넣어 키운 걸그룹 6
멍멍이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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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22:54
립밤 티나(1)
나 [미오 남자인 거 일부러 말씀 안 하신건가요]
지선경 대표 [미오가 그렇게 말하던가요?]
나 [예. 몸도 마음도 완벽한 남자라던데요]
지선경 대표 [그럼 존중해주세요]
나 [당연히 존중은 합니다. 게이든 트랜스젠더든 저는 상관없어요. 하지만 걸그룹 멤버로는 부적격하죠]
지선경 대표 [저는 미오를 걸그룹 멤버로 소개시켜 드린 게 아닌데요^^;;]
아참, 그렇구나.
괜한 사람한테 화풀이를 했다.
나 [죄송합니다. 제가 잠시 판단력이 흐려졌네요]
지선경 대표 [괜찮습니다^^ 그런데 성별이 꼭 중요한가요? 걸그룹이 예쁘고 사랑스러우면 그만이죠. 걸그룹 전문가인 대표님조차 여자로 볼 정도였으면 일반 대중들 눈에는 천상 러블리걸로 보이지 않을까요?]
자존심 상하지만 반박할 수가 없었다.
미오에게서는 어떤 위화감도 느끼지 못했으니까. 보이시한 매력이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그것이 결코 남자라는 의심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거기에 정보창까지 추천분야를 걸그룹으로 말하는데 내가 어떻게 의심을 한단 말인가.
그건 남자라는 걸 알게 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남자라는 걸 알고 나면 어색한 부분이 보이기 마련인데, 말투와 행동, 표정과 작은 손짓에서조차 남자의 느낌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는 목울대도 튀어나오지 않았다.
물어보니 그건 선천적인 체질이라고 한다.
나는 답답한 마음을 지선경에게 털어놓았다.
그녀 역시 연예계 관계자이고 내 능력까지 허심탄회하게 밝힐 수 있으니 마음이 편해진 모양이다.
나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정보창은 미오를 걸그룹으로 추천하고 있어요]
지선경 대표 [하면 되죠. 독수리 5형제라고 해서 독수리랑 남자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나 [ㅋㅋㅋㅋㅋㅋ]
지선경 대표 [제대로 된 표기법은 조류 5남매라고 하더군요ㅎㅎ]
그녀의 센스에 웃음이 터지긴 했지만 냉정하게 따지면 그것과는 경우가 조금 다르다.
독수리 5형제의 3호기는 실제 여자이지 않은가.
3호 백조가 알고 보니 보추였다면 과연 시청자들이 가만히 있었을까?
지선경 대표 [정보창 선배로서 말씀을 드리자면, 정보창이 유일한 정답은 아니지만 거기서 하라는 대로 해서 손해 보는 일은 절대 없더라고요]
그거야 그렇긴 하지.
나는 지선경에게 미오에 대해 좀 더 물어보고 싶었지만 당사자와 직접 대화를 하는 편이 맞는 것 같아서 적당히 마무리 지었다.
지선경의 결론은 [오늘 밤 안에 꼭 섹스해주세요] 였다.
그녀와의 짧은 채팅을 통해 확실히 알게 됐다.
이 인간들은 말이 안 통한다.
그들과 나는 언어만 같을 뿐이지 소통의 근본이 되는 행동양식과 문화, 사상, 관념 자체가 아예 다르다.
하긴, 전신이 성감대로 이뤄진 사람들이랑 무슨 대화를 하냐.
섹스를 음식이나 수면처럼 생존의 필수 요소로 여기는 사람들과 상식적인 대화가 통할 것이라고 생각한 내가 바보지.
“하아, 참나···.”
옆에 티나가 있는데도 무심결에 흘러나온 한숨이었다.
티나가 걱정 반, 장난 반의 말투로 묻는다.
“왜요? 업키걸 멤버들이 또 속 썩여요?”
아뇨. 업키걸 애들은 천사 그 자체죠.
