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2] 눈꽃의 후회 033
네코네코
1
65
0
3시간전
눈꽃의 후회 033 ----------------------------------------------
나는 내 침구를 가지고 나와서 소파에 두었다.
거실쪽의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소파에 누워서 잠을 청했다.
눈을 감고 잠을 청하는데 오대리와의 짧은 입맞춤이 떠올랐다.
꽤 길었던 키스보다도 짧은 입맞춤이 더욱 달콤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벼운 웃음을 지으면서 잠을 청했다.
매주 수요일 오후 네시에 아내와 모텔에서 만난다.
무인텔에 내가 가서 먼저 방을 예약해 놓고, 문자로 아내에게 방 호수를
알려주면 아내가 오분정도 뒤에 방으로 들어온다.
아내도 모텔주변에서 대기를 하는 모양이었다.
대기를 하다가 내 문자가 도착하면 바로 모텔로 들어오는 모양이었다.
좀 외진 곳에 있어서 보안은 정말 확실한 것 같았다.
벌써 오월말이었다.
아내와 그렇게 수요일마다 관계를 가졌고, 벌써 몇 번의
관계를 가졌다.
나쁠 이유가 없었다.
아내는 아내대로 나에게 최선을 다했고, 나도 일체의 자위행위나
몽정없이 일주일에 한 번 정도면 그럭저럭 성욕해소도 되고 성적인
욕구 불만도 없는것 같았다.
아내는 수요일에도 강의가 있기에 다섯시 반까지는 학원에 가야한다.
시간도 딱 괜찮았다.
시간이 남아봤자 노가리밖에 더 풀겠는가…..
네시부터 다섯시까지 우리는 정말 섹스에만 집중을 했다.
한시간이면 한 번 사정하고 쉬다가 한 번을 더 하면 딱 시간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아내가 실오라기 하나 안걸친 알몸으로 내 위에 걸터 앉아서
내 발가락을 입 안에 넣어서 빨고 있었다.
발가락 하나 하나 쪽쪽 소리를 내가면서 정성스럽게 빨고 있었다.
아내의 아래가 보였다.
영구제모에 완벽하게 성공을 한 것 같았다.
아내의 음부 위에는 진짜 털 한 가닥도 보이지 않았다.
항문과 음부 주변에 잔털들은 아직도 있었지만, 음부 위쪽의 음모들은
이젠 찾아볼수가 없었다.
아내는 음부에 피어싱 했던 순금링들도 모두 제거를 한 상태였고,
배꼽위의 링도 다 뺀 상태였다.
나는 그런것들을 묻지 않았다.
왜 뺐는지 말이다.
아내가 지나가는 말로, 별로 효능도 없는 것 같아서 빼었다고 혼자
이야기를 꺼내려고 했지만, 내가 다른 이야기로 바로 돌려버려서
아내는 길게 말을 하지 못했었다.
들을 이유도 없었고, 듣고 싶지도 않았다.
아내는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관계에 무척이나 공을 들이고
좋아하는 것 같은 눈치였다.
그럴만도 한게….
정말 아내말이 맞는다면….
지난 3월 이후로 나 외에 다른 남자와 관계를 전혀 맺지 않는것이라면…
남자 몸이 많이 그리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 살던 가닥이 있지 말이다.
아내가 내 몸위에 올라와서 정성스럽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애무를
하는데 나는 머리속으로 오대리와의 키스를 상상했다.
오대리와는 이제 만나서 데이트 할때마다 키스를 한다.
키스가 섹스보다 좋은 점은 뭐가 있을까?
솔직히…..화끈한 섹스보다는 달콤한 키스가 훨씬 더 좋은 것 같았다.
아내와 일주일에 잠자리를 한 번씩 가지면서, 달라진 것이 하나 있었다.
아내는 달라진게 아무것도 없었다.
아내는 예전에 나와 섹스를 할 때 했던 모든 행위가 그대로 였다.
아니 이젠 예전보다 더 성실하고 적극적인 섹스를 한다.
