넣어 키운 걸그룹 5
멍멍이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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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22:52
업키걸이 신인 시절에 하연, 은솔과 함께 촬영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 전부터 나를 눈여겨보다가 작가한테 직접 부탁을 해서 미팅 스케줄을 짰던 것이다.
하연이 직접 설명을 해줬다.
“업키걸 멤버들이랑 뮤노 대표님의 섹슈얼 커뮤니케이션은 거의 99% 일치로 나와요.”
“그게 뭔데요?”
“속궁합 같은 거예요.”
“아···.”
그래서 내가 요나랑 할 때 그렇게 좋았던 건가.
삽입은 하지 않았지만 은빛이랑 할 때도 정신이 나갈 정도로 좋았고···.
“그럼 분홍색 아우라는 뭔가요.”
지선경이 대답했다.
“아우라라는 게 대표님한테만 보이는 거라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업키걸 멤버들이랑 여기 있는 여자들한테만 보인다는 걸 보면 아마 대표님의 능력을 최대치로 올려주는 파트너의 표시가 아닌가 싶어요.”
말인즉슨, 분홍색 아우라를 가진 여자들과 스킨십을 하면 내 버프 능력이 극대화 된다는 것이다.
하연이 말한 속궁합. 뭐 그런 거.
“대표님.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저희가 한 말은 모두 사실이에요. 그러니 인류를 위해서 지치지 말고 성교해주세요.”
“저기··· 제가 회귀한 것 때문에 인과가 바뀌었다고 하셨는데 그 말은 뭔가요?”
“아. 최고위험으로 분류된 숙주 반인족이 하나 있거든요. 저희가 잡을 기회가 있었는데 하필이면 그때 대표님이 회귀를 하시는 바람에 평행세계끼리의 인과율이 살짝 뒤틀렸어요. 결국 놓쳤고요.”
“그렇군요···.”
하다하다 이제는 평행세계까지 나왔다.
마음 같아서는 애써 부정하고 싶은데 정황상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설령 말한다고 해도 믿지 않을 이야기들을 그들은 전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표정이 영 탐탁치 않았나보다.
내 능력을 확인시켜주겠다면서, 지선경이 루루에게 나를 흥분시키라고 지시했다.
“충성충성!”
“아뇨, 잠깐만요··· 읏···.”
나는 디귿자 테이블의 가장 자리에 앉아 있었다.
루루는 내 맞은편이었는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일어서더니 양손을 등 뒤로 가져갔다. 그것은 분명 브래지어 훅을 푸는 동작이었다.
그러더니 내 허벅지 위로 마주보며 올라타고는 곧장 키스를 하며 내 손을 자신의 블라우스 밑으로 가져갔다.
아찔하다.
당연히 뿌리쳐야 하는데 마치 마법에 걸린 듯 차마 거부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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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루루
―나이 : 21
―키 : 165cm
―몸무게 : 58kg
―나에 대한 호감도 : A
―성욕 : S
―성 개방지수 : S
―성 판타지 : 죽음 일보직전까지 내몰리는 하드코어 SM플레이
―핀 포인트 : 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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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이건 또 무슨 미친 성 취향이냐.
아무리 판타지라지만 해도 너무 하잖아.
루루가 누구던가.
100명의 걸그룹 지망생이 참가한 최초의 걸그룹 오디션에서 중국인이라는 핸디캡을 안고도 압도적인 표차로 1위를 하며 ‘대륙의 센터’라는 별명을 얻은 아이다.
그 오디션을 통해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 KBG15에서 1년간 활동을 하며 대세 반열에 올랐고, 몇 달 전에는 도로시라는 6인조 그룹으로 데뷔해 고작 2주 만에 음원과 음방에서 1위를 하며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그런 루루가.
대륙급 미모와 글래머러스한 몸매, 리듬체조 유스 출신다운 유연한 몸과 아크로바틱 덤블링을 트레이드마크로 예능과 CF계를 휩쓸며 ‘루덕 신드롬’을 일으켰던 루루가!
죽음 일보직전까지 내몰리는 하드코어 섹스를 꿈꾸는 것도 모자라 내 허벅지 위에 올라타서 스스로 가슴을 오픈하고 키스를 퍼붓고 있다니···.