나는 휴대폰 화면을 끄고 그녀와의 대화에 집중했다.
“죄송해요. 진행 중인 일이 살짝 꼬여서···.”
“제가 죄송하죠. 대표님 바쁘신데 그냥 다음에 볼 걸 그랬나 봐요.”
“이제 다 끝났어요. 그나저나 어디로 가야되나. 웬만하면 사람들 없는 데로 가는 게 낫겠죠?”
“조용한 데가 좋으세요? 아, 사람들이 대표님 얼굴 알아보겠구나.”
“아뇨, 저는 알아봐도 상관없는데 티나 씨 때문에 그러죠.”
“에이, 제가 그 정도 급은 아니에요. 길거리 돌아다녀도 몰라보는 사람이 더 많아요.”
“아니던데. 방금 차에 탈 때 주변에 있던 남자들 다 쳐다보던데.”
“에이그. 설마요.”
손사래 치며 털털하게 겸손을 떤다.
하지만 본인이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눈에 띄는 외모라는 걸 모를 리가 없다.
살짝 웨이브 진 매끈한 흑발.
감귤색 터틀넥 니트에 라이딩 자켓.
청바지와 앵글 부츠.
흔히 접할 수 있는 패션이지만 173cm(+부츠 굽)라는 늘씬한 몸매와 모델 같은 비율이 따라붙는다면 말은 달라진다.
강남역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내 차에 오를 때 주위 남자들의 시선이 온통 그녀에게 쏠렸다.
굳이 연예인이라서가 아니라 기본적인 피지컬과 뒤태만으로 시선을 집중시킨 것이다.
“일단 벨트 매세요.”
“옙.”
교보타워 방면으로 차를 몰며 물었다.
“뭐 드시고 싶은 거 있어요?”
“대표님이 고르세요.”
“제가 식욕이 없는 편이라서 음식 쪽으로는 거의 몰라요. 티나 씨가 메뉴를 정하시는 게 빠를 것 같은데요.”
“저도 딱히 배는 안 고픈데···.”
“밥 먹자면서요.”
장난스럽게 태클을 걸자 능청스럽게 대꾸한다.
“그러니까요.”
“그럼 어디로 가야 되나···.”
“술 드실래요?”
“술이요?”
당돌하게 물어봐놓고는 “아, 차 때문에 안 되시려나···.”하며 소심하게 말을 주워 담는다.
“차야 뭐 대리 부르면 되는 건데··· 술 마시고 싶어요?”
“그냥 소소하게 소맥 한 잔?”
“소맥 좋죠. 그럼 그냥 제가 아는 데로 갈게요?”
“옙.”
대표가 된 이후 하도 이곳저곳으로 불려 다니다 보니 음식점이나 술집은 테마별로 꿰고 있다.
연예인과 술을 마셔야 한다면 ―특히 여자라면 더더욱― 프라이빗 룸 또는 테이블끼리 파티션으로 구분된 술집이 좋다.
내가 택한 곳은 논현역 인근의 룸식 이자카야였다.
4인용 룸으로 안내 받아 주문을 마쳤다.
나는 그녀의 물 컵에 물을 따라주며 가볍게 대화를 시작했다.
“여기 분위기 괜찮죠?”
“예, 좋은데요?”
“오늘 무슨 행사였어요?”
“조명 회사 송년회요.”
“어우, 기업 행사 좋죠.”
내가 원 따봉을 치켜세우며 말하자 티나는 투 따봉으로 어깨를 으쓱이며 화답했다.
“예, 쏠쏠하죠.”
“김상인 실장님하고는 계속 해요?”
“예, 방송 쪽은 김 실장님이 계속 잡아주고 계세요. 근데 아무래도 혼자 하시다보니까···.”
“김상인 실장님 요즘에 정신없을 거예요. 그래서 그냥 저희 회사로 들어오라고 했거든요. 업키걸 애들이랑도 잘 맞아서 장우랑 같이 하면 좋으실 텐데 계속 고집을 부리시네.”
