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마 시절 이야기...11
틈틈히 쓴걸 2회에 걸쳐 방출했음.
또 2회 분량이 되면 글 올리겠음.
솔직히 기약은 없음.ㅠㅠ
마음이 심란해서 잘 써지지도 않고 써도 뭔가 마음에 들지도 않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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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을 활짝 연 차안은 맑게 걸러진 풀내음이 향긋한 바람으로 가득했다. 선생님과 얼굴은 여전히 미소로 가득했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난 태주 많이 보고 싶었는데 태주는 아닌가 봐?”
“아니에요 저도 선생님 많이 보고 싶었어요. 하루 종일 생각했어요.”
“정말? 기쁘다 그랬다고 하니까 하~하~”
전화선을 타고 넘어온 선생님의 목소리도 좋았지만 역시 이렇게 선생님의 입술에서 내 귀로 직접 들어오는 목소리가 훨씬 기분을 좋게 했다.
하늘은 맑고 바람은 맛있었다. 선생님의 목소리는 그보다 더 맑고 맛있었다.
선생님과 차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문득 차가 읍내로 향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어느 길목에서 다른 길로 빠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읍내로 향하는 길은 아니였다. 시골길은 어딜가나 비슷비슷해서 쉽사리 눈치 채지 못했던 것 같았다.
“선생님 이 길 **으로 가는 길이 아닌데요? 어디 가시는 거에요?”
“여름이자나 피서 가야지”
“지금요?”
“덥자나 시원하게 발이라도 담가야지”
우리 가족이 사는 시골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제법 큰 물고기도 살고 있는 맑은 물이 흐르는 하천이 있었다. 이곳으로 처음으로 이사 온 날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두팀으로 나누어 고기잡기 내기를 해서 어른 팔뚝만한 고기 여러 마리를 잡기도 한 하천이였는데 더운 여름에는 그 하천에서 친구들과 다슬기를 잡으며 즐겁게 놀고는 했다.
중학교로 진학한 이후에는 국민학교때 친구들과는 이상하게 멀어졌다. 내가 중간에 전학을 온 탓도 있겠지만 한 학년에 10명이 채 안되는 데다가 중학교에 가면서 몇몇은 아예 큰 도시로 이사나 유학을 가고 그나마 같은 중학교로 간 친구들도 5개의 반으로 뿔뿔히 흩어졌다. 더욱이 난 내성적인 성격에다가 선생님과 같이 생활하다보니 자연스레 친구들과 멀어지게 되었다.
(※초반에 글을 쓸 때 중학교가 한 학년에 3개반이라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남자반이 3개반이였고 여자반이 따로 있었다. 여자반은 정확하게 2개반인지 3개반인지는 기억이 확실하지 않다. 한 반에 인원도 30명정도로 작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친구들과 아직 국민학교때 하천에서 함께 뛰어놀던 기억을 떠올랐는지 기분이 좋아졌다. 더욱이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과 함께라고 생각하니 설레고 행복감이 몰려왔다.
차는 한참을 달리더니 아스팔트 길을 벗어났다. 그리고는 울퉁불퉁한 비포장 도로를 또 한참 달린 뒤에야 멈춰섰다.
“여기서부터는 걸어가야 돼”
주위는 완전히 산속이였다. 도대체 이런 곳에서 어떻게 물놀이를 한다는 것인지 의아했다. 선생님은 커다란 가방과 돗자리 등의 여러 짐을 차 트렁크에서 꺼냈다. 난 작고 왜소했지만 그래도 들 수 있을 만큼 가득 들었다.
“멀지는 않으니까 조금만 걸어가자.”
양손 가득히 짐을 들고 낑낑거리며 5분정도를 걸었던 것 같다. 사람이 다녔던 흔적도 없는 풀숲을 헤집고 들어가자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눈앞에 맑은 물이 흐르는 작은 계곡이 나타났다. 계곡은 작았지만 수영장처럼 물이 고여있는 곳도 있어서 물놀이하기에는 안성맞춤이였다. 더욱이 그 주변은 인기척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바위와 풀숲에 둘려 쌓여서 다른 시선을 신경쓰지 않아도 좋을 만큼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었다.
“어릴 때 아빠하고 여름마다 피서왔던 곳이야. 여기는 아빠하고 나밖에 모를거야. 예전에 저 아래에 아빠가 하던 돼지농장이 있었거든 그래서 이곳 지리를 잘 알고 계셨어.”
그리곤 선생님은 한동안 추억에 잠기셨는지 말이 없으셨다. 선생님의 눈가가 붉어지는 듯하더니 다시 말을 이어가셨다.
“나도 여기 온지 정말 한참만인 것 같다. 아마 10년이 훨씬 넘었을 거야.”
지금 선생님의 눈앞에서는 아빠와 함께 물장구 치며 놀던 8살짜리 여자아이의 모습이 있을 것이다. 그 행복했던 추억을 나와 함께 나누고자 했던 선생님의 마음을 느끼자 가슴 한 켠이 아리면 뭉클해졌다.
“여기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여기에 이런 곳이 있는 줄은 아무도 모르겠어요.”
“그렇지? 아마 아무도 모를 걸? 아빠도 여기 오실 때 마다 자랑했었어. 여기는 아빠밖에 모를 거라고”
“정말 오랜만이다. 좋다… 태주하고 오니까 더 좋은 것 같다.”
널직한 바위위에 돗자리를 펴고 바리바리 싸온 과일, 음료수, 간식거리와 김밥을 올려놓았다.
