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버님은 남편에게서 얻지 못한 2%를 채워주다 4
온새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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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
제4회 : 부엌의 대치, 꼬냑 잔 너머의 선
세탁실 문을 빼꼼히 밀어 여는 순간, 문앞을 성벽처럼 가로막고 서 있던 189cm의 거대한 그림자가 붉게 물든 내 얼굴과 맨다리를 향해 묵직하게 쏟아져 내렸다.
가까워도 너무 가까운 거리였다. 불투명한 유리 너머로 어른거리던 형체가 실물로 눈앞에 들이닥치자 숨이 턱 하고 막혀왔다. 훅 끼쳐오는 알싸한 술 냄새와 묵직한 남자의 체열, 그리고 갓 스며든 서늘한 밤공기가 뒤섞여 좁은 복도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아주버님은 취기 어린 멍한 눈으로 문가에 선 나를 내려다보고 계셨다. 하지만 그 몽롱하던 눈동자는, 내 행색을 마주한 찰나 마치 시간이 정지해 버린 것처럼 거대하게 확장되며 그 자리에 못 박히듯 굳어버렸다.
얌전하고 단정하기만 하던 제수가, 늦은 밤 홀로 남은 집에서 속옷조차 챙겨 입지 않은 채 남편의 헐렁하고 짧은 와이셔츠 한 장만을 위태롭게 걸치고 서 있는 모습. 빳빳한 흰 면포 아래로 도드라진 유두의 굴곡과, 셔츠 밑단 아래로 훤히 드러난 가녀린 맨다리의 곡선이 거실의 형광등 불빛을 받아 눈부시게 번들거리고 있었다.
아주버님의 시선이 내 붉게 달아오른 뺨에서부터 목덜미, 그리고 허벅지 안쪽의 은밀한 틈새를 향해 느리지만 맹렬하게 미끄러져 내려갔다. 그분의 두터운 목젖이 꿀꺽하고 거칠게 요동치는 소리가 정적을 찢듯 생생하게 귓전을 때렸다. 멍하니 나를 응시하는 그분의 눈빛 속에는, 단순한 취기를 넘어선 원초적인 충격과 숨조차 쉬지 못할 만큼 압도적인 몰입감이 서슬 퍼렇게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그 적나라하고 뜨거운 시선에 온몸이 발가벗겨진 듯한 수치심이 덮쳐왔다. 심장이 갈비뼈를 뚫고 튀어나올 것처럼 쿵쾅거렸고, 더 이상 1초도 그 자리에 서 있을 수가 없었다.
“죄, 죄송해요…!”
모기만 한 비명을 삼키며, 나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아주버님의 거대한 옆구리 틈새를 비집고 도망치듯 뛰어나갔다.
스쳐 지나가는 찰나, 내 얇은 셔츠 자락이 아주버님의 허벅지에 바스락거리며 닿았고, 방금 전 세탁기 앞에서 허리를 숙이며 쏟아냈던 내 은밀하고 축축한 체향이 그분의 코끝을 스치고 지나갔다.
종종걸음으로 복도를 가로질러 달아나는 내 등 뒤로, 남편의 짧은 셔츠 밑단이 걸음걸이에 맞춰 좌우로 사정없이 펄럭였다. 뜀박질을 할 때마다 허벅지 윗부분과 속옷을 입지 않은 둥근 엉덩이 밑살의 하얀 굴곡이 고스란히 허공으로 드러났다 감춰지기를 반복했다.
아주버님은 몸을 돌려 복도 끝으로 도망치는 내 적나라한 뒤태를 멍하니, 그러나 한 치의 미동도 없이 집어삼킬 듯 응시하고 계셨다. 거실 바닥에 얼어붙은 채 거친 숨을 몰아쉬는 그 거대한 남자의 시선이, 내 헐벗은 엉덩이 골과 살갗을 바늘로 찌르듯 집요하게 쫓아오는 감각이 등줄기를 타고 오싹하게 번져나갔다.
쾅-!
