넣어 키운 걸그룹 7
멍멍이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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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22:55
립밤 티나(3)
티나의 성욕은 B, 성 개방지수는 B.
술집에서의 행동으로 보면 B도 상당히 높은 수치 같은데 왠지 귀엽게 느껴진다.
왜냐하면 업키걸 아이들은 전부 조건부 S였고 ―조건부라는 건 나에게만 한정된 등급으로 생각된다― 앞서 만난 퍽커들 역시 대부분 S급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으슬으슬하다.
B가 술집에서 생식기 패팅을 허락할 정도면 S는 대체 어느 정도 수준이라는 건지···.
서원은 빛이요 나에겐 연홍이 진리야.
너희에게 대체 무슨 특이점이 온 거니.
“대표님, 저 먼저 씻어도 되죠?”
“예.”
부츠를 벗었음에도 기본적인 태와 품이 다르다.
남자 키 173과 여자 키 173의 상대적 갭은 생각보다 컸다.
무엇보다 엉덩이에서 복숭아 뼈까지 떨어지는 청바지 핏이 예술이다.
티나의 쭉쭉 뻗은 몸매를 보고 있노라니 또 다른 페티쉬 욕구가 치미는 것 같다.
살짝 보이는 발목과 아킬레스건이 내 마음을 강하게 이끌었다. 별거 아닌 크림색 호텔 슬리퍼와 뒤꿈치조차 섹시하게 느껴진다.
생각해보면 요나 때는 음모에 꽂혔고 은빛이 때는 겨드랑이에 꽂혔었지.
흠칫.
설마 분홍색 아우라가 속궁합뿐만이 아니라 내 성적 취향에도 영향을 미치는 건가···?
보라색 아우라를 가진 아이들이 나와 특별한 감정을 공유하는 것처럼, 핑크색은 전반적인 성의식과 연관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그동안 내가 느꼈던 위화감이 모두 이해가 된다.
동생이나 조카 같기만 하던 업키걸 아이들이 여자를 넘어 성적 대상으로 보인 것. 그리고 평소에 크게 관심 없던 티나에게 비이성적으로 흥분한 것···.
티나는 화장대 위에 있던 호텔 어메니티 용품을 확인하고 있었다.
바디워시 뚜껑을 돌려 따더니 킁킁 냄새를 맡고는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큰 키에 어울리지 않는 아기자기한 모습이 퍽 귀여워 보여서 빤히 쳐다보자 시선을 느끼고는 조심스레 묻는다.
“왜요···?”
“귀여워서요.”
“크흠, 귀엽다는 말 중학생 이후로 처음 듣는 거 같다.”
“귀엽다는 말 싫어요?”
“싫은 건 아닌데 좀 민망하죠.”
그래도 싫지는 않은 모양이다. 미소 띤 얼굴로 종종종 걸어서 욕실로 들어간다.
이자카야에서의 폭풍과도 같았던 스킨십 이후 나를 대하는 태도가 크게 살가워졌다.
원래 싹싹한 편이긴 했어도 공적인 선은 지켰는데 지금은 사내 비밀연애 커플처럼 뭔가 아슬아슬하면서도 간질간질한 느낌이다.
티나가 샤워부스로 들어간 뒤, 나는 아까 확인하다가 중간에 끊긴 카톡 메시지를 다시 확인했다.
먼저 회사 직원들의 업무 문의에 답변을 해주고 그 외 사적인 안부 메시지에도 간단하게 답장을 해줬다.
성귀남에게 또 한 건의 톡이 와있어서 터치해봤다.
갓귀남 [예열할 때 보기 좋은 야설 몇 편 추천해드릴게요]
VR야동이 나오는 시대에 웬 야설?
나랑 동갑이라고 하던데 취향 참 올드하다.
추천해준 제목들도 하나 같이 저질이었다.
―공창가 창남이지만 엑스트라
―주무르면 다 젖음!
―12시간 뒤 치기
―지금 출사하러 갑니다
―조선, 봉알이 포효하다
―FFFuck급 관심용사
―지옺과 인간의 대결(Man vs. Dick)
―싸지마라 배란기다!
