넣어 키운 걸그룹 13
멍멍이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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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23:08
물론 그들이 원하는 건 란이의 젊은 몸과 유명세지만 그것도 관심이라면 관심이고 사랑이라면 사랑이니까···.
아오!
아오오!
내가 천하의 업나니 놈들한테도 매달린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망란이 따위한테 굽실거려야 하다니.
“인생 뭐 있어요. 그냥 저 좋다는 사람들, 필요로 하는 사람들하고 어울리면서 맘 편히 사는 거죠.”
“아주 해탈했네, 해탈했어. 쫌 있으면 아주 공중 부양도 하겠어.”
“큽···.”
“됐고. 잔말 말고 내일부터 다시 연습실 나와. 나도 니가 필요해. 김석원 보다 내가 더.”
나는 윗머리를 이용해 꾸역꾸역 가리고 있던 옆통수의 원형 탈모 자국을 보여주며 진심을 호소했다.
“이거 보이냐? 내가 너 때문에 맘고생 해서 원형 탈모 왔다.”
“거짓말 하지 마세요. 대표님 저 싫어하는 거 다 아는데요.”
“하아··· 내가 너를 싫어하면 지금까지 왜 데리고 있었겠냐고.”
“대표님이 좋아하는 요나 언니가 부탁했으니까요.”
“그래, 요나가 부탁한 것도 있지. 근데 내가 진짜 싫었으면 받아줬겠냐고. 실력도 없어, 근성도 없어, 얼굴이 특출나게 예쁜 것도 아니야, 이미지는 개똥에다가 툭하면 클럽 가서 남자랑 뒹구는 애가 뭐가 예쁘다고.”
“거봐요. 싫어하시잖아요···.”
그러게.
말하고 보니까 디스다.
압도적인 디스.
나는 칭찬으로 어물쩍 물타기 했다.
“국어 안 배웠어? 대화의 문맥을 파악하란 말이야. 그런 치명적인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너를 데리고 있다는 건, 너한테 뭔가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잖아.”
“저 그런 거 없어요. 대표님 말대로 ‘내가 오늘도 연습실에 나와서 뭔가를 했구나’ 하면서 위안 받았던 거예요. 그러다가 이제야 정신 차린 거죠.”
“···지금 상황에서 그게 중요해? 암튼 나는 니가 필요하고, 꼭 걸그룹으로 복귀를 시킬 거야. 그러니까 잔말 말고 붙어 있어. 염 대표 말 들어보니까 잠수타기 전까지 현동이한테 발성도 물어보고 연습도 열심히 했다면서 갑자기 왜 또 지랄병이야, 지랄병이.”
“크흡.”
“이게 계속 웃어?”
“죄송해요. 지랄병이란 말이 웃겨서요.”
“암튼 난 니가 필요하다고 분명히 말했다.”
망란이 놈은 감동 받았다.
지금 분명 감동 받아서 눈빛이 크게 울렁거렸고 표정도 센치해졌다.
하지만 이내 울렁거리던 눈망울의 초점이 또렷하게 돌아온다.
“근데 죄송해요. 저 안 될 것 같아요. 이미 결정 내렸으니까 대표님도 그냥 저 버리세요.”
“하아···.”
“저 국민 비호감이잖아요. 어차피 팀에 민폐만 끼칠 거고 저 하나 때문에 다른 멤버들이랑 회사도 같이 욕 먹을 거예요. 저도 처음부터 안 될 거 알고 있었는데 자존심 상해서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 했던 거예요.”
“야, 연기는 지금 하고 있는 게 연기지. 너 어차피 김석원이랑 하기 싫은 거 다 알아. 센 척 하지 말고 들어오라고 할 때 들어와.”
란이의 눈망울이 다시 한 번 크게 흔들린다.
나는 계속 쏘아붙였다.
“김석원이 이건 말 안 했을 거야. 마지막으로 아이컨택 개처럼 굴려서 돈 땡기고, 그걸로 자본금 삼아서 신인 걸그룹 제작한다고 그러더라. 안 그래도 악독했던 인간이 그렇게 맘을 먹었으면 어떤 식으로 굴릴지 뻔한 거 아니냐? 그래도 갈 거야?”
“어떡해요. 벌써 한다고 했는데···.”
“내가 김석원 만나서 얘기할 테니까 차단해. 요나 때 한 번 했는데 두 번이라고 못 하겠냐? 정 안 되면 전능하신 갓리야 님한테 처리해달라고 부탁하면 되니까 너는 연습이나 열심히 하라고.”
“···죄송해요. 그냥 그쪽으로 갈래요.”
“오케이. 밀당은 여기까지. 우리 망란이 자존심 센 거 충분히 알았으니까 그만 하자?”
“자존심 세우는 거 아니에요. 현실을 본 거예요.”
아 씨 진짜···.
누군 좋아서 잡는 줄 아나.
여기서 너 설득 못하면 나 대머리 된다고, 대머리!
그러니까 나 좀 도와줘라, 아니 도와주세요!
저 좀 살려주세요, 이소란 님!
“후우··· 란아. 이소란아. 내가 어떻게 해줄까. 무릎이라도 꿇을까? 아니면 눈물로 호소할까?”
“대표님이야 말로 이상해요. 저도 제 주제가 어떤지 잘 알아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까지 하면서 저를 잡으실 이유가 없는데···.”
