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r내와 편.견 572~574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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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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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잘 지냈죠?"
윤진경이 나를 보고 천천히 말을 했다.
윤진경은 웃는 얼굴이라기보다는 진짜로 반가워 하는 얼굴이었다.
윤진경만 반가운게 아니었다.
나도 정말로 반가웠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윤진경은 나한테 정말 진심이었다.
진경이는 정말 그랬었다.
"그럼 잘 지냈지….아이 진짜 많이 컸다.
진짜 잘 생겼다…."
내가 아이를 보고 웃으면서 말을 했다.
엄마 손을 꼭 잡고 옆에 서 있는 아이는 목에 조금은 헐렁하게 멋을 낸
근사한 나비넥타이 까지 매고 있었다.
너무 귀여우면서도 근사한 아이였다.
"결혼식 이후에 연락 못 해서 미안해요…"
윤진경이 나에게 말을 했다.
"아니야…무슨 연락…..이젠 가정 이루었으니 가정에 충실하고 살아야지…."
내가 웃으면서 말을 하자 본드가 윤진경의 옆에서 말을 했다.
"견씨, 사실 애 엄마가 견씨한테 많이 연락하고 만나보고 싶어 했는데,
제가 못하게 했습니다.
견씨는 제 마음 이해하시죠?"
나는 웃으면서 본드와 윤진경을 보고 말을 했다.
"물론 입니다. 당연히 그게 맞는거구요…..잘 하셨습니다."
내 대답에 본드도 환하게 웃는것 같았다.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진짜 그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여자가 된 윤진경이 나와 만나는 것을 레오나르도 본드가 좋아할리가
없었다.
자기 스스로가 여자를 조교한다고 그렇게 수많은 여자들과 놀던 본드였으니
더더욱 여자를 믿지 못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윤진경도 자신이 그렇게 막 대하던 여자들중 하나가 아니었던가….
하지만 이제는 자신의 뒤를 이을 저런 근사한 아들까지 있는
단란하고 행복해보이는 가족의 일원이었다.
윤진경은 환하게 웃으면서 나에게 물었다.
"오빠는 어디서 식사했어요?"
"응 난 프랑스 레스토랑…..지금 식사하러 들어가는 거야….
식사는 했어?"
내가 윤진경에게 대답을 해주었다.
윤진경도 나에게 말을 했다.
"네 우리는 이태리 식당에서 지금 막 식사하고 나오는 길이에요….
우리 여기 이태리 식당 자주 오거든요….."
"누구랑 왔어요?"
윤진경이 나에게 물었다.
"어…아내와 손님들하고…."
나는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가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대답이 나오자 놀란것은 나 혼자 뿐만이 아니었다.
레오나르도 본드이 표정이 딱 굳어버렸다,
윤진경은 그냥 놀란 표정을 지었다.
본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오이사가 지금 한국에 있나요? 한국에 들어왔어요?"
무척이나 놀란 목소리로 묻는 본드의 질문에 나는 진짜 이놈의 주둥이가
문제라는 생각을 했다.
물은 쏟아지면 바닦에 떨어진 물을 핥아 먹을수라도 있지…
말은 한 번 뱉어버리면 주워 담을수가 없었다.
"아니….저…..또…..그게…..사실….아내가 몸이 좀 아파요……
그래서…….저기 요양중입니다….."
나는 말도 안되는 엉뚱한 대답을 늘어놓아버렸다.
"………………"
내 대답에 본드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사실 내가 본드한테 이렇게 쩔쩔 맬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아내에 대한 보안유지를 철저히 하지 못한건 어찌되었든
내 잘못이었다.
본드가 다시 표정을 밝게 하면서 말을 했다.
"어쨌든 오늘 너무 반가웠습니다. 견씨…그리고 제 마음 이해해주어서
너무 고맙습니다."
본드가 윤진경을 쳐다보면서 말을 했다.
"것봐…뭐라고 했어…남자 마음은 다 똑같다고 했잖아…."
본드가 윤진경을 보고 농담을 하는듯 했다.
본드야 결혼식때의 그 멋진 모습 그대로였다.
옛날에 동영상 찍을때는 완전 변태 이상한 외국인이었는데…
지금은 진짜 근사한 중년 신사였다.
윤진경을 다시 보았다.
진짜 귀티가 줄줄 흘렀다.
이제는 그냥 억지로 만든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귀부인의 자태가 보였다.
