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r내와 편.견 552~554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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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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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다 되셨어요. 보호자분 이제 그만 나가셔야 해요."
간호사가 나를 보고 말을 했다.
"그냥 같이 있으면 안될까요? 곧 깨어날것 같아요.
제가 손을 잡아주고 있으면 깨어날꺼에요…."
내가 간호사를 보고 애원하듯이 말을 하자 아내의 침대 아래쪽에 있던
주교수가 나에게로 다가왔다.
"지금 박원장에게 문자가 왔는데 병리과장님 모시고 조금뒤에 도착한데요
병리과장님 도착하시면 교수들끼리 회의를 좀 해야 합니다.
보호자분 밖에서 기다려 주세요. 그게 환자분을 돕는 겁니다."
주교수는 부드러운 음성으로 나에게 말을 했다.
나는 마치 이산가족 헤어지듯이 아내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서
뒷걸음질을 치면서 중환자실에서 나왔다.
다른 보호자들은 벌써 면회를 마치고 모두 나간 뒤였다.
내가 제일 마지막이었다.
"형 우리 잠깐 식당에 내려가자, 형 아침도 안먹었잖어.
어제 한숨도 안잤다면서…."
홍진이가 나를 보고 말을 했다.
"응 홍진아 영식이 데리고 가서 먹어.
난 연지 깨어나면 먹을께….
연지 나 때문에 저렇게 되었는데 내가 어떻게 목구멍으로 음식을 넘기니…
내가 연지 옆에서 지켰을면 연지 안쓰러졌을꺼야…
내가 미친 새끼지….어떻게 아픈 사람을 혼자 둘 생각을 했을까…"
내가 주먹으로 내 가슴을 쾅쾅 쳤다.
영식이가 내 팔을 꽉 잡고서 내 옆에 가만히 있었다.
영식이는 내가 음식을 먹지 않자 시간날때마가 정수기에서 물을 조금씩
떠다가 내 입을 벌리고 물을 계속 먹였다.
"견아, 밥을 안 먹어도, 물은 먹어야해…
이러다가 니가 쓰러진다.
니가 이러면 연지가 얼마나 속상하겠냐….
얼른 입 벌려…물이라도 계속 마셔야해…그러지 않으면 진짜 쓰러져…
잠도 하나도 안 잤잖어…"
영식이는 나한테 계속해서 물을 먹였다.
차가운 물이 식도로 넘어가는 느낌이 났다.
나는 이렇게 시원함을 느끼고 있는데….
우리 연지는 지금 얼마나 목이 탈까…
남자 여자 떡을치고 만지고 빨고 지랄하는게 중요해봤자 얼마나
중요할까.
사람 목숨보다 더 중요할까…..
미안했다.
연지한테 너무 미안했다.
기댈곳이 아무데도 없다는 걸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는데….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배가 얼마나 아팠을까?
잠을 자기는 왜 자나….
잠이 든 연지의 아랫배를 계속 주물러 주지 못한것이 후회가 되었다.
잠이 들었어도 내가 잠을 자지 말고 밤새 주물러 주었어야 했는데….
피를 흘리면서 앞으로 쓰러질때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속으로 나를 부르고 찾았을까 하는 생각에
눈물이 계속 쏟아졌다.
점심때가 지난것 같았다.
내가 음식을 먹지 않자 홍진이하고 영식이도 아무것도 먹지 않은채
내 옆을 지키고 있었다.
"영식아 홍진이 데리고 가서 밥먹어 니네까지 왜 그래…."
그러자 홍진이가 대답을 했다.
"형이 같이 한 술 안뜨면 우리도 안먹을꺼야…."
나는 영식이에게 말을 했다.
"영식아 홍진이 데리고 가서 밥 먹여라….
내가 정신줄 놓으면 니네들이 나 들어야 해….
얼른….오늘 내일이 고비래….영식아 나 좀 도와줘…."
내 말에 영식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어 견아, 우리라도 정신 차리고 너랑 연지 돌볼께…
기다려, 그리고 뭔 일 있으면 바로 전화해라…얼른 먹고 올께…"
영식이가 홍진이를 강제로 질질 끌고 병원 식당으로 내려가는 것 같았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다시 홍진이랑 영식이는 내 옆에 앉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다.
영식이가 내 입에 빨대를 물렸다.
바나나맛우유였다.
빨대를 물리는 영식이 옆에서 홍진이가 나를 보고 말을 했다.
"형 먹어야 해…..형 진짜 쓰러져….형 하루에 먹는 양이 얼마인데…
보통사람의 몇곱을 먹는 사람이 아무것도 안먹고 있잖아.
밥 안 먹어도 되니까 이것만 마셔…."