섹스라기 보다는 나에 대한 봉사에 가깝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아내와 키스는 해도, 아내의 음부를 더 이상 입으로 애무해 주지 않는다.
가슴이야 빨아주어도, 아내의 음부에 입을 가져다 댄 적은 없었다.
예전에는 아내가 짜증을 낼 정도로 한 시간 이상씩 빨고 그랬던 적도
있었다.
아내도 눈치 챘을 것이다.
내가 다시 육체관계를 맺은 이후로 더 이상 아내의 음부를 입으로 애무해주지
않는다는것을 말이다.
하지만 아내는 그것에 대해서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아내를 후배위 자세로 만들어 놓고 아내의 뒤에서 거칠게 삽입을 했다.
진짜 북적북적 소리가 크게 들릴 정도의 삽입이었다.
절정이 오는 것 같았다.
참지 않고 바로 사정을 했다.
아내가 같이 느꼈는지 안 느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난 아내에게 오늘도 오만원짜리 두장을 지급을 했고,
손님은 창녀까지 만족시켜줄 필요는 없었다.
진짜 백미터 전력질주를 한 것처럼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침대에 벌렁 누워서 숨을 고르고 있었다.
아내가 내 손을 꼬옥 잡았다.
아내는 매주 수요일 잘 때마다 틈만 나면 내 손을 꼬옥 잡고 있었다.
손을 잡고 이야기를 하고, 관계가 끝나도 내가 잘 안아주지 않자…..
아내는 꼭 내 손을 먼저 잡고 놓지 않았다.
아내도 조금 숨을 가쁘게 쉬면서 말을 했다.
"너무 좋았어요….."
"응…."
나는 숨을 고르면서 대답을 해 주었다.
"칠월말에 아연이 데리고 영국에 가려고 해요…..
8월 중순에 영국에서 콩쿨이 있는데 아연이 거기 참가시킬려고
저번주에 서류 제출했어요…..
학생콩쿨인데….솔직히 순위 입상은 힘들꺼에요….
워낙 유럽에 유명하고 쟁쟁한 음학 학교 학생들이 참가하는 콩쿨이라서요…
아연이 나중에 유학생활 대비해서 좋은 경험이나 하라고 참가
시키는 거에요….
내가 가서 같이 일정 체크해주고….아연이랑 같이 지내다 오게요….
칠월 말일 정도에 출국해서 팔월 이십일 조금 넘어서 귀국하려고 해요.
당신 미리 알고 있으라구요….."
아내가 내 손을 꼬옥 잡은채 내 옆 얼굴을 바라보면서 말을 했다.
나는 아내를 돌아보면서 말을 했다.
"아연이 작년에 상 한 번 받았는데, 올 해 그렇게 외국까지
멀리가서 참가할 필요가 있나? 고3인데…."
아내가 나랑 눈동자를 마주치면서 말을 했다.
"그냥…그저 그런 연주자나 시킬려고…..
그저 그렇게 대학 입학해서, 유학 보내서 귀국해봤자….
할게 없어요.
애들 개인 레슨이나 하고…..이름 없는 무명 오케스트라 단원이나
만들려고 아연이 음악 시키는거 아닌거 알잖아요
아니…이젠 내가 시키는 단계는 아니죠….
아연이가 스스로 하는 단계니까요….
아연이는 실기도 우수하지만…..학업성적도 대충 해서 입학하지는
않을꺼에요….
다른 대학 음대와 일유대 음대는 틀려요….
실기는 누구나 백지 한 장 차이지만….
일유대 음대 가는 애들은 학업성적도 우수한 애들이라구요….
아연이는 학업 성적도 일반 문과 수준의 애들과 비교해서 크게
뒤쳐지지 않아요.
좋은 성적으로….실기뿐만 아니라 필기도 정말 우수한 성적으로
일유대 합격 해서…..나중에 교수가 될 수 있는 발판을 차근차근
닦아놓을꺼에요….
솔직히 아연이 이번에 영국 데리고 가는건, 충격요법 좀 주려고 그래요….
