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3] 비밀일기 017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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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전
비밀일기 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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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혼자 있는 이 아파트에서 조코치가 준 비키니 타입의 대회 의상을
입고, 자판을 누르고 있다.
내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이 옷을 입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혹여나, 오빠라면 모를까…
오빠가 좋아할 것 같기도 한데…
다른 한 편으로는 다른 상상을 유도할까봐 또 걱정이 되기도 한다.
오빠는 빨간색 공을 보고도 매일 매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니까
말이다.
어느날은 그 빨간색 공이 태양같이 보이는 날도 있을 것이고,
어떤 날은 빨간 비트열매로 생각하는 날도 있을 것이다.
오빠는 매일 매일 어떤 사건이나 사물을 생각하는 기준이 조금씩은
달라진다.
그걸 잘 캐취해야 하는데, 계속 함께 있을때는 그게 참 쉬웠는데,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아서 요새는 그게 좀 힘들다.
조코치와 만나고 와서는 속옷을 아예 갈아입었다.
이젠 일상생활에서 팬티라이너 착용을 아예 계속 해야 하는 것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성적 욕구가 점점 더 커지는 것 같은데,
해소를 할 방법은 점점 더 없어져만 간다.
오빠에게 이런 내 마음을 다 털어놓고만 싶다.
무든 솔루션은 오빠가 다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언제쯤 오빠와 한 방향을 같이 보는 날이 올까?
그런 날이 있기는 할까?
과한 욕심은 버려야겠다.
오빠와 가족들 곁에 있다는 것만 해도 감사하고 살아야 겠다.
수영장에서 수영을 할때면 하코치가 항상 반갑게 맞아준다.
잊고 살았던 그 기억들이 하코치의 얼굴과 몸을 볼때마다 떠오른다.
그때는 내 몸이 지금과 많이 달랐을때였다.
남자에 길들여진, 내 스스로 컨트롤을 하기는 했어도 폭주기관차 같이
질주하던 시기였으니까 말이다.
하코치가 나중에라도 쟈니랑 연락이 되면 자기가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해달라고 말을 했다.
너무 보고 싶다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다고 너무도 순진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을 하는 하코치였다.
하코치가 말을 하고 싶은게 설마 그 콜걸의 이야기는 아니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
어떤날은 조코치, 어떤날은 조코치 하코치 두 명을 다 보고 오는날은
정신적인 내 간음의 수치가 끝없이 올라가서 이 작은 아파트에 혼자
불을 끄고 누우면 쉽게 잠을 잘 수가 없다.
결국 아래로 손이 내려가고 이제는 그래도 어느정도 익숙해진,
부끄럽게 돌출된 그곳을 손으로 감싸지 않으면, 쉽게 잠을
이룰수가 없다.
오빠는 알기나 알까?
결국, 난 오빠의 가장 큰 용도가 내 욕구를 해결하기 위한 토이는
아닐텐데, 그런 쪽으로만 자꾸 오빠를 생각하게 된다.
내 정신적인 간음상대들을 정리해주는 오빠를 자꾸만 상상하게 된다.
알기는 알지, 지금 알았지, 내가 일기를 쌔벼 보았으니까 말이다.
가만히 읽다가 보니까 이 년이 처음하고 끝에 오빠 오빠 어쩌고 저쩌고
해 놓고서는 실제 이상한 상상은 코치들하고 하고 있었다.
정신적 간음이란게 뭐가 이렇게 복잡한지…
조코치가 나왔다.
그리고 두 번째로 하코치가 나왔다.
그러면 그 다음은 무엇인가?
설마 문코치까지 나와서 세 코치가 나란히 마이크를 잡고 서서
이 밤을 다시 한 번이나 눈오는 밤을 부르는 건 아니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전처의 말도 안되는 머리속 상상들 이야기를 훔쳐본 후에 이런 상상을
하는 남자는 세상에 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혼자서 입으로 이 밤을 다시 한 번을 흥얼 거렸다.