“왜 안 들어가신대요?”
“본인 회사 차린다고요. 투자처 알아보고 다닌다는데 그게 벌써 2년이 넘었어요.”
“그렇구나···.”
“그럼 립밤은 지금 로드 한 명 데리고 계속 하는 거예요?”
“예. 스타일리스트 팀만 정식으로 계약하고요.”
“그럼 개인 활동 겹치는 날은 어떻게 해요?”
“뭐 멤버들이 직접 운전해서 다녀야죠. 스타일리스트랑 교대로 할 때도 있고요.”
“얼마 못 버틸 텐데···.”
“예, 힘들어요. 그래서 회사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긴 한데···.”
오늘 그 문제로 내게 조언을 구하러 온 것 같다.
아마 립밤에게 계약 제의가 들어온 회사 목록을 말하면서 어떤지 물어보겠지. 그 중에는 어느 정도 이름 있는 메이저 회사도 있겠지만 아마 립밤의 성에는 차지 않을 것이다.
눈이 높다기보다는 전 소속사가 공중분해 되거나 사기를 당한 전례가 있다 보니 필요 이상으로 신중하다.
말을 한 차례 끊은 티나는 본인도 답답하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코를 찡그렸다.
“아시잖아요. 저희 멤버들 의심병 많은 거.”
“어렵게들 산다 진짜.”
“제 말이요··· 그렇다고 아무데나 계약할 수도 없고···.”
“그럼 그냥 저희랑 해요.”
“예?”
“딴 데 알아볼 필요 없이 저희 회사랑 계약하자고요.”
내 독단적인 결정이 아니라 이미 회사에서 정식으로 결정이 난 사안이다.
립밤 영입은 YH엔터의 전신인 흥얼흥얼 사운드 때부터 논의됐었고, 립밤 멤버들도 우리 회사와 일하고 싶다는 의중을 계속 내비쳤었다.
하지만 업키걸 하나 케어하기도 벅차서 계속 미뤄왔었는데, 이제는 시스템이 충분히 자리 잡혔고 직원 규모도 뒷받침되기 때문에 기성 아티스트 영입을 하기로 결정이 났다.
그 중 첫 번째 타깃이 바로 바로 립밤이었다.
티나는 장난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 괜히 한 번 꼰다.
“에이, 장난하지 마요.”
“장난 아니에요. 안 그래도 저희 쪽에서 먼저 연락하려고 했어요. 멤버들이랑 같이 회사 한 번 와요.”
“이거 실화예요?”
“립밤 정도면 저희가 모셔가야죠.”
“헐, 대박··· 저 원래 대표님한테 다른 회사 어떤지 물어보려고 한 거거든요.”
“어디 어디 들어왔어요?”
“TM이랑 판이요.”
“TM은 아직까지 연기자 중심이라서 음반 파트 푸시는 좀 떨어지고, 판은 뭐··· 굳이 말 안 해도 거기 대표가 누군지 아시잖아요?”
“예···.”
변태적인 관음증으로 유명한 양반이다. 소속 남자 연예인들과 짜고 그들이 성관계하는 모습을 몰래 훔쳐보거나 연습생들에게 탈의를 강요한 혐의를 인정받아 실형을 선고 받았었다.
출소 후에 개명을 하고 새로 회사를 차린 곳이 판 엔터테인먼트다.
“멤버들한테 말해도 돼요?”
“그럼요.”
“진짜 장난 하시는 거 아니죠? 만약에 장난이면 저 진짜 울 거예요.”
“아 진짜, 속고만 살았나.”
“예··· 저희가 속고만 살아서 이래요.”
“큭큭큭큭. 제가 직접 말할 테니까. 멤버들한테 전화해요.”
“영통으로 해도 되죠?”
“그래요.”
4인조 걸그룹 립밤.