옆에 아기까지 아주 쌍으로 귀티가 흐르는것 같았다.
표정에 여유가 흘러 넘쳤다.
나는 레오나르도 본드 가족 일행과 인사를 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불안했다.
그래서 헤어지려는 본드에게 한 마디 더 했다.
"저기….아내 이야기는 못 들은걸로 부탁드립니다."
내가 본드의 눈을 보면서 말을 했다.
본드는 웃으면서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나는 그렇게 이태리 레스토랑 앞 복도에서 본드 가족과 잠깐의 대화를
마치고 헤어졌다.
나는 프랑스 레스토랑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아직도 약속 십 분 전이었다.
"뭔 화장실을 그렇게 오래 갔다와요…"
아내가 웃으면서 말을 했다.
"응…아니 복도 구경 좀 하느라고…."
아내에게 본드를 만났던 이야기를 하면 아내도 기겁을 할 것만 같았다.
현재 아내가 국내에 있는 것을 아는것은 택봉이와 재민이 훈태 뿐이었다.
아내 스스로도 더 이상 알리지 않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서방과 자식새끼 버리고 바람나서 해외도주 한 년이 무슨 낯짝으로
컴백 귀국 사실을 알리겠는가…..
약속 시간 오분전이 되니 호텔 유니폼을 단정하게 입은 한 젊은 여성이
아내에게 오더니 손님이 도착했음을 알렸다.
아내와 내가 둘 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솔직히 심장이 뛰었다.
아내는 예전부터 아연이 선생님들이나 레슨하시는 교수님들과도
식사를 여러 번 한 적이 있었지만 나는 그런건 신경도 안 쓰고 살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일단 아내는 지금 몸이 백프로 성한 사람도 아니라서 아내 혼자 나오기도
그랬고, 아연이도 이젠 고2라서 진짜 입시 신경을 쓰지 않을수가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
게다가 아연이는 공부만 잘 한다고 되는 입시가 아니라 실기가 있는
입시기 때문에 어떤 스승밑에서 어떻게 하느냐도 상당히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까 아내와 포옹을 했던 매니저가 손님 두 분을 모시고 아내에게 왔다.
아내는 선생님들에게 고개를 숙여서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나도 고개를 숙여서 인사를 했다.
고개를 들고나서 천천히 스캔을 시작했다.
젊은 여자가 아연이 2학년을 맡은 담임 선생님인것 같았다.
많아야 삼십대 초중반의 나이였다.
아내보다는 확실히 어린 나이 같이 보였다.
미인은 아니지만 상당히 고급져 보이기는 했다.
키가 작은 편이지만 당차 보이는 체구였다.
그리고, 교감선생을 보았다.
조금은 과시하는 듯한 느낌이고, 허세가 있어 보였다.
나이는 사십대 후반에서 오십대 초반….
아니 어쩌면 오십대 중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참 곱게 늙은 스타일이었다.
담임선생님이 그다지 화려하게 꾸미지 않은 스타일에 비해서 교감선생님은
목에 스카프 까지 두른 아주 멋쟁이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교감도 아내같이 명품 백을 들고 있는것 같았다.
명품에 대해서는 아내가 예전에 들었던 것과 비슷하면 대충 다 명품같아
보였다.
그렇게 두 여자 선생님을 모시고 식사가 시작되었다.
"매니저님 예약한 코스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내가 웃으면서 아까 포옹한 매니저에게 말을 했다.
"네 이사님…오늘 기대하셔도 좋아요, 아주 최고의 코스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매니저가 아내에게 웃으면서 말을 했다.
전채 요리부터 시작해서 요리들이 순서대로 나오기 시작했다.
선생님들과 아내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여자들은 뭔 할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별의 별 이야기를 다 하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하나씩 나오는 요리를 먹으면서 대화는 끊이지 않고 있었다.
내가 할 일은 품위 있게 먹으면서 다같이 웃을때 웃고, 있는듯 없는듯
행동하는 것이었다.
여자들의 이야기는 더욱 더 깊이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특히나 여자 교감의 무용담이 펼쳐지고 있었다.
자신이 음악을 전공하고 유학갔던 시절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니 교감도 음대에서 첼로를 전공한 여자였다.
아내는 교감의 이야기를 맞장구 치면서 교감이 떠는 허세를 다 받아주고
놀라는 표정, 웃는 표정, 같이 안타까워 하는 표정을 지어주면서
말하는 사람을 신나게 해 주는것 같았다.