유럽의 하이클래스 애들하고 아연이의 갭을 아연이 스스로 느끼고
다시금 자신을 돌아볼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려구요….
아연이 말이에요….
아직 많이 부족해요….
자신이 정말 살 길은 연주를 더 열심히 하는게 아니라, 연주도 잘 하지만
공부가 뒷받침이 되어 주어야 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예술 하는 사람도 결코 공부만 한 사람들에 비해서 공부가 떨어지면
안된다는 것을…..아연이 스스로 깨닫게 하려면….
연주에서…이번에 좀 쓰라린 경험을 해봐야 해요…
내가 잘 데리고 다녀올께요…."
백프로 이해한것은 아니지만 듣고보니 구구절절 맞는 소리 같기는 했다.
아내는 아연이가 음악을 한다고 해서 공부를 대충해서 그저 그렇게
대학 가는건 원하지 않는 듯 했다.
나중에 진짜 교수가 되려면…..공부도 일유대 수준에 맞추어서
해야 할 것은 진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사실 같았다.
"응…그래….여하튼 당신이 잘 알아서 해…..
올해 아연이 정말 바짝 노력해서 좋은 결과 있도록 하자…..
유학이야 뭐, 당신이 알아서 잘 보내겠지만…
일유대 입시는 진짜 어떻게 될지 모르는거잖아…."
"음대가 요새 계속 경쟁률이 높아져서 사실 조금 걱정이기는 해요…."
아내가 은근슬쩍 내 품에 안기면서 말을 했다.
아내를 품에 안고서 생각을 했다.
아연이만 일유대 합격시키고 나면 진짜 큰 걱정 하나 덜고 조금
마음을 여유롭게 살수 있을것 같다고 말이다.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아내의 체취를 맡으면서 생각을 했다.
오대리와 잘 것인가 말 것인가?
같이 자면 더 친근감이 높아질까?
아니면…..오대리 말 마따나….쉽게 싫증을 내게 될 것인가….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뭐가 맞는건지…나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게 안정적이었다.
새로 수리가 완료된 건물은 삽시간에 임대가 끝나버렸다.
일층 같은 경우는 유명 패스트 푸드체인 두 곳이 경합이 붙어버렸다.
덕분에 나는 패스트 푸드점 본사 방침이라는 계약조건까지 내 마음대로
바꾸어 가면서 유명 패스트 푸드점 햄버거 집과 일층을 통째로 임대계약을
해버렸다.
바로 옆이 엄청나게 큰 학원 상가 건물이라서 학생들 유동인구가
많기에 장사는 잘 될 것 같았다.
그렇게 삼층 건물의 세가 삽시간에 다 나가버리고 인테리어공사까지
거의 다 끝나버렸다.
건물 외관이 워낙에 독특하고 근사해서 임대인들이 많이 몰린 것 같았다.
그렇게 편안하게 5월 한달을 마무리 할 수가 있었다.
모든게 너무나도 평화로웠다.
사랑하는 아연이와 강이는 아무런 문제없이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아내와는 매주 수요일날 밖에서 몰래 모텔에서 만나서 10만원씩 주고
관계를 하고 있었고….
오대리와는 낮이고 밤이고 수시로 만나서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새 건물의 임대가 모두 끝나서 마음도 편한 상태였고,
마회장과는 즐기듯이 편하게 일을 하고도 이제는 항상 어느 수준
이상의 회사매출이 보장이 되니까 일에 부담도 없었다.
그렇게 6월이 찾아왔다.
아내가 다시 한국으로 온지 벌써 세달이 지나고 네달째가 되고 있었다.
올 한해의 가장 큰 일인 아연이 입시문제만 정말 제대로 좋은 결과가
있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아내가 8월에 아연이를 데리고 영국에 간다고 하니까, 걱정은 되기도
했지만…아내의 말마따나 도전하기 좋아하는 아연이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연이 아침을 먹여서 학교를 보내고 어제밤에 강이와 같이 잔 아내가
강이와 함께 느지막히 일어났다.
