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이 내 첫사랑(19끝)
바람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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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0 15:37
영화는 지윤의 일기장 장면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 이전에, 2003년 여름의 그날이 먼저 펼쳐졌다.
화면 속 젊은 지윤은 버스에 타고 있었다. 만원 버스, 그녀의 뒤에 선 한 청년. 버스가 흔들릴 때마다 그의 가슴에 등이 닿았다. 지윤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의 얼굴이 클로즈업되었다.
소윤(수현의손녀) 은 그 순간 입을 열며 속삭였다.
"와… 저 남자 배우 정말 잘생겼다. 할머니, 저 배우 누구예요?"
수현은 미소 지으며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의 눈빛은 이미 먼 과거로 향해 있었다. 화면 속 그 청년은 젊은 민준을 빼닮은 배우였다. 실제 민준의 젊은 시절과 너무나 닮아서, 수현의 가슴이 저릿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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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22년 뒤의 장면으로 넘어갔다.
버스 안, 젊은 수현이 서 있었다. 그녀의 뒤에는 한 남자가 섰다. 버스가 급브레이크를 밟자 수현이 뒤로 밀렸고, 그 남자의 가슴에 등이 닿았다. 수현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의 얼굴이 비춰졌다.
그 남자는 바로 앞서 나온 젊은 지윤이 만난 그 청년과 너무나도 닮은 배우였다. 하지만 나이는 훨씬 많아 보였다. 서른 중반의, 더욱 깊어진 눈빛을 가진 남자.
그 순간, 소윤의 눈에서 갑자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소윤은 깜짝 놀라며 손등으로 눈가를 닦았다. 왜… 왜 내가 우는 거지? 나는 울고 있지 않은데…
하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수현도 이미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수현의 눈에는 자신의 젊은 날, 그 버스 안에서 민준을 처음 만났던 순간이 생생하게 떠오르고 있었다.
"할머니… 왜 저도 눈물이 나는 거죠? 저는 이 영화가 그냥 재미있는 멜로 영화인 줄 알았는데…"
소윤이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수현은 소윤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그럴 수도 있지, 소윤아. 어떤 이야기는 보는 사람의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리니까."
소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가슴 한켠이 묵직하고 아팠다. 마치 오래전에 잃어버렸던 무언가를 다시 만난 듯한, 그런 알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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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지윤의 일기장을 따라 흘러갔다. 과외 수업, 설레는 눈빛, 그리고 그들의 첫 밤. 관객들은 숨죽여 지켜보았다.
현우가 비뇨기과에서 무정자증 진단을 받는 장면. 그가 민준과 수현의 친자 확인 결과를 받아드는 장면. 관객들은 탄성을 내뱉었다.
소윤의 눈물은 더욱 거세졌다. 그녀는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픈지 알 수 없었다. 그저 화면 속 현우라는 인물의 눈빛이, 그의 침묵이 너무나도 애절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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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지윤의 임종 장면이 나왔다.
병실, 지윤은 누워 있었다. 민준이 그녀의 손을 잡고 있었다. 지윤의 눈에는 마지막 힘이 담겨 있었다.
"민준 씨… 마지막으로… 나를… '여보'라고 불러줄 수 있을까요?"
민준은 눈물을 흘리며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여보… 사랑하는 지윤 씨… 내 첫사랑 지윤씨… 사랑해요. 영원히…"
지윤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 순간, 병실 문틈 사이로 젊은 지아가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충격과 눈물이 가득했다. 지아는 그 순간을 잊어버리려 했지만, 결국 그 진실이 모든 것을 연결하고 있었음을 보여주었다. 그 장면은 클로즈업되었고, 지아의 떨리는 입술이 화면 가득 채워졌다.
지아는 자신의 모습이 스크린에 비춰지는 것을 보며 눈물을 닦았다. 그녀는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그 장면을 바라보며 펑펑 울고 있었다. 아무도 그녀의 울음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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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는 조용히 생을 마감했다. 그의 죽음은 특별한 장면 없이, 그저 조용한 정적 속에서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그 정적이 더욱 애절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민준의 임종 장면이 나왔다. 그는 지아의 손을 잡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마지막 힘이 담겨 있었다.