이 상황에서도 노래가 나오는 내가 미친것이 아니라 나를 이렇게
만든 그동안의 상황들…지난 오년간의 수많은 내 주변환경들이
미친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기를 읽을수록 느끼는건데 쟈니 이름이 점점 더 많이 나오고 있었다.
징그러운 새끼….
보기 싫은 새끼….
니글니글한 새끼…..
그 망할놈의 쟈니 시키가 자꾸 이름이 거론되는게 이상하게 불안했다.
썩을 놈이 내년에 진짜 출소하고 여기를 찾아오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가 쟈니랑 가서 살림을 차리는 것은 솔직히 크게 반대하지 않지만,
애들이 불쌍했다.
아예 처음부터 다시 애들한테 돌아오지 않았으면 괜찮았을텐데,
왔다가 다시 가는건 아예 처음부터 오지 않은것보다 훨씬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연이는 내년이면 스무살이라서 솔직히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아연이는 대학생이 되면 지금보다 더 똑부러 지게 잘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아연이를 키우면서, 항상 내가 기대하던 이상으로만 행동을 했지,
내 기대를 저버리고 그 이하의 행동을 한 적은 거의 없었다.
아연이는 그런 아이였다.
하지만 이제는 아내와 거의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엄마 매니아 강이가
문제였다.
아내가 강의가 있는 날은 저녁에 학원에서 강의를 하느라고 집에 안오기
때문에 내가 목욕을 시키고 같이 물놀이를 한다.
그럼 녀석은 물놀이를 하면서도 항상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문쪽을
쳐다보고는 했다.
엄마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나랑 물놀이 하는 것보다 아내랑 물놀이 하는게 더 좋은 모양이었다.
아직은 엄마 가슴 만지는게 더 좋은 나이였다.
내가 그걸 모를리가 없었다.
머리속이 복잡했다.
솔직히 저 하코치라는 놈하고 색깔도 기억 안나는 가면을 쓰고 지랄을
했다는 이야기는 생전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워낙에 충격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그 정도 가지고는
이제 놀라지도 않는다.
진짜 큰 충격이 많이 휩쓸고 지나가서 그정도 파도로는 아무것도 흔들수가
없었다.
아내 일기의 내용을 보니 아내도 기억에서 잊고 있었던 것을 보아
아내 스스로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기억인 것 같았다.
하긴, 지난 오년동안 아내 역시 진짜 화끈한 인생을 살았으니까 말이다.
아내는 왜 하필이면 다 운동을 하는 젊은 코치들을 상대로 정신적인
간음을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있으면 아연이 저녁 준비하러 집에 들어가야 할 시간이었다.
나머지 부분들을 조금이라도 더 읽고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노트북 화면에 집중을 했다.
조금 읽고 혼자 상상하고, 또 조금 읽고 혼자 상상하면 오늘 밤 샐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
휘트니스 클럽에서 운동을 하는데 조코치가 쇼울더 프레스를 하는
내 뒤에서 자세를 잡아주다가 내 가슴을 손으로 스쳤다.
다른 부분의 신체에 터치를 하는 것은 분명한 운동 보조행위이지만
가슴을 손으로 스칠 이유는 전혀 없었다.
조코치와 눈이 마주쳤다.
조코치는 바로 눈을 피했다.
의도적으로 그랬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조코치가 내 눈을 보지 못하고 말을 했다.
그 대회 의상 입어보셨냐고…나는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나는 입어보기는 했는데 실제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입고, 무대에 설 용기는
없다고 조코치에게 말을 했다.
그리고 조코치의 눈을 바라보았다.
조코치에게 주의를 주고 싶었다.
선을 넘지 않기를 말이다.
내가 정한 선을 넘으려 하는것은 젊음의 당연한 욕구일수도 있겠지만,
그건, 지금의 이 관계를 당장 끊어버릴수도 있는 중차대한 문제였다.
조코치도 그것을 느꼈을 것이다.
수영장으로 내려와서 수영복으로 갈아 입으면서 거울 앞에서 가슴을
보았다.
나이가 먹은 것은 눈 옆에 숨겨진 잔주름으로 티가 나는 것이 아닌것
같았다.