너무 답답해서 으아악, 소리치고 싶었다.
아니, 소리라도 질러서 답답함을 털어내야겠다. 라고 생각하던 그때 란이의 정보창이 떴다.
씹창 말고 연예인으로서의 능력치와 앞으로의 트레이닝 방법이 담긴 정보창.
보라색 아우라가 생긴지 2년 만에 처음으로 보는 녀석의 능력치였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얼핏 봤을 땐 흔한 엔터테인먼트 정보창인 줄 알았는데 여러 부분에서 특이점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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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호/이름 : 마약난교돌 이소란
―생년월일 : 2000년 3월29일
―신장/몸무게 : 157cm/47kg
―혈액형 : O
―소속그룹 : 아이컨택
―추천 분야 : 걸그룹, 연기
―가창력 : 28/30
―안무 : 38/50
―연기력 :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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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닝 포인트
―김윤호의 질내사정 1회 시마다 랜덤으로 잠재력(재능) 스탯 1이 증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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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씹창도 아니고 엔터창도 아니다.
이 무슨 끔찍한 혼종이란 말인가.
1기 애들을 업어 키운 것도 모자라 이제는 넣어서 키우라니.
중요한 건, 나는 보라색 아우라와 섹스를 할 수 없는 거 아니었나···?
연습생 이소란(4)-생체 딜도가 되라는 뜻이다
잠재력은 타고난 재능이다. 그리고 예체능계는 곧 재능의 싸움이다.
특히 우리 회사 트레이너들은 노래와 춤은 타고난 게 90%이상이라고 말할 정도로 재능을 중요시 생각한다.
보컬 트레이닝을 맡고 있는 현동이는 재능을 게임에서의 현질로 비유했다.
무과금러들이 하루 종일 노가다를 뛰어서 경험치를 쌓고 돈을 벌어도, 결국 상위 랭커는 현질러인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재능 없이 노력만으로 올라갈 수 있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뜻이었다.
물론 연예인에 한해서는 재능과 노력을 압살하는 또 다른 무기가 있기는 하다.
바로 외모다.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부분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란이는 가수를 하면 안 되는 아이였다.
타고난 재능에 비하면 오히려 지금까지 쌓은 실력이 꽤나 노력을 한 편이라고 생각이 될 정도였다.
업키걸 아이들과 비교하면 노래는 알리야보다 재능이 없고(란40/리야50) 춤은 몸치 수준이었던 은빛이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었다. (란50/은빛40)
물론 두 사람에게는 단점을 상회하는 극강의 장점이 있었다. 리야는 춤이 만렙이었고 은빛이는 노래와 예능감이 좋았다. 외모도 뒤떨어지지 않았다.
같은 보라색 동기인 라희와 비교해 봐도 수준 차이가 난다. 라희는 이미 메인보컬로 확정이고 작사, 작곡까지 겸비한 아이다.
그래서 정보창이 란이를 보라색으로 점찍었을 때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했었다. 그리고 역시나 특별한 것이 있었다.
섹스와 질내사정.
미쳤냐고······.
현동이가 그런 말을 하기는 했다.
이성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노래를 부를 때 감정을 더 잘 살릴 수 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이었다. 대부분의 가요가 사랑과 이별을 주제로 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 이성 경험에는 성 경험도 포함이 되는데, 감정 표현뿐만이 아니라 보컬의 기술적인 부분에도 색기가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현동이의 주관적인 견해라고 하기에는 다른 트레이너들도 모두 동의하는 부분이었다. 안무나 춤, 연기도 마찬가지라면서 말이다.
그와 관련해 영화판에는 이런 일화도 있다. 그 바닥에서는 나름 거장으로 평가받는 영화감독인데, 한 씬을 두고 계속 NG를 낸 여배우에게 ‘너 남자 경험 없지? 연기 연습할 시간에 남자 만나서 떡이나 좀 치고 와라’라고 노골적으로 말했다고 한다.
그 행위의 옳고 그름이나 진위 여부를 떠나서, 문화와 예술계에서는 성(Sex)을 감정표현의 필요 요소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섹스를 많이 한다고 해서 무조건 표현력이 좋아지는 건 아니지만, 경험이라는 부분에서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치는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그래, 일단 그렇다고 치자.
<김윤호가 사정한 정액이 란이의 질 내부에 주입되면 아이돌로서의 잠재력이 올라간다.>
이 명제는 더 이상 왈가왈부할 것 없는 결론이고, 란이와 내가 무조건 지향해야할 미래이다.
섹스 좋지. 좋고 말고. 그리고 질내사정 싫어하는 남자가 어디 있어. 임신 걱정만 없다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할 수 있는 게 질내사정이지.
그런데 문제는 내가 란이랑 섹스를 할 마음이 없다는 것이다.
어린 여자애가 벌거벗고 달려들면 발기는 되겠지.
삽입을 해서 흔들면 사정도 가능할 테고.
하지만 그로인해 바스러지는 내 멘탈은 어쩌란 말인가.
내가 란이를 내려다보며 정자세 피스톤 운동을 하고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자괴감이 밀려오는데, 실제로 그 행위가 벌어진다면 하는 중간에 고추가 죽을지도 모른다.
그것 말고도 또 한 가지 걸리는 부분이 있다.
소를 여물통 앞까지 끌고 올 수는 있지만 먹이지는 못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밤낮 없이 질내사정을 퍼부어서 잠재력을 찔끔찔끔 올린다고 치자. 하지만 란이가 연습을 안 하면 말짱 꽝이다.
