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2] 눈꽃의 후회 017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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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전
눈꽃의 후회 017 ----------------------------------------------
누가 내 손을 꼬옥 잡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눈을 떴다.
원래 자다 깨다를 반복하면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법이었다.
엄청나게 피곤하고, 잠이 쏟아지는 느낌에다가 온 몸이 천근만근 무거웠다.
지금 내가 눈을 뜬 것이 꿈속인지, 아니면 실제인지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베게를 안 베고 자서 그런지 고개를 위로 많이 들어올려야 했다.
"여보…."
누가 나를 불렀다.
아내였다.
나는 몸을 일으켰다.
분명히 아내였다.
유카타 상의만을 걸치고 있는 아내였다.
상의 앞섶이 풀려져 있었다.
아내의 가슴이 보였다.
하의를 입지 않고 버선 같은것만 신고 있는 아내….
분명히 아내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화가 나지 않았다.
기분이 뭐랄까 몽롱했다.
아….내가 이 방에서 얼마나 잔 것일까?
이 신당으로 들어와서 누운것까지 기억이 났다.
그리고 얼마나 잤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분명히 정신을 잃고 잠이 들었다가 지금 아내가 내 손을 잡고 있는
이 감촉에 잠을 깬 것 같았다.
내 옆에는 아내만 있는것이 아니었다.
내 한쪽 옆에는 옥봉이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나도 아내처럼 유카타 가운의 앞이 펼쳐져 있는 상태였다.
잠결에 발기가 되었는지…내 물건은 성이 나있는 상태였다.
나는 유카타 가운을 여미었다.
그런데 내 기분이 이상하게 몽롱했다.
환기가 되지 않아서 산소가 부족해서 그런건가?
아니면 이 방에 가득차 있는 저 향 때문에 그런건가?
그때 문득 낮에 옥봉이가 했던 말이 기억이 났다.
이 신당에 한 시간 이상 있으면 골치가 아프다고 했던가? 뭐라고 했던가….
나는 이 신당에서 한 시간 이상 잠을 잔것인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것은 지금 내 기분이 아내의 반 벌거벗은 모습과
옥봉이의 싹 벗은 모습이 보이는데도, 기분이 별로 나쁘지 않았다.
아니…그냥…나와 별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까 저 방에서 이 사람들에게 뭐라고 심한 말을 하고 온 것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내가 나에게 말을 했다.
"미안해요, 여보….이제 당신은 더 이상 숨을 방이 없어요.
내일이면, 당신 떠나갈텐데, 그전에 꼭 같이 자고 싶었어요.
키스해주세요…..
아니….용서해주세요….
내가 선택한 이 길이 당신 눈에 이상하게 보일지라도, 그냥 날 잊어주세요.
하지만 우리 이별하기 이전에, 날 좀 안아주세요….."
나는 아까와는 너무도 다르게 아내를 끌어 안았다.
아내를 내 품에 안아주었다.
내가 왜 그러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방문을 보았다.
내가 환기를 시켜놓으려고 방문을 살짝 열어놓은것을 이 두 사람이
들어오면서 닫은 모양이었다.
"저기…화…환기…."
내가 말을 하려는데 아내의 포옹이 끝나고 옥봉이가 나를 끌어 안았다.
"미안해요. 편견씨…..마음의 상처를 주고 싶었던건 아닙니다.
연지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도 사랑합니다. 진심입니다."
나는 병신같이 그냥 옥봉이가 나를 포옹하게 가만히 있었다.
옥봉이는 마치 사랑하는 애인을 껴안듯이 나를 꼬옥 안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징그럽다고 쳐냈을텐데…. 손이 움직이지를 않았다.
뭔가 정신이 멍했다.
양반 다리를 하고 앉은 내 한쪽 옆에 아내가 내 손을 꼬옥 잡고 편하게
앉았고, 다른 쪽에는 옥봉이가 역시 내 손을 꼬옥 잡고 편하게
앉아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나에게 뭐라고 한참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띄엄띄엄 들리기만 하고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자꾸만 입을 벌리고 숨을 쉬고 있었다.
