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2] 눈꽃의 후회 023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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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
눈꽃의 후회 023 ----------------------------------------------
아침을 먹으면서 아연이가 입을 열었다.
"엄마한테 다 들었어."
"미안해, 괜히 아빠 신경쓸까봐 내가 비닐봉투에 조금씩만 담아다 준건데…
엄만 그걸 이야기 하고 있어….
아니…아주 조금은 아니구나….
엄마가 맨날 인스턴트 음식만 먹고….그냥 입맛이 없어 하는 것 같아서
아빠가 한 김치랑 소박이 가져다 주니까….
하도 밥을 잘 먹길래…..한 번 더 가져다 주었거든……"
아연이가 아침을 먹으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이것들이 아주 돌아가면서 술술 불고 있다.
나는 끽소리도 안했는데 말이다.
나는 한 번 가져다 준 줄 알았는데 한 번 더 가져다 주었구나….
내가 웃으면서 아연이를 보았다.
"아빠가 다른 건 몰라도 먹을꺼에 째째하게 군 적은 없잖아….
잘 했어….
원수도 아니고, 아연이 엄마인데….
사람은 그렇게 마음이 따뜻하게 살아야 하는거야….."
내가 웃으면서 아연이에게 말을 해 주었다.
아연이는 내가 그렇게 말을 하자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다시 편하게
빵하고 스프를 먹기 시작했다.
착한 우리딸…..
평생 이렇게 순수한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데….
어느날 갑자기 오연지처럼 꼬리 구천구백구십구개 달린 구미호로
변하면 안되는데…..
아연이가 스프를 맛있게 떠먹다가 다시 나를 보고 말을 했다.
"엄마가 아빠한테 친구처럼 지내고 싶다고 하니까 아빠가 싫다고
그랬다면서……"
"그래서 내가 엄마한테 막 또 뭐라고 했는데…..
자꾸 아빠한테 찝쩍대지 말라고……"
나는 태연하게 아연이에게 말을 했다.
"성인남자와 성인여자 사이에 친구가 어디있어….
성인 이성간에 친구는 불가능 한거야…..
물론 어릴때나 학생때는 가능하지만….성인들은 말이야…
성인이 되어서는 이성간에 친구란 다 말장난일뿐이야…."
나는 내 입으로 이렇게 말을 하기는 했지만….
사실 오혜지 대리에게 내가 바라는것은 여자사람친구가 되었으면
하는것 아니던가….
내 스스로 참 모순이 많다고 생각을 했다.
아연이 학교를 보낸후에 한숨 늘어지게 푹 잔 강이가 일어났다.
강이는 아침에 일어나서도 울지않고 항상 부숭부숭한 표정을
짓고 있어서 좋았다.
별 다른 땡깡도 부리지 않고 말이다.
아침에 강이가 일어나면 항상 십 분 정도 안아준다.
안고서 거실을 왔다갔다 하면 강이는 얌전히 내 품에 안겨 있는다.
강이 아침을 먹이고 깨끗하게 씻기고 양치까지 깨끗하게 해서
옷을 입혔다.
어린이집에서 엄마가 없어서 애가 하고 다니는 꼬라지가 그렇고
그렇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기 위해서 머리도 다른 애들보다
항상 더 깔끔하게 헤어샵에 가서 커트를 하고 옷도 디자인 멋진것들로
백화점에서 사 입힌다.
내복이나 양말도 항상 깔끔하고 깨끗하게 세탁을 해서 입혔다.
그 누구에게도 엄마가 없어서…….라는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게 강이를 깔끔하게 단장을 해서 우리 아파트 옆 단지에 있는
어린이집으로 데리고 갔다. 몇 군데를 다녀봐도 이곳이 제일
좋은것 같았다.
밤 늦게 맡아주는 애들도 많고, 선생님들도 다 친절하고 시시티브이도
설치가 되어있고, 무엇보다도 강이가 이 어린이집 선생님들을 좋아했다.
강이를 데려다 주는데 맞벌이 엄마들 몇 명이 출근길에 애들을 데리고 왔다.
엄마들이 애들을 어린이집으로 들여보내면서 애들 뺨에 뽀뽀를 했다.
아무래도 전업주부가 아니라 맞벌이 엄마들이라서 그런지
애들을 맡기는 그 순간에 마음이 더 애틋한 모양이었다.
애들을 다 많이 안아주고 헤어지기 싫어하는것 같았다.