지금 있는 미미한 재능마저도 살리지 못한 놈인데, 잠재력이 올라간다고 해도 과연 진득하게 연습을 할 수 있을까?
“후우, 이건 좀 무리인 거 같은데···.”
하도 답답한 마음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혼잣말이 새어나갔다. 그러자 지금까지 축 늘어져 있던 란이의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상체를 내 쪽으로 살짝 내밀며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묻는다.
“예? 좆물이요? 어디요?”
“응?”
“이건 좆물인 거 같은데, 라고 하셨잖아요.”
“아니아니. 좀 무리라고, 무리, 무리! 대체 귓구멍에 뭐가 들어있는 거야!”
“아, 난 또···.”
“난 또 뭐. 좆물이면 뭐 어쩌려고 했는데.”
“갑자기 좆물이 어디서 나왔나 했죠.”
“너 미쳤냐? 뇌가 섹스에 절여진 거야?”
“왜 잘못 들은 거 가지고 뭐라 그러세요. 솔직히 발음도 비슷하잖아요. 좀 무린데. 좆물인데. 잘못들을 수도 있지. 대표님 발음이 이상했어요.”
그러더니 다시 어깨가 처진다.
이건 대체 뭐하는 새끼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갈 길이 멀지만 일단 최소한의 대처 방안은 나왔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자.
대머리가 되는 것보다는 감정 없는 섹스를 하는 게 백만 배 낫지 않은가.
“란아.”
“예.”
“우리 진짜 탁 터놓고 얘기해보자. 서로 거짓말이나 속이는 거 없이 솔직한 감정 그대로.”
“전 다 말씀 드렸···.”
“일단 내가 먼저 물어볼게. 너 걸그룹 하고 싶은 건 맞아? 지금 처한 상황이나 실현 가능성 같은 거 다 빼고, 순수한 니 마음을 묻는 거야. 하고 싶어?”
“당연히 하고 싶죠.”
“그럼 넌 어떤 가수가 되고 싶어. 롤 모델은 있어?”
“예. 라예나 언니랑 혜나 언니요.”
“라예나랑 혜나. 둘 다 섹시 컨셉이네. 섹시한 가수가 되고 싶은 거야?”
“예.”
그래도 하고 싶은 마음이 있긴 있나보네.
김석원에 대한 대화를 할 때는 반투명 유리막에 가려져 있는 것처럼 뭔가 답답하더니, 이제야 진지하게 대화에 임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손가락을 의미 없이 꼼지락거리며 탁자만 내려다보고 있던 녀석이 내 얼굴을 쳐다보며 묻는다.
“솔직히 말씀드려도 돼요?”
“응. 이렇게 말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솔직하게 말해봐.”
“남자들이 제 무대를 보면서 딸딸이 치게 만들고 싶어요.”
“푸핰!”
“아, 왜요. 솔직하게 말하라면서요.”
“아, 미안. 침 삼키다가 사레 걸려서···.”
나는 콜록콜록 기침을 몇 번 토해낸 뒤 진지하게 대화에 임했다.
“그랬구나. 우리 란이는 남자들을 자위하게 만들 정도의 섹시한 가수가 되고 싶었구나. 그랬구나.”
“예. 솔직히 멋있지 않아요? 섹시하다는 뜻이 결국 그 사람하고 섹스하고 싶다는 뜻이잖아요. 섹시하다, 성적인 매력이 있다. 맞죠?”
“뭐 원초적으로 접근하면 그렇긴 하지···.”
“개그맨의 목표가 사람들을 웃겨야 하는 거라면, 섹시 가수의 목표는 남자들을 딸치게 만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내가 일일이 만나서 섹스는 못 해주더라도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요.”
묘하게 빠져든다.
듣고 보니 틀린 구석이 하나도 없다.
섹시 컨셉을 하는 이유가 남자들의 성 판타지를 자극해서 인기를 얻기 위한 거라면, 그 최종 목표는 응당 사정이 돼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결국 란이에게 설득 당했다.
네가 옳다.
훌륭한 딸감이 되어라.
남자들을 팬티 벗고 소리 지르게 만들어라.
온 가족이 모여서 음악방송을 보다가 네 무대가 시작되면 아버지는 흠흠, 헛기침을 하고 어머니는 눈살을 찌푸리며 채널을 돌리게 만들어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이 안 풀려서 결국 인터넷 게시판에 ‘란이 무대 불편하네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게 만들어라.
남덕들의 훌륭한 딸감이 되겠다는 그 꿈.
내가 이뤄주마.
“그래, 뭐 마약돌보다는 딸감돌이 낫지. 아, 미안, 딸감이란 표현은 좀 그렇지?”
“아뇨, 괜찮아요. 솔까 딸감 맞잖아요. 딸감돌 좋은데요?”
“그래, 일단 너의 목표는 잘 들었어.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 그 꿈 내가 꼭 이루게 해줄 게. 그러니까 나 한 번만 더 믿고 따라와 줄래?”
흔쾌히 고개를 끄덕일 줄 알았는데 란이는 잠시 머뭇거리며 시선을 피했다.
뭔가 내막이 있긴 있는 것 같다.
본인 입으로 말을 할 분위기라서 나는 조용히 기다려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녀석은 내 기다림에 응답을 해주었다.