.
.
.
아차!
배란기라는 단어를 보고나서야 콘돔을 챙기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호텔이라서 따로 준비도 안 돼 있는데.
티나가 따로 말을 안 한걸 보면 피임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걸그룹 같은 경우엔 활동기간 동안 피임약을 복용해 생리를 미루는 멤버들이 많다.
업키걸 아이들도 중요한 공연이나 촬영이 있을 땐 미리미리 경구피임약을 복용해 날짜를 조절했다.
플랜엘 제희 같은 경우에는 생리통이 심해서 임플라논 시술을 했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샤워부스 앞에 가서 물었다.
“티나 씨.”
“예.”
“제가 콘돔을 준비 못했거든요. 혹시···.”
사와야 하나요, 라고 물을 틈도 없이 바로 대답을 한다.
“아··· 괜찮을 것 같아요. 제가 지금 약 먹고 있는 기간이라서요···.”
그, 그렇다면 질내사정인가?
오늘은 질내사정하기 괜찮은 기간이야?
역삼역 인근 부티크 호텔의 작은 원베드 룸이었다.
욕조는 없고 변기와 세면대, 샤워부스가 따로 떨어져 있는 건식 구조다.
샤워부스가 좁아서 옷을 걸 수 있는 공간이 없었는데 티나의 옷가지가 부스 앞에 대충 개져 있었다.
속옷은 옷과 옷 사이에 넣어서 보이지 않고 살구색 브래지어 끈만 살짝 삐져나왔다.
팬티가 흠뻑 젖을 정도로 액이 많이 나왔었지···.
―쏴아아
샤워부스에서 이제 막 샤워기 물 트는 소리가 났다.
상상력이 극대화 된다.
티나는 어디부터 씻을까.
애액을 많이 흘렸으니 개다리 춤 자세로 다리를 벌리고 그곳부터 씻을까?
고양이 같은 눈으로 자신의 허벅지 사이를 내려다보며 샤워기를 들이미는 모습을 떠올리니 나도 모르게 마른침이 삼켜졌다.
바디워시로 가슴을 문지를 때, 자기 손에 유두가 닿아도 쾌감을 느낄까?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 젖꼭지를 살짝 꼬집어봤다.
―하우 두 유두
갸이잇.
내가 만져도 느낌이 오는구나.
물론 평상시라면 이러지 않을 것이다.
지금 내 몸이 폭발직전의 다이너마이트처럼 예민해져서 그런 것이리라.
두근두근두근두근···.
아, 미치겠네.
침대에 걸터앉아 있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양쪽 다리를 초조하게 떨어대고 있었다.
단순한 물줄기 소리에도 불끈불끈 욕구가 끓어오르는 것이다.
성욕이 없다고 함부로 주둥이를 털었던 게 민망해질 정도다.
고추가 더 이상 커질 수 없을 지경으로 풀 발기됐다.
직감할 수 있었다.
이건 내가 살면서 느껴오던 이 세상 충동이 아니다.
지금 당장 애무를 하고 삽입을 하고 싶다. 하지만 그게 당장 해소되지 않으니 짜증이 치밀고 좀이 쑤신다.
티나가 샤워를 마치려면 얼마나 걸릴까.
느낌상 헤어와 메이크업은 안 건드리고 몸만 씻을 것 같다.
그럼 최소 10분?
거기에 나까지 씻으면 대략 20분 정도···.
20분을 기다리라고?
못 참는다.
절대 못 참는다.
결국 욕정을 참지 못한 나는 탈의를 하고 완전한 알몸이 되어 샤워부스 문을 열었다.
한 쪽 다리를 두루미처럼 든 채 종아리에 묻은 거품을 씻고 있던 티나가 깜짝 놀라 “예?”하며 쳐다본다.
예상대로 머리카락은 젖지 않게 똥 머리로 올려 묶었고 메이크업도 그대로였다.
원래도 대표적인 고양이상 연예인 중 한 명인데, 아몬드 모양으로 올린 아이라인과 회색빛 렌즈 때문에 더 고양이처럼 보였다.