향 냄새 때문인가? 골치가 아픈게 아니라 정신이 멍 해지는 느낌이었다.
환기를 시켜여 하는데…..왜 문을 닫았을까….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향냄새를 맡으면 안되는데….
나는 자꾸 그런 생각만 들었다.
"여보, 제가 하는 말 알아들었어요?"
아내가 나에게 말을 했다.
나는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겠지만, 고개를 끄덕거렸다.
"사랑해요, 여보……우리가 헤어져 있어도….영원히….."
"나도 사랑해 연지야…..보고 싶었어….정말 많이….."
아내의 대답에 내 입에서 엄한 대답이 나왔다.
내가 왜 이러는 것일까?
내 마음속 아주 깊은데 숨겨 놓았던 진심 같았다.
그런데 왜 지금 튀어나오지…..
"우리 셋이 같이 사랑을 나누어요…..이제….."
분명했다.
아내와 옥봉이가 뭐라고 무슨 말들을 잔뜩 했는데…아내의 말 몇 마디만
기억이 났다.
옥봉이가 뭐라고 헀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내가 내 앞으로 오더니 내 앞에 마주보고 앉았다.
그리고는 내 입에 키스를 했다.
뜨거웠다.
나는 그 입술을 받아버렸다.
하지만 아내의 혀가 내 입을 누비는 동안 나는 멍하니 가만히 있었다.
내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것 같았다.
저 향냄새가 사람을 멍하게 만든건가?
아니…나는 지금 자꾸 숨을 입으로 쉰다.
산소가 부족한 것이다.
사람이 산소가 부족하면 뇌로 혈액이 팍팍 공급이 안되서 자꾸 졸음이 오고
하품이 나는 법이다.
환기를 시키고 싶었다.
산소가 부족한 상황에서 향이 타면서 그나마 얼마 안되는 산소를 계속
잡아 먹을텐데….
나는 그런 이상한 생각만 자꾸 들었다.
아내 혀의 느낌도 잘 느껴지지 않았다.
아내가 키스를 하더니 내 목덜이를 핥고 내려와서 내 왼쪽 젖꼭지를 입에
물고서 빨기 시작했다.
하지마 연지야라는 말이 입에서 맴돌았다.
나는 젖꼭지 애무보다는 다른데를 빨아주는게 더 좋다.
젖꼭지는 간지럽다.
하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때였다.
내 옆에서 손에 땀이 밸 정도로 손을 꽉 잡고 있던 옥봉이가 아내 옆에
아내와 똑같은 자세로 개처럼 엎드리더니 내 오른쪽 젖꼭지를 입에 무는것
같았다.
놀라야 하는데….
이 기가 막힌 상황에 놀라야 하는데…
나는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그리고 옥봉이를 제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옥봉이가 왜 이러나….하는 표정으로 옥봉이를 내려다 보기만 하고
있었다.
한쪽은 아내가 핥고 있었고, 한쪽은 옥봉이가 내 몸을 핥고 있었다.
나는 너무 싫었다.
간지러워서 싫었고, 어떻게 남자가 남자를 빤단 말인가.
이 새끼야 하지 말어가 내 목까지 올라왔는데 말이 나오지 않았다.
옥봉이가 혀로 내 젖꼭지를 빨다가 점점 혀로 내 몸을 핥으면서
위로 올라오려고 하고 있었다.
옥봉이의 얼굴이 내 얼굴앞에 왔다.
아내의 얼굴도 보였다.
아내와 옥봉이가 키스를 했다. 짧은 키스후에 다시 나에게 얼굴이
다가오는 것 같았다.
아…안돼….이 새끼 옥봉이 설마 나에게 키스를 하려는 걸까?
안돼….절대로 안돼……
나는 눈을 감고 고개를 흔들었다.
말이 나오지 않으니까 고개를 흔들수밖에 없었다.
그때였다….
누구의 손인지는 몰랐다.