가슴에 생긴 나이의 흔적은 감출래야 감출수가 없는 것이었다.
가슴운동을 그래서 참 열심히 하지만, 세월은 속일수가 없는 것이었다.
눈가의 주름은 의술의 힘을 빌릴수가 있지만, 가슴은 가벼운 시술로는
어떻게 할 수가 없는 법이었다.
원피스 수영복을 입고 거울앞에 비춰진 내 모습을 보았다.
자신감의 결여이다.
옛날처럼 자신감에 넘치는 원피스 수영복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
점점 샘솟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다.
지금은, 옛날이 아니라는 것을 자각해야만 한다.
수영을 하기를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으로 신체 발란스에도 참 많은 도움이 되고, 피부가 매끄럽게
잘 유지되는데도 큰 도움을 주는 것 같다.
혼자 레인을 연속해서 쉬지 않고 돌고 있는데, 아까 조코치의 손이
스친 그 느낌이 생각났다.
조코치의 조심스러운 성격상, 즉흥적으로 한 짓은 아닐텐데….
아래에 느낌이 왔다.
하지만 수영을 하는 동안은 상관없다.
전신 수영복을 입던 하코치가 옛날 스타일인 삼각 스타일을 다시 입고
있는 것 같았다.
옛날 생각이 참 많이 나는 것 같았다.
하이레그 스타일의 수영복을 입고도 전혀 부끄러움이 없던 그 시절이
말이다.
오늘도 밤에 편히 잠을 자기는 다 틀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라고 설명을 해야할까?
삼십분도 안되는 짧은 순간 때문에 하루가 지나버린 지금까지도
내 몸이 이상하다.
휘트니스 클럽에서 가슴운동 말고 다른 운동은 하지도 못했다.
조코치가 반갑게 인사하는 것도 머리속에 들어오지 않았고.
대회를 앞두고 열심히 연습하는 이코치의 여성스러우면서도 파워풀한
몸짓과 과감한 대회의상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채 한 시간도 운동을 하지 못하고, 수영장도 가지 않았다.
그리고 바로 집으로 다시 돌아갔다.
강이를 데리러 가기도 이른 시간이다.
운동을 가면서 맡겼으니까 맡긴지 겨우 한 시간 넘은 시점에
다시 데리러 갈 수가 없었다.
뒷방으로 가서 잘 개어놓은 이부자리를 다시 폈다.
오빠가 깔끔하게 정리해 놓은 이불이었다.
요 이불위에 엎드렸다.
혹시나 지난 새벽의 느낌이 남아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술을 먹으면 오빠의 성욕이 항상 상승곡선을 그린다는 것은
예전부터 잘 아는 사실이었다.
실제로 내가 그걸 잘 이용해 먹기도 했었고 말이다.
다른 사람과는 조금 다른 오빠의 몸 때문에 항상 처음 삽입을 할때
조심을 하는 오빠인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었다.
내가 먼제 오빠에게 접근을 하면서 아래가 충분히 젖었다고 생각했었지만
애무가 없었고, 입구쪽에서 부터 너무 급한 삽입이 된 것 같았었다.
오빠 스스로가 오빠 자신을 컨트롤 하지 못 한것 같았다.
항상 생각하지만, 시간이 문제가 아니고, 테크닉도 문제가 아니었다.
그 상황과, 그 상황에 맞는 핵심요소가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다.
남자와 여자 그 가장 원초적인 결합 말이다.
그 느낌이 잊혀지지 않는다.
아래가 무언가 조금의 빈틈도 없이 꽉 차오르는 그 느낌
내 몸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고통까지 함께 느꼈던 그 거친 몸짓
입구도 제대로 맞추지 않고 거칠게 쑤셔 들어오는 그 힘찬 느낌들…
가슴이 터질 정도로 강하게 움켜진 오빠의 손아귀힘에서
오빠의 고단함과 분노까지도 느껴졌다.
사랑을 감추고 사는, 그 사랑을 배신해버린 여자에 대한 분노 말이다.
