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2] 눈꽃의 후회 035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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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전
눈꽃의 후회 035 ----------------------------------------------
다음날 아침이 되었다.
아내는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아침 일찍 집에왔다.
나는 집으로 들어온 아내를 소 닭 보듯이 쳐다보았다.
아연이는 벌써 학교에 간 이후였고, 강이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상태였다.
아내가 주방에서 요리를 하는 내 뒤에 선 채로 말을 했다.
"솔직히 일주일에 한 번도 부족해요….
난 일주일에 두 번 아니 세 번 이상으로….횟수를 늘리고 싶다구요…"
아내가 내 뒤에서 내 허리를 껴안으면서 말을 했다.
기가 막혔다.
옛날에는 그렇게 한 번만 같이 자자고 해도, 그 유난을 떨던 아내였는데….
"이거….놔…….
오연지….너 지금 뭔가 크게 착각하고 있는데….
내가 널 용서하고 받아들인거 아니야…..
애들 때문에 니가 자유롭게 이 집에 드나드는 거라고…..
우리 관계가 어떤 개선이 있을것이라는 생각은….
애당초 버리는게 좋을꺼야….
니가 측은해서 그랬어….
정말 측은해서…잠자리도 같이 한 거라고……
그래….욕구는 욕구고…..섹스는 섹스라고 생각해서 그런건데…..
니가 어떻게….나한테…….."
나는 내 허리를 잡고 있는 아내의 손을 뿌리쳤다.
나는 아내를 보고 돌아섰다.
그리고 아내를 쳐다보았다.
나는 아내에게 말을 했다.
아주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오연지…..
내말 똑똑히 들어….
내 진심이야…
나 이제 너를 사랑하는 마음이 진짜 단 일프로도 없어.
애들 엄마 그 이상의 어떤 것도, 너한테 다른 마음이 없다고….
그만해…..
니 마음이 어떤지도 모르겠고….
알고 싶은 생각도 없으니까…
애들만 바라봐…..
날 그만보고….제발 애들만 바라보라고….
나도 그럴테니까…..너도 제발 그렇게 좀 하라고……"
"……………….."
내 말을 들은 아내는 아무말도 하지 못한채 그렇게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나는 다시 돌아서서 밑반찬을 하기 시작했다.
오전에 강이가 일어나기 전의 시간이 밑반찬을 하기에는 제일 좋은
시간이었다.
아내는 식탁의자에 앉았다.
나는 아내가 뒤에 앉아 있는것은 그냥 무시하면서 내가 할 일을 했다.
우스웠다.
지금 나의 행동이….
이 모든게…마음 모질지 못 한….내 스스로의 탓이다.
그 누구를 탓할수도 없는 일이었다.
아이들때문에 마음이 약해져서…
내 아이들이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이 마음이 아파서…
아연이 중학교 3학년때 아내가 갑자기 집을 나가고 아연이가
받았던 상처가 되풀이 되는건 정말로 싫어서….
강이가 다른 아이들이 다 받고 자라는 엄마의 사랑을 그리워하는 것이
마음아파서….
그래서 아내를 받아들인것이…..
그래서 자연스럽게 다시 아내가 이 집에 드나들게 한 것이….
결국….이렇게 되었다.
아내는 아주 오래전 수없이 많이 그랬던 것 처럼….
나에게 큰 잘못을 한 다음에…어떤 계기로 인해서 슬그머니
제자리로 찾아 들어오려는 그런 습성을 버리지 못 한 것 같았다.
오혜지가 밉지는 않았다.
마회장님 말처럼….그 누구였다고 해도, 그런 조건은 거부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오대리도 파혼후에 영업직까지 뛰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해보면….
어디론가 달아나고 싶은 마음이 컸을것이라는 것을….인정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잊을 사람은 빨리 잊어야 하는게 맞을것 같았다.
오혜지의 마음속에는 이미 내가 나가버린것 처럼 말이다.
영국으로 떠나면서….연락 한 번 없었다.