홍진이가 말을 함과 동시에 영식이가 내 입에 빨대를 더 깊이 물렸다.
얼른 빨라고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천천히 바나나맛우유를 빨았다.
맛이 있었다.
어릴때부터 워낙에 좋아하던 우유니까 말이다.
아버지가 목욕탕 가면 목욕을 마치고 꼭 사주셨던 그 우유….
대학때는 앉은 자리에서 바나나맛우유를 다섯개씩 먹고 그런적도 있었다.
흰우유 다섯개는 맛 없어서 죽어도 못 먹어도 바나나맛우유 다섯개는
옛날에 너무도 쉽게 먹었다.
바나나맛우유의 맛을 느끼는 내가 너무도 싫었다.
아내는 사경을 헤매는데 음식의 맛을 느끼는 내가 너무도 싫었다.
반쯤 먹다가 빨대를 뱉어내었다.
"그래…잘했어, 그만 먹어….."
영식이는 더 이상 나에게 강제로 먹이지는 않았다.
내 표정만 봐도 알 것이다.
연지를 만나기 전부터 나를 알던 단짝친구이다.
오후가 되었다.
몇 시나 되었을까…..
오줌을 누러 화장실에 갈때도 영식이에게 신신당부를 하고 갔다.
나를 부르면 바로 화장실까지 소리를 지르라고….
그렇게 오후의 시간이 계속 지나고 있는데 어디선가 길쭉한
중년남자가 나에게로 다가와서 내 옆에 앉았다.
박재호였다.
박재호를 바라보았다.
안경을 쓰고 있는 박재호의 눈이 새빨갛게 충혈이 되어있었다.
운 것 같았다.
불안했다.
너무 불안해서 미칠것만 같았다.
나는 겁이나서 아무것도 물어볼수가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박재호가 저렇게 눈이 시뻘개질 정도로 울었을까…
"아연아빠, 아연엄마 오늘 밤이 고비가 될 것 같아요.
지금 상태가 너무 안 좋아요.
일부 결과는 지금 나왔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요.
많이 위험해요.
나머지 몇 가지 결과가 오후 여섯시 전후로 나올꺼에요.
그때 주교수가 아연아빠한테 자세히 설명할꺼에요.
나도 무언가를 더 해야 하는데….내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미칠것만 같아요.
승준이 엄마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고 정말 폐인처럼 살았어요.
그때 아연엄마가 나 도와주지 않았으면 아마 다시 일어서지 못했을
꺼에요….
아연아빠한테 너무 미안하기도 해요…..
하지만 아연엄마 너무 좋은 사람이에요…"
"아연아빠….
아연엄마가 지금 아연이 무척이나 보고 싶을꺼에요….
내가 이런말 하면 안되는데…
혹시 모르니까 정말 혹시 모르는 거니까…..아연이 아연엄마한테 인사나
하게 해줘요….
아연이가 계속 안보여서 아연아빠가 아연이 충격받을까봐
이야기 안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요.
나중에 아연이가 원망하면 어쩌려고 그래요…..
이따 여섯시 면회시간에 아연이랑 같이 들어가요."
나는 박재호의 말을 들으니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깨어날수 있는거죠? 그렇다고 말해요….제발 그렇다고 말하라구요…"
내가 박재호를 보고 말을 했다.
박재호가 눈물을 주르르 흘리면서 말을 했다.
"지금 상황으로는 오늘 밤을 넘기지 못할지도 몰라요….
아직 검사결과가 더 나와봐야 하지만 지금 의사들이 출혈의 정확한
원인을 잡아내지 못하고 있어요.
원인을 알아내야 치료방법을 찾을텐데…지금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종양이 출혈의 원인이 아니에요….
다들 국내에서 최고 권위자들인데도….
너무 어려워요…..
아연아빠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박재호는 눈물을 참다가 감정이 북받치는지 복도 저쪽으로 뛰어가 버렸다.
나는 눈에 가득히 눈물이 맺힌채 영식이를 보았다.
영식이도 홍진이도 지금 박재호의 말을 같이 들었다.
영식이가 입을 벌리고 있었다.
홍진이도 무척이나 놀란 표정이었다.
"영식아, 내가 지금 아연이 한테 전화를 할테니까, 우리집에 가서
아연이 좀 데리고 와주라….
여섯시 전에 와야 하니까 서둘러주라…"
영식이는 놀란 표정으로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
영식이가 복도에서 사라지고서 나는 아연이에게 전화를 했다.
"아연아, 어디야?"
"아빠….괜찮아? 나 계속 집에만 있었어….엄마한테 뭔 일 있는거야?"
