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4] 끝없는 여행 013
네코네코
0
41
0
2시간전
끝없는 여행 013 ---------------------------------------------------------
내 앞에서 딴 놈들과 떡을 쳐가면서 나를 완전 개조롱을 해 놓고서
다른 사람들이 말로 그러는 것은 되게 심각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존슨하고 할때는 그래도 낯짝에 가면이라도 뒤집어 쓰고 있었지,
내가 일본으로 옥봉이를 찾아갔을때는 맨쌍판으로 내 눈깔 앞에서
옥봉이랑 떡을 치려고 했던 아내였었다.
그게 조롱이 아니면 도대체 뭐가 조롱이란 말인가….
그리고, 지금 이 상황에 조롱이떡으로 끓인 떡국이 생각나는 나도
미친놈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롱이떡으로 끓인 떡국은 소갈비로 육수를 내서 끓이면 더 맛있는데
말이다.
아내가 다시 빠르게 말을 시작했다.
"사과하세요….
잘못 알고 계신 거에요…
남편이 제 애완견이 아니라….제가 제 남편의 애완견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어요.
사장님네들이 성적 쾌락을 위해서 일시적으로 하는 그런 애완견놀이가
아니에요…..
내가 여자로써의 매력이 모두 사라져버리는, 최후의 그 순간까지 난 남편의
발 아래서 머리를 숙이고 싶어요.
제가 사장님한테 그런 속사정까지 다 설명드릴 필요는 없겠지만,
그거 하나는 정말 잘못 보신거에요.
저와 대화를 계속 하고 싶으시면 제 남편한테 사과하세요.
사장님한테 그렇게 하찮은 대접 받고 있을 남자는 아니에요.
제 남편이 30대때 사장님이 만약에 제 남편한테 그러셨다면,
사장님 아마 어디 한 군데 크게 다치셨을지도 몰라요.
제 남편 30대 이전에는 누가 자기를 무시하면 그 자리에서 절대로 참지
못하고 폭발했었던 사람이거든요….
지금은 나이가 먹고, 지킬것들이 점점 더 많아지면서, 남편이 인내심이
많이 늘었어요.
아니 점점 예전의 그 성격들을 잃어가고 있어요….
스스로 그것을 잘 느끼지 못한채 남편은 점점 더 변해가고 있다구요…
그걸 감사하게 생각하세요…
제 남편 일단 폭발하면 아무도 못 말리는 사람이에요….
저와….계속 대화를 하고 싶으시다면, 일단 제 남편에게 사과부터 하세요.
진심으로 말이에요…."
아내의 말이 끝나자 존슨이 머뭇거림도 없이 바로 대답을 했다.
"미안해….내가 경솔했어. 진심으로 사과할께…."
존슨이 나에게 고개를 숙이고 말을 했다.
이런 개새끼….이렇게 쉽게 사과할 것을….
그렇게 날 능멸하더니…..
그런데 여전히 반말로 사과를 했다.
이 새끼…역시 죽기전에 진심 나온다고…나를 알로 보고 있는게 분명했다.
아내에게는 꼬박꼬박 존댓말을 써주면서 말이다.
"역시 사장님다워요….
저에게 바라는게 많으신가봐요….;"
아내가 씨익 웃음을 지으면서 존슨을 보고 말을 했다.
아내는 뭐가 급한지 아주 따발총처럼 말을 빠르게 하고 있었다.
"각설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저하고 따로 둘만이 대화할 기회는
없을꺼에요.
저 남편이 모두 알아야해요.
저한테 바라는 것이 사장님의 섹슈얼로망에 관한 것이라고 해도
모두 제 남편 앞 에서 다 이야기 하세요.
제 남편은 이제 제 그런 성향까지 다 이해해주고, 맞추어 주기로 저와
암묵적인 합의를 했으니까, 제 남편도 다 알아야 해요."
나는 깜짝 놀라서 아내를 쳐다보았다.
아내는 나를 보지 않았다.
이런 구라쟁이같은년 내가 뭘 합의를 했나?
나는 끽소리도 안했는데 말이다.
"오이사…….
정말 많이 보고 싶었어요….
많이 변했을 줄 알았는데…
오이사는 정말 하나도 변하지 않았네요…
내가 그 옛날에 오이사를 처음 보았을때 보다 더 젊어지고,
더 예뻐진 것 같아요.