그리고 정말 수년뒤에 우연히라도 길에서 마주친다면, 나를 모른척
하겠지…
우리는 그래도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같이 잠을 자던 사이도 아니였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후라이팬에 반찬을 하고 있는데, 식탁의자에 가만히 앉아서
내가 요리하는 것을 지켜보던 아내가 입을 열었다.
"지우개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내 기억속에 남아있는 당신에게 미안한 행동들을 다 지워 버렸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지우개로 당신의 마음에 남아 있는 상처들과 나쁜 기억들도
다 지워버렸으면 좋겠어요."
"난…..있잖아요….새롭게 시작할 준비가 다 되어있어요….
이젠….내 마음속에….다른건 아무것도 없어요….
당신하고…..행복해지고 싶어요…
그럴 자격 없는거 알아요….
정말 알아요….
다른 사람들 같으면….나 절대 그냥 놔두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요…
하지만….당신은 다른 사람들하고 다르잖아요….
당신은…..
영원히….내 남자라구요…..
나 지우개가 있다면….
당신 마음속에 있는 나에 대한 나쁜 기억들을 다 지워버리고 싶어요…."
"그리스인 조르바라는 책이 있어요….
거기에 이런 말이 나와요….
산다는 게 뭔지 알아요? 허리띠를 풀고 말썽을 만드는 게 바로 삶이지요…..
산다는 게 곧 말썽이에요….."
"그 대사를 읽고서…..처음에는 웃다가 나중에는…..눈물이 났었어요….
마치…지나온 내 인생 같아서요….
당신이 내 옆에서 든든하게 지탱해주었기에….내가 허리띠를 풀고 말썽을
피웠던 내 삶 같아서 말이에요…."
"에이…..시팔…탔네…."
아내가 말하는 것을 듣지 않는척해도 다 듣느라고 후라이팬에 볶고 있던
어묵볶음의 한 쪽이 살짝 탄 것 같았다.
"에이….진짜….저리 안가?
요리 하는데 씨부리고 있어…
오뎅이 타버렸잖아…"
내가 갑자기 말을 하자 아내가 조금 놀란듯 나를 보고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다.
"책을 읽어도 꼭 지같은거만 읽어요…
니미 좆바인지 뭔지…..책 제목에도 꼭 좆이 들어간 것만 읽지….니미럴…"
나는 혼잣말을 하고서 멀뚱히 어쩔줄 몰라하는 아내를 보았다.
아내는 식탁의자에 가만히 있었다.
"저리 가라고….아침 밥술이라도 얻어 먹으려면 거실로 가있어…."
내가 아내에게 윽박지르듯이 말을 했다.
"네…..미안요…."
아내가 황급히 거실로 종종걸음으로 걸어갔다.
그때였다.
"빠아……"
강이가 일어나서 나를 부르는 것 같았다.
"어…"
나는 요리하던 불을 끄고 안방으로 가려는데 아내가 벌써 안방문을
열고 들어가서 강이를 안았다.
"강아…잘 잤어….."
"엄마……"
강이가 환하게 웃으면서 아내에게 안겼다.
나는 다시 주방으로 와서 아침상을 차리기 시작했다.
속으로 아까 아내가 했던 말을 생각을 했다.
뭐 허리띠를 내리고 말썽을 부려….
저 년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저 년은 아마도 평생 정신을 차리지 못 할 것이다.
아이들 엄마 이상으로는 절대로 오연지에게 아무것도 기대를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홍진이가 나에게 했던말이 생각이 났다.
생긴대로 사는 것이다.
원래 내 모습대로 말이다.
내가 뭘 아는게 있고….내가 뭘 잘난게 있겠는가….
내 주제에 무슨 여자사람친구인가?
주겠다는 년 있으면 다 주워먹고 살던 그런 삼마이 인생이었는데….
나는 내가 건물도 생기고, 돈도 많이 생기니까 마치 무슨
대단한 인생이나 된 것같이 착각을 하고 살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강이를 옆에 앉혀놓고 밥을 먹였다.