강이는 내 손을 잡고 서서 그 장면들을 유심히 보았다.
갑자기 강이가 손가락을 빨기 시작했다.
"강아…손빨면 안돼…지지….."
내가 강이에게 말을 했다.
"마……마아…….마……"
강이가 다른 아이가 자기 엄마한테 뽀뽀를 받는 모습을 보면서
갑자기 마아…마아..하고 나를 보았다.
사람이 억장이 무너져 내린다는 이야기가 이런 느낌일까?
내가 아무리 눈치가 없고 병신이라고 해도 강이가 지금 마아 마아 하는게
누구를 뜻하는건지 모를리가 없었다.
거실에 가족사진을 떼어내었어야 했나…..
그런건 솔직히 신경도 많이 안쓰고 있었는데 말이다.
강이를 꼬옥 안아주고 뽀뽀를 해주었다.
강이를 어린이집 안으로 넣어주자 강이는 언제 그랬냐는듯 다른 아이들
틈바구니로 가서 같이 어울려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
강이의 눈에 다른 아이들 엄마가 안아주고 뽀뽀를 해주는 모습이
어떻게 보였을까…..
아직 두돌도 안 된 녀석의 눈에 다른 아이들 엄마가 어떻게 보였을까….
인간의 본능일텐데…..
강이를 맡기고 어린이 집에서 돌아 나오는데 눈에 한 가득 눈물이
맺혔다.
이게 다 오연지 씨브럴년 때문이다.
화가 났다.
우리 강이가 나를 올려다 보면서 마아 마아 하는 그 멀뚱한 표정이
자꾸만 눈에 밟혔다.
손빠는 버릇이 없는 녀석인데…손을 빨면서 마아 마아 하는 모습때문에
자꾸만 눈물이 났다.
영식이랑 홍진이가 봉옥봉이를 잘 잡아 놓았겠지….
열 받는데 봉옥봉이 오늘이 니 제삿날이다.
아침부터 날 울게 만들다니….
마회장은 간숙이 산후조리중이라서 당분간 일을 나오지 않을 것이다.
나는 회사 승합차를 아예 가지고 오기 때문에 사무실로 갈 필요가
없었다.
오늘 낮에 점심시간 전후해서 한 건만 촬영하면 되었다.
나는 바로 차를 몰고 편셔리로 향했다.
봉옥봉이 딱밤이라도 한 대 강하게 먹여야 속이 시원할 것 같았다.
오늘 오전 비행기로 일본으로 보내버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육관에 불이 켜져 있었다.
아침운동을 하는 관원들만 보이고 영식이와 홍진이는 보이지 않았다.
영식이의 체육관 승합차와 홍진이의 번쩍번쩍 대는 새 트럭이 건물앞에
있는 것으로 보아 이 녀석들이 어디 멀리 가지는 않은것 같은데
말이다.
나는 옥상으로 올라가 보았다.
이상하다 아무도 없었다.
홍진이도 없고, 영식이도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봉옥봉이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나는 마음이 다급해졌다.
수왕보 문을 활짝 열었다.
홍진이와 영식이가 물속에 허리 아래만 담그는 반신욕 자세로 둘이 같이
튀김우동 큰사발을 먹고 있었다.
"견아 어서와….."
"형 굿모닝…"
두 사람은 활짝 웃으면서 튀김우동 큰사발과 맘모스빵을 씹어먹고 있었다.
"아유…밤새 땀을 좀 뺐더니, 삭신이 쑤셔서 조반 겸해서 모닝온천중이야…."
영식이가 어깨를 돌리면서 말을 했다.
"야….이 씨발….그 새끼 어디갔어……..그…그 새끼 어디갔냐고…"
내가 다급한 목소리로 떨면서 말을 했다.
아연이 눈에 절대로 그 새끼가 띄면 안된다.
홍진이가 스마트폰 화면을 보더니 말을 했다.
"형 그 새끼 잘 있어…여기 있잖아….밤새 잠을 못자서 지금 우리
온천하는동안 조금 재우는거야….
내가 감시카메라로 감시중이야 걱정마….
오늘 일본 보낼꺼 아니야? 비행기에서 자면 되지 뭐….."
홍진이와 영식이는 튀김우동 큰사발의 국물을 마시면서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나는 홍진이가 주는 스마트폰의 화면을 보았다.
"야…이 씨발…여기 어디있어….안 보이잖아…."
내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홍진이가 움찔 해서 말을 했다.