무거운 표정으로 한숨을 뱉고는 말문을 연다.
“솔직하게 말하기로 했으니까 말씀드릴게요.”
“응.”
“김석원이 요나 언니 과거 가지고 협박했어요.”
“뭐, 요나 스폰 자리 불려나갔던 거?”
“예···.”
양아치 새끼가 그러면 그렇지.
그 사건이 폭로되면 요나도 요나지만 김석원 본인의 커리어도 끝나는 것이기 때문에 누설하지 않기로 합의를 했었다. 하지만 자신의 처지가 궁지에 몰리고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으니 평화협정을 깬 것이다.
“너 우리 회사 연습생으로 들어온 거 얘기했어?”
“알고 있던데요. 제가 안 한다고 했더니 저랑 요나 언니 스폰 했던 거 기자한테 넘긴대요.”
김석원에게 SNS 쪽지가 온 건 일주일 전이었다.
나와 마음을 다잡기로 약속한 그 즈음이다.
아이컨택 계약 만료 문제로 만나자고 해서 연습이 끝난 뒤 만났고, 란이는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내가 얘기했던 대로, 지금까지 한 차례도 정산이 이뤄지지 않은 것과 카르마 엔터테인먼트의 불투명한 정산 시스템만으로도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고까지 얘기했다.
하지만 막다른 골목에 몰린 김석원은 요나를 물고 늘어지며 협박을 한 것이다.
이것이 대화를 하는 내내 란이에게서 느껴지던 불안감의 원인이었다.
“저 하나 잘못 되는 건 상관없어요. 이미 마약섹스돌인데 거기에 스폰 하나 더 터진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잖아요. 그런데 요나 언니는···.”
차마 말을 잇지 못한 녀석은 “김석원 개새끼···.”로 마무리 지었다.
나도 맞장구 쳐주었다.
“그래. 개새끼지.”
란이는 이미 요나에게 몇 번의 상처를 준 녀석이다.
아이컨택 시절 요나는 김석원의 스폰 제의를 몇 번이나 거절했었다. 그러다가 당시 미성년자였던 란이를 대신해서 그 자리에 나간 것이다.
하지만 알고 보니 란이는 이미 그 전부터 접대 자리에 나가고 있었다. 그것도 본인이 원해서.
김석원의 더러운 술수에 당한 것이다.
요나는 거기에서 큰 충격을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까지 했지만 나를 만나면서 마음을 다잡게 되었다.
물론 란이는 자기 때문에 요나가 스폰 자리에 나갔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오히려 김석원의 이간질에 놀아나서 팀을 탈퇴한 요나를 원망하고 있다가 나로 인해 진실을 알게 되었다.
이후 요나와는 오해를 풀고 화해를 했고, 나에게 충성을 다하겠다면서 연습생으로 받아달라고 했다.
나는 당연히 거절했었다.
그때는 보라색 아우라도 없었기 때문에 굳이 폭탄을 떠안을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요나가 부탁을 해서 어쩔 수 없이 받아줬고, 보라색 아우라는 그 이후에 생긴 것이다.
“요나 건드린다고 해서 김석원이랑 다시 하려고 했던 거야?”
“그럼 제가 미쳤다고 그 인간이랑 다시 하겠어요.”
“그래도 양심은 있네.”
“저 분명 끝까지 말 안 하려고 했어요. 대표님이 솔직하게 말하라고 해서 한 거예요. 그러니까 요나 언니한테 꼭 말해줘야 돼요. 내가 언니 지키기 위해서 김석원 그 개새끼 따라간 거라고.”
“그래, 알았다. 김석원 전화번호 줘.”
“왜요.”
“왜긴, 너 못 보낸다고 꺼지라고 해야지.”
“요나 언니 터뜨리면 어쩌려고요.”
“야, 너 그럼 평생 김석원한테 묶여 있을래? 그래, 아이컨택 2년 계약 남은 거 끝났다고 치자. 근데 그때 가서 다시 요나 가지고 협박하면 어쩔 건데?”
“그거야 뭐···.”
“김석원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번호 알려주고 차단해.”
“···예.”
란이는 김석원의 번호를 톡으로 보내줬다. 그 사이 녀석의 심경에 변화가 생겼음을 알려주는 엔터창이 떴다.
이제야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는 건지 란이의 개인 트레이닝 방법도 갱신됐다.
―ARTIST INFO―
―이소란
★칭호가 ‘마약난교돌’에서 ‘연습생’으로 바뀌었다.
★매니지먼트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 높아져서 심신이 안정됐다.
★트레이닝 포인트 : 성교를 이용해서 연습에 집중하게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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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하다, 희한해.
대체 란이에게 섹스가 무슨 의미이기에 없던 재능이 생겨나고 연습에 집중할 수가 있는 걸까.
자기 입으로 남자와 섹스가 좋다고 말을 할 정도였으니 짐작은 가지만, 그게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란 말인가.
나도 요즘 성욕이 폭발하긴 했지만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닌데 말이다.
녀석의 성욕이 대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다.
“내가 김석원한테 요나 빼온 거 너도 알고 있지? 그 새끼는 내가 해결할 테니까 너는 걱정하지 마.”
“예···.”
“그거 말고 뭐 힘든 거 없어?”
“어떤 거요.”