오이사 30대때 프리젠테이션 하던 그 모습을 난 아직도 잊지 못한답니다.
아직도 그떄 생각이 나면 저절로 웃음이 지어져요….
난…..그런 추억들을 곱씹으면서 하루하루 버티고 있어요.
정말 세상 모든사람들이 다 변하는데, 오이사만 세월을 역행하고
있는 것 같네요."
존슨이 눈을 똘망똘망하게 뜨고서 마치 회상을 하듯 그윽한 표정을
지으며서 말을 했다
그런 슬픈 표정…아…시팔…그건 노래제목이고…
그런 좆 같은 표정 하지 말아요…..하고 딱밤을 먹여주고 싶은데
꾹 참고 있었다.
존슨이 다시 사발을 풀기 시작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존슨과 아내는 둘다 한 이빨 하는 사람들 아니던가…
이빨하면 존슨과 아내였다.
장소팔 고춘자 저리가라로 이빨 털기에 달인들이 바로 오연지하고
피광득이였다.
"마지막을 준비하고 싶어요.
정확히 얼마가 남았는지 의사도 말을 못하더라구요.
신장이식도 무의미하다고 그러더라구요.
신장을 이식한다고 좋아지는게 아니라네요….신장이 주 원인이 아니라고….
신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장기들의 발란스가 무너져서 그렇다고,
언제 급성신부전이 도래되어 위중한 상황으로 빠질지 장담을 못한다고
하더라구요.
현대의학으로는 현상유지나 간신히 하면 다행이래요.
마지막을 준비하는게 좋을것 같다고, 미국에서 주치의가 권해주더라구요
더 이상 미국에서의 치료는 무의미할 것 같다고…..
아무리 길어도, 일 년 이상은 무리가 아닐까 생각한다는…..
그런 마지막 의사의 말이 있었어요…."
"주변사람들은 사회에 기부를 하거나, 아니면 여러가지 의견들을
이야기 해 주더라구요….
하지만 이미 기부는 충분히 하고 있고, 내가 죽은후에도 내 많은 재산중
일부는 사회로 환원이 될꺼에요…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닌것을….오이사는 알고 있잖아요.
우리 회사에 그 많은 임원들중에, 내 일부를…내가 벌여놓은 비즈니스의
일부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 전부를 한 눈에 꽤뚫어 보고
있는 사람은….오이사 밖에 없잖아요…
내가 특별히 따로 가르쳐준것도 아닌데, 오이사 스스로 그것들을 다
파악했잖아요……
오이사 솔직히 쟈니와 그러면서도, 야망이 있었잖아요…
오이사 쟈니와 그런 결단 내리기 전에는 일에도 야망이 컸었잖아요…
내 재산들이 얼마나 복잡하게 얽혀있는지…..
오이사는 그걸 너무도 잘 알고 있잖아요…..
날 도와줘요….
그냥 내 재산이 금덩어리라면 팔아서 기부를 하고 또 다른 방법을
찾으면 되겠지만….
우리 회사에 딸린 그 수 많은 식솔들은 어떻게 합니까?
그걸….내가 눈을 감기전에 정리를 깔끔하게 전부 다 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 일에 대한 적임자는…..내 입으로 이야기 안해도,
누구라는 것은…..오이사 스스로 잘 알고 있을꺼에요….."
"내가 죽기전에….내가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기 전에….
내 회사의 지배구조와 재산들을 정리해줘요….
나와 함께 일하던 우리 패밀리의 일원들이 그 어떤 피해도 입지 않고
계속 일을 할수 있는 터전을 만들수 있도록 오이사가 도와줘요…."
묵묵히 듣고만 있던 아내가 말을 했다.
"전, 그쪽일을 안 한지 꽤 오랜시간이 흘렀어요.
그리고, 지금은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면서 남는 시간은 육아에
전념하고 있어요."
뻥 터지려는 것을 혀를 꽉 물었다.
어떻게 저렇게 진지하게 구라를 칠수가 있는가?
지가 뭘 하나?
강이랑 놀아주는것?
강이 어린이집 데려다 주는것?
강이 밥하고 빨래하고 기본 베이스까는 것은 내가 다 한다.
강이 목욕시키고 같이 자는거 말고는 뭐 딱히 하는것도 없는년이
육아에 전념한다고 한다.