누구의 손이 내 고환을 쓰다듬는 느낌이 들었다.
온몸에 전기가 오르는것 같았다.
나는 간신히 한 손으로 내 앞의 옥봉이와 아내를 밀어내고 있는데
옥봉이가 힘을 주어서 나에게 다가오려고 하는 것 같았다.
안돼….진짜 안돼…..
나는 고개를 힘차게 흔들다가 본능적으로 내 앞으로 다가오는 것에게
오른 주먹을 날렸다.
근거리에서 스트레이트는 나가지 않는다….
라이트 훅이었다.
투투툭하는 소리가 연속으로 들렸다.
나는 뒤로 넘어졌다.
고통스러웠다.
안면 중앙에 무언가 정통으로 맞은것 같았다.
정신이 어질어질 했다.
의식을 잃지는 않았으나 계속 깜박깜박 하는 것 같았다.
눈을 뜰수가 없었다.
콧잔등이 시큰한 느낌이 들었다.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 것인가?
잠시 전의 일들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번쩍한 것 같은 기억만 났다.
머리가 어지럽고 혼란스러웠다.
일단 몸을 일으켜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
눈을 뜨고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얼굴에 통증이 있었다.
시큰거렸다.
시큰거리는 얼굴을 손으로 만지면서 완전히 일어섰다.
어안이 벙벙했다.
주변을 둘러 보았다.
내 눈에 보이는 장면들이 나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내 눈에 띄는 그것들이 내 기억을 잠시 전으로 되돌려 주고 있었다.
아주 천천히 말이다.
이곳에 있다는 것이, 내가 아까부터 이곳에 있다는 것이 확실한 것은
이 향 냄새 때문이었다.
정말 오묘한 향냄새였다.
조명이 꺼진 방 안에는 창 밖에서 비추어 주는 달빛만이 조명 역할을
해주고 있는것 같았다.
그리 많이 어두운 것은 아니었다.
달빛만으로도 방안의 모든것들이 구별이 되었다.
천장의 전등을 키고 싶어도 스위치가 어디 있는지, 지금 찾을수는
없었다.
나는 지금 무척이나 당황을 한 상태였다.
정신이 혼미했다.
아니 어지럽다는 표현이 맞을까?
고개를 돌려서 옆을 보았다.
내가 지금 이렇게 두리번 거리면서 헤매고 있을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뭔가 큰 잘못이 생긴것 같은데, 내가 자꾸만 이렇게 멍하게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머리에 번쩍하는 느낌을 받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지금 솔직히 제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다.
본능적으로 내 발아래를 보았다.
원래 내가 두리번 거릴곳은 거기였는데, 나는 지금 너무 떨리고
두려워서 그곳을 피하고 있었던것 같았다.
아주 작은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말이다.
내 한쪽 옆에 쓰러져 있는 아내를 보았다.
바로 내 발 아래 옆이었다.
분명히 아내였다.
내 아내 오연지였다.
아니, 나를 떠났던 전 아내 오연지였다.
아까까지만 해도 나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아내였다.
불을 켜지 않은 방에서 아내와, 그 녀석과 대화를 나누었다.
우리는 왜 불도 켜지 않고 달빛에 의존해서 이 오묘한 향내가 나는
방안에서 대화를 나누었던 것일까?
내가 지금 모르는게 아니었다.
나는 분명히 알고 있는데 제대로 생각이 나지 않을 뿐이었다.
아니….그 생각을 스스로 차단하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꽤 오랜 대화였는데, 무슨 내용인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일어선채로 바닥에 쓰러져서 작은 미동도 하지 않는 아내를 보았다.
맞다, 아내가 맞았다.
분명히 저 차림새로 조금전까지 나와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이 났다.
아내는 움직이지 않았다.
내가 아내한테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건가?
아니 내가 아내한테 어떤짓을 한 것은 아닐것이다.
아니….아니어야 한다.
아내의 옆에 누워있는 남자를 보았다.
그 역시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은채 쓰러져 있었다.
