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접
조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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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전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 변두리의 낡은 원룸으로 이사 온 지 정확히 두 달째였다. 그 건물은 싸서 선택한 곳이었지만, 처음부터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낮에는 평범한 도시 생활이었지만, 밤이 되면 공기가 무거워지고, 창밖에서 바람 소리가 아닌 누군가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걸 피곤함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그날 밤, 모든 게 시작됐다.
첫 번째 밤. 잠에 들려던 순간, 가위눌림이 왔다. 몸이 무겁게 눌리고, 눈을 뜰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가 나타났다. 공기 중에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차가운 안개처럼, 그녀의 형체가 내 침대 위에 떠올랐다. 긴 검은 머리가 내 얼굴을 덮고, 창백한 피부가 희미한 가로등 불빛에 빛났다. 그녀의 눈은 깊고 검었으며, 입술은 핏빛처럼 붉었다.
"오랜만에… 따뜻한 몸이네."
그녀의 목소리가 내 귓가에 스며들었다. 그 소리는 속삭임이었지만, 온몸을 울리는 진동처럼 느껴졌다. 나는 움직일 수 없었다. 공포가 먼저 밀려왔지만, 곧 그 자리를 이상한 열기가 채웠다. 그녀의 손이 내 가슴을 천천히 쓸어내리기 시작했다. 차가운 손끝이었지만, 닿는 곳마다 불꽃이 피어올랐다. 그녀가 내 위로 올라타 앉았다. 옷이 저절로 풀어지는 느낌 – 내 옷이 벗겨지고, 그녀의 투명한 옷자락이 내 피부를 스쳤다.
"네 기운… 느껴보고 싶어."
그녀의 입술이 내 목덜미에 닿았다. 부드럽게 빨아들이는 듯한 느낌. 내 혈관이 꿈틀거리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그녀의 손이 더 아래로 내려갔다. 내 허벅지를 쓸고, 가장 민감한 부분을 건드렸다. "아…" 나는 신음을 억누를 수 없었다. 그녀의 손놀림은 인간의 그것과 달랐다. 더 세밀하고, 더 깊고, 더 잔인하게 쾌감을 자아냈다. 그녀가 내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세상이 뒤집혔다.
그녀의 움직임은 느렸다. 천천히, 고통스러울 만큼 천천히 내 몸을 탐했다. 허리가 구불구불하게 움직일 때마다, 내 안에서 파도가 일었다. "더… 더 깊게." 그녀가 속삭였다. 나는 그녀의 리듬에 맞춰 몸을 맡겼다. 그녀의 손톱이 내 등을 긁었고, 피가 살짝 배어 나왔다. 통증이 쾌감으로 뒤섞여, 머리가 하얘졌다. 그녀의 입이 내 입술을 삼켰고, 차가운 혀가 내 안을 파고들었다. 그 맛은 달콤하면서도 썼다. 죽음의 맛 같았다.
절정이 다가왔다. 내 모든 에너지가 그녀에게 빨려 들어가는 느낌. "네 양기… 다 내 거야!" 그녀가 소리쳤다. 그 순간, 온몸이 떨리며 폭발했다. 쾌감의 물결이 끝없이 밀려왔다. 인간 여자와는 비교할 수 없는, 영혼까지 녹아내리는 오르가즘. 그리고… 그녀가 사라졌다. 아침에 깨어보니, 몸은 무겁고 기운이 없었다. 목에 붉은 흔적이 남아 있었고, 등을 보니 가벼운 상처가 있었다. 꿈인가? 하지만 그 쾌감은 너무 생생했다.
그 후로 그녀는 매일 밤 왔다. 두 번째 밤, 그녀는 더 대담해졌다. "오늘은… 더 세게 해줄게." 그녀가 내 손을 들어 자신의 가슴에 가져다 대었다. 부드럽고 차가운 살결. 나는 그녀를 만질 수 있게 됐다. 내 손이 그녀의 몸을 탐하는 동안, 그녀는 내 아래로 파고들었다. 이번엔 그녀가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았다. 허리를 세게 부딪히며, 내 안을 채웠다. "느껴봐… 이게 귀접이야." 그녀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내 몸이 찢어질 듯한 강렬함. 그녀의 손이 내 목을 조르며, 숨을 헐떡이게 만들었다. 통증과 쾌감의 경계에서, 나는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혜린… 혜린아!"
그녀가 웃었다. "맞아, 나야. 수십 년 전 여기서… 목매달아 죽은 여자." 그녀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시집가지 못한 한, 남자를 원하는 욕망이 그녀를 귀신으로 만들었다. "너처럼 따뜻한 남자를… 밤마다 찾았어." 그녀의 움직임이 절정에 달했다. 내 몸이 그녀에게 완전히 빨려 들어갔다. 양기가 빠져나가는 느낌 – 피곤함이 아니라, 영혼이 갉아먹히는 고통. 하지만 그 고통마저 중독적이었다.
세 번째 밤부터는… 지옥 같았다.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오늘은 친구를 데려왔어." 또 다른 여귀신이 나타났다. 둘은 번갈아 내 몸을 탐했다. 하나가 내 위를 차지하면, 다른 하나가 아래를 자극했다. "아… 더, 더!" 나는 소리쳤다. 그녀들의 손톱이 내 피부를 파고들고, 입술이 온몸을 핥았다. 쾌감이 층층이 쌓여, 절정이 여러 번 왔다. 한 번 절정 후, 그녀들이 내 기운을 빨아들이며 회복시키고 다시 시작했다. 밤새 이어지는 고문 같은 쾌락. 새벽이 되어서야 그녀들이 사라졌다.
이제 나는 낮에도 그녀를 생각한다. 몸은 점점 쇠약해졌다. 거울 속 내 얼굴은 창백하고, 눈 밑에 다크서클이 깊어졌다. 직장에서 졸고, 친구들이 걱정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만둘 수 없다. 밤이 되면 문을 열어두고 기다린다. "오늘도 와라, 혜린아. 더 세게… 더 깊게."
그녀는 처녀귀신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녀의 한은 내 한이 됐다. 이 귀접은 끝나지 않을 테니까. 영원히, 그녀의 포로로 사는 게… 내 운명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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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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