오빠는 혜지씨를 사랑했던 것이 아니다.
단지 나를 잊을수 있도록 만들어 줄 여자가 필요했던 것 뿐이지…
내가 혜지씨를 오빠에게서 급하게 떼어놓은 것은 혜지씨가 오빠를
통제 불가능 한 범위까지 사랑하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였다.
오빠는 나에 대한 분노가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분노의 깊은 근원에는 아직도 변하지 않았을 오빠의 사랑이
있을 것이다.
오빠는 그 모든것을 컨트롤 하는 능력을 상실해 버린 순간이었다.
완전 상실의 순간이었다.
아래가 완전히 무방비 상태가 되고 내 스스로의 어떤 조절이 전혀 안되는
상태가 오고, 나는 이것이 과연 오르가즘인지 방뇨를 한 것인지
구분조차 되지 못하는 정신적 패닉상태에 이르렀다.
그 짧은 시간에 말이다.
내 아래에서는 조금의 빈틈도 두지않고 거칠게 공략하는 상대의
몸으로 인해서, 스스로의 방어기제를 다 잊은 것 같았다.
아래가 얼얼하다는 느낌보다는, 내가 지금 누구와 관계를 한 것인가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나는 무너져 내리고 몸을 일으킬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무너져 내림속에 몸이 떨렸다.
너무 빠른 관계와 급격히 올라버린 몸의 흥분을 가라앉히면서
내 아래에서는 그제서야 익숙한 느낌의 떨림이 느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전에 느꼈던 내가 쉽게 느끼지 못하는 그 느낌에 비할바가 아니었다.
내가 진정 원하던게 어떤 느낌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
젊음의 텐션을 가진 조코치도, 은밀한 나만의 기억속의 대상인 하코치도
그 자리에 끼어들 자리가 없었다.
정신적인 간음은, 바운더리를 벗어나버린 통제되지 않은 실제의 행위에
끼어들 자리가 없었다.
몸을 일으킬수가 없는 상황에서도 마음속으로 외쳤다.
한 번만 날 더 죽여달라고 말이다. 내 몸은 떨림을 멈출수가 없었다.
그렇게 깜박 잠이 들어버린것 같았다.
아래쪽의 얼얼한 고통과, 자꾸만 무언가 분출되는 뜨거움 속에 말이다.
다시 눈을 뜨고 정신을 차리니 오빠가 코를 심하게 골면서 자고 있었다.
오빠의 아래가 하늘을 보고 당당히 서 있었다.
오빠도 이제 몇 년 안 있으면 오십대인데, 이런 남자가 또 있을까?
아연이가 지금의 강이 만했을때, 내가 회사 업무로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했을때, 오빠는 핏줄이 솟아 있는 거대한 알통을 씰룩거리면서
내 발을 주물러 주었다.
오빠는 내 종아리를 주물러주고 발바닥을 주물러주면서
발가락에 키스를 했다.
우리 연지 발이 세상에서 제일 이쁘다고 싱글벙글 하면서 말이다.
오빠도 아연이 보느라고 낮이고 밤이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피곤했을 터인데 말이다.
그때는 그런 걸 전혀 몰랐었다.
그때 오빠에게 고마운 마음 따위는 전혀 없었다.
오빠가 아연이를 임신시켜서 내가 이렇게 힘들게 살아간다는 원망만
있던 시절이니까 말이다.
오빠 입장에서는 아연이의 사실을 알게 되었을때 나보다 더 큰 충격을
받는게 당연하다.
하지만, 오빠는 지난 그 세월의 자신의 고생들에 대해서는 별로 억울해
하지 않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 상황에서도 아연이의 미래만을 걱정하고, 아연이가 알까봐 노심초사하는
사람이니까 말이다.
오빠의 체취가 남아있는 이불에 아래를 비볐다.
한손으로 오빠가 터질듯이 쥐었던 가슴을 만졌다.
그리고 눈을 감은채 이부자리 위에서 한참동안을 멍하니 있었다.
초심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일본을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다짐했었다.
시간이 걸려도 오빠와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시간이 지나서 그 결심들에 많은 변형이 생겼다.