아내는 바로 옆단지로 이사를 와버려서 수시로 걸어서 집까지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강이 때문에 아내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지문등록도 해주는건
어쩔수가 없는 일이었다.
나는 마침 싱싱한 조개가 있길래 클램차우더를 끓여서 아내에게
주었다.
"이거….참 많이 먹고 싶었었는데….
내가 인터넷에서 레시피 보고 하면….이 맛이 잘 안나더라구요….."
아내가 환하게 웃으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나는 아내가 좋아하기도 했지만 강이 녀석이 워낙에 이걸 잘 먹어서
아내가 집에서 안 자는날 가끔 끓여서 강이와 같이 먹고는 했었다.
강이는 클램차우더 식힌것을 먹다가 갑자기 말을 했다.
"어마….엄마…."
두돌이기는 했지만 또래 여자애들보다 말이 많이 느려서 걱정을 했던
강이의 입에서 엄마라는 말이 나왔다.
나는 깜짝 놀랬다.
나한테는 아직도 빠아 라고 하면서…..
강이는 아내와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까 어느새 엄마라는 발음을
거의 정확하게 하고 있었다.
강이한테 조금 섭섭한 생각도 들었다.
엄마보다는 아빠라는 발음을 먼저 해주기도 솔직히 조금은 바랬었는데…
강이는 너무도 당당하게 엄마라고 외치면서 아내가 먹여주는 클램차우더를
입에 넣고 있었다.
아내가 강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원래 밝았던 강이가
더 밝아진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그렇게 육월초의 어느날 오대리가 문자를 보냈다.
[사장님, 혹시 시간되시면 오늘 점심 같이 하실래요?]
늦은 오후가 아니었다.
정오도 안 된 시간이었다.
나는 문자를 보고 마회장에게 말을 했다.
"회장님, 저 오늘 점심약속이 있어서요, 먼저 좀 가볼께요…"
"누구냐? 설마 그 보험 아가씨는 아니겠지…."
마회장은 앉은 자리에서 모든걸 다 파악하고 있는듯 했다.
"어떻게 아셨어요?"
"뭘 어떻게 알어…니가 맨날 그 아가씨랑 문자랑 카톡하는거 너무 티나게
하잖어…..
만나는 건 좋은데 나중에 상처받지는 말아라…..
니가 은근히 그런 소소한 연애에 상처를 크게 받는 스타일 같아서
조금 걱정이다…."
"상처받고 그럴 사이 아니에요…..그냥 좋은 친구로 지내기로 했어요….."
내가 웃으면서 마회장에게 말을 했다.
그러자 마회장이 말을 했다.
"여자와 남자 사에에 친구가 어디있냐?
육체동맹을 맺지 못하면….그 사이는 땡이라고 봐야한다…."
마회장은 말을 마치고 자신의 말이 웃기는지 막 웃기 시작했다.
나는 진짜 점심시간에 오대리와 마주 앉았다.
평소보다 더 곱게 화장을 하고, 스커트도 조금 짧아보이는 신경을
많이 쓴 차림이었다.
"어디 평일날 결혼식 다녀왔어요?"
내가 오대리에게 물었다.
오대리가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을 했다.
"아니요….오늘 대표이사 면담이 있어서요…..오전에 사장님하고
면담을 좀 했거든요…."
"나 오늘 좀 이상하죠?"
오대리는 조금은 어색하게 나를 쳐다보았다.
같이 회덮밥을 잘 하는 집에 들어갔다.
내가 비벼주어야 하기 때문에 옆에 나란히 앉으려고 하니까 오대리가
그냥 마주보고 앉자고 했다.
오대리가 뭔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대리와 마주 앉아서 회덮밥을 먹었다.
오대리와 비빔밥을 먹을때면 항상 내가 비벼주고는 했었는데….
오대리는 오늘 자신이 혼자 회덮밥을 비벼 먹고 있었다.
"혹시 사장님한테 혼났어요?"
내가 오대리를 보고 물었다.
"아니요…..저 오늘이 사장님하고 단독 면담하는거 처음이에요….