침실 문을 닫아걸자마자 나는 문짝에 등을 기댄 채 주저앉듯 숨을 몰아쉬었다. 두 손으로 화끈거리는 뺨을 감싸 쥐고 부채질을 해보았지만, 갈비뼈를 부술 듯 요동치는 심장 박동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거친 숨을 고르던 내 시야에 옷장 문고리에 걸려 있던 얇은 홈웨어 원피스가 들어왔다. 안감이 얇아 빛을 받으면 속살의 윤곽이 은은하게 비치는 옷이었다.
속옷 서랍을 열어 단정한 브래지어와 팬티를 꺼내 입어야 한다는 이성의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손가락 끝은 서랍 손잡이 앞에서 굳어버렸다. 지금 와서 속옷을 바르게 챙겨 입는다면, 방금 복도에서 아주버님에게 내 헐벗은 하체를 들켰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과민하게 의식하는 꼴이 될 것 같았다. ‘너무 당황해서 급하게 아무 옷이나 걸치고 나가는 척’하는 편이, 차라리 덜 음란하고 덜 부끄러울 것이라는 기괴한 자기합리화가 뇌리를 지배했다.
결국 내 손은 마비된 사람처럼 속옷을 지나쳐, 맨살 위에 그대로 얇은 원피스를 꿰입고 있었다. 서늘한 실크 감촉이 브래지어 없는 가슴과 맨 엉덩이에 착 감기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을 듯 아찔한 쾌감이 번졌다. 그리고는 그 위에 방 문고리에 걸려 있던 주방용 앞치마를 덧둘러 허리끈을 잘록하게 바짝 동여맸다.
앞에서 보면 앞치마가 가슴과 허벅지를 단정하게 가려주어 ‘야식을 준비하러 나온 조신한 제수’의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어주었지만, 뒤에서 보면 얇은 원피스 한 장 아래로 속옷을 입지 않은 둥근 엉덩이 골과 살결의 윤곽이 조명 빛에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기괴한 차림새였다. 정숙함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아주버님의 시선이 내 뒤태에 꽂히기를 은밀히 유도하는 지독하게 모순되고 음탕한 계산이 내 무의식 속에서 정교하게 작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화장대 앞에 걸터앉아 거울을 마주했을 때, 그 뒤틀린 욕망은 한층 더 노골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남편과 함께 살며 7년 동안 익숙해졌던 화장은 늘 연하고 수수한 핑크빛 립밤이 전부였다. 남편 앞에서는 언제나 순종적이고 무해한 어린양이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손끝에 닿은 립글로스를 바르다 말고, 내 손은 홀린 듯 검붉은 아이섀도 팔레트를 집어 들고 있었다.
브러시 끝으로 짙은 브라운과 와인빛 가루를 묻혀, 눈꼬리와 언더라인을 따라 깊고 눅진한 음영을 그리기 시작했다. 왜 이러는 걸까. 스스로를 향해 질겁하면서도 손길은 멈추지 않았다. 얌전한 며느리의 가면을 벗어던지고, 밤의 어둠 속에서 저 189cm의 거대한 남자를 온전히 내 손안에 굴복시키고 싶다는 원초적인 정복욕이 온몸의 피를 끓어오르게 만들고 있었다.
화장대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은, 불과 십여 분 전까지만 해도 거실 바닥을 닦고 남편의 셔츠를 다림질하던 그 조신한 며느리가 아니었다. 눈꼬리를 따라 짙게 번진 붉고 어두운 음영, 살결이 아슬아슬하게 비치는 얇은 원피스 위에 꽉 동여맨 앞치마, 그리고 속옷 한 장 걸치지 않아 긴장감으로 빳빳하게 솟아오른 가슴의 윤곽. 거울 속 여자는 마치 다른 세상에서 걸어 나온 낯선 암컷처럼 젖은 눈빛으로 나를 빤히 응시하고 있었다.
순간 등줄기를 타고 서늘한 오한이 스쳐 지나갔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지…?’