커버 댄스팀으로 시작해서 무명으로 활동하다가 걸그룹 배틀 오디션 ‘리플레이걸’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멤버 평균 신장이 171cm가 넘는 현존 최장신 걸그룹으로서, 음악적인 면보다는 비주얼과 퍼포먼스에 올인. 섹시 컨셉이 시들해진 요즘 가요계에서 그나마 섹시 모델돌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행사가 가장 큰 수익원이고, 공중파는 아니지만 각종 케이블 프로그램에서 게스트와 패널로 꾸준히 출연 중이다.
리플레이걸이 끝나고 확 치고 나가야 할 시기에 소속사의 푸시를 못 받은 것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긴 한데, 행사에서 강세를 보이는 만큼 절대 마이너스가 되는 팀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무엇보다 높이 평가한 부분은 그녀들의 인성과 열정이었다.
소속사가 없을 때도 본인들이 직접 뛰어다니며 스케줄을 잡았고, 현장의 말단 스탭들과 본인들보다 한참 어린 걸그룹 멤버들에게도 깍듯하게 예의를 차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중에게 비춰지는 이미지도 좋고.
주문한 술과 음식이 나왔다.
우리는 소맥 원샷으로 축배를 들었다.
기대 이상으로 좋아하는 티나를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았다.
―와 진짜 말도 안 돼! 저희 진짜 뮤노 실장님이랑 같이 하고 싶었거든요.
티나는 립밤의 최연장자 해은에게 가장 먼저 소식을 알렸다. 영상통화를 했는데 눈물을 글썽일 정도로 기뻐했다.
―저희가 뮤노 실장님이랑 업키걸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시잖아요. 그쵸? 아시죠?
“예, 알죠. 저랑 업키걸 애들도 립밤 좋아합니다. 앞으로 잘 해봐요.”
―힝, 나 오늘 잠 다 잔 거 같애. 티나야, 공금 팍팍 써도 되니까 우리 실장님 맛있는 거 많이 사드려. 알았지?
“언니야, 대표님으로 바뀐 지가 언젠데 계속 실장님이래.”
―아, 맞다맞다. 근데 아직까지는 실장님이 너무 친숙해서···.
통화에 집중이 안 된다.
핸드폰 화면에 함께 잡히려면 티나와 몸이 포개질 수밖에 없었다. 나는 의자에 앉아 있고 티나가 내 오른쪽 뒤에 딱 붙어서 손을 뻗은 자세인데, 가슴이 자꾸 내 어깨에 닿는 것이다.
아니, 닿는 것을 넘어서 거의 얹어 있는 수준이다.
되게 신경 쓰이네.
내 몸은 아까 루루에게 당했던 스킨십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다.
풀 발기 됐다가 아무런 소득도 없이 사그라진 고추와 불알이 내내 뻐근했다.
그때 흘러나온 소정의 쿠퍼액이 팬티에 질척하게 묻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다시 여체의 자극을 받으니 육욕이 순식간에 확 올라왔다.
빈속에 마셔서 그런지 원샷으로 들이킨 소맥의 취기도 훅 치밀었다.
바로 옆에서 은은하게 풍기는 향취와 체온 또한 이성을 흐리기에 충분했고, 귀를 스치는 머리카락에 소름이 돋는다.
근데 이거 의도적으로 계속 누르는 거 같은데···.
티나는 해은과 통화를 하면서 상체를 버릇처럼 간간이 흔들었는데, 그 타이밍이 뭔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덩실덩실 춤을 추는 가슴의 감촉이 어깨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이 정도의 노골적인 신호는 못 알아차리는 게 바보다.
티나는 지금 나를 유혹하고 있다.