고양이의 앙칼진 눈매가 위풍당당하게 솟은 내 중심부로 흘긋 향한다.
어찌나 빳빳하게 섰는지 배꼽에 닿을 지경이다.
하지만 알몸을 보여주는 것이 전혀 부끄럽지 않았다.
나는 그녀를 뒤에서 끌어안으며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 가슴을 쥐었다.
쓰아아아―
그래, 이거지.
한여름 오후 3시경 뙤약볕에 달궈진 아스팔트 위로 시원한 소나기가 내린 것처럼, 뭉클한 가슴을 쥐자마자 뜨겁게 타올랐던 욕정이 금세 가라앉는다.
나는 물기가 흥건한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티나의 무릎이 부서져 내리듯 휘청 거리며 움츠러든다.
“꺄읏.”
그로 말미암아 엉덩이가 뒤로 살짝 빠졌는데,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엉덩이 사이로 중지를 넣은 뒤 앞뒤로 움직이며 음부의 표면을 만졌다.
물기 때문에 조금은 뻑뻑하다.
좀 더 내부로 들어가자 안에 흘러나와있던 애액이 따뜻하게 손가락을 감싸준다.
그녀가 손에 쥔 샤워기에서 흐르는 온수 덕에 조금 차가웠던 발도 따뜻하게 젖었다.
바디샤워 향이 내포된 후끈한 수증기도 기분 좋게 코를 적신다.
한 손으로는 꼭지를, 다른 손으로는 음부 표면을 어루만지며 티나의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살폈다.
샤워기 물을 끄지도 못한 채 오른손에 그대로 쥐고, 왼손으로는 벽을 짚은 채 내 손길을 느끼고 있다.
질 내부를 몇 차례 왕복해서 애무하자 그녀에게서 나른한 콧소리가 새어나왔다.
“흐읗···.”
나는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탐스러운 엉덩이를 쫙 벌렸다. 그리고 그 사이에 코를 박고 핥았다.
이번에는 ‘쓰아아’와 ‘흐아아’의 중간 발음으로 신음이 터졌다.
반응이 좋으니 나도 기분이 좋다.
짜증이 치밀 정도로 끓어올랐던 파괴적 욕구에서 벗어나 이제야 건강한 성의식을 찾을 수가 있었다.
그렇다면 샤워를 마친 후에 정식으로 침대에 가서 즐겨야지.
엉덩이 사이에서 얼굴을 떼고 몸을 일으켰다.
“미안해요. 기다리는데 진짜 덮치지 않고는 참을 수가 없었어요. 씻고 나와요.”
하지만 달아오른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티나는 샤워기를 끄고 팽개치듯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나가려는 내 앞에 쩍벌 자세로 쪼그려 앉아 펠라치오를 시작했다.
자기도 고삐가 풀리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왼손으로는 엉덩이를 파지하고 오른손으로는 고추 기둥의 위쪽을 부여잡고 밑면부터 싸악싸악 핥아댄다.
하아, 하아, 흥분된 날숨을 토해내면서, 세상 가장 맛있는 진미를 맛보듯이···.
“하으···.”
괄약근이 움찔움찔하다.
이렇게 기분 좋은 걸 왜 그동안 안 하고 살았을까.
걸그룹 제작이고 나발이고 1년 365일 내내 섹스만 하고 살고 싶다.
더위에 흘러내리는 아이스크림을 핥듯이 골고루 음경 겉핥기를 이어나가던 티나는 마침내 입 안 깊숙이 고추를 밀어 넣은 뒤 손과 함께 머리를 흔들며 빨기 시작했다.
쭈욱쭈욱!
예민하게 달아올라있던 음경이 구강 점막에 의해 매몰차게 자극받는다.
왜 입뵤지라고 하는지 이제야 알겠다.
―뽉뽉뽉뽉뽉뽉
“흐아아···.”
내가 오럴에 약한 타입이었구나.
좋기는 한데 귀두 부분을 노골적으로 빨아대니 금방 예민함이 치솟는다.