내가 아내와 그에게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인지….
분명했다.
내가 조금전까지 대화를 나누던 그 녀석이다.
정말 어떻게 하지…..
미친 년 놈들……
갑자기 바닥에 쓰러진 아내와 그가 미친 년놈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러지…..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내 손을 보았다.
피가 묻어 있었다.
내 손에 피가 묻어 있는것이 보였다.
두 손으로 잠시 얼굴을 감쌌다.
피비린내이다.
나는 이 냄새가 너무도 생생하다.
마회장이 칼에 찔려 피를 철철 흘릴때, 그리고 내 팔이 칼에 스쳐서
피가 흐를때, 내 뇌리에 남은 그 피비린내는 아마 죽을때까지
잊혀지지 않을것이다.
지금 내 후각으로 그 피비린내가 느껴지고 있었다.
손을 떨면서 다시 손을 보았다.
피였다. 분명한 피였다.
빨리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나는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다.
바닥을 보았다.
다다미 구조의 깨끗한 일본 전통식 방이었다.
바닥에 쓰러진 아내, 그리고 그 옆에 쓰러진 남자, 그리고 피 묻은 내 손
나는 정말 손가락 하나 까딱할수 없을 정도로 얼어붙은것 같았다.
아니, 아니다.
내가 지금 까딱하지 못하는 것은 손가락이 아니다.
내 몸이 아니다.
어쩌면 나는 지금 내 머리가 얼어버린것 같았다.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해서든 이해하고 빠른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데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정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내가 어떻게 손을 쓸수가 없었다.
눈을 감았다.
이젠 정말 어떻게 해야 하나……
"회….회장님……"
나도 모르게 마회장을 찾았다.
마회장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분명히 나는 이곳에 마회장과 같이 온 것은 아니었다.
마회장은 시내에 있을텐데….
회장님이 낯선 이곳에서 나를 도와줄수는 없을 것이다.
회장님을 모시고 왔어야 했는데, 회장님과 같이 왔어야 했는데….
나는 미친듯이 후회가 밀려왔다
하지만 어쩔수가 없었다.
빨리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나는 지금 무아지경에 빠진것만 같았다.
정상적인 사고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나는 다다미구조의 방에 주저 앉았다.
피비린내가 내 코에, 내 후각에 머물러서 떠나지 않고 있었다.
이 모든게 찰나의 순간이었다.
분명히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내 머리가 번쩍 한 이후로
불과 몇 초도 지나지 않은것 같았다.
다다미구조의 방에 주저 앉았다.
그리고 아내의 얼굴 근처로 갔다.
아내는 작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안돼……이건 꿈이야….이건 있을수 없는 일이야…
여…연지야…..연지야…..일어나….연지야…….안돼….
분명히 말을 하려고 했는데 입밖으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속으로만 크게 외치고 있었다.
아내를 흔들었다.
아내의 몸을 흔들면서 내 눈앞이 흐려졌다.
눈에 눈물이 맺힌것 같았다.
내가 미쳤지….내가 정말 미쳤지….
내가 정신줄을 놓은게 틀림없지….
어떻게 이런 상황도 예측못하고….
이런 일을……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연지야……연지야..일어나…..
나는 마음속으로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흐려진 눈 앞이 캄캄해지는 것 같았다.
아내의 몸이 보였다.
아내의 가슴이 보이고, 아내의 아랫배에 자궁암수술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연지야 일어나….
목소리가 아직도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나는 미친듯이 아내를 흔들었다.
아내는 작은 미동조차 없었다.
지난 일들이 내 눈 앞에 슬라이드처럼 빠르게 지나가기 시작했다.
눈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눈에 고인 눈물 때문일까?
사람이 죽을때가 되면, 죽기전 그 찰나의 순간에 자신의 지난 세월이
눈 앞을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고 했는데, 내가 지금 그런 것 같았다.
지금 내 눈 앞에는 지난 일들이 너무도 빠르게 지나가고 있는 것 같았다.