"형….눈 크게 뜨고 세심하게 잘 봐야해….
에이 아니다 실물로 봐야지 금새 이해가 되지…."
홍진이가 벌거벗은채 수왕보 문 밖으로 나갔다.
영식이도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뒤를 따랐다.
홍진이는 예전에 포개가 지내던 엄청나게 큰 개집 앞으로 갔다.
홍진이가 소리를 질렀다.
"야….나까무라…..기상…."
안에서 아무런 기척이 없자 영식이가 발로 개집을 걷어찼다.
잠시후 믿을수 없는 광경이 눈 앞에 보였다.
개집 안에서 개털이 잔뜩 묻은 군용모포 같은것을 뒤집어 쓰고 있는
봉옥봉이 머리는 다 헝클어진채 꾀죄죄한 모습으로 개집에서 기어 나왔다.
봉옥봉의 목에는 포개가 차던 목줄까지 채워져 있었다.
"나까무라 뭐하냐…..사장님 보면 내가 뭐라고 하라고 했지…."
홍진이가 부드러운 음성으로 봉옥봉에게 말을 했다.
봉옥봉이 겁에 질린 얼굴로 나를 보지 못한채 말을 했다.
"일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한국에 오지 않겠습니다."
봉옥봉은 마치 책을 읽듯이 감정없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자다 깬 쉰 목소리로 말이다.
나는 이 황당한 장면이 믿기지가 않아서 멍한 표정으로 개집에서 몸을
반쯤만 내밀고 있는 봉옥봉과,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홀랑 벗은채 몸에서
물을 뚝뚝 흘리고 있는 영식이와 홍진이를 보고 있었다.
"뭐냐 지금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은?"
내가 놀란 표정으로 영식이와 홍진이에게 물어보았다.
영식이가 하품을 하면서 말을 했다.
"뭐긴….나까무라가 오늘 일본으로 돌아가고, 다시는 한국에 오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는거지…
솔직히 한국에 몰래 올 수는 있겠지만, 견이 너나 제수씨를 다시는
찾아 오지 않겠다는 굳은 다짐이라고 할 수가 있지…."
나는 개집에서 몸을 반쯤만 내밀고 있는 봉옥봉을 아예 밖으로 끌어내었다.
뒤집어 쓰고 있는 개털이 묻은 군용모포를 벗겨보았다.
예상대로 봉옥봉은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친 알몸으로 목에는 포개가
차던 개목걸이을 차고 있었다.
나는 조금은 당황해서 봉옥봉의 몸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혹시나 맞은 상처가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서였다.
홍진이나 영식이나 이십년 넘게 복싱을 한 놈들이다.
봉옥봉이가 경찰에 신고라도 하면 어쩌려고…..
다행히 몸에 상처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봉옥봉이의 이마를 완전히 가리는 앞머리가 옆으로 넘어가니
그 좋은 피부가 정말로 많이 푸석푸석해져 보이는게 눈에 들어왔다.
봉옥봉이의 물건 주위로 거뭇거뭇하게 음모가 자라 있었다.
개새끼 오연지는 아예 레이져로 영구제모를 시키고….지는 그냥 면도기로
밀고 말이다.
아주 공갈 염소똥같은 이기주의자 새끼였다.
한 사람의 몸에는 영원히 지울수 없는 흔적을 남기고 자기는 나중에
다시 털이 자라고 말이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상처가 하나도 없었다.
나는 영식이와 홍진이를 쳐다보았다.
"형도 참….애들 장난해….
형만큼이나 깽값에 예민한게 우린데….
주먹 외길 어언 이십 몇 년이야….
내가 형들한테 복싱부에서 처음 배운게 맞다이에서 깽값 안 나오게
주먹 날리는 법인데….."
홍진이가 웃으면서 말을 했다.
"그래도 넌 정말 너무 잔인했어….
내가 진짜 쳐다불수가 없었다."
영식이가 그런 홍진이를 쳐다보면서 말을 했다.
"사돈 남 말하시네….
차라리 짧고 굵게 끝내는게 낫지….형은 사람 피를 말리잖아….."
홍진이와 영식이가 홀랑 벗은채 옥신각신 했다.
"야 얼른 기어 들어가서 옷들이나 입어라……"
나는 옥봉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영식이와 홍진이가 수왕보 안으로 들어가자 옥봉이가 긴장을 풀더니
옆으로 누워버렸다.