옆구리 간지럼처럼 쾌감과 고통의 경계점에서 고통 쪽으로 살짝살짝 벗어나고 있다.
“아흐, 너무 예민해···.”
이쯤 되면 상호간 존칭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이 없었다.
내가 반말로 중얼거리자 티나 역시 당돌하게 반말을 섞어가며 되받는다.
“너무 예민해?”
“응··· 금방 쌀 것 같아. 쫌만 살살···.”
“너무 오랜만에 해서 그러는 거 아니에요?”
“그런가···.”
은빛이와 했던 걸 섹스라고 하기에는 애매하니 오랜만에 하는 게 맞긴 맞지.
“마지막에 했던 게 언제예요?”
“1년 반은 넘은 거 같은데.”
“헐···.”
“너는 언제가 마지막인데?”
―냠
티나는 대답 대신 고추를 입에 넣고 굴리기 시작했다.
으으읍.
이번에는 딱 적절한 세기다.
“하아···.”
나도 허리를 조금 숙여 흠잡을 곳 없이 적당한 모양의 가슴과 꼭지를 조물락거렸다.
시선의 각도가 조금 비껴가자 음모 없는 민둥치골 지대가 눈에 들어온다.
어잇, 근데 이것 봐라?
예상치 못한 대꼴 컷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쩍 벌리고 있는 허벅지 근육과 그 정중앙을 이어주며 도톰하게 불거진 붉은빛 음순이 너무나도 자극적이었다.
굽어져서 알이 잡힌 종아리와 까치발 든 발의 모양새도 심장을 뛰게 만든다.
여자의 뒤틀린 육체와 도드라진 근육이 이렇게 섹시한 줄은 미처 몰랐다.
나는 그 농염한 자태를 자극제로 삼아 1분 정도 오럴을 받았다. 그리고 침대로 옮겨 본격적인 전희를 시작했다.
수치심과 부끄러움 따위는 없었다.
마치 오래 사귄 연인처럼 서로의 몸을 물고 빨고 쓰다듬으며 정신없이 뒤엉켰다.
서로의 몸에서 타액과 분비물 냄새가 진동할 때쯤 돼서야 티나가 먼저 기진맥진한 투로 삽입을 간청했다.
“하아··· 이제 넣어도 돼. 넣어주세요···.”
어디서 봤더라.
넣어달라고 하기도 전에 넣으면 3류.
넣어달라고 애원할 때 넣으면 2류.
넣어달라고 한 뒤에도 끝끝내 애무만으로 버티다가 여자가 스스로 고추를 잡아끌어 넣게 만들어야 1류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2류.
티나가 넣어달라는 그 말에 그만 뿅 가버려서 얼씨구나 하고 밀어 넣었다.
1의 마찰력도 없이 쭈우욱 미끄러져 들어간다.
―즈릅
“으으읗!”
입문 과정을 거칠 필요도 없이 부드러웠던 삽입 과정과는 달리, 티나는 탄성을 터뜨리며 허리를 세웠다.
연기가 아니었다.
나도 덩달아 탄성을 내지르고 싶을 정도의 진심어린 반응이었다.
내가 오늘 얘를 완전히 가버리게 만들어야겠다는 투철한 사명감마저 들었다.
둘 중 하나가 죽어 나갈 때까지 하리라.
그런 다짐을 하는 순간 웬 사무적인 톤의 여자 목소리가 귓속 어딘가에서 울렸다.
티나는 아니었다.
<‘진정한 성욕’에 눈을 뜨셨습니다. 맞춤 보상으로 ‘에스테틱 갓 핸드’ 스킬이 지급됩니다. 추천 상대는······>
물 좀 드시면서 하시라고
미확인 카톡 245개의 존재를 확인한 건 티나와의 관계가 끝난 이후였다.
그동안 알람이 한 번도 울리지 않았다는 건 무음으로 해둔 채팅방이라는 뜻이고, 무음으로 해둔 이유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단톡방 또는 그놈이라는 뜻인데···.
아니나 다를까 그놈이었다.
카톡 폭탄 제조 장인, 업키걸 2호기 한서원.