우리홍 이전에 ‘살 빼지마’류 피지컬 아이돌계의 대표주자였던 루루의 가슴은 가히 명불허젖이었다.
내 비록 얼어붙어서 제대로 만지지 못하고 있고 옷에 가려져서 그 젖태를 확인할 수도 없었지만, 단순히 손이 얹어진 것만으로도 슴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불과 며칠 전 은빛이의 빈유를 보며 ‘가슴은 사이즈가 아니라 비율과 꼭지 색깔이다’라고 입을 놀렸던 나 자신을 반성한다.
그것은 큰 가슴을 만져보지 않고 경솔하게 내뱉었던 경험 부족의 오류이자 젖 빠는 소리였다.
생전 경차만 타던 사람은 경차의 불편함을 모르지만, 롤스로이스를 타다가 스파크를 타게 되면 비로소 그 차이를 알게 될 것이다.
나는 거유를 만져보고 나서야 작은 가슴이 얼마나 사람을 비굴하게 만드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가슴은 큰 게 최고다.
보기에도 좋고 만지기에도 좋다.
거유만세. 만만세.
용기를 내어 풍만한 유체를 와락 쥐어보았다.
―울컹
아아― 이것이 거유의 촉감이라는 것이다.
손안에 착 감기던 씨바젖과는 달리, 한계치까지 채워 넣은 물풍선처럼 뭐가 막 옆으로 삐져나오려고 한다.
가슴골 사이에 코를 처박은 뒤 양쪽 가슴으로 뺨을 처대면서 웁파붑파 입바람을 불어넣고 싶다.
남자의 로망 중 하나인 파이즈리도 가능하겠지.
“대표님, 저희 한 번만 봐주세요.”
루루의 키스&참거유 공격에 잠시 달나라로 떠났던 나를 현실로 되돌리는 지선경의 목소리였다.
나는 움찔 놀라 눈을 떴다.
그러자 눈앞에 진귀한 광경이 펼쳐져 있다.
사람들의 몸에서 마치 북극의 오로라 같은 형형색색의 빛의 파장이 넘실대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하나 같이 광채가 흘렀고 몇 몇 여자들은 상기된 표정으로 하아하아 밭은 날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에게 달콤한 애무라도 받는 것처럼 말이다.
나와 포개져 있는 루루도 마찬가지였다.
갑자기 몸을 부르르 떨더니 특유의 어눌한 발음으로 말했다.
“아으으, 루루의 뽀찌가 짜릿짜릿 함미다. 김뮤노 댑표님의 주니어한테 언만진창으로 당하고 시퍼요. 넣어주세요.”
넣긴 뭘 넣어.
역시나 볼이 발그레 달아올라 더욱 농염해진 지선경이 말을 이었다.
“저희는 지금 김윤호 대표님이 뿜어내는 쾌감 에너지를 온몸으로 받고 있는 중이에요. 하아··· 클리토리스가 기분 좋게 움찔거리고 유두가 찌릿찌릿거리네요. 오르가즘과 비슷한 이 느낌이 바로 대표님이 저희에게 불어넣는 버프의 영향이에요. 아, 맛있어···.”
예···?
“반인족과 일선에서 싸워야 하는 저희와 달리, 대표님은 최대한 정체를 감추셔야 돼요. 걔들이 대표님의 존재를 알게 되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저희와 접촉도 피해야 할 거예요. 저희 쪽에서 보지가드··· 아 죄송합니다. 보디가드 겸 비서를 한 명 붙여드릴 테니까···.”
설마 저 거구의 흑인 브로는 아니죠?
―똑똑
“아, 왔나보네요. 들어와.”
지선경이 보디가드라는 말을 꺼내자마자 문을 열고 들어온 건 이곳에 있는 하연과 은솔, 루루만큼이나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애였다.
움찔.
나는 루루에게서 입술을 떼고 녀석의 아우라를 자세하게 살폈다.
사실 자세하게 살필 것도 없다.
저 보라색 아우라는 절대 다른 색깔과 헷갈릴 수가 없으니까.
라희와 망란이 이후 1년 반 만에 나타난 2기 세 번째 보라색 소녀였다.
