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때 군대 썰

100일 휴가를 앞둔 날이었다. 그때 우리 대대는 헬기 레펠 훈련을 진행중이었는데, 항상 우리 대대는 연대본부랑 같이 훈련을 받았다. 마침 내 차례를 앞두고 있었는데 대대장이 간부를 불러모으더라. 잠시 있으니 연대 레토나가 와서 연대장을 태우고 갔다. 그리고 한참 있더니 트럭이 와서 연대본부 애덜을 데리고 갔고. 그리고 또 한참 있으니까 연대버스가 오더라.
우리 지역대(중대를 지역대라고 함)는 항상 대대본부랑 행동을 같이해서 대대장이랑 같은 버스를 탔다. 대대장이 마이크를 잡더니 이러더라.
"군단에서는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대대장 생각에는 너희는 목숨걸고 침투하는 최정예 병사니까 너희들도 알아야할거 같아서 전파한다. 현시각 연평도에 위치한 해병대가 공격 받고 있다. 자세한 상황은 알 수 없지만 민간인 피해가 있는 것 같고 아군 피해는 알려지지 않았다. 복귀하는대로 바로 침투준비하고 마음 단단히 먹어라. 대대장은 너희를 믿고 있다"
순간 머리가 하얘지면서 '내 휴가는? 내 가족들은? 이제 어떻게 되는거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대장이 라디오 틀어주는데 계속 연평도 포격받고 있다는 똑같은 뉴스 멘트가 계속되고 내 맞후임 이등병이 184cm에 경호학과 출신으로 근육짱짱맨이었는데 갑자기 눈물을 터뜨리더라.
"원 이병님 우리 이제 어떻게 되는겁니까? 다 죽는거 아닙니까?"
나는 최대한 좋게 어르고 달래려고 "괜찮아. 별거 아니겠지. 너무 겁먹지 마" 하니까 이 새끼가
"원 이병님이 뭘 압니까. 짬찌끄레기 주제에. 우린 다 죽었습니다." 이러더라.
턱 끝까지 욕이 나왔는데 같은 이등병이라 내가 누구 욕할 처지도 아니고 해서 그냥 참았다.
내 아버지 군번인 윤 상병은 좋다고 "야, 야, 우리 전쟁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다 죽는거야. 넌 안 죽을거 같지? 내가 죽을때 너도 쏴 죽일거야 개새끼야." 이러면서 약올리더라. 그리고 전역이 2달 정도 남은 우리 분대장은 개똥씹은 표정이었고. 난 계속 휴가생각 가족생각으로 멘붕이었다.
부대 복귀하는대로 탄약, 총기 불출 받고 특전조끼(수색대 조끼랑은 좀 다름. 등 부분에 무전기 넣을 수 있는 가방이랑 등허리에 TNT 넣는 주머니 달림.)입고 바로 더플백에 관물대 물품 다 때려박아넣고 대기했다. 탄약은 소대장이 들고 있었고 본부소대에서는 서류 파기한다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 날은 군화 벗고 총기 내려놓는것도 허락이 안되서 시트도 안 덮힌 매트리스에서 빈 탄창이 든 기관단총을 든채로 거의 뜬 눈으로 밤 새웠다. 잠도 안오더라. 밤에 불침번 서던 와중에 존나게 쳐맞을거 각오하고 몰래 전화하러 갔는데 공중전화 라인이 다 끊겨 있었다. 집에도 연락 못하고 '가족들이 걱정할땐데' 생각에 속만 타들어갔다.
그 날 이른 아침에 수송대에서 차량지원이 왔다. 완전 컴컴한 새벽에 야구장명 조명등 켰던 기억이 나는데 아마 5~6시 사이 아니었나 싶다. 일어나자마자 명령대로 화이바쓰고 차량에 탑승했다. 그대로 DMZ로 달렸음. GOP 쪽에 우리부대 물품 은닉용 비트가 있는데 원래는 거기다 화이바, 방탄패드 같은 필요없는 물품들 은닉한 다음 침투해야한다. 근데 그걸 GOP측에서 없애버렸나보더라고. 그거 때문에 행보관이랑 그쪽 간부랑 좀 투닥투닥거렸다. (라고는 해도 그쪽은 계급이랑 짬에서 완전 밀려서 일방적으로 욕만 먹음) 행보관들이 상의하더니 그냥 더플백 몇 개 빌려와서 거기 화이바랑 물건 때려박고 가져가더라고. 그 와중에 난 화이바 딴 지역대에서 쌔벼가서 잃어버림.
간부들은 바쁘게 왔다갔다하던데 이등병인 나는 뭐 할게 없었다. 사실 머리속에 가족들이랑 휴가 생각 밖에 없었고. 한참 대기하다보니까 하루가 되기 전에 복귀하더라. 그 날은 복귀하니까 더플백에서 필요한 물품만 꺼내도 좋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샤워해도 좋고 잘 때 한해서 전투화 벗어도 된다는 허락이 떨어져서 샤워하고 잤다.
셋째 날에는 티비 틀어주던데 내내 연평도 얘기 밖에 없었다. 이 날은 소대장이 부소대장이랑 상의하더니 몰래 소대원들 전화시켜주더라. 들킬까봐 짧게밖에 못했음. 어머니가 걱정해서 여러말 많이하시던데 빨리 아버지 바꿔달라고 해서 "저는 괜찮으니까 가족들을 잘 부탁해요 전 괜찮아요."하고 끊었다. 50초 좀 못한거 같음.
그리고 며칠 동안 계속 그 상태 유지하다가 비상해제되서 원상복귀 됨. 상황 끝나고 나니까 나 휴가 쓴거로 처리되있더라. 그대로 100일휴가 날아가고 난 김정일에 대한 증오심을 품고 매일 경계근무 나갈때마다 김정일을 내 손으로 죽일거라고 칼 갈아댔음. 선임들 웃기려고 반쯤 장난으로 한건데 그거 때문에 관심병사 되서 군생활 내내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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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omments
걍 팩트만 얘기해줄게 저새기그냥 소대에서 찍소리 못하고 까불지도 못하고 적응 못해서 본부중대?? 거기서 짜져있었음 남성성이라고는 쥐불만큼도 찾을 수 없고 살 디룩디룩 쪄서 안경 쓰고 배시시 웃고다니면서 뭐가 좋은지 참 갈구면 멘탈 쿠쿠다스?? 아니? 프링글스?? 아니 스발 제주도 검은모레해변 모래새끼마냥 후두둑 다 산산조각나는 그런 엄청난 친구였음 정말 대단한 친구 근데 뭐? 누구 턱주가릴 날리고 싶었다고??? 야이씨 그냥 날리지 그랬냐 나도 몇 번 날렸는데 너도 날리고싶었는데 얼마나 열심히 참았는데 그래서 뭐 잘 살고 잇니??? 얼굴 한 번 보고싶다??? 허언을 씨 이상한 곳에서 적시고 있네 뒤지게 맞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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