그러고 보니까 어제 밤에 아연이랑 있다가 그렇게 뛰어나온뒤로
아연이한테 문자 하나 못 보내주고 있었다.
아연이가 얼마나 걱정을 하고 있었을까…..
"아연아 아빠 말 잘들어.
엄마가 많이 아파.
엄마가 지금 의식이 없어.
지금 영식이 삼촌이 집으로 아연이 데리러 가니까 삼촌 따라서
병원으로 좀 와…."
"아…아빠….."
아연이의 목소리가 무척이나 놀란것 같았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뒤에 영식이가 아연이를 데리고 왔다.
아연이는 오자마자 나에게 안겼다.
"아…아빠 엄마 어떻게 된거야? 아빠….무슨 일이야…."
아연이가 계속 울어서 눈이 퉁퉁 부은 내 눈을 보고서 많이 놀라는 것
같았다.
"엄마가 위독하데…오늘밤이 고비래….
엄마 지금 의식이 없기는 한데, 여섯시에 면회할수 있다고 하니까
아빠랑 같이 엄마한테 인사하자, 엄마 얼른 일어나라고 엄마 손 좀 잡아줘…."
내가 울면서 아연이한테 말을 하니까 아연이가 나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아…아빠 울지마…..엄마…..어디가 아픈거야…..왜 갑자기 그래…
아빠 얼마전까지만 해도 엄마랑 같이 잘 지내고 그런거 아니야?"
아연이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때였다.
주교수가 울고있는 나와 아연이 앞으로 왔다.
"저기, 남편분, 잠깐 저랑 이야기 좀….."
주교수가 아연이의 눈치를 보는것 같았다.
"저도 들어야 해요….저도 다 알아야 해요…."
아연이가 울면서 주교수에게 말을 했다.
엄마를 그렇게나 미워했으면서도, 엄마가 위독하다니까 아연이도
지금 많이 혼란스러운 모양이었다.
눈치가 워낙에 빠르고 똑 부러진 성격의 아연이였다.
의사가 나에게만 뭘 이야기 하려고 하는걸 아연이가 눈치를 챈 것 같았다.
주교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일부 조직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악성종양입니다."
순간 툭 소리가 났다.
나도 모르게 왼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을 땅에 떨어트린 소리였다.
내 손에 힘이 쭈욱 빠져버리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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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수의 설명이 계속되었다.
"일단 그렇다고 바로 수술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지금 솔직히 종양의 진행속도도 무척 빠르지만 오연지 환자의 출혈은
종양 때문에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 원인을 찾지 못한채 수술을 한다면, 솔직히 그 수술은 하나 마나한
수술입니다.
어떤 특정한 혈관의 문제나 이런 것도 아닙니다.
뭔가 다른 문제가 분명히 있는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 워낙에 다각도로 검사를 하고 있으니까 곧 윤곽이 보일겁니다.
일단 계속 검사 결과가 나오고 있으니까요, 오늘 저녁만 무사히
환자가 버텨 주기를 바랄뿐입니다.
지금 여러 분야의 전문가 교수님들이 여러가지 다양한 의견들을
내 놓으시고 계시고, 또 검사 결과가 하나씩 추가로 계속 나오고
있으니, 최대한 빨리 수술일정을 잡게 될 겁니다.
다만, 환자의 의식이 돌아온 다음에 수술을 하는 것이 좋은데,
지금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바로 수술을 하는게 많이 꺼려집니다.
일단, 오늘 밤 고비를 잘 넘기기만을 바랄뿐입니다."
한마디 한마디가 희망을 주는 말이 없었다.
그냥 점점 더 절망속으로 다가가는 것 같았다.
여섯시가 되어 중환자실로 아연이와 같이 아내를 면회하러 들어갔다.
아연이도 소독한 가운을 입고 마스크를 쓰고 손을 소독했다.
아연이가 이런 중환자실 안으로 면회를 들어가는건 처음일 것이다.
충격을 많이 받을텐데 걱정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아연이는 넓디 넓은 중환자실의 내부를 보고 무척이나
깜짝 놀라는 것 같았다.
입에 호스같은걸 물고 있는 완전히 의식이 없는, 호흡도 혼자서
못하는 중증환자들도 많았다.
아연이는 내 손을 꼭잡고 따라왔다.
아내의 침대맡에 선 아연이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아연이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당당하기만 하던, 남자 문제 말고는
단 한번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던 아내인데 말이다.
그렇게 당당하던 아내가 지금은 세상에서 제일 약한 모습으로 병상에
누워 있었다.
아내는 지금 바로 누워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아내를 살짝 옆으로 돌려서 눕혀 놓았다.
간호사가 옆에서 설명을 해주었다.