저희 같이 큰 조직에서 사장님이 저 같은 영업파트 말단 대리를
아실일이 뭐가 있나요…."
오대리는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었다.
나이 마흔 일곱살을 땅따먹기 해서 딴게 아니었다.
나도 어느 정도의 눈치라는 것이 있었다.
오대리는 분명히 뭔가 일이 있다. 분명했다.
나도 사회생활 해봐서 안다.
오대리는 분명히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는 것이다.
그냥 묻지 않는 편이 도와주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오대리가 말을 했다.
"그냥….사장님 얼굴 한 번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갑자기 보자고 한거에요.
바쁘실텐데 죄송해요…."
이상했다, 정말 이상했다.
우리는 키스도 하는 사이였다.
옛 남자 흉도 보고, 이제는 나한테 집안 이야기까지 틈틈히 하던
그런 오대리가 얼굴 보고 싶어서 만나자고 한 걸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하다니…..
갑갑했는데, 오대리의 표정이 하도 우울해 보여서 내가 더
물을 수가 없었다.
헤어지기 전에 오대리가 나에게 말을 했다.
"사장님….왜 이혼하셨어요?
진짜로요…..그냥…..흘려 지나가는 대답이 아니라요….
혹시 이혼한 거 후회한 적은 없으세요?"
오대리가 내 목을 보면서 말을 했다.
내 눈을 바라보는게 아니라 내 목을 쳐다보고 있었다.
오대리는 말이었다.
뜬금없이 내 이혼 이야기는 도대체 왜 꺼내는가?
오대리에게 오연지의 기행을 다 이야기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믿지도 않을테지만 말이다….
"후…후회요…..
글쎄요…..
급하게 결정한게 아니라….심사숙고를 하고 결정한 이혼이라서
별로 후회한 적은 없어요…."
내가 오대리에게 대답을 했다.
"그러네요….."
오대리가 대답을 했다.
내가 오대리의 손을 잡으려고 했다.
오대리가 화들짝 놀라면서 손을 뒤로 빼내었다.
"죄…죄송해요…..회 비린내 날까봐요…."
내가 더 깜짝 놀랐다.
우리는 회를 먹고도 키스를 하는 사이였다.
비린내 따위가 우리가 손을 잡는걸 가로막다니….
오늘 오혜지 대리는 진짜로 뭔가 이상했다.
"사장님…..저 먼저가요….
회덮밥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오대리가 고개를 꾸벅 숙여서 인사를 하고 자신의 경차를
타고 사라졌다.
오대리가 저렇게 나오니까 내가 마음이 더 우울하고 이상했다.
도대체 오대리가 진짜 왜 저러는 것일까?
마음이 심란했다.
다시 회사로 갔다가 오후에 퇴근을 해서 편셔리에 들르지 않고
바로 집까지 걸어갔다.
옆 아파트 단지 앞 상가를 지나치는데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렸다.
"빠아…..빠….."
강이 목소리였다.
나는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강이와 아내가 손을 잡고 단지 상가 과일가게에서 과일을 고르고 있었다.
강이가 지나가는 나를 보고 부른것이었다.
강이가 아빠를 보고 반가워서 부른게 하도 신통방통해서 가서 강이를
번쩍 안아주었다.
"강아 아빠한테 뽀뽀해드려야지…"
아내가 웃으면서 말을 했다.
강이가 내 뺨에 뽀뽀를 연속해서 막 했다.
기분이 좋았다.
오대리때문에 우울했던 기분이 강이의 뽀뽀로 확 바뀌는 것 같았다.
과일가게 할머니가 강이를 안고 있는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는 것 같았다.
나는 우리 아파트 단지 상가만 가서 옆 단지 과일가게는 처음 와 보는것
같았다.
아내의 아파트가 있는 아파트 단지였다.
나는 저 할머니가 왜 나를 저렇게 훑어보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가 웃으면서 말씀을 하셨다.
"애 엄마가 하도 늘씬하고 이쁘게 생겼는데 아들이 저렇게 떡두꺼비 같이
장군처럼 생겨서 내가 이상하다 이상하다 했었는데…..
