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표의 사모
마당에는 이미 숯이 붉게 살아 있었다. 최부장이 아니라 이제는 최대표라고 불러야 하는 그가 제주에 휴가를 왔다고 전화를 한 것이 오전이었다. 작년 그 일 이후 처음으로 듣는 목소리였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우리 동네로 오라고, 숙소는 우리 집으로 하라고 했다. 호텔을 잡을 필요가 없었다. 그는 잠시 침묵하더니 고맙다고만 했다.
해 질 무렵 차가 마당에 들어왔다. 최대표는 작년보다 살이 빠진 얼굴로 내 손을 잡았다. 그 옆에 사모가 내렸다. 청치마였다. 무릎 아래로 조금 내려오는 길이, 허리에서 한 번 접히는 천. 바람이 불자 치마 끝이 허벅지 안쪽을 스쳤다. 그녀는 나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인사가 길었다. 허리를 숙인 채 내 앞을 지나갈 때, 목선과 가슴골이 잠깐 열렸다. 일부러라는 것을 모르는 척하기는 어려웠다.
“잘 오셨어요.” “갑자기 폐를 끼쳐서요.”
그녀의 목소리는 낮았다. 눈을 마주치면 바로 피했다가, 내가 고개를 돌리면 다시 흘깃 봤다.
불을 피우고 삼겹과 목살을 올렸다. 연기가 얼굴을 스칠 때마다 사모는 손을 흔들며 웃었다. 웃을 때 치마 안에서 다리가 조금 벌어졌다. 나는 고기를 뒤집으면서도 그 사이를 봤다. 살색이 불빛에 반짝였다. 속옷의 가장자리가 보였다. 검은색이었다. 그녀는 내 시선이 머무는 것을 알고도 다리를 오므리지 않았다. 오히려 허리를 숙여 접시를 내밀며, 내 눈앞에서 가슴을 모아 주었다.
“여기요. 부장… 아니, 대표님 먼저.” “대표는 무슨. 그냥 최부장으로 해요.”
최대표가 손을 내저었다. 그는 맥주를 마시지 않았다. 나는 원래 술을 안 마신다. 그래서 탄산수만 테이블에 올렸다. 세 사람이 고기만 집는 식탁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불똥이 튀었다. 사모가 놀라 몸을 움츠이다가 내 무릎에 손을 짚었다. 손은 바로 거두지 않았다. 손가락이 내 허벅지 위에서 한 번 미끄러졌다.
저녁을 먹는 동안 나는 최대표의 얼굴을 보았다.
“치료는 받고 있어요?”
그는 고기를 씹다 멈추었다. 잠시 숯만 바라봤다.
“그냥 그대로예요.”
그 말의 무게를 나는 알고 있었다. 작년, 그가 내 앞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부탁하던 밤. 자기 마누라랑 한번만 해달라고. 이유는 길었다. 지금은 되묻지 않았다. 대신 나는 사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바람피세요?”
질문은 직설이었다. 그녀는 고기가 든 젓가락을 공중에 멈춘 채 나를 봤다. 불빛이 그녀의 볼을 붉게 물들였다. 웃는 것도 아니고 화난 것도 아닌, 색기가 돈 얼굴이었다.
“아뇨? 그냥 참고 살아요….”
말끝이 늘어졌다. 참고 산다는 말이 입술에서 나올 때, 그녀는 나를 똑바로 보았다. 그 눈에 거절은 없었다.
최대표가 잔을 내려놓듯 탄산수 컵을 내려놓았다.
“이따가 한번 더 부탁할게요.”
사모의 어깨가 살짝 떨렸다. 고개가 숙여졌다. 입술이 달싹했으나 말은 나오지 않았다. 목구멍에서 숨만 새었다. 나는 숯을 한 번 poked 다음 대답했다.
“네. 그래요.”
그 짧은 승낙이 마당의 공기를 바꿨다. 고기의 기름이 불 위로 떨어지며 소리를 냈다. 사모는 더 이상 내 눈을 피하지 못했다. 피하려다 실패하는 눈이었다.
저녁을 다 먹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에어컨이 낮게 돌고 있었다. 소파에 최대표가 앉고, 사모는 처음엔 맞은편에 앉았다가 대화가 두어 마디 오가자 자리를 옮겨 내 옆으로 왔다. 무릎이 스쳤다. 청치마의 천이 내 바지에 닿아 있었다.
대화는 제주 날씨, 회사,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였다. 그러다 그녀가 갑자기 몸을 돌렸다. 손이 내 턱을 잡았고, 입술이 붙었다.
키스는 예고가 없었다. 혀가 바로 들어왔다. 작년의 그 입술이었다. 기억보다 촉촉했고, 숨이 더 가빴다. 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빼며 말했다.
“부장님 보고 계세요.”
최대표는 소파 등받이에 기댄 채 텔레비전 쪽을 보고 있었다. 화면은 꺼져 있었다. 그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다만 손가락이 무릎 위에서 한 번 접혔다.
사모는 그 침묵을 허락으로 받았다. 다시 입을 붙였다. 더 깊게. 침이 섞였다. 그녀의 혀가 내 혀를 감고, 신음이 목 안에서 울렸다. 손이 내 허벅지를 더듬다 가랑이 위로 올라왔다. 바지 위로 자지의 형태를 찾았다. 이미 굳어 있었다. 손바닥이 그 위를 문질렀다. 문지르는 속도가 빨라졌다.
“하아… 여기….”
그녀는 내 손목을 잡아 자신의 치마 속으로 넣었다. 허벅지 안쪽이 뜨거웠다. 손가락이 천에 닿았다. 검은 속옷은 이미 젖어 있었다. 가운데를 누르자 그녀가 허리를 들썩였다. 천 너머로 열감이 손끝에 붙었다. 나는 흥분이 목까지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손가락을 비껴 천 안으로 넣었다. 살이 물었다. 주름이 손가락을 삼켰다.
최대표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여전히 이쪽을 보지 않은 채였다.
“들어가서 해.”
그 말이 떨어지자 사모는 내 손을 잡은 채로 일어섰다. 치마 속에 내 손이 들어간 채 몇 걸음을 걸었다. 우스꽝스러울 수도 있는 모습이었으나 아무도 웃지 않았다. 나는 그녀의 허리를 잡고 내 방으로 들어갔다. 문이 닫혔다. 복도 쪽에서 최대표의 발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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