집착여우 [뭐해요]
집착여우 [뭐하냐고]
집착여우 [바빠요?]
집착여우 [요즘 전화가 뜸해진 거 같아···]
집착여우 [이럴 거면 예전이 좋았어]
집착여우 [돈이고 명예고 다 필요 없으니까 그냥 옛날처럼 숙소에서 같이 살고 싶다]
집착여우 [나 그냥 은퇴할까..]
집착여우 [오늘 일찍 퇴근했다던데 어디서 뭐해요]
집착여우 [와 갑자기 기분 팍 나빠지네]
집착여우 [이러려고 우리 일본 보낸 거지?]
집착여우 [나 아프다]
집착여우 [두통도 있고 위도 콕콕 쑤시는 것 같아]
집착여우 [나 아프다고요]
집착여우 [아프다니까]
집착여우 [야]
집착여우 [야]
집착여우 [야아ㅏㅏㅏㅏ]
집착여우 [나 아파서 죽는다고]
집착여우 [내가 다시는 일본 활동 하나봐라 이번이 마지막이다]
집착여우 [죽어버려라 김윤호]
집착여우 [같이 죽자]
집착여우 [미안해요..]
집착여우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아서 땡깡 좀 부린 거니까 신경 쓰지 마요]
집착여우 [나쁜놈]
집착여우 [김윤호 넌 진짜 나빴다]
집착여우 [나 한국 갈 거야]
집착여우 [미안해요··· 내가 좀 힘들어서 그래]
집착여우 [죽어]
.
.
.
.
.
굉장하네.
어차피 ‘죽어, 미안해요, 죽어, 미안해요’의 반복일 게 뻔하다. 그래서 처음 몇 개만 읽고 쭈욱 내려버렸다.
업키걸 데뷔 이후 이런 식의 폭탄 투여는 거의 사라졌었는데, 해외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부터 다시 시작됐다.
마지막으로 메시지가 온 시간은 대략 1시간 전이다.
티나가 씻으러 간 사이 답장을 했다.
나 [이야, 오랜만에 옛날 생각나고 좋다]
5초도 지나지 않아 칼 같이 답장이 온다.
집착여우 [죽인다 김윤호. 찾아서 죽일 거다]
나 [왜 죽여]
집착여우 [뭐하는데 1시간이 넘도록 확인을 안 해요]
나 [뭐하긴 일하지]
집착여우 [무슨 일]
나 [립밤 계약 건 때문에 티나랑 미팅 중이야]
집착여우 [내가 좋아요 티나가 좋아요]
나 [당연히 니가 좋지]
집착여우 [그럼 티나 욕해 봐요]
나 [가만히 있는 사람 욕을 왜 해ㅋㅋㅋㅋㅋㅋ]
집착여우 [그 언니 때문에 나한테 집중 안 했으니까]
나 [우리 서원이가 왜 또 저기압일까]
집착여우 [나 해외 활동하기 시러. 우울증 도질 것 같아]
나 [일본은 괜찮잖아. 맘만 먹으면 지금이라도 올 수 있는 거리인데 뭐]
집착여우 [응. 그래서 지금 김포공항 왔어요]
나 [어? 한국이라고?]
집착여우 [응. 열 받아서 왔어]
짜릿해, 늘 새로워, 항상 상상 초월이야.
깜짝 놀라 전화를 걸었다.
“진짜 김포공항이라고?”
―응. 대표님은 어디에요?
“나? 나 여기··· 강남 쪽인데.”
―강남 어디.
“역삼동 쪽.”
―내가 글로 갈게요. 기사님, 성내동 말고 역삼동 쪽으로 가 주세요. (예~ 역삼동이요.)
“뭐야, 벌써 택시 탔어?”
―응. 회사로 가던 중이었지.
“야, 나 아직 미팅 안 끝났어.”
―근처에서 기다리면 되죠. 우리가 일하는 거 방해할 정도로 막 나가는 애들은 아니잖아요.
카톡 확인 안 한다고 일본에서 한국 오는 건 막 나가는 게 아니고 뭔데.
아니, 잠깐. ‘우리’라고?