"하아……시팔……"
옥봉이의 입에서 욕이 나왔다.
봉옥봉이가 욕을 하는것을 처음 보는것 같았다.
항상 공손하게 말을 하고 점잖은 척을 하던 새끼 입에서 시팔이라는
말이 나오다니…
"야…..시팔….….나 얼른 풀어줘…..
저 새끼들은 인간이 아니야….
뭐 말이 통해야….인간이지…..
저런 정신병자 개새끼들한테 날 던져놔…..
시팔……진짜……"
봉옥봉이는 힘이 빠진듯 바닥에 누워서 눈을 감고 혼잣말을 했다.
몸에 힘이 빠진듯 넋두리를 하는 듯한 목소리였다.
봉옥봉이가 눈물을 흘렸다.
"제발…..연지 얼굴 한 번만 보게 해줘…..
나 갈께….
나 온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
저 개새끼들이 밤새 날 괴롭혀서…..
나 갈테니까….
일본으로 갈테니까…
제발…연지랑 단 오분만이라도 대화하게 해줘…..
부탁이야….
제발….
제발 부탁이야….."
봉옥봉이가 눈을 감은채 눈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말을 했다.
그때였다.
수왕보 문이 열리면서 영식이와 홍진이가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타났다.
"이런 씨바랄 새끼….여기 감시카메라 안 보이냐?
니가 뭐라고 씨부렸는지 옷 입으면서 다 들었거든…..
좆만한 딱따구리 새끼….뭐가 어쩌고 어째?"
영식이와 홍진이가 씩씩대면서 봉옥봉을 쳐다보았다.
봉옥봉은 황급히 포개가 살던 개집 안으로 들어갔다.
홍진이가 개집을 발로 갇어차면서 말을 했다.
"기어나와….다섯만 세고 개집 뒤집는다.
우리에게 자비란 없어…..
이 씨발놈아….
멀쩡하게 대학 나와서 취직도 못하고 맨날 그지같은 좆만한 회사에서
막일만 하다가 쫒겨나고 그걸 반복하다가 니미 집수리한다고
졸라 쇠빠지게 일해도, 항상 대출로 생활비를 충당하면서 살았어….
신용불량에 여기저기 대출이 감나무 연 걸리듯 하고….
에이 시팔 진짜….
너 개새끼야 똥물 뒤집어써봤냐?
맨날 변기 갈러 다닐때……쓰던 변기 분해해서 들고 나오다 보면
그 안에 고여있던 똥물을 내가 뒤집어 쓰는 날이 있어….
자살…..그거 특별한 놈들만 하는거 아니야….
진짜 그런날은 똥물에 쳐박혀서 죽어버리고 싶었어.
마누라는 맨날 이혼하자고 들들 볶고….
우리 이쁜 딸은 비싼 메이커 옷 하나 못 입혀주고 그렇게 살았어….
그때 날 수렁에서 건져 올려준게 견이형이야….
나 지금 우리 딸래미 메이커 옷만 입혀….
그리고 우리 마누라는 내가 퇴근만 하면 맨날 좆 빨아준다….
살다살다 내가 이 동네로 이사를 다 왔어….
처가집에서는 내가 태양이나 마찬가지야….
난 견이형이 죽으라고 하면 죽는 시늉이라도 한다…뭐 이런게 아니야…
난 견이형한테 딱 붙어사는 간디스토마 같은 기생충이야…
견이형은 숙주고….."
홍진이가 씩씩대면서 말을 하는데 영식이가 옆에서 한마디 거들었다.
"난 갈고리촌충…."
영식이와 홍진이는 진짜 진지한 표정으로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둘이 손을 부딪혀서 소리를 내었다.
홍진이가 다시 열변을 토했다.
"견이 형 스트레스 받아서 죽으면…….내 숙주가 죽어버리면….
나도 죽어…..이 씨발놈아….
우리가 미친놈들같지….
아니야…이 씨발놈아…
나도 대학때 통기타 치면서 낭만을 꿈꾸던 졸라 아름답던 청춘이었다고….
너는 남녀문제 때문에 울고불고 죽는다고 하겠지만…
여기 영식이형하고 나한테는 생존의 문제라고….
우리 견이 형 잘못되면 나하고 영식이형은 다시 옛날에 그 지옥으로
돌아가야해….
영식이형은 주류박스 쌔비다가 걸려서 대리점주 앞에서 대가리 박고 빌었어…
그 치욕도 다 버텨내면서 그 지랄을 하고 살았다고….