강이는 엄마가 먹여주니까 손도 까딱 안하고 주는 밥을 받아먹고
있었다.
"고기…."
강이가 아내에게 말을 했다.
고기반찬을 입에 넣으라는 것이었다.
아빠라는 말도 아직 엉터리로 발음하는 녀석이 아빠라는 말보다
고기라는 발음을 더 정확하게 하다니…..젠장…..
오후에 편셔리의 옥상에서 홍진이 영식이와 나란히 난간에 기대어
새빌딩의 일층에 들어선 패스트 푸드점에 학생들이 바글바글대는 것을
보고 있었다.
"아주, 돈을 갈코리로 긁어 담는구만….."
홍진이가 패스트푸드점을 보면서 말을 했다.
영식이가 그 말을 듣더니 대답을 했다.
"진짜 뒤에서 돈 버는건 건물주지…..저렇게 장사가 잘 되는 자리인데…
임대료가 얼마나 비싸겠냐….."
내가 영식이 말을 듣고 대답을 했다.
"니미 시팔….돈이 인생의 전부냐…..
행복은 쩐 순이 아니잖아요라는 영화도 안봤냐…."
내가 말을 하자 영식이와 홍진이가 동시에 나를 보고 소리를 질렀다.
"맞어….돈이 인생의 전부야…..시팔….…."
두 녀석이 동시에 나에게 말을 했다.
토씨하나 안 틀리고 말이다.
가만히 내 인생을 생각했다.
정말 이혼남이라는거 빼놓고는 부족할것 하나 없는 그런 인생이었다.
가진건 이제 정말 돈 밖에 없었다.
돈과 사랑하는 자식들….
그게 내가 가진 전부였다.
나는 영식이랑 홍진이에게 말을 했다.
"시팔…..진짜 생각 많이 했다.
우리 아연이 유학보내고, 교수님 만들려고 진짜 안 먹고 안 쓰고
지지리 궁상 떨었는데….
어쩌다 보니까 이젠 그런 비용 걱정할 단계는 지나버렸다.
나도 이젠 재미있게 살꺼야…
여자사람친구….
좆까는 소리는 당나라 가서 하는 거지…..
내 주제에 무슨 여자사람친구야…..
시팔…여인숙바리나 하던 주제에 말이야….
좆도…..니네….요새 제일 물 좋은데가 어딘지 좀 알아봐….
시팔…좀 즐기면서 살자…
텐프로? 점오? 아니면…..뭐 무명연예인 나오는데도 있다면서….
내 스타일 알지…
졸라게 이뻐야 해…..
좀 알아봐….여자끼고 술마시고 노는데 좀 말이야…
시팔….구리게 노래방 알아보지 말고…."
내 말을 들은 영식이와 홍진이가 얼어붙었다.
둘은 서로 마주보더니 갑자기 만세를 불렀다….
그리고는 둘이서 잽싸게 옥상 아래로 뛰어 내려갔다.
조금 있다가 사무실로 가보니 녀석들은 전화기를 붙잡고 어딘가와
통화를 하고 있고 인터넷을 찾아보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
그래…..오연지…시팔….너만 이쁘냐….
너랑 일주일에 십만원 주고 자느니….오십만원을 주더라도
너보다 잘난 여자, 너보다 멋진 여자 만나 즐기면 되는 것이다.
오연지 이 쓰벌년아 빠이빠이다….
저녁에 집으로 가서 저녁들을 먹었다.
아내는 그때 오혜지 사건 이후로도 꾸준히 지네 집 드나들듯이
집에 드나들고 있었다.
하지만 매주 수요일의 관계는 이젠 끊어진 상태였다.
아내와 나는 정말로 필요한 대화 말고는 하지 않았다.
내가 대화 끝마다 욕을 하고 성질을 내니까…아내가 내 눈치를 보고
있었다.
