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의자]
jij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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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전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나는 항상 아빠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별것 아닌 이야기였다. 친구랑 싸운 이야기, 시험을 망친 이야기, 급식이 맛없었다는 이야기까지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말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졌다.
아빠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실감이 잘 나지 않았다. 아빠 방에 들어가면 금방이라도 “왔어?”라고 말할 것 같았고, 거실에 있는 의자를 보면 아빠가 앉아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한동안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았다.
몇 달이 지나고 어느 날, 방을 정리하다가 책상 서랍에서 작은 메모 하나를 발견했다.
“우리 아들한테.”
짧은 글이었다.
“아빠가 없는 날이 오더라도 너무 오래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빠는 네가 잘 사는 것보다 네가 행복하게 사는 걸 더 바란다. 힘든 일이 생기면 혼자 참고 있지 말고 누군가에게 이야기해. 아빠한테 말하듯이 편하게.”
나는 그 자리에서 한참 울었다.
그동안 아빠가 없는 게 너무 싫어서 아빠가 나를 잊어버릴까 봐 걱정했는데, 사실 잊지 못하는 건 내가 아니라 아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이후 나는 가끔 혼자 있을 때 아빠에게 이야기를 한다.
“아빠, 나 오늘 시험 망쳤어.”
“아빠, 오늘 친구랑 엄청 웃었어.”
“아빠, 나 요즘 조금 힘들어.”
대답은 당연히 들리지 않는다.
그래도 이상하게 마음이 조금 편해진다.
시간이 더 지나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도 아빠가 보고 싶을지는 모르겠다. 아마 지금보다 더 많이 생각날 것 같다.
그래도 괜찮다.
아빠가 내 곁에 없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지만, 내가 살아가는 동안 아빠가 나에게 해준 사랑까지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
나는 마지막으로 빈 의자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아빠, 나 잘 지낼게.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그리고 평소처럼 집을 나섰다.
이번에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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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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