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에서 만난 여자
강산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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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전
컴퓨터로 그냥 심심풀이 채팅을 하다가 알게 된 여자였다.
나이는 서른다섯, 결혼한 지는 8년 차라고 했다. 남편은 동네 작은 중식당 주방장이고, 자기는 얼마 전부터 보험설계사 일을 시작했다고 했다. 애가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학원비나 교육비가 벅차서 맞벌이를 시작한 모양이었다.
얘기를 나눠보니 남편이랑 관계가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다 싶어서 슬쩍 한마디 던졌다.
"말도 잘 통하는데 그냥 얼굴이나 한번 보죠. 혹시 알아요? 내가 보험 하나 들어줄지."
그렇게 주말에 잠실 쪽에서 만나기로 했다. 약속 장소에 나온 여자는 인상이 깔끔하고 체구가 아담했다. 기대 이상으로 스타일이 괜찮아서 속으로 '나쁘지 않네' 싶었다.
근데 같이 점심을 먹고 계산을 하려는데, 본인이 내겠다며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내는 거다. 보통 이런 자리에서 당연하다는 듯 가만히 있는 사람들도 많은데, 솔직히 여기서 첫인상이 상당히 좋았다.
보험 일을 막 시작해서 시간 여유가 좀 있길래, 내 차로 옮겨 타서 외곽 쪽으로 드라이브를 가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보니 좀 놀라웠다. 남편이 인생에서 첫 번째이자 유일한 남자인데, 전희 같은 건 전혀 없이 무조건 다짜고짜 들어오고 1분 만에 끝내는 스타일이라 성관계 자체가 너무 싫고 통증만 남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는 몸만 섞는 사이는 싫고, 진짜 마음이 통하는 사랑을 하고 싶다고 했다. 얼마 전에도 채팅으로 만난 어떤 남자가 차 안에서 갑자기 스킨십을 시도하려고 해서 놀라서 도망쳤다는 말까지 했다.
듣고 있자니 생각보다 훨씬 보수적이고 순진한 스타일이었다. '아, 이거 잘못 걸리면 피곤하겠는데' 싶어 포기할까 하다가도, 오기가 생겨서 일단 마음부터 얻어보자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그날은 신사적인 척 노가리나 풀면서 편하게 해주고 점잖게 집 근처에 바래다줬다.
다음 날, 회사 부장한테 외근 핑계를 대고 그녀를 다시 만났다. 차 안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남편 얘기가 또 나왔다. 남편 나이는 마흔셋인데 젊었을 때 싸움질을 하다가 앞니가 다 나가서 벌써 틀니를 하고 산다는 등, 집안에 말 못 할 스트레스가 많아 보였다.
나는 옆에서 그냥 고개 끄덕여주고, 위로해 주는 척 추임새를 넣어줬다. 그러자 그녀가 마음이 좀 풀렸는지 내 어깨 쪽으로 살짝 기대왔다.
자연스럽게 머리를 쓰다듬다가 볼을 거쳐 입술까지 갔다. 처음엔 움칫하며 망설이더니, 이내 적응했는지 깊게 키스를 해왔다.
분위기가 달아오르길래 손을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스킨십 수위를 높였다. 그런데 가슴 쪽으로 손이 올라가자 그녀가 갑자기 내 손을 딱 잡으며 완강하게 거부했다.
'아, 오늘은 여기까지인가 보네.' 그래도 키스까지 받아줬으니 다음엔 훨씬 수월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그 뒤로 일주일 동안 제대로 된 진전이 없었다. 허벅지 쪽까지는 어떻게 터치가 되는데, 그 이상 들어가려고 하면 몸을 사리며 거부했다. 무작정 억지로 밀어붙일 일은 아니어서, 강변 쪽에 차를 세워두고 차분하게 이유를 물어봤다.
"왜 자꾸 겁을 내? 내가 싫어서 그래?"
그녀가 망설이다가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평생 전희 없이, 전혀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남편이 힘으로 밀어붙이고 1분 만에 끝내는 걸 수년간 당하다 보니, 본능적으로 아팠던 기억 때문에 몸이 먼저 굳고 거부반응이 나온다는 것이었다.
그 얘기를 들으니 상황이 이해가 됐다. 차 안에서 한 시간 넘게 차분하게 설득하고 달래줬다. "나를 믿어라, 절대 아프게 안 한다"고 안심시켰다. 결국 설득 끝에 다음 날 근처 모텔로 들어가기로 약속을 받아냈다.
다음 날 모텔에 들어섰을 때, 샤워를 하고 나온 그녀는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침대 끝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오히려 그런 모습이 더 자극이 됐다. 정말 처음 만나는 처녀를 대하듯 인내심을 가지고 아주 천천히 스킨십을 시작했다.
입술에서 목선으로, 그리고 가슴으로 천천히 내려갔다. 처음엔 긴장으로 딱딱하게 굳어 있던 그녀의 몸이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아래쪽으로 손과 입을 옮기자 그녀가 놀라며 다리를 오므렸다.
"괜찮아, 가만히 있어봐. 편하게 맡겨."
차분하게 안심시키며 정성껏 애무를 이어갔다. 평생 제대로 된 스킨십 한 번 못 받아본 여자라 그런지, 자극이 가해질 때마다 어쩔 줄 몰라 하며 당황함과 충격이 섞인 신음을 뱉어냈다. 반응이 너무 리얼해서 나 역시 오랜만에 집중도가 엄청나게 올라갔다.
충분히 몸이 풀린 것을 확인하고 본격적으로 삽입을 하려는데, 과거의 기억 때문인지 그녀가 순간적으로 몸을 다시 팍 굳혔다. 다시 허리를 쓰다듬으며 괜찮다고 달랜 뒤, 아주 천천히 들어갔다.
"아..."
그녀가 머리를 뒤로 젖히며 긴 한숨 같은 소리를 내뱉었다. 제왕절개를 했던 데다 남편과의 관계도 한 달에 한두 번 할까 말까 했던 상태라, 밀도감이 생각 이상으로 좋았다.
처음엔 숨죽이고 신음만 내던 여자가,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내 목을 꼭 끌어안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체위를 바꿔가며 깊숙이 들어갈 때마다 내 등을 정신없이 잡아채며 반응했다.
그런데 한창 관계가 이어지던 중, 그녀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사정을 마치고 옆에 누워 흐느끼고 있는 그녀를 끌어안고 물었다.
" 왜 그래? 어디 아파서 울어?"
그러자 그녀가 눈물을 닦으며 숨을 몰아쉬고 말했다.
"아니요... 이런 게 있는 줄도 모르고... 남편한테 당하기만 하면서 살아온 내 지난 세월이 너무 불쌍하고 아까워서요..."
평소엔 한없이 정숙하고 얌전해 보이던 여자가 내 품에서 완벽하게 감정을 터뜨리는 모습을 보니, 묘한 정복감과 만족감이 밀려왔다.
그날 우리는 오전부터 저녁까지 꼬박 7시간 동안 방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지쳐서 서로 껴안고 잠들었다가 깨어보니 밤 9시가 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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