옹졸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젠 정말 생긴대로 살 것이었다.
얼마 있으면 6월 20일 이다.
강이 생일 말이다.
첫돌도 아니고 두번째 생일이었다.
그냥….집에서 케이크나 사놓고 가족끼리 밥을 먹을 생각이었다.
엄마랑 아버지가 시골에서 올라오시겠다는걸 오시지 말라고 했다.
엄마는 오연지가 다시 집에 드나드는걸 모르시기 때문이었다.
내가 회사일이 바뻐서 간단히 먹고 끝낼꺼라고 시골 노인네들을
설득시켰다.
저녁을 먹고 아내와 강이가 욕실로 들어갔다.
강이가 제일 좋아하는 욕조에서 물놀이 시간이었다.
욕조에 온갖 장난감들을 가득 넣어놓고 아내와 같이 물놀이를 하면서
목욕을 하는 시간이었다.
강이는 기본 한 시간 이상은 물놀이를 하려고 했다.
초여름이지만 혹시나 감기 걸릴까봐 강이가 안방 욕실로 아내와 들어가면
안방에는 꼭 난방을 넣어놓았다.
아내와 강이가 목욕을 하고 나왔다.
"어빠……빠아…."
아내가 강이에게 말을 했다.
"강아…아빠….아빠라고 해야지….
아내는 커다란 수건으로 강이의 몸을 닦아주고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려주고 있었다.
목욕가운을 입던지, 아니면 뭘 걸치면 될텐데, 아내는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친 알몸으로 강이의 머리를 말려주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아내의 몸으로 눈이 갔다.
아내의 아랫배에 수술자국이 점점 더 희미해져 가는 것 같았다.
일본에서 보았을때에 비해서, 마지막으로 관계한 수요일날 그 자국이
더 희미해져 있었는데…..오늘 보니까 점점 더 수술 자국이 이제는
잘 안보일 정도로 피부가 깨끗해져 가는 것 같았다.
저년이 또 무슨 꿍꿍이길래….병원에서 뭔 지랄을 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아랫배…수술 흉터, 일주일에 두 번씩 피부과 가서 치료 받아요….
오전에 피트니스 클럽가서 운동하고 나서 바로 병원으로 갈때도
있어요….
흉터가 많이 신경이 쓰여서요…."
아내는 내 시선을 느꼈는지 내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나에게 대답을 했다.
나는 괜히 내 시선을 들킨것 같아서 안방 앞에서 거실로 가버렸다.
아래가 뻐근했다.
발기가 되어 있었다.
이십년을 보고 산 아내의 알몸인데….
아직도 아내의 몸을 보면 발기가 된다…
니미 안 서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했다.
영식이 홍진이가 물 좋은데를 알아내면 정말 가서 신나게 놀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성욕 해소가 필요했다.
목요일 이었다.
내일, 그러니까 금요일 저녁에 영식이 홍진이가 심혈을 기울여서 찾아냈다는
기가막힌 곳으로 술을 마시러 가기로 했다.
거의 준 연예인급의 아가씨들이 구비된 곳이라고 했다.
솔직히 조금은 기대가 되었다.
그런 좋은 술집은 가본적도 거의 없고….일단 노래방하고는 차원이
다를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돈은 많이 깨지겠지만….한번쯤은 그동안 새건물 때문에 고생 많이 한
영식이와 홍진이하고 진탕 술을 마셔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마회장과 조금 서둘러서 일을 나갔다.
오늘 일을 하러 갈곳은 이 도시가 아니었다.
이 도시에 붙어 있는 옆 도시까지 원정을 하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원정을 가네요….."
내가 마회장에게 말을 했다.
"그러게 말이다.
이번에 의뢰한 사람이 부인이야….자기 남편이 아무래도 꽃뱀한테
걸린것 같다고, 그 꽃뱀의 정체를 밝혀달라는 의뢰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냥 남편이 바람피는 것 같은데…
여자가 상당히 조심스럽게 의뢰를 하고 보수도 따따블을 불렀다.