거의 확신을 하며 마른침을 삼키는 순간, 눈앞에 티나의 씹창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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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박경은
―나이 : 30
―키 : 173cm
―몸무게 : 55kg
―나에 대한 호감도 : A
―성욕 : B
―성 개방지수 : B
―성 판타지 : 제복
―핀 포인트 : 허벅지 뒤쪽, 엉덩이
―――――――――――
“응, 언니 끊어. 기분 좋다고 또 혼술 하지 말고.”
―알았어. 오늘은 그냥 잘게. 뮤노 실장님 우리 티나랑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예, 들어가세요.”
해은과의 영통을 마쳤다.
통화 종료 버튼을 터치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내 오른쪽 어깨엔 묵직하게 가슴이 걸쳐있었다.
립밤 티나(2)
“루루.”
“예, 주인님!”
“김윤호 대표님한테 미약 스킬 확실히 걸었니?”
“예! 키스 할 때 학실히 걸었써요!”
“근데 왜 아직 소식이 없지. 성욕이 없기는 진짜 없는 스타일인가보다···.”
***
식욕과 성욕은 비례한다는 속설이 있다.
나는 그 말을 어느 정도 믿는 편인데 내가 둘 다 없기 때문이다.
남자들의 일반적인 성욕이 10점 만점에 5점이라고 치면 나는 대략 2~3점쯤에 걸쳐 있을 것이다.
물론 섹스를 싫어하는 건 아니다.
막상 시작했다하면 내일이 없는 것처럼 최선을 다한다.
다만 섹스를 하기 위해서 뭔가 노력을 하는 게 귀찮을 뿐이다.
일단 사귀는 사이가 아니면 성관계를 하지 않는다.
그 신념이 깨진 건 플랜엘 제희가 처음이었는데, 그때도 이미 서른다섯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였다.
처음 만난 여자와 원나잇도 하지 않는다.
이건 37세 12개월 차인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성관계도 거의 안 하는 주제에 자위도 한 달에 한 번 할까 말까다.
그마저도 꼴려서 하는 게 아니라 억지로라도 빼지 않으면 몽정을 하기 때문에 거의 의무감으로 치는 것이다.
과거 건설회사 다닐 때 회식자리에서 여직원과 충동적으로 키스를 하고 꼭지를 만진 것처럼 가끔 술이 취해 폭주를 할 때가 있기는 하지만, 그건 거의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이례적인 현상이다.
클럽에서 헌팅한 카와이 걸을 집 앞까지 데려다 주던 그날 ‘오빠, 라면 먹고 가요’라는 말을 현실로 들어도 쿨하게 택시 타고 집에 온 사람이 바로 나다.
오죽하면 부모님이 남성 기능 검사 한 번 받아보라고 진지하게 말을 하셨을까.
나 역시 검사를 받아봐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을 했을 정도다.
그런 내가!
내 자의로!
모텔도 아닌 일반 술집에서!
평소 호감이 있던 사람도 아니고 일 때문에 만난 여자의!
옆구리를 감싸고 애무하듯 쓰다듬어 버렸다.
물론 시동은 티나가 먼저 걸었다.
그곳도 아주 노골적으로 말이다.
해은과의 영상통화를 마친 티나가 내게 사진을 요청했는데, 글쎄 얘가 볼과 볼 사이에 깻잎 한 장이 간신히 들어갈 간격으로 딱 붙는 게 아닌가.
가슴은 내 견갑골 인근을 지그시 눌렀다.
니트 재질 특유의 섬유 향과 따뜻하면서도 포근한 그 감촉에 정신이 녹아내렸다.
화면에 잡히는 티나의 얼굴은 또 왜 이렇게 뽀샤시하고 예쁜 건지···.
“하나, 둘···.”
―찰칵
“아, 죄송해요. 저 눈 감은 거 같아요. 다시 찍을게요.”
“100장 찍어도 돼요···.”
농담과도 같은 그 말과 함께, 티나와 내 몸 사이 어딘가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던 오른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마, 말도 안 돼···.
가요계 현존하는 유일한 모델돌답게 허리 라인이 깜짝 놀랄 만큼 잘록하다.