나이 사십에 대가리를 박았어…
애들 먹여 살릴라고….."
"크흑…..아…시팔….그만해…눈물 나오잖아…."
영식이가 옆에서 추임새를 넣었다.
홍진이가 다시 말을 했다.
"난 견이형 괴롭히는 새끼들은 다 죽여 버릴꺼야…..
그것도 졸라 고통스럽게…
아니 죽이지는 않을꺼야….
그냥…..인간이 느낄수 있는 극한의 고통을 맛보게 해주겠어…
나와 영식이형이 지난 세월 느꼈던 그 고통을 말이야…..
견이형만 건강하면 나하고 영식이형은 정년도 없어….
평생을 여기서 배불리 먹고 풍족하게 돈 벌면서 살수 있다고….
공무원도 우리한테는 명함도 못내밀어…
시팔 구청장하고 나하고 바꾸자고 해도 난 지금 이일을
안 바꿀꺼야….
하루종일 빵빵대고 즐기고 놀다가 잠깐 집중해서 일 열심히 하고….
그래도 고정적으로 통장에 돈이 딱딱 들어온다고…
칠십 팔십….내가 건강하면 난 구십살까지도 이 일을 할꺼야….
하루 하루가 졸라 행복하다고…..이 시팔새끼야….
지옥에서 천당까지 올라왔는데….니가 감히 우리 숙주 골치를 아프게해…"
"난 백살…..아니….내 새끼들도 취직 못 하면…대를 이어서 세습시킬꺼야…"
영식이가 옆에서 또 한마디 추임새를 넣었다.
나는 속으로 생각을 했다.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안하는데 김치국부터 마시고 있다는 생각을 말이다.
"근데 니가 견이형한테 또 땡깡을 부려……
씨발놈…..지옥을 보여주마…..
나를 건드리는건 참아도….우리 숙주를 건드리는건…용납하지 못해….
영식이형 이 새끼 끌어내서 꽉 잡아…"
"응……"
영식이가 대답을 했다.
나는 저 짐승새끼들이 도대체 뭘 하려고 하나 멍하니 쳐다보았다.
"사…살려줘….미안해……갈께…갈께….."
봉옥봉이 소리를 치며서 개집 안에서 안 나오고 있었다.
영식이와 홍진이는 개집에서 봉옥봉이를 끌어냈다.
그리고 영식이가 봉옥봉의 긴 롱다리를 꽉 잡아 붙들었다.
홍진이는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믿을수 없는 행동을 했다.
홍진이가 봉옥봉이의 입에 양말을 물렸다.
영식이는 다리를 잡고 있었지만 차마 홍진이가 하는것을
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홍진이는 몇 번 반복을 했고, 봉옥봉은 완전 자지러지고 있었다.
"그…그만해…홍진아….."
내가 놀라서 홍진이에게 말을 했다.
홍진이는 계속해서 그 행동을 반복을 했다.
"그만하라고 이 씨발놈아….너무 잔인하잖아…..
어떻게 그런……."
내가 소리를 질렀다.
홍진이가 씩씩대면서 봉옥봉이에게서 물러났다.
영식이가 봉옥봉의 다리를 놓으면서 말을 했다.
"것봐 홍진아….견이가 보면 뭐라고 할 꺼라고 했잖아…
그건 너무 잔인해….."
나는 홍진이의 손에 있는 것을 빼앗았다.
어떻게 아직도 이런것을……
구시대의 잔재인데…..
나는 홍진이의 손에서 빼앗은것을 오른손으로 잡고 왼손에 해보았다.
"아야…..시팔…."
따끔했다.
졸라 따끔했다.
"너 이거 어디서 났어……"
나는 홍진이한테 물어보았다.
씩씩대고 있는 홍진이 대신에 영식이가 대답을 했다.
"내가 어제 밤에 이 새끼 조지는데…홍진이가 머리를 써야지 언제
그렇게 조지냐고 하고서는 뚝딱뚝딱 만들더라고…..
하여간에 맥가이버야….."
내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지금으로 부터 거의 삼십 몇년전에 유행하던
것이었다.
그때는 집에 개인컴퓨터가 거의 없던 시절이었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 투를 만들었던 그 시기쯤일것이다.
당시 동네 오락실은 온 동네 남자아이들의 집합소였다.
당시 오락실 아저씨한테 걸리면 귀때기 잡혀서 쫒겨나는 몇가지
소품들이 있었다.