뭔 세살짜리가 이렇게 기골이 장대한가 궁금했는데….
아빠를 보니까 궁금증이 한 방에 탁 풀리네요…."
할머니가 웃으면서 나와 강이를 번갈아 가면서 쳐다보시고 웃으셨다.
"풀빵도 아주 그냥….완전 풀빵이네요…."
할머니는 우리 부자가 보기 좋은듯 웃으면서 한마디를 더 하셨다.
아내가 웃으면서 할머니에게 말을 했다.
"할머니 저도 조금 닮지 않았나요? 눈매는 저도 많이 닮은것 같은데…."
"아니야…..아주 그냥 아빠랑 풀빵인데…..
엄마 얼굴을 좀 닮았어야 하는데……"
할머니가 아내의 어깨를 잡아주면서 말을 했다.
강이가 좋아하는 멜론과 망고를 사서 집까지 같이 걸었다.
강이는 엄마 손을 꼭 잡고 걷고 있었다.
엄마랑 같이 있는 시간이 좋은 모양이었다.
아내는 강의가 없을때는 강이를 데리고 상가에 가고, 공원에 가고
강이가 어린이집에 있는 시간을 최소화 하는 것 같았다.
아내가 강의가 없는 화요일 하고 금요일에는 아내는 오전에 세시간
정도만 강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하루종일 강이와 같이 지내는 것 같았다.
매일 오전에 아내는 시내의 한 피트니스 센터로 운동을 다닌다고 했다.
뭐 내가 신경쓸 일은 아니지만…아내는 그렇게 운동을 하는 시간 외에는
거의 강이나 아연이하고 시간을 다 보내는 것 같았다.
강의가 없는 날에는 말이다.
날이 빠르게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오대리는 일주일 넘게 나에게 연락이 없었다.
내가 매일 카톡으로 안부인사를 해도 오대리는 바쁜 일이 있다면서
미안하다고 대화를 길게 이어나가지 않았다.
내가 싫어진건가?
일주일이나 연락을 먼저 안 한 적은 처음이었다.
새 건물의 보험 계약중 특약 내용을 변경할 것도 상의해야하고
데이트도 해야 한다.
이렇게 오래 얼굴을 안 본 적도 없었다.
최근에 말이다.
둘이 같이 있기만 해도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많았고,
오대리도 영화광이라서 우리는 영화 이야기만 해도 두세시간씩
재미있게 같이 떠들고는 했었는데….
오대리와 같이 수다를 떨지 못하니까 웬지 모르게 많이 허전했다.
일주일 넘게 훌쩍 시간이 지나버리자 입에 침이 바짝바짝 말랐다.
내 인생의 유일한 청량제였다.
취미생활도 없고, 마땅히 집중하는 것도 없었다.
오대리를 만나는 것은 내 삶의 소소한 기쁨이었다.
매주 수요일마다 아내와 관계를 할때도 머리속에는 온통 오대리
생각뿐이었다.
우리는 육체적인 관계는 키스까지만 했었지만….
그 긴밀한 유대감은 섹스를 천번한 커플 이상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때 회덮밥 식사때부터 갑자기 돌변한 오대리의 태도가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정말 싫어진 것인가…..
하긴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5월달 들어서 더욱 많이 급속도로 가까워 졌었다.
눈만 마주치면 키스를 했으니까 말이다.
만약 내가 싫어졌더라도, 오대리 입으로 직접 듣고 싶었다.
이별을 하더라도…..
직접 말을 듣고 싶었다.
아내가 날 버리고 갑자기 떠난 기억 때문에 그런지는 몰라도….
어느날 갑자기 버림 받는건 정말 싫었다.
나는 그렇게 일주일 넘게 훌쩍 지나버린 어느날 오후에 오대리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대리 혹시 내가 뭐 잘 못한 것 있어요?
내가 잘 못 한거 있으면 말해줘요….
내가 눈치가 많이 없어요.]
바로 답장이 왔다.