“너 주말마다 음주가무 안 하면 좀 쑤신다며. 그건 어떻게 해결할래? 지금 당장이야 참을 수 있다고 해도 언젠가는 결국 터질 텐데. 그리고 그게 니 앞길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어.”
“안 그래도 정신과 한 번 가보려고 했어요.”
“정신과는 왜?”
“······저 아무래도 섹스 중독인 것 같아요.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예요.”
“아···.”
“제 안의 음란마귀가 어느 정도냐면요. 저번에 대표님이 라희 마사지 해줬잖아요? 그때 라희 신음소리 듣는데 제 거기가 막 웅웅웅 거리면서 기분이 좋은 거예요. 그날 저 대표님이랑 라희 마사지 하는 모습 떠올리면서 2시간 동안 자위 했어요···.”
그랬구나. 우리 란이가 섹스중독이었구나.
그래서 정보창 이 씨팔새끼가 너를 나한테 보낸 거구나.
이제야 모든 퍼즐이 맞춰졌다.
나만이 라희의 마비를 풀 수 있는 것처럼, 란이의 넘치는 욕정을 해결해줄 사람이 아무래도 나인 것 같다.
섹스를 이용해서 연습에 집중하게 만들라는 말은 녀석을 조련하라는 뜻이겠지.
‘오늘 안무 다 외우면 섹스 한 번 해줄게’ 이런 식으로 말이다.
어떻게?
씹창에서 준 아이템으로.
아주 딱딱 맞아 떨어진다.
서원이의 처녀막을 쟁취한 보상으로 받은 ‘강한 남자’ 패키지 세트에 답이 있다.
사정 지연, 체력 회복, 정액 충전, 피임약, 마취액 등등 건강하고 즐거운 섹스를 즐기기 위한 모든 아이템이 들어있었지.
아직 두 세트 남았다.
결국 나보고 감정 없는 생체 딜도가 되라는 뜻이다.
“솔직히 오늘도 대표님이랑 어떻게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에 온 거예요. 어차피 오늘이 마지막이니까 술 한 잔 하고 용기 내서 꼬셔보려고 했어요. 뭐, 당연히 넘어오지는 않았겠지만···.”
나는 ‘우리 회사에 지원하게 된 동기가 뭡니까’라고 묻는 면접관처럼 건조하게 물었다.
“너 진짜 나랑 하고 싶냐?”
그러자 란이 역시 스펙 자랑을 하는 면접지원자처럼 자신 있게 받아쳤다.
“저 진짜 잘해요. 맘만 먹으면 1분, 아니, 30초 안에 대표님 싸게 만들 수 있어요.”
연습생 이소란(5)-제일 야한 팬티로 입을게요
망란이 놈 패기 봐라.
이 정도는 돼야 그 날고 긴다는 스폰서들이 다시 만나고 싶은 연예인 1위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건가.
한편으로는 자존심이 조금 상했다.
대표님은 30초 컷이라니···.
물론 내 쪽에서 사정하려고 마음먹으면 불가능할 것도 없지만, 내 의지와 관계없이 자신의 스킬만으로 정액을 뽑아낼 수 있다고 단언한 것 아닌가.
“에이, 그동안 니가 만난 남자들이 기가 허했나보지.”
“아닌데. 자기 정력 쎄다고 자랑하던 남자들도 끝나고 나면 신이 내린 명기라고 다들 인정했어요. 완전 쫀쫀하대요.”
나는 헛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야, 너 진짜 미친 거 같애. 그게 스무 살짜리 애 입에서 나올 말이냐?”
“대표님은 하기는 해요?”
“뭘? 섹스?”
“예. 평소에 여자한테 관심 없어 보여서요.”
“하지. 내 나이가 몇인데···.”
“연습생들 사이에서 대표님 게이라는 소문도 있는데.”
내가 이젠 하다하다 게이 소리까지 듣는 구나.
씽씽걸과 김규돈 옹께 죄스러울 따름이다.
“야, 나 여자 은근히 많이 만나고 다니거든? 내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어마어마해.”
“대표님 인기 많은 건 알죠. 그런데 왜 안 만나요? 내가 대표님이었으면 여자연예인들 다 후리고 다닐 텐데.”
“너는 같은 말을 해도 꼭 싼티나게 하는 재주가 있어. 앞으로 말버릇도 고쳐. 그런 게 버릇되면 인터뷰 같은 거 할 때도 무의식중에 튀어나가는 거야.”
내 잔소리를 들은 란이는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다시 음담패설 쪽으로 주제를 이어나갔다.
“대표님은 어떤 표정으로 할지 상상이 안 가요. 섹스 할 때 막 야한 말도 하고 그래요?”
“뭐 할 때도 있고 안 할 때도 있고··· 그때그때 다르지.”
“지금까지 여자한테 했던 말 중에 제일 야한 게 뭐였어요?”
“기억 안 나는데···.”
“아, 빨리요. 기억해 봐요. 뭐였어요?”
뭐지, 이 압박감.
녀석은 살인의 추억에서 박해일 취조하는 김상경 같은 표정으로 몰입하고 있었다.
나는 괜히 부끄러워져서 얼버무렸다.
“몰라, 흥분해서 순간적으로 튀어나가는 말인데 그걸 어떻게 일일이 기억해.”
“저는 다 기억해요. 오빠 자지 존나 맛있어, 자지가 너무 좋아, 깊게 해주세요, 이런 말 해주면 남자들 완전 좋아 죽던데.”