따뜻하고 부드럽다.
마치 손으로 감싸 안기 위해 존재하는 부위처럼 손에 착 감겼다.
내 오른손이 마땅히 갈 곳이 없었던지라 여기까지는 그녀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손은 단순히 허리를 감싼 것에서 만족하지 않고 배와 옆구리를 왕복하며 쓰다듬어 버렸다.
이쯤 되면 티나도 내가 자신의 유혹에 넘어갔음을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속으로 ‘그럼 그렇지’라고 쾌재를 부르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 자존심이 상해서 당장이라도 그만 두고 싶지만, 이미 내 이성은 본능에 집어 삼켜진 이후였다.
고작 소맥 두 잔 마셨을 뿐인데 술이 올라도 너무 오른다.
생각해보니 은빛이랑 집에서 뻘 짓 할 때부터 이미 내가 내가 아니게 되어버린 것 같다.
내가 자신의 잘록한 허리를 애무하듯이 몇 차례 쓰다듬든 말든, 티나는 셀카 찍기에 열중하며 전혀 반응을 하지 않았다.
화면 속 내 표정은 어색하게 미소 짓고 있는데, 티나는 자신이 가장 예뻐 보이는 베스트 표정으로 사진을 찍고 사진첩을 확인을 하는 등 전혀 아무렇지 않게 행동했다.
미치겠다.
그런 덤덤한 모습이 나를 더욱 자극하는 것이다.
허리를 어루만지던 내 손은 좀 더 밑으로 내려가 허벅지 옆면을 두루두루 마찰해나갔다.
그녀의 핀 포인트, 즉 성감대가 허벅지와 엉덩이라는 씹창 정보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핏감 좋은 청바지의 재질이 손에 즈륵즈륵 감긴다.
티나는 사진첩을 확인하며 방금 찍었던 사진을 내게도 보여줬다.
“대표님, 이거 제 에쎈에쓰에 올려도 돼요?”
에쓰이엑쓰 해도 되냐고?
되지, 되고 말고···.
“예, 해주세요. 저도 좋아해요.”
“대표님 틴스타그램에 프랜드 신청하면 받아주실 거예요?”
섹파 신청하면 받아줄 거냐고?
받지, 받고 말고···.
“그럼요.”
느낌이 좋다.
지금의 이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다.
뒤를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그저 손길 가는대로, 마음 가는대로, 뇌가 아닌 불알의 질서 속에 몸을 내던지련다.
허벅지 옆면을 애매하게 쓰다듬다가 용기를 내어 앞쪽으로 밀고 들어갔다.
가랑이 안쪽을 살짝 움켜쥐듯이 손끝으로 긁자 그제야 티나가 반응을 했다.
내 손등을 감싸 쥔다.
더 이상 하지 말라는 사인인 줄 알고 살짝 쫄았는데 아니었다.
마우스를 움직이듯 내 손을 이끌어서 터치 포인트를 옮겨 주었다.
또 다른 성감대인 엉덩이였다.
탐스럽게 힙업된 엉덩이를 쟁반 닦듯 시계방향으로 어루만지자 내 얼굴을 양손으로 소중하게 감싸 쥐며 키스를 한다.
나는 자연스럽게 눈을 감았다.
눈을 감기 전 보이던 그녀의 몽롱하면서 뇌쇄적인 표정이 강렬하게 뇌리에 박혔다.
소맥 향과 틴트 향이 섞인 그녀의 호흡이 혀와 함께 입 안을 풍성하게 메운다.
나도 혀를 깔짝거리며 장단을 맞춰주었다.
입술과 입술, 혀와 혀가 빚어내는 끈적한 백색소음은 기분 좋게 귀를 간질인다.
나는 의자에 앉아있고 그녀가 나를 내려다보는 포즈였다.