[아니에요. 사장님 그런거 아니에요.]
[내가 싫어졌다면, 그냥 솔직히 말 해주면 좋겠어요.
내가 너무 요새 빠르게 다가가서 부담이 된 건가요?]
[아니요, 사장님 그런거 아니에요.]
나는 오대리의 답장을 보고 답답해서 혼잣말을 했다.
"이것도 아니고…저것도 아니면 도대체 뭐니….혜지야….나 미치겠다….."
"혜지가 누구야? 연지가 아니라 혜지야……"
나는 화들짝 놀라서 의자에서 넘어질뻔 했다.
영식이였다.
영식이와 홍진이가 옥상에 의자에 앉아 있는 내 뒤로 몰래와서
내 혼잣말을 듣고서 뒤에서 궁시렁 댄 것이었다.
"이런 씹새끼들….간 떨어지는 줄 알았네…..
저리 안가…..이 씨발놈들아….."
내가 화들짝 놀라서 영식이하고 홍진이에게 소리를 질렀다.
홍진이와 영식이가 잽싸게 수왕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홍진이가 영식이에게 말을 했다.
"형….거 보험아가씨인가 보다…."
"이런 씨발….."
내가 소리를 지르자 홍진이가 수왕보 문을 잽싸게 닫았다.
그때였다.
다시 문자가 들어왔다.
[사장님, 제가 지금 그리 갈께요……]
오대리와 커피숖에 마주 앉았다.
일주일이 넘게…..거의 열흘 가까이 된 시간이었다.
"죄송해요 사장님…..
일부러 피한거 맞아요….
저 고민이 있었어요…..
정말 큰 고민이 있었어요….
살아가면서 말이에요….
제가 결혼을 코앞에 두고 파혼 당한것처럼 큰 일은 다시는 없을줄 알았어요…
그런데 말이에요….
결혼때보다 더 큰 고민을 했던 지난 한주였어요….
지난 한주간 저는 제 인생 전체를 놓고 고민을 했었어요.
사장님….정말 미안해요….아니…정말 죄송해요….."
오대리가 울고 있었다.
"오대리 왜그래요? 무슨 일이에요?
말해봐요….내가 도와줄수 있는건 다 도와줄께요….
나 보기보다 많은 부분을 도와줄지도 몰라요….
나 돈 말고도 아는 사람도 많아요…내가 아는 사람들중에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있어요…
웬만한 고민 내가 다 해결해 줄수 있어요….
무슨 일이에요 오대리…"
내가 놀라서 다급한 목소리로 오대리를 보고 말을 했다.
오대리가 나를 쳐다보았다.
"저 사장님 진짜 많이 좋아했었어요….
아니 사랑했었어요….
믿음직하고…든든했었어요….
왜 이런 남자를 진작에 만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들 정도였어요.
사장님때문에 파혼한 남자를 다 잊을수 있었어요….
진심이에요……"
오대리는 눈물을 흘리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나두요….나두 혜지씨 좋아요….
나도 정말로 혜지씨 사랑해요….
왜 울어요….
우리 서로의 마음 잘 알잖아요…
우리 뜨겁게 끓어오르지 않아도….
서두르지 않기로 했잖아요…..
오대리 왜 그래요?"
오대리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코를 풀더니 내 눈을 보았다.
그리고 가볍게 웃음을 지었다.
"저…..그저께 결정했어요.
제 인생에서 가장 큰 결정을요…
결혼따위보다 훨씬 더 큰 기회가 저한테 왔어요…..
사람은 누구에게나 인생에 있어 세번째 기회가 온다고 했잖아요…
전…그 세가지가 한 번에 몰아서 온 것 같아요……"
"…………….."
나는 아무런 대답을 못하고 오대리를 쳐다보았다.
"사장님, 정말 죄송해요……저….다음주에 영국으로 유학 떠나요….."
오대리의 말을 들은 나는 깜짝 놀라서 오대리를 쳐다보았다.
오대리가 고개를 푹 숙인채 말을 계속했다.