"혹시라도 욕창이 생기실까봐 옆으로 조금만 돌려서 눕혀 드린거니까 놀라지
마세요."
간호사의 목소리도 무척이나 사무적이었다.
왜들 저렇게 친절하지 않은 목소리로 딱딱거리듯이 말을 하는 것일까?
주교수 말고는 모든 사람들이 다 마치 로보트처럼 감정을 섞지 않은
말들을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난 그런걸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나한테 막 대하는건 상관이 없었다.
연지만 살려준다면 나한테는 어떻게 해도 상관이 없었다.
"여보…연지야…..아연이 왔어….당신이 그렇게나 보고 싶어하던
아연이가 왔으니까 제발 눈 좀 떠봐…."
내가 아내의 귀에 대고 이야기를 했다.
아내는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온화한 표정으로 있었다.
"일어나….이게 뭐야….."
아연이가 아내의 곁에 쪼그리고 앉아서 말을 했다.
아연이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처음이다.
온실속의 화초처럼 키웠던 아연이다.
이런 중환자실에 직접 들어온 것도 처음이거니와
당당하던 아내가, 이런 의식 없는 환자의 모습으로 있는것도 받아들이기
힘들것이다. 충격을 받지 않을수가 없을 것 같았다.
"일어나라고, 왜 여기있어….
용서하고 안하고 그건 나중에 이야기 하고 얼른 집에 가자 엄마….
왜 여기서 잠을 자….."
아연이가 아내의 침대에 고개를 박고 흐느껴 울었다.
아연이가 고개를 돌려서 나를 보았다.
"엄마 어떻게 되는거야? 악성종양이면 그게 암인거잖아. 그런거지?
왜 갑자기 그래….엄마 건강했잖아.
엄마 아기도 낳았다면서…..왜 이렇게 된건데….."
아연이가 울면서 나를 보고 말을 했다.
나도 눈물이 나왔다.
"아연아….엄마 손 좀 꼭 잡아줘……엄마가 의식이 없어도 아연이 체온은
느낄꺼야…."
아연이는 살짝 옆으로 누워있는 아내의 손을 꼭 잡았다.
아내의 머리맡에 있는 여러 개의 모니터에서는 꼐속해서 삐삐삐 하면서
심장이 뛰는걸 보여주는 그래프가 나오고 있었다.
아내의 희고 가느다란 발목이 보였다.
옆으로 살짝 누워있는 아내의 발목이 말이다.
스타킹을 신고 굽높은 하이힐을 신고도 그토록 당당하게 걷던 아내가
생각이 났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었다.
바람을 피던 변태짓을 하던간에….차라리 건강하기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연이와 나는 결국 보호자 면회시간을 꽉 채우고 또 쫒겨나듯이
중환자실에서 나왔다.
아연이는 끝까지 엄마의 손을 놓지 않으려고 했다.
아연이가 복도로 나와서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었다.
"아빠….내 잘못이야….
그냥 엄마 정신 있을때 한번이라도 사과할 기회라도 주었어야 했는데….
엄마 때문에 누릴것 다 누리고 살면서도 엄마를 너무 미워만 했어…"
나는 울고있는 아연이를 안아주었다.
"아연아, 아빠는 엄마를 오래봐서 잘 알아.
엄마 생각보다 더 강해….
엄마 혼자서 다 이겨낼꺼야….
진짜야….
엄마 꼭 이겨낼꺼야….
아빠는 엄마 알어….
엄마 여기서 이렇게 무릎꿇지 않을꺼야…."
"아연아 집에 가….영식이 삼촌이 데려다 줄꺼야…."
"싫어 나 여기 있을꺼야…
엄마 갑자기 깨어나면 어떻게 해…."
아연이가 고집을 부렸다.
"아연아 너 집에가서 내일 학교 갈 준비해야지…
엄마가 우등상 보다 더 중요한게 뭐라고 했어…
개근상이라고 했잖아.
엄마는 성실하지 않은 딸 좋아하지 않을꺼야…
니가 꿋꿋해야 엄마가 일어나지…"
내가 아연이에게 말을 했다.
"아연이 이제 열여덟살이니까 혼자 밥 차려먹고 할수있지?
아빠가 엄마 일어날떄까지는 못 챙겨줄꺼야.
아연이가 혼자서 잘 해주길 바래….
그래서 얼른 엄마 데리고 집에 가자…"
"응, 아빠……엄마 깨어나면 진짜 집으로 데리고 가자…..
엄마를 용서하고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엄마 아픈건 정말 싫어….
정말 왜 그래….갑자기…..
아빠….진짜 못 믿겠어…어떻게 이런….."