그렇게 교감의 이야기를 듣던 아내도 대답을 하는 차례가 오자 천천히
말을 했다.
"저도, 사실 어릴때 첼로를 조금 배웠어요……초등학교시절에
가정형편으로 그만두었지만요……"
아내가 조금은 멋적은 표정을 지어 보이면서 말을 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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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의 허세 가득찬 이야기를 듣던 담임선생님이 가정형편 이야기를
말하는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는 의외라는듯 아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아내는 음악이 너무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던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
했다.
그래서 아연이가 어릴때 음악을 한다고 했을때 가슴이 철렁했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아연이가 소질을 보여주고 진짜 시작을 한 이후로는 아연이가
원하는 길에서 별이 될 수 있도록 별을 더욱 환하게 밝혀주는 배경이
되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아내 특유의 조근조근한 말투로 천천히
해나갔다.
대충 얼굴 스캔을 떠보니 평생 고생이라고는 한 번도 해보지 않은것
같은 담임 선생은 이미 뻑 간 상태였고, 허세덩어리 인것 같은 교감도
어느정도 감동빨을 먹은것 같았다.
아내는 잘났지만 잘난척을 하는적은 거의 없었다.
진짜 잘난 사람은 지 입으로 잘났다고 해서 잘나보이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잘났다고 해야 잘나 보이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다 들은 담임선생님이 한마디 했다.
"아연어머님 정말 대단하세요….음악 하시다가 공부를 시작하셔서
어떻게 일유대까지 들어가셨어요?"
담임선생의 한마디에 교감이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머 어머님 일유대 출신이세요? 전공이 어떻게? 저희 사촌동생도
일유대 나왔는데…."
맞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담임선생은 그걸 알수 있을 것이다.
학생 신상 기록을 매우 꼼꼼히 아는 선생들은 그걸 알수도 있을 것이다.
아연이도 아빠가 방지대 나온것은 입도 벙긋 안 하겠지만 엄마가
일유대를 나온것은 확성기를 틀었을게 뻔하다.
한 반에 부모중에서 일유대를 나온 부모가 몇 이나 되겠는가……
아내는 웃으면서 겸손하게 말을 했다.
"저는 경제학 전공했어요….저는 그냥 운이 좋아서 어쩌다가…….."
아내가 부끄러운듯이 말끝을 흐렸다.
아내야 그렇다고 해도 아니 지가 나온것도 아니고 지 사촌동생이
일유대 나왔다고 이야기 하는 교감도 완전히 허세 덩어리였다.
아내가 자신을 낮춘 이야기를 하자 이야기는 완전히 뜨거워졌다.
누구 사돈의 팔촌이 어디 대학을 나오고 어쩌고 저쩌고 별의 별 이야기가
다 나왔다.
담임 선생이 아내를 보는 눈이 달라진 것 같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감은데다가 얼굴에 잡티하나 없는 하얀
얼굴의 완전 산소같은 여자가 그런 불우한 어린 환경을 이겨내고
일유대에 입학한 감동 스토리까지 이야기 하고, 그런 이유로
아연이의 음악교육에 별이 어쩌고 저쩌고 하니까 젊은 감수성에
완전히 아내한테 뻑간것 같았다.
뭐 거짓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세상 모든 것은 뒷면이 있는 법이었다.
전래동화에 나오는 반쪽이만 빼고는 아니 반쪽이도 뒷면은 있는건가?
하여간에 아내의 앞면은 그게 맞는거지만….뒷면은 솔직히
그게 아니었다.
하지만 아내의 뒷면을 보통 사람들이 알수는 없었다.
거의 평생을 같이 산 나도 나중에 간신히 알게 된 거니까 말이다.
그렇게 화기 애애한 분위기로 식사를 하면서 뜨거운 대화가 진행되는데
주방장 모자를 쓰고 요리사 복장을 한 모가지에는 프랑스 국기 비슷한
모양의 스카프 까지 하고 있는 누가봐도 저 놈은 프랑스 사람이다라고
티를 내고 있는 주방장이 등장을 했다.
그리고 매니저와 함께 아내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불어로 아내에게 말을 했다.
마담 어쩌구 저쩌구…..
저런 개자식 오연지가 아무리 개문란한 여자라고 해도 다방 마담
취급을 하다니….
