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4] 끝없는 여행 008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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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
끝없는 여행 008 ---------------------------------------------------------
헤어지고 집까지 운전을 해서 오면서 생각을 했다.
사실 윤진경과 본드가 나설일이 아니었다.
존슨이 날 찾아오면, 내가 혼구멍을 내주면, 그걸로 끝나는 일이었다.
더 이상 왈가왈부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그게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집에 가서 티라미슈 케이크를 냉장고에 넣고 빨래를 했다.
그때 아내가 강이를 데리고 집으로 왔다
오늘은 운동을 마치고 점심까지 먹은 후에 강이를 데리고 온 것 같았다.
"오늘은 좀 늦었네?"
내가 아내를 보고 말을 했다.
"네, 다음달에 대회 준비 때문에 요새 수영 안 하고 휘트니스 운동만
시간을 더 늘려서 해요."
아내가 나를 보고 말을 했다.
아내한테 일기를 본 것을 걸린후에 아내의 노트북이 사라져 버렸고
그 뒤로는 아내가 밖에서 뭔 지랄을 하고 다니는지 전혀 몰랐다.
아연이 친부 사건 때문에 얼마동안 혼이 나가 있던 상태라서 아내의 벤츠에
몰래 장착해놓은 GPS추적장치의 배터리가 다 나가도, 그걸 교환도 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고 있었다.
그냥 아연이 친부 때문에 얼마동안 정신을 진짜 놓고 살았던 것 같았다.
아내에게 본드와 윤진경을 만난 이야기를 할까 말까 고민을 했다.
사실 못 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걸 내가 숨길 필요도 없고 말이다.
나중에 밤에 같이 잘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굳이 아내가 강이랑 같이 놀고 있을때 그런 말을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했다.
아연이는 대학생이 되더니 아침에 일찍 나가는 것은 같았지만 저녁에
집에 오는 시간이 달라졌다.
학원같은 것도 이제 안 다니고 오로지 학교만 가니까 일찍 오는 날은
오후 일찍도 집에 오고, 늦는 날은 나에게 문자를 보내고 아홉시가 넘어서
살짝 술냄새를 풍기면서 들어올때도 있었다.
솔직히 과음만 안 한다면 맥주 한 두잔 마시는 것을 뭐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솔직히 맥주는 이십대때 마시는 맥주가 제일 맛이 있다.
나도 그랬었다.
늙으면 아무리 맥주가 맛있어도 이십대때 먹었던 그 맛이 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아연이의 일본 콩쿨도 다음달경에 열릴 예정이라고 했고,
아내의 대회도 다음달이라고 했는데 두 일정이 겹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주방에서 그 생각을 하다가 거실에서 강이와 같이 클레이로
만들기를 하는 아내를 보고 물었다.
"다음달에 아연이 일본 콩쿨하고, 당신 뭐 거 벌거벗고 하는 대회인가
그거하고 안 겹치나?"
아내가 내 질문에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벌거벗고 하는거 아니거든요….
그리고 전혀 겹치지 않아요.
아연이 콩쿨은 5월 첫째주로 일정이 나왔구요, 나는 4월 세번째 주에요.
전혀 겹칠일도 없어요.
그리고 나 대회나가는거 아연이한테는 비밀이에요…."
아내의 말에 내가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그래도 딸래미한테는 부끄러운가 보지?"
아내는 고개를 저으면서 말을 했다.
"당신이 복장 때문에 이상하게 생각해서 그러지….엄연한 스포츠에요,
그리고 부끄러워서 그러는게 아니라, 괜히 참가했다가 그냥….
아무런 입상도 못하고 망신만 당할까봐 걱정되어서 그러는거에요…
하여간에 아연이한테는 비밀이에요…."
나는 주방에서 다시 야채를 다듬으면서 혼잣말을 했다
"젠장…비밀도 많지…."
그렇게 야채를 다 다듬고, 빈둥거리면서 오후시간을 보냈다.
점심을 너무 잘 먹은것 같아서, 솔솔 졸음이 왔다.
그때였다.
전화벨이 울렸다.
아연이였다.
뭐지? 오늘 또 친구들하고 맥주먹고 들어온다는 것인가?
나는 바로 통화버튼을 터치했다.
"응 아연아, 왜?"
"아빠, 아래로 좀 내려오면 안돼? 어떤 남자가 자꾸 쫒아다녀…."
나는 눈이 반쯤 감긴채 졸다가 눈을 번쩍뜨면서 몸을 일으켰다
아니 어떤 간 큰 개자식이 감히 우리 아연이를….
"아빠 바로 내려갈께…."
나는 부리나케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
그런데 아연이의 목소리가 전혀 다급하지 않았다.
마치 장난을 치는 듯한 목소리였다.
가만히 내려가면서 생각을 해보니 좀 이상하기는 했다.
아파트 단지 우리 동 현관에서 조금 떨어진 수풀이 아주 무성한
벤치에 아연이가 있고 그 옆에 웬 키가 큰 꺼벙하게 생긴 놈이 서 있었다.