그것도 강의가 없는날만 그러면서…..
육아 전념이라는 말이 어떻게 저렇게 쉽게 술술 나올까?
휘트니스 대회인가 그거 나간다고 요새는 진짜 하루에 몇 시간씩
운동하러 가서 운동만 하는 년이…..
육아에 전념한다고 씨부리고 있었다.
존슨이 말을 했다.
"그러면 내 회사를 아예 오이사가 다 경영을 맡아줘요….….."
아내는 어이없는 웃음을 지으면서 말을 했다.
"그건….불가능 하다는거 잘 아시잖아요…"
"내가 그걸 알기에…..그러지 못할꺼면 차라리 도와달라고 하는 겁니다.
오이사는 절대로 그런거 이유없이 안 받는거 알기에, 내가 오연지
라는 여자를 너무 잘 알기에, 나를 도와달라고 부탁을 하는 겁니다.
나를 도와주지 않을꺼라면, 차라리 내 재산을 오이사가 다 맡아서
사회 환원을 해버리세요…
하지만….그렇게 되면…..당신이 그토록이나 자랑스러워 하고, 인생의
모든것처럼 여기던, 당신의 그 학교….
일유대학교 출신의 수많은 당신 후배들…..당신의 모교 후배들은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될 겁니다.
국내 최고의 연봉을 받는 재원들이에요…
다른 곳 이직이요?................. 아마 적응하지 못할겁니다.
너무도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고액 연봉을 받고 일을 하던 사람들이에요…
그 사람들 다 실업자 만들껀가요?
오이사….제발…..날 좀 도와줘요….
몇 달만….제발….내가 편하게 눈을 감을수 있도록……
제발…..제발 부탁입니다. 오이사…."
존슨이 아내 앞에서 고개를 푹 숙였다.
엄청나게 불쌍한 표정으로 말이다.
아내는 나를 보았다.
아내가 내 눈을 쳐다보았다.
나는 속으로 아내에게 소리질렀다.
뭘 봐 이 변태년아….
하지만 겉으로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내가 그렇게 한참동안 내 눈을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당신에게 달렸어요.
존슨사장님이 죽기 전 마지막 소원을 내가 들어줄수
있는지 없는지는, 당신에게 달렸어요.
당신이 허락해 주면 할 것이고, 당신이 하지 말라고 하면,
난 존슨사장님이 그냥 눈을 감는것을 바라만 보고 있을꺼에요.
내 개인 감정보다는, 난 당신 소유라는 것이 더 중요해요.
이런 나한테 뭐라고 하지 말아요.
당신이 다 죽어가는 날 다시 살려놨잖아요.
죄가 많아서 천벌을 받는건지도 모를 날….
우리 엄마조차도 날 데려 가려고 했는데, 그런 날 당신이 그렇게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마음 조려가면서 다시 살려 놓은거잖아요.
다들 날 포기했을때….당신은 끝까지 날 포기하지 않았잖아요."
아내의 말에 내가 바로 대답을 했다.
"아니야…재호도…박재호도 포기는 안 했었어…"
말을 하고 나서 괜히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을 하기전에 생각을 좀 하고 해야 하는데….
괜히 씨부렸다는 후회가 들었다.
아내는 별로 개의치 않고 바로 말을 이었다.
"그때, 당신은 강이가 당신 자식이 아닌것으로 알고 있으면서도
나에게 약속 했었잖아요. 당신 자식으로 알고 잘 키워주겠다고
나에게 약속 했었잖아요…..
난 아직도 그때를 잊지 못해요.
당신이 수술전의 나에게 했던 그 말들을……
난 당신꺼에요….
당신이 하라는대로 할게요…
존슨사장님의 사정이 딱하기는 하지만….
어쩔수 없어요….
당신 곁에 머물기 위해서는…..
난 당신 말을 들어야만 해요…."
아내의 말을 다 들은 내가 입을 열었다.
"지랄을 해라….."
나도 모르게 저절로 입에서 말이 나온 것 같았다.
시팔…속으로 말한건데 밖으로 나와버렸다.
저런 긴 아내의 독백….햄릿이 뭐라고 씨부렸는지 난 솔직히 모르지만….
사람들이 항상 햄릿의 독백에 비유하지 않던가….