그래도 명색이 일유대 나온 외국계 기업 임원출신인데 말이다.
아내도 반가운듯 일어서더니 주방장과 가벼운 몸이 닿을듯 말듯한
포옹을 했다.
둘은 불어로 뭔가를 씨부렁 거리더니 교감부터 한명씩 주방장에게
소개를 시켜주었다.
나도 인사를 시켜주었다.
그리고 주방장이 말하는 것을 선생님들에게 소개를 시켜주었다.
오늘 요리가 어떤지 맛은 괜찮은지….앞으로 나올 요리가 뭐가 더 있는데
계속 즐거운 시간 가지시라고 아내가 통역을 해주었다.
나는 솔직히 대가리 털나고 아내가 불어 하는것을 처음 본 것 같기도
했다.
아니다…불어책을 보는건 몇 번 본 것 같기도 하고….
불어로 주방장과 대화를 나누는 아내를 보면서 진짜 깜놀을 했다.
영어처럼 빠르게 말을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주방장과 대화를 하고 선생님들에게 통역을 해서 말을 전해주는
것을 보니….
오연지는 역시 오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아내 앞에서 잘난척을 하던 교감도 아내를 다시 보는 눈치였다.
아내는 스스로 잘난척 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불우했던 과거 이야기를 솔직히 털어놓았을뿐….
하지만…주변의 환경이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이 아내를 돋보이게 해주고
있었다.
"어머 어머님 무슨 불어를 그렇게 유창하게 하세요….."
교감이 깜짝 놀라면서 말을 했다.
교감은 자신은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왔어도 영어를 거의 다 까먹었다고
계속 허세만 떨고 있었다.
진짜 어지간히 허세를 떠는 여자였다.
하지만 아내와의 벽은 점점 허물어 지고 있는 것 같았다.
주방장이 돌아가고 계속 신기한 요리들이 나오면서 즐거운 식사시간이
계속 되고 있었다.
달팽이 요리가 나와서 나는 달팽이 요리를 먹을때 쓰는 도구를 쓰는법을
아내가 하는 법을 그대로 따라하면서 먹고 있었다.
담임 선생님도 아내가 하는 것을 그대로 보면서 요리를 먹었다.
교감은 그래도 좀 먹어보았는지 여유로운 웃음을 지으면서 먹는 것 같았다.
가운데 피아노 옆에서 조금전까지 샹송을 부르던 남자 가수가 사라지고
아름다운 피아노 생음악이 다시 흐르고 있었다.
다시 이야기가 바뀌어서 아연이의 진학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아연이가 레슨을 받는 교수님 이야기를 하면서 아내는 교수님 레슨을
다른분을 추가해서 두 분의 레슨을 받게 하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선생님들에게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대학교수님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했다.
나는 전혀 모르는 이야기라서 혼자서 참새 모이 먹듯이 요리를 야금야금
먹으면서 이야기를 경청하는 표정만 했다.
내 특기인 먹으면서 음식을 흘리는 일이 없도록 진짜 조심조심해서
음식을 먹고 있었다.
평소같으면 다 털어서 한 입 거리도 안되는 음식들을 가지고 깨작댈려니까
좀이 쑤셔서 미칠 지경이었다.
하지만 달아 올라서 좋다못해 아주 후끈 후끈한 이 분위기를 조질수는
없었다.
"그런데 아연이 아버님은 참 말씀이 없으시네요?
체격이 너무 좋으신것 같아요? 무슨일 하시는지 여쭈어봐도…"
교감이 아내를 보고 말을 했다.
저 년이 아무래도 말을 하면서 나를 흘끔대는게 궁금해서 물어보기는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었다.
나는 일어나서 네 저는 흥신소 이사 입니다 라고 큰 목소리로
정직하게 외치고 싶었지만 그건 아내가 지금 잘 가꾸어온 텃밭에
똥을 빠케쓰로 뿌리는 일이었다.
나는 가볍게 미소를 짓기만 했다. 그러자 아내가 입을 열었다.
"이이는 예전에 복싱을 해서 체격이 좋아요…..그리고 지금은 부동산개발업을
하고계세요….혹시 저희 동네 편셔리 프라자 들어보신적 있으세요?"
아내가 말을 하자 교감과 담임이 동시에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그 그림 그려진 건물이요? 그럼요….저도 그 근처 아파트
사는데요…."