“이런 추한 꼴 보여 드려서 죄송합니다. 일이 늦게 끝나서 옷을 못 갈아입고 왔어요.”
그러기에는 너무 예쁜데···.
세 번째 보라색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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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호/이름 : 지망생 백지민
―생년월일 : 1999년 10월23일
―신장/몸무게 : 167cm/50kg
―혈액형 : B
―소속 : 없음
―추천 분야 : 걸그룹
―기초 트레이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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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만난 Pt.2 세 번째 보라색 아우라의 소녀.
마치 입술에만 효과를 준 것처럼, 깨끗하고 하얀 피부 톤위로 강조된 빨간 입술이 시선을 잡아끈다.
내가 지민에게 느낀 첫 인상은 ‘묘하다’였다.
숏 컷이라기엔 약간 길고, 단발머리라기엔 약간 애매한 길이의 ―그냥 숏발이라고 하자― 숏발머리가 잘 어울리는 아이였는데, 한 가지 이미지로 형용할 수 없는 다양한 분위기를 풍겼다.
정적이면서 역동적이고 발랄하면서도 쓸쓸하고 여성스러우면서도 보이시하며 청순하면서도 퇴폐적이다.
근데 일이 늦게 끝나서 옷을 못 갈아입고 왔다는데 대체 무슨 일을 하는 걸까.
분명 요즘 같은 겨울에 입을만한 옷차림은 아니었다.
시스루 레이스 재질의 타이트한 브라우스와 무릎 위로 올라간 플레어스커트 모두 밝은색 계열의 파스텔 톤이다.
신발 역시 하얀색 여름용 샌들 힐에 발목 부분이 레이스로 된 양말을 신었다.
일단 외모로는 합격.
비주얼 멤버로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단순한 비서라면 모를까, 이런 여자애가 보디가드라니?
무슨 살인기술이라도 배웠나?
뭐 보디가드든 비서든 이제는 상관 없지.
보라색 아우라 하나만으로도 내 곁에 둬야할 명분이 생긴 거니까.
“미오야, 김윤호 대표님한테 인사드려. 앞으로 니가 모셔야 될 분이야.”
가명을 쓰나보다.
백지민이라는 본명보다는 미오라는 이름이 녀석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늦어서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꼴이 우습다.
루루가 내 허벅지 위에 올라타 있는 와중에 인사라니.
룸 구조도 그렇고, 꼭 업소에서 아가씨 초이스하는 것 같잖아···.
“저희가 김윤호 대표님을 직접 만나는 건 아마 오늘이 마지막이 될 거예요. 앞으로 궁금하신 점이나 도움이 필요하시면 미오가 해결해드릴 겁니다.”
미오가 합류한 이후 모임은 20분 가량 이어졌다.
―반인족 3줄 요약.
1. 지구에서 인간을 멸종시키기 위해 나타난 인간과 똑같이 생긴 신인류.
2. 섹스를 통해 생식 기능을 마비시키거나 성병을 퍼뜨리는 소프트 타입부터 강간과 살인을 즐기는 하드 타입까지 종류가 다양하며, 이미 사회 곳곳에 파고들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3. 정부에서도 그들의 존재를 알고 있다. 2년 전부터 퍽커와 정부가 비밀 합동본부를 꾸려 전국적인 작전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내가 고추에 불을 켜고 섹스를 해야만 하는 이유 3줄 요약.
1. 목숨 걸고 반인족과 싸우고 있는 퍽커들에게 버프를 걸어 준다.
2. 나와 섹스를 하는 여자들은 반인족의 불임공격에 면역력이 생긴다.
3. 나는 비록 모르고 한 일이었지만, 내 회귀로 인해 위험한 반인족 하나를 놓쳤기 때문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
“이건가요?”
내가 이해한 게 맞는지 물어보자 성귀남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방과 후 보충수업을 해주는 선생님 같은 태도로 덧붙인다.
“근데 섹스를 해야 하는 이유가 너무 거창하신데요.”
“예?”