아연이가 다시 북받친 듯 울음을 터트렸다….
"아빠가 수시로 문자 보낼께…."
아연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말을 했다.
"영식아 아연이 좀 집에 부탁하자…"
영식이는 안 가려는 아연이를 데리고 복도를 나섰다.
나는 홍진이와 둘이서 멍하니 중환자실의 복도를 지키고 있었다.
그때였다.
중환자실에서 한 가족이 나오고 있었다.
면회시간이 아닌데 가족들이 왜 저기서 나오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남자와 여자들이었다. 그리고 중년의 아주머니 한 분이 있었다.
갑자기 중년의 아주머니 한 분이 바닥에 주저앉더니 울기 시작했다.
그러자 젊은 남자와 여자들이 아주머니를 일으키면서 다 같이 울기
시작했다.
울음소리는 통곡으로 변했다.
젊은 남자가 울면서 여자들과 아주머니를 보호자 대기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임종을 지키고 나온 모양이었다.
벌써 오늘만 저런 모습을 두번째 보는 것 같았다.
중환자실은 둘중의 하나인것만 같았다.
죽어서 나가거나….
살아서 나오거나…
영식이가 바로 다시 돌아왔다.
내가 영식이를 보고 말을 했다.
"영식아 너랑 홍진이는 들어가라….언제까지 이러고 있을수는 없잖아…."
그러자 영식이가 말을 했다.
"견아, 내가 우리 아버지 보내드릴때 중환자실 앞에서 오래 있었잖아….
보호자들도 체력싸움이야…
너 일단 한 시간만 눈 붙여….너 어제부터 한시간도 안 잤잖어…먹지도 않고…"
"난 괜찮어…"
내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견아 너 그러면 안돼….진짜 중요한 순간에 정신이 혼미하면 안된다고…
일단 저기 안에서 한 시간만 자라….보호자 대기실에 침상이 있으니까
거기서 한 시간만 눈붙여 그러면 나랑 홍진이랑 한 시간뒤에 널꺠워줄께…
너 자고 나오면 나랑 홍진이랑 당번을 정해서 순서대로 있을께….
그게 나을것 같아.
이게 길어지면 일주일이 될지 이주일이 될지 모르는거야…
나 예전에 중환자실에서 두달 넘게 있는 사람도 보았어.
진짜 피말린다고…."
영식이가 말을 하면서 나를 일으켰다.
홍진이도 옆에서 거들었다.
"의사가 찾으면 바로 깨울께…나랑 홍진이랑 어디 안가고 여기 지키고
있으니까 걱정말고 딱 한 시간만 자라…."
영식이와 홍진이는 거의 반강제로 나를 보호자 대기실안의 침상에 눕혔다.
복도에만 있어서 몰랐는데…..넓은 보호자 대기실에는 우리 말고도 꽤 많은
사람들이 넋을 놓은 듯한 표정, 혹은 초조한 표정으로 환자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것들 같았다.
나는 한 구석의 침상에 누웠다.
불안하기도 했지만 눈을 감았다.
"자네 얼굴이 왜 이래..…."
나는 깜짝 놀라서 말소리가 나는 곳을 보았다.
"어..어머님…"
장모님이었다.
장모님이 나를 보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내가 자네한테 너무 미안해….
얼굴이 왜 이렇게 초췌해…
우리 연지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
그동안 우리 연지 잘 지켜줘서 너무 고마워…."
"어..어머님….연지 어디 있어요?"
내가 나를 보고 환하게 웃고 있는 장모님을 보고 말했다.
"응 짐싸고 있어, 이젠 자네 그만 힘들게 하려고….내가 데리고 갈께…"
"어머님, 연지는 아직 저랑 더 많이 살아야 해요.
연지가 왜 어머님하고 가요?"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장모님에게 말을 했다.
"연지가 너무 힘들데….이젠 쉬고 싶데…
자네 그만 연지 손 잡은거 놓아죠…..
내가 자네한테 너무 미안해.
정말 많이 힘들었을텐데…."
"어머님 혼자 가세요.
연지는 아무데도 못가요."
"그동안 너무 고마웠어.
우리 연지 많이 사랑해줘서 너무 고마워…"
장모님이 내 손을 꼭 잡았다.
"장모님 연지 어디있어요? 연지랑 이야기 할래요…"
내가 장모님을 붙잡으려 하니 장모님이 보이지 않았다.
눈이 번쩍 떠졌다.
주변을 보았다.
보호자 대기실의 침상이었다.
옆에 홍진이가 앉아 있었다.
"형 괜찮아? 헛소리를 계속 하면서 자던데….."
나는 몸을 일으켰다.
홍진이가 물을 한 잔 떠다주었다.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시계를 보았다.