햇볕은 뜨겁게 머리위를 달궜으나 산위에서 시원한 계속물을 타고 오며 차가워진 바람을 맞으니 더운 줄을 몰랐다.
“이제 옷 갈아 입자. 자 이거 입어.”
선생님은 가방에서 옷을 내게 건냈다. 수영복과 티셔츠 한 벌이었다. 이곳으로 이사한 이후로는 서울에서의 생활 패턴은 말끔히 사라졌다. 물놀이를 할 때도 특별하게 복장을 갖추지 않고 입던 옷 그대로 놀고 집에 가면서 말렸기 때문에 수영복은 따로 없었다. 그건 나만이 아니고 여기 아이들은 다 그랬던 것 같았다.
“나도 옷 갈아 입을 거니까 태주도 뒤 돌아서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내가 됐다고 할 때까지 절대 뒤에 보면 안된다!”
나는 얼른 수영복과 티셔츠로 옷을 갈아 입었다. 등 뒤에서는 선생님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문득 예전에 텃밭에서 그리고 방학하기 직전에 보았던 선생님의 젖가슴이 떠올랐다. 아마도 옷을 벗고 있다는 선생님의 말을 의식해서 그런 생각이 떠 오른 듯했다. 그렇다고 딱히 뒤돌아서서 선생님의 벗을 모습을 보고 싶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였다.
“다 입었어. 이제 놀자.”
뒤를 돌아서자 선생님은 몸매가 들어나는 비키니를 입고 있었다. 순간 눈을 어디다 두어야 할 지 몰랐다.
“하하 여기서 비키니 수영복은 아닌 것 같지? 나 아주 어릴때는 여기서 비키니 입고 놀았었거든 그래서 그때 생각나서 입어봤어.”
선생님은 서울에 있는 여대를 졸업하고도 2년간 더, 총 6년간 서울에서 생활했다.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었던 선생님은 서울에서도 꽤나 윤택한 생활을 했으며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았던 그때도 몇 번씩 해외에 나가곤 했다. 그래서 그런지 선생님은 주변 다른 여자들과 비교해 보아도 세련되고 멋있어 보였다. 그런 세련된 모습이 도도하고 차갑게 느껴져서 주변사람들 사이에 벽을 만드는 아우라 내지는 카리스마를 보였을 것이다.
비키니도 그 당시에는 아무나 입거나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비키니를 입은 연예인이 화재가 되었을 정도였을니 선생님은 꽤나 서구화된 마인드의 소유자였다.
선생님의 비키니입은 모습을 직접 눈앞에서 보니 잠시 멍해졌다. 학교 반 친구들이 가지고 오는 선데이서울 같은 잡지의 사진속에서만 봐 온 여자들과는 느낌이 180도 달랐다. 범접할 수 없는 영역에 있는 여신과도 같았다. 잡지 속 여자들 보다야 확실하게 살집이 있는 몸매였겠지만 그때는 그 누구보다 날씬하고 아름답다고 느껴졌다.
그렇다고 지금의 비키니처럼 정말 가릴 곳만 가린 비키니는 아니고 표현이 그렇지만 가릴 곳 이상을 가린 보수적인 형태의 비키니였다.
※ 대강 이런 형태였음.
“어머 물이 너무 차갑다.”
물은 너무 차가웠지만 선생님과 함께 계곡물 속에서 신나게 놀았다. 밖에서는 늘 근엄하고 차갑게만 보였던 선생님은 이곳에서는 정말 어린 그 시절로 돌아가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웃고 물장구 쳤다.
물놀이를 하며 선생님과 살이 많이 맞닿았다. 물에 젖은 선생님의 살은 부드럽고 투명했다. 살과 살이 닿을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한참을 물에서 놀고 추워질 때면 물밖으로 나와 햇빛을 받으며 김밥과 간식을 먹으며 선생님과 수다를 떨었다.
그렇게 몇 번을 물속과 햇볕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피곤했는지 졸음이 몰려왔다.
“신나게 놀았더니 졸립다. 낮잠 한숨 잘까?”
나와 선생님은 큰 타월을 덮고 돗자리에 마주보고 누었다.
“이렇게 태주하고 나란히 누워자는 것도 오랜만이다”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곤 나를 꼭 안았다. 선생님의 살과 나의 살이 맞닿았고 뭉클한 선생님의 가슴도 느껴졌다. 이때 나의 허벅지와 선생님의 허벅지가 맞닿은 느낌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전에는 가슴을 만지거나 입맞춤 정도가 내가 알고 있는 스킨쉽의 영역이였다면 이때부터는 살과 살의 맞부딪힘이 주는 오묘한 느낌의 새로운 스킨쉽의 영역에 들어선 것이다.
“좋다. 행복하다. 이렇게 있으니까”
그리곤 나의 입을 맞추고는 눈을 감으셨다. 나도 선생님의 품안에서 살을 느끼며 나른하고 아득함에 곧 잠에 빠져들었다.
눈을 떴을 때는 선생님은 이미 일어나서 내 머리 맡에서 나를 따스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태양이 선생님의 머리위에 있어 선생님의 얼굴은 간신히 쳐다볼 수 있을 정도로 눈이 부셨다.
맑은 하늘, 태양속에서 빛나는 선생님의 얼굴.
그때 느꼈다.
선생님은 하늘이 나에게 보내준 선물이였구나.
[출처] 꼬꼬마 시절 이야기...11 (야설 | 은꼴사 | 놀이터 | 썰 게시판 - 핫썰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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