“우리가 밥을 먹거나 잠을 자는 것에 굳이 이유를 붙이진 않잖아요. 그것들이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요소이자 자연스러운 욕구고, 그걸 안 하면 죽기 때문에 하는 거죠. 성교도 마찬가지예요. 아니, 남녀가 성교를 하는데 이유가 어디 있습니까? 인간은 원래 자연스럽게 성교를 하고 사는데요. 일상의 한 부분 아닌가요?”
“아··· 예, 뭐···. 근데 섹스를 안 한다고 죽지는 않잖아요.”
“아뇨, 죽어요. 섹스 이즈 마이 라이프.”
“예···.”
그가 워낙 자신 있게 대답하는 바람에 기세에서 밀려 수긍을 해버렸다.
지선경이 대단원의 막을 알리며 결론을 내린다.
“연예인처럼 대중 앞에 보여지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일반인에 비해서 ‘차밍 포인트’가 더 강합니다. 그러니 최대한 많은 연예인들과 성교해주세요. 김윤호 대표님이 가진 특별한 능력을 이용해서요.”
차밍 포인트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여기 와서 모르는 게 한두 가지냐.
뉘앙스로 미뤄 마나나 경험치 같은 거겠지.
“다들 바쁘실 텐데 그만 일어나죠.”
“수고하셨습니다.”
“추선, 가자.”
“응.”
퍽커들은 내게 작별 인사를 하며 하나 둘씩 룸을 벗어났다.
“김윤호 대표님,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섹스!”
“예.”
“가볍게 1일1섹 정도만 하셔도 저희에게 큰 도움이 돼요.”
“예···.”
“잦이봊이해피섹스입니다.”
“예······.”
지선경과 그녀의 보디가드라는 미라클 존슨, 그리고 미오만이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 가운데 기묘했던 모임은 그렇게 끝이 났다.
나는 지선경에게 물었다. 어차피 그들에게는 내 능력이 모두 오픈됐으니 솔직하게 물어보는 게 낫겠지.
“미오 씨한테 보라색 아우라가 보여요. 그 말은 제가 새로 제작하는 걸그룹 멤버가 돼야 된다는 뜻인데 괜찮을까요? 저희 회사에 연습생으로 들어와서 트레이닝을 받아야 될 것 같은데···.”
“걸그룹이요?”
너무 뜬금포였는지 지선경과 미오는 동그랗게 뜬 눈으로 서로를 쳐다본다.
“예. 저도 당황스럽긴 한데, 보라색 아우라가 나타난 이상 선택지가 없거든요.”
“그럼 어쩔 수 없죠.”
지선경은 시원하게 미소 지으며 어리둥절한 미오의 어깨를 격려하듯 두드렸다.
“미오, 파이팅!”
“예? 사장님··· 아무리 그래도 걸그룹은 아닌 것 같은데요···.”
“아냐, 넌 충분히 할 수 있어. 어디까지 올라가나 한 번 보자. 언니가 응원할게. 큭큭큭.”
나는 지선경과도 인사를 나눈 뒤 미오를 데리고 인근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로에 대한 기본적인 호구조사 정도는 거쳐야지.
“99년생이면 은빛이랑 동갑이네요. 제가 말 편하게 해도 되죠?”
“예, 편하게 하세요 대표님.”
여자치고는 중저음의 목소리다.
허스키한 쇳소리까지 조금 섞여있어서 잘만 다듬으면 매력적인 보컬이 될 것 같다.
“내가 누군지는 알지?”
“예. YH엔터테인먼트 대표님이요. 그리고 업키걸 매니저셨고, 저희 퍽커들한테 되게 중요한 분이시라는 얘기도 들었어요.”
“너도 그거야? 퍽커···?”
“예. 저는 반인족을 육안으로 알아볼 수 있어요. 그리고 아버지가 종합격투기 체육관 관장님이셔서 어렸을 때부터 격투기 배웠고요. 아마 대회에서 우승도 몇 번 했어요.”
보디가드라고 했던 이유가 있었네.
너도 강한 여성이구나.
그럼 그들처럼 성욕도 왜곡됐겠지.
미오는 덤덤하게 말을 이었다.
“저희 아버지는 3년 전에 반인족한테 돌아가셨어요.”
“아··· 그랬구나···.”
“살해 직전까지 강간을 당하셔서 내장이 다 파열됐어요. 게이 타입 반인족이었거든요.”