나는 항상 그 시간과 바운더리 안에서 새로운 나만의 공간과 세계를
건설해 나간다.
그것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상처가 되는 지 알면서도 말이다.
오빠에게 말을 할까?
이젠 나를 소중히 다루어 주지 말아달라고…
나를 의도적으로 멀리 하려고 하지만, 아직도 나와 관계를 할때
바닥에 등이 배길까봐 내 몸을 들어 올려주는 오빠이다.
물론 맨 정신에는 말이다.
나는 솔직히 그런 배려보다는 지난 밤의 그런 태도가 더 좋다.
아니, 내 몸은 그런 오빠를 원하고 있었다.
오빠가 나를 그런 식으로 다루어준다면 난 육체적으로 지쳐버려서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을 것이다.
계속 지친채로 오빠가 와주기만을 갈구할테니까 말이다.
그냥 내 뺨이라도 한 대 때리면서, 날 오빠의 방 한구석에
가두어 버려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란 여자, 이젠 지배를 받고 싶었다.
나를 강제적으로 지배하지 않으면 내가 그 상대를 지배하려고 할 테니까
말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자꾸만 변하는 내 자신을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빠가 술에 만취해서 벌인 이 한 번의 잠자리에 모든게 많이
변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불위에 혼자 엎드려서 몸을 이불위에 부볐다.
오빠에게 이 글들을 다 공개하고 날 좀 가두어 달라고 말을 하고 싶다.
이미 거의 다를 공개했다고 생각했었지만, 오빠는 내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어떨때는 짐작조차 할 수가 없다.
나를 따뜻하게 안아줄때와, 정성스레 아침을 차려줄때,
그리고 강이를 돌보는 나를 바라볼때, 오빠에게 은근슬쩍 다가가는
나를 밀어낼때, 오빠는 각기 그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는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아니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흐르지 않는 강물은 고여서 썩어버리는 법이다.
내가 오빠와의 관계를 이대로 둘 수는 없었다.
오빠는 변화를 천성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이니까, 지금 이대로가
좋을 것이 분명했다.
오빠는 안정적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나는 그게 싫다.
나도 늙을 것이고, 짐작은 가지 않지만 분명히 오빠도 늙을 것이다.
언젠가는 말이다.
아직 우리가 기회가 있을때, 그 기회를 잡고 싶었다.
………………………………………………………………………….
"뭔 기회를 잡아 쓰벌….
지금이 딱 좋구먼…."
나는 아내가 쓴 글의 문장을 읽으면서 혼잣말을 했다.
솔직히 나도 싫지는 않았었다.
왜냐하면, 그날 나는 노래방에서 다들 신나게 떡을 치고 노는 동안
노래 조금 부르고, 술만 엄청나게 먹었으니까 말이다.
아내가 내 주위에 언제든지 있다는 것은 솔직히 내가 다른 곳에 가서
성욕을 풀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야기 했다.
나와 속궁합이 제일 잘 맞는 것은 당연히 아내니까 말이다.
물론 아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수도 있다.
내가 그렇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같이 자 본 여자중에서 아내만한 여자는 없었다.
종합평점으로 점수를 매긴다면 말이다.
아내가 써놓은 글을 읽다가 보니까, 기분이 이상했다.
내가 술에 취해서 마치 자위행위를 하듯이 아내의 몸을 이용해서
사정하기 바뻤던 그 새벽의 정사가 생각이 났다.
아내에 대한 애무나 배려따위는 전혀 없던 마치 자위행위와 같던
정사였다.
아내는 그것이 그리워서 이불에 몸을 비볐다고 했다.
기분이 이상했다.
아내가 수술을 받을때가 생각이 났다.
아니 수술을 무사히 끝내고 났을때, 속으로 혼자 결심을 했었다.
우리 연지 잘 보살펴 주겠다고….
아내에게 내색은 그리 많이 하지 않았지만, 아내가 중환자실에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을때는, 아내 없이는 못 살 것이라는
생각을 분명히 했었다.
