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와 함께
밤 10시가 넘은 사무실은 적막했고, 창밖으로 보이는 도심의 불빛만이 차가운 통유리에 반사되어 실내를 비추고 있었다. 정 팀장의 방 문은 평소와 달리 반쯤 열려 있었고, 그 틈으로 새어 나오는 은은한 스탠드 불빛이 복도의 어둠을 가르고 있었다. 그녀는 결혼 5년 차의 베테랑이자 회사 내에서 '얼음 송곳'이라 불릴 만큼 빈틈없는 완벽주의자였다. 하지만 오늘따라 의자 뒤로 벗겨져 놓인 정장 재킷과 살짝 흐트러진 블라우스 자락이 묘한 위질감을 풍겼다.
내가 서류를 들고 가까이 다가가자, 그녀는 안경을 벗어 책상 위에 내려놓으며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 좁은 팀장실 안에는 그녀가 사용하는 진한 장미향 향수와 밀폐된 공간 특유의 미지근한 체온이 뒤섞여 코끝을 자극했다. "김 대리, 이쪽으로 좀 와봐요. 법인세 조정 계산서 로직이 자꾸 튀네." 그녀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낮게 가라앉아 있었고, 살짝 갈라진 음색에는 숨길 수 없는 피로와 본능적인 공허함이 서려 있었다.
내가 그녀의 옆으로 다가가 허리를 숙여 모니터를 가리키는 순간, 그녀의 어깨가 내 가슴팍에 닿을 듯 가까워졌다. 얇은 실크 블라우스 너머로 전해지는 그녀의 뜨거운 체온이 셔츠를 뚫고 내 살결에 와닿았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 나를 올려다보자, 안경을 벗은 맨눈의 습기가 조명을 받아 반짝였다. 평소의 냉철함은 온데간데없고,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 하는 위태로운 여자의 눈빛만이 남았다. "밖엔... 아무도 없죠?" 그녀의 질문은 짧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공기를 순식간에 뜨겁게 달구기에 충분했다.
그녀의 손가락 끝이 내 셔츠 소매를 조심스럽게, 그러나 거부할 수 없는 힘으로 잡아당겼다. 나는 침을 삼키며 그녀의 책상 모서리를 짚고 더 깊숙이 몸을 기울였다. 우리 사이의 거리는 숨소리가 섞일 만큼 좁혀졌고, 벌어진 블라우스 깃 사이로 매끄러운 목선과 하얀 쇄골이 노골적으로 시야에 들어왔다. 그녀의 입술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본 순간, 나는 이 관계가 선을 넘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누군가의 아내이자 나의 상사인 그녀가 지금 이 순간만큼은 오로지 나만을 갈구하는 한 마리의 짐승처럼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거칠게 넥타이가 당겨졌고,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서류들이 바닥으로 맥없이 흩어졌다. 차가운 금속 책상의 촉감과 그녀의 뜨거운 살결이 대비되며 감각을 마비시켰다. 그녀는 내 목을 끌어안으며 억눌린 신음을 내뱉었고, 나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이 금기된 열기 속으로 깊이 빠져들었다. 도덕적 굴레나 사회적 지위 따위는 이미 안중에도 없었다. 오로지 서로의 몸이 내뿜는 노골적인 반응과 좁은 방을 가득 채운 진한 향수 냄새만이 현실의 전부였다.
폭풍 같은 시간이 지나간 후, 그녀는 가장 먼저 바닥에 떨어진 안경을 주워 썼다. 헝클어진 머리를 정돈하고 흐트러진 옷무새를 고치는 그녀의 손길은 다시 평소처럼 빠르고 정확했다. 방금 전까지 내 품 안에서 몸을 떨던 여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다시 차가운 '정 팀장'이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수정된 파일은 메일로 보내둬요. 내일 아침 회의 때 검토할 테니까." 그녀의 목소리는 다시 얼음처럼 차가워졌지만, 가방을 챙겨 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에서 살짝 휘청이는 발걸음까지는 숨기지 못했다. 우리는 다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서류를 주고받겠지만, 내 손등에는 여전히 그녀의 뜨거운 숨결과 부드러운 살결의 잔향이 지독하게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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