미치겠네, 진짜···.
이쪽 주제로만 넘어오면 리액션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커피 한 모금을 마시며 잠깐 틈을 둔 뒤 화제를 전환했다.
“지선경 대표님이랑은 어떻게 아는 사이야? 아까 보니까 사장님이라고 하던데.”
“제 직속 사장님은 아닌데 그냥 그렇게 불러요. 저희 원래 사장님은 성귀남 사장님이에요.”
아, 그 인간.
미남미녀들만 모여 있던 퍽커 모임의 유일한 추남.
하지만 능력 면에 있어서는 나보다 더 먼치킨이라고 했지.
“어떤 회사야?”
“이미지 클럽이요.”
“이미지 클럽······ 이 뭐지?”
“혹시 페티쉬 클럽이라고 들어보셨어요?”
제발···.
제발 내가 생각하는 그쪽이 아니길···.
“코스프레 플레이랑 상황극 플레이로 손님들 욕구를 풀어주는 업소예요.”
맞구나.
내가 생각하는 그쪽.
“너는 거기서 뭐하는데.”
“매니저예요.”
“아, 니가 직접 하는 건 아니고?”
“아뇨, 제가 직접 해요. 거기서는 그걸 매니저라고 해요.”
획기적이야, 신선해, 늘 새로운 시련이야.
신을 만나면 신을 죽이고 싶다.
“성관계도 해···?”
“아뇨. 삽입은 안 되고 마무리는 핸드잡이나 풋잡 같은 유사 플레이로 끝내요.”
“···그걸 니가 직접 한다는 말이지?”
“예. 백 프로 멤버십 예약제로 운영이 되는데, 오늘 마지막에 받은 손님이 여친이랑 벚꽃 놀이 가는 상황극을 원해서 꼴이 이래요.”
벚꽃 놀이든 벗고 놀이든 관심 없고.
마약돌에 이어서 이번에는 업소돌이냐.
아주 시발, 이쯤 되니 남은 두 명은 대체 어떤 놈들인지 슬슬 기대가 되기 시작한다.
“멤버십 예약제라는 말은 아무나 못 들어간다는 얘기지?”
“예. 대부분 상류층 고객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정재계 쪽 영감님들도 많이 오시고 사자 들어가는 사람들이나 연예인도 많이 와서 보안유지는 필수예요.”
혼란하다 혼란해.
보안유지 필수 부분에서 기뻐하면 되는 건가.
“그래, 그 얘기는 그만하고 이제 현실적인 얘기를 좀 해볼까?”
물론 아우라니 뭐니 하는 것도 충분히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퍽커랑 반인족, 이미지 클럽에 비하면 양반이지.
“아까도 말했지만, 너한테 보라색 아우라가 나타난 이상, 다른 보라색 애들이랑 걸그룹으로 데뷔를 해야 되거든. 근데 아이돌 쪽은 아예 관심이 없어?”
“뭐 지금 하는 일보다는 당연히 연예인이 낫긴 하죠. 연기는 한번 해보고 싶기도 했고요. 근데 걸그룹은 좀 쌩뚱 맞네요.”
“노래랑 춤은 아예 못 해?”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죠.”
“뭐 그거는 트레이닝으로 커버되는 부분이니까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미오는 잠시 대화를 멈추고 생각에 잠겼다.
나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서 생각의 정리가 필요했다.
업키걸을 포함해 지금까지 나타났던 7명의 보라돌이들은 전부 가수 지망생이었는데 미오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뭐 성공가능성이 있으니 보라색으로 나타난 거겠지.
잠시 뒤 녀석이 먼저 입을 열었다.
“혹시 지선경 사장님한테 저에 대해서 얘기 들으셨어요?”
“아까 너 들어왔을 때 그때 막 얘기 나오던 참이었어. 보디가드 한 명 붙여주신다고 하던데.”
“아··· 그러셨구나. 그럼 아까 사장님이 장난치신 거네요. 대표님은 그걸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신 거고요.”
“응? 무슨 장난?”
“저 여자 아니라 남잔데요.”
“어···?”
“저 남자예요. 여장은 돈 벌려고 하는 거고요.”
아 씨발 뒷골 땡겨.
