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새로운 나의 선물
조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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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
시원이를 처음 만난 그날 이후, 내 마음은 하루에도 열두 번씩 행복과 절망 사이를 오갔다. 최차장이 했던 말들 하나하나가 가슴에 박혔다. “아빠를 꼭 닮았어요.” “초밥을 제일 좋아해요.” “삶은 양파는 절대 안 먹어요.” 모든 것이 나를 가리키고 있었는데, 그녀가 정말로 “네, 당신 딸이에요”라고 말해줄까 하는 두려움이 매일 밤 나를 잠 못 들게 했다. 그래도 시간은 흘렀다. 가끔 전화를 걸어 시원이의 작은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밝아졌다. 한 달에 한 번, 나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가 시원이와 놀았다. 그 아이의 손을 잡고 바다를 걷고, 초밥을 먹고, 웃음소리를 듣는 순간만큼은 세상이 온통 꽃으로 뒤덮이는 듯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시원이의 초등학교 입학식이 다가왔다. 나는 태어나서 두 번째로 정장을 입었다. 결혼식 때 이후로 처음이었다. 넥타이를 매고 구두를 신는 손이 떨렸다. 거울 속 내 모습이 낯설면서도, 오늘만큼은 제대로 된 아빠가 되고 싶었다. 부산광역시 북구, 구포초등학교. 학교는 내가 다니던 때와 너무 달랐다. 한 반에 학생이 겨우 열두 명. 우리 때는 쉰 명이 넘었는데, 교실은 환하고 조용했다. 최차장과 나는 나란히 서서 시원이를 바라보았다. 아이는 새 하얀 셔츠에 빨간 넥타이를 매고, 작은 가방을 메고 서 있었다. 흐뭇한 미소가 저절로 새어 나왔다. 가슴이 벅차올라 숨이 가빠왔다.
입학식이 끝나고 각 반으로 흩어졌다. 담임 선생님이 출석을 불렀다. “오시원 어린이.” “네!” 그 작고 맑은 대답에, 나는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7명의 여학생 중에서 시원이가 제일 예뻤다. 진짜로. 11시쯤, 첫 등원이 끝나고 시원이가 교문을 향해 달려왔다. “엄마… 삼촌!” 나는 달려오는 아이를 두 팔 벌려 안아 올렸다. 따뜻한 작은 몸이 내 품에 쏙 들어왔다. “와우… 시원이, 이제 초등학생이야? 공부해야 하니까 힘들겠다.” 시원이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몰라… 난 친구들이 많이 있어서 좋아!”
최차장이 교무실에 다녀왔다. “다른 엄마들도 인사하길래… 나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선생님이 젊던데.” “갓 발령받았대요. 열심히, 사랑으로 보살핀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는 시원이의 손을 잡고 식당으로 향했다. “시원이, 뭐 먹고 싶어?” “어… 초밥이랑 튀김!” “또 초밥이야? 시원이 똥 싸면 물고기 나오겠다.” 시원이는 까르르 웃었다. “어, 진짜… 나오면 키울래…”
일식집에서 초밥을 먹으며 최차장이 조용히 말했다. “고마워요… 바쁜데 여기까지 와줘서… 시원이 입학식도 챙겨주고…” 나는 포크를 내려놓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예뻐서… 뭐든지 다 해주고 싶고, 시원이 얼굴에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내가 더 행복한데… 뭐?”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송도로 드라이브를 떠났다. 시원이는 뒷좌석에서 계속 떠들다 어느새 잠이 들었다. 작은 숨소리가 차 안을 가득 채웠다. 최차장이 운전대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그녀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00씨? 나… 할 말이 있는데…” “뭔데요?” 그녀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나… 이혼했어요. 시원이만 데리고 나왔고… 한 3년 됐어요…”
순간, 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니… 왜?” 최차장은 눈을 도로에 고정한 채, 목소리를 낮추었다. “남편이 유전자 검사를 했어요. 남편 씨가 아니라고 나오더라고요… 2년 넘게 싸우다가… 결국…” 나는 숨이 막혔다. “그랬구나… 근데 왜 말 안 했어?” “당신이 우리 시원이를… 부담스러워할까 봐… 근데, 아니었어…”
나는 그녀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세상 누가 시원이 같은 예쁜 아이를 부담스러워해? 난 처음 시원이를 봤을 때부터… 내 딸이었으면 하고 기도했어.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야…”
최차장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고마워… 근데 정말 이상해… 시원이도 낮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당신한테는 잘 가고 장난도 잘 치잖아. 뭔가 알고 있는 것처럼… 어제 나한테 ‘엄마! 서울 삼촌 왔으면 좋겠다’ 그랬거든…” 나는 눈물이 차올라 목이 메었다. “피가 당긴다는 말이 있잖아… 부모와 자식은 천륜이야… 나는 처음 볼 때부터 느꼈는데…”
뒤를 돌아보니 시원이가 동그랗게 눈을 뜨고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삼촌… 왜 울어? 엄마는 왜 울어?…” 나는 급하게 웃으며 눈물을 닦았다. “너무 기뻐서… 시원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게… 너무 감격스러워서…”
송도에 도착했다. 시원이와 나는 모래사장을 뛰어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아이의 웃음소리가 파도처럼 퍼졌다. 진짜 예쁘다. 사랑스럽다. 저녁을 먹고 시원이의 집으로 돌아왔다. 처음 가보는, 내 딸의 집. 시원이는 내 품에 안겨 떨어지지 않았다. 나는 그 따뜻한 무게가 너무 소중해서, 숨을 크게 쉬기조차 조심스러웠다.