“야, 제발···.”
나는 혹시라도 누가 들어올까 문 쪽을 쳐다보며 목소리를 낮추라는 시늉을 했다.
하지만 이 고삐 풀린 망란이 놈은 나랑 야한 말을 하면서도 흥분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혀로 계속 입술을 핥고 볼까지 발그레 달아올라서 음담패설을 멈추지 않는다.
“체위는 어떤 체위 좋아해요? 저는 남자가 저 끌어안고 들어 올려서 하는 거 좋더라고요. 기마자세로 서서 하는 포즈 있잖아요. 완전 섹시해. 그리고 뒤에서 하는 게 느낌이 확 올 때가 있어요. 꼬추가 바나나처럼 휜 사람하고 할 때 그런 거 같아요. 근데 나는 오르지도 않았는데 자기 혼자 흥분해서 체위 바꾸고 그러는 거 극혐.”
“야···.”
“대표님 껀 어떻게 생겼어요? 궁금하다.”
“너 지금 이거 성희롱인 거 알지?”
“에이, 여자가 남자한테 무슨 성희롱이에요.”
“나 지금 몹시 수치심 느끼고 있어. 반대로 생각해봐. 내가 너한테 소음순이 어떻게 생겼냐고 물어보면 기분 어떨 거 같냐?”
“흥분될 거 같은데요.”
“응. 흥분되는 구나··· 내가 미안하다······.”
“저 보지 되게 예뻐요.”
“그만 해. 내가 미안하다고 했잖아.”
이 새끼 혹시 퍽커 아니야?
아무리 봐도 이 세상 스무 살이 아닌데···.
“음··· 대표님 진짜 게이 아니죠···?”
“아니라고. 여자 좋아한다고.”
“보통 남자들 음담패설하면 좋아하던데 대표님은 왜 부끄러워해요? 친구들 만날 때도 야한 얘기 안 해요?”
“너랑 내가 친구 관계는 아니니까?”
“대표님 지금 얼굴 엄청 빨개진 거 아세요?”
“니가 너무 노골적으로 나오니까 그러잖아.”
“서른일곱이면 완전 닳고 닳은 나이 아닌가? 왜 그렇게 부끄러워하세요.”
“안 닳고 닳았어. 난 아직도 소년의 감수성을 가진 사람이야. 니가 너무 되바라진 거지.”
녀석은 재미없다는 투로 ‘피히’하며 시큰둥한 입소리를 냈다.
내가 얘한테 질내사정을 해야 하는 입장인데 너무 적극적으로 들이대니 오히려 위축이 된다.
“전 섹스중독 같다고 이미 고백 했잖아요. 저도 이런 제가 싫을 때가 있어요. 어떨 때는 하고 나면 현타도 되게 심하게 와요.”
“아, 그래?”
“섹스중독도 다른 중독이랑 똑같아요. 좋아서 한다기 보다는 안 하면 못 참겠으니까 하는 거예요.”
“금단증상 같은 것도 있어?”
“이게 금단증상인지는 모르겠는데, 하고 싶을 때 못하면 더 변태스럽게 변하는 거 같아요. 심할 때는 술집 화장실 같은데 들어가서 처음 보는 남자랑 하고 싶고 그래요. 그것도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랑요. 그 정도로 달아오를 때는 자위로도 감당이 안 돼요.”
“진짜 심각하구나···.”
“제가 오죽하면 정신과 상담 받을 생각까지 했겠어요.”
하아··· 아무리 섹시 컨셉이라고는 해도 걸그룹 멤버가 섹스 중독으로 정신과 상담이라니···.
환자의 진료 비밀은 당연히 보장되지만, 연예인에 대한 소문이 병원에서 퍼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해야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김윤호가 출동하면 어떨까?
나는 섹스중독 상담사가 된 것처럼 물었다.
“보통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그래?”
“케바케예요. 근데 일단 한번 섹스 생각이 들면 무조건 해야 풀려요. 안 하면 하루 종일 그 생각 때문에 집중이 안 돼요. 하룻밤에 서너 번 했는데도 계속 하고 싶을 때도 있고, 어떨 때는 한 번만 해도 현타 와서 급 우울해지기도 하고 그래요.”
그런데도 며칠 지나지 않아 또 섹스 생각이 나고 그런단다.
섹스 중독 맞는 것 같은데.
지금 란이는 남자 고등학생 중에서도 성욕이 왕성한 수준의 욕정에 휩싸여 있는 것 같다.
한창 때 남고생의 성욕을 1남고력이라고 치면 최소 2~3남고력은 되겠지.
그렇다면 이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녀석이 남고생이라면 나는 미모의 과외 선생이 되어 조교를 하는 것이다.
‘기말고사에서 성적 올리면 가슴 한 번 만지게 해줄게’ 이런 식으로. 물론 그런 과외 선생은 없겠지만, 평생을 봐온 AV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노템전으로 가면 20대의 젊음을 감당할 도리가 없어도 내게는 씹창 아이템과 에스테틱 갓 핸드가 있다.
내 기꺼이 냉철한 섹스 머신, 섹스 마스터가 되어 란이를 훌륭한 아티스트로 키워보리라.
마침내 결심을 내린 나는 진중하게 대화를 시작했다.
“란아, 지금부터 내가 하는 얘기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고 들어.”