개썅년이라도 좋으니까 살아만 달라고, 기도하고 또 빌었던 그 순간들이
생각이 났다.
그렇게 살아나니까, 언제 그런 적이 있었냐는 듯 아내는 다시 저렇게
몸을 꿈틀대면서 살아간다.
아내 말이 맞다.
아내도 분명히 늙어가고 있고,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도
나이를 먹어간다.
하지만 거울을 보면 오년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너무도 다르다.
오히려 지금이 더 젊어 보인다.
오년전의 나는 배가 산처럼 나온 장거리 달리기는 꿈도 꾸지 못하는
몸매였었다.
하지만 그 배가 지금은 다 없어져 버렸다.
지나친 마음 고생과 그 전의 인생동안 상상하지 못했던 크나큰
심적 충격때문에 배에 달고 다니던 쌀자루가 다 도망가 버린 것이었다.
아내에 대해서 냉정을 유지한채 살고 싶었다.
예전처럼 집착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아내의 글에서 자꾸만 나와 남은 생을 같이 하고 싶다는
부분이 보일때마다 예전에 아내와 라이브 카페에서 같이 들었던
그 노래가 생각이 났다.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인가?
나도 그리고 아내도 언젠가는 노인이 될텐데….
늙어서 아내만큼 나를 잘 아는 짝을 만날수가 있을까?
성적 관념이 문란하고, 남자를 더럽게 밝히는것 말고는
나와 살면서 트러블이 하나도 없던 여자인데….
에이….젠장….시간 없는데 얼른 나머지 부분이나 보고서
집에가서 저녁 준비를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 이야기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봤자 바뀌는거 좆도 없다는 건 누구보다 더 잘 알지 않는가…
다시 화면에 눈을 집중했다.
…………………………………………………………………………………………………
기회라는건 아무때나 오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 기회가 온다고 해도,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스가 생각이 났다.
대학시절 영문판으로 읽었던 테스가 말이다…
테스가 자신의 비밀을 사랑하는 남자에게 털어놓지 않았더라면,
테스가 결코 비극으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타이밍의 문제였다.
테스의 엄마는 분명히 비밀을 말하지 말 것을 편지로 이야기 했었다.
하지만 테스는 사랑하는 남자에 대한 순수한 마음에, 그리고 남자가
다른 이야기를 먼저 고백하는 통에, 어설픈 타이밍을 잡았던 것 뿐이다.
테스가 엄마의 충고대로 끝까지 비밀을 지켰더라면…...아니 아니다….어쩌면
그것은 악수가 될 수도 있다.
세상에 영원한 비밀이라는 것은 없으니까 말이다.
테스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털어놓는 것은 결코 악수가 아니었다.
그 타이밍이 악수였을 뿐이다.
테스는 행복해질 수 있었다.
갑자기 왜 테스가 생각이 나는지 모르지만, 기회라는 것은, 그리고
타이밍이라는 것은, 앞으로 오빠와 나와의 미래에 정말 크게 작용할 것
같기는 하다.
오빠에게는 이제 뭘 털어놓고 아니고 이런 문제가 아니었다.
내 진심을 오빠에게 어떤 타이밍에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문제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글로써 오빠에게 이런 내 마음을 조금이나마 보여줄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오빠는 복잡한 걸 싫어한다.
글을 읽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말이다.
예전에 내가 남겨두었던 편지들 때문에 내가 쓴 글 들을 더욱 더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아연이는 꼭 합격을 할 것이다.
지금의 페이스에 문제만 생기지 않는다면 말이다.
경쟁률은 아연이에게는 무의미 하다.
예체능계열이 아닌 문과생들과 겨루어도 아연이의 학업성취도는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다.
아연이가 합격을 하는 순간이, 내가 오빠의 안으로 영구적으로
다시 들어가는 순간이 될 것이다.
그 타이밍이 실패할 확률이 가장 적은 순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이번 가을은 지금과 같이 지내야만 할 것 같다.