다리가 한 쪽씩 교차되어 내 가랑이 사이에 그녀의 다리 한 쪽이 끼어있었는데, 그 끼어있는 무릎을 굽혀서 의자에 얹는다. 그리고 땅따먹기를 하듯 슬쩍슬쩍 앞으로 밀고 들어오더니 급기야 고추와 살짝 맞닿았다.
흠칫.
여기서 좀만 더 밀고 들어오면 압박이 되어 오히려 아플 수도 있었지만 그녀는 그 방면의 프로페셔널이었다.
무릎으로 내 중심부위를 톡톡 건드리는데, 마치 도트 단위로 계산을 한 듯 딱 기분 좋을 정도의 자극이 왔다.
핑―
좋다, 좋다, 좋다···.
별 거 아닌 작은 움직임으로 이 정도의 쾌감을 주다니.
혀 놀림도 예사롭지 않고 남자 경험이 많은 것 같다.
제대로 된 스킨십은 고작 키스뿐인데 키스가 이렇게나 사람을 뿅 가게 하는 줄은 미처 몰랐는데.
내가 내가 아닌 게 되어버린다는 표현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가 없는 것이다.
털, 털을 만지고 싶다.
털을 만지자!
양손을 이용해 정성스레 엉덩이를 애무하던 나는 손을 앞으로 옮겨 청바지 단추를 풀었다.
탄력적으로 톡. 하며 풀어지는 손맛이 매우 좋다.
그녀와 나의 위치가 정면이라 팬티 속을 탐하려면 각도가 조금 애매하긴 한데,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그깟 각도 따위가 뭐가 중요하랴.
사나이가 털을 만지기로 마음을 먹었으면 손목이 꺾이는 한이 있더라도 만져야지.
높으신 분에게 봉투를 건네듯 송구스러운 동작으로, V자로 벌어진 청바지 사이에 오른손을 밀어 넣었다.
―스륵
팬티 밴드의 저항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스키니한 바지를 입을 때 팬티 라인이 안 보이게 해주는 노라인 팬티를 입은 것 같다. 그리고 응당 털이 있어야 할 자리 또한 매끈매끈했다.
젠장, 왁싱이구나.
허털감.
압도적인 허털감.
“하아···.”
하지만 내 허털감과는 반대로, 비어있는 둔덕지대를 만짐으로써 티나의 흥분감은 올라간 것 같다.
포개진 입술 사이로 야릇한 한숨이 새어나왔다.
그러고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숨어있는 털을 찾아 헤매는 내 손목을 잡더니 그대로 밑으로 내리는 것이 아닌가.
―짤박
어, 어잇.
나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청바지의 밑위길이가 너무 타이트한 나머지 중지의 두 마디 정도가 그대로 뵤지 틈새로 빨려 들어가 버렸다.
키스만으로 흥분한 건 나뿐 만이 아니었구나.
마찰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충분한 물이 뵤지 표면에까지 묻어나와 있었던 것이다.
당황스럽긴 한데, 나는 이왕 들어간 손가락 두 마디를 슬금슬금 움직이며 질벽을 긁었다.
―차박차박
“아핳···.”
거의 호흡만으로 이뤄진 신음소리에 내 텐션도 급격히 상승한다.
눈치 챌 틈도 없이 치밀어 오른 육욕과 육욕 사이에 장소의 개념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
우리의 키스는 더욱 농염해졌고 뵤지 안에 담긴 손가락 무빙도 점점 과감해져갔다. 손가락 마디만으로 조곤조곤하게 속삭이던 움직임은 이제 팔 전체가 직각으로 들썩일 정도로 격렬해졌다.
“으으으응···.”
입과 입이 맞물려서 노골적인 신음은 새어나가지 않았지만, 밖에서 우리의 행위를 알아차린다 해도 상관이 없을 만큼 정신이 나간 것 같다.
하지만 티나가 용케도 정신줄을 잡고 있었다.
키스를 멈추고 호소하듯 속삭인다.