올림픽이라는 오락을 할때 백미터 달리기를 졸라 빨리 하기 위해서
버튼을 빨리 튕기는 역할을 하던 쇠톱…..
그리고 과일박스같은 것을 묶던 단단한 나일론 끈을 가늘게 잘라서
동전 넣는곳을 쑤시던 쑤시개….
돈을 안 넣고 게임을 하기 위한 잔머리의 산물이었다.
그리고 그 쑤시개가 진화해서 혁명을 일으킨 과학의 산물이 있었다.
바로 가스라이터의 점화장치를 분리한 스파크장치였다.
버튼을 누르면 불꽃이 튀어서 가스라이타 점화를 시켜주는 장치를
분리시켜서 그걸 돈을 넣는 곳에 대고 튕겨서 오락기계가 오류를 일으켜서
동전을 안 넣어도 오락을 백판 이상 연속으로 할 수 있는 마치 혁명과도
같은 그런 장치였다.
중학생 형이 있던 놈들이 지 형을 졸라서 만들어서 그걸 가지고
오락실에 오면 완전히 영웅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성공하기도 힘들었다.
한 번 튕겨서는 오류가 잘 발생하지 않았다.
여러 번 튕겨야 오류가 발생했다.
하지만 쇠톱이나 쑤시개는 오락실 아저씨한테 걸려도 귀때기나 잡혀서
쫒겨나는 정도지만 이 스파크장치는 아저씨한테 걸리면 아저씨가
발로 걷어찰 정도였다.
오락기 기판이 나간다고 했다.
잠깐 옛날 생각이 났다.
홍진이는 가스라이터에서 분리해낸 점화장치를 봉옥봉의 귀두에 대고
계속 따끔따끔하게 고통을 주고 있던 것이었다.
보기만 해도 내 몸이 뒤틀릴 정도였다.
"홍진아 이건 안돼…..너무 잔인해…...너 이거 니 꺼에 해봤어?"
내가 홍진이를 보면서 말을 했다.
또 영식이가 대신 대답을 했다.
"그럼….홍진이가 만들자 마자 별로 안 아플까봐, 자기 것에도 한 번 해보고…
내 것에도 한번씩 해봤어….
아주 시팔….졸라게 찌릿하더라고…..
한 방 먹어서는 몰라…연타로 먹으니까 아주 따끔의 정석이더라고…."
나는 나란히 서있는 영식이와 홍진이를 보았다.
세상에는 말로만 떠드는 아가리 파이터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아가리로 씨부리는 그 이상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놈들은 드물다
바로 이 짐승같은 놈들이 그 놈들이었다.
아가리로도 엄청나게 씨부리고….실제 행동은 아가리로 씨부리는 것의
몇 곱절을 행동하는 새끼들…..
이런 놈들한테 걸리면 007제임스 본드가 와도 못 견딜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사고를 하는 놈들이니
대화가 전혀 통하지 않을 것이다.
짐승들을 데려다 놓아도, 학을 떼고 달아날 정도로 상식이 통하지
않는 놈들이었다.
자신만의 우물에 자리를 잡아놓고 절대로 우물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 않는 놈들이다.
누가 그 우물에 들어가는 순간은 바로 제삿날이 될 것이었다.
"형….내 툴은 견이 형이 하지 말라고 하니까 형이 시마이 해…."
홍진이가 영식이를 보고 말을 했다.
"에이…시팔….나는 너무 원시적이라서 족팔린데….견이가 내 방법을
보고 또 단순하다고 쿠사리 주는건 아닌지 걱정된다."
영식이는 머리를 긁적긁적 하더니 주머니에서 뭔가를 주섬주섬 꺼냈다.
그러자 이번에는 홍진이가 봉옥봉이의 다리를 잡았다.
"하…하지마…..갈께……갈꺼야…..간다고….."
봉옥봉이가 다시 울부짖자 이번에는 영식이가 다시 옥봉이 입에
양말을 집어 넣었다.
영식이의 표정은 하나도 긴장됨이 없이 너무도 태연하고 자연스러웠다.
저런 행동을 저렇게 자연스럽게 한다는 것도 정말 놀라운 일이였다.
영식이는 봉옥봉이의 아래에 편하게 양반다리를 하고 나서
주머니에서 꺼낸걸 손에 들고서 어떤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걸 첫번째로 보자마자 말을 했다.