교감이 말을 했다.
"저도 지나가다가 본 적이 있어요…..간판을 무슨 예술작품같이 달아놓고
벽에 그림이 진짜 무슨 예술가들이 그린것 같아요…."
담임도 말을 거들었다.
나는 속으로 외쳤다.
'그거 그린놈들이 여기 내 아내 뒤에 꽂고서 빳빳하다고 그랬데요…'
나는 웃음이 나오는걸 참고 있었다.
아내가 가벼운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했다.
"남편 후배들중에 예술하는 친구들이 있어요….디자인쪽에 아주 유망한
젊은 작가들인데….그 친구들이 직접 작업한거에요…."
아내가 가볍게 웃으면서 선생님들에게 말을 했다.
"아…역시……"
선생님들은 감탄을 하는 눈치였다.
나는 졸지에 부동산개발업을 하는 사업가가 되어 있었다.
뭐 들어서 나쁘지는 않았다.
뽀다구는 나니까 말이다.
나는 하지만 티를 내지 않고 가벼운 미소만 지으면서 달팽이 꼬랑지인지
대가리인지 알수 없는 부분을 티끌만큼 잘라서 잘근잘근 씹고 있었다.
그렇게 식사 자리도 거의 다 끝나가고 디저트를 먹기 직전이었고 대화도
무르익어 가고 있는데 아까 입구에서 아내와 끌어안고 지랄을 하던
박매니저가 우리에게 다급한 얼굴로 다가왔다.
"저기 식사중에 죄송합니다.
오이사님, 제가 급한 부탁을 좀 드려도 될런지요…..정말 죄송합니다…."
아내와 선생님들 그리고 나는 의아한 얼굴로 매니저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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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식당에서, 그것도 일반 식당도 아니고 이런 화려한 특급 호텔
레스토랑에서 아내에게 부탁할게 뭐가 있단 말인가?
혹시 귀찮아서 스테이크를 썰지 않고 통째로 넘기다가 목구멍에 걸려서
켁켁대는 응급환자가 있어서 의사를 호출하면 몰라도, 아내는 의사가
아니지 않는가….
혹은 뭐 주방장이 갑자기 자빠져서 요리가 불가능하다고 해도 이런
규모의 레스토랑이면 요리사가 한 두 놈은 아닐것이다.
내가 취사병 출신이라서 그건 잘 안다.
식수인원에 따라서 주방에 필요한 대가리수는 딱딱 정해질 것이다.
도대체 아내가 왜 필요하단 말인가?
불길한 생각마저 들었다.
혹시 진짜 초특급 고객의 좆을 빨아줄 일이 생긴건 아니겠지 하는
그런 말도 안되는 상상까지 머리속에 그 짧은 찰나에 들 정도였다.
"박매니저님 왜 그렇게 다급해요, 천천히 이야기 해봐요…"
아내가 매니저의 팔을 가볍게 잡아주면서 부드러운 음색으로 말을 했다.
"이사님 다름 아니라 저쪽에 오늘 프로포즈를 준비하시는 남자분이
프로포즈를 위해서 여가수 노래를 요청을 해 놓으셨는데요…..
저희가 섭외해 놓은 가수가 지금 연락두절 상태로 스케줄을 펑크를
내버렸어요. 그래서 다른 식당하고 호텔 메인프런트 그리고 다른 가수가
있을 만한데는 다 알아봤는데 당장 노래를 해 줄수 있는 여가수가 없나봐요….
그런데…….이사님, 옛날에 노래 하시던게 갑자기 생각이 나서요….
손님들 모시고 식사 하시는데 정말 죄송한데, 프로포즈 송으로 딱 한 곡만
불러주시면 안 될까요?
그냥, 옛날에 하시던 것처럼 편하게만 해주시면 되거든요….
정말 죄송합니다."
매니저가 고개를 굽신굽신 하면서 말을 했다.
"어머, 매니저님 어떻게 해요…..어떤 커플이신데요?"
매니저가 슬쩍 우리 자리 피아노 건너 반대편의 젊고 잘 생긴 남자와
참하게 생긴 여자가 앉아 있는 테이블을 가르켰다.
"어머….나도 노래 안 한지 꽤 되어서…어쩌나……
어떤 곡을 해야 되는거에요? 준비된 곡이 있는건가요?"