나는 현관에서 뛰어나가면서 주먹을 쥐고 있었다.
주먹으로 때리면 죽을텐데, 손바닥으로 때려줄까?
누가 감히 아연이를…
근데 목소리가 전혀 다급하지 않은걸로 봐서 긴급상황 같지는 않았다.
대충 유추해 보건데, 한 번 만나줘요 울랄랄라 하고 어떤 놈이
졸래 졸래 쫒아다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 남자를 보자마자 불끈 쥐고 있던 주먹을 풀렀다.
주먹으로 해결해서 될 놈이 아니었다.
참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내가 가운데 앉고 아연이가 오른쪽에 그리고 꺼벙하게 키가 큰 놈이
내 왼쪽에 앉았다.
이건 솔직히 아연이가 좀 그랬다.
승준이한테 어떤 남자라고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다.
어릴때 부터 친구인데 말이다.
나는 내 오른쪽에 앉은 아연이에게 말을 했다.
"아연아, 승준이한테 어떤 남자라고 그러면 어떻게 해…
승준이는 니 친구잖어…"
아연이는 웃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찡그린 표정도 아닌 묘한
미소같은것을 지으면서 말을 했다.
"아니, 빨리 집에 들어가야 하는데 커피 마시러 가자고 내 손을 막
잡잖아….그래서 아빠한테 말한다고 하니까 승준이가 말하라고 해서…."
내 딸이지만 이럴때는 살짝 짜증이 났다.
"승준아, 너 의대생이라는 놈이 공부는 안하고 여기서 뭐하냐?
의대 커피 마시러 들어갔냐?
의학이 우스워? 그리고 아연이 오월초에 콩쿨 나가는거 준비해야해…
니가 귀찮게 하면 안돼….너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어?"
내가 승준이를 보면서 말을 했다.
"아니요, 학교에서부터 아연이 집까지 태우고 왔는데요?
같이 타고 와서 그냥, 커피나 한 잔 하면서 잠깐 이야기 좀 하자니까
아연이가 시간 없다고 자꾸만 들어가려고 해서요….
맨날 시간 없다고만 하고, 같이 차 한 잔 마실 시간도 안 주잖아요,…."
나는 승준이 이야기를 가만히 듣다보니까 이상한게 있었다.
"근데, 뭘 태우고 와? 니가 아연이를 업고 왔냐? 아니면 리어카 뒤에
태우고 끌고 왔냐?
설마 무등을 태우고 온 건 아니겠지?"
나는 승준이를 보면서 말을 했다.
"아뇨….저 요새 아빠 차 끌고 학교에 다니는데요…."
"너 면허 있어? 설마 무면허로? 이 자식이 누굴 잡으려고…."
나는 눈을 부라리면서 승준이를 노려보고 말을 했다.
"수시 합격하자마자 면허부터 땄는데요….면허따고 아빠가 사람 붙여
주셔서 한 달 내내 시내 연수했어요….
저 운전 잘 해요…."
이런….당돌한 녀석….
우리 아연이는 아직 면허도 없는데, 벌써 면허를 따서 차를 끌고 다니다니…
꼬맹이 승준이가 언제 벌써 자라서 운전을 하고 다닐 나이가 되었나
하는….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가만히 정리해보면 아연이는 승준이가 같은 학교니까, 집에
올때 승준이가 태워주는 차만 홀랑 얻어타고 집에와서 승준이가
같이 커피 좀 마시자고 하니까 쌩까고서 집에 들어오려고 한 것이었다
남자 입장에서 보면 참 얄미운 년이고, 오연지 딸 다운 행동이었다.
하지만 내 딸 입장에서 보면……. 그게 참 복잡했다.
"승준아, 근데 그때 아저씨가 말했잖아.
아연이가 너 싫다는데 왜 집까지 태워줘?
넌 의사 되려면 진짜 하루에 세시간만 자고 공부해도 모자른데…
아저씨가 그랬잖아, 너랑 아연이는 안 어울린다고
꿈도 꾸지 말어…..
왜 싫다는 사람한테 그러냐….
승준이 넌 남자로써 가오도 없냐? 존심도 없어?"
내가 말을 하자 승준이가 바로 받아쳐서 대답을 했다.
"아저씨, 전…아연이 좋아해요.
제 첫사랑이라구요.
전 나중에 꼭 아연이랑 결혼할꺼에요.
제 꿈이라구요…
저희 아빠하고 아연이 엄마가 옛날에 그런 사이였다고 해서
저희가 만나면 안 되는건 아니잖아요."
어이쿠….
뭔가 날라와서 내 뒷통수를 냅다 갈긴 느낌이었다.
나는 승준이 이 녀석이 지금 뭐라고 씨부린건가 하고 눈만 껌벅이고 있었다.
나는 아연이를 쳐다보았다.
