게
한마디한마디가 절대 틀린 말 없고 대충하는 말 없고 온 열정과 진정성을 꾹꾹 담아서 말함 ㅋㅋㅋㅋ
진짜 나같은 잔챙이 하나 대하는데도 그렇게 열정을 다하는거 보니 이사람이 왜 성공했는지 알겠더라.
30분 정도 됐을때 내 낯빛이 거의 흑색이 되고
아버지가 이젠 안되겠다 싶었는지 와서 찬호형 기분 안나쁘게 인사하고 나 데리고 나옴 ㅋㅋㅋ
진짜 투머치토커가 뭔지 처음 경험했음그래도 사람은 진짜 좋아 보였음 ㅋㅋㅋㅋ
3줄요약
1. 대전에서 찬호형 만남
2. 30분 동안 붙잡혀서 입 뻥끗 못하고 강제 토크쇼행
3.찬호형 사람은 존나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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