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비 껐지?
MemoryDig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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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분전
그날도 아내와 나는 평소처럼 집 안에서 격렬하고 뜨거운 오전을 보내고 있었다.
패밀리룸 대형 TV에는 아내가 내 생일마다 만들어준 테마별 누드 사진들과 평소에 찍어둔 영상들이 재생되고 있었다.
화면 속에서 우리 몸이 부드럽게 얽히고, 달아오른 숨소리가 낮게 울리며,
땀에 젖어 반짝이는 피부가 서로를 비비는 장면들이 이어졌다.
우리는 이미 몇 번째 절정에 다다랐는지 세기도 잊을 만큼 깊이 빠져들어 있었다.
그러다 아내가 갑자기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화장실 좀 다녀올게.”
아내가 몸을 일으키자 나도 잠시 숨을 고르려고 차고로 나갔다.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며 이것저것 만지작거렸다.
원래 동네가 워낙 조용하고 외부인이 드물어서 우리는 문단속을 대충 하는 편이었다.
그날도 별생각 없이 현관문을 들락거리다 잠그는 것을 깜빡했던 것 같다.
그사이, 최근 우리와 친해진 그녀가 찾아왔다.
이미 집에 여러 번 드나들며 익숙해진 사이였기에,
그녀는 자연스럽게 문을 열고 조용히 들어와 식탁 의자에 앉아 있었다.
나는 여전히 완전히 알몸인 채, 흥분이 가시지 않아 아직 발기되고 처진 상태로 거실로 들어섰다.
돌아서는 순간, 그녀와 시선이 정확히 부딪혔다.

그녀는 식탁에 앉은 채 고개를 들었고,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가 살짝 커지는 것이 보였다.

놀란 기색이 역력했지만, 소리를 지르거나 황급히 고개를 돌리지는 않았다.
그녀의 시선이 내 얼굴에서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가,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위로 올라왔다.
나도 모르게 내려다보았다. 그 순간, 시간이 얼어붙었다.
벌거벗은 나의 모습, 그리고 아직 굵게 발기된 채의 그것.
멍해진 머릿속에는 몸을 가리려는 생각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발기된 채 서 있는 남자의 알몸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 깜짝할 사이였지만 모든 것이 슬로우비디오처럼 영원처럼 느껴졌다.
“…어… 어… 어쩐 일로…”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무슨 인사부터 해야 할지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가 가벼운 미소와 함께 눈웃음을 치며 말했다.
“OO 씨, 차나 마시려고 왔어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황급히 “아, 잠… 깐…!” 하며 방으로 뛰어 들어가 문을 닫았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나를 씻겨줄 때도 몸이 드러나는 걸 극도로 싫어했던 나였다.
여탕에 딱 한 번 들어갔던 어린 기억마저 지우고 사는 나였다.
그런데…
당황과 흥분과 부끄러움이 뒤섞여 머리가 어지러웠다. 심장이 마구 쿵쾅거렸다.
서둘러 셔츠와 반바지를 걸쳐 입고 나와 어설프게 인사를 했다.
태연한 척하려 애쓰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아내가 씻는다고 들어갔는데… 오셨다고 알려줄게요.”
그녀의 시선이 다시 다른 곳으로 향했다.
나도 따라 고개를 돌리는 순간, 또 다른 충격이 머리를 강타했다.

대형 TV 화면에는 나와 아내가 격렬하게 섹스하는 모습이 여전히 재생되고 있었다.
우리가 찍은 영상,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미친 듯이 몰입된 격렬한 성교 장면이 거친 숨소리와 함께 흘러나왔다.
무릎을 꿇고 엉덩이를 치켜든 아내 위로 올라타 정신없이 박는 모습,
터질 듯 단단해진 것이 끝까지 빠졌다가 깊숙이 빠르게 들어가며 부딪히는 소리,
완전히 빠질 때 드러나는 아내의 진한 분홍빛 동굴까지…
아무것도 감추어진 것이 없는, 나와 아내의 모든 은밀한 것을...
나는 그녀와 함께 관람하고 있었다.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지 하는 생각이 영원처럼 느껴진 몇 초가 지나고, 나는 겨우 정신을 차렸다.
“아… 미안. 이건 그냥… 우리 둘이 있을 때 추억 삼아 보는 거예요. 하아… 하아…”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정신없이 리모컨을 찾아 TV를 껐다.
그 이후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다시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아내가 화장실에서 나와 침대에 걸터앉아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OO 씨가 왔네. 식탁에 앉아서 자기 기다리고 있어”
“어… 일찍 왔네.”
“차고에 갔다 들어왔는데 와 있더라구.”
아내가 살짝 아쉬운 듯 말했다.
“할 수 없지… 나중에 다시 놀자. 더 놀고 싶은데…”
그러고는 덧붙였다.
“다행이네. 당신이 옷을 입고 있었어서. 참, TV는 꺼놨지?”
나는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어… 꺼져 있었어.”
그 당시에는 솔직히 말할 수 없었다.
내가 완전히 알몸에, 그것도 완전히 발기된 상태로 그녀와 마주쳤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떠올랐다.
그녀가 그 전에 현관 옆 창문을 통해 이미 내 발기된 알몸을 보았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아내는 욕실에서 타월을 하나 집어들고 벗은 채로 나갔다.
그녀와 인사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미 그 친구는 아내가 집에서 자주 벗고 지내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 역시 아내와 다른 친구와 물놀이를 할 때 우리 집에서 옷을 벗고 돌아다니는 사이였다.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회사에 일 보러 간다고 나오자, 두 사람은 아직 식탁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내는 그녀와 함께 쇼핑을 나갔다가 점심도 먹고 늦게 돌아오겠다고 했다.
그날 이후로 우리 집 문단속은 확실히 철저해졌다. 최소한 그러려고 노력했다.
이후 그녀가 올 때면 가끔 내게 장난스럽게 “요즘 TV에서 뭐 재미있는거 해요?
지난 번 영화 재밌던데 후편 나왔나요”라고 짓굳게 던지곤 했다.
그럴 때마다 속으로 정말 얄밉게 들렸고, 가벼운 농담으로만 들리지는 않았고 당황감 그리고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당시의 극도의 긴장감이 사라진 지금, 불륜의 생각은 1도 전혀 없지만…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가 나와 아내의 모든 은밀한 부분까지 보고 알게 된 그 순간을 떠올리게 만들 때,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본능적 성적 자극만은 숨길 수 없었다.
어떻게 보면 나는 철저히 사리면서 그녀들의 알몸을 한 동안 지켜보기만 했던 상황 속에서
그녀가 결국, 그녀에게 처음은 아닐 수도 있지만
정식으로(?) 마주보고 알몸 소개를 한 건 공식적으로 처음이 된 샘이다.
일방적에서 양방이 정식으로...
그 후유증으로 아내와 놀 때, 문뜩 문뜩 그녀가 우리 옆에서 보고있는 것 같은 착각 속에 흥분이 되고
그 반응은 아내의 몸에 더 강하게 표현되고 쏟아 붙게 되어 안좋았은 면만 있었던 것은 아닌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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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