아연이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이었다.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박재호, 그리고 오연지, 그리고 나 외에는 달리 알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고, 벌서 이십여년전의 일이다.
이걸….도대체 승준이와 아연이는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것일까?
아니 도대체 이 꼬맹이들이…... 올해 둘 다 성인이 되기는 했지만
내 눈에는 아직 꼬맹이로만 보이는 이 녀석들이 도대체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박재호와 오연지의 관계에 대해서 도대체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나는 그런 의문 때문에 잠시동안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최대한 침착한 표정으로 호흡을 고르면서 말을 했다.
내 양 옆에 앉아 있는 이 애들은 보통 애들이 아니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수재들이 간다는 일유대에 올해 막 입학한 머리가
팽팽 잘 도는 수재들이었다.
대충 구라빨로 어떻게 얼버무릴만한 애들은 아니었다.
한창때인데 머리가 얼마나 팽팽 잘 돌 것인가?
나는 최대한 침착하게 승준이에게 말을 했다.
"승준아, 그게 무슨 이야기야? 그런 사이라니?
대체, 그게 무슨 말이니?"
나는 아주 부드러운 음성으로 승준이에게 말을 했다.
승준이는 뭐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말을 했다.
"저희 아빠가 학교 다닐때, 아줌마 좋아했었다는거 다 알아요.
아빠가 이야기 해 주셨어요.
그냥 플라토닉한 감정으로 아줌마한테 관심이 있으셨다구요….
아빠 혼자 그런 감정이 있으셨다고 해서 제가 그걸 신경 써야할
필요는 없는 거잖아요.
아줌마 같은 미인한테는 누구나 그런 마음을 몰래 품을수가 있는거라구요…"
승준이의 말에 그만 뿜을뻔 했다.
하지만 꾹 참았다.
그 정도는 자제를 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참지 못하고 뿜은 사람이 하나가 있었다.
승준이의 말에 아연이가 쿡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이런 젠장, 내가 뻥 터진것보다 더 민망했다.
승준이와 내가 동시에 아연이를 쳐다보았다.
"아…미안, 미안….갑자기 사래가 걸려서…."
아연이가 머쓱해 하면서 말을 했다.
너무 민망해서 참을수가 없었다.
빨리 말을 돌려서 승준이를 쫒아 버려야 할 것 같았다.
"승준아, 미안한데 오늘은 좀 가주라…그리고 아연이 태워다 주고
그럴 필요없어, 너 공부할 시간도 없을텐데….
너 니네 아빠 안과병원 물려 받으려면 지금 이렇게 놀 시간이 어디있어…
사람 눈깔이 얼마나 복잡한데…
가서 빨리 눈깔 공부해…여기서 쓸데없는데 힘빼지 말고….
커피는 니네 집에 가서 진하게 한 잔 타먹고 얼른 공부해…."
나는 승준이를 강제로 일으켜서, 등을 떠밀어서 반강제로 쫒아버렸다.
"아연아, 저녁에 꼭 카톡 답장해….오늘도 답장 안하면 진짜 나 너무
속상해…."
승준이는 나한테 등이 떠밀려서 쫒겨 가면서도, 계속 구질구질하게 놀았다.
아연이를 돌아보면서 계속 구질구질한 대사를 날리고 있었다.
나 같아도 싫을것 같았다.
승준이는 나한테 강제로 떠밀려서 어쩔수 없이 자리를 떴다.
나는 아연이 옆에 앉았다.
이놈의 기집애, 내 딸만 아니면 엄청 얄미울 것 같았다.
아니 내 딸이라고 해도, 얄미운건 얄미운 거였다.
벤치에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아연이의 늘씬한 다리가 꼭 지 엄마랑
똑 같았다.
피부는 지 엄마를 꼭…….
아….시팔….아니다.
아니지…..
내가 시팔…확인했지…
확인사살을 했지…
아연이 친부가 여자처럼, 아니 웬만한 여자보다 피부가 더 좋았다.
희고 매끈한게….진짜 피부가 좋았었다.
내가 오죽하면 영화속에서나 보았던 알비노를 바로 떠올릴 정도였겠나…
아연이 피부는 오연지를 닮은게 아니었다.
아니 그것도 아니지, 솔직히 친부 친모의 피부가 모두 다 좋은데
자식이 피부가 좋지 않을수가 없는 것이었다.
젠장….또 친부 생각이 났다.
아연이 친부를 생각하면, 난 슬퍼진다.
침울해진다.
망할놈의 것……
나는 아연이 옆에 앉아서 말을 했다.
"아연아, 아빠가 아무리 니 옷차림에 터치를 안 한다고 해도,
치마가 그게 뭐냐? 속옷 다 보이겠다.
조금만 더 긴거 입어….
니가 그런거 입고 다니니까 승준이 같은 순둥이 들이 저렇게 더 미쳐서
날뛰는거야…."
"난 이런게 더 편한데…"
아연이는 혼자 생글거리면서 말을 했다.