밤이었다.
세시간이나 잔 것 같았다.
한시간만 잔다고 눈을 감은게 세시간이나 꼬박 잠을 잔 것 같았다.
진짜 눕자마자….눈을 감자마자 잠이 든 것 같았다.
홍진이하고 다시 복도로 나갔다.
일단 영식이가 오늘 밤에 같이 있고, 홍진이는 내일 낮에 같이 있기로 했다.
영식이가 홍진이를 가라고 했다.
홍진이는 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듯 내 손을 한 번 꼭 잡아주고 사라졌다.
"꿈에 장모님을 보았어….연지를 데려가시겠다고 했어…"
나는 멍하니 영식이에게 말을 했다.
"꿈은 어디까지나 꿈이다….신경쓰지 말아라…"
영식이가 낮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그렇게 얼마나 더 있었을까….
늦은 밤인데….주교수가 처음에 연지를 진료했던 백발의 산부인과
교수와 같이 나타났다.
집중치료실 안의 작은 사무실 같은곳으로 나를 데리고 들어갔다.
"일단 오연지 환자분 출혈의 원인을 찾아낸것 같습니다.
출혈이 한군데서 있는데 아니라 다발성으로 진행이 되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오연지 환자분은 자궁에 악성 종양만 있는게 아니라
다른 문제가 더 있었습니다."
산부인과 교수가 말을 하더니 주교수를 쳐다보았다.
주교수가 입을 열었다.
"지금 오연지 환자분은 급성 자가면역질환이 의심되십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릴께요.
우리 몸에는 몸을 보호하기 위한 면역체계가 있습니다.
외부에서 병균같은게 몸으로 침입을 하면 공격을 해서 몸을 지키는 것이죠…
그런데 지금 오연지 환자의 면역체계가 이상반응을 해서 자신의 자궁을
마치 공격대상으로 잘못 인식을 하는 겁니다.
자궁을 마치 병균으로 인식을 하고 있는것 같아요.
몸의 면역체계가 자궁을 공격하고 있어요. 그것도 아주 급성으로 말입니다.
지금 자궁에는 악성종양이 자라고 있는데 급성 자가면역질환까지 겹친다면
정말 설상가상입니다.
그렇다고 자가면역질환이 암세포를 공격하는건 아니에요…
자궁에 남은 정상세포들만 공격하는 겁니다.
지금 오연지 환자분이 의식이 있으시다면, 아마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고통을 받으실겁니다.
일단 며칠내로 수술은 해야 합니다.
다만 약물치료로 자가면역질환의 급한 치료를 하고 출혈이 모두
멎은 후에…수술에 들어갈겁니다.
앞으로 72시간내에 오연지 환자분의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냥 수술을 해야할건지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더 이상 지체하면 진짜 생명을 담보할수가 없습니다."
무슨말인지 다 알아들을수는 없었지만…..
매우 심각한 상태라는건 확실한 것 같았다.
나는 고개를 푹 숙인채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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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염없이 앉아있는 시간이 다시 계속되었다.
영식이는 그래도 중환자실 경험이 있는지라 우리중에 제일 침착하게
행동하는 것 같았다.
영식이는 틈만나면 앉은채로 쪽잠을 자고 물을 계속 많이 마시고
한 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서 맨손체조를 하면서 나를 강제로 일으켰다.
혈액순환 안된다고 강제로 한 시간에 한 번씩은 자기가 일어날때 꼭
나를 일어나게 만들었다.
어떻게 밤이 지나가는지 모를 지경이었다.
영식이가 새벽 세시가 넘은 시간에 나에게 말을 했다.
"견아, 너 연지랑 앰블런스타고 응급실로 왔지?"
"응…."
내가 힘없이 대답했다.
"견아, 너 바람도 쐴겸 천천히 집에 좀 다녀와라….
옷도 좀 갈아입고…속옷도 새걸로 입고 샤워까지 하고와라…"
"괜찮아."
내가 대답을 했다.
"아니, 니가 가는 이유는 그게 아니라….너 옛날에 연지가 신고 다니던
신발중에서 연지가 제일 편하게 자주 신었던 신발이 하나 있을꺼야
그걸 좀 가지고 와."
나는 영식이의 말이 무슨 말인지 몰라서 멍하니 영식이를 쳐다보았다.
"아버지 중환자실 계실때….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고모가 울면서
이야기를 하더라구.
신발을 가져다 놓았어야 했는데 신발 가져다 놓는걸 깜박했다고….
영혼이 몸에서 나갈랑 말랑 할때 신발이 있으면 그걸 신고 다시 집에
가야하니까 쉽사리 몸에서 나가지 않는데…..
