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확인된 옆집 베트남 알바생 자취방
여집 자취녀 방모색하기 평소에도 옆집에서 가끔 들려오는 음식 냄새가 신기했다. 우리 동네 중국집이나 분식집 냄새가 아니라,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향신료 냄새가 복도로 새어 나오곤 했다. 이웃이 베트남 사람이라는 건 관리소장님한테 대충 들은 정도였다.
그날도 퇴근하고 집에 와서 현관문을 열려는데, 옆집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문고리 고장 난 걸 알면서도 습관적으로 살짝만 닫고 나가는 사람들이 있잖아. 돌려서 닫아주려는 찰나, 문틈 사이로 방 안이 살짝 보였다.
생각보다 방이 놀라웠다.
원룸이라 비좁을 줄 알았는데, 공간 활용이 기가 막혔다. 좁은 베란다에 화분들이 줄지어 있고, 그중에는 향신료로 쓰는 허브들도 보였다. 평소 내가 맡던 그 냄새의 정체였다. 벽 한쪽에는 직접 쓴 캘리그라피 같은 베트남어 문구가 액자에 담겨 있었고, 작은 책상 위엔 한국어 공부 노트와 베트남어 사전이 정리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눈에 띈 건 싱크대였다. 좁은 원룸 치고는 놀랍게도 설거지가 하나도 쌓여 있지 않았고, 조리 도구들이 깔끔하게 걸려 있었다. 냉장고 문에도 포스트잇이 몇 장 붙어 있었는데 "오늘은 야근, 내일 도시락 싸기" 같은 알바생의 일상이 적혀 있었다.
문을 살짝 닫아주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났다.
"아, 감사합니다. 자꾸 문이 안 잠겨서요."
동갑으로 보이는 베트남 청년이었다.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아니에요. 혹시 저녁하시는 중이었어요? 냄새가 항상 좋더라고요."
"네, 쌀국수 끓이고 있었어요. 괜찮으시면... 한 그릇 드셔보시겠어요?"
그렇게 해서 나는 처음으로 제대로 된 쌀국수를 먹어봤다. 사먹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맛이었다. 그리고 그날 우리는 알바생의 자취방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막걸리와 베트남 맥주를 반반씩 마셨다.
그 이후로 가끔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밥 먹었어요?"라는 말 대신 "오늘 무슨 요리 해요?"라고 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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