저렇게 긴 아내의, 햄릿풍의 독백에 감동을 먹는건 한두번이면
족하다….
저 년이 이제 재미가 들렸는지 같은 내용 반복하고 또 반복하고,
다시 한 번 반복해서 아주 이젠 사골뼈가 흔적도 남지 않을 것 같았다.
이젠 아내의 독백을 들으면 감동보다는 하품부터 나왔다.
"니미, 말은 그렇게 해도, 또 니 마음대로 해 놓고…제발 허락해 줘요
뭐 시팔….이런식으로 나올꺼 아니야…..
니미….시팔…장난해….."
아내가 내 말을 듣더니 갑자기 내 뺨에 손을 올리고 부드럽게
어루만지면서 말을 했다.
"여보, 욕도 습관이에요…..당신 은연중에 욕하는거 강이가 듣고
나중에 따라하면 어쩌려고 그래요….
강이가 어린이집 가서 친구들에게 니미 시팔 그러면 당신 마음이
좋을것 같아요?"
나는 아내의 말에 정말 심장이 쿵하고 내려 앉는 것 같았다.
아….정말 조심해야지…
그러고 보니 요새 아내한테 욕을 좀 많이 했는데…..
강이가 은연중에 듣고 따라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내 마음속을
꽉 채웠다.
물론 아내와 단 둘이 있을때만 욕을 하지만…..
습관이란건 정말 무서운 것이었다.
"아…정말 그러네….
내가 그 생각을 못했다.
당신이 내가 욕하면 바로 바로 그 자리에서 이야기를 좀 해줘….
강이가 정말 욕 따라하면 어쩌냐….."
내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아내를 보고 말을 했다.
"당신은 잘 할 수 있어요….아연이 어릴때 당신 욕 안 할라고 스스로
시팔이 말 앞에 달릴때마다 혼자 자기 뺨 때리던거 기억 안나요?"
아내가 내 어깨를 만지면서 말을 했다.
"맞어….그때는….젊어서 그게 가능했는데….이제는 자꾸 은연중에
욕이 나온다….
우리 강이 앞에서 습관적으로 나오지 않게…좀 조심해야지…."
나도 나를 어루만지는 아내의 손을 잡아주면서 말을 했다.
아내가 지적해 주지 않으면 정말 계속 습관적으로 욕을 할 것 같았다.
존슨은 멍한 표정으로 우리 부부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갑자기 강이가 욕을 따라할까봐 걱정스러운 생각이 드니까….
좀 전에 존슨하고 뭐라고 씨부렸는지 잠깐 까먹고 있었다.
저 새끼 저기서 뭐하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당신은 잘 할 수 있어요…
당신이 아연이 한테 한 것 만큼만 강이한테 해 주면 세상에 그보다
더 좋은 아빠는 없을꺼에요….
그러니까 우리 같이 노력해봐요…."
아내가 내 뺨을 아내의 손바닥으로 쓰다듬어 주면서 말을 했다.
"응…그러자….
어휴….요새 진짜 은연중에 욕이 너무 나오는 것 같네…
강이 요새 점점 더 구사하는 단어가 많아지는데 조심해야지….
강이가 말이 점점 느는 시기인데….내가 정말 방심하고 있었다.
둘째라고 소흘한 건 아닌데…..아연이때만 못하네 정말…..
반성좀 해야지…."
나는 내 뺨을 어루만지는 아내의 손을 꼭 잡아주면서 말을 했다.
내가 잘못한 것은 바로 바로 그 자리에서 고쳐야만 한다.
다른 것도 아니고, 강이가 조금 더 커서 초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입에 시팔을 달고 다니는 건 눈 뜨고 볼수가 없었다.
만약에 그러면 진짜 그건 백프로 아니 천프로 내 책임이었다.
나는 그렇게 살았더라도, 내 새끼는 그러지 말았으면 하는게
부모마음이었다.
나는 그러지 못했더라도, 우리강이는 그런 상스러운 말 안쓰고 고급지게
키우고 싶었다.
아연이처럼 어려서부터 체계적으로 좋은 교육 받아가면서 좋은 환경에서
고급지게 키우고 싶었다.
아연이 어릴때 아내가 아연이와 같이 많은 시간 있어주지는 못했지만
아연이의 학교, 학원 그리고 개인교습까지 전부 아내가 결정한 것들이었다.