그런데 집에 신고갈 신발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그냥 다들 죽음을
기다리는구나 해서 영혼이 그냥 떠나버린다고 하더라구….
미신이야….
그런데 말이야…아버지 돌아가시고 고모가 장례식장에서
그 이야기를 천천히 하는데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미신이더라도….신발이라도 한 번 가져다 놓아봤을껄 하는 후회가
너무 생기더라고…
아직도 중환자실에 오면 신발 생각만 난다.
내가 어제는 니가 너무 경황이 없는것 같아서 이야기 안했는데,
지금은 새벽이고, 원래 중환자실에서도 새벽에는 뭔 일이 잘 안나…
교수들도 다 집에 갔을꺼야 자는 시간이니까….
그러니까 얼른 집에서 옷이나 깨끗하게 갈아입고 연지 신발 중에서 제일
편하게 신던걸 가지고 와라…."
나는 영식이 말을 들으니까 정말 그럴것 같았다.
아내가 일어나서 집에 가려면 신발이 없었다.
미신이라는건 나도 잘 알았지만 그게 왜 이렇게 마음에 와 닿는지….
"여…영식아 여기 잘 부탁하고 뭔 일 생기면 바로 연락줘 내가 후딱
다녀올께…."
"견아 바람도 쏘일겸 천천히 다녀와 목욕도 깨끗하게 하고 와라
연지 깨어나면 지금 그 꼬라지 보여줄수는 없잖아….
그리고 또 바보같이 신발 여러켤레 가져오지 말아라…
딱 하나만 가지고 와…"
나는 진짜 신발을 혹시 모르니까 두어켤레 가져오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영식이가 그렇게 집어서 말을 하니까 깜짝 놀라는 마음이 들었다.
병원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다.
아연이가 자다가 내가 들어오는 소리에 깬 모양이었다.
자다가 일어나서 우는 아연이를 안아주었다.
"엄마 뭔 일 있는건 아니지?"
아연이가 울면서 말을 했다.
"응…..의사선생님들이 원인을 하나 더 밝혀내서 치료중이래…
아빠 옷 갈아입고 엄마 일어나서 집에 신고 올 신발 좀 가져가려고 왔어.
아연아 얼른 더 자….
지금 같은때는 아연이가 묵묵히 자기 맡은바 일 착실하게 해주는게
엄마 아빠 도와주는 일인거 알지?"
아연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연아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엄마 용서하기 힘든거 아빠가
잘 아는데…..아연이가 엄마 손 잡아주어서…"
아연이가 나에게 대답을 했다.
"내가 언제 용서한다고 했어.
엄마가 살아야 내가 그런 이야기들을 할꺼 아니야….
엄마 꼭 깨어나야해….나하고 직접 이야기 해야 한다고…."
울고 있는 아연이를 다시 자게 하고서 나는 샤워를 했다.
그리고 속옷도 갈아입고 옷을 입었다.
여분의 속옷과 옷들을 챙겼다.
그리고 아내가 집 나가기 전에 집에서 편하게 입던 옷을 챙기고
아내가 편하게 주말같은때 신던 굽낮은 신발을 하나 챙겼다.
그리고 차를 몰고서 다시 병원으로 갔다.
"뭔 일 없었지?"
내가 영식이를 보자 영식이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을 했다.
"수고했다 견아….이제 쪽잠이라도 좀 자라….."
나는 옷가지와 신발 싸온것들을 보호자 대기실 안에 넣어놓고
다시 복도에 영식이와 나란히 앉았다.
"고맙다 영식아…."
"난 니 기생충이라고 했잖아. 니가 가는곳은 무조건 같이 있어야 해…."
내가 가볍게 웃었다.
영식이도 가볍게 웃으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니가 자꾸 웃고 기운을 차려야 그 기운이 연지한테 전달이 된다.
그나저나 희경이가 문자왔는데 아기가 너무 많이 먹는다고 하는데
괜찮냐? 그렇다고 먹는걸 안 줄수도 없고….
먹을걸 중간에 못먹게 하면 손으로 희경이를 막 친데…."
"원래 많이 먹는 놈이야….
다른 아기들 두세배는 먹더라구…
돌도 안 된 놈이 그렇게 크잖아…
병원에서 건강에 아무 이상 없다고, 원래 체질이 그런 놈이라고 먹여도
된데….그 놈 애비도 모델처럼 큰 놈이야…."
"하긴 아기 되게 크더라…."
"희경이랑 연지네 아파트에서 아기 옷 챙기면서 욕실 보았어
일단 대충 물청소는 해놓았는데….
많이 놀랐었지….."
영식이가 차분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했다.
"……………….."