“여기서 더 안 될 거 같아요···.”
“자리 옮길까요?”
묻자, 고개를 끄덕이며 상체를 세운다.
하지만 내 손목은 바지 속에 그대로 꽂혀있는 상태.
내 쪽에서 빼야 하는데, 오랜만에 만져보는 뵤지라서 그런지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뵤지 역시도 헤어지기 싫은지 쫀쫀하게 손가락을 휘감고 있다.
잘 가.
너 먼저 가.
아냐, 너 먼저 가.
그럼 하나 둘 셋 하면 동시에 돌아선 다음에 뒤돌아보지 말고 가기.
그래.
센다?
응.
하나··· 둘··· 셋. 아 뭐야, 왜 안 가.
너는 왜 안 도는데.
치···.
후후···.
헤어짐이 아쉬워 지랄염병을 떠는 연인들처럼, 뵤지에 담긴 손가락을 마지막으로 몇 차례 흔들어보았다.
맛있는 소리가 룸 안에 울려퍼진다.
―촵촵촵촵
“아, 민망해라. 물이 너무 많이 나왔죠···?”
“괜찮아요. 섹시해요.”
“제가 원래 이렇게 많이 나오는 편이 아닌데···.”
“저도 원래 아무데서나 흥분하는 사람이 아닌데 진짜 미치겠네요. 뭐에 홀린 거 같아요.”
“큽···.”
안 믿는다는 투로 코웃음을 흘리기에 정색하며 대답했다.
“진짜예요. 원래 식욕 없는 사람이 성욕도 없다고 하잖아요.”
“저는 좋아하는데···.”
“섹스요?”
“예···.”
“뭐 섹스 싫어하는 사람은 없죠. 저도 좋아해요.”
“성욕 없다면서요.”
“식욕이 없다고 해서 밥을 안 먹는 건 아니잖아요. 저도 당연히 맛있는 거 먹을 땐 기분 좋고 그렇죠.”
“저는 맛있을 거 같아요···?”
멘트 미쳤네.
멘트만으로도 사정할 것 같다.
여자 쪽에서 과감하게 나오니까 내 한계치도 풀려버린다.
“완전요. 완전 맛있을 거 같아요.”
“크크, 가요.”
“근데 손 빼기 싫은데 그냥 이 상태로 가면 안 되나···.”
“어우.”
남자도 대놓고 끼 부리는 여자는 거부감이 든다.
반대로 내숭이 심한 여자는 재수 없다.
티나는 끼와 내숭의 적정선을 지킬 줄 아는 여자였다.
이자카야에서 나와 역삼역 근처 호텔로 자리를 옮겼다.
내가 먼저 방을 잡은 뒤 룸 번호를 알려주면 티나가 나중에 들어오는 방식을 썼다.
호텔 방에 잠시 혼자 있는 틈을 타서 카톡 메시지를 확인했다.
뭐가 되게 많이 와 있다.
지선경 대표 [생각보다 빨리 시작하셨네요^^ 버프 팍팍 오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갓귀남 [형제여 잦이봊이해피섹스]
Go Choo! [감사합니다]
고오환 [감사합니다]
루루 [충성충성!]
멜뒤안 [버프 감사합니다 대표님]
나회장 [혹시 버프 이름 안 지으셨으면 제가 지어드릴까요? ‘덩크왕 마라도나’나 ‘전기충격 피카피카 둘리’ 어떠십니까?]
미오 [대표님 저 집에 들어왔습니다. 버프 감사합니다. 느낌 너무 좋아요]
씨바색기 [오빠 나 이상해. 그날 이후로 오빠만 생각하면 젖꼭지랑 배꼽 있는데가 막 짜릿짜릿해ㅠ]
혼란하다 혼란해······.
―띵동
“누구세요.”
“저용.”
티나가 왔다.
일단 그녀에게 집중하자.
손끝에 남아있는 뵤지의 촉감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발기가 됐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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