내가 몰래 알아보니까 이 남자가 고급공무원이야….
사안에 따라서 잘못하면 해임이나 파면을 당할지도 모르는
중차대한 상황이더라구….
그 정도 직위에 오르려면 행정고시 봐서 평생을 공직에서 좆뺑이
쳤을텐데…..
여자가 뭔지….참…..자신의 전 생애에 걸친 명예를 걸고
줄타기를 하는거나 마찬가지지 뭐….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남자는 나이를 먹으나 젊으나 그저….아랫도리가 문제죠 뭐…."
나는 그냥 가볍게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이젠 이런일이 너무도 흔하고 익숙해서 별로 놀랍지도 않았다.
우리가 촬영할 곳은 모텔이 아니었다.
여자가 산다는 오피스텔이었다.
모텔을 촬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고, 복잡했다.
일단 드론이 걸리면 안되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미리 드론 두개를 날려서 자리를 잡고 촬영 준비를 했다.
오피스텔이지만 작지 않은 평수 같았다.
새로 지은 오피스텔인지 깔끔한 것 같았다.
남자의 고급 세단이 오피스텔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이젠 이런 일에 긴장같은것도 되지 않았다.
벌써 몇 년째인가…
이젠 길게 촬영도 안했다.
현장만 간파가 되고 증거수집만 되면 바로 철수를 했다.
마회장과 나는 이젠 이런 남녀들의 불륜행각에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그저 우리의 일을 하는 것뿐 그 이상의 관심은 전혀 없었다.
이번에 의뢰한 부인의 경우도 남편과 이혼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래서 추가비용을 들여서라도 보안을 철저하게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었다.
부인은 남편이 평생에 쌓아올린 명예를 잃기 싫어하는 것 같았다.
어떻게 보면 현명하고 지혜로운 아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아내생각을 하면 이런 짓을 하면 안될텐데…
고위 공무원이라는 사람이 목요일 오전에 여자의 오피스텔이나
드나드는게 말도 안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론으로 여자의 집안을 촬영하고 있었다.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중년의 여자였다.
얼굴이 상당히 미인상이었다.
하지만…그래봤자 40대의 중년여성이었다.
묘하게 낯이 익은 얼굴이었다.
하도 성형수술들을 많이 하니까, 그냥 비슷해 보이나보다 하는 생각을
했다.
양복을 입은 남자가 오피스텔 현관으로 들어서는 것이 보였다.
여자와 남자가 포옹을 하고 키스를 했다.
별다를것 없는 중년 남녀의 만남이었다.
여자의 얼굴이 좀 이쁘게 늙은 아줌마라는 것 빼놓고는 별 반 다를게
없었다.
두 사람은 오피스텔의 방에 놓인 침대위에서 옷을 벗고 사랑을 나누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 장면을 야무지게 잘 촬영하고 있었다.
특히나 여자의 얼굴을 클로즈업 해서 잘 찍어야만 했다.
여자의 진짜 정체가 꽃뱀인지, 아니면 진짜 그냥 단순 불륜인지를
밝혀내는 것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임무였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남자의 부인이 바람을 피우는 것을 아는 상황에서 불륜 사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여자의 인적사항 확보였다.
마회장이나 나나 여자의 얼굴은 오늘 처음 보는 것이었다.
나는 남자의 위에서 요분질을 치는 여자를 클로즈업해서 찍기 시작했다.
유방확대 수술을 했는지 나이에 비해서 상당히 크고 탐스러운 가슴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팔을 드니까 겨드랑이에 미세하게 수술 자국이 접혀서
보이는 것 같았다.
적당히 크게 해야지…너무 크게 확대를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굴을 클로즈업해서 찍었다.
젊었을때 참 이뻤을것 같은 얼굴이었다.
하지만 눈가에 주름이 자글자글하고 딱보기에도 40대의 아줌마 얼굴이었다.
이쁜 구석이 아직도 남아 있지만….
