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후배(1) - 동성 주의
리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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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
그 애를 처음 본 건 과 개강총회 때였다.
다섯 학번이나 아래인 후배 입에서 고향 슈퍼 이름, 다니던 고등학교 담장 얘기가 나오자 우리는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술이 몇 잔 돌자 취미가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됐고,
즐겨하는 게임, 즐겨보는 애니 취향도 겹친다는 걸 알게 됐다.
원래 학번 차이가 나면 선이 생기는데, 그 애한테는 선이 잘 안 그어졌다.
내가 먼저 다가간 건지, 그 애가 먼저 다가온 건지, 지금은 잘 구분도 안 된다.
동기들은 매일같이 붙어 다니는 우리 둘을 가리켜 미녀와 야수라고 놀렸다.
남편이니 와이프니 하는 소리도 나왔다.
녀석들이 그럴 때마다 나는 매번 그 애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그 애는 화내지 않았다.
이제 와 생각하니 그 반응이 이상하게 마음에 남았던 것 같다.
그 애가 싫지 않아 보인다고 느낄 때마다 내 옆의 그 애가 그냥 같은 고향 출신의 새파랗게 어린 남자후배가 아니라 뭔가 조금 다른 존재처럼 느껴졌다고 할까.
당시에는 그게 뭐였는지는 설명이 안됐었다.
자취방에 같이 가서 게임을 하며 불태운 끝에 술 마시며 애니를 보다 잠든 적이 있었는데 나는 베개 대신 그 애를 안았다.
자다가 옆에 누가 있으면 안는 건 어릴 때부터 습관이었다.
할머니는 나의 이런 습관을 두고 어린 것이 일찍부터 즈그 엄마가 옆에 없어 노니까네 엄마품 찾느라 그런기다 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
하지만 어쨌든 이런 건 민폐니까 최대한 고치려 노력했지만 가끔 나도 모르게 이렇게 되어버린다.
그래서 친구놈들한테 자다가 발길질 당한 적도 여러번이다.
하지만 이 애는 나를 밀어내지 않았다. 들려오는 건 쌕쌕 하는 숨소리뿐.
완전히 곯아떨어졌구나 싶어 곤히 잠든 걸 깨우고 싶지 않아서 차마 팔을 거두지 못했다.
계속해서 이 상황이 반복되자 내 폼에 쏙 들어온 그 빼빼마른 등이 작고 따뜻해서 나도 모르게 살짝 그 애를 더듬었다. 가슴, 허벅지, 엉덩이 께를 스치듯이.
내가 왜 이러는지 말로는 설명 못할 이상한 감정이 들었지만 계속 생각하면 내 자신이 이상해져 버릴 것만 같아 애써 외면했다.
더듬은 건 변명할 수 없다. 잠결이 아니라 맨정신에 했다. 하지만 그 애가 아침에 일어나 아무 말 없이 웃을 때마다 나는 죄책감에 휩싸이면서도 다음을 기다렸다.
그 애가 취한 척 술자리를 먼저 빠져나간 어느 날, 동기들은 혼자만 가냐며 놀려댔다. 나는 그 애한테 사과의 카톡을 보냈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괜찮다는 답장이 돌아왔다.
오늘 밤은 간만에 혼자가 됐구나 하는 시답잖은 생각이 들자 뭔가 화가 나서 홧김에 동기들을 고주망태로 만들어 집에 보내 버리고는 자취방으로 발길을 옮겼다.
현관 비번을 눌렀다.
현관문을 여는데 방 안의 공기가 평소와 달랐다.
뭔가 달콤한 엷은 향기가 코 끝을 간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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