“예.”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같은 거면 몰라도, 그래도 명색이 연예인인데 섹스중독으로 정신과 상담은 좀 아닌 것 같아.”
“그쵸. 저도 그게 좀 걸리긴 해요.”
“그래서 말인데······ 그 성욕 내가 채워줄게. 그러니까 앞으로는 밖으로 나돌아 다니지 말고 나한테···.”
“푸흡!”
“왜 웃어.”
“대표님 은근히 귀여우신 거 알아요?”
란이는 경상도 억양으로 되물었다. 사투리는 녀석이 당황하거나 놀랄 때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버릇이다.
“나 진짜 진지하게 말하는 거야.”
“아, 귀여워. 얼굴 빨개지신 거 봐. 나이 먹고 이렇게 귀여우면 반칙인데.”
“나 섹스 잘해. 내가 만족시켜줄게.”
“푸핰하하하! 아, 터졌다! 크크크킄!”
“너 나랑 하고 싶다며.”
녀석은 소파로 쓰러지며 웃어댔다.
딱 봐도 일부러 오버하는 티가 났다.
“아후, 그만 웃겨요.”
“뭐가 웃겨.”
“대표님 생각하는 게 너무 귀엽잖아요. 후아···.”
한 차례 숨을 고른 녀석은 눈가에 눈물을 닦으며 사뭇 진지한 투로 말을 이었다.
“그래도 뭐, 쫌 감동이긴 하다. 히히···.”
“뭐가.”
“저는 지금까지 대표님이 저를 싫어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방금 내 생각을 조금은 해주시는구나,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좋다는 거야, 싫다는 거야.”
“···저야 당연히 좋죠. 근데 대표님이 제 성욕을 감당 못할 걸요.”
“얼마 전에 너랑 비슷한 말을 한 애가 있었어. 나보고 꼬추는 서냐는 식으로 도발하다가 새벽 내내 요단강 건널 뻔 했지.”
“푸핰캬흨핰핰카!”
이번에는 진심 웃음이다.
다시 소파로 쓰러진 녀석은 배를 잡고 한참을 끅끅 거리다가 일어섰다.
“아, 대박, 올해 들어서 제일 크게 웃은 거 같아요, 하아, 하아···.”
“30초 안에 끝낼 수 있다고 했지? 이따가 나 일 끝날 시간 맞춰서 우리 집에 가 있어.”
“대표님 진심이에요?”
“진심인지 아닌지는 이따가 확인해보면 알잖아. 나 이제 김석원이랑 일 마무리 지어야 되니까 어디 가서 시간 때우고 있어.”
“김석원 만나실 거예요?”
“일단 통화 해보고 안 되면 만나야지.”
“만날 거면 저도 데려가요.”
“까분다. 나가. 할 거 없으면 위에 올라가서 새 연습생이랑 인사나 해.”
“어? 연습생 새로 들어왔어요?”
“응. 너랑 라희랑 한 팀 될 가능성이 높아. 다른 애들한테는 말하지 말고.”
“오예, 가서 인사해야지.”
문을 나서려던 녀석이 도발적인 표정으로 나를 돌아본다. 그러고는 마지막까지 끼를 흘리며 나갔다.
“음, 대표님 오늘 좀 섹시했어요. 저 지금 완전 축축하게 젖었음. 숙소 가서 팬티 갈아입고 가야겠다. 제일 야한 걸로··· 프히히히.”
되바라졌다, 되바라졌어···.
내 기필코 너를 조련해서 섹스중독이 아닌 연습중독으로 재탄생 시키리라.
그나저나 김석원 이 인간은 어떻게 해결하지.
우 변호사님한테 전화를 해볼까, 하던 찰나.
연예계 일을 하면서 자신이 도울 일이 있으면 꼭 연락을 달라던 지선경 대표의 말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김윤호 대표님도 겪어보셔서 아시겠지만, 이 바닥 일하다 보면 법 같은 거 무시하고 매너 없이 덤비는 치들 많잖아요. 그런 궁상들 저희가 최대한 젠틀하고 뒤끝 없는 방법으로 해결해드릴 테니까 부담 갖지 마시고 연락 주세요. 꼭이요.’
상의라도 한번 해볼까······?
***
“어이고~ 오랜만입니다, 뮤노 실장님.”
“예, 오셨어요.”
“아, 이제는 실장 나부랭이가 아니라 대표님이시지, 참. 얼굴 많이 좋아지셨네?”
“김 대표님도 좋아 보이시네요.”
“에이, 좋기는요. 그동안 똥줄 타다가 이제 조금 숨통 트였는데요. 어휴, 근데 우리 대표님 업키걸로 돈 많이 땡기셨는갑네. 여기 아무나 못 들어오는 멤버십 클럽이잖아요. 맞죠?”
김석원을 만난 곳은 지선경 대표가 운영하는 청담동 아마조네스였다.
내가 먼저 와 있던 VVIP룸으로 안내 받아 들어온 그는 고급스러운 내부 인테리어를 만족스럽게 둘러보며 상석에 턱 하니 앉았다.
자기가 갑이라고 생각하겠지.
통화 상으로 만남의 목적을 말하지 않았지만, 란이 때문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맘고생이 심하긴 했는지 기름기 좔좔 흐르던 얼굴은 꺼칠해졌고 산적 두목 같던 풍채도 조금은 작아졌다.
물론 짝 찢어진 뱁새눈과 특유의 허세 섞인 표정만큼은 그대로였다.