그러고 보면 아연이가 오늘날 저렇게 완전 엘리트중의 초 엘리트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아내의 공을 인정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때였다.
아내가 갑자기 옥상 난간쪽을 향해서 손을 흔들었다.
나는 그걸 보고 아내가 쳐다보면서 손을 흔든 난간을 쳐다보았다.
아무것도 없는 빈 허공에 대고 아내는 손을 흔든것 같았다.
"뭐해? 왜 빈 허공에 대고 손을 흔들어?"
나는 아내에게 물었다
아내가 웃으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아뇨, 영식 오빠한테 인사한거에요…"
나는 이게 뭔 개소리인가 하고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서 옥상 난간으로
가 보았다.
영식이가 밧줄에 몸을 의지하고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지도 뒈지기는 싫었는지 허리에 안전줄까지 차고 있었다.
매달린 밧줄에서 떨어지면 자동으로 허리에 안전줄 때문에 낙하방지를
해주는 줄 같았다.
"뭐하냐? 팀스프리트 훈련하냐? 레펠타는거야?
응? 쓰발놈아…..나이 오십에 쪽팔리지도 않냐? 왜 거기 매달려 있어…."
영식이가 밧줄에 매달려서 나를 보고 말을 했다.
"아니 나는 안 탄다고 했는데 홍진이가 옥상 문 잠그고 뭔 짓들 하는지
너무 궁금하다고 자꾸 등을 떠밀어서…."
3층 체육관 창문에서 홍진이가 고개를 디밀고 나를 보다가
나랑 눈이 마주치자 얼른 고개를 창문 안으로 집어넣었다.
"얼른 안 기어 들어가냐?
남의 가정사 뭐가 그리 궁금해….시팔…."
"아…시팔 욕하면 안되는데….니네 때문에 저절로 욕이 나오잖아….
얼른 내려가…."
"으…응…….난 진짜 홍진이가 시켜서…."
영식이는 진짜 경찰특공대가 빌딩 외벽에서 레펠을 타듯이
벽에 발을 튕겨서 체육관 창문안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내일 모레면 오십살인데 진짜 징한 놈이었다.
아니 그것보다도 고개만 살짝 들고 있었을 영식이를 발견한 아내의
눈썰미가 더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영식이 때문에 그러고 보니까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내에게 쌍욕을 하면서 냉정함을 유지하다가 아내가 강이가 욕을 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갑자기 꺼내서, 내가 무장해제가 되었던것 같았다.
아이들 교육문제는 항상 다른 모든것들보다 우선했던 나였다.
잠시 강이 교육 문제 때문에 마음이 급격하게 약해졌던것 같았다.
오연지 저 년이 내 마음을 가지고 마음대로 떡주무르듯이 나를 조정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다시 아내의 곁에 앉았다.
아내가 그런 나의 손을 지긋이 잡아 쥐었다.
나는 아내의 손을 확 팽개쳤다.
아내는 별로 개의치 않았다.
약발이 떨어진것을 금새 눈치 깐 모양이었다.
아내가 존슨을 보고 말을 했다.
"사장님, 일단 가 계세요….
제가 3일 이내에 가부간에 답을 드릴께요.
제가 3일 이내로 연락을 드리지 못 하면, 남편을 설득하지 못 한것으로
그렇게 이해하시고 포기하세요.
사장님이 예전에 저한테 그러셨잖아요.
제 행동을 도저히 예측을 못하겠다구요….
도대체 저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예측이 불가능한 사람이
저라고 그러셨었잖아요…."
아내의 말에 존슨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그런 사람이 한 명 있어요…
저는요, 세상 모든 남자들 머리속이 훤하게 보이는 것 같은데,
단 한 사람, 제 남편의 생각과 행동은 잘 모르겠어요.
아예 처음부터 예측이 안되면 아예 시도도 안할텐데…
항상 제 의도와 예측대로 80프로까지 가다가, 나중에 막판 20프로애서는
제가 예측한 방향하고 전혀 엉뚱한 행동을 해버려요…
전혀 엉뚱한 행동이나 생각을 말이죠….
그래서…저도 예측이 불가능해요.
이젠 뭐, 거의 예측 자체를 안 하면서 사니까 마음이 편하기는 해도 말이에요.."
