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킥3
"ㅋㅋㅋ일어났어?"
"어...야...완전 기절했네 우리"
"그러게 피곤했나봐 ㅎㅎ 나 이제 가봐야 될 거 같아ㅜㅜ"
"바로 가게? 밥먹고 가. 데려다줄게ㅋㅋ"
"아냐~ 너무 오래 있었엉ㅠㅠ 가야지"
"여기 쌀국수 진짜 맛있는데 있는데"
"......"
"가자 옷입어ㅋㅋㅋㅋㅋ"
오빠는 냉장고에 생수를 꺼내 꿀꺽꿀꺽 마시더니
나한테 내밀고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나도 물 한모금을 마시고 어제 옷으로 갈아입었다.
옷에는 담배냄새가 가득 배여있었다.
클럽은 이게 문제야 절레절레
옷을 갈아입고 머리는 그냥 대충 묶었다.
화장실을 나온 오빠는 어제 입은 옷을 세탁기에 넣고 옷을 골랐다.
청바지가 진짜 잘 어울렸다.
옷 핏이 예쁘다는 말이 딱 이 사람을 위한 말이구나 생각했다.
가게를 나와서 바로 2층으로 올라갔다 ㅋㅋㅋㅋ
이 정도면 주상복합이다.ㅋㅋ
2층에 위치한 쌀국수집에 들어가
쌀국수를 시키고 기다리는데 오빠가 숟가락과 젓가락을 놔주고
물도 따라줬다.
뭔가 기분이 묘했다.
생각해보니 이전에 만났던 남자들과 뭘 먹은적이 없었다.
설레면서도 어색했다.
그리고 밤에 만난 오빠를
밝은 낮에 정면으로 마주하니 부끄러웠다.
"근데,,너 이름이 ㅋㅋㅋㅋ 뭐야? ㅋㅋㅋㅋㅋ"
헐 우리는 통성명도 안하고 오빠, 야 라고만 불렀던거다.
"헐ㅋㅋㅋㅋㅋㅋ아 어제 이름도 몰랐다 ㅋㅋㅋㅋㅋ아 개웃겨"
"ㅋㅋㅋㅋ너무 자연스러웠지 ㅋㅋㅋㅋ"
"엌ㅋㅋㅋ 나는 보배야 박보배."
"보배? 오 이름 진짜 특이하다. 이쁘네~. 나는 창영이야 원창영."
서로 웃으면서 쌀국수를 열심히 먹었다.
나는 면은 잘 안먹고 거의 국물이랑 숙주를 주로 먹었다.
술을 먹으려면 이런 탄수화물이라도 줄여야한다.
오빠는 국수를 진짜 와구와구 먹었다. 엄청 잘먹었다. 귀여워..
그렇게 국수를 먹고 나와서 근처 흡연구역에서 담배를 한대 폈다.
"집이 어디야? 데려다 줄게."
"진짜 괜찮아? 나 안양살아서 좀 먼데..."
"응~ 드라이브하는거지 뭐. 나 운전하는거 좋아해~"
"ㅋㅋㅋ고마워 내가 커피살게."
"고고고~"
커피 두 잔을 사들고 오빠 차를 탔다.
보통 나한테는 만남의 장소가 되었던 곳이다.
고등학생이 채팅앱으로 만나면 거의 차에서 첫만남을 하게 되니까.
차에서 섹스를 한 적도 꽤 있었다.
뒷자리에 넘어가서 창문에 거의 짓눌린채 섹스를 했을때는
볼에 닿은 창문이 너무 차가웠던 기억이 난다.
그 사람 성기는 너무 딱딱해서 아팠던 것도
애무없이 너무 빠르고 강하게 박아서 아팠던 것도 기억이 난다.
그렇게 나를 막 대할수록 흥분이 돼서 자괴감이 들었던 것도
섹스가 끝나고 각자 물티슈로 성기를 닦아내고 앞자리로 돌아와
다시 처음만난 장소로 향할때 그 사람에게 전화가 왔고
남자는 망설이다 전화를 받았고
블루투스가 연결된 전화에서는 어린 아이가
아빠~언제와~ 라며 물었던 것도
가고있다며 전화를 끊은 그가 짧게 "음..질문있어?" 라고 말했던 순간도
몸이 반쪽으로 나뉘어 왼쪽은 차갑게 굳어버리고 오른쪽은 당장
차문을 박차고 나가고 싶었던 기분이 들었던 순간도
그렇지만 "아냐 그럴수있지~"하며 무마하고 말없이 차를 타고 가는
나의 모습이 오빠 차 창문에 비치는 것 같았다.
스스로 진짜 나는 최악이야라고 생각했던 그 순간들
항상 무언갈 하고 있거나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잡생각이 들어
괴로워질때가 많다. 멍때리고 있을때면 옛날 일들이
끄집어내어져 머릿속에 멈추지 않고 플레이 된다.
괴롭다. 멈추지 못하는 내가 너무 싫다.
나는 왜 지금도 차에 타있는거지.
이건 로맨스일까. 아니면 아직도 일탈인걸까.
"보배야. 보배야..!"
"어...어?? 아 미안 ㅎㅎ 나 멍 잘때려서ㅜㅜ 쏘리."
"ㅋㅋㅋㅋ주소알려줘."
"응 그 평촌역으로 가주라 ㅎㅎ 고마우."
"아라쓰~ 노래틀자 너가 골라 ㅎㅎㅎ"
노래를 틀고 가는데 오빠가 스윽 손을 내밀었다.
나는 ㅋㅋㅋ거리면서 손을 잡았다.
오빠손을 잡고 가는데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창밖으로 지나가는 풍경들이 영화 속 장면같았다.
오빠얼굴도 영화다. 오빠 얼굴이 제일 재밌다..
그렇게 구경하다보니 금세 평촌역에 도착했다.
"보배야~번호 줄래?"
"번호? ㅎㅎ 아라쏭! 담에도 잼께 놀자~"
"ㅋㅋㅋ아~오늘두 놀고싶은데..보내기 싫다"
"ㅋㅋㅋㅋ나 어차피 요즘 할거 없으니까 이따 심심하면 연락해!"
"ㅠㅠ 아 오늘 매장물건 좀 사러가야돼서.. 빨리 끝나면 전화할게."
"웅~ㅎㅎ 조심히 가!"
"응~ 들어가서 연락해!"
부웅하고 사라지는 차를 웃으면서 바라보다 집으로 걷기 시작했다.
또 다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니야. 그만. 그만 생각해. 되뇌이며 걸었다.
걸어가며 마트에 들려 제일 싼 와인을 샀다.
안주없이 먹기에 좋다.
집에 들어온 나는 얼른 난방부터 켜고 와인을 컵에 콸콸 따라서
꿀꺽꿀꺽 마시면서
옷을 벗고 후줄근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가구가 거의 빠져나간 집.
거진 술먹는 아지트로 쓰기에 난방도 잘 안돌렸더니 너무 추웠다.
역시 집에 사람 없어도 난방을 약간 틀고 다니는건 다 이유가 있었네.
삶의 지식을 습득했다.
나는 난방을 최대치로 올리고 주방에 풀썩 주저 앉았다.
난방호스가 주방에서 시작하니까... 주방바닥이 젤 빨리 따뜻해진다.
따뜻함이 뜨거움으로 바뀔때쯤까지 와인을 마셨다.
취기가 돌고 긴장이 풀리고 따뜻하니까 너무 졸리다.
나는 그대로 누워 잠에 취했다.
--잠시 쉬었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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