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가정부 2명이랑 ㅅㅅ한 썰 9편

가끔 자고 일어나면 가슴이 먹먹해 질 때가 있다. 모닝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창문을 열어 제끼고
먼하늘을 바라보면 미칠듯이 누군가 그리워지는 날이 있었다.
눈이 부시게 그리운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
잊어버려야 하는데... 순희 얼굴이 떠 올랐다.
순희는 늘 자고 일어나면 아침 햇살과 함께 나에게 다가 왔다.
내게 떠오른 순희 얼굴은 늘 지쳐 보였지만 선하게 웃고 있었다.
'지훈아, 잘 잤니?' 내게 말하는 듯 했다.
그렇지만 20대라는 감각적인 젊은 나이는 청순한 들꽃보다 요염한 장미에 마음이 빼앗길 때 일지 모른다.
순희에게 나는 등불이었는지 모르지만 나는 당장 내 곁에 있어 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순희와 나와의 장벽은 너무 많았다.
학력도 그렇고 집안도 그렇고 만약 부모님에게 순희와 사귄다는 말을 하면 난 맞아 죽을지도 몰랐다.
더구나 순희 집과의 원거리도 작지 않은 장애물이다.
어떨 때는 아침에 일어나면 순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당장 차를 몰고
순희 고향으로 달려가서 모든 걸 돌이키고 싶었다.
'늦지 않았다. 순희에게 가자. 강지훈. 너 그런 새끼 아니잖아..."
그렇지만 그렇게 다짐하고도 막상 학교에 가서 늘씬한 햇살 속의 윤지영 자태를 보노라면 그런 마음이 싹 없어졌다.
사람들이 아우성을 치며 날 욕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 예쁘장한 여학생 지영이는 요즘 안 놀러오니? 걔 너랑 잘 어울리는 것 같네..."
어머니의 그런 말씀 또한 순희보다는 점점 윤지영에게 끌리는 모멘텀이 되었다.
가끔씩 내 방 전화가 울려서 받아보면 수화기 저편에서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잠시 후 딸칵..끊겼다. 그런 경우가 가끔 있었다. 당연히 발신자 표시가 없던 시절이었다.
가수 이문세 4집이 맹위를 떨치던 시절이었다. 난 이문세 4집에서 <굿바이>라는 노래 가사가 떠올랐다.
'인사도..다른 어떤 말도..못하고서...그대 먼저 끊기만 기다려요...♪"
어떨 때는 잠시 말이 없다가 약간 가느다랗게 흐느끼는 듯한 울음 소리가 나면서 끊겼다.
상대방은 주저하는 것 같았다.
그게 순희라는 것을 나는 안다. 순희야..미안해...정말 미안해...그래도 그러지마...
그런 전화는 점점 뜸해졌다. 그렇게 순희는 내게 조금씩 멀어지며 잊혀져갔다. 대딩의 첫 여름 방학이 왔다.
"지훈아, 우리 언제 놀러갈꺼야?"
윤지영이 방학에 바닷가를 보고 싶다고 나를 보챘다.
단 둘이 가자는 계획은 무산되었고 친구들끼리 함께 놀러가기로 했다.
그 시절 보수적인 분위기는 여친과 단둘이 바닷가 간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여친과 단둘이 놀러간 애들은 민박집 주인에게 계면쩍었다.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보통 여친을 "제 사촌 동생이에요"라고 택도 없는사실을 둘러대는 것이 그나마 일반적인 에티켓이었다.
아무리 우리 부모님도 지영이를 좋아한다지만 결혼을 앞둔 약혼녀도 아니고 나도 걸리면 진짜 맞아죽을 각오를 해야 한다.
난 내 주변에서 고교동창을 비롯해서 친한 친구들을 모았다.
그래도 조금 경제적 여유도 있고 무엇보다도 놀러갈 수 있는 여친이 있어야 했다.
일단 1순위 깡철이에게는 보기좋게 거절당했다.
"넌 지금 시국이 어떤 시국인지 알아? 정의로워할 청년학생이 지금 바닷가 놀러 갈 생각이 나냐?"
"청년학생이 바닷에도 놀러간다고 정의롭지 않다는 법은 육법전서 어디에 있다더냐?"
미친새끼.... 깡철이도 서울 북쪽에 당시에도 우리 학교 보다 더 따라지 대학 취급받던 모대학에 입학했는데 탈춤반인가?
뭔가 하는 이상한 써클에 가입하더니완전 애가 달라졌다.
80년대 기억에는 매년 봄이면 신촌 일대에 봄꽃향기 대신에 최루탄 냄새가 풍겼다.
"광주에서 희생당한 수많은 영혼이 울면서 지금 너에게 묻고 있다.."