"그건 그렇고, 승준이 앞에서 그렇게 아빠를 부르면, 승준이가
기분이 어떠겠어….그것도 그렇고, 승준이 아빠 이야기 하는데
니가 그렇게 비웃으면, 어떻게 해….."
"아빠, 미안해….나도 모르게 빵 터졌어. 승준이가 플라토닉 말하는데
너무 웃겨서 참을수가 없었어….
승준이도 웃기지만, 그걸 또 그렇게 말한 승준이 아빠도 너무 웃겨서…."
아연이가 혼자 웃으면서 말을 했다.
"뭐가…..승준이 말이 맞어….아빠가 다 알아…..
아빠도 다 아는건데 니가 왜 혼자 그렇게 맘대로 생각하고 비웃어…."
내 말에 아연이가 내 눈을 보더니 말을 했다.
"아빠, 나한테 누가 따로 말을 해 준 사람은 없지만,
엄마 그때 병원에 있을때, 아빠 만큼 서글프게 울고, 눈이 부어 있던 사람이
누군지 알아?
내가 바보인가?
물론, 승준이 아빠 입장은 다를수도 있지만,
솔직히 엄마가 학생때, 어장관리 하면서 장난친거 아니겠어?
꼭 내가 눈으로 봐야 아나?
감이라는게 있는데…."
나는 이빨이 덜덜 떨릴 정도였다.
"아연아, 그래도 그렇게 이야기 하면 안돼…
그리고 어떻게 아빠 앞에서 그렇게 이야기 할 수가 있어….
아빠가 아니라고 하는데…."
나는 목소리를 더욱 부드럽게 해서 아연이에게 말을 했다.
"아빠, 난 아빠한테 거짓말 안 하는거 알잖아.
사실이 뭐던간에 상관 없잖아….
내가 뭐 진짜 승준이랑 결혼할 것도 아니고….
그건 그렇고 간에 아빠, 나 이거 봐봐…."
아연이가 웃으면서 자기 카톡을 열어서 보여주었다.
아연이에게 대화를 신청한 놈팽이들이 열놈이 넘었다.
"전부 나한테 대화를 거는데, 내가 한 명도 대꾸 안해주거든….
아주 난리야….
전부 애송이들 같아…."
아연이는 혼자 깔깔대고 좋다면서 그걸 나한테 보여주었다.
스무살 먹은 딸래미가 아빠한테 너무 비밀이 없는 것도 아빠 입장에서는
민망했다.
딸이 남자들을 가지고 노는 듯한 것까지 다 알 필요는 없는데 말이다.
"아연아, 그래도 이제 스무살인데 건전한 이성교제는 나쁘지 않잖아.
나쁘게 만나는거 말고 착한 남자들하고 이 놈 저 놈 많이 대화를 하다보면
누가 정말 좋은 사람인지 알 게 되고…..
그냥 연애 말고, 친구들은 그래도 건전하게 많이 만나는게 좋지 않을까?"
내 말에 아연이가 내 팔짱을 끼고 벤치에서 일으키면서 말을 했다.
"아빠, 얼른 들어가자, 뭐 간식이나 좀 먹고 연습해야지…
내가 진짜 근사한 남자친구 생기면 아빠한테 제일 먼저 소개해 줄께…."
나는 아연이한테 질질 끌려서 집 안으로 들어갔다.
품안의 자식이라고, 아연이는 내가 이제 통제할 수 있는 선을 넘은 것 같았다.
하지만, 차라리 스물 한살의 나이에 남자도 전혀 모르다가 나쁜 놈을 만나서
상처를 받은 아내보다는, 아예 남자들을 이렇게 자유 자재로 휘두르는
아연이가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어찌되었든간에 승준이가 그렇게 알고 있는 것도 조금 놀라운 일이었고….
병원에서 박재호의 그런 행동까지 세세히 캐치해서 모든 상황을 짐작하고
있던, 그러면서도 별 내색도 안하고,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는
아연이도 참 많이 놀랍다는 생각을 했다.
애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크고 높이 자란것 같았다.
아연이와 강이를 모두 재운후에 아내와 뒷방에서 늦은 밤 관계를 시작했다.
참 길고 긴 하루였던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누워서 가만히 시체놀이를 했고, 아내가 내 위에 올라가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자기 혼자 몸을 활처럼 뒤로 꺽어서 손을 뒤로 돌려서 내 허벅지를 짚고서
아래위로 요분질을 쳐대면서 방아를 찧다가, 혼자 돌아 앉아서
나에게 등을 보이고 또 위에서 방아를 찧어대었다.
그러다가는 아예 다시 돌아 앉아서 내 물건에 깊숙히 삽입을 했다가
아예 완전히 내 물건이 밖으로 나오도록 자신의 몸에서 완전히 빼내었다가
다시 입구를 조절해서 강하게 푹 집어넣었다가 다시 완전히 빼내고를
반복을 했다.