손가락 끝이 덜덜 떨려왔다. 화장대 구석에 놓인 클렌징 티슈로 손이 저절로 뻗어 나갔다. 지금이라도 이 짙은 화장을 박박 문질러 지워내고, 옷장에서 가장 두껍고 헐렁한 바지와 목 끝까지 올라오는 티셔츠를 꺼내 입는다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저 ‘야식을 챙겨주는 착한 제수’의 자리로 되돌아갈 수 있었다. 이 문만 열지 않는다면, 7년간 지켜온 평온한 가정도, 남편과의 안온한 일상도 깨지지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손끝에 닿은 티슈를 차마 뽑아 들지 못했다.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똬리를 틀고 올라오는 지독한 갈증이 내 손목을 굳게 옭아매고 있었다.
이 문을 열고 나가면 다시는 예전의 정숙했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것은 도덕의 벼랑 끝에서 제 발로 뛰어내리는 파멸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아주버님의 그 거대한 체구, 복도에서 마주쳤던 멍하고도 맹렬했던 눈빛, 그리고 남편의 얕은 손길 아래서 7년간 울부짖었던 내 안의 2% 결핍이, 이성의 경고를 비웃듯 온몸의 피를 뜨겁게 달구어대고 있었다.
나를 파멸시킬지도 모를 그 거대한 불길 속으로, 내 몸은 이미 기꺼이 타죽을 각오를 마친 채 곤두박질치고 있었던 것이다.
“카에데… 안에 있지? 자는 거 아니지? 괜찮아, 아무도 없는데… 뭐, 우리 가볍게 한잔할까? 딸꾹… 아휴, 취하네…”
방문 바로 너머에서 들려오는 아주버님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나는 화들짝 놀라 화장품을 내려놓았다. 방을 나선 나는 애써 조신한 척 눈을 내리깔며, 얌전한 양의 얼굴을 하고 부엌으로 걸음을 옮겼다.
“네, 아주버님… 일찍 오셨네요. 장례식장에는 정말 안 가셔도 괜찮으신 거예요? 친척분들이 서운해하시겠어요.”
부산스러운 손놀림으로 냉장고 문을 열며 말을 돌렸지만, 아주버님은 싱크대 앞에 선 내 뒷모습을 말없이 꿰뚫어 보고 계셨다.
“술은… 아주버님이 사다 두셨던 18년산 꼬냑이 있는데, 그걸로 내어드릴까요? 안주는 기름 뺀 참치에 마요네즈랑 노른자를 버무려서 김이랑 곁들여 드릴게요.”
“험험… 그, 그래… 꼬냑으로 하자. 안주는… 대충 편한 대로 해 줘…”
재료를 꺼내느라 허리를 숙이고 몸을 돌리는 순간, 문득 뒤에서 보면 얇은 원피스 아래로 속옷을 입지 않은 맨 엉덩이의 굴곡이 냉장고 조명 아래 고스란히 비칠 것이라는 자각이 번개처럼 뇌리를 스쳤다. 당황한 내가 앞치마 자락과 얇은 원피스 밑단을 쥐어 잡으며 엉덩이를 가리려 애쓰자, 팽팽하게 당겨진 옷감이 오히려 살갗에 달라붙으며 적나라한 곡선을 도드라지게 만들었다. 나도 모르게 ‘나 지금 아무것도 입지 않았어요’라고 온몸으로 시연하고 있는 꼴이었다.
“아… 아주버님, 외… 외출하고 오셨으니… 얼른 욕실 들어가서 씻고 나오세요. 안주 준비해 둘게요.”
부끄러움을 감추려 활짝 열어젖힌 냉장고 문 뒤로 상체를 숨겼지만, 허리를 반쯤 튼 탓에 얇은 천 너머의 하얀 굴곡이 오히려 그분의 시선 쪽으로 삐죽 내밀어진 채였다. 붉어진 얼굴을 감추며 반쯤 돌아선 채 애써 칭얼거리듯 말을 뱉어냈다.
“어, 그래… 씻고 올게. 씻고 나오면… 뭐 좋은 거 있나?”