힘들게 살아왔는지…어딘지 모르게 어두운 구석이 보이는 얼굴이었다.
동영상에서 사진을 캡쳐하다가 문득 무언가가 생각이 났다.
나는 드론 두대를 다 조작해서 여자의 얼굴을 클로즈업 했다.
"편이사 왜 그러냐…..뭐 이상있냐…."
나는 너무 놀래서 남자와 관계를 맺고 있는 여자의 얼굴을 클로즈업해서
한참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회….회장님….저 여자….기억 안나세요….
우리가 찍었던 여자에요……"
나는 여자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말을 했다.
"우리가 그동안 찍었던 여자들이 한두명이냐….
사무실 가서 옛날 자료들 찾아보기 전에 그걸 어떻게 다 기억을 하냐….."
"예전에……교수 부인…..러브체어….기억 안나세요…
러브체어에 묶여서 남편이 방으로 쳐들어 갔던 그 여자요….."
"아…..기억나는 것 같다….
완전히 웃기는 장면이었던것 같은데…
그런데 그때 그 여자는 되게 젊고 이쁜 여자였었는데……"
마회장도 기억이 나는 듯 했다.
이런 불륜 촬영치고는 너무 이뻤던 얼굴 때문일것이다.
은서엄마였다.
아연이 단짝 친구인 은서의 엄마….
아연이와 은서의 학교 선생님과 바람이 나서 오스트리아로 갔던….
그 선생의 아이까지 임신해서…오스트리아에 살던……
은서가 그래도 엄마라고 오스트리아에 간 김에 찾아갔다가
그 어린 마음에 상처만을 가득 안게된…..그 엄마였다.
공항에서 은서가 은서아빠한테 달려와서 울던 그 장면이 아직도
어제일처럼 눈 앞에 선한데…..
그 은서엄마였다.
예전에 은서엄마랑 그 선생이 헤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던것 같기도
하고 가물가물 했다.
그랬던 은서엄마가 가슴확대수술까지 크게 하고서 지금 남의 집
남편하고 떡을 치고 있다.
"야…잘 되었다.
따로 신상파악 안해도 옛날 자료 뒤지면 기본적인건 다 나오겠네….."
마회장이 말을 했다.
나는 영상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마회장에게 말을 했다.
"저 여자가 아연이랑 단짝 친구네 엄마에요……
옛날에 아연이 중학교 다닐때….저 여자랑….아연이 엄마랑 진짜
얼굴로는 학부모들 중에서 쌍두마차라고 했었는데….
저 여자 왜 저렇게 늙었을까요…..
아연엄마는 아직도 그대로인데……."
"세월앞에 장사가 어디있냐….
나도 젊었을때는 볼만했었어….."
마회장이 웃으면서 말을 했다.
"그러고 보니…진짜 니네 부부만 나이를 꺼꾸로 처먹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새 간숙이도 애 보느라고 힘들어서 아줌마 티가 팍팍 나는 것 같던데….
너도 누가 마흔 일곱으로 보겠냐….
얼굴이 탱탱한게 주름 하나 없잖아…
사십대 초반….아니…아니다…삼십대 후반으로 봐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 같다…."
"얼굴에 살이쪄서 그렇겠죠….."
내가 웃으면서 말을 했다.
"하긴……너도 그렇지만……니 와이프….아니…..이젠 전처인가…
니 전처가 뭐….솔직히…..극강이기는 하지….
니네 건물 옆에 영어학원에 크게 붙은 플래카드에 얼굴 나온거 보니까…
삼십대 초반이라고 그래도 다 믿겠더라……
근데 니네 와이프랑 저 여자랑 나이 비슷하냐?"
마회장이 나에게 물었다.
"네….비슷할꺼에요 아마도….."
내가 대답을 했다.
"저 여자는 제 나이를 먹고 사는거고….
니 와이프가 관리를 잘 하는거지 뭐….
