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집 알바 썰-1

내가 일하던 삼겹살집은 사장형님(주방장겸임), 찬모1명, 홀3명 (나, 후배2명) 이렇게 구성 되어 있음
내가 사장형님을 좋아하는 이유중 하나는 가게에서 술을 파는 특성상 가끔 술먹고 진상부리는 손님들이 있음
이럴때 절대 손님에게 굽신거리지 않고 내쫓거나 경찰을 부르는등 강경대응 기조를 가지고 있고 직원들 보호를 최우선으로 함
그래서 우리에게도 절대 손놈들 한테는 약하게 굴지 말라고 주지시킴
어느날
직장인들 회식이 있었음
남자직원 6명, 여직원2명 이었음
여직원중 1명은 목소리도 크고 거의 남자였음
나머지 한명은 누가봐도 억지로 회식에 끌려온 티가 났음. A라고 하겠음. 나이는 20대초반으로 추정
가게에 들어설때 부터 시끌벅적 했고 유독 제일 상급자로 보이는 한명이 회식 내내 굉장히 시끄러웠음
특유의 친밀감을 앞세워 몇번 목소리를 낮춰 달라고 요청 했으나 쌩~~~~
상급자가 A에게 노래를 시켰음
직원들이 무슨 식당에서 노래냐며 만류 했지만 상급자는 요지 부동
당연히 A는 거절했고 상급자의 타박이 시작됨
심지어 목소리 큰 여직원 까지 합세해서 A를 갈굼
A의 표정은 굉장히 안좋았고 거의 울듯한 표정
당연히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 될것 같았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그것도 차단하는것으로 보였음
결국 상급자가 술에 만취해서 테이블을 내려치고 술병을 들어서 여직원을 때릴듯한 포즈를 취했음
실제 때리려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예의 주시하고 있던 내가 달려가서 술병을 든 손을 잡았음
"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 조용히 얘기했음
" 어쭈 이거 안놔? 니가 뭔데 지랄이야."
" 다른 손님들도 많은데 조금만 예의를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시발 식당 알바주제에 가르쳐?"
일어서더니 얼굴을 들이밀며 진상을 부림
" 다른 손님들이 불편해 한다고 아까부터 몇번 부탁 드리지 않았습니까!"
목소리가 조금 높아졌음
" 야 사장나와. 시발 손님대접을 이렇게 개좆같이 하는 가게는 문닫아야돼. 이거 사장나와!!!"
고래고래 악을 썼음
잠시후 사장님이 나왔음
" 손님!!! 아까부터 저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손님때문에 다른 손님들이 불편해 하는거 안보이세요!! 나가주세요"
" 뭐?? "
손에 들었던 술병을 바닥에 집어 던져 박살이 났음
이런 상황이 벌어질때 늘 가동하는 루틴이 있음
막내가 경찰에 신고하고 나는 손님을 제압...
다행히 일행들이 도와줘서 같이 진상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음
바로 경찰 도착해서 차에 태우고 이동
우리는 다른 테이블에 소주나 음료수를 서비스로 돌리고 청소를 시작 했음
A가 다가와서
" 감사해요...."
" 아닙니다. 다친데 없으시죠? 아까부터 보니까 많이 괴롭힘 당하시는것 같던데.."
"흑흑흑....."
엥? 울기 시작함
동생들에게 청소를 맡기고 손님을 다른 빈테이블에 앉히고 물을 한잔 가져다 주었음
고졸특별전형 으로 회사에 입사했고 학벌무시 부터 시작해서 입사 순간부터 부장(진상)의 갈굼이 시작되었고 2년을 버텼으나 퇴사를 결심하고 있다고 했음
근데 내가 뭐 해줄말이 있나....
잠깐 얘기 들어주다가 갈때 배웅한거 외 한게 없음
이 날은 이걸로 상황은 종료...
며칠후 가게가 너무 장사가 잘되어서 사장형님이 설겆이1명, 홀서빙 1명을 충원하기로 하여 구인사이트에 공고도 내고 가게 문에 구인공고도 예쁘게 출력하여 붙여 놓았음
며칠후 여자 한명이 가게에 왔음
" 어서오세요"
" 저 사람 구한다고 해서..."
" 아..네 잠시 앉으세요"
" 네....."
근데 어디서 많이 본것 같았음
" 혹시 저 어디서 본적 없으세요? 굉장히 낯이 익은데..."
" 저 지난주 금요일에 여기서 회식했던....."
아...A 였음
" 아 네 안녕하세요!!!"
" 네...."
" 어 근데 여기서 일하시게요?"
" 네 회사 그만뒀어요. 잠시 알바하려고...."
" 아 그러시구나. 사장님 곧 나오실거예요. 이 양반 꼭 이럴때 늦네..."
전화했음
" 형님 또 지각하시네. 면접보러 왔어요!!!"