내 눈에 고인 눈물이 아내의 뽀얀 빰 위로 떨어졌다.
나는 젖먹던 힘까지 다해서 아내의 몸을 흔들면서 아내를 불렀다.
나오지 않고 내 목에 맺혀있던 목소리가 터졌다.
"연지야….연지야 눈 좀 떠봐….연지야….제발……
내 손에 묻은 피가 아내의 새하얀 가슴 속살에 묻은것이 보였다.
달빛 아래이지만 그런것들은 너무도 선명하게 잘 보이는 것 같았다.
내 눈 앞에 아내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지난 일들이 펼쳐졌다.
분명히 내가 비몽사몽인 정신으로 아내를 흔드는 것이 몇 초 사이에
다 이루어지는 일 같은데….마치 시간이 정지된 것만 같았다.
이곳에 온게 후회가 되었다.
이곳에 오지 말것을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까지 오기까지의 과정들이 눈앞에 쫘악 펼쳐지는 것 같았다.
그래…생각이 났다.
옥봉이….봉옥봉이가 내 젖꼭지를 빨다가 나에게 키스를 하려고
내가 못오게 몸을 미는데도, 힘을 주어 다가왔고, 나는 눈을 감고
고개를 흔들면서 그에게 주먹을 날렸던 것 같았다.
그런데 왜 아내가 쓰러져 있을까?
나는 눈에서 눈물을 흘리자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드는것 같았다.
환기를 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름달빛이 들어오는 넓은 창을 열려고 했으니 열리지 않았다.
그제서야 낯에 옥봉이가 창문까지 밀폐를 시켰다는 말을 했던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어쩌지…일단 방문을 활짝 열었다.
"연지야…일어나…연지야…일어나봐….."
아내를 미친듯이 흔들었다.
말이 나오지 않다가 말문이 트이자, 계속해서 말을 할 수가 있었다.
방문을 열자 시원한 공기가 들어오면서 점점 정신을 차릴수가
있는것 같았다.
내 눈에 고여있던 눈물 한방울이 아내의 얼굴에 떨어진것 같았다.
아내의 안면이 움찔하는 것이 보였다.
뭐야 이거……
나는 아내의 얼굴을 자세히 보았다….
눈물이 아니었다.
내 눈에서는 더 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고 있었다.
피였다.
붉은 피가 아내의 얼굴에 떨어진 것이다.
나는 아까부터 시큰하고 고통이 있는 내 얼굴을 다시 만져보았다.
코에 손을 대니까 아팠다.
콧구멍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나는 지금 쌍코피를 흘리고 있는 중이었다.
내가 흘리는 쌍코피가 아내의 얼굴에 떨어진 것이었다.
붉은 피를 보았다.
분명, 색깔이 틀리다.
암순응이 된 내 눈에 분명한 피가 보였다.
내 손에 묻은 피가 아내의 가슴에도 묻어있다.
나는 통로쪽의 방문을 활짝 열었다.
일단 향냄새 가득한, 그리고 산소가 부족해보이는, 그래서 입으로
숨을 쉬는 이 방에서 아내와 옥봉이를 옮겨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까 내가 들어온 다른 방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있는 쪽의 활짝 열린
방문으로 쓰러진 아내의 다리를 붙잡아서 질질 끌었다.
그래서 일본 전통식 여닫이 문턱을 넘어서 아내를 그 통로로 질질
끌어서 옮겼다.
그리고 옥봉이도 그리로 두 다리를 잡아서 빠르게 끌었다.
일단 향냄새가 없는 곳으로 아내와 옥봉이를 옮겨야 했다.
어 그런데 이상했다.
아내를 옮길때는 아주 낮은 문턱을 넘을때,
너무 자연스럽게 머리가 넘어갔는데, 옥봉이를 옮길때는 머리가 문지방에
콩콩 찧으면서 넘어갔다.
일단 향이 있는 방의 문을 닫고 다른 방과 이어지는 통로에 난 외부 창문을
열었다.
그리고 통로의 조명을 찾아서 켰다.