난 가만히 있는데 혼자서 별 지랄을 다 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한참을 내 위에서 진땀나는 각종 체위를 구사하더니
마지막에는 내 허벅지를 타고 위에 엎드려서 내 물건을 입에 넣고
쭉쭉 빨아대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내의 입 안에 시원하게 사정을 했고, 아내는 사정하는 대로
바로 바로 꿀꺽 다 삼켜버렸다.
아내는 사정이 끝난후에도 쭈쭈바 빨듯이 내 물건을 한참동안이나
빨아대고 있었다.
그렇게 한방울도 남김없이 다 처리를 한 후에 아내가 입맛을 다시면서
내 옆에 누웠다.
나는 아내에게 팔베게를 해주면서 말을 했다.
"승준이가 아연이랑 결혼하고 싶단다….."
"………………"
아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슬슬 내 눈치를 보는 것 같았다.
"승준이는 당신하고 지 아빠가 플라토닉한 관계였다고 아연이한테
말을 하더라….
그런데 아연이가 그 이야기를 듣고 빵 터지더라구……
나중에 아연이하고 이야기 했는데….
아연이는 어느정도 눈치를 채고 있더라구….
당신 아플때 박재호가 병원에 좀 자주 왔다갔다 했었냐….."
"…………………."
아내는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승준이가 미워서 그러는게 아니야….
만약에 둘이 진짜 결혼을 하게 되면, 예비사돈 좆빤 년이 탄생하잖어….
그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
"……………………….."
아내는 끝까지 아무말도 하지 않고 내가 자기 얼굴 표정을 보지 못하도록
내 가슴 깊숙히 얼굴을 묻었다.
"쪽팔리기는 한가보지…..
아예, 다음달에 그 휘트니스 대회인가 그거 나갈때 승준이를 초대할까?
보고 완전히 뒤로 자빠지게 말이야….."
가만히 있던 아내가 입을 열었다.
"그…그건 스포츠에요….."
내가 아내의 유두를 잡아서 꼬집었다.
"아흐…."
아내는 아파서 그러는건지, 아니면 꼬집혀서 느낀건지, 이상한 신음소리를
내었다.
"에이….진짜…….
가뜩이나 심란한데…애들까지……."
나는 천천히 다시 입을 열었다.
"나 레오나르도 본드랑, 윤진경 부부 만났다.
같이 이태리 식당에서 식사했어…."
내 품에 얼굴을 뭍고 있던 아내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서
나를 보았다.
"존슨이 죽어간대……미국에서 치료가 안 되어서 한국에서 뒈지고 싶다고
귀국을 한 모양이야….
나한테 당신을 만날수 있게 허락을 해달라고 하나봐……"
"…………………….."
아내는 내 말에 아무런 대답도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어둠속에서도 아내의 표정이 보였다.
아내는 내 눈을 쳐다보지 못하고 있었다.
아연이와 둘이 먼저 아침을 먹고 있었다.
"아연아, 너는 대학교 1학년이나 고3이나 다를바가 없다.
아빠는 대학교 1학년때 해가 중천에 뜰때까지 자다가 학교 갔었는데…
맨날 술 퍼먹고…."
내가 히죽히죽 웃으면서 아침을 먹고 있는 아연이에게 말을 했다.
"몰라….아빠..나 요새 너무 정신없어. 들어야 할 과목도 많은데, 연습할
곡들도 많고….그리고 여기 저기서 오라고 꼬시는 모임들도 많고….
그냥 얼른 집에 와서 연습만 더 하고 싶은 생각뿐이야…"
아연이가 아침을 먹으면서 말을 했다.
"재미는 있어?"
내 질문에 아연이가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재미야 있지….근데, 너무 바빠서….그리고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은데,
그 중에 어떤것을 포기해야 할지가, 정말 고민이야…
다 할 수는 없잖아…."
"이제 승준이 차 타고 그러지말어…승준이 올해 면허 딴거면 아무리 연수를
했어도, 아직 운전이 서툴꺼 아니야…사고라도 나면 어떻게 해….
아파트 단지 앞에서 일유대 정문까지 버스 한 방에 가잖아…
그게 더 편하지 않아?
승준이차는 아빠가 좀 불안하다…"
내가 아연이를 보면서 말을 했다.
"승준이 차?.....승준이가 보기보다 소심해서 운전을 되게 조심조심 하게 해….
아빠도 일부러 천천히 달리는 스타일이잖아…
승준이는 아빠보다 더 천천히 해…
완전히 기어가는 수준이야…
그리고 승준이 차 엄마차랑 같은 거야…
벤츠인데, 그냥 벤츠가 아니라 무슨 안전장치를 더 강화해서 튜닝을
한 차라고 하던데?
승준이 아빠가 아예 승준이 타게 하려고 그렇게 돈을 엄청 더 들여서
튜닝을 했데….
승준이 아빠가 승준이한테 준건데 승준이가 워낙에 잘난체 하는걸
싫어해서 어딜가서 그냥 아빠차라고 하고 다니더라구…..