"됐어. 새꺄...아, 시발 그놈의 광주타령...뭐야? 너 고향 광주였냐?"
안가겠다는 친구들 경비까지 보태는 조건으로 억지로 세 쌍을 꿰맞춰 우린 해운대로 놀러갔다.
남자 셋, 여자셋 각각 따로 숙소를 정했으므로 지영이와 떡을 칠수는없었다.
나말고 다른 두 커플은 진짜 순둥이 같은 애들 이기도 했다. 회비가 있었지만 지영이 경비도 내가 전액 보탰다.
바닷가에서 지영이는 약간 과감한 노출의 흰색 비키니를 입었다. 적당한 빨통과 가느다란 허리와 히프라인,
군살이 많던 다른 여친들은 부끄러워 하고 친구들의 시선이 일제히 지영에게 쏠림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나는 흐뭇했다.
붉게 물든 노을 지는 저녁 바닷가에 우리는 쌍쌍으로 헤어져서 걸었다.
바닷가에는 이것 저것 물건을 팔러 온 행상 아주머니들이 많았다.
"해운대에서 본 아가씨 중 이 아가씨가 제일 예쁘네..."
어느 아주머니가 그렇게 칭찬했다. 난 그 아주머니에게 고동소라 기념품을 2천원 어치나 샀다.
바닷가 암석 구석에 둘이 앉아서 우린 혀를 낼름거리면서 뜨거운 키스를 나눴다.
"지영아. 사랑해....우리 영원히 변치 말자..."
"지훈아...나도 사랑해.."
내 곁에 기대서 쌔끈쌔근 잠드는 지영의 뺨을 쓰다듬어주면서 우린 그렇게 서울로 돌아왔다.
방학은 저물고 먼하늘 저편에서 가을이 오는 2학기가 되었다.
그즈음 나는 지영이에게 약간 의아한 구석이 생겼다. 아무리 남성 우위의 보수적 시대지라만 지영이는 나를 만나면서
이상하게 천원 한장 쓰지 않았다
하다 못해 그 가난했던 순희도 나랑 눈 밟으면 겨울 길을 걷다가 군고구마라도 샀는데 지영이는 도무지 그런게 전혀 없었다.
심지어 나에게 이런 저런 명목으로 용돈까지 받아 챙겼다.
"엄마가 이번에 오디오 너무 비싼 거 사줬다고 용돈 안준대."
난 속으로 '그럼 영문과 학생이 초등 영어과외라도 하면 되지...'라고 생각했다.
과외가 금지되던 시절이었지만 그래도 할 애들은 몰래 몰래 다 했다.
시간을 귀하게 여기고 바지런하던 순희와는 지영이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의아한 것은 또 있었다.
그시절은 지금 처럼 명품은 유행 안했지만 조금 윤택한 가정의 젊은이들은 그래도 옷입는게 차이가 꽤 났다.
3만원 짜리 대리점 가죽 나이키 운동화 신을 만한 집안에서...
절대로 4천원짜리 신발가게 월드컵 운동화를 신는 경우는 없었다.
기억은 잘 안나지만 그래도 그 시절에 서민들은 전영록이 선전하던 뱅뱅 청바지를 입었지만...
우리 같이 좀 있는 집들은 리바이스를 입었다.
게스나 저보 같은 고급 청바지가 유행한 것은 그 몇년 뒤로 기억한다.
그런데 지영이는 옷은 참 예쁘게 입긴 했는데.... 대부분 어딘가 싼티가 났다.
쉽게 말하면 동대문 표의 향기가 풍겼다. 동대문 시장 옷도 예쁘고 단아한 옷은 많지만 재질은 속일 수 없었다.
지영이의 양말을 봤는데.... 내 양말은 프로스펙스 흰 양말인데.....
지영은 딱 봐도 시장에 사는 싸구려 분홍양말이었다.
주로 그런 식이었다.
물론 있는 집 애들도 검소하게 다니는 경우는 많았다.
그런데 쩌렁쩌렁한 국영기업체 이사의 외동딸 치고는 검소해도 너무 검소했다.
당시 회사임원은 지금 보다 더 대우가 훨씬 좋았다. 난 그냥 검소한 집안의 독특한 가풍이구나라고만 생각했다.
한번은 지영이랑 신촌에서 늦게까지 술 마셨다. 그날 따라 지영이는 이상하게 술을 많이 마셨다.
나랑 있으면 행복해 해야 하는데 "지훈아. 나 오늘 조금 취하고 싶네." 하더니 자꾸 술마시다가 거의 꽐라가 되었다.
중간 중간 울기도 했다. 무언가 나에게 숨기는 것도 많고...도무지 알 수 없는 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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