매니저가 아내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넷킹콜의 러브 딱 한 곡만 불러주시면 되거든요…..
그럼 그 다음에는 저희가 연주곡으로 대체할께요…
이사님 정말 부탁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아내는 난처한 표정으로 선생님들을 보고 말을 했다.
"저기 선생님들 죄송하지만 한 5분 정도만 제가 실례를 해도 될까요…."
아내와 매니저의 이야기를 신기한 듯이 놀란 표정으로 듣고 있던
교감과 담임선생은 놀래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러라고 하는 것 같았다.
두 선생님 모두 이 갑작스럽고 무슨 일인지 잘 이해가 안되는 일에
호기심을 가진 표정들이었다.
"그래요 매니저님 그럼 딱 한 곡만이에요…"
"이사님….정말 감사합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매니저의 얼굴이 환하게 펴지면서 웃는것 같았다.
나도 너무 당황스러웠다.
아내가 가수처럼 노래를 잘 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리고 나에게도
그런 감동적인 모습을 몇 번 보여주었지만….
저 매니저가 아내가 노래를 잘 하는 것을 알 줄은 몰랐다.
냇킹콜의 러브?
사랑이라는 노래인가?
아내가 자켓을 벗더니 블라우스와 스커트 차림으로 피아노 옆으로 다가가서
매니저가 주는 마이크를 받았다.
교감과 담임은 진짜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아내를 보고 있었다.
아내의 흑진주 색의 블라우스를 입은 모습이 진짜로 무슨 분위기
있는 클럽에서 노래를 하는 가수같다는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러브가 어떤 노래지?
일단 들어봐야 알 것 같았다.
그때 피아노 전주가 울렸다.
피아노 경음악을 연주하던 연주자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노래의 전주로 넘어간 것 같았다.
그리고 잠깐후에 마이크를 잡은 아내의 목소리가 너무 크지않게
감미롭게 레스토랑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엘 이스 포 더 웨이 유 룩 앳 미……
오 이스 포 디 온니 원 아이 씨….."
진짜 가수가 부르는 것 같았다.
아내의 목소리가 피아노 소리하고 너무 잘 어울리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식사를 하던 사람들이 하나 둘 피아노 쪽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뷔 이스 베리 베리 엑스트라오디네리….."
엑스트라오디네리가 무슨 뜻일까 그 단어를 부를때 아내의 표정이
무척이나 귀엽고 상큼한 표정이었다.
아내는 가볍고 귀여운 몸 동작을 부드럽게 하면서 노래를 하고
있었다.
진짜 무슨 재즈클럽 같은데서 노래를 부르는 여자라고 해도 믿을것
같았다.
하긴 아내는 그런 문화를 많이 접해보았을테니까 말이다.
노래가 계속 되었다.
교감과 담임은 진짜 깜짝 놀란 표정과 경이로운 표정을 짬뽕해놓은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아내를 보고 있었다.
"러브 이 올 댓 아이 캔 기브 투 유……."
아내의 감미로운 노래가 계속되는 그 순간…..
아내의 앞쪽으로 있는 한 테이블에 있는 잘 생긴 젊은 청년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양복 안주머니에서 반지케이스를 꺼냈다.
담임선생님이 깜짝 놀라서 교감선생님을 쳐다보았다.
교감선생님도 깜짝 놀라서 둘이 어쩔줄을 모르고 마치 자기들이
프로포즈를 받는것처럼 행복해 하는 표정들이었다.
남자가 여자 앞에 한 쪽 무릎을 꿇고 반지케이스를 열어서 반지를 들고
여자에게 청혼을 하는 것 같았다.
여자는 순순히 남자가 끼어주는 반지를 끼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좋아서 어쩔줄 모르는 표정이었다.
그때 여자 직원들이 남자에게 커다란 장미꽃다발을 가져다 주었다.
다른 여자 직원은 테이블에 환한 초를 밝힌 하트모양의 케이크를
가져다 주었다.
여자는 남자가 내미는 장미 꽃다발을 받고 너무도 행복해 하는 표정이었다.
아내의 노래는 감미롭게 계속되고 있었다.
"테이크 마이 하트 앤 플리즈 돈 브레이크 잇….."
"러브 워즈 메이드 포 미 앤 유……"
아내의 노래가 끝이 났다.
아내는 진짜 물 흐르듯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프로포즈 송을 멋지게
끝을 맺었다.