“너 누구랑 같이 왔어?”
―뮨댕댕, 왜 서원 언니 카톡을 씹어서 일을 어렵게 만든 것이야.
앗, 아앗.
리야다.
업키걸 공식지정 폭탄 두 개가 한 번에 넘어왔다.
“씹은 게 아니라 일하고 있었다고.”
―노노. 알리야의 촉은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자너. 비즈니스 미팅이 아니라 분명 뻘짓을 하고 있는 중이야.
뜨끔!
“아, 뭔 소리 하는 거야.”
―좆크지, 좆크. 뭘 그렇게 정색을 하고 그래. 우리 뮨댕댕 안 본 사이에 많이 진지해졌자너.
조크가 아니라 사실이니까···.
큰일이다.
은근히 빙구 스타일인 서원이는 내 선에서 커버가 가능한데 리야는 좀 벅차다.
예전에 나를 감시한다고 스마트폰 해킹까지 의뢰했던 놈이다.
나는 얼른 노선을 틀었다.
“그럼 내가 미팅 끝나면 회사로 갈 테니까 사무실에 가 있어.”
―와이? 사무실이 강남이라면 모를까, 왜 굳이 강남에서 강동으로 넘어오는 수고를?
“아니, 나도 어차피 회사 들어가야돼.”
―그럼 회사에서 기다릴게.
전화를 끊고 나서 알리야에게 따로 메시지가 왔다.
프린세스 알 [뭔가 뒤가 구린 거 같은데 알면서 넘어가주는 것이니까 빨리 와야 할 것이야. 서원 언니는 내가 잘 달래고 있을게]
뮨댕댕은 나가있어.
고맙다······.
그래도 이 정도면 많이 나아진 거다.
보라색 아우라 시절 같았으면 섹스 일보직전에 귀신 같이 훼방을 받았을 것이다.
내가 그것 때문에 잘 만나던 플랜엘 제희와도 헤어졌지.
밤 9시가 조금 넘은 시각.
샤워를 마치고 나온 티나에게 일 때문에 가봐야 한다고 하자 함께 나간다고 한다.
나도 샤워를 한 뒤 아직 취기가 남아 있어서 대리기사를 불렀다.
티나가 먼저 퇴실하고 나는 5분 뒤에 체크아웃을 했다.
차를 타고 강동구 회사로 향하던 중 망란이한테 전화가 왔다.
“어, 란아.”
―대표님 큰일 났어요.
“그러지 마라. 니가 큰일 났다고 하면 나 진짜 심장 떨려.”
―라희 지금 다리 마비 왔는데요, 아파서 울고불고 난리 났어요. 어떡해요?
며칠 밖에 안 지났는데 또?
보통 한 달에 한두 번 꼴로 발병하는데 주기가 짧다.
“뭐? 지금 어딘데.”
―숙소요. 119 부를까요?
“아냐, 아냐. 나 지금 회사로 가는 중이니까 바로 갈게. 라희 바꿔줘.”
―잠깐만요. 라희야, 대표님 전화 받아.
―예, 대표님. 저 라희요오···.
“어. 나 지금 갈 건데, 많이 안 좋아?”
―예. 마비가 아니라 경련부터 일어났는데요, 지금 너무 아파요오오···.
“어, 알았어. 빨리 갈게. 쫌만 기다려.”
아파도 안 아프다고 하는 애가 이 정도면 많이 심각한 거다.
다행히 한참 차가 막히다가 이제 막 속도를 내던 중이었다.
“기사님, 죄송한데 쫌만 밟아주세요. 제가 급한 일이 생겨서요.”
“예, 알겠습니다.”
10분 정도 달려서 회사 앞 빌라에 도착했다.
“어이구야···.”
공포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형상이다.
라희의 양쪽 다리는 역방향으로 뒤틀려 있었다.
나도 이렇게 심각한 상황은 처음이라서 차라리 병원에 갔어야 하나 걱정이 들었다.
침대에 누워있었고 란이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얼마나 아프면 내가 온 것도 모른 채 베개로 얼굴을 꽉 감싸 안고 신음하고 있다.