" 야. 나 오늘 일이 있어서 좀 늦으니까 네가 면접보고 오픈 준비좀 해놔라."
" 어허... 저녁 장사 할때 까지는 꼭 오세요. 찬모님 등갈비찜 평가 별로 안좋은거 아시죠?"
" 또 잔소리네...알았어 6시전에는 갈거야"
" 그럼 채용여부는 제가 결정합니다"
" 네 니 맘대로 하세요"
" 넹"
우리 가게 오픈 시간은 3시...
시간이 좀 애매하긴 한데 꼭 이시간에 오픈 하는 이유가 있음
근처에 공장이 있는데 교대시간이 요상해서 꼭 4시에 10명이와서 소주10병과 삼겹살을 20인분씩 팔아주는 팀이 있음
요 팀 응대끝나면 딱 저녁 장사 하면 됨
동생들에게 오픈준비를 맡기고 A와 앉았음
" 주방, 홀중에 어디 원하세요?"
" 주방이요"
" 알겠습니다. 아마 주로 설겆이 하시게 될거예요. 혹시 이쪽일 경험 있으세요?"
" 아뇨 없어요"
" 네.."
작은 목소리와 약해 보이는 체구와 달리 일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서 근무시간, 페이등을 알려주고 내일까지 채용여부를 통보해 주기로 했음
사장님이 출근해서 보고를 드리고 우선 채용하기로 했음
A는 일을 시작했고 작은 체구와는 달리 손이 야무졌음
물론 설겆이는 식기세척기가 했지만 주방일 하는걸 보면 꼼꼼하게 아주 열심히 하고 눈치보다가 주방이 좀 한가하고 홀이 바쁘면 바로 나와서 테이블 치우는것도 돕고
일머리가 있는 사람 이었음
조금 친해 지게 되어 말을 놓았음
" A야 너 이렇게 일을 잘하는데 그 회사는 너한테 왜 그랬냐?"
" 고졸이라고 일도 잘 안알려주고 근데 알려주지도 않고 그 동안 안배우고 뭐햇냐고 하고...하여간 여러가지로 좀 그랬어요"
" 에이 망할것들...그래 빨리 다른 좋은곳 구해야 할텐데..."
" 저는 여기 좋은데요? ㅎㅎ"
" 그래 그럼 10년만 일해라..ㅎㅎ"
다행히 잘 적응했고 그렇게 식당은 더 장사가 잘 되었음
우리 식당은 한달에 두번 첫째,셋째 월요일에 휴무를 하였고 그래서 휴무일 전날 저녁은 항상 회식 이었음
회식이 일요일 인지라 저녁 술손님은 거의 없어서 평소에는 거의 12시 가까이 까지 영업하는데 8시~9시 정도면 문을 닫았고 그때부터 회식임
그날은 사장형님의 승인하에 고기와 술을 무제한 으로 먹을수 있었음
이 날만 되면 동생 둘이서만 항상 고기를 10인분 정도 먹어치우곤 했음
어느 회식날 전 인원이 모여서 신나게 회식을 즐기고 있는데 일하는 동생 한명이 술에 취해서 A에게 고백을 하고 바로 전사했음
갑분싸....
A는 어쩔줄 몰라했고 내가 고백한 녀석 택시불러서 보냈음
" 이 새끼는 같이 일하는데 불편하게 ... A야 절대 받아주지마라. 저 새끼 좋은놈이긴 한데 네가 아까워"
농담으로 분위기를 환기 시켰고 회식후 정리마치고 문 잠그고 다들 헤어지고 집으로 걸어가는데 A가 나를 불렀음
" 오빠..."
" 응 왜 안가고"
" 저기 드릴 말씀이 있는데..."
" 얘기해"
" 오빠 여친 있어요?"
" 왜 소개시켜 주게? 나야 땡큐지 ㅎㅎ. 농담이고 없긴 한데 지금은 내가 여친 만들 여력이 없다."
당시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얼마 안되었고 혼자 지내는 연습을 하고 있을때라 마음의 여유가 없었음
" 아 네 괜찮은 사람 있어서 없으시면 소개 시켜 드리려고 했었어요. 알겠습니다"
" 그래 잘가..모레 보자"
A가 사실 얼마전부터 냄새를 피우고 있었음
분명히 알고 있는 업무일텐데 괜히 물어보고 회식할때도 꼭 옆에 앉으려고 하고 가끔 앞치마 주머니에 초콜릿이며, 젤리가 들어 있었음
근데 솔직히 내 스타일도 아니고 같이 일하는데 어색해 질것 같아서 모른척 하고 있었음
며칠후 A가 둘이 술 한잔 하자고 해서 확실하게 정리하기로 마음 먹고 가게 문닫고 둘이서 술을 마셨음
뒷 얘기는 잠시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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