“근데 제 연락처는 어떻게 아셨나?”
“란이 만나셨다면서요? 란이 저희 회사에서 연습하고 있거든요.”
“아, 우리 란이가 업키걸 사무실에서 연습하고 있어요? 난 전혀 몰랐네. 그동안 란이가 연습실 사용한 거 내역 뽑아서 청구하세요. 내 새낀데 사용료는 드려야지.”
능글맞기는.
나는 그 끈적끈적하고 불쾌한 화법에 맞서 최대한 건조하고 담백한 어투로 받아쳤다.
“란이 그냥 풀어주시죠?”
“응? 란이가 휴지야? 풀긴 뭘 풀어.”
“계약이요. 어차피 소송으로 가면 못 묶어두는 거 아시잖아요.”
“하아··· 김윤호 씨, 전생에 무슨 나랑 웬수라도 졌어요? 아이컨택 에이스였던 요나도 뺏어가더니 이제는 란이까지 채 가시려고?”
“에이, 요나가 무슨 아이컨택 에이스예요. 재능 있는 애 못 알아보고 쩌리 취급 하셔놓고. 요나는 나한테 오고 나서 핀 거지. 란이도 요나처럼 제가 잘 키워드릴 테니까 깔끔하게 보내주세요.”
그는 담배 하나를 꺼내 불을 당기고 길게 한 모금 빨았다. 그러더니 의외로 쿨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래요 뭐. 그럽시다.”
오히려 내가 당황해서 잠시 말문이 끊긴 사이, 그가 곧바로 말을 이어 붙였다.
“애기 이적료는 얼마 생각하고 있어요?”
“이적료요?”
“깔끔하게 큰 거 한 장 갑시다.”
“예. 천만 원 드릴게요.”
“에헤이! 천하의 업키걸 대표님이 왜 찌질한 척을 하고 그러시나. 신사임당 누님으로 준비해 오시면 눈앞에서 바로 계약서 찢어 드릴게요. 오케이!”
그는 서둘러서 박수를 짝, 치고는 자기 멋대로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얘기 끝난 거 같으니까 술이나 한 잔 합시다. 이 바닥 일하면서 앞으로도 계속 얼굴 마주치고 그럴 텐데 서로 척져서 뭐해요. 도울 일 있으면 서로 돕고 그러자고, 응?”
“음, 천만 원도 많이 드리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거 받고 좋게 좋게 끝내시죠.”
“어어? 왜 그래? 같이 제작하는 입장끼리. 애들 하나 키우는데 제작비랑 유지비가 얼마나 들어가는지 알잖아?”
“반말 하지 마시고요. 천만 원으로 얘기 끝내고, 술이나 한 잔 하고 가세요. 그리고 제가 도울 일 있으면 도와드릴 테니까 이제 요나랑 란이는 건들지 마시고요.”
“에이, 시발 꺼··· 그래 같이 죽자.”
내가 태도의 변화가 없자 결국 김석원도 본색을 드러내며 폭발했다.
“나 어차피 바닥 친 새끼야. 여기서 더 내려갈 데도 없으니까 같이 죽자고, 어? 내가 씨발, 요나랑 란이 스폰 터뜨리고 니네 새끼들이랑 같이 지옥 간다. 내가 가만히 있으니까 아주 홍어 좆으로 보였나본데, 어? 내가 하나 못 하나 두고 봐 이 개새끼야! 내일 아침 검색어 1위에 뭐가 올라오나 보자!”
김석원은 더 이상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듯, 테이블을 밀치며 먼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나도 굳이 붙잡지 않았다.
그가 문을 열었을 때, 문 뒤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건 키가 2m에 육박하는 흑인 거구였다.
지난 번 이 자리에서 퍽커들을 만났을 때 인사를 나눈 바 있는 지선경의 경호팀장 미라클 존슨이다.
“어이 씨발, 깜짝이야. 뭐야···?”
김석원이 깜짝 놀라 뒷걸음질 치자 존슨도 룸으로 들어왔다. 문을 닫으면서 낮고 굵은 목소리로 내게 묻는다.
“어떻게 됐습니까?”
“타협점을 못 찾았네요. 란이가 1억을 받아도 모자랄 판에 1억을 달라고 하는데요.”
“음. 미스터 킴은 이제 퇴장하셔도 좆습니다. 서로 다시는 연락할 일 없습니다.”
“뭐, 뭐야, 당신들? 지금 뭐하자는 거야?”
“You의 뻐킹 애쓰홀에 마이 빅 아나콘다가 들어간다. 지금 이 자리에서.”
“뭐 이 씨발?”
“한국 남자는 항상 옳다. 나는 인성이나 성격에 관계없이 한국 남자 사랑한다. 어쨌든 맛만 좋으면 되는 거니까.”
“어어? 내 몸에 손대지 마. 손가락 하나라도 까딱하··· 야이 씨벌 껌댕이 새끼야! 손대지 말라고··· 했잖··· 야이 씨발 새끼야아!”
“인종 차별 좋지 않다. 하지만 맛만 좋으면 된다.”
“이거 놓으라고! 경찰 불러 이 씨발!”
“오케이, 경찰은 5분 뒤에 도착한다. you의 애쓰홀에 마이 빅 아나콘다가 3만 번 정도 들어갔다 나올 수 있는 시간이다.”
나가야겠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