마음이 편한가보지 뭐…
저 여자는 얼굴에 아주 수심이 가득하다…
너 지금 저 여자 표정 봐봐….
저 섹스가 좋아서 하는 것 같냐?
열심히 남자에게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웬지 모르게 노동을 한다는 생각이 안드냐…
힘들어 보이잖아..
섹스는 흥분되고 즐거워야 하는데 말이다."
촬영을 끝나고 다시 우리가 사는 도시로 돌아왔다.
은서엄마의 신상은 너무도 쉽게 밝혀질 것이다.
최근에 뭐하는지도….진짜 꽃뱀인지 아닌지 까지 말이다.
만약에 진짜 꽃뱀이라면, 은서엄마와 저 고급공무원을 떼어놓는 작업이
또 들어갈 것이다.
은서엄마가 어쩌다가 저런 신세가 되었을까…..
저런 중년 남자와 바람이나 피는 사이가 되다니….
젊은 총각선생과 바람이 나서 오스트리아로 날르더니….
결국에는 주름살 가득한 중년 여성이 되어서 꽃뱀취급이나 받는
신세로 전락을 해버렸다.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은서가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많이 충격을 받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목요일이라서 아내가 강의가 있는 날이었다.
나는 강이를 데리고 집으로 와서 강이와 먼저 저녁을 먹었다.
아연이도 오늘은 교수님 레슨을 받고 아내의 학원에 가서 영어강의까지
다 듣고 오는 날이었다.
금요일 아침에 아연이가 학교 간 뒤에 아내가 집으로 왔다.
아내는 항상 나만 보면 웃으면서 인사를 했다.
내가 아무리 차갑고 냉랭하게 대해도 말이다.
그리고 티가 심하게 날 정도로 내 앞에서 노출을 했다.
화장실에 가거나 덥다고 내 앞에서 옷을 벗기도 했고, 이래저래 틈만 나면
노출을 하려고 했다.
나한테는 머리쓰는것 해봤자 잘 먹히지도 않으니까 아주 육탄 공격을
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나도 이번에는 달랐다.
지금이 좋았다.
지금 이 균형을 절대로 깨고 싶지 않았다.
아무리 내 아랫도리가 울끈불끈 힘이 넘친다고 해도, 그정도는 버티어
낼수가 있었다.
과거 발기가 안될때의 아픔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었다.
강이와 나란히 앉아서 밥을 먹는 아내를 보았다.
주름이 자글자글 해서 팍 삭아버린 은서엄마에 비하면 아내는 아직도
꽃같이 얼굴이 피어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은서엄마도 바람을 피워서 애를 낳았고…..아내도 바람을
피워서 애를 낳기는 했지만…그게 어쩌다 보니까 내 애였다.
그리고도 아내는 별의 별 짓을 그 뒤에도 많이 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아내는 별로 늙지를 않고 자신을 관리했다.
참…..용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은서엄마의 망가진 모습을 보고 아내의 얼굴을 보니까 그런 생각이 더
많이 드는 것 같았다.
아내가 강이에게 예쁜 모자를 씌워서 손을 잡고 현관으로 나갔다.
"강아 아빠한테 인사해야지…다녀오겠습니다 아빠…."
강이가 나에게 손을 흔들었다.
"빠아…."
나는 강이에게 뽀뽀를 해 주었다.
강이도 내 뺨에 뽀뽀를 했다.
내가 강이의 뽀뽀를 받고 있는데 아내가 몸을 숙이고 내 뺨에
뽀뽀를 하는 것이었다.
나는 강이 때문에 몸을 움직이지도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강이가 놀랄까봐 말이다.
"다녀올께요…."
아내가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나에게 손을 흔들었다.
낯짝이 두꺼운건지….
나를 알로 보는건지….
사랑……개나 줘라….
존슨이 웃겠다는 생각을 했다.
택봉이도 가고….옥봉이도 가고…..존슨은 어디가 고장나서
뒈졌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고…..
이제와서 나한테 뽀뽀하고 지랄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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