"사랑한다… 내 딸… 지아야…"
그 말을 끝으로 민준의 눈이 감겼다. 지아는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형부가 자신에게 '내 딸'이라고 말한 것이다.
스크린 속 지아는 혼란스러웠고, 관객들은 그 장면에서 눈물을 훔쳤다. 그리고 실제 지아는 VIP석에서 펑펑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의 어깨가 심하게 떨렸고,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렸다. 소윤이 놀라서 지아를 바라보았지만, 지아는 그저 고개를 저으며 울음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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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현우의 수첩이 발견되는 장면으로 이어졌다. 지아가 상자를 열고, 현우의 수첩을 발견하는 그 순간. 그리고 현우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다시 펼쳐지기 시작했다.
현우가 DNA 친자검사 결과를 받아드는 장면. 무정자증 진단서를 바라보는 그의 떨리는 손. 결혼식 전날 밤, 민준의 고백을 듣는 포장마차의 장면. 그리고 그는 결심했다. 이 비밀을 죽을 때까지 가슴속에 묻기로.
그 장면에서 수현과 지아는 다시 한번 펑펑 울음을 터뜨렸다. 소윤도 그 눈물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녀는 할머니의 손을 꼭 잡으며 흐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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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현우의 사랑을 부각하며 마지막 장면으로 향했다.
현우가 죽기 전, 수현의 어린 시절이 펼쳐졌다. 다섯 살 수현이 "아빠, 아빠!" 하며 현우를 따라다니던 장면. 현우가 수현을 업고 놀이터로 가는 장면.
수현은 그 장면들을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지만, 그 미소는 평화로웠다. 마치 모든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그 모든 순간들이 행복했음을 확인하는 듯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현우가 결혼식장에서 수현의 손을 잡고 버진로드로 향하는 그 순간. 수현은 눈부신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현우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자랑스러움과 슬픔이 뒤섞여 있었다.
"수현아, 너는 내 딸이야. 영원히…"
그 장면에서 수현의 눈에서 마지막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의 눈앞에는 자신의 삶 전체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엄마 지윤, 민준, 현우 아빠. 그리고 그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건네준 사랑의 순간들.
소윤은 할머니의 손에 묘한 변화를 느꼈다. 수현이 잡고 있던 손이 조금씩 힘이 빠지고 있었다. 하지만 수현의 얼굴에는 여전히 행복한 미소가 떠 있었다. 그 미소는 영화 속 지윤이 임종할 때 띠었던 그 미소와 닮아 있었다.
"할머니?"
소윤이 조용히 불러보았다. 수현의 시선은 스크린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녀는 현우 아빠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현우가 결혼식장을 걸어 나가는 그 뒷모습. 어깨가 조금 굽었지만, 그 등은 여전히 든든해 보였다.
수현의 입술이 조금씩 움직였다.
"아빠… 현우 아빠…"
그녀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았다.
"고마워요… 아빠…"
그 말을 마지막으로, 수현의 손에서 완전히 힘이 빠졌다. 그녀의 미소는 여전히 평화로웠고, 그 얼굴에는 더 이상 아픔이 없었다. 그저 행복한 미소만이 남아 있었다.
소윤이 할머니의 손을 놓지 못한 채 흐느꼈다.
"할머니… 할머니…!"
하지만 수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의 눈은 이미 감겨 있었고, 그 미소는 영원히 머물러 있을 것만 같았다.
지아가 달려와 수현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언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수현의 얼굴에는 지윤이 임종할 때 띠었던 그 평화로운 미소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언니… 행복했어요? 언니…"
지아는 수현의 이마에 입맞추며 속삭였다.
"가서 아버지와 엄마를 만나요. 그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이제 편안하게 쉬세요. 언니...
그리고 그녀는 고개를 들어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화면에는 현우의 마지막 편지가 클로즈업되어 있었다.
"가장 위대한 사랑은 때로 침묵하는 법을 안다."
지아는 그 글자를 또렷이 새기며 조용히 속삭였다.
"이제는 말할 수 있어요, 아버지. 당신의 사랑을."
ㅡㅡ 끝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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