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gerous - 18
한아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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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17:34
어떻게든 여행당일의 아침이 밝았다. 입꼬리가 잔득 올라가서는 여행떠날 준비를 서두
르는 연수와는 달리 어쩐지 은영과 재준의 표정은 썩 밝지 못했다.
지난저녁 나름의 가족회의를 마치자마자 부리나케 수원으로 떠났던 영길은, 아침 8시
를 넘기고 있는 지금까지 전화한통 없었다. 친구라는 작자들과 지금까지 술잔을 기울이
고 있는게 불보듯 뻔했다.
‘하. 왜 하필 그 인간이랑. 강원도까지.’
그렇게 생각하며 은영이 오후에 영길과 함께 강원도로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짧게 몸
서리를 쳤다.
"후우, 매형은 끝내 아무런 연락도 없으시네"
-얘. 괜찮아. 보나마나 또 친구옆에 붙어서는 아버지 아버지 고래고래 소리치면서 술이
나 들이키고 있을텐데 뭐. 후우. 그나저나 이따가 올캐랑 올 거 생각해서 좀 적당히 하고
와야 할텐데
자신의 차량에 짐을 구겨넣고 있던 재준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그러자 옆에 서
있던 연수가 슬쩍 은영의 기분을 살폈다.
"그럼 은영아. 이따가 보는걸로 해. 날 더운데 고생하구."
-응. 오빠 걱정하지 말구 먼저 내려가서 있어. 도착하면 연락하구. 어머님하구 언니두 먼
저 내려가세요. 연재두
남편 재준이 피곤함과 미안함이 섞인 표정으로 은영을 내려다보며 말하자 은영이 애써
태연한 표정을 만들어 보이며 인사를 건냈다.
재준이 은영의 손을 꼭잡고 좀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내딛었다. 전화기
로 영길에게 전화를 걸려다가, 연수가 그걸 제지하고 나서는 통에 전화기를 내려놓을
수 밖에 없었다.
재준이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고는, 창문을 내려 은영에게 손짓했다. 그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던 은영이 식구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다다가, 자동차가 완전히 모습을 감추게
됐을 때, 한숨을 몰아 내쉬며 잿빛을 구겼다.
'후우. 이제부터가.. 정말 문제라면 문제구나'
어제부터 시종일관 자신을 둘러싸던 불안한 기운을 애써 억지로 밀어내며, 은영이 시계
를 한번 힐끔 본 뒤 천천히 집으로 들어가 학교에 갈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
"자흐 일어나흐 마쉬어~!"
-그게 그러니까 흐흐흐흐. 난 좀 쉴게 흐흐흐
"아니 천하의 유영길이가 그게 무슨? 끅. 아 취한다. 그러지말귀 마쉬어~"
한편 수원 상가집에 가 있던 영길은 벌써 몇 시간째 친구들틈에 껴서는 술자리에 앉아
있었다. 고스톱판이 흥건하게 벌어졌던 새벽에는, 고스톱을 치는건지 술을 들이키는건
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아니 그러니까 그게. 내 걱정하는 가족들은 진심 한명도 없는건가?'
아침 아홉시가 다 되어서야 간신히 휴대폰 폴더를 연 영길이, 깨끗하게 '텅하니' 비어있
는 휴대폰 배경화면을 잔득 취한눈으로 뚫어져라 확인했다. 가족은 커녕 그 누구로부터
도 전화 한통 없었다. 그리고 그마저도 얼마가지않아 얄궂은 알림음과 함께 화면이 팟
하고 꺼져 버렸다. 나지막하게 씨팔을 외친 영길이 주머니를 뒤져보았지만, 여분의 배
터리는 챙겨오지 않았다. 답답하고 씁쓸한 기분에 담배 한개비를 꺼내 입에 베어문 영
길이, 눈을 감고 폐속 깊이 담배 한모금을 빨아 담으며 생각에 잠겼다. 어찌됐든 은영과
단둘이서 강원도로 내려가게 됐다. 후우. 그래선 안되는걸 잘 알고 있지만, 영길은 몇 시
간 만에 빨아보는 담배의 쓴 향에 취해, 은영의 잘록한 허리라인과, 더불어 그 풍만하고
육감적인 몸매를 찬찬히 기억해내며 베시시 웃었다.
"후우. 에이 그게 그러니까 이 미친놈이 지금 무슨 흐흐흐흐흐"
담배에 붙인 불이 필터까지 다다르자, 영길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물고있던 담배를 멀
리 던져 버렸다. 다시한번 시간을 확인한 영길은 슬슬 집에 돌아갈 요량으로 다시 친구
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람이란 생각보다 간사한 면이 있나 보다. 진즉에 학교에 나와 이런저런 컴퓨터 파일
을 정리하고 있던 은영은, 불과 어제만 해도 비굴하게 몸을 꼬으며 자신에게 부탁아닌
부탁을 던져내던 박선생으로부터 끝끝내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하자, 잔득 빈정이 상해
버렸다.
물론 어떤 기대감에 가득차서 한 행동은 아니었다고는 해도, 사람인 이상 조금 섭섭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잠시, 올려다본 시계바늘이 정확하게 2
시를 가리키자, 서서히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하아. 어쩐다. 영길.. 그 사람하고 강원도까지 내려가는건 진짜. 진짜 싫은데. 후우'
불과 몇시간뒤면 영길과 함께 같은차를 타고 가족이 있는 강원도까지 내려가야 한다.
그런 생각에 은영은 지끈거리는 자신의 관자놀이를 양손으로 세게 눌렀다.
자신에게 할당된 교무를 어찌저찌 모두 해결하고 나니, 벌써 퇴근시간이다. 책상 한 켠
에 자리잡은 자신의 휴대폰을 슬쩍 들었을땐, 역시나 아무런 연락도 오질 않았다.
'어제는 신나서 그렇게 말하더니, 정작 아무런 생각도 없는거 아니야? 이 사람?'
핸드폰을 바라보다 영길의 얼굴을 떠올린 은영이, 몸을 타고 흐르는 '소름'에 몸을 한번
떨었다. 그리곤 영길에게 먼저 전화를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자신의 가방을 챙겨
서는 퇴근준비를 서둘렀다. 불안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먼저 영길에게 전화를 거는건
더더욱 내키지 않는 은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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