스위치를 올리니까 조명이 환하게 들어왔다.
일단 아내와 옥봉이의 목에 잡히는 맥과 코의 호흡을 확인했다.
복싱을 하면서 나도 실신을 당해본 적이 있었다.
학생떄 말이다.
제대로 머리가 흔들리게 펀치를 맞으면 아주 잠깐이지만 실신케이오를
당하게 된다.
그리고 내 펀치로 실신을 시켜본적은 수도 없이 많다.
그건 나이가 들어서도 그랬다.
모사범도 케이오를 시켰고, 진짜 그런적이 많으니까 말이다.
옥봉이와 아내의 목의 맥은 정상적으로 뛰었다.
코와 입으로 숨도 둘 다 쉬고 말이다.
둘다 죽은건 아니었다.
천만 다행이었다.
아내를 보았다.
정말 이상했다.
옥봉이는 문지방을 넘을때 머리가 콩콩 소리를 내면서 바닥에
부딪히면서 넘어왔는데 아내의 머리는 왜 바닥에 안 찧고 부드럽게
넘어온것일까?
그리고 통로쪽으로 나와서 향 냄새가 없이 외부창문으로 환기를 시키니까
찬바람이 안으로 들어와서 정신이 번쩍 드는것 같았다.
조명까지 켜 놓으니까 이젠 뭐가 한 눈에 다 들어오는 것만 같았다.
이 모든게 너무 순간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 같았다.
아까 분명히 내 코에서 피가 떨어질때 말이다, 아내의 얼굴에 피가
떨어질때 아내의 표정이 움찔했었다.
실신한 사람이 무슨 얼굴이 움찔 하는가?
이상했다.
그리고 문지방을 넘을때 아내가 머리를 안 찧으려고 머리에 살짝만 힘을
준다면 바닥에 머리를 콩콩 찧지 않고도 무사히 넘을수 있을 것이다.
결과만 놓고 잠깐만 생각해 본다면 아까 내가 눈을 감고 엉겁결에
앞으로 휘두른 주먹에 옥봉이가 맞은건 분명했다.
옥봉이는 분명히 지금 실신한 것 같았다.
질질 끌고 올때 분명히 뻗은 놈 끄는 느낌이 났다.
하지만 아내는 의심스러웠다.
실신한 사람이 얼굴에 뭐가 떨어졌다고 움찔거리고 문지방을 넘을때
머리를 살짝 힘을 주어 바닥에 찧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오다니….
바닥에 곱게 뉘여진 아내의 음부가 보였다.
홀랑 까진 클릿을 보았다.
클릿에 손을 대어 보았다.
클릿을 손으로 살살 비볐다.
아내는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아내의 더 아래에 손을 대어 보았다.
옥봉이와 얼마나 떡을 쳤는지 음부 안쪽이 아주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옥봉이의 정액으로 가득찬 것 같았다.
밤새 떡을 친 것 같았다.
클릿을 만져서 깨울 필요가 없었다.
아내가 진짜 실신한건지 아닌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었다.
아내도, 옥봉이도 지금 목의 맥은 정상적으로 뛰고 있었다.
둘다 일시적인 실신이거나, 아니면 옥봉이만 실신한거고, 아내는 실신을
했다가 깨어났는데 안 깨어난 척 하는 것일수도 있었다.
아내의 두 콧구멍을 막았다.
실신한 사람은 반응이 없이 숨을 못 쉬겠지만 아내가 만약에 깨어있는거면
일분 이내에…아니 일분까지 안 간다 삼십초 이내에 반응이 올것이었다.
십초…..이십초…..
"우…우우…..켁켁…."
아내가 내 손을 잡으면서 숨을 켁켁 대면서 눈을 떴다.
이 년….트릭이었다.
눈을 뜬 아내의 눈과 내 눈이 마주쳤다.
이 년은 숨쉬는 거 빼놓고는 다 뻥인 년이었다.
하지만 그건 다음이다…
옥봉이를 보았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