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도 파제재공사 01
조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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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전
한림에서 TTP 120여 개를 제작해 추자도로 실어 나르던 그 네 달. 매일 저녁, 현장 근처 조그만 식당에서 밥을 해결했다. 상호는 기억나지 않는다. 낡은 간판에 ‘식당’이라고만 쓰여 있던, 손님이 10 명 들어가면 꽉 차는 그런 곳이었다.
한 달쯤 지나자 주인 아줌마와 눈이 자주 마주쳤다. 밥을 떠먹다가 고개를 들면 그녀가 카운터 쪽에서 나를 보고 있었고, 눈이 마주치면 살짝 고개를 숙이곤 했다. 어느 날 식사가 끝나고 계산을 하려는데 그녀가 다가왔다.
“소장님… 이번 달에 돈 들어갈 데가 많아서요. 혹시 결제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나는 개인카드를 내밀었다. “아, 네. 여기요.”
카드를 받아 결제기를 누르는 그녀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글어대고 있었다. 결제가 끝나고 나는 현장을 향해 걸어 나왔다. 그런데 3시간 쯤 후 휴대전화가 울렸다. 식당 사장님이었다.
“여보세요?”
“네, 소장님… 오늘 결제해 주신 거 고마워서요. 제가 대접해 드리고 싶어서 전화드렸어요.”
나는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그걸로 전화를 다 하시고… 알겠습니다. 이따가 연락드릴게요.”
그날 일은 여느 때보다 일찍 끝났다. 저녁 여덟 시가 조금 넘어서 다시 전화를 걸었다. 사장님은 “연락이 없으시길래 안 하시는 줄 알았어요”라며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나는 “일이 늦게 끝나서요. 이제 편히 가려구요”라고 답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자 테이블 위에 싱싱한 돌돔 회가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사장님은 소주병을 열고 잔을 채우며 자리에 앉았다. 나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 그녀는 몇 잔을 연달아 들이켰다. 얼굴이 서서히 붉어졌다.
대화를 나누며 알게 된 사실들이 있었다. 남편은 십 년 전 바다에서 죽었다. 나이는 마흔여덟. 아들은 둘인데 안양과 수원에 있다. 혼자 식당을 지키며 살아온 세월이 고스란히 목소리에 배어 있었다.
회를 거의 다 먹었을 때, 나는 잔을 내려놓고 그녀를 바라봤다. “오늘… 재가 안아들일까요?”
사장님은 고개를 숙였다. 귀가 순식간에 빨개졌다. “내가 더 늙었는데… 남편 죽고 한 번도 안 해봐서…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허락이었다.
나는 천천히 일어서서 그녀의 옆으로 갔다. 허리를 감싸 안고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처음엔 몸이 굳어 있었지만, 입술이 닿자 천천히 힘이 풀렸다. 그녀의 입술은 부드럽고 따뜻했다. 소주 향이 살짝 섞여 있었다. 혀를 밀어 넣자 가느다란 신음이 목구멍에서 새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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