나는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오전에 홍진이가 오고서 영식이가 집에 갔다.
홍진이와 둘이 앉아 있었다.
내가 식당에 가지를 않으니까 홍진이가 머리를 쓴 것 같았다.
집에서 엄지손가락 반만하게 작은 주먹밥을 해 온것이었다.
내가 멍하니 앉아있을때 주먹밥을 하나씩 내 입에 집어 넣었다.
"홍진아 그러지말어….난 먹을 자격도 없는 놈이야…."
"맞어 형 자격도 없어…그러니까 그냥 삼키기만 해….
형 자꾸 고집피면 형도 저 중환자실 안에 들어갈수도 있어."
작은 주먹밥 안에 마요네즈로 무친 참치를 넣은 주먹밥이었다.
"홍진아, 내가 지금 이 밥의 맛을 느끼고 있다.
연지는 지금 아무것도 못 먹어서 배가 많이 고플텐데…."
"퇴원하면 형이 주먹밥 배터지게 만들어줘…..
연지…아니 형수 일어날꺼야…."
홍진이는 일부러 작게 만들어온 주먹밥을 계속 내 입으로 넣었다.
나도 배가 많이 고팠었던건지…..그 조금 먹은 주먹밥때문에 몸에
힘이 솟는것 같았다.
오후가 되었다.
홍진이와 그렇게 멍하니 앉아 있는데 레지던트같은 젊은 남자가 나에게
오더니 말을 해주었다.
자가면역질환 약의 효과가 있는지 몸이 조금씩 반응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종양 수술을 준비하기 위해서 오후에 여러가지 검사를 할 것이라고 했다.
오후가 되니까 영식이도 와서 다시 셋이 앉아 있었다.
그렇게 오후가 다 지나가려는 시간에 주교수가 급한 걸음으로 나에게 왔다.
"오연지 환자 의식이 돌아왔어요. 그런데 지금 통증 때문에 무척이나
괴로워 합니다.
일단 진통제 투여는 했는데 환자가 남편분을 찾아요…
이리 와 보세요…"
나는 손을 소독하고 가운을 입고 주교수를 따라서 중환자실로 들어갔다.
다른 환자가족들은 의사가 자주 나와서 설명도 안 해주고 레지던트들이나
아주 가끔와서 환자의 상태를 말해주는 정도인데, 그래도 주교수는 나에게
저렇게 자주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는게 너무 고마웠다.
아내가 눈에 보였다.
아내는 고통스러운듯 한손을 아랫배를 부여잡고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내와 내가 눈이 마주쳤다.
아내는 억지로 고통을 참는 것 같았다.
"오….오빠….."
아내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연지야, 미안해…혼자 두면 안되는 거였는데….많이 무서웠지…."
"오빠….나 배가 많이 아파요……"
아내가 울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아내는 한 손을 아랫배에 대고 있었다.
아내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주교수가 나에게 말을 했다.
"환자 의식 돌아왔을때 빨리 검사를 좀 해야할게 있습니다.
빠르면 내일이라도 수술을 진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따가 환자분하고 상의하시죠…."
주교수가 나에게 말을 했다.
아내가 내 손을 꼭 잡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내가 깨어나면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마냥 좋아할수가 없었다.
아내가 깨어났다고 병에서 나은게 아니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악성 종양이라고 했다.
이름도 생소한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했다.
아내는 불과 두어달전만 해도 하룻밤에 두세번씩 관계를 가지고
하루종일 요가를 할 정도로 건강했었다.
어떻게 갑자기 이런 일이 우리한테 생긴단 말인가….
너무 기가막히고 황당한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이겨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가 저토록 고통스러워 하는게….너무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다.
내가 다시 복도로 나가자 영식이하고 홍진이가 나를 보고 일어섰다.
"겨..견아 어떻게 된거야…."
"연지 의식이 돌아왔는데 배가 많이 아프데…
의사가 빠르면 내일이라도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구….
지금 수술전에 뭐 중요한 검사들 할게 있다고 이따가 보래…."
홍진이하고 영식이는 마냥 기뻐할수만은 없을 것 같았다.
영식이가 학원이 끝날 시간이 된 아연이를 데리러 갔다.
잠시후 아연이가 교복을 입은채로 영식이와 같이 복도에 나타났다.
"아빠…엄마 깨어난거야?"
아연이가 놀란 얼굴로 나에게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아연아, 엄마가 많이 아퍼….엄마 내일 수술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하거든…..아빠랑 같이 좀 앉아서 엄마 기다리자.
엄마 지금 무슨 검사 받고 있데….."
나는 아연이의 손을 꼭 잡고 초조한 마음으로 아내의 검사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