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때 75kg 나가던 여자 짝꿍 썰
에이미남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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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1 02:34
때는 2000년대 초반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의 한 초등학교...
당시 우리반은 총 40명 이었고 남자 20명 여자 20명으로 2인용 책상 하나를 갖고 2명이 나눠쓰는 형식이었다.
그러던 6월의 어느날 학교가 끝나고 짝을 바꾼다는 담임슨상님의 말을 듣고 기대에 부풀어있었다.
난 우리반서 제일 이쁘던 김ㅅㅎ와 짝이되고 싶었지만 내가 가장 기피하고 싶던 여자애와 짝이 되버렸다ㅡㅡ;
우리반에는 75kg 의 몸무게(챵코정도의 몸)를 자랑하는 한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바로 얘랑 같이 짝이 되어버린 것이다..ㅅㅂ
그런데 다행히도 얘 성격이 좋아서 처음 짝이 된 날부터 주변에서 "너희 사귀냐" 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친해졌다.(물론 당연히 사귀는건 아니고 친해진 정도)
단점이 하나 있다면 무더운 여름날 얘한테서 튀김냄새가 나는것 이었다. 그냥 직설적으로 말하면 기분 나쁠까봐 그냥 참았다.
웃긴점은 학교 종례시간이 끝나고 집에 갈때면 항상 "아~ 나 집에 가면 환타 먹어야지~^^!" 이런 말을 하며 흥얼거리며 집에갔다 ㅋㅋ 어느날은 학교이 1.5리터 짜리 파인애플맛 환타를 갖고와서 나한테 물통(우리학교는 물통과 수저를 항상 챙겨와서 급식을 먹었다.) 한 가득 따라주기도 했다.
이런일 저런일 겪으며 걔랑 짝이 된지 한 달이 지났을 즈음, 우리학교는 1주일에 한번씩 매주 금요일 반별로 달리기 시합을 하였다. 근데 우리반에 장난이 심하던 강ㅌㅇ 이런 넘이 75kg 이 나가는 내 짝한테 "너 때문에 우리반이 항상 꼴찌하니까 이번에 넌 뛰지 말라" 라고 하는걸 들었다. 초딩이던 내가 들어도 너무 심한 말이었다...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안좋아져서 그랬는지 내 짝은 다음날부터 며칠간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내가 잘못한건 아니지만 혹시 얘 자살한것 아닌가 하고 겁이났다.(그당시엔 집단 따돌림으로 인한 자살사건이 하루가 머다하고 일어났고 뉴스에 매일 1건의 따돌림으로 인한 자살사건이 보도되던 때였다.)
그래서 걔랑 가까이 살고있던 여자애한테 물어보니 집에 찾아가면 항상 부스스한 머리를 하고 나와서는 항상 "내일은 학교에 간다" 라고 했단다...
1주일 정도 후 내 짝은 다시 학교에 나왔고 나는 얘 비위를
최대한 맞추며 퍙소처럼 신경을 건들지 않았다.
한달간의 같은자리 짝 생활을 끝내고 여름방학이 시작됐으며 2학기 이후엔 각자 다른 자리에 앉게되었다.
6학년이 되어선 서로 다른반이 되어서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었고 가끔 복도에서 마주치면 그 망할계집애가 날 툭 치고 도망갔더랬다...물론 난 쫓아가서 2배로 갚아주었지만ㅋㅋㅋ
그렇게 우린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그앤 홍익여자중학교로, 난 집 근처 신수중학교를 가게되었다.
이건 다소 동떨어진 이야기지만 그로부터 2년 후 아테네 올림픽서 여자역도선수 장미란을 처음 봤는데 그친구랑 매우 닮아서 놀라기도 했다;
난 인생에 사춘기가 없었고 첫사랑도 없었던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내 짝이었던 그 거구의 여학생이 내 첫사랑 아니었을까 하는 잔인하고도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가연아 잘 지내냐? 얼마전에 옛날에 너가 살던 동네(요즘도 살고있는지 모르겠다만) 우연히 가봤는데 달라진게 없더라...
아참 너 그때 유행하던 탱구와 울라숑 좋아해서 내가 너한테 탱구와 울라숑이란 별명 붙여줬는데 혹시 요즘도 만화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지금즈음 누군가의 엄마가 되어있을수도 있겠지만 나 아줌마를 더 좋아하는거 알지? 농담이야 ㅋㅋㅋ
페이스북 뒤져봐도 안나오길래 이렇게 글이라도 써본다... 보고싶다 가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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