“삼촌, 우리 집에서 살면 안 돼? 시원이 잠자면 가지 마? 약속…” 나는 시원이의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그래… 시원이가 삼촌한테 뽀뽀 한 번 해주면 안 갈게…” 시원이는 내 입술에 “쪽” 소리 나게 뽀뽀를 했다. “진짜 안 갈 거다… 알았지?” “응… 엄마가 가라고 해도 안 갈게…” 시원이는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엄마가 삼촌을 좋아해… 가라고 안 할 거야… 진짜.” “그래? 어떻게 알아?” “음… 다 알아…”
“그럼 시원이는 삼촌이 좋아?” “응… 너무 좋아…” “얼만큼?” 시원이는 두 손을 활짝 펼쳤다. “어… 이만큼…” 나는 똑같이 손가락 열 개를 다 펴고 말했다. “나도… 이만큼 시원이가 좋은데…” 시원이는 환하게 웃으며 엄마에게 달려갔다. “엄마! 삼촌이 날… 이만큼이나 좋대!”
그리고 시원이는 내 손을 잡고 부엌으로 데려갔다. 최차장의 손을 내 손에 포개며 말했다. “엄마… 빨리…” 우리는 세 손을 포개고 약속했다. 그날 밤, 시원이는 내 품에서 깊이 잠들었다. 작은 숨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려왔다.
최차장이 조용히 속삭였다. “시원이 안고 이리로 와요.” 나는 아이를 조심스럽게 안아 방으로 들어갔다. 잠든 딸의 얼굴을 내려다보니, 가슴이 저렸다. “어디서 이렇게 예쁜 아이가 나왔을까…” 최차장이 내 뒤에서 부드럽게 웃었다. “여기서…” 그녀는 자신의 배를 가리키며 내 손을 그 위에 올렸다. “자기를 닮아 우량아로 태어났어.”
“미안해… 옆에 있어주지 못해서…” 그녀는 대답 대신 내게 다가와 부드럽게 키스했다. “오랜만이다… 그죠?” “응.”
그 한마디가 끝나자, 그녀의 손이 내 넥타이를 풀었다. 천천히, 한 올 한 올, 내 셔츠 단추를 풀며 그녀는 내 가슴에 입을 맞췄다. 따뜻한 숨결이 피부 위로 스며들었다. “사랑해요… 00씨.” 그녀는 무릎을 꿇고 앉아 내 바지를 내리고, 이미 단단해진 나를 입에 물었다. 부드럽고 뜨거운 혀가 천천히, 그러나 깊이 움직였다. 나는 이를 악물고 신음을 삼켰다. 오랜 세월 메말라 있던 욕망이 한꺼번에 솟구쳤다.
그녀는 내 온몸을 애무했다. 손끝으로 등줄기를 쓸어내리고, 입술로 배를, 허벅지를, 다시 위로 올라와 가슴을 핥았다. 나는 그녀를 일으켜 세우고, 그녀의 옷을 벗겼다. 오랜만에 보는 그녀의 몸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부드러운 가슴, 잘록한 허리, 그리고 시원이를 낳았음에도 여전히 매끄러운 피부. 나는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녀의 몸을 탐했다. 목덜미에 입을 맞추고, 가슴을 손으로 감싸 쥐고, 젖꼭지를 혀로 굴렸다. 그녀의 신음이 작게 새어 나왔다. “아… 00씨…”
그녀가 내 위에 올라탔다. 뜨겁고 축축한 그녀의 안이 나를 천천히 삼켰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움직였다. 천천히, 깊게, 리듬을 맞추며. 그녀의 허리를 잡고 위로 밀어 올릴 때마다, 그녀의 가슴이 부드럽게 흔들렸다. “더… 깊이…” 그녀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나는 그녀를 끌어안고, 더 세게, 더 깊게 움직였다. 오랜 그리움, 후회, 사랑, 욕망이 한꺼번에 뒤섞여 폭발할 것 같았다.
그녀가 내 어깨를 깨물며 몸을 떨었다. “사랑해… 정말 사랑해…” 나도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나도… 너와 시원이… 영원히…”
절정이 찾아왔다. 그녀의 안이 나를 조이며 뜨거운 파도가 밀려왔다. 우리는 서로를 끌어안은 채, 한참 동안 숨을 고르고 있었다. 창밖으로 부산의 밤바람이 스며들었다. 잠든 시원이의 방에서 들려오는 작은 숨소리가, 우리를 더욱 따뜻하게 감쌌다.
그날 밤, 나는 오랜만에 완전한 가족이 된 기분이었다. 행복과 절망이 뒤섞였던 마음이, 이제는 한없이 따뜻한 사랑으로 가득 차올랐다. 그리고 그 사랑은, 그녀의 몸속에서, 시원이의 작은 손 안에서, 영원히 이어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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