사람이 충격을 받으면 이런 테크로 골로 가는 거구나.
“니가 남자라고?”
“예.”
“······.”
“······.”
“트랜스젠더, 뭐 그런 거?”
“아뇨. 그냥 남자요. 몸도 마음도 남자.”
“······.”
“······.”
“아닌데. 암만 봐도 여잔데. 너 진짜 예뻐.”
“큭큭, 바지 벗어볼까요?”
“고추 달렸어?”
“예.”
“여자랑 관련된 수술이나 그런 거 전혀 안 했다고?”
풍만하게 솟은 가슴을 쳐다보며 묻자 실리콘 패드 뽕이란다.
“그러니까··· 돈을 벌려고 여장을 하고 이미지 클럽에서 일을 한단 말이지?”
“예.”
“돈 벌려고 아저씨들 대딸을 해준다고?”
“예. 근데 아저씨 말고 젊은 남자들도 많이 와요.”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거부감 안 들어?”
“가끔 자괴감 들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마인드 컨트롤하죠.”
“그게 돼?”
“예. 소 젖 짜는 거나 정화조 청소하는 것처럼 조금 독특한 노동으로 생각하면 편해요.”
남자의 몸과 마음으로 남자들의 정액을 짜는 것과 소 젖 짜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괴리감이 있긴 한데, 뭐, 본인이 괜찮다고 하니 할 말은 없다.
나는 혹시나 해서 녀석의 정보창을 열어 ‘추천분야’ 목록을 다시 한 번 확인해봤다.
―추천 분야 : 걸그룹
정보창 이 시팔 새끼야···.
진짜 이럴래?
불알이든 뭐든 예쁘면 장땡이다 이거야?
안 되겠다.
오늘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용량이 초과된 것 같다.
빨리 이곳을 벗어나 극현실의 향취를 일깨워줄 수 있는 곳으로 도망가고 싶다.
그래, 본가로 가서 씽씽걸의 잔소리를 듣는 거야. 엄마의 잔소리야 말로 극현실주의의 표본이지.
아니면 형네 집으로 가서 안율이의 ‘삼촌 장가가세요’를 듣는 것도 효과적이겠다.
어디가 됐든지 여기만 아니면 된다.
“너 집 어디야?”
“논현초 앞이요.”
“가깝네. 안 데려다 줘도 되지? 남자잖아.”
“예.”
“오늘은 내가 너무 혼란스러워서 안 되겠다. 내가 내일 다시 연락할게. 전화기 줘, 번호 찍어줄게.”
“옙.”
녀석과 전화번호를 교환한 뒤 이름을 저장하려는데 내 현실감각을 일깨워주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립밤 티나 [대표님 늦어도 상관없으니까 볼 일 다 보시면 연락하세요. 저 행사 끝나고 강남 넘어왔어요]
4인조 섹시 걸그룹 립밤의 리더 티나.
원래 오늘 저녁은 그녀와 약속이 잡혀 있었다.
밥이나 먹자면서 먼저 연락이 왔었는데, 아마 립밤의 계약 문제 때문에 자문을 구하려는 것 같다.
나 [잘 됐네요. 저 지금 청담동에서 업무 끝났는데 제가 티나씨 있는 데로 갈게요. 어디로 가면 돼요?]
립밤 티나 [지금 강남역에서 멤버들 내려주고 있어요]
나 [그럼 20분 뒤에 강남역 앞에 가서 전화할게요]
20분 뒤.
강남역 인근에 주차를 하고 잠시 지나는 행인들을 보고 있노라니 태양계 너머로 떠났던 현실감각이 돌아오는 기분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티나를 만나자마자 다시 정신이 멍해졌다.
그녀에게서 분홍색 아우라와 함께 씹창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웬만하면 연락도 하지 말자던 지선경에게 메시지가 왔다.
지선경 대표 [이태원에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반인족 3명이 동시에 뜬다는 정보가 들어왔어요. 오늘 밤 안에 처리를 해야 되는데 아무래도 대표님이 도와주셔야 될 것 같아요. 인류를 위해 새벽 2시 전까지 성교 1회 부탁드립니다. 파트너가 분홍색 아우라라면 금상첨화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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