승준이 아빠가 자동차 매니아라서, 좋은 차들이 되게 여러대 있나봐…"
니미….금수저는 금수저였다.
이제 겨우 스무살 짜리가 벤츠 이클래스 튜닝한 차를 타고 다니다니…
"하여간에 아연이 니가 잘 알아서 해…
그리고 승준이 아니다 싶으면 상처주지 않게 아예 멀리해버려…
그렇게 자꾸 들어올 틈을 주면 승준이 상처 받잖아…."
"알았어…걱정말어…어제도 승준이가 차 가지고 음대 건물 앞에서
기다리는 바람에 그런거야….나도 정문까지 걸어가기 귀찮아서…"
아연이는 대수롭지 않게 말을 했다.
"아연아 너도 면허 딸래? 운전학원에 보내줄까?
면허 따면 아빠가 너 타고 다닐만한 차 한 대 사줄께…"
요새 남자던 여자던 운전면허는 필수였다.
나는 당연히 아연이가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연이도 이제 성인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스무살들은 차를 가지고 싶어 할 것이다.
우리때야 돈이 없어서 꿈만 꾸고 살았지만, 아연이에게는
졸부가 된 이 아빠가 있지 않는가….
"아빠….난 솔직히 운전이 무서워….
그래서 아직 생각 좀 더 해보게….
아빠도 두 손으로 핸들 잡고 조심조심 집중해서 운전하는 데 엄마가 그렇게
선글라스 쓰고 한 손으로 막 후진하는 거 보면….
아빠랑 엄마가 좀 바뀐것 같기는 해…..
난….아빠 닮았나봐….아빠 나 운전이 무서워….."
아연이가 혀를 살짝 내밀고 웃으면서 말을 했다.
순간 슈퍼마리오가 백톤짜리 헤머를 들고와서 내 뒷통수를 냅따
갈긴것 같은 왕충격을 받았다.
이 상황에서 아연이 친부가 생각이 나다니 말이다.
그냥……
자꾸만 그 놈이 생각나는게 너무 싫었다.
진짜 너무 싫었다.
우리 아연이 이렇게 착하고 바르게 그리고 이쁘게 컸는데….
내 새끼가 아닌것을 망각하고 그냥 아연이랑 행복하게 아빠랑 딸로
살아가면 아무도 건드리는 사람도 없는데…
내 마음속에서 내 스스로에게 자꾸만 상처를 주는게
너무도 싫었다.
아연이가 아침을 다 먹고 학교에 가고 나서 한참 있다가 아내와 강이의
아침식사가 시작되었다.
"아연이 일본에 갈때 나도 같이 가도 돼요?"
아내가 아침을 먹다가 뜬금없이 말을 꺼냈다.
어제 밤에 존슨 이야기를 하다가 나는 그냥 잠을 자 버렸고,
아내는 안방으로 가서 강이랑 같이 잠을 잤다.
아내가 아침을 먹다가 말고 뜬금없이 일본 이야기를 했다.
"아니 당신이 거기는 뭐하러 가?
아연이 지도하시는 강사님 한 분 같이 가신다고 했잖어,
일본이 뭐 오래 걸리는덴가? 일본 어디를 가도 한 시간에서 두 시간이면
떡을 치고도 남을 시간인데…
부산에 차 가지고 가는 것 보다도 훨씬 빠르겠구만….거길 당신이 뭐하러 가?
좆빠는새끼인지 좆빠라요인지 그 자식 보러 가나?"
나는 혼자 실실 웃으면서 말을 했다.
"……………….."
아내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조금 심했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장난이었다.
악의는 없었다.
강이가 옆에 있기는 했지만 아직 우리 대화를 알아먹을 나이는 아니었다.
그리고 강이는 먹을때는 평소와 달랐다.
우리 부부가 뭔 대화를 나누던 말던 밥먹을때는 주변에서 꽹가리를 쳐도
신경을 안 쓰는 강이는 포크로 밥을 먹다가 성질이 급했는지 손으로
다시 음식을 집어먹고 있었다.
"편강…너 자꾸 손으로 음식 먹을래? 여기가 인도야?
카레 먹는거야? 감자 내려놔….."
나는 강이를 보고 엄한 표정으로 꾸짖었다.
다른건 몰라도 식탁 예절은 엄하게 가르쳐야 했다.
먹는건 우리 인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강이는 나를 쳐다보면서 손에 있는 것을 허겁지겁 입에 집어 넣고 있었다.
하여간 걸신들린 듯한 저 먹는 모습은 내 국민학교 시절을 그대로 연상
시키게 했다.
국민학교 다닐때 도시락 먹을때 젓가락을 사용해 본 적이 없었다.
마음이 급해서 뭐든지 숟가락으로 퍼서 먹던 내 모습이 강이 모습위로
보이는 것 같았다.
저런건 매로 가르쳐야 하는데 네 살 밖에 안 된 놈을 팰수도 없고….