오대리의 눈에서 눈물 방울이 떨어지는것이 보였다.
"런던 비즈니스 스쿨이라는 곳이에요….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대학원중의 하나인데….금융쪽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인 곳이에요….
전 회사를 다니면서 야간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지만, 그런건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요…..
하지만 런던 비즈니스 스쿨이라는 곳은 달라요….
이곳에서 학위를 받는다면….제가 일유대를 나오지 않았다고 해도…
제 커리어는 단숨에 뒤바뀌게 될꺼에요….
저한테 런던 비즈니스 스쿨 학위 취득시까지 학비를 대주고 기숙사가 아닌
별도의 아파트와 체제비까지 지원해 주는 곳이 엄청난 다국적 금융기업의
자회사라도 하더라구요….
홍콩 오리엔탈 인베스트먼트라는 회사에요….
저도 잘 몰랐었는데…..주변에 알아보니까 엄청난 회사라고 하더라구요….
저번에 제가 사장님하고 면담한것도, 어떻게 저런 엄청난 회사에서
유학지원을 받느냐고…..인생의 기회가 될 것 같으니 잘 다녀와서 꼭
회사로 복귀해서……회사에 중요한 재원이 되어 달라고 사장님이
격려해주시는 자리였었어요…..
회사를 그만두고 가는게 아니라, 회사에서 휴직을 인정해 주겠데요….
홍콩 오리엔탈 인베스트먼트에서 저희 회사로 공식 요청을 넣었데요….
회사를 그만두고 가는거라면 저도 요새같은 불경기에 망설이겠지만….
회사에서도 휴직을 인정해준다고 잘 다녀와서 영업일 말고 회사의
핵심 요직으로 복귀하라는 말을 사장님한테 직접 들으니까…..
정말…..이 모든게….사실인가 할 정도로 믿을수가 없었어요…
이 모든게 꿈만 같아요….
진짜 미운 오리새끼가 단숨에 백조로 탈바꿈 하는 기회가 저한테
온거에요…."
나는 너무도 놀라웠다.
헤어지는건 싫었지만…..오대리에게 그런 기회가 왔다면 잡아야 한다.
"오대리….당장 가요….
그런 좋은 기회라면 당장 가야해요….
인생은 한 번뿐이잖아요….."
"알아요….
제 서른세살 인생 평생에 이런 기회는 처음이에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야 하는데….
이 기회를 잡으려면 사장님하고 헤어져야 하잖아요…."
나는 기가 막혀서 너털 웃음을 터트렸다.
"뭔 소리에요…..
말이 영국이지 인터넷 화상통화랑 이메일이랑…..우리는 항상 같이
있는거나 다름없어요…..
나도 딸을 키우는 아빠에요….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안다구요…
오대리…..무조건 가요….
난 그런 기회라면 이년? 아니 오년 아니 십년이라도 기다릴수 있어요….
내가 휴가때 영국으로 놀러 갈게요….."
나는 환하게 웃으면서 오대리에게 말을 했다.
오대리가 울면서 고개를 좌우로 마구 흔들었다.
"아니……아니요…..
그런게 아니에요…..
제가….이 유학 기회를 잡으려면요……
조건이 있어요….
조건이 단 하나가 있어요….
제….
제….기억에서요….
편견이라는 남자를 지워야 한대요….
그래야…..제가 이 기회를 잡을 자격이 주어진대요…….
그렇지 않으면…..이 모든 기회는 신기루처럼 날라가 버릴꺼래요….."
나는 놀라서 오대리에게 말을 했다.
"아…아니…그게 무슨 말이에요…..
나하고 그게 무슨 상관이라고….."
오대리가 눈물을 닦더니 말을 했다.
"저한테 이 조건을 제시하신 분이…..
오연지 이사님이라는 분이에요….
사장님…..이혼하신 부인분이요….."
나는 너무 놀래서 손에 들고 있던 물잔을 바닥에 떨어트렸다.
플라스틱 물컵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너무 놀래서……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입밖으로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오….오연지…..이….이…….씨발년이……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Highcook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