“있긴 뭐가 있어요… 술이랑, 촉촉한 안주밖에 없어요…”
얼굴이 화끈거려 죽을 지경이었다. 촉촉한 안주라니, 내 입에서 튀어나온 단어의 음란함에 스스로 질겁하면서도 아랫배 깊은 곳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뜨겁게 젖어 들고 있었다. 아주버님은 나지막한 헛웃음을 흘리며 내 뒷모습을 빤히 응시하다가, 이내 욕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샤워실로 향한 아주버님은 욕실 문조차 제대로 닫지 않은 채 셔츠와 바지를 훌훌 벗어 문밖 빨래 바구니로 툭툭 던져대는 그 거칠고 거침없는 모습에, 나는 쿵쾅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황급히 냉장고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어 쏟아지는 샤워기 물소리. 그 189cm의 거대한 육체가 헐벗은 채 뜨거운 물줄기를 맞고 서 있을 광경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려져, 안주를 버무리는 손이 사시나무 떨듯 흔들렸다.
샤워 소리가 잦아들 무렵, 나는 거실 코타츠 상 위에 꼬냑 병과 잔, 안주를 가지런히 차려냈다. 욕실 문을 열고 걸어 나오는 아주버님은 얇은 유카타 한 장만을 가볍게 걸친 상태였다. 마주 앉아 꼬냑 잔을 주고받는 동안, 거실 안에는 무거운 침묵과 서로의 가쁜 숨소리만이 짙게 감돌기 시작했다.
아주버님은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는 듯 TV 리모컨을 집어 들고 채널을 돌리다가, 심야 성인 방송 채널에 화면을 고정했다. 화면 속에서는 얇은 옷을 입은 여인들이 교태를 부리며 수위를 높여가고 있었다. 깜빡이는 푸른 화면 불빛만이 어두운 거실을 비추고 있었다.
“카에데… 거기 앉아서 보지 말고, 이리 옆으로 와서 같이 봐. 등 돌리고 보고 있으니까 이상하잖아.”
아주버님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에 이끌려 나는 못 이기는 척 그분의 옆자리로 자리를 옮겼다. 소파 위에서 어깨가 맞닿는 순간, 알싸한 비누 향과 뜨거운 체온이 온몸을 휘감았다. 아주버님의 묵직하고 커다란 손이 슬그머니 다가와 내 가녀린 손등을 덮쳐왔다.
평소 장난치듯 옆구리를 찌르고 웃어넘기던 선을 넘어, 손가락 사이로 거친 마찰이 파고들었다.
“아주버님… 오늘 왜 그래요? 평소랑 너무 달라요… 히히…”
“카에데… 너 이제 나 싫어졌어…?”
눈을 피하는 내게 던져진 아주버님의 푸념 섞인 목소리는 위태로울 만큼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술기운을 핑계 삼아 아주버님의 단단한 가슴팍을 툭툭 치며, 슬그머니 그분의 허리춤으로 팔을 둘렀다.
“아잉 참... 싫긴요… 평소 오빠답지 않게 왜 이래요. 오늘은 아무도 없으니까… 괜찮지만, 꼭 애기 같아요…”
‘오빠’라는 호칭이 내 입술을 빠져나가는 순간, 내 팔뚝에 닿아 있던 아주버님의 단단한 기둥이 바위처럼 굳어지며 맥박을 쳤다. 찰나의 정적 끝에, 아주버님의 거대한 두 팔이 벼락처럼 나를 낚아채 제 품 안으로 거칠게 끌어당겼다. 내 작은 가슴이 그분의 거대한 흉곽에 으스러질 듯 깊숙이 짓눌렸다.
“어… 오빠… 잠깐만…”
놀라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아주버님의 커다란 손이 내 턱을 거칠게 치켜들었고 뜨거운 입술이 내 입술을 거칠게 덮쳐 삼켜버렸다. 7년간 견고하게 쌓아 올렸던 촌수의 벽과 도덕의 족쇄가, 어두운 거실 한가운데서 산산이 부서져 내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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