강이는 내가 눈을 부라리자 포크로 하나 집어먹고 다시 감자는 손으로
집어먹었다.
내가 눈을 부라리는게 재미있는지 나를 구경하면서 밥을 먹었다.
그런 나와 강이를 보고 있던 아내가 슬쩍 다시 말을 했다.
"아니, 나도 아연이 콩쿨에서 연주하는 거 보고 싶어서요…
아연이가 해외 콩쿨 나가면, 그냥 내가 대리 만족이 되는 것 같아서요….
외국 콩쿨은 모두 오픈 형식으로 진행해서 마음껏 관람할 수 있잖아요…."
나는 강이의 손에 다시 포크를 꽉 쥐어주면서 감자를 푹 찍어주었다.
그리고 아내를 보면서 말을 했다.
"대리 만족? 당신 대리야? 당신 이사잖아….
이사면 이사 만족을 해야지….사이사 이사이사……어릴때 우리 동네
있던 이삿짐 센터 전화번호야…사이사 이사이사…."
"……………."
내가 웃으면서 혼자 하는 개그에 아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뭐든지 치고 받아야 재미있는거지 나 혼자 자꾸만 아내에게 빈정거려도
아내가 영 반응을 보이지 않고 다 참으니 재미가 없었다.
아연이 친부 때문에 그냥 침울했던 기분이 다 나아지는가 싶을때
존슨의 소식이 들려서 기분이 다시 엿같아 졌고, 아내는 존슨을
거론하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나도 이젠 정말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판사판 공사판이었다.
아내는 옷을 입고 강이의 손을 잡고 어린이집으로 가기전에 현관에서
나에게 말을 했다.
"나 이따가 점심때 편셔리로 갈테니까 오랜만에 점심이나 같이 해요…."
아내는 조금 진지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을 했다.
어제 내 위에서 그렇게 마치 폴댄스를 하듯이 허리를 휘고 생 난리를
치다가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하니까 조금 이상하기는 했다.
그러고 보니 아내의 몸매가 예전보다 더 뭐랄까 탄탄해진 느낌이 나는것은
사실이었다.
운동을 많이 하기는 많이 하는 것 같았다.
도대체 다음달에 대회에 나가서 뭔 짓을 어떻게 하려고 저렇게 몸매 관리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지 정장을 입은 아내의 뒷모습이 정말 육감적이었다.
엉덩이가 하늘 높이 치솟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나는 오전에 하기로 되어 있던 일들을 빨리 끝냈다.
오늘 해야 할 일은 많지 않았다.
이제는 모텔에 들어가는 모습과 나오는 모습만 찍어도 되는 건수들도
꽤 있었다.
그것만 해도 증거 인정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내가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변호사님의 표정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았다.
겨울에 손가락만 빨았다고 엄살을 부리는 변호사님이었다.
그러면서 나에게 농담을 하셨다.
"편이사, 다시 혼인신고 안 했어? 그 미인 아내랑 다시 같이 산다면서….
마회장이 그때 그러는데 편이사 앞으로 다섯번은 더 이혼할꺼라고 하던데…
같은 사람하고 혼인신고 하고 또 이혼하고, 또 혼인 신고 하고 말이야…."
변호사님은 웃으면서 말을 했지만, 나는 듣기만 해도 섬찟했다.
법률적인 관계를 가지고 쉽사리 행동을 하는 것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지금 아내와 혼인신고를 다시 해 준다면……
어휴…..그냥……좀 그랬다.
요새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요즈음이 제일 좋았다.
그냥 딱 중간을 지키는 요즘의 생활이 그나마 제일 안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전자 확인 업체도 들러서 오랜만에 대화를 나누었다.
내가 다시 일을 시작한 후에 승률이 더 높아졌다고 했다.
쉬다가 다시 일을 하는데 어떻게 골라서 하는 일들마다 승률이 대박이냐고
업체 임원이 나에게 농담을 했다.
간단히 말을 해서 내가 의뢰한 건수들 중에 과반 이상이 친자가 아닌 것으로
나왔다.
한마디로 요새 고른 일들이 전부 진짜 징한 건수들만 걸렸다는 것이었다.
바람피는 년을 의심해서 그년이 진작에 낳았던 애까지 조사를 해보니
자기 자식이 아닌 경우가 반을 넘은 것이었다.
최근에 내가 의뢰한 바보 뻐구기 남자들은 남의 새끼를 키워주고 있었던
것이다.
짧게는 몇 년에서 길게는 나처럼 몇십년까지 말이다.
정이 안들었으면 애새끼가 원수같을 테지만, 아연이 같이 평생을 피땀흘려
키운 자식 같으면, 그 분노가 다 눈물이 될 것이 뻔했다.
한 번 경험을 해 본 사람으로써….그냥 마음이 참 그랬다.
그렇게 오전일들을 대충 시마이하고 오후 한 시가 넘은 시간에
편셔리로 향했다.
"오래 기다렸어?"