포로포즈를 받은 여자와 프로포즈를 한 남자….
두 젊은 남녀가 일어서더니 아내에게 뜨거운 박수를 쳐 주었다.
내 옆의 두 선생님들도 너무도 기뻐하고 행복해 하는 표정으로
아내에게 박수를 보냈다.
아내는 우리 자리로 돌아왔다.
아내의 두 뺨과 귀가 빨갛게 상기가 되어 있었다.
"정말 죄송해요, 많이 기다리셨죠……"
아내가 선생님들을 보고 말을 하자……
교감선생이 아내를 보고 말을 했다.
"자꾸 죄송하다고 하지 말아주세요…..그냥 이 감동이 날아가 버릴까봐
두려워요…."
교감선생이 아내를 보고 이어서 말을 했다.
"아연어머니…..오늘 진짜 꿈을 꾸는 것 같은 환상적인 밤이에요……"
"이해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저도 거부하기가 그랬어요….아까 그 커플 보니까 여기 우리 이이랑
연애할때 생각이 자꾸 나서요…."
"어머 두 분 연애결혼 하셨어요?"
교감이 아내에게 물었다.
"네….그때 제가 사정이 많이 어려워서 연애할 형편이 아니었는데…
우리 아연아빠가 정말 다정다감하게 많이 사랑해주어서요…..
그때 생각이 많이 나서….저 젊은 커플을 외면하기가 그랬어요…"
분명히 다 대충 맞는 말들만 하는데 왜 오연지가 이야기를 하면 뭐든지
뻥튀기 기계에 넣어서 뻥 튀겨서 더 멋지고 화려하게…그리고 아름다운
동화처럼 이야기가 바뀌어서 들리는것 같은지……
다시 디저트 음식이 나오고 매니저가 무알콜 와인에 이것저것 계속해서
원래 메뉴에 없는 다양한 디저트를 테이블에 깔아주고 있었다.
케이크도 아주 조금씩 열가지 이상을 테이블에 깔아놓고 맛을 보라고
하고 있었다.
아내가 노래를 불러주었다고 매니저가 디저트를 서비스로 진짜
다양한 종류로 제공해 주는것 같았다.
그렇게 진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이 눈과 귀와 입이 즐거운
그런 식사자리가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선생님들과 아내가 서로 쳐다보면서 아내와 립스틱색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아내의 립스틱색이 이쁘다 뭐 어쩌다를 이야기 하다가 아내가
핸드백에서 손바닥 만한 케이스 두개를 꺼냈다.
"이거 컴팩트하고 립스틱 세트로 된 케이스인데요 제가 예전에
외국갔다가 여러 개 사놓은거라서요, 이거 많은거니까 하나씩 쓰세요…"
아내는 자연스럽게 담임과 교감에게 하나씩 그것을 건냈다.
딱 보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아보이는 작은것 같았다.
다들 웃으면서 고맙다고 했다.
선물같은 포장도 없고 그냥 자연스럽게 주고 받는거 같았다.
그렇게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매니저와 직원들의 환송까지 받으면서
레스토랑에서 나왔다.
아내와 함께 선생님들을 먼저 배웅을 했다.
선생님들은 진짜 감동적인 저녁식사였다는 말을 마치고 우리와 헤어졌다.
선생님들을 먼저 보낸후에 아내와 같이 차에 탔다.
"오늘 수고 많았어…."
내가 아내에게 말을 했다.
"아니요….당신 오늘 너무 근사하게 잘 해준것 같아서 고마워요……"
나는 집으로 운전을 하면서 아내에게 말을 했다.
"자기야….근데 아까 그 노래는 진짜 어떻게 그렇게 영화같은 일이
벌어지냐…..나 진짜 많이 놀랬어…..
그런데….어떻게 그렇게 근사하게 잘 해냈어….
원래 그 노래 좋아하나봐…."
내가 싱글벙글 웃으면서 조수석의 아내를 보고 말을 했다.
아내는 나를 보고 싱긋 웃으면서 말을 했다.
"내가 고른 노래인데….잘 못 할 수가 없죠…."
응? 뭔 소리지? 분명 아까 매니저가 그 노래 이름을 아내에게
말을 해준건데……
"그게 무슨 소리야? 아까 그 매니저가 당신한테 먼저 그 노래 알려준거
아니야?"
나는 신호대기중에 웃고 있는 아내를 보면서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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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