그렇다고 오빠가 매일같이 술에 취하기만을 바랄수는 없을 것이고…
오빠와 마주 앉아서 음악을 들으면서 같이 맥주잔을 기울였던 순간들이
얼마나 행복했던 순간들인지, 이제야 깨닫는 것 같다.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한 후에 거울 앞에서 내 나신을 유심히 보았다.
수술상처 치료를 받는 것이 이제야 효과가 제대로 보이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조금만 더 하면 치료가 거의 끝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밤에 혼자 거울 앞에서 조코치가 선물해준 대회 의상을 입고
이코치가 연습하는 포즈들을 흉내내 보았다.
포즈를 취하다가 혼자 웃음이 터져 버렸다.
이 나이에 무언가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한다는 것이 어렵게만 느껴지지만,
내 나이보다 훨씬 윗연배의 참가자들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라고 들었다.
도전이 중요한 것이지, 결과가 꼭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그래도 그동안 열심히 하기는 한 것 같았다.
이코치에 비해서 크게 몸이 떨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이코치는 이십대이고, 체육을 전공한 몸이고, 나는 비 전공자이지만
나도 운동을 멀리하면서 살아왔던 것은 아니니까, 솔직히 자신이
없지는 않았다.
오빠가 이 대회의상을 보면 뭐라고 할까?
내가 또 무슨 이상한 일을 꾸미는 줄 알 것이다.
아예 생각을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괜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필요가 없었다.
조코치가 운동을 마치고 수영장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앞까지 따라
와서 나에게 말을 했다.
자신이 준 대회 의상을 입은 내 모습을 보고 싶다고, 내 눈을 보지
못한채 말하는 조코치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무언가 끝맺음을 내 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괜히 젊은 친구 마음에 더 이상 혼란이 있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조코치의 몸을 보면서 아직도 성욕을 느끼지만, 어디까지나 정신 세계로
국한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것이 현실이 될 수는 없는 일이었다.
……………………………………………………………………………….
뭐야? 벌써 끝이야…..
하긴 아내와 떡을 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떡친 이야기가 나왔으면
그 뒤로는 별로 쓸 날도 많지 않았을 것이다.
가만히 보아하니까 일기는 진행형이었다.
아내는 꾸준히 이 일기를 써나가는 것 같은데, 이걸 계속 읽으려면
뭐 일주일이고, 보름이고간에 계속 아내의 노트북을 쑤셔야 한다는 것인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노트북을 덮고 저녁을 준비하기 위해서 집으로 향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버렸다.
폭풍전의 고요함일까?
일상이 아주 고요했다.
회사일을 마치고 오후에 편셔리 옥상에서 따뜻한 가을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여름이 지나고, 겨울이 되기전의 이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이 너무도
좋다.
홍진이도 새 건물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고, 영식이는 체육관일로
바쁜 시간이었다.
나는 오후에 느긋함을 혼자서 즐기고 있었다.
온천물을 데워서 몸을 푹 담그고 노래방 모니터에 핸드폰을 연결해서
달콤한 인생을 다시 보고 있었다.
달콤한 인생은 하도 많이 다시 봐서 아예 대사를 거의 다 외울 지경이었다.
나는 리모컨으로 중요 부분만 다시 돌려 보고 있었다.
"넌 나에게 목욕가운을 주었어….
넌 나에게 목욕탕을 주었어..
넌 나에게 목욕감을 주었어…"
혼자서 목소리를 깔고 김영철 목소리를 흉내 내면서 각기 다른 단어를
대입해서 말하면서 놀고 있었다.
취미 생활이 별 것인가?
이렇게 혼자 즐거우면 그게 취미이지…
복싱말고 딱히 다른 취미가 없는 나에게…
아 솔직히 복싱은 취미가 아니다, 나에게는 특기라고 해야 할 것 같았다.
복싱말고 잘하는 건 없으니까 말이다.
요리는 취미도 아니고 특기도 아니었다.
생활이지….
하여간에 그렇게 혼자 낄낄대면서 달콤한 인생을 보고 있는데
김 빠지라고 살짝 열어놓은 수왕보 문이 활짝 열렸다.
아내가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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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
비와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