편셔리 옆 벤치에 앉아 있던 아내를 보고 내가 말을 했다.
"아니요…..조금전에 왔어요…."
"운동 신나게 했을텐데 배고프겠다, 뭐 먹을래?"
"오래간만에 탕수육에 짜장면 먹을래요?"
아내가 나를 보고 말을 했다.
우리는 편셔리 빌딩 뒤 번화가에 있는 고급 중국집의 조용한 룸으로 들어가서
찹쌀 탕수육과 해삼탕 그리고 유니짜장 두개를 시켰다.
하나는 곱빼기 하나는 보통으로 말이다.
유니짜장을 비벼서 먹으면서 아내가 말을 했다.
"존슨 이야기를 당신하고 좀 진지하게 해보려고
밖에서 이렇게 밥을 먹자고 한거에요…."
나는 짜장을 거의 흡입하는 수준으로 빠르게 먹으면서 아내를 보았다.
이 중국집은 단무지가 어릴때 먹던 옛날 단무지 스타일이라서 좋은 것
같았다.
해삼탕도 부들부들한게 내 입맛에 잘 맞았다.
해삼이 그렇게 몸에 좋다고 하던데….
내가 먹는데만 열중하자 아내가 천천히 말을 했다.
"우리 엄마도 짜장면 참 좋아했었는데……"
나는 단무지 세 개를 한 입에 넣고 와작와작 씹으면서 말을 했다.
"또 시작하네…..뭔 이야기 할때, 장모님 팔아먹는 것 좀 그만해라…
돌아가신 분한테 미안하지도 않냐…
존슨 이야기 하는데 장모님 이야기로 싹 감동의 도가니 만들어 놓고
또 뭔 개수작을 하려고 그러냐….
장모님이 징한년이라고 욕하시겠다…."
"그리고 너 회사가면 내가 장모님 집에서 밥 해드린적이 한 두번이냐…
장모님이 뭔 짜장면을 좋아하냐? 어쩌다 한 번씩 시켜드리면
맛있게 드시는거지….장모님은 소고기 등심 얇게 쓸어서 로스구이
하는걸 더 좋아하신다….
딸이라는게….진짜 양심도 없이…."
나는 말을 마친후에 반죽끼리 서로 붙어서 커다란 덩이리가 된 찹쌀탕수육을
소스를 듬뿍 묻혀서 입 안에 넣고 우적우적 씹어대었다.
아내가 내 눈치를 슬슬 보았다.
아내는 이제 아연이하고 나한테는 뭔 개수작을 해도 안 통한다.
말이 이십년이지 강산이 두 번 이나 변했다.
딸이 성인이 될 정도로 큰 이 마당에 뭘 자꾸만 트릭을 쓰려고 하는가…
지가 여자 데이비드 카퍼필드도 아니고 말이다.
"여보….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할께요…
정말 저러다가 존슨이 갑자기 죽어버리면 어떻게 하죠?
난 그게 너무 겁나요….
나도, 그리고 쟈니도, 우리 누구도 존슨에게 공식적으로 용서를
빈 적이 없었잖아요….."
아내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했다.
"가끔씩 임교수님이 꿈에 나와요….
돌아가시기 전에….스스로 그런 결단을 내리시기 전에….
나를 한 번 이라도 더 보고 싶어서 그랬었는데…
난 피하기만 했었잖아요….
그냥…그게 너무 마음에 걸려요….
사람이 죽고 사는게….그게…참….무서운것 같아요…
교수님이 그런 선택을 할 줄 알았으면…….."
아내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럴줄 알았으면 좆이라도 한 번 더 빨아줄껄 그랬다는 말을 하려던
것이었을까?
어휴 지겨운 택봉이….꿈에까지 나오는 모양이었다.
진자….징글징글했다.
"당신이 허락해 주면….존슨을 한 번 보고 싶어요…
존슨하고는 처음부터 그랬던건 정말 아니에요….
존슨의 회사로 이직하고 처음에는 정말 너무도 열심히…
내 모든것을 다 불살라가면서 일을 했었어요…
그 만큼 성과도 있었고, 회사도 많이 발전을 했어요….
내 평생에 가장 열심히 일을 했었던 시간이에요.
나중에 존슨하고 그런 사이가 되고 나서도 항상 일에서
손을 놓지는 않았었어요…
지금 회사가 많이 힘든가봐요…
뭐…솔직히 존슨이 날 보기 위해서 이메일로 거짓말을 한 것일수도
있어요….하지만….
그냥…존슨에게 미안했었다는 말 한 마디 정도는 하고 싶어요….
당신이 허락만…..
아니…아니에요…
여보….나랑 같이 가요….
존슨이 당신을 보고 싶어한다고 했죠?
당신에게 허락을 맡고 싶다고 했다면서요….
그럼…그냥 우리 같이 만나요….."
아내의 말에 내가 화들짝 놀라서 아내에게 언성을 높여서
소리쳤다.
"이런…..쓰벌….그걸 지금 말이라고….."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