씻다가 뛰어나온 건지, 추리닝 차림에 머리에는 수건을 두르고 있는 란이가 상황보고를 한다.
“연습 끝나고 오자마자 바로 이렇게 됐어요. 찜질이라도 해주려고 했는데 건들면 아프대요.”
“내가 해볼 테니까 잠깐 방에 가 있어. 필요한 거 있으면 부를게.”
“예···.”
나와 라희의 초현실적인 관계는 동거인인 란이조차 모른다.
녀석이 문을 닫고 나간 것을 확인하고 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라희는 내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얼굴에서 베개를 뗐다. 눈물콧물 범벅된 얼굴로 나를 쳐다보며 호소한다.
“대표님 너무 아파요오, 빨리 해주세요.”
“어, 쫌만 참아.”
레깅스를 입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또 하의를 벗겨야 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양해도 구하지 않고 바로 벗겼··· 에라이 씨발, 이번에도 손이 삑사리가 나서 레깅스와 팬티를 동시에 내려버렸다. 고운 털.
하지만 너무 놀라서 사과조차 할 수 없었다.
보라색 반점이 다리 전체에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고운 털.
그냥 하반신이 전부 보라색이다.
나는 후우, 숨을 몰아쉰 뒤 레깅스를 뒤틀린 다리에서 완전히 벗겨냈다. 양말을 벗겨보니 발끝까지 보라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이걸 어디서부터 주물러야 할지 감도 안 잡힌다.
일단 털끝부터, 아니, 발끝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가야겠지.
“움직일 수는 있어?”
“못 움직이겠어요. 근데 단순 마비면 아프지는 않을 텐데 살짝 건들기만 해도 너무 아파요···.”
“그래, 쫌만 참아. 빨리 풀어줄게.”
라희를 안심시키면서 양쪽 엄지발가락을 꾹 눌렀는데···.
“아앜!”
비명을 토해냈다.
내가 만지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내 손길도 통하지 않는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병원에 가야하나 싶던 그때, 아까 들었던 목소리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추천 상대는 ‘예라희’입니다. 사용을 원하시면 인벤토리를 열고 해당 스킬을 터치해주세요.>
에스테틱 갓 핸드···?
밑져야 본전이다.
정보창을 열어 허공에 뜬 스킬명을 터치했다.
그러자 양손에 반투명 분홍빛 아우라가 발현되더니 고무장갑을 낀 것처럼 팔뚝까지 번진다.
욘나 신기하네.
둥지에서 떨어진 새끼 새를 만지듯 조심스럽게 라희의 발을 감싸 쥐어보았다.
그러자······.
“아흐으 대표님···.”
아까와는 다른 애매한 신음이 나왔다.
“아파?”
“아뇨, 너무 좋아요.”
“아, 다행이다.”
더욱 중요한 건 만진 부위의 반점이 바로 사라졌다는 것이다.
다행이다.
고운 털이 있는 하복부를 이불로 가린 뒤 본격적으로 라희의 발을 주물렀다.
재미있다.
누를 때마다 바로 바로 반점이 사라지니까 꼭 터치 게임을 하는 것 같다. 뒤틀렸던 발목도 금세 원상태로 돌아왔다.
하지만 하나 걸리는 것이 있었으니···.
―꾹꾹꾹
“아, 아아···.”
―꾹꾹꾹꾹
“아흐응··· 으응······.”
―꾹꾹꾹꾹꾹
“아. 아. 앟···.”
신음소리가 애매한데···.
뭐 마사지를 받을 때 시원하면 신음을 흘릴 수도 있지만 이게 살짝 애매한 느낌이다.
애매한 건 그뿐만이 아니었다.
표정도 평소 녀석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애매한 표정이고, 침대보를 붙들고 있는 손모양도 애매하다.
이래저래 애매해서 물어보았다.
“라희야, 시원해?”
“예, 아직 아프긴 한데요, 대표님이 만져주고 계신 데는 기분이 너무 좋아요오···.”
기분이 좋다, 라.
대답도 애매한데.
나는 고운 털을 가리기 위해 덮어두었던 이불을 살짝 들춰보았다.