"야….이…….시팔…하지마…..터지면 어떻게 할려고 그래….."
영식이가 천진난만한 소년의 눈동자를 하고 나를 쳐다보면서 대답을 했다.
"견아 걱정마, 홍진이랑 힘조절 하면서 우리꺼에 직접 여러 번 테스트 해봤어.
터질일은 없어…조금 늘어나기는 하려나….."
영식이가 너무도 환하게 웃으면서 말을 했다.
영식이가 두 번째 또 하자 봉옥봉이 머리를 바닥에 찧으면서 고통스러워
했다.
"하지말어 이 쓰벌놈들아…..
이런 진짜 피도 눈물도 없는 악마같은 새끼들……"
나는 영식이 손에 있는 것을 빼앗아서 반으로 분질러 버렸다.
"에이 견아 왜 그래….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이건 고통이라고 할 수 없어…."
영식이가 말을 했다.
옥봉이의 다리를 꽉 붙잡고 있는 홍진이도 너무도 밝은 미소를
지으면서 나에게 말했다.
"형…이건 아무것도 아니야….영식이형과 내가 돈 없고 빽 없어서
이 사회로 부터 당한 고통과 멸시에 비하면 이 정도는 진짜
껌이야…..
이 흰둥이 꺽다리 나까무라 시키가 조금 엄살이 심한것 같아….."
나는 영식이하고 홍진이를 체육관 사무실로 내려가게 했다.
둘은 머리를 긁적이면서 아래로 쫒겨내려갔다.
나는 영식이에게 빼앗아서 반으로 분질러버린 와라바시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차라리 따끔한게 낫지…..이건 진짜 기분 더러울것 같았다.
영식이는 와라바시로 옥봉이의 한쪽 고환을 잡아서 아래로 쭈욱 당겼다가
놓아주고….다시 고환을 잡아서 쭈욱 당겼다가 놓아주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두 짐승이 아래로 내려가자 봉옥봉이가 눈을 떴다.
봉옥봉은 이제 더 이상 반항을 안하고 나에게 말을 했다.
"공항에 데려다줘요……."
하긴…..이 새끼도 불쌍한 새끼다….
어쩌다가 오연지를 건드려서….
이십 몇 년전의 복수를 기어이 찾아가서 하는 오연지도 참 징하디 징했다.
그당시 순진했던 오연지에게는 옥봉이 손가락 발가락을 다 잘라버리고
싶을 정도의 고통이라고 했지만, 막상 오연지가 일본에 가서 한 행동을
생각하면 복수도 할 겸 지도 즐길겸 겸사겸사 간게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연지는 항상 몇수를 내다보고 모든걸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내려다보고 있자…..봉옥봉이 내 발을 두 손으로 꼭 잡았다.
내 신발을 자신의 손으로 꼭 잡더니 나에게 간신히 말을 하는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얼굴이라도….먼발치에서라도……부탁입니다….."
하아….징한새끼…..
하긴…..오연지랑 떡을 치다보면….
다른 여자랑 정사를 하는게…..너무 시시하다..
오연지가 명기도 아닐것이고, 어떤 하나의 특징 때문도 아닐것이다.
조화이다….
얼굴도, 몸매도, 그리고 냄새도…그리고 하여간 그 여자의 모든것이
정말 잘 조화를 이루어서 그 여자를 한 번 이라도 안은 남자를
미치게 만들어 버린다.
나는 지갑을 뒤졌다.
저번에 만날때 오연지가 나에게 쓰윽 내밀었던 명함이 있을것이다.
어학원 강사 명함이었다.
스칼렛 오 라고 쓰여져 있었다.
지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여주인공인가…
스칼렛 오 하라를 분명히 따라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뀐 핸드폰 번호가 적혀 있었다.
도대체 핸드폰 번호를 몇 번 이나 바꾸는 것인지……
전화를 걸었다.
"오빠….."
오전시간이라 당연히 학원에는 없을 것이다.
아내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너 지금 편셔리 프라자 옥상으로 빨리 와봐….
봉옥봉이가 너 한 번만 만나게 해달라고 일본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내가 지금 보내버리기 직전이거든….
니가 와서 다시는 이 새끼 오지 못하게….확실히 말이라도 해라…
이 새끼 완전 미친새끼지….
아연이가 봤으면 어쩔뻔 했냐…..
너도 똑같아….."
내가 소리를 질렀다.
"바로 갈께요….."
아내가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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