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 총무알바한테 고백한 썰

바야흐로 시련의 계절, 삼수 시절이었다.
재수도 모자라 삼수까지 하는데 집에 눈치보여서 삼수부터는 학원 다 때려치고 인강들으면서 동네 독서실에 다니기 시작했다
재수를 워낙 망해서 이러다 좆되겠구나 싶어서 마음 독하게먹고 몇달간 독서실 처박혀살았다
그러던 어느날 독서실 총무가 새로왔는데 한 눈에 보기에도 피부 하얗고 눈도크고 귀엽게생겼더라
1년넘게 공부만하면서 외로울데로 외로운터라 자주 들락날락 거리면서
총무실 앞에 유리로 계속 훔쳐보는데 시발진짜 존나예쁘더라..
지금생각하면 웃긴게 진짜 내가 뭣도아니면서 '분명 다른새끼들도 눈독들이고 있겠지?'
시발 어떡하지 어떡하지 진짜 며칠동안 별 의미없는 병신같은 망상만 하다가
큰맘먹고 독서실 아래 편의점에서 바나나우유 사들고 갔음.
들어가자마자 알바 앉아있는거보고 총무실 유리앞에 딱 내려놨는데
내가 병신같이 또 너무쎄게 내려놔서 얘가 화들짝 놀라가지고 의아한표정 짓는데
"1+1 하길래 사왔어요." 이지랄빰.
근데 진짜 활짝 웃으면서 "아 감사합니다~ 잘먹을게요~" 이러는데 천사가있다면 이런모습이겠구나 싶더라
내가 무슨 용기가 났는지 다 알고있으면서도 "퇴근 몇시에해요?" 물어봄
"아.. 저요~ 저 10시에 끝나요~" 또 활짝 웃으면서 대답해주더라
어디사냐고도 물어보고 같은동네 아니면서 아 그러시냐고 저도 같은쪽산다고 구라치고 그날 집에 같이갔음
알고보니까 얘도 혼자 재수하는데 식비라도 벌려고 알바한다고 하더라고
그날을 계기로 친해져서 점심도 같이먹고 어차피 사장님 낮에 안온대서 총무실 들어가서 핸드폰으로 영화도 같이보고 집에 항상 같이갔음
하루하루가 존나 즐겁고 행복하더라
그리고 얘가 나의 여자친구가 되면 얼마나 행복할까 매일 생각했다
그렇게 한달쯤 지냈나.. 어느날 고백하기로 마음을 먹었음.
옷도 맨날 츄리닝만 입고 다니다가 그날은 옷장 뒤져가지고 청남방같은거 입고 왁스도바르고 형꺼 향수도 뿌렸음
그리고 얘랑 같이 집에가는데.. 언제하지 언제하지 하다가 얘네 집앞에서 타이밍을 잡고 말을했다
나는 사실 너한테 친함 이상의 감정있는것같다고.. 매일 볼때마다 설레고 행복하다고..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봤음
당황했는지 "어,,,, 저,,,,, 너무 갑작스러워서,,,," 이러면서 말을 못하더라
내가 연애는 안해봤지만 직감적으로 그 순간에는 한번 더 강경하게 밀어붙여야된다는걸 느꼈다.
씩 웃으면서 "싫어? 그럼 내가 독서실 옮길까? 이랬는데
"...네....."
거기 아직 끊어놓은거 몇달 남았는데 다른 독서실끊고
그해에 수능도 좆망해서 바로 군대갔다와서 지금 다시 수능준비중이다.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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