보라색 반점이 하반신 전체에 빠짐없이 퍼져 있다.
그 말은, 어쩔 수 없이 은밀한 부위도 만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도 애매하다.
여러모로 애매해.
애를 상대로 애매한 생각을 하면 안 되는 거지만 반응이 애매해도 너무 애매하니 나까지 애매해지는 것이다.
―꾹꾹꾹꾹
“아흐, 아흐응···.”
정강이와 종아리 라인의 반점을 모두 없앤 뒤 무릎 위쪽을 주무르려 할 때 문득 지선경의 말이 떠올랐다.
내게 나타난 씹창 능력과 관련된 이야기였는데, 씹창 능력자들은 섹스와 관련된 미션을 성공할 때마다 스킬이나 아이템이 주어진다고 했다.
당연히 최대다수의 최대성교를 원활하게 도와주는 보상이다.
생각해보면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에스테틱 갓 핸드’도 그거잖아···.
추천 상대도 ‘예라희’라고 콕 집어서 말했고.
“아, 대표님, 아, 아···.”
라희야 이러지 말자.
발그레해진 뺨을 하고 허리를 들썩들썩 거리거나 복부를 툭툭 떨어대면 애매했던 내 생각이 확신으로 바뀌잖니.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갓 핸드 스킬을 제거하고 보라색 부위를 눌러보았다.
“아읔!”
아파한다.
마치 치과에서 신경치료를 받듯 얼굴을 팍 찡그리며 비명을 질렀다.
얼른 고무장갑을 두르고 방금 눌렀던 부위를 어루만져 주었다.
“아아, 좋아요오···.”
편―안해졌다.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점은, 나는 성적으로 전혀 자극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고추 역시 미동도 없었다.
친구들끼리 어깨를 주물러줄 때와 똑같은 느낌이다.
보라색 아우라를 가진 아이들에게는 성적인 감정이 최소한으로 차단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대놓고 달려드는 업키걸 애들과도 별 탈 없이 숙소생활을 할 수 있었겠지.
비록 꿈에서는 관계를 맺고 몽정은 할지언정, 현실에서는 그냥 가족처럼 느껴질 뿐이다.
하지만 사무적이고 기계적인 동작의 내 마사지와는 달리, 라희의 상태는 점점 심각한 수준으로 변질되어 갔다.
허벅지를 가린 이불 속으로 손이 들어가자마자 마치 오르가즘을 느낀 것처럼 양쪽 무릎을 팍 세우면서 손목을 꽉 붙잡는 것이 아닌가.
“아흨!”
설마 아픈 건가?
깜짝 놀라서 손을 빼려고 하자 내 손목을 쥔 팔에 힘이 더 들어간다.
“계속··· 계속 해주세요오···.”
그렇단다.
꾹 감긴 눈과 반쯤 벌어진 입술을 보니 이미 어떤 선을 넘어선 것 같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라희가 말이다.
난감하네.
전체적인 통증은 사라진 것 같은데 보라색 반점을 다 없애지 않으면 그 부위의 마비가 풀리지 않는데···.
무릎을 세우는 바람에 이불이 배 위로 벗겨졌다.
보라색 반점이 대퇴부 위쪽과 배꼽 밑까지 퍼져있다. 고운 털, 그리고 새초롬한 아이엠 그루트···.
아마 란이의 방까지 신음이 들렸을 것이다.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으니 빨리 끝내자.
오금을 잡고 한쪽 다리를 치켜세운 뒤 허벅지 아래쪽을 손바닥으로 사악사악 문질렀다.
“아흐으으···.”
내가 아무리 감정이 없다고는 해도 라희의 음부를 똑바로 쳐다볼 수는 없었기에 시선은 왼편에 있는 방문 쪽으로 돌렸다.
―철컥
곧바로 문이 열린다.
아, 내가 문을 안 잠갔구나.
그 너머로 물 컵을 들고 있는 란이가 서 있었다.
녀석의 시선이 발가벗겨진 라희의 하체로 향했다.
“아··· 물 좀 드시면서 하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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