아내의 말에 존슨이 천천히 대답을 했다.
"그건 나도 동감입니다….나도 예전에 몇 번 그런 생각을 했던적이 있어요…
견씨는 일반인들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사고를 하는 것 같더라구요…."
나는 이년놈들이 뭐라고 씨부리나 하는 표정으로 아내를 슬쩍 쳐다보았다.
다리를 꼬고 앉은 검정색 밴드스타킹을 신은 아내의 허벅지가 은근히
섹시하게 보였다.
아까 두 번이나 하고 나왔는데도 아래가 또 서는걸 보면 요새 우리 집 요리에
아연이 충분히 함유된 음식들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그러고 보니까 아연이네 집이니까 음식에 아연이 많은 것인가?
남자의 정액을 생성하는데, 아연이라는 영양소가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인터넷에서 보았는데….
내 딸 이름이 아연이네….
아이 씨...….젠장….뭐 이런가….
이상한 생각하는데, 내 딸의 이름을 떠올리기는 싫었다.
아연을 영어로 뭐라고 하더라…..
"아연이 영어로 뭐지? 우리 아연이 말고, 영양소 아연…."
나는 아내의 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징크…"
아내가 작은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해주었다.
이젠 속으로 생각할때 아연이라고 하지말고 징크라고 생각을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중한 내 딸의 이름을 정액같은 것과 연관시켜서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하여간에 내 몸에 징크가 넘치는 것 같았다.
징크가 많이 함유된 음식들을 먹으니 내 나이에도 싸도 싸도 또 다시
벌떡 서는 것 같았다.
존슨이 가면 아내의 치마를 걷어 올려서 스타킹을 신겨놓은채로
뒤치기를 한 판 걸지게 할까 생각을 했다.
존슨이 나를 보고 말을 했다.
"제발…..부탁합니다.
나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
이렇게 생을 끝내고 싶지 않습니다.
날 믿고 따라와주었던 모든 이들에게 행복이라는 마지막 선물을
하고 떠나고 싶습니다."
개새끼 지가 궁하니까 다시 존댓말을 쓰는것 같았다.
"몰라, 임마….일단 가 있어…."
존슨이 다시 존댓말을 쓰니까 엿이나 먹어라 하는 생각으로 내가
말을 던졌다.
아내와 존슨, 둘 다 나를 놀란 표정으로 보았다.
나는 그런 존슨을 바라보면서 말을 했다.
강이 교육을 위해서 욕을 하면 안 되지만, 오늘까지만 욕을 하고
끊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입을 열었다.
"시팔…남의 마누라 가지고 놀던 주제에 뭘 야려봐….눈깔을 팍…..
꼽냐? 꼬와?
꼬우면 꼽다고 말해……
절대 허락 안 해 줄테니까…..
얘가 지 입으로 내 꺼라고 하잖아….
내 애완견 하고 싶다고 하잖아…."
나는 아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말을 했다.
뭐든지 적당히 해야 하는데, 기왕 존슨 앞에서 욕하고, 가오 잡은 이상
좀 오버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아니 생각보다 나는 더 오버해서 질주하고 있었다.
"야….너, 진짜 내 애완견 할꺼야? 그럼 짖어봐…."
나는 아내의 어깨를 툭 치면서 말을 했다.
아내는 내가 어깨를 툭 치자 바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테이블에 손바닥을 대고, 몸을 힘차게 일으켰다.
그리고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에이 시팔….
어쩐지 너무 달렸다고 생각을 했다.
브레끼좀 확실하게 잡을껄….
나는 항상 이 모양이었다.
괜히 까불었다.
아내가 나에게 뭐하는 짓이냐고 따질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난듯 벌떡 일어나서 나를 쳐다보는 아내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나는 항상 이게 문제였다.
잡년…말이나 꺼내지 말던가….
아내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내 앞으로 와서 섰다.
그러더니 갑자기 바닥에 덜퍼덕 무릎을 대고 엎드렸다.
그냥 뒤치기 자세가 아닌 엉덩이를 하늘 향해 높이 치켜 든 뒤치기 자세였다.
아내는 그런 뒤치기 자세로 옥상 바닥에 엎드리더니, 고개를 번쩍 들어서
내 얼굴을 보았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아내는 내 눈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멍멍